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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기고] 긴밀해지는 양안 경제 … 한국에 불똥 튀나

  • 언론사
  • 저자양평섭 베이징사무소 소장
  • 게시일2009/07/30 00:00
  • 조회수5,236
이달 초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에서 개최된 국제세미나에 대만 학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옌타이 공항에서 만난 대만의 한 교수는 감회가 새롭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 했다. 그동안 베이징을 방문하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지만, 타이베이에서 베이징까지 개설된 직항으로 3시간여 만에 도착했다고 한다. 양안 간 삼통(通商·通郵·通航)의 하나인 통항의 효과를 실감하고 있었다.

지난 5월 중국 공산당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와 대만 국민당 우보슝(吳伯雄) 주석의 만남 이후 양안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 학자는 양안의 정상들이 교체되는 2~3년 후에는 양안 수뇌 회담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했다. 현재 양안 간에는 직항·관광·투자·무역·금융 등 전면적인 자유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우선 양안 간 직항 개설에 이어 관광 교류 확대에도 합의해 인적 왕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한 전문가는 대만을 방문하는 본토의 관광객이 초기 1년간은 100만 명, 4차 연도에는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투자 분야도 마찬가지다. 대만 정부는 대륙에 대한 투자 제한을 대폭 완화하는 한편 제조업·서비스업·공공건설업 등 192개 업종에 대해 대륙자본의 대만 투자를 허용했다. 특히 연내에 ‘경제협력 기본협정(ECFA: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을 체결, 양안 간 자유무역을 실현하려고 하는 것이 주목된다. 중국 대륙 역시 대만과의 경제통합을 목적으로 지난 5월 중국 정부가 푸젠(福建)성과 대만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기 위한 ‘해협서안(海峽西岸) 경제구’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이 같은 양안 간 경제관계 긴밀화는 한국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선 대만과 한국은 대(對)중국 수출에 있어 중복되는 품목이 많아 양안 간 ECFA 체결로 관세 인하 조치가 이뤄진다면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대만 제품에 비해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는 점이다. 특히 광학기기, 석유화학, 전기전자 부품, 통신장비 및 부품 등 관세율이 높고 중국 시장에서 대만과 경쟁관계가 큰 제품은 적지 않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 대륙 자본의 대만 진출이 활발해질 경우 중국의 자본과 시장, 대만의 기술 결합이 이뤄짐으로써 중국 내수 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우리 제품과 중국산 제품의 경쟁을 더욱 가열시킬 것이다. ECFA가 체결될 경우 중국·대만·홍콩을 연결하는 중화권 경제 통합을 가속화시킴으로써 중국 중심의 동북아 경제 재편이 빨라질 것이라는 점에도 유념해야 한다. 즉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화권·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무역지대로 엮어지는 전기가 된다는 것이다.

양안의 경제관계 긴밀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중국·대만 간 ECFA 체결에 따른 시장의 상실을 막기 위해서는 국제 금융위기 이후 소강 상태에 빠져 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중국의 자본과 대만의 기술 결합에 따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국과 대만에 한발 앞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다는 차원에서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위축됐던 대만과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한국의 기술력과 대만의 중국 시장 침투력을 결합시키려는 전략적 제휴도 다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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