본문으로 바로가기

연구원소식

'스크린쿼터' 이후 한미FTA의 과제

  • 언론사
  • 저자윤창인 선임연구위원
  • 게시일2006/01/29 00:00
  • 조회수5,213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잰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덕수 부총리의 스크린쿼터 축소 발표에 이어 담당 부처인 문 화관광부 정동채 장관이 영화산업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1 998년에 한미투자협정(BIT)을 추진한 이후 한미 통상관계에서 하나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스크린쿼터 문제가 8년여 만에 해소됐다 . 정부는 지난 8년 동안 중요한 문제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미 BIT보다 더 포괄적인 한미 FTA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결단과 조치를 취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상업적 측면에서 보면 영화는 생산(제작), 도매(배급)와 소매(극장)의 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관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이다.  

스크린쿼터는 소매상(극장)의 일정한 영업일수 동안은 영화의 흥행성에 관계없이 한국영화(국산품)를 판매(상영)하도록 하는 제도로, 우리는 1967년부터 도입하고 있다.  

이 스크린쿼터가 투자협정 또는 FTA에서 문제가 되는 이유는 자유로운 투자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우리 업체가 미국 극장에 투자하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1년 365일 중에서 40%가 되는 146 일 동안은 관객이 오든 오지않든 미국영화를 반드시 상영해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 “이의 없음” 하고 우리가 동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처럼 스크린쿼터는 FTA가 추구하는 자유무역 정신에 맞지 않는 규제이다.  

한국영화의 관객 점유율을 보면 2001년 이후 5년간 평균 54%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에 밀리지 않는 유일한 국가이다. 영화관들은 지난 5년간 한국영화 평균 연간 의무상영일수를 35%나 초과하여 한국영화를 상영했다. 한국영화의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았다면 이와 같은 높은 시장점유율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과거와 달리 유능한 인재들이 영화의 소재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비교적 풍부한 자본 유입 속에 관객의 관점에서 재미있고 완성도 가 높은 영화를 만든 결과이다. 이제 영화관은 한국영화의 흥행성을 걱정하는 상황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수출 실적을 보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스크린쿼터의 확산을 경계해야 할 국가일지 모른다. 2000년 한국영화 수출액은 약 700만달러였지만 2005년 실적 은 10.8배 늘어난 7600만달러로 해외시장 진출에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FTA를 늘려가고 있다. 우리만 가만히 있으면 결국은 FTA를 체결한 국가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잃고 마침내는 시장을 상실할 수 있다. 멕시코와 FTA를 맺지 않은 우리나라는 멕시코와 FTA를 맺은 일본 등 세계 30여국에 비해 평균 15% 이상의 높은 관세를 납부해야 한다. 평균 15% 이상을 관세로 납부하면서 우리의 제품이 멕시코 시장에서 일본의 비슷한 제품과 경쟁할 수는 없다.  

한미 FTA 추진에 대해서는 농업 및 서비스 등 다소 우려되는 부 문이 있지만 국민 여론은 대체로 공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통상국가로서 무역의존도가 70%에 육박하는 우리나라는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 제1의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 후반에 걸쳐 통신 및 유통부문의 시장을 개방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나 개방의 높은 파도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동시에 기술을 축적하고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 이제 이들 산업은 효자산업이 되어 해외에 진출 하고 있다.  

한미 FTA로 인하여 구조조정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부문에 대한 대책을 챙기면서 서비스 등 우리의 약한 부문을 미국으로부터 어떻게 학습하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산업화할 것인지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첨부파일

목록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콘텐츠 만족도 조사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