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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韓·아세안 FTA 타결 의미 크다

  • 언론사
  • 저자김한성 부연구위원
  • 게시일2005/12/11 00:00
  • 조회수4,122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1년여간의 협상을 거쳐 드디어 타결을 목전에 두게 되었다.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이 FTA의 기본협정서에 서명함으로써 한국은 동북아 3국 가운데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아세안과 FTA를 맺는 국가가 되었다. 아세안은 한국의 새로운 생산기지인 동시에 주요 수출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중국의 세계시장 진입으로 주춤했던 아세안 투자는 2003년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 또한 아세안은 중국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우리나라 제4 교역권으로, 우리나라 전체 교역의 9.7%에 달하고 있다.

한·아세안 FTA는 한국이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에 이어 4번째로 체결하는 FTA이다. 이전의 FTA가 각 대륙에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지만, 이들 국가와의 실질적인 교역량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한·아세안 FTA는 한국이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최초의 FTA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한·아세안 FTA를 통해 아세안 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이미 2005년 7월 아세안과의 FTA가 발효된 상태이며, 일본은 아세안과의 협상이 답보상태에 이르자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세안 주요 국가들과의 개별협상을 통해 양자 간 FTA에 합의한 상태이다.  

역내국과 역외국 간의 관세 차이가 큰 아세안에서 이미 역내국의 위치를 확보해가고 있는 중국·일본 등과 경쟁하기 위해 역내국에 준하는 관세율 적용이 시급한 상황에서, 한·아세안 FTA는 우리나라 수출품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외적으로도 한·아세안 FTA는 현재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동아시아 경제통합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일본 중국으로 구성된 아세안+3 경제권은 2004년 기준으로 경제 규모에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9%를 이르며, 교역 규모도 세계 총 교역의 19.5%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을 이루고 있다. 세계적으로 지역주의가 심화하는 추세에서 EU·미주·동아시아 경제권의 3극 체제 형성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동아시아 국가들 간의 보다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한일 간의 FTA 논의가 답보 상태에 있고, 중일 간의 FTA는 논의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아세안을 축으로 한 동북아 3국의 연결은 동아시아 경제통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아세안은 당초 목표와는 달리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기본협정서에만 서명하고, 상품협상에 관한 협정서는 내년 초 완성을 목표로 계속 협의 중이다. 양측은 초민감 품목 내에 양허 품목을 둠으로써 자국 내 민감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몇 가지 사안의 논의는 아직도 계속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본협정서에 조인함으로써 상품 협상과 이후 전개될 서비스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향후 두 가지 커다란 숙제를 안고 있다. 첫째는 민감품목과 초민감품목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문제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취약산업을 파악하고 아세안 수입품들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품목과 양허를 통해 보호해야 할 품목을 결정하는 일로, 정부 각 부처 간의 긴밀한 협조와 양보가 요구된다.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와 아세안 국가들의 관세 인하에 따른 국내 산업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아세안과의 FTA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직·간접 파급효과는 이전 다른 국가들과의 FTA에 비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러한 파급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정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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