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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미국의 압력과 위안(元)화 환율

  • 언론사
  • 저자윤덕룡 연구위원
  • 게시일2005/02/13 00:00
  • 조회수4,762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元)화에 대한 정책 변화 가능성에 외환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달러화가 올 들어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각각 5%, 3% 정도의 가치상승을 보이며 지난 3년 동안의 약세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도 최근 들어 중국 내부에서 평가절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달러화의 강세는 금리 인상과 성장세 회복에 근거하고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3.5% 이상으로 인상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높은 인플레 압력 때문이다. 다행히 작년 4.4% 성장에 이어 올해도 3.5% 안팎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서 금리 인상이 가능한 상황이다. 또 유로화라는 대체통화가 등장한 환경에서 가치하락을 피하기 위한 달러화 투매 가능성도 미국이 달러화 약세정책을 지속하기 어려운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달러화의 강세전환에 가장 큰 제약이 되는 것은 재정수지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다. 부시 행정부가 재정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금년에도 미국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경상적자 역시 지난해의 추정치인 6000억달러에서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 또한 예상처럼 지속될 지도 의문이다. 이러한 제약들이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달러화가 강세기조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중국 위안화의 내부적 절상요인은 최근 들어 약해지는 추세에 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감소세로 돌아섰을 뿐 아니라 외국인 직접투자의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추세들과는 달리 아직 상당수 지표들은 평가절상 압력을 피해 가기 어렵게 하고 있다. 작년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6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직접투자자금, 평가절상을 염두에 둔 투기적 자본 등의 유입으로 지난해에만 외환보유액이 2000억달러 정도 증가했다. 그러나 위안화는 환율이 달러에 고정(peg)돼 있는 바람에 달러화는 물론 다른 통화들과의 불균형을 심화시켜 왔다.
 

하지만 이 같은 대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미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인상을 줄 경우 정치적 권위의 훼손과 통화정책의 자율성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장동력 유지를 위해 통화가치의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G7 회의에 초청을 받는 거대경제 중국이 자국의 이기적 정책으로 국제적 비난을 계속하여 받는 것도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이 환율 변동폭을 지금의 0.3%에서 점차적으로 확대해 환율의 유연성을 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달러화나 위안화 환율의 변동방향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환율이 경제 펀더멘털이라는 환경에 제약을 받기는 하나 정책의 산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거대경제는 경제력과 정치적 영향력을 지니고 있어서 내부 정책적 목표가 환율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가 거대국가들의 환율변동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가격 경쟁력보다는 비(非)가격 경쟁력을 제고하는 수밖에 없다. 좀더 적극적인 정책을 선택한다면 동아시아에서도 유로화와 같은 역내 공동통화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유럽의 작은 국가들이 50년 전에 현재의 유로화와 같은 세계 통화의 주인이 되는 것을 꿈꾸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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