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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홍콩 WTO, 한국농업 도약 계기로

  • 언론사
  • 저자강문성 연구위원
  • 게시일2005/12/12 00:00
  • 조회수3,740
제6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홍콩에서 18일까지 열리고 있다. 향후 국제통상 질서를 결정하게 될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주요 의제가 논의되는 자리다. 홍콩 컨벤션 센터(CEC)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각료회의에는 149개 WTO 회원국 통상 관련 각료가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있다. 2003년 칸쿤 각료회의 이후 진행된 협상과정과 현재의 상황을 점검하고 주요 쟁점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는 아마 우리 농민 시위가 관심일 것이다. 홍콩에는 현재 1200여 명의 한국 농민이 도착했다. 어쩌면 1500여 명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느낄 수 있는 팽팽한 긴장감이 홍콩으로 옮겨진 형국이다. 그러나 WTO DDA 협상에서는 농업 외에도 비농산물 시장 접근, 서비스, 규범 등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한 이슈들이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홍콩 각료회의의 원래 목표는 완벽한 세부원칙(full modality)을 확정짓는 것이었다. 그러나 농업.비농산물 시장 접근, 서비스, 규범 등 주요 의제에 대한 회원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당초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물건너갔다. 이에 따라 지난달 10일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홍콩 각료회의의 목표를 재조정하자고 제의했다. 홍콩 각료회의를 완벽한 세부원칙 도달을 위한 중간단계로 하되, 내년 상반기에 각료회의를 한 번 더 열어 이때 완벽한 세부원칙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자는 것이다.  

 

그래도 이번 홍콩 각료회의에서 회원국 간 이견을 어느 정도 좁혀 놓아야 내년 상반기 각료회의에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장의 협상 분위기는 당초 기대를 뛰어넘는 긴박감이 흐르고 있다. 실제로 협상 내용을 살펴보면 분야별 세부원칙과 관련해 수치를 통한 구체적인 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원칙이 정해질 경우 향후 협상은 의외로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농업의 경우 관세를 인하하고 국내보조를 줄이자는 세부원칙의 기본골격은 이미 지난해 7월 합의됐다. 어떤 방식으로 줄일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얼마만큼 줄이느냐를 놓고 회원국 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농산물 수출국, 수입국, 유럽, 미국 등 협상그룹별로 구체적인 수치들을 내놓은 상태여서 어느 수준으로 합의하느냐가 남은 관건이다.  

 

일부에서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8년 정도 소요되었기 때문에 DDA 협상이 타결되려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UR을 통해 WTO나 회원국 모두 다자무역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습득했다. 이런 경험을 잘 활용하면 DDA 협상이 UR 협상처럼 오래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2006년 상반기 중으로 세부원칙에 대한 합의가 도출된다면 2006년 말~2007년 상반기에 DDA 협상 전체가 타결될 수 있다. 회원국별 이행 검증과 국내 비준절차를 거치더라도 2008년께 DDA 협상이 발효될 수 있는 것이다.  

 

DDA 협상에서 우리나라가 개도국 지위를 유지한다면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의 구조조정을 위한 시간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 UR 이후 10년을 헛되게 보낸 실패를 거울 삼아 종합적인 농업 발전전략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농업 외에도 개방으로 피해를 보게 될 수산업이나 일부 서비스산업에 대해서도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제 시장 개방의 물결을 막을 수 없다. 미래성장산업 육성을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개방 시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판가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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