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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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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AI 산업 전략과 정책 시사점
본 보고서의 연구 목적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AI 산업 전략과 주요 정책, 산업 생태계, 그리고 한국기업의 진출 사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AI 관련 기업이 중동 지역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정책 시사점과 정부 지원방안..
이권형 외 발간일 2026.04.29
AI, 산업정책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머리말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범위, 구성과 방법론
3. 연구의 차별성과 한계
제2장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AI 산업 전략과 주요 정책
1. 사우디아라비아
2. UAE
3. 비교 분석 및 시사점
제3장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AI 산업 생태계
1. 사우디아라비아
2. UAE
3. 비교 분석 및 시사점
제4장 한국 AI 산업 경쟁력과 대중동 기업 진출 사례
1. 한국 AI 정책의 추진체계와 주요 정책
2. 한국 AI 시장 규모와 경쟁력 분석
3. 한국 AI 기업의 사우디아라비아ㆍUAE 진출 사례 분석
4. 소결 및 시사점
제5장 한-중동 AI 협력을 위한 정책 시사점
1. 분석 내용 종합
2. 한-중동 AI 산업협력 전략
3. 한국 AI 스타트업의 중동 진출 확대를 위한 지원방안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본 보고서의 연구 목적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AI 산업 전략과 주요 정책, 산업 생태계, 그리고 한국기업의 진출 사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AI 관련 기업이 중동 지역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정책 시사점과 정부 지원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간 AI 정책과 산업 생태계의 비교 분석을 통해 양국의 차별성을 도출함으로써 각국에 대한 맞춤형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도 기여하고자 한다.닫기
본 연구의 대상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중동 지역의 대표적인 아랍 산유국으로 1970년대 중반에 발생했던 석유 위기 이후 국제정치적ㆍ경제적 위상이 지속적으로 높아진 국가들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과 산업은 바로 이 국가들의 대규모 자금력과 재생에너지원 같은 강점을 기반으로 경제적ㆍ사회적 대전환을 일으키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 즉 AI 기술과 이를 둘러싼 산업 생태계의 육성을 통해 석유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면서 지속가능한 미래성장동력을 확충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과 이 두 나라는 미국과 중국의 뒤를 잇는 글로벌 AI 산업의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해 자국 내 AI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 동일한 과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상호협력을 통해 자국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관계이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막대한 국부펀드 그리고 AI 기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양국의 정책 의지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은 한국 AI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와 중동시장 진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한국으로부터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기술력과 AI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고, 자국 내 제조업 기반 구축을 위해 AI를 활용하는 협력사업을 한국과 함께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미국 및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및 UAE는 서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으며, 이는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해온 한-중동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AI 산업 전략과 정책, 산업 생태계, 한국기업의 진출 사례 등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 ‘AI 가치사슬(AI Value Chain)’을 분석 틀로 활용하였다. AI 가치사슬은 AI 인프라(Infrastructure), AI 개발(Development), AI 활용(Deployment)의 3단계로 구성된다. AI 인프라는 AI 기술의 기반이 되는 물리적ㆍ기술적 토대로서 첨단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등이 그 핵심 요소다. AI 개발은 AI 인프라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최적화된 AI 모델을 구현하는 단계이다. 여기에는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 거대언어모델(LLM) 및 부문별 특화 모델 개발 등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AI 활용은 개발된 AI 기술을 실제 산업과 서비스에 접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스마트시티, 교통, 항만, 보건의료, 제조, 공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AI 기반 서비스가 이에 해당한다.
제2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각국에 대하여 AI 산업 육성 배경과 기본적인 산업 전략을 검토한 후, AI 인프라, 연구개발, 스타트업 육성, 규제, AI 서비스 도입 등과 관련된 정책과 현황을 살펴보았다. 양국은 기존 석유의존경제에서 지식경제로 이행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려는 차원에서 2010년대 말부터 AI 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고, 이를 위해 국가 AI 전략 수립, AI를 전담하는 국가 기관 및 국영기업 설립, 인재 양성, 글로벌 기업과의 국제협력 등 다양한 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은 경제 및 인구 규모, 자국민의 비중, 산업 및 수출구조, 생활환경 및 외국기업에 대한 개방도 등 단순히 아랍 산유국이라는 공통점만으로 묶을 수 없는 차별성을 지니므로 산업 전략 및 정책 측면에서도 강조하는 부분이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 중심의 성과 및 내수 기반의 ‘자립형’ 소버린 AI의 실현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UAE는 해외 네트워크 주도, 글로벌 기업 및 인재 유치, 자체 개발한 팔콘 모델의 오픈 소스 공개 등 ‘개방형’ 소버린 AI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UAE는 에미리트 연방제라는 정치 구조로 인해 아부다비와 두바이가 서로 다른 AI 전략을 보이고 있다. 즉 아부다비는 미국 AI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아랍어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반면, 두바이는 AI 스타트업의 글로벌 테스트베드로서 해외기업을 유치하여 다양한 실증사업을 전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규모, 반도체 관련 교역액, AI 논문 수, 벤처투자액 등 다양한 통계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AI 산업 생태계를 분석하였다. 이에 따르면 양국은 강력한 리더십과 국가 전략, 막대한 자금력, 신속한 의사결정 등에 힘입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규모와 반도체 관련 교역액, AI 관련 논문 수 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안정적인 AI 개발 및 활용을 위해 데이터센터 구축 및 반도체 수입을 확대하고 있고, AI 개발 역량을 보여주는 AI 논문의 글로벌 비중도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 백만 명당 AI 논문 수로 본 연구 생산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UAE도 AI 개발 및 AI 서비스 확대를 위해 AI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Stargate) UA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반도체 수입액은 사우디아라비아의 4배 이상에 이를 정도로 크다. 또한 UAE는 글로벌 인재 유치 전략과 개방적인 연구협력으로 아랍어 LLM 모델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였고, 인구 백만 명당 AI 논문 수는 미국을 앞서고 있다. 양국은 국제협력 차원에서 미국이나 중국 중 어느 한 나라에 집중하지 않고 세계 최고의 첨단기술을 공급받는다는 관점에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양국의 벤처투자액은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양국의 AI 투자가 주로 국영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제4장에서는 한국의 AI 정책과 추진체계, 해외진출 지원체계를 살펴보고 다양한 국내 통계 및 글로벌 AI 지표를 분석하여 한국 AI 산업의 경쟁력 수준을 확인하였다. 또한 구체적으로 한국 AI 기업의 사우디아라비아 및 UAE 진출 사례를 부문별로 분석하여 중동 진출의 유형 및 특징을 도출하였다. 먼저 국내 AI 정책의 추진체계는 신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전반적인 구조는 갖추어져 가는 중이지만, 부처 간 이해관계 조정, 효율적인 세부 정책의 수립에서는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다. 특히 본 보고서의 핵심 주제인 한국 AI 기업의 중동 진출과 관련한 종합적인 지원체계는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한국 AI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소수 대기업이 거대 AI 모델 개발 및 인프라 구축을 주도하고, 다수 벤처 기업은 AI 활용 분야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AI 기업의 대중동 진출 부문은 대기업의 경우 데이터센터 및 스마트시티 등 대규모 AI 플랫폼 구축을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은 주로 AI 활용 서비스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진출 기업 수가 UAE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AI 인프라뿐만 아니라 개발, 활용 등 AI 산업 가치사슬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UAE에서는 주로 의료, 교통 등 AI 활용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제5장에서는 한-중동 AI 산업협력 전략과 한국 AI 스타트업의 중동 진출 확대를 위한 지원방안을 제시하였다. 먼저 산업협력 전략으로는 첫째, 전략적 협력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서는 대부분의 국가전략과 정책이 강력한 리더십에 따라 ‘탑-다운 방식’으로 조정된다. 따라서 한국 AI 기업의 원활한 진출을 위해서는 고위급 관료와 기업 임원이 관여하는 통합된 양자협력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둘째, AI 그린 인프라 공동개발이 필요하다. 즉 태양광, 풍력 등 중동의 막대한 재생에너지 자원과 한국의 AI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솔루션 기술을 결합하여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AI 인재 양성과 R&D 플랫폼 구축은 한국이나 아랍 산유국 모두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서, 각국의 주요 연구기관 및 대학과 공동연구를 추진하거나 인재 양성을 위한 공동학위 과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넷째, AI 솔루션 공동실증사업이 필요하다. R&D 성과는 상용화 및 실증사업을 거치지 못한다면 현실화할 수 없는 만큼 민간 부문의 참여를 통해 활성화를 꾀하도록 한다. 다섯째, 각국의 전략적 AI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신속히 실행하기 위해서는 협력 펀드의 조성이 필수적이다. 기업 간 합작투자(Joint Venture) 및 기술이전, 전략적 과제의 실증사업 등에 대해 적시에 금융지원이 이루어진다면 공통의 협력 수요를 좀 더 빠르게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AI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으로는 먼저 분절화되어 있는 부처별ㆍ지원기관별 지원정책을 일원화하여 통합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는 부처 간 과도한 성과 경쟁 및 예산 중복 투입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 중동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스타트업은 투자ㆍ고용ㆍ조세 관련 법규, 중동 고유의 상거래 관습, 복잡한 입찰 및 계약 관행 등 세부 정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위해 국가별 시장 진출 정보를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스타트업의 정보 탐색 비용을 크게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중동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초기 단계에서는 심층적인 시장조사, 전시회 참가를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 현지 사무실 운영 등을 위한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일부 금액을 지원해 준다면, 스타트업의 적극적인 중동시장 진출 노력과 미래의 민간 투자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AI 산업 생태계가 완전히 구축되기 이전에는 가치사슬 부문별 수급 불균형과 이해관계 상충으로 기업 간 협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소방안으로 가치사슬 단계가 다른 스타트업 간 협업사업에 대해 R&D 과제를 늘리고 그에 따라 상생 협력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지원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
중국 반도체 산업의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중국은 지난 20여 년간 반도체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지속적으로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왔다. 특히 미국의 수출통제 강화와 미ㆍ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반도체 기술의 자립과 공급망 안전 확보를 핵심 국가 목..
정형곤 외 발간일 2026.02.27
경제안보, 공급망 중국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선행연구 검토
3. 연구의 구성과 차별성
제2장 중국 반도체 수출입 구조 분석
1. 중국 반도체 수출입
2. 중국 반도체 수출입 유형 및 지역 분석
제3장 중국의 반도체 생산 지역 분포
1. 서론
2. 반도체 기업 현황 및 생산 지역 분포
3. 지역적 분포의 결정 요인
4. 결론 및 시사점
제4장 중국 반도체 첨단기술 개발 현황과 기술 격차 분석
1. 글로벌 첨단 반도체 기술 개발 동향
2. 중국 반도체 기술 개발 현황
3. 중국 반도체 기술의 격차 분석
4. 중국의 기술 격차 극복 노력
5. 소결
제5장 중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
1. 서론
2. 산업 발전 현황과 주요 기업
3. 중국 반도체 산업 발전 과정과 정책
4. 금융 지원
5. 인재 양성과 유치
6. 인프라
7. 결론 및 시사점
제6장 중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분석
1. 중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분석
2. 중국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분석
3. 광ㆍ개별 소자 산업의 경쟁력 분석
4. 반도체 제조용 장비 산업의 경쟁력 분석
5. 실리콘 웨이퍼, 소재 및 부품 산업의 경쟁력 분석
제7장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영향 분석
1. 서론: 연구 배경 및 목적
2. 기본 DID 분석: 수출통제의 평균 효과
3. HS8 상위 30개 품목별 영향 분석
4. 정책 효과의 동태적 변화 분석
5. 주요국의 파트너 대체효과 분석
6. 추가적인 공급망 영향 분석: 국산화 및 집중도 변화
7. 소결 및 시사점
제8장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1. 중국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특징과 변화 방향
2. 공급망 안정성 확보 방안: 한국 정부와 기업의 대응
3. 기술력 경쟁 우위 유지 전략
4.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 방안
5. 미ㆍ중 갈등하에서의 산업 전략
6. 국제 협력 및 리스크 분산 전략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중국은 지난 20여 년간 반도체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지속적으로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왔다. 특히 미국의 수출통제 강화와 미ㆍ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반도체 기술의 자립과 공급망 안전 확보를 핵심 국가 목표로 설정하고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반도체 전략은 세 가지 측면에서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닫기
첫째, 정부 주도의 강력한 산업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제조 2025」, 「국가집적회로산업발전추진요강」 등 일련의 전략 문서를 통해 반도체 산업을 전략 핵심 분야로 규정하고, 자금 지원, 세제 혜택, 인재 육성 등 다양한 수단을 종합적으로 동원해왔다. 둘째, 핵심 기술의 국산화를 통한 기술 자립이 주요 목표로 설정되었으며, 특히 장비 및 소재 분야에서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산화율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셋째,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 중국 중심의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자국 주도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핵심 공정 기술, 특히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고급 설계 툴, 첨단 제조 장비 및 특수 소재 분야에서 해외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적 취약성은 미국 주도 수출 규제 정책의 주요 타깃이 되었고, 특히 2022년 10월 이후 강화된 수출통제 조치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에 실질적인 제약을 가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실증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이벤트 스터디 및 DID(Difference-in-Differences) 분석을 적용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재 이후 중국의 대미 반도체 수입은 약 31% 감소하는데, 이는 비제재 품목 대비 3배 이상의 감소폭이다. 특히 이 같은 감소는 수출통제가 직접적으로 겨냥한 고성능 칩, 고순도 소재, 첨단 장비 등 ‘핵심 공정’ 품목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이는 중국의 공급망 병목현상이 심화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정책 효과는 단기적 충격에 그치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서 구조적인 제약으로 전이되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2022년에는 수입 급감이 관측되었고, 2023년에 다소 완화되었지만 2024년에 다시 수입이 감소하였는데, 이는 단순히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누적적인 제약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미국과 동맹국들이 공동으로 수출통제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중국의 대체 조달 전략에 추가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기존 선행연구에서 주로 정성적으로 서술되던 정책 효과를 계량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기여가 크며, 특히 수입 감소 양상과 시간적 추이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제시된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한국은 중국의 반도체 자립화 전략과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위협과 기회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기술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첨단 장비ㆍ소재 수출의 기회가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역시 기술 보호와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중국 내 생산기지의 전략적 활용과 동시에 국내 반도체 기술력 강화라는 이중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 반도체 산업은 기술 자립을 향한 외부의 압력과 내부적 전략 사이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질서도 이러한 변화에 따라 재편되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격변의 흐름 속에서 민감하게 균형을 유지하면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전략적 전환점에 서 있다. 본 보고서는 이러한 판단을 위한 실증 기반과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에 비해 한층 심화된 통찰을 제공한다. -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과 정책 시사점: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중심으로
본 연구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세계질서의 변화와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 유라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다자기구로 부상하고 있는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푸틴 5..
박정호 외 발간일 2026.02.13
경제관계, 경제안보 러시아·유라시아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필요성
2. 연구의 내용과 방법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제2장 트럼프 2기 국제질서 변동과 미·중·러 3각 관계
1. 트럼프의 강대국 권력정치와 ‘역닉슨 전략’
2. 다극 질서와 신형 국제관계의 접점, 상하이협력기구(SCO)
3. 중·러의 공동전선과 ‘반닉슨 전략’
제3장 상하이협력기구의 역사적 변천 과정과 발전 전망
1. SCO 창설 배경과 발전과정의 주요 특징
2. SCO 확장의 전략적 함의와 국제적 위상
3. SCO의 전략적 협력 방향과 정책 과제
제4장 푸틴 5기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과 상하이협력기구
1.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의 추진 배경과 발전과정
2. 러시아의 SCO 활용 전략: 외교안보적 측면
3. 러시아의 SCO 활용 전략: 경제통상적 측면
제5장 결론
1. 정책 시사점
2. 정책 제언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본 연구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세계질서의 변화와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 유라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다자기구로 부상하고 있는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푸틴 5기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핵심적 정책 수단으로써 SCO 활용 전략을 다층적 측면(정치·외교·안보, 경제·통상 등)에서 연구했다.닫기
2장에서는 트럼프 2기 세계질서 변동과 강대국 국제관계를 심층적으로 고찰했다. 이를 위해 세계질서 변동의 주요 내용과 특징을 검토했고, 미·중·러 강대국 국제관계의 구조와 성격을 분석했다. 이와 동시에 중·러 관계의 개선과 발전이 SCO를 통해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되는지를 검토했다.
현재 국제질서의 대변혁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이는 본질상 트럼프 2기의 출범과 미국의 대외전략 변화에 따라 촉발된 것이었다. 특히 글로벌 차원에서 외교안보와 경제통상 환경이 급격하게 변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 2기 미국 우선주의 대외전략 추진으로 인해 전 세계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세계질서’에 정면으로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탈냉전기 ‘세계화’라는 기존의 익숙한 세계에서 미국은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 가치 수호, 시장 개방과 자유 무역, 공세적 권위주의 세력에 대한 대항, 글로벌 안보 보장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상하이협력기구에 대한 분석은 미·중 간 패권 경쟁 지속 및 첨예화, 미·러 간 대화 재개와 양자관계 정상화 가능성, 중·러 간 전략적 밀착 강화 등 미·중·러 3각 관계의 새로운 구조와 동학 속에서 글로벌 사우스, 브릭스(BRICS), 그리고 중국과 미국 등과의 전략적 관계 구축을 포함한 러시아가 추구하는 다극화 세계질서의 비전과 실천 방식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고 폭넓은 이해를 제공했다.
3장은 SCO의 태동과 발전과정의 주요 내용 및 특징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최근 SCO 확장 이후 주요 협력 방향과 중점 과제를 고찰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SCO의 국제적 위상과 발전 잠재력을 평가함과 동시에 발전 전망을 전체적으로 검토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SCO의 국제적 위상과 역할이 한층 증대되고 있다. SCO 회원국의 지속적인 확대와 더불어, 협력의 범위와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SCO는 출범 이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함으로써 단순한 지역 차원의 안보협력기구를 넘어서서 안보, 정치, 경제 등을 포괄하는 유라시아 및 글로벌 대표 ‘통합 플랫폼’으로 새롭게 진화한 상태다. 특히 2025년 톈진 SCO 정상회의에서 기구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결과물들을 만들어 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군사 및 경제 안보 확립을 위한 체계적인 제도적 기반(4개 안보센터 신설, SCO 개발은행 설립 등)을 마련함과 동시에 SCO의 국제적 위상(회원국 및 파트너 국가 확대)과 역할을 더욱 확대했다. 이런 점에서 SCO가 유라시아 다자협력 확대와 글로벌 다극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고 평가해 볼 수 있다.
4장에서는 푸틴 시기 러시아의 다극화 세계전략을 파악했다. 먼저 러시아 다극화 세계전략의 이론적 기원과 발전과정을 추적하면서 주요 특징을 도출했다. 동시에 푸틴 5기 다극화 세계 건설을 목표로 한 러시아의 SCO 활용 전략의 목표, 방향, 과제 등을 외교안보적 측면에서 고찰했다. 아울러 러-우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SCO 주요 회원국들 간의 경제통상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망했다.
러시아 지도부는 다극화된 세계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종합하면 첫째, 서방의 전방위적 대러 압박 작전과 전략적 견제 정책에 대한 반작용으로 미국과 NATO 등 서방세계의 영향력 확장을 강력하게 견제한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유라시아 지역에서 특별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자국의 세력권을 공고히 할 목적으로 SCO 등과 같은 역내 다자 협력체를 전략적 차원에서 활용하고자 한다. 둘째, 글로벌 공간에서 러시아 우호 및 지지 세력의 확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중국과 인도 등과 같은 기존의 핵심 협력국가들뿐 아니라, ‘세계 다수(World Majority)’와의 연대 결성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면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협력 증진을 우선적으로 도모한다. 러시아는 전략적·전면적 동반자 관계이자 무제한 협력의 대상국가인 중국 이외에도 인도, 브라질, 튀르키예, 이란 등 주요 지역 강대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셋째, 경제적 측면에서 러시아는 국제적 고립 탈피 및 서방의 대러 제재 조치를 우회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아프리카, 중남미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에너지와 식량 등 경제 안보 관련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한다. 또한 러시아는 위안화 또는 현지 화폐 사용 등 무역 통화 결제체제에서 대안적 경제 시스템 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5장은 새로운 유라시아 및 북방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객관적인 정세 인식에 근거하여 정책 시사점과 제언을 제시했다. 이는 에너지와 광물 자원 공급선 확보 등 경제 안보의 다변화, 한반도의 평화공존과 주변국에 대한 전략적 관리 차원에서 대러시아 관계의 개선 방향 모색, 유라시아 다자협력 네트워크 확대를 목표로 한 대중앙아시아 접근 강화 방안 마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다자기구를 활용한 남북 관계 개선과 우호 세력 확보)에 대한 대외적 지지 확산, 외교 다변화 및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통한 글로벌 선도국의 대외적 위상 확립 및 역량 강화 등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
Strategic Collaboration of Defense Industry between India and South Korea: Towar..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인도 간 방위산업의 전략적 협력을 촉매로 양국 간 경제교류를 획기적으로 심화 격상시키는 데 있다. 한국은 오랜 남북 대치 준전시 상황에서 자주국방 정책을 추구해 왔다. 그 결과 최근 한국은 국제 방산시장에서 신흥 방산..
Choong Yong Ahn and Jagannath Panda 발간일 2026.01.29
경제안보 인도·남아시아목차Executive Summary닫기
Contributors
List of Abbreviations
Preface
Chapter 1: Overview of the Bilateral Defense Industry Collaboration
Chapter 2: South Korea’s Rise to Global Arms Market Player
Chapter 3: India’s Defense Sector Development and Future Trajectories
Chapter 4: Strategies for Collaboration of Defense Industry Sector
Chapter 5: Way Forward and Policy Recommendations
References
Appendix국문요약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인도 간 방위산업의 전략적 협력을 촉매로 양국 간 경제교류를 획기적으로 심화 격상시키는 데 있다. 한국은 오랜 남북 대치 준전시 상황에서 자주국방 정책을 추구해 왔다. 그 결과 최근 한국은 국제 방산시장에서 신흥 방산 공급국으로 진입하였다. 인도는 지금 고성장 경제력에 상응하는 국방력 강화를 우선순위 국가시책으로 내걸고 세계 굴지의 무기 수입국이 되었다. 한국과 인도는 2010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발효시켰으나, 양국의 경제 규모와 성장 잠재력에 상응하는 실질적 성과를 내는 데에는 크게 미흡하였다. 한국-인도 간 통상 규모는 한중 통상 규모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며, 한-베트남 통상 규모의 약 30%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한국-인도 간 K9 자주포의 방산 합작생산을 계기로 두 나라는 전면적 경제협력의 계기를 마련했다.닫기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제조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 기조 아래 최근 연평균 7% 내외의 고성장에 힘입어 2030년 이전에 세계 3위의 GDP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위해 인도는 적극적인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교역도 크게 늘려 세계적 시장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한국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고관세 정책에 대응하고,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탈피하기 위해 통상과 투자에서 다각화(Diversification)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인도를 포스트 차이나 글로벌 사우스의 대표적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지경학적 분절화 시대 속에서 양국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며, 안보협력 강화에 이어 통상과 투자를 확대할 경우 성숙된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대외관계에서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을 추구하는 데 상호 도움이 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방위산업 협력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특성에 주목하여, 양국 정부 간(G2G) 높은 상호 신뢰를 쌓게 되며, 방산 협력의 정부 대 민간 기업(G2B), 민간 기업 간(B2B) 협력을 포함하는 다층적인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에 강조하고 있다. 오늘날 방위산업은 최첨단 부품과 소재를 활용하는 민ㆍ군 겸용기술(Dual-use Technology)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국가 간 방산협력은 한나라 경제의 기술 고도화에 기여하며, 상호신뢰의 축적을 통하여 고부가가치 부품ㆍ소재의 교역 확대와 직접투자로 연계되어 전략적 경제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다. 양국은 AI 기술혁명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인프라와 고급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본격적 방산협력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과 인도는 최근 K9 자주포의 현지 합작 생산을 계기로 방산 협력의 중요한 물꼬를 텄다. 한국은 K9 자주포, K2 전차, 천궁-II, 천궁-III 지대공 미사일, FA-21 보라매 전투기, 잠수함, 고성능 정찰기 등을 중심으로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며 납기를 준수하는 신흥 방산 공급국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한국은 세계 5위 방산 수출국이라는 전략적 국가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인도는 지금 중국의 군사 대국화에 대응하고 파키스탄과의 국경 분쟁 등 다양한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육ㆍ해ㆍ공 방위 능력을 전반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달 반대편에 우주탐사선을 착륙시킨 이후 우주기술 강국으로의 도약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도는 향후 통상 물류 대국으로서 광범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해상안보 강화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하여 앞으로 조선업 진흥과 해군력 강화도 추구하고 있다. 또한 인도는 현재 세계 굴지의 방산 구매국으로서 무기 도입 과정에서 기술이전과 합작생산을 조건으로 방산의 자국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5대 방산수출국 목표에 이어 통상과 투자의 다변화 전략 추구와 인도의 세계 3위 경제력에 상응하는 국방력 제고라는 정책 목표에서 한국-인도 양국은 이상적 파트너로 상호인식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인도 양국은 조선을 포함한 방산, 통상, 투자 전반에서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라는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향후 양국은 전략적 방산 협력의 심화를 위해 G2G, G2B, B2B 방산협력 모드에 합당한 정상회담 및 관련 각료급 회담을 정례화하고, 이에 따른 제도적 기반을 체계적으로 정비하여 성숙된 복합 경제 파트너십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도와 한국은 이미 입증된 K9 자주포 협력의 성공 사례를 넘어 육ㆍ해ㆍ공ㆍ우주 전 영역에서 공동 생산과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윈윈(win-win) 협력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
주요국의 신흥 제조기지 진출 현황과 시사점: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2020년대 들어 복합적 글로벌 위기와 미ㆍ중 패권 경쟁 심화로 인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분업을 통한 효율성보다 공급망 안정성을 중시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도 경제협력 다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중이다..
한선이 외 발간일 2025.12.30
경제안보, 산업구조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연구의 범위 및 구성
3. 연구의 기여와 활용
제2장 산업화 현황
1. 산업화와 경제 발전
2.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산업화 현황 비교
3. 아프리카의 산업화 가능성
제3장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주요국의 산업화 전략
1. 아세안의 산업화 전략
2. 동남아시아 주요국의 산업화 전략
3. 아프리카 대륙 및 지역별 산업화 전략
4. 아프리카 주요국의 산업화 전략
5. 소결
제4장 주요국의 동남아시아 제조업 진출 전략
1. 일본의 동남아시아 제조업 진출 전략 및 사례
2. 중국의 동남아시아 제조업 진출 전략 및 사례
3. 한국의 동남아시아 제조업 진출 전략 및 사례
4. 소결
제5장 주요국의 아프리카 제조업 진출 전략 및 사례
1. 일본의 아프리카 제조업 진출 전략 및 사례
2. 중국의 아프리카 제조업 진출 전략 및 사례
3. 한국의 아프리카 제조업 진출 전략 및 사례
4. 소결
제6장 결론
1. 산업화를 위한 정책 제언
2. 한국의 경제 다변화 및 신흥 제조기지 진출방안
3. 맺음말
참고문헌
부 록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2020년대 들어 복합적 글로벌 위기와 미ㆍ중 패권 경쟁 심화로 인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분업을 통한 효율성보다 공급망 안정성을 중시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도 경제협력 다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중이다. 한국기업은 중국을 넘어 동남아시아로 생산기지를 확대해왔으나 투자가 베트남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으로, 동남아시아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제조기지 발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풍부한 인적자원 및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서 전략적 잠재력을 지닌 아프리카가 유망한 협력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닫기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산업화와 제조업 육성을 통해 경제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시아가 수출 주도 산업화를 통해 성공적으로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있는 반면, 아프리카는 여전히 원자재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화(Industrialization)는 농업에서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으로 고용이 이동하는 구조 전환(Structural Transformation)의 핵심 동력으로 경제 다각화, 일자리 창출, 기술 향상을 통해 고부가가치 경제 구조로의 전환을 이끈다. 산업화 수준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인구당 제조업 부가가치(Manufacturing Value Added per capita)를 기준으로 보면, 동남아시아의 싱가포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에서 산업화 수준이 높고, 그 외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에서도 산업화가 진전을 보이고 있는 반면,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은 산업화 수준이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산업화 경로를 비교하면 동남아시아는 제조업 육성과 수출 주도형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한 반면, 아프리카는 원자재 생산 및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로 인해 제조업 발전이 지체되고 있다. 두 지역의 전 세계 대비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은 1990년대 초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으나 이후 동남아시아는 제조업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2024년 3.5%로 확대된 반면, 아프리카는 1.5%에 머물렀다. 무역 측면에서도 동남아시아는 제조품 수출 증가를 통해 무역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나, 아프리카는 제조품 수입 의존도가 높아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보인다. 그 결과 동남아는 수출 다변화와 경제복잡성이 향상되며 글로벌 가치사슬(GVC) 후방참여를 확대했으나, 아프리카는 원자재 중심의 전방참여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양 지역의 구조적 차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아프리카에 산업화 및 제조업 육성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과 수출 구조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다만 2025년 들어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동남아시아는 산업 전환 동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으며, 아프리카 역시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와 AGOA 종료로 인해 의류ㆍ봉제 산업 등 경공업 분야에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아프리카의 산업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인구 구조 변화, 도시화 및 중산층 확대, 경제 통합 노력, 디지털 및 기술 발전을 들 수 있다. 디지털 및 기술 발전은 생산성ㆍ효율성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나, 노동 수요를 변화시켜 인건비에 기반한 경쟁우위를 약화시키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반면 거시경제 불안정, 열악한 인프라, 취약한 제도 및 행정 역량, 비우호적인 비즈니스 환경, 정치적 불안정 및 부정부패 등의 내부 요인과 보호무역주의, 원조 축소 등의 외부 요인이 아프리카의 산업화 추진을 어렵게 한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과 병행한 그린 산업화 추진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데, 친환경 기술 개발, 규제 마련 등에 많은 재정적ㆍ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산업화 전략은 경제 구조 전환과 고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며, 역내 통합, 산업 다각화, 지속가능한 성장, 공급망 안정성 강화를 추구한다는 공통된 방향성을 보인다. 아세안은 ‘아세안공동체 비전 2045’와 ‘AEC 전략계획 2026-2030’을 통해 단일 시장과 첨단 제조기지로의 도약을 추진하며, 디지털 전환ㆍ녹색성장ㆍ공급망 회복력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연합의 ‘어젠다 2063’과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를 통해 역내 통합과 제조업 기반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한편 동남아시아는 첨단산업으로 전환하는 단계, 아프리카는 산업화 기반을 마련하는 단계라는 점에서 전략적 차이가 있다. 동남아시아는 베트남의 반도체 전략, 태국의 Thailand 4.0, 인도네시아의 다운스트림 산업 육성 등의 전략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 녹색성장, 반도체ㆍEV 같은 첨단산업 육성에 나선 반면, 아프리카는 기본적으로 농가공ㆍ섬유 등 노동집약산업 육성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면서 국가별 여건에 맞춘 산업 특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동남아시아와의 협력 사례를 살펴보면 일본은 아세안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아세안의 제도를 활용하여 역내 공급망 분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민관협력형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가치사슬의 현지화를 심화시켜왔다. 중국은 정책금융을 활용해 전기차ㆍ배터리ㆍ태양광 등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현지 수직계열화를 추진하면서 핵심 기술은 제한적으로 이전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베트남ㆍ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생산기지를 구축했으나 조립ㆍ테스트 등 노동집약 공정에 집중되어 부가가치의 역외 유출과 핵심 부품 및 소재 조달의 높은 대중 의존도가 한계로 지적된다. 따라서 한국은 일본의 분업형 공급망 모델을 참고해 현지 부품 생산기지 확대, 부가가치 창출 구조 개선, 현지 파트너십 및 공급망 강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디지털ㆍ탄소중립ㆍ바이오 등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ESG 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연구개발-기술 이전-표준을 포괄하는 기술 이전 패키지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화 역량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와의 협력과 관련하여 일본ㆍ중국ㆍ한국은 각기 다른 접근법으로 협력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일본은 1993년부터 시작된 도쿄아프리카국제개발회의(TICAD)를 중심으로 개발원조 중심에서 민간투자 확대로 협력의 방향을 전환해왔고, 중소기업 지원, 인력 양성, 제도적 생태계 구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협력하고 있다. 중국은 2000년부터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 2013년부터 일대일로를 기반으로 인프라 개발을 동반한 통합적인 산업 협력 모델을 추진해왔으며, 특히 정부 간 협력을 통해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중국 제조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한다. 한국은 2024년 개최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무역ㆍ투자, 핵심광물,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의 대아프리카 협력은 여전히 개발원조가 중심을 이루며 제조업 진출은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향후 한국은 일본의 민관협력 모델과 중국정부의 민간 진출을 위한 체계적 지원 전략을 참고하여 예측가능한 정책 환경을 마련하고, 장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소기업의 시장 진출과 현지화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요구된다.
산업화는 인프라, 인력, 기술 개발의 세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되며, 국가별 소득 수준과 산업화 단계에 따라 투자, 기술 도입, 혁신의 전략적 조합을 달리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아세안은 기초 인프라가 일정 수준 구축되어 있으므로 기술 인력 양성과 기술 내재화를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 혁신 생태계 조성 및 기술 발전 촉진, 산업 발전의 안정성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한편 아프리카의 경우 우선 산업화 기반 조성이 선결 과제로, 글로벌 가치사슬(GVC) 확대를 위한 산업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교통, 전력 등 기초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 동시에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우선순위 산업에 대한 외국인투자와 기술 협력 메커니즘 구축, 특별경제구역 조성을 통한 산업 클러스터 형성이 요구된다. 또한 기술 역량 강화를 통한 산업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
한국은 일본과 중국의 사례에서 얻은 시사점을 바탕으로 경제협력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제조기지 진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베트남 중심의 투자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를 포함하는 베트남+1 전략을 추진하고, 아세안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전기차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현지화 혜택을 활용해야 한다. 아세안의 경제 통합 움직임을 반영하여 지역가치사슬(RVC) 구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협력하면서 기술 이전 및 인력 양성을 통해 산업 고도화를 위한 상생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장기적인 협력 전략하에서 점진적인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 아프리카의 낮은 경제 통합 수준을 감안해 대륙 및 지역과의 협력을 상징적으로 추진하면서 실질적인 협력은 양자단위의 맞춤형 협력 모델로 안정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제조 분야에서는 수출 지향에서 내수 지향으로 단계적 진출을 추진해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북아프리카를 유럽 수출을 위한 제조기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내에서 한국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부족한 만큼 유럽, 중동, 인도 등과 같이 아프리카와 연계성이 높은 제3국과 삼각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민간 제조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 개발원조와 정책 및 수출금융을 연계한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민간 참여 개발협력 사업을 확대해 중소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촉진해야 한다. 또한 한국기업의 진출 리스크를 완화하고 협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아프리카 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현지 파트너십을 지원하는 전문적 기업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 성과와 과제
2000년대 들어 중동부유럽 국가의 EU 가입이 본격화되면서 EU 내 새로운 제조업 생산거점이 중동부유럽에 구축되었다. 한국기업은 EU 역내 시장을 겨냥해 중동부유럽 진출을 본격화하였으며, 2000년대 들어 중동부유럽 진출은 V4(폴란드, 헝가리, 체..
이철원 외 발간일 2026.03.24
경제협력, 산업정책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필요성
2. 선행 연구
3. 연구 구성 및 방법
제2장 중동부유럽 경제와 한국기업 진출
1. 중동부유럽 경제 현황
2. 중동부유럽 EU 가입 초기 10년의 한국기업 진출
3. 최근 10년의 한국기업 진출 추이 및 주요 특징
4.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 당면 과제
제3장 중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 특징
1. 최근 중국기업 진출 추이 및 현황
2. 중국의 V4 국가별 투자 특징 및 주요 이슈
3. 평가 및 전망
제4장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1. 연구내용 요약 및 평가
2.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2000년대 들어 중동부유럽 국가의 EU 가입이 본격화되면서 EU 내 새로운 제조업 생산거점이 중동부유럽에 구축되었다. 한국기업은 EU 역내 시장을 겨냥해 중동부유럽 진출을 본격화하였으며, 2000년대 들어 중동부유럽 진출은 V4(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등 비세그라드 4개국) 국가를 중심으로 2006~07년에 집중되었다. 201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은 배터리, 전기차, 재생에너지, R&D 등에 대한 투자로 전환하여 친환경 및 첨단산업과 주요 공급망 중심으로 투자 패턴이 변화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력업체는 폴란드에,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과의 협력업체는 헝가리에 각각 이차전지 부문 진출을 완료하여, EU의 포괄적 환경 규제와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한편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편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의 일환으로 친환경 전자부품과 완성차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의 대규모 그린필드 투자가 이어지며, 헝가리는 중국의 유럽 진출 전략에서 핵심적인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닫기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이 본격화된 지 어느덧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진출의 성과를 확인하고 한국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 분석과 해결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V4는 현재 EU의 주요 생산기지로 부상하며 배터리 등 한국 및 중국의 현지 투자 및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완전고용에 가까운 노동시장 환경을 갖추었다. 이는 현지 진출 한국기업에게 구인 관련 어려움이라는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V4 정부는 최근 ‘전략 산업 보호’와 ‘외국 자본 선별적 수용’을 핵심 경제정책 기조로 삼고 있으며, 전략 부문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환영하면서 R&D 투자와 연계를 강조하는 등 투자정책을 변화시키고 있다. 헝가리를 비롯한 중동부유럽에 대한 최근 중국의 적극적인 투자진출은 기 진출 한국기업의 현지 경영환경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바, 단순 경쟁을 넘어 자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한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 20년을 평가하기 위해 진출 동기 및 전략을 검토하고 최근 10년에 대한 실적을 중심으로 진출 성과를 분석하였다. 또한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에 대한 전망 및 당면 과제에 대해서도 고찰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최근 중국기업의 진출 확대에 대한 시사점을 포함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중동부유럽이 EU에 가입한 초기 10년간의 투자에 비해 최근 10년의 한국기업 중동부유럽 투자 진출은 EU 정책에 대응하는 EV 및 EV 배터리 부문에 대한 투자가 주종을 이루었다. 반면 자동차 및 전자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에 대한 투자집중도는 다소 완화되었다. 또한 한국기업의 진출 분야가 바이오, 에너지, 방산,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범위로 확대되었다.
한국기업의 투자 진출과 수출에 있어 양(+)의 상관관계는 최근 10년간의 투자 진출에서도 확고하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이는 한국기업의 대규모 중동부유럽 투자가 이 지역에 대한 한국의 지속적인 수출 증대로 이어졌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것은 ‘해외직접투자로 인한 국내 산업의 공동화’라는 전통적인 우려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즉 글로벌 공급망 분절 시대에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확대될수록 국내 모기업의 정규직 고용과 매출이 오히려 증가한다는 최근 주요 분석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최근 중국과 V4 국가 간 관계는 경제적 이해와 정치적·전략적 요인에 의해 복잡미묘하게 변하고 있으며, 중국의 투자 양상도 V4 국가별로 상이하게 나타났다. 가장 친중적인 성향을 보인 헝가리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정책으로 V4는 물론 유럽 내에서도 중국의 중요 투자처로 중국기업의 진출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과 관계가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슬로바키아도 최근 전기차·배터리와 관련된 중국 투자를 유치하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EU의 대중 정책과 엇갈린 행보를 보이며 중국의 대중동부유럽 투자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폴란드와 체코는 EU의 대중 전략 방향과 연대성을 보이며 대중 관계에 보다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고, 중국의 투자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기업과 중국기업의 V4에 대한 투자 진출 현황은 투자국과 투자 시기 및 투자 부문, 주요 현안에 있어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기업은 2000년대 중반에는 자동차 산업을 필두로 체코와 슬로바키아 투자가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EV 배터리를 중심으로 폴란드와 헝가리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반면 중국기업은 2020년 이후 헝가리를 중심으로 EV 및 EV 배터리 부문의 대규모 투자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유럽의 제조업 생산거점을 V4에 구축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은 최근 V4 경제의 물가상승, 생산비 급증, 인력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최근 EV 및 EV 배터리 부문의 중국기업은 헝가리에 집중적으로 진출하여 현재 시제품 생산 단계에 있다. 곧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지만, EU 시민의 부정적인 대중국 인식 변화와 EU 차원의 대중국 규제에 직면해 있다.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 평가에서 나타난 당면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 기업 차원에서 ESG 경영 및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현지에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EU의 규제 대상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한 최근 EU 차원에서 경제안보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 EU 차원의 경제안보 전략 변화에 따른 새로운 규제 논의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고, 우리나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와 함께 최근 중국기업의 대규모 중동부유럽 진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양국의 차별성에 기반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은 중국의 대규모 헝가리 진출에 대응하여 V4 전반에 이미 구축된 우리의 협력 기반을 폭넓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헝가리를 제외한 나머지 3개국에서는 유럽의 글로벌 위탁생산기업(OEM)이 지정학적 위험과 EU와 중국 간의 잦은 긴장 때문에 중국기업에만 의존하고 싶어 하지 않는 점을 적극 활용하면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기업이 유럽에서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V4는 더 이상 역내에서 가장 저렴한 생산비와 인건비를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 이에 따라 제조업 중심, V4 중심의 중동부유럽 진출 전략 또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게다가 중국기업의 대규모 헝가리 진출로 기 진출 한국기업과의 경쟁 심화와 인력난 가중 등도 예상된다.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의 기본 틀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따라서 한국기업의 새로운 중동부유럽 중장기 진출 전략에는 첫째, 진출 목표 재점검, 둘째, 진출 지역 확대, 셋째, 진출 부문 다양화 및 심화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기업차원의 진출 전략과 함께 기업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고용 및 인력난, 중국기업과의 경쟁, 한·EU 협력 및 한·V4 협력, 현지 거주여건 개선 등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
유럽 방위산업 강화 전략과 한-EU 협력방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연합(EU)의 군사안보는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EU 차원의 통합 논의는 경제와 금융 부문에서는 고도로 발전해왔으나, 군사안보 분야는 회원국 고유 권한과 초국가적 주도권 사이..
오태현 발간일 2026.03.16
산업정책 EU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연구 구성 및 방법
제2장 유럽 방위산업 강화 전략
1. 유럽 방산정책의 진화
2. 러-우 전쟁 이후 방산 조달 및 산업 전략 변화
3. EU 방위산업 백서 및 후속 조치
제3장 EU 방산시장 구조와 산업 생태계
1. EU 방산시장
2. 방위산업 생태계: 주요국의 방산 기업 및 클러스터
3. EU 방산시장의 변화: M&A와 혁신
제4장 한-EU 방위산업 협력 가능성
1. 한국의 방산수출 주요 정책
2. 한국의 방산 경쟁력과 협력 가능성
제5장 결론
1. 연구결과 요약 및 평가
2. 한-EU 방산협력 정책 제언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연합(EU)의 군사안보는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EU 차원의 통합 논의는 경제와 금융 부문에서는 고도로 발전해왔으나, 군사안보 분야는 회원국 고유 권한과 초국가적 주도권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통합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 안보 지형은 큰 변화를 맞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유럽 대륙 내 전면전이 발생한 것은 물론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NATO에 대한 EU의 과도한 의존을 비판하며 방위비 증액 요구가 있었다. 이에 따라 EU는 자체적인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고 방위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자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방위태세를 구축하기 위한 방위산업 강화 전략을 발표하면서 EU 역내 방산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공동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닫기
러-우 전쟁 이전에도 EU는 상설구조화협력(PESCO), 유럽방위기금(EDF), 조정 연례 방위 검토(CARD) 등을 통해 회원국 간 협력을 모색해 왔다. PESCO는 회원국들이 더 긴밀하게 군사안보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는데, 현재 75개의 프로젝트가 개발 중에 있으며, EDF는 2021~27년 기간 중 80억 유로의 예산으로 혁신적인 방위기술 및 장비 개발을 지원한다. 유럽방위혁신계획(EUDIS)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혁신 산업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 이후 EU는 좀 더 적극적이고 즉각적이며 강력한 방위 분야 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탄약생산지원법(ASAP)」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100만 발의 포병 탄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역내 제조 역량 확대를 지원한다. 또한 방위산업전략(EDIS)은 EU 최초의 방위산업 전략으로, 회원국들이 ‘더 많이, 더 잘, 함께, 유럽에 투자’하도록 유인한다. 그리고 유럽안보행동계획(SAFE)은 무기 공동 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1,500억 유로 규모의 대출보증 프로그램으로, 기존 EU 차원의 어떤 기금보다도 규모가 크다. 또한 유럽방위산업프로그램(EDIP)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EU의 방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15억 유로 규모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와 공동 조달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EDIP은 유럽 방위기술 및 산업기반(EDTIB) 경쟁력 및 대응력 강화, 방위 제품의 적시 가용성 및 공급안보 향상, 우크라이나 방위기술 및 산업기반(DTIB) 지원으로 구성된다. 이는 유럽 방위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위기 상황에서 중요하고 필요한 물자를 즉시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공급망 시스템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EU의 방산시장은 분절화(fragmentation)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27개 회원국이 각기 다른 조달 체계와 규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범유럽적 조달 시장이 조성되는 데 큰 제약이 있다. 그 결과 2023년 6월 현재 EU 회원국의 무기는 76%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미국산 무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63%로 압도적이다. EU 회원국 중에서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방위산업이 구축되어 있는데, EU는 이 국가들을 중심으로 EU 역내 방위산업의 르네상스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이 과정에서 EU는 방위산업 혁신 로드맵을 통해 인공지능, 양자, 사이버, 우주 기반 시스템과 같은 파괴적 방위 기술이 전장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민간의 첨단기술을 방위 기술 분야로 신속히 도입하는 스핀온(spin-on) 개발 방식을 강조한다.
한편 한국정부는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첨단 방위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방위사업청은 2025~39년 국방기술기획서를 통해 AI, 유-무인 복합, 양자, 우주 등 10대 전략기술 확보 로드맵을 제시했다. 또한 ‘K-방산 수출펀드’ 조성과 세제 지원 확대를 통해 방산기업의 해외 진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 방산의 핵심 경쟁력은 대량 생산 능력, 빠른 납기, 가격 대비 높은 성능, 정부의 전폭적 지지에 있다. 특히 폴란드는 한국 무기 수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파트너로 부상했으며,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공격기 등 품목도 다양하다. 다만 첨단 분야의 핵심 기술 보유 수준이 최고 선진국 대비 82% 수준에 머물러 있어 핵심기술 고도화가 시급한 실정이며, 특정국에 집중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EU가 적극적으로 자체 방위역량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고, 특히 역내 방산기업에 대한 지원과 함께 공동 조달에 있어서 유럽산 비중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방산기업에는 유럽 수출에 대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한국과 EU의 방위산업 강점이 결합될 때 기대되는 시너지도 무시할 수 없다. EU는 첨단기술 우수성에서, 한국은 생산역량과 합리적 가격에서 각각 강점이 있다. 또한 EU는 전략적 자율성을 기반으로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역내 방위역량을 제고하는 데 있어서 한국은 모범적인 파트너이며, 이는 한국 방산기업에는 새로운 기회이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정책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동유럽 방산 클러스터 공동 구축으로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기존 한국의 주요 방산 수출 대상을 중심으로 유지관리·보수·운영(MRO) 및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여 Made in Europe 조건을 충족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방산기업은 동유럽 국가별 산업 생태계를 분석하여 그 역할을 차별화해야 한다. 폴란드는 전차 및 자주포 조립과 정비 중심지로, 루마니아는 포병 탄약 및 부품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여 수평적 공급망 형성을 통해 EU 전역에서 지속적인 주문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전략적 상호 절충교역(Off-set) 체계다.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기술 이전과 산업 협력을 결합한 모델을 설계하여 EU 시장 내 지속가능한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절충교역 인정 범위를 사전에 협의하고, 해당국의 과도한 기술이전 요구를 차단하는 기술보호 가이드라인을 한국의 방산기업에 제시해야 한다. 한편 기업은 기술 주권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단계적·조건부 기술 이전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 현지 기업과의 장기 계약 체결은 물론 기술훈련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EU 공급망에 자연스럽게 편입되는 전략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첨단 R&D 공동 개발이다. AI, 우주, 사이버 등 양측이 공통으로 중시하는 파괴적 혁신기술 분야에서 공동 R&D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테스트베드를 운영해야 한다. 한-EU 공동 방산혁신펀드를 조성하여 공동 투자 방식으로 기술 리스크를 분산하고, 국방과학연구소와 EU 연구기관 간 협의체를 통해 정찰위성, 군용 PNT(위치·항법·시간), AI 전장 실험 등의 공동 연구를 추진한다. 반면 기업은 AI 기반 전투관리체계나 드론 군집 운용 등에서 EU 기업과 다자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공동 시제품 제작에 참여한다. -
공급망 재편 시대 벵골만 산업 클러스터 분석과 활용전략
지정학적 마찰, 기후변화, 기술경쟁 등 다양한 글로벌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오랜 기간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구축한 글로벌 가치사슬의 취약성이 드러나자,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재편에 나..
김경훈 외 발간일 2025.12.30
경제개발, 산업정책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연구 필요성
3. 연구 범위 및 구성
제2장 벵골만 지역의 주요 산업
1. 개요
2. 인도 동남부
3. 인도 동북부
4. 방글라데시 남부
5. 말레이시아 서부
제3장 벵골만 지역의 핵심 산업 클러스터
1. 개요
2. 인도 동남부
3. 인도 동북부
4. 방글라데시 남부
5. 말레이시아 서부
제4장 벵골만 지역의 지정학적 공급망 불안 요인
1. 개요
2. 지정학적 공급망 불안 요인
제5장 결론
1. 요약
2. 정책 제언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지정학적 마찰, 기후변화, 기술경쟁 등 다양한 글로벌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오랜 기간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구축한 글로벌 가치사슬의 취약성이 드러나자,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중 갈등과 중국의 인건비 상승에 대응해 노동집약적인 제조업 생산기지를 중국 외의 국가로 이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벵골만 국가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노동집약적 제조거점이 일본에서 한국과 대만, 말레이시아와 태국, 중국과 베트남의 해안으로 이동하면서 아시아에 역내 가치사슬이 구축되었는데, 지경학적 변화와 함께 앞으로 벵골만 국가들이 아시아 역내 가치사슬에 더욱 빠르고 깊게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본 보고서에서는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벵골만 지역의 제조업 발전 현황과 경쟁력을 살펴보았다. 여러 개발도상국 정부가 인프라 부족, 비효율적인 행정 절차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육성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본 보고서에서는 벵골만의 산업 클러스터를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본 보고서에서는 벵골만 국가 중 인도,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태국도 중요한 생산 거점이지만 푸켓 등이 위치한 태국의 벵골만 지역에서는 관광업이 주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태국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미얀마의 경우 2021년 쿠데타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와 내전, 그리고 2025년 3월에 발생한 지진 피해 등을 고려했을 때 중단기적으로 우리 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되어 분석하지 않았다. 인도의 경우 경제 규모를 고려해 벵골만에 위치한 4개 주를 개별적으로 다루었다.닫기
2장에서는 벵골만 지역의 주요 산업을 분석했다. 인도에서 두 번째로 긴 해안선과 비옥한 평야를 가진 안드라프라데시주는 식품산업이 발전했다. 안드라프라데시주는 인도 식품 수출의 약 15%, 해산물 수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타밀나두주는 인도의 ‘디트로이트’, ‘전자제품 수도’로 불릴 만큼 자동차 산업과 전자산업이 발전해 있다. 타밀나두주는 인도 자동차 수출과 전자제품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동북부의 오디샤주와 서벵골주에는 광물과 에너지 등 자원 기반 제조업이 발달해 있다. 여러 국영기업이 이 지역에 생산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주요 민간 철강업체도 이 지역에 생산 거점을 갖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핵심 산업은 의류 산업으로, 의류 수출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이다. 의류 산업은 방글라데시 전체 수출의 85%, 제조업 종사자의 1/3을 차지한다. 방글라데시는 선박 해체 산업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갖고 있고, 제약산업도 빠르게 성장해 왔다. 말레이시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산업화 역사가 길고 기술 수준이 높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산업은 50년 이상의 역사가 있고, 후공정 부문에서 10% 이상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벵골만 지역에서 경쟁우위가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와 함께 아시아의 안행형(flying geese pattern) 산업화가 벵골만 지역을 중심으로 다음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3장에서는 벵골만 지역의 주요 산업전략과 산업단지를 분석했다. 과거 여타 아시아 국가에서와 같이 벵골만 지역에서도 항만 지역의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제조업이 발전하고 있다. 벵골만 지역에 있는 국가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모두 산업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째, 벵골만 지역의 산업화 전략은 단순히 목표를 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우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중단기 목표와 함께 육성하려는 산업 분야, 투자 및 개혁 정책, 보조금 규모와 그 조건, 담당기관 등 세부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연계된 하위 정책과 실행 계획도 이어서 발표하고 있다. 둘째, 벵골만 지역의 정부는 ‘현재 경쟁우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과 ‘미래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즉 벵골만 지역의 정부는 비교우위 순응형 전략과 비교우위 일탈형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는 실용적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셋째, 벵골만 지역의 산업전략은 산업단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단지를 육성하는 주요 목적은 다양한데, 생산비용 감축, 혁신, 산업 생태계 구축, 고용, 경제안보, 포용 등의 목적이 제시된 바 있다. 벵골만 국가들은 산업단지 구축을 통해 공장부지와 선진국 수준의 인프라를 제공하고 기업 친화적인 사업환경을 제공하면서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어 벵골만 지역의 산업단지 현황을 살펴보았다. 기초 정보가 공개된 산업단지 기준으로 벵골만에 최소 1,459개의 산업단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많은 산업단지가 있지만, 벵골만에 제조업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공장 부지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기존 산업단지가 포화상태에 빠지자, 벵골만 지역의 정부는 산업단지 확충에 나서고 있다. 기존 산업단지를 기준으로 주변에 산업단지를 추가 설립하는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전략과, 산업회랑(industrial corridor)에 따라 복합(multi-modal) 인프라와 여러 산업단지를 동시에 신설하는 전략을 발견할 수 있다. 첨단 또는 하이테크 산업단지로 개발되는 일부 산업단지에서는 디지털, 교육, R&D 인프라 구축이 개발전략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산업단지 구축을 담당하는 기관을 살펴보았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산업단지가 제조업 발전을 가로막는 시장실패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있고, 대부분 산업단지 개발을 전담하는 공공기관이나 국영기업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아직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민간기업이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산업단지도 있다. 정부는 민간기업을 산업단지 개발에 참여시키기 위해 합작사를 공동 설립하거나, 인프라 관련 비용과 토지를 지원하기도 한다.
이어 각 지역의 대표적인 산업단지 사례를 분석하였다. 산업단지는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의 스리 시티와 타밀나두주의 마힌드라 월드 시티는 도시 단위로 산업단지가 개발된 사례이고, 오디샤주의 PCPIR과 NIMZ는 넓은 산업지역 단위로 개발된 사례이다. 방글라데시의 시타쿤다 야드 벨트와 카르나풀리 경제특구는 조선업과 선박 해체 산업의 가치사슬을 연계하며 개발된 사례이고, 말레이시아 페낭주의 반도체 산업단지들은 선도 산업단지가 포화됨에 따라서 비슷한 지역과 산업 분야에서 신규 단지가 개발된 사례이다.
다음으로는 산업단지의 이해관계자를 분석했다. 앞서 언급한 산업단지 개발을 전담하는 공공기관이나 국영기업이 핵심 이해관계자로 식별되었고, 규제 개혁이나 인프라 운영 등 사업환경 전반에 걸쳐 역할을 맡고 있는 다른 정부기관도 중요한 이해관계자이다. 산업단지 안에는 국내외 기업들이 입주해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기업의 의견을 대변하는 산업단체도 주요한 이해관계자라고 할 수 있다. 기술 수준이 높은 산업단지의 경우 교육기관과 연구기관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환경 및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시민단체도 산업단지 생태계의 이해관계자라고 할 수 있다.
4장에서는 벵골만 지역의 주요 지정학적 리스크를 살펴보았다. 최근 벵골만의 지경학적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국-중국, 인도-중국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국방과 안보 중심으로, 인도와 중국은 이에 더해 경제적・물리적 연결성 차원에서 벵골만 지역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본 보고서는 방글라데시 몽글라항 관련 리스크, 스리랑카 함반토타항 관련 리스크, 공해상 불법 행위, 해저 케이블 장애, 인도-방글라데시의 외교적 마찰 등 다섯 가지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을 도출해 분석했다.
5장에서는 벵골만을 활용하기 위한 정책을 제언했다. 벵골만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한국 대기업들이 벵골만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비해 중소기업의 진출은 제한적이다. 최근 한국 대기업들이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무역적자를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으로, 이에 대응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 진출을 통해 현지 공급망을 확대 및 심화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중소기업의 벵골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벵골만 산업단지 정보 플랫폼’을 구축해 산업단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 유관기관은 벵골만의 산업단지 개발기관과 우리 기업이 네트워킹할 수 있는 행사도 추진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한국정부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통해 벵골만 산업단지에 진출하는 기업들을 직접 지원할 수 있다. 중국에 집중된 생산시설을 제3국으로 이동하는 P턴 기업이 경제안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투자를 벵골만에서 진행할 경우, 정부가 정책금융과 컨설팅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벵골만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 제도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강대국 및 역내 국가 간 외교안보 관계, 공해상 불법행위, 해저 연결망과 관련된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관련 이슈는 본 연구의 범위에서 벗어나서 깊게 다루지는 못했는데, 벵골만 지역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련 리스크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정부는 벵골만 지역의 산업단지 구축을 공적개발원조를 활용해 지원할 수 있다. 최근 한국의 원조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사업의 대형화와 패키지화가 주요한 전략으로 강조되고 있으며,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전략적 개발협력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산업단지 개발 지원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에 적합한 분야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구축에 필요한 제도적 협의를 벵골만 국가의 정부와 진행하고, 이후 정책 컨설팅, 인프라 개발, 산업훈련 사업을 포함한 유무상 원조 패키지를 추진해 볼 수 있다. -
일본의 반도체 공급망구조 변화와 한국에 대한 시사점
2020년대 들어 일본정부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對中) 수출규제 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 차원과 산업정책 관점에서 반도체 공급망 강화 시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1년 5월 제정된 「경제안전보장추진법」상 공급망 강화 시책, 2021..
김규판 외 발간일 2025.12.30
경제안보, 경제협력 일본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연구 목적 및 구성
3. 선행연구 검토 및 본 연구의 차별성
제2장 일본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1. 일본 반도체산업의 성장과 쇠락
2. 일본의 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
3. 소결
제3장 일본의 반도체 전략 추진 현황과 과제
1. 기본전략
2. 반도체 제조기반 확충
3. 차세대 반도체 프로젝트
4. 인재육성ㆍ인프라 지원
5. 소결: 평가와 전망
제4장 일본의 반도체 공급망 구조 변화 분석
1. 분석 배경 및 방법론
2. 일본 반도체산업의 투입 구조 변화
3. 일본 반도체산업의 수입 구조 변화
4. 소결
제5장 한일 간 반도체 산업협력 현황
1. 반도체 산업협력
2. 일본 반도체 관련 기업의 대한국 공급망 연계와 기업 성과
3. 소결: 요약 및 시사점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일본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2. 일본의 반도체 부흥 전략
3. 일본의 반도체 공급망 구조
4. 한일 간 반도체 산업협력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2020년대 들어 일본정부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對中) 수출규제 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 차원과 산업정책 관점에서 반도체 공급망 강화 시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1년 5월 제정된 「경제안전보장추진법」상 공급망 강화 시책, 2021년 6월 발표한 「반도체ㆍ디지털산업 전략」(2023년 6월 개정), 그리고 2024년 11월의 「AIㆍ반도체산업 기반강화 프레임」은 일본의 반도체 공급망 구조에 일대 혁신을 초래할 정부정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닫기
본 연구에서는 일본정부의 반도체산업 부활 전략에 주목하면서, 먼저 일본의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제품 및 제조공정별 세계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평가하여 한일 간 반도체 생태계의 협력ㆍ보완 영역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둘째, 일본의 반도체 전략 중에서 차세대 반도체 프로젝트(Rapidus/LSTC 설립, 반도체 제조공정별 R&D 지원, AI 반도체 개발)에 주목하여 한일 간 산업협력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영역을 도출하는 데 연구초점을 맞추었다. 셋째, 일본의 반도체 공급망 구조를 외부의존도 관점에서 분석하여 한일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협력 공간을 발견하였다. 마지막으로 한일 간 반도체 산업협력의 현주소(무역ㆍ투자 관계,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의 협력 현황)를 짚어봄으로써 향후 한일 산업협력의 방향성을 가늠해 보고, 특히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반도체 기업의 경영활동과 성과를 계량 분석하여 우리 정부의 일본자본 유치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의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설계ㆍ제조 분야에서 이렇다 할 팹리스와 파운드리가 부재한 가운데, 주요 반도체 제품(메모리반도체, 전력반도체, CMOS 이미지센서, MCU)과 반도체 제조장치(열처리장치, 코터ㆍ디벨로퍼, 세정장치, 마스크 검사장치, CD- SEM), 그리고 반도체 재료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반도체 재료의 경우 실리콘웨이퍼,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세정액, CMP 슬러리, 절연막재료, 타깃재, 에칭가스와 같은 전공정 재료뿐만 아니라 패키지기판 재료, 다이싱재료, 본딩재료, 봉지재 등 후공정 재료시장에서 일본계 기업이 석권하고 있다. 둘째, 일본의 반도체 부활 전략 중 본 연구에서 가장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차세대 반도체 프로젝트(Rapidus,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개발)와 AI 반도체 개발이다. 특히 일본의 반도체산업 부활 전략은 Rapidus의 성공 여부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현재 Rapidus가 직면한 과제로 자금조달 문제, 2나노급 반도체 양산 문제, 고객확보 문제, 인재확보 문제 등을 지적하였다. 셋째, 일본정부가 반도체 전략을 수립하기 전후 기간인 2018~24년을 대상으로 일본 반도체산업의 투입 구조 분석과 반도체 수입(輸入) 구조 분석을 통해 일본의 반도체 공급망 구조 변화를 분석한 결과, 반도체산업 중 집적회로 분야뿐만 아니라 반도체 재료와 원료 분야에서도 외부의존도가 높다는 점, 다만 반도체의 중간 투입재 중 연마제, 산업 플라스틱 제품, 유리가공제품 등 일부 재료(소재) 품목에서는 외부의존도가 낮을 뿐 아니라 국산화율이 매우 높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일본의 반도체 수입 구조에서는 반도체 완제품의 대대만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 실리콘카바이드(중국, 89%), 인산ㆍ폴리인산(중국, 90%), 형석(중국, 73%), 불화수소(중국, 97%), 황린(베트남, 99%)과 같은 일부 반도체 원료의 경우 특정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넷째, 한일 간 반도체 산업협력은 한국의 대일본 수입과 일본의 대한국 직접투자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먼저 한국의 대일본 반도체 수입에서는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의 영향이 크지 않았으며, 양국 반도체 기업 간 상호의존성이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일본계 기업의 대한국 직접투자에서는 2010년대 이후 화학공업과 전기ㆍ전자 부문에 대한 투자액이 전체 제조업의 60.0%를 차지할 정도로 그간 한국정부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전략이 일본의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는 데 유효하였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일본 국내에 주요 고객이 존재하지 않는 일본계 화학기업들이 한국 내에 부품ㆍ소재 공장 설립을 확대하고 있음도 확인하였다. 다만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반도체 소재ㆍ부품ㆍ장비 기업 43곳을 대상으로 한 통계ㆍ계량 분석에서는 일본의 대한국 직접투자에 다음과 같은 특징과 한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첫째, 투자분야는 반도체 재료와 제조장치에 집중되고 있으며, 기술 협력은 대체적으로 한국의 대기업이 자사의 생산능력과 일본의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둘째,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 내 일본계 반도체 기업의 매출은 연평균 20% 수준, 고용 종업원 수도 유사하게 13.8~17% 증가한 반면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셋째, 일본계 반도체 기업의 한국 내 경제적 활동이 한국 반도체 기업의 경영 성과(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본 연구에서는 위와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일 반도체 협력 분야로서 일본 내에서의 후공정 패키지 기술 공동개발과 AI 반도체 분야 협력 두 가지를 제시하였다. -
기업 자료를 활용한 한·아세안 가치사슬 분석과 시사점
2020년대 들어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의 정치 불안정 등 지정학적 위험이 증대되면서 글로벌 밸류 체인 재편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이충열 외 발간일 2026.01.13
공급망, 산업정책 ASEAN목차국문요약닫기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및 차별성
제2장 국제 산업공급망/가치사슬 형성 및 기업 협력의 이론적 분석
1. 산업공급망/가치사슬 형성 이론
2. 국제 기업 협력 이론
제3장 아세안 산업/무역의 공급망/가치사슬 분석
1. 아세안 경제 및 산업과 공급망/가치사슬
2. 아세안의 무역과 공급망/가치사슬
제4장 아세안 기업의 공급망/가치사슬
1. 아세안 기업의 특성별 구분
2. 아세안의 상장기업
3. 아세안의 비상장기업
4. 아세안의 기업 활동 종합
제5장 한·아세안 공급망/가치사슬 구축
1. 한국과 아세안 경제/산업/기업의 특성과 공급망/가치사슬
2. 한국과 아세안 공급망/가치사슬 협력의 구조와 정책 방향
참고문헌
부록
1. 제조업 분류 기준
2. 무역지수별 설명 및 결과표
3. 아세안의 무역구조와 생산 분절화 모형 추정
4. 아세안 주요 비상장기업 현황
Executive Summary국문요약2020년대 들어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의 정치 불안정 등 지정학적 위험이 증대되면서 글로벌 밸류 체인 재편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정치·경제적 갈등은 그동안 중국을 중요한 가치사슬 혹은 공급망으로 활용하였던 우리나라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 이때 아세안이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면서 한국과 보다 적극적인 가치사슬 및 공급망 형성 가능성이 부각되었다.닫기
한국과 아세안 간의 국제공급망 및 가치사슬 연구는 크게 (1) 한국과 아세안 국가의 전반적인 산업구조를 분석하고, 양 지역 간의 보완성 및 대체성을 살펴보는 연구와 (2)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의 전반적인 무역 관계를 살펴보는 연구로 구성되었다. 이 연구들이 과거 20년 이상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과 아세안 간 무역 및 투자가 크게 증가하였고, 1인당 GDP, 임금, 자원부존량 등 경제 여건의 차이에 따라 상호 보완적인 가치사슬이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들 연구는 국가와 산업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공급망의 주체인 기업의 활동과 형태에 대한 분석을 포함하지 않았다. 실제로 업종별 기업들의 형태나 아세안 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 외국계기업 등의 형태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이다. 아세안 기업 분석을 통하여 한국과 아세안 간 가치사슬의 형태와 특징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과 아세안 간 기업 자료를 기반으로 한 밸류 체인 분석이 부족한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개별 국가별로 기업에 대한 통계와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세안 국가 대부분의 1인당 소득이 낮은 가운데 지배구조 면에서 투명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대부분의 자료가 공시되지 않는다. 상장기업은 그나마 거래소의 규정에 따라 기업 자료가 공개되지만, 국제기준의 회계제도가 정착되어 있지 않아 이들 통계에 대한 신뢰성은 높지 않다. 또한 많은 기업이 비상장 상태로 운영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 비상장기업은 기업 자료를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일부만 제공한다.
둘째, 개별 국가 차원에서 통계 습득이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아세안과 같은 여러 나라를 포함한 지역 내 통계를 수집하여 분석하는 것은 너무도 방대한 작업이다. 아세안은 10개국으로 구성되었고, 이 국가에 포함된 기업 수도 매우 많다. 따라서 이러한 기업 통계를 모두 수집하여 분석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으로, 연구자가 단독으로 수행하기 쉽지 않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아세안 기업의 포괄적인 자료를 수집하여 다음과 같은 분석을 시도하였다. 첫째, 아세안 상장기업의 자료를 종합하였다. 아세안 9개국 증권거래소를 통하여 개별 기업의 자료를 습득한 후 이를 분석하였다. 이때 개별 기업의 자료는 자산과 부채, 수익률 등 일부 재무 자료에 제한되었다. 각국 기업 자료를 비교·분석하려면 기본적인 공통 프레임이 필요한데, 이를 재무 자료로 사용한 것이다.
둘째, 아세안 비상장기업의 경우 각국의 대표 비상장 대기업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였다. 이때 이들 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재무 자료를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문이나 잡지, 홍보물, 웹사이트 등과 같은 공개된 자료를 사용하였다. 한편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여러 연구자가 제공하는 중소기업의 특징을 활용하고 전문가 인터뷰를 통하여 분석하였다.
셋째, 한국과 아세안 기업 간 협력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현지에 진출한 일본계와 중국계 기업의 현황을 조사하였다. 이들 외국계 기업은 대부분 비상장 기업으로 공신력 있는 통계자료가 제한적이었으나, 신문·잡지·홍보물·웹사이트 등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자료를 사용하였다.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아세안 현지 상장기업은 주로 ① 내수 중심의 서비스 부문, ② 제조 산업의 식품 부문, ③ 광업 내 원자재 개발을 통한 수출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아세안 상장기업 중 제조업종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업종은 식료품 제조업이고, 이어서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1차 금속, 고무 및 플라스틱 제조업으로, 주로 농식품 가공업이나 천연자원 가공업으로 나타났다.
둘째, 아세안 내 비상장 대기업은 크게 내수와 자원 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① 소매, 부동산, 식품 등 내수 기반의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거나, ② 석유, 석탄, 코발트, 리튬 등 자원 및 에너지 개발 등에 참여하면서 독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었다. 또한 아세안 내 비상장 대기업은 가족 중심의 경영 및 정치권과의 유착 등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갖는다.
셋째, 아세안 내 중소기업은 나라마다 ‘중소기업’ 정의에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규모가 매우 영세한 가운데 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은 금융 접근성이 제한되고, 낮은 기술 기반, 디지털 기술 활용 부족, 저생산성의 문제점을 갖는다.
넷째, 아세안 내 외국계 기업 중 일본계 및 중국계 기업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었다. 일본계 기업은 1990년대 초부터 아세안에 진출하여 전기·전자, 자동차 부문에서 지역가치사슬을 형성하였고, 현지 인프라 구축과 교육훈련 사업을 추진하는 등 현지화 과정을 거쳤다. 반면 중국계 기업의 아세안 진출은 일본이나 한국 기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늦은 2010년대 이후에 이루어졌다. 이는 일대일로 정책, 미국과의 무역 마찰 해소를 위한 중국정부의 정책 변화와 기업의 경제적 유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특정 국가 중심의 대규모 사업으로 평가된다. 중국계 금융기관의 자금을 활용하여 원자재 관련 대형 인프라 사업도 동시에 수행하였다.
다섯째, 아세안 내 한국계 기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었다. 이들의 아세안 진출은 1990년대 한국 내 사양산업인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시작되어 2000년대에 본격화되었고, 최근에는 전기·전자 및 자동차 분야로 확대되며 일부는 현지 천연자원을 활용하는 목적으로 진출하였다. 한국계 대기업은 대부분 제조업 분야에서 현지 공장을 운영하며, 한국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해 현지에서 최종재를 생산한 뒤 제3국으로 수출한다. 또한 한국계 중소·중견 기업의 상당수는 한국계 대기업의 협력업체로서 현지 공장을 통해 한국계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품과 중간재를 공급한다. 한편 한국계 대기업 및 중견 기업은 현지에서 부품을 구입하여 활용하는 비율이 높지 않았으며, 한국계 중소기업은 주로 노동집약적인 제조업 부문에서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현지 한국계 대기업에 부품을 제공하거나 하청 업무를 담당한다.
한국과 아세안 간 공급망의 향후 변화 형태는 아세안 기업의 업종과 역할 변화에 대한 가정에 따르게 된다. 하지만 많은 아세안 기업이 현재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하여 아세안 기업들의 제조업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아세안과의 공급망 혹은 가치사슬 구축은 현지의 한국계 기업이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한국정부는 현지 한국계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 아세안 노동자의 임금이 계속 상승하고, 지대·운송비 등 비용 상승 요인이 발생할 경우 아세안 내 한국계 기업의 수익성은 계속 떨어질 것이고, 급기야 아세안에서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아직까지 중남미나 인도 및 아프리카 등 타 지역이 아세안을 대체할 지역으로 부상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아세안에 노동생산성 향상 및 기업 효율성 개선을 위한 정책을 한국 기업과 정부가 추진하여야 하는 것이다.
아세안 내 한국계 기업의 수익성 악화 및 생산기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현지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물류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첫째, 아세안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는 아세안 노동자를 단순 노동자에서 숙련 노동자, 혹은 최소한 중·저 기술 노동자로부터 고생산성 노동자로의 업그레이드를 의미한다. 둘째, 아세안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경영 컨설팅이 필요하다. 이는 아세안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현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 컨설팅을 의미한다. 셋째, 한국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나 경영 능력이 우수한 한국계 대기업이 공급망 내에 있는 현지 중소기업 및 한국계 중소기업과 협력하는 것이다. 넷째, 현지 물류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하여 아세안의 항만 및 도로 등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여야 한다. 신규 고속도로 건설, 항만 시설 확충, 통관 시스템 전자화, 전력 시설 확보 등의 사업을 통하여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다섯째, 새로운 공단 및 자유무역지대 건설을 통하여 임대료 및 물류비 상승을 억제하여야 한다. 국내 기업이 향후 새로운 협력을 추진하려면 각종 인프라가 갖추어진 새로운 산업공단이나 자유무역지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세안의 한국계 기업 지원이나 현지 지원이 한국의 경제성장을 위한 공급망 구축 혹은 가치사슬 형성 정책의 일환이라는 점을 한국 정부와 국민이 인식하여야 한다.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는 다수의 정치인, 공무원, 그리고 국민 들이 국제무역을 ‘국내에서 생산된 물건을 해외에 판매하는 행위’로 한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며,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이 국제시장에서 상호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글로벌 가치사슬이 심화된 오늘날의 국제 무역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정부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활용하여 국제무역의 구조적 변화와 기업 활동의 실질적 양상을 정치권, 행정조직, 그리고 국민 전반에 체계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특히 아세안 지역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궁극적으로 국내에 기반을 둔 한국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는 점을 정부와 국민이 인식할 수 있도록 전략적이고 지속적인 홍보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아세안 지역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의 ODA 사업 집행액 가운데 약 23.8%가 아세안 지역에 배분되고 있으며, 수원국별 지원 규모를 기준으로 살펴볼 경우 인도네시아(2위), 베트남(3위), 캄보디아(4위), 필리핀(5위), 라오스(6위) 등, 상위 10위권 내에 아세안 국가가 5개국이나 포함되어 있다. 이는 아세안이 한국 ODA 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전략적 중요성이 상당함을 시사한다. 아세안 국가들에 ODA 자금을 지원할 때 현지의 한국계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추진한다면, 가치사슬 형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한국과 아세안 간의 정치 및 재계의 인적 교류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 아세안 간의 협력은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이해는 결국 활발한 인적 교류를 통해 형성된다. 따라서 한국과 아세안 정치·경제계 인사들의 정기적인 포럼이나 세미나 등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한국과 아세안 간 젊은 세대의 교류와 전문가 간 학술회의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젊은 학생들은 결국 미래 비즈니스를 주도할 인력인바 이들의 교류는 향후 협력의 기반이 될 것이다.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표시기준 (공공누리, KOGL) 제4유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금지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정책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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