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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외정책과 연계성 제고를 위한 전략적 ODA 추진방식 개선방안 연구
    대외정책과 연계성 제고를 위한 전략적 ODA 추진방식 개선방안 연구

    본 연구의 목적은 최근 주목받는 ‘전략적 ODA’의 개념을 규정하고, 전략적 ODA 추진을 위한 우리나라 ODA 추진체계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 선행연구 분석을 토대로 전략적 ODA를 정의하고, 전략적 ODA 추진을 위해 필요한 기획-실행-성과관..

    정지원 외 발간일 2023.12.29

    ODA, 대외원조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2. 연구 차별성
    3. 연구 구성

    제2장 전략적 ODA에 대한 이론적 논의
    1. 전략적 ODA 개념 정의
    2. 전략적 ODA 추진을 위한 고려사항

    제3장 주요 공여국의 전략적 ODA 추진 사례
    1. 미국
    2. 독일
    3. 일본
    4. 캐나다
    5. 네덜란드
    6. 덴마크

    제4장 전략적 ODA 관점에서 본 우리나라 ODA 추진방식
    1. 우리나라 ODA 추진체계
    2. 전략적 ODA 추진 여건 분석

    제5장 전략적 ODA 추진방식 개선방안
    1.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2. 개선방안

    제6장 결론

    참고문헌

    부록
    1. OECD 개발원조위원회 정책일관성 논의 경과
    2. 전략적 ODA에 관한 전문가 설문조사 응답자 현황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본 연구의 목적은 최근 주목받는 ‘전략적 ODA’의 개념을 규정하고, 전략적 ODA 추진을 위한 우리나라 ODA 추진체계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 선행연구 분석을 토대로 전략적 ODA를 정의하고, 전략적 ODA 추진을 위해 필요한 기획-실행-성과관리 단계별 고려사항을 도출하였다. 개선방안은 전략적 ODA 관점에서 우리나라 추진 여건 평가와 주요 공여국 사례분석, 국내 개발협력 전문가 의견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였다. 본문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2장에서는 경영학, 행정학, 정치외교학 분야의 선행연구를 검토하여 ‘전략’과 ‘전략적’에 대한 학술적 개념을 정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전략적 ODA를 ‘대외정책 목표달성 수단으로서의 ODA, 차별적 경쟁력을 보유한 ODA, 소기의 성과를 도출하도록 목표와 행동계획이 체계화된 ODA’로 규정하였다. 이와 같은 정의에 따라 전략적 ODA를 추진하기 위한 체계를 기획-실행-성과관리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에서 고려사항을 도출하였다. 기획 단계에서는 최상위 비전부터 전략목표와 세부 목적을 거쳐 성과지표에 이르는 체계적인 구성과 기획능력, 주관 및 유관 부서 간의 조정과 협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행 단계에서는 전략목표를 실행 가능한 단위로 세분화하고, 그에 따른 조직 구성, 전략 실행을 위한 예산계획과 주기적 이행 현황 점검을 고려사항으로 도출하였다. 마지막으로 성과관리 단계에서는 성과목표와 지표 설정의 필요성, 성과에 관한 정보공개 등을 전략적 ODA 추진을 위한 고려사항으로 제시하였다.

    제3장에서는 앞에서 도출한 전략적 ODA 추진을 위한 단계별 고려사항을 분석의 틀로 삼고, 양자 ODA 상위 공여국 사례조사 결과를 정리하였다. 미국은 국무부와 USAID를 중심으로 결과기반관리(MfR: Managing for Results) 원칙에 따라 기획, 실행, 성과관리 전반에서 본 연구가 제시한 전략적 ODA 추진을 위한 고려사항들을 실행하고 있다. 독일에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 중 유일하게 개발협력 전담 부처가 존재하며, 그와 동시에 지방정부, 민간부문 등 다양한 주체가 개발협력에 참여하므로 동일한 개발협력 목표를 향한 실행주체 간 메커니즘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일본은 국익을 ‘개발협력헌장’에 명시하고, 국익 또는 외교적 관점의 기준을 자국 ODA 성과 평가 시 고려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캐나다는 개발협력 목표에 따라 부처 또는 기관별 역할을 구분한다. 예를 들면 개도국 민간부문 개발을 위해 자국 개발금융기관이 다양한 금융수단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캐나다 기업의 진출도 도모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개발협력과 기업의 해외진출을 고려한 무역 연계를 위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으며, 분석 대상 공여국 중 관련 성과 프레임워크와 정보공개 체계를 가장 참고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 선도국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덴마크는 개발협력에서도 일관된 기조를 보이면서 관련 전략 마련은 물론 별도의 예산을 배분하여 성과 도출을 위해 체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제4장에서는 전략적 ODA 관점에서 우리나라 ODA 추진체계를 평가했다. 우선 우리나라 국제개발협력의 법과 제도적 체계를 설명하고, 유무상으로 구분되어 있는 추진절차를 상세히 정리하였다. 2010년 「국제개발협력기본법」 제정 이후 우리나라 ODA 시스템은 개선되어왔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 정의한 대로 대외정책 목표달성에 기여하고, 현지에서 차별적이고 경쟁력이 있으며, 성과 도출을 위한 목표와 행동계획이 체계적인 전략적 ODA 추진을 위해서는 개선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 장에서도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기획, 실행, 성과관리 단계별 문제점을 그동안 발표한 정부 정책문서 비교·분석을 바탕으로 제기하였는데, 5년 주기로 발표되는 최상위 실행전략(예: 종합기본계획)을 통한 기본법상 국제개발협력 기본목표의 실현 가능성, 다수의 세부 주제·분야, 국가·지역 전략 간 조화, 전략에 기반한 ODA 사업 승인 기준이 그것이다.

    제5장에서는 ‘전략적 ODA’와 ‘전략적 ODA 추진을 위한 우리나라 ODA 추진체계 개선과제’에 대한 전문가 의견조사 결과를 소개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전문가 의견조사의 취지는 전략적 ODA 개념에 대한 국제개발협력 학계 및 기관 종사자의 인식을 확인하고, 이 연구가 제시한 전략적 ODA 추진을 위한 고려사항과 관련된 개선과제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전문가들은 전략적 ODA 추진을 위해서는 기획 단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전략적 ODA 기획의 주체 부재, 총괄-주관-시행기관 역할 불분명, 주체 간 상호조정의 필요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전략적 ODA 실행을 위해서는 현재 40여 개 이상의 기관이 ODA를 실행하는 상황에서 ‘통합적 접근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도출되었다. 성과관리 개선과제로는 ‘전략적 ODA의 목표를 수립하고, 목표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단기·중기·장기 성과관리 계획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점이 제기되었다.

    본 연구는 전략적 ODA 추진을 위해 다음과 같은 추진체계 개선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전략적 ODA 기획을 위해서는 대외정책 주요 수단으로서 ODA에 대한 인식, 국가 대외정책에 관한 고위급 의사결정 과정에 국제개발협력 전문가 참여, 대외정책 기조를 반영한 통합적 개발협력 프로그램 기획을 위한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실질적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 둘째, 단년도 개별 사업단위 예산심의 구조는 ODA 추진에 있어 근본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과제로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는데, 전략적 ODA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프로그램에 한해서라도 별도의 예산을 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시행기관별로 다양한 지원유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성과관리는 전략적 ODA의 성공적인 이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초기에 설정한 성과목표의 이행이 측정 가능한 지표에 의해 점검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상위전략의 목표가 전략적 ODA 세부 프로그램의 목표와 연계되어 관리·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연구브리핑
  • 에너지안보 강화와 탄소중립을 위한 한국의 대응방안
    에너지안보 강화와 탄소중립을 위한 한국의 대응방안

    국제사회는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하는 문제’와 ‘탄소중립 도달’이라는 두 가지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 연구는 에너지 전환 관점에서 에너지안보에 접근하고,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주요 쟁점과 국제협력 사례를 종합적으로..

    문진영 외 발간일 2023.12.29

    에너지산업, 환경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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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3. 연구 범위와 구성

    제2장 탄소중립 이행과 에너지안보 문제
    1. 에너지안보와 에너지 전환
    2. 최근 에너지시장의 특징 및 주요국 대응
    3. 국내 탄소중립 및 에너지안보 관련 정책

    제3장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대응에서의 주요 쟁점 분석
    1.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2. 핵심광물 공급망
    3.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를 위한 지원

    제4장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차원의 국제협력
    1. 주요 쟁점별 국제협력
    2. 주요 다자협력 쟁점 및 기회 분석

    제5장 결론
    1. 요약 및 시사점
    2. 탄소중립을 고려한 에너지안보 대응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국제사회는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하는 문제’와 ‘탄소중립 도달’이라는 두 가지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 연구는 에너지 전환 관점에서 에너지안보에 접근하고,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주요 쟁점과 국제협력 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토대로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에너지안보를 제고하는 대응방안을 제시하였다.

    먼저 2장에서는 에너지 전환 관점에서 에너지안보 개념을 정리하였다. 에너지안보에는 에너지 가용성 및 접근성, 가격적 측면(affordability)과 환경적인 지속가능성을 감안한 수용성(acceptablity)이 포함된다. 청정에너지 전환기에 기존 화석연료에 대한 가용성과 접근성은 청정에너지에 대한 가용성과 접근성으로 연결된다.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서도 가격적인 요인이 중요하며,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고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개별 국가 차원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국제협력은 에너지 전환을 제고하면서 글로벌 차원의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바탕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최근 에너지시장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전방위적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천연가스 공급 감소 및 가격 폭등으로 ‘에너지안보’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은 Fit for 55 패키지, REPowerEU 계획 발표 등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공급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기후정상회의 개최 등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리더십 회복에 주력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기후변화를 핵심 지원 대상으로 포함하는 등 산업 지원정책에서도 기후변화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경제구조의 저탄소화 측면에서 에너지 전환을 모색해왔고, 최근 에너지안보 이슈가 본격적으로 다루어지면서 탄소중립뿐 아니라 에너지안보를 고려한 정책과 대외전략 등을 발표하고 있다.

    3장에서는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대응을 위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핵심광물 공급망, 투자 및 제도적 지원 차원에서 주요 쟁점을 살펴보았다. 먼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변동성 재생에너지(VRE) 비중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에너지 저장장치, 수요관리, 분산에너지 시스템 등의 조치로 변동성을 보완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도모해야 한다. 또한 원자력, 청정수소, 바이오연료, CCUS 등 첨단에너지 부문 중 아직 초기 연구개발 단계인 기술의 상용화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전환기적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천연가스와 원자력의 장점과 한계를 고려하여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대응을 위한 에너지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편 배터리, 재생에너지 등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안정적 조달문제를 정책적으로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핵심광물의 수요는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나, 생산지 분포가 특정 국가에 집중되어 있어 안보환경 악화 및 무역제재 등의 위험요인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핵심광물이 주요 전략자산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핵심광물을 확보하려는 노력과 함께 수출통제 조치를 이행하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를 촉진하는 시장 및 제도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공공 및 민간의 투자 규모를 좀 더 확대해야 하며, 에너지 전환 여력이 부족한 개도국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또한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추진 과정에서 취약계층과 취약산업을 포용하는 이른바 공정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끝으로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설계되었던 기존 전력망과 전력 시스템을 변화하는 에너지믹스를 고려하여 좀 더 유연하게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

    4장에서는 탄소중립 및 에너지안보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실태를 앞서 도출한 주요 쟁점별 국제협력 사례와 주요 다자협력에서의 주요 의제 및 기회 요인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쟁점별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핵심광물 공급망의 안정화와 관련하여 현재 주요국들은 양자·다자 공급망 협의체 구축,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활용한 국경 간 투자 촉진 지원, 공급망 제한조치 우회를 위한 양자·다자 통상협정 체결 등 다양한 국제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신에너지 관련 기술을 선도하는 일본, EU 등은 에너지 전환을 위해 그린수소와 친환경 연료에 특화된 국가 간 기술협력 사업을 추진하며 국제표준 수립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청정에너지 및 에너지 전환 관련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국제협력, 특히 개도국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경감하고 초기 투자를 지원하는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에 따르면 다자협력 이니셔티브, 특화기금, 민간주도 이니셔티브, 투자환경 개선 및 역량배양 등 다양한 목적과 형태의 투자협력 사례가 확인되었다.

    한편 다자 차원의 쟁점과 협력 기회를 도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는 필라 3(청정경제)에서 청정경제 시장 활성화와 공급망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고, G20은 에너지 전환과 순환경제 활성화에 대해 논의 중이다. 또한 에너지 및 기후에 관한 주요경제국포럼(MEF)과 청정에너지장관회의(CEM)는 산업 부문별 탈탄소화와 청정에너지 기술혁신 등을 지원하고 있다. 각국이 이러한 활동 중에서 자국의 정책 목표와 중첩되면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사업을 선별해 참여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5장에서는 앞선 논의에 기초하여 에너지 전환 단계를 크게 도입기, 과도기, 성숙기로 구분하고,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국제협력 방안을 제시하였다.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에너지안보 강화 노력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청정에너지 전환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이 연구에서는 이를 달성하는 대응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대외협력 추진에서 다음과 같은 전략적 고려가 필요하다. 우선 핵심광물 관련 양자 및 다자 협력 채널을 네트워크 강화 및 협력 프로젝트 발굴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 FTA의 개정, 광물 분야에 대한 제한적 FTA 체결 등을 활용하여 주요 광물 공급국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한 우회전략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해외투자 인센티브, 개발협력 사업 지원 등으로 민간의 해외자원 개발 참여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

    둘째, 신에너지 기술혁신 및 국제표준 수립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신에너지(특히 수소)를 친환경적·경제적으로 활용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기술적 과제들이 많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를 달성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소 관련 기술력은 대체로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으며, 국제표준을 수립하려는 노력도 개선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술 선도국(EU, 일본, 미국 등)과의 양자 대화 채널과 다자협의체(MEF, CEM, MI 등)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국가 간 공동연구를 위한 유관 부처의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ISO, IEC에서 국제표준 수립을 주도하는 데 필요한 민간(연구기관, 기업 등)의 역할과 지원 수요를 재정립해야 하며, 이들의 노력을 장기간 후방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청정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공과 민간으로부터 투자 자금을 조성하기에 앞서 친환경 경제활동에 대한 분류체계나 녹색채권 지침 등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 환경을 우선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또한 기존 양자·다자 에너지 협력체계를 심화해 국경 간 청정에너지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전통적인 에너지 협력국 외에 새로운 에너지 투자 수요와 잠재력이 있는 협력 후보를 발굴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국내적으로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에너지믹스 변화로 발생하는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여 투자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개도국의 에너지 전환을 위해 ODA 사업 외에도 다양한 혁신적인 금융수단과 특화기금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정책연구브리핑
  • 인도의 중장기 통상전략과 한·인도 협력 방안
    인도의 중장기 통상전략과 한·인도 협력 방안

    국제무대에서 인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는 2023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되었고, 경제규모는 현재 세계 5위에서 2030년이 되기 전에 3위 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서방국가와 중국의 외교적 마찰이 심화하면서 인도가 선진..

    김경훈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관계, 경제협력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필요성
    2. 연구 구성 및 방법

    제2장 공급망 재편
    1. 인도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 현황
    2. 인도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 활성화 전략 및 성과
    3. 한·인도 협력 방안

    제3장 디지털 전환
    1. 인도의 디지털 전환 현황
    2. 인도의 디지털 전환 전략
    3. 한·인도 협력 방안

    제4장 기후변화 대응
    1. 인도의 기후변화 영향 및 취약성
    2. 인도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
    3. 한·인도 협력 방안

    제5장 남-남 개발협력
    1. 인도의 남-남 개발협력 현황
    2. 인도의 삼각개발협력
    3. 한·인도 협력 방안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연구 내용 요약
    2. 협력 방안 및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국제무대에서 인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는 2023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되었고, 경제규모는 현재 세계 5위에서 2030년이 되기 전에 3위 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서방국가와 중국의 외교적 마찰이 심화하면서 인도가 선진국의 주요한 협력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선진국은 인도와 교역, 투자, 개발협력, 안보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거대 소비시장 확보와 생산기지 이전을 목표로 한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자금이 인도에 유입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도 인도와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본 연구는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남-남 개발협력 등 4개의 주요 협력 분야를 선정해 인도 내 현황, 인도의 전략, 한국과 인도의 협력 방안을 분석했다.

    인도에서는 전방 및 후방 부문의 글로벌 가치사슬 무역 참여도가 2010년대 초중반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0년대 말에 상승세로 전환되었다. 복잡 가치사슬 참여도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 가치사슬 참여도가 2010년대 말부터 글로벌 가치사슬 무역 참여도의 증가를 이끌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2010년대 초와 2020년대 초 글로벌 가치사슬 무역 참여도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인도의 이러한 점진적인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는 산업화 전략의 초점이 해외 부가가치를 활용한 수출 확대보다는 국내 부가가치 창출에 맞춰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생산연계 인센티브’다. 2010년대 중후반에 추진된 ‘메이크 인 인디아’ 전략은 투자 절차와 인프라를 개선해 사업환경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한편 2020년대 초부터 도입된 ‘생산연계 인센티브’는 제조업체의 국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을 제공하는 방침이다. 더불어 인도는 제조업 투자유치를 위해 쿼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와 같은 국제 협의체에서 공급망 관련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인도정부가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이 앞다투어 인도에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상황에서 한국 제조업체도 인도의 거대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인도 내 제조업 투자를 확대하는 데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한국 제조업체의 인도 진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인도 정부는 공급망과 관련된 고위급 정례적 대화를 설립할 수 있다. 이 소통 창구를 통해 양국의 경제부처는 한국기업이 인도에 진출하면서 직면하는 어려움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으며, 회의에서 논의되는 사안은 향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개정에도 반영될 수 있다. 한편 인도와의 개발협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한국정부는 인도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사업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프라 부문을 지원해 연결성을 강화하고, 인도 기업과 인력에 중간재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 및 전수할 수 있다.

    인도의 디지털 경제는 그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속도 면에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인도에서 디지털 통신망, 기기, 콘텐츠, 금융, 전자상거래가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더불어 인도에서 디지털로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 교역이 늘어나고 있으며, 상당한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다양한 분야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디지털 경제의 성과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에서는 자국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혜택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디지털 경제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정부는 전자신분증 제도 아다하르, 전자결제 제도 UPI, 전자상거래 제도 ONDC를 출범한 바 있다. 한편 인도정부는 디지털 데이터의 ‘공공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즉 데이터의 국경 간 자유로운 이동과 이를 위한 국제 교역규범 설정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이다. 최근 디지털 산업 발전을 위해 인도정부가 데이터 관련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해외기업의 인도 시장 및 데이터 접근성을 제한해 자국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디지털 협력 분야가 다양하다는 점과 인도가 디지털 경제를 국가발전 전략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정부는 인도정부와 고위급 협력회의 제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 회의에서는 디지털 공공재, 통신망, 인공지능, 금융, 표준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으며, 협의 내용이 인도에 진출한 한국 디지털 기업의 전략에 반영될 수 있도록 민간 부문에 신속하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정부는 현재 발전단계에 있는 인도의 법제도 및 규제에 대한 분석을 지속하고, 위기 요인 발생 시 관련 내용을 기업들과 공유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 산업의 스타트업과 연구개발 활동에 한국과 인도가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인도는 기후변화 관련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이미 폭염과 폭우에 따른 피해 소식이 인도에서 자주 들려오고 있으며, 통계자료도 인도 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약 90년 전과 최근의 인도 기온을 비교해 보면 겨울은 따뜻해지고 여름은 그 기간이 길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강수량은 몬순의 절정기인 6월에는 줄어들고 몬순 후반기인 8~10월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후변화와 함께 홍수, 폭풍 등 재난 발생 횟수도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생명과 주거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노동생산성을 저하해 경제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어, 인도정부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 관련 국가행동계획’하 신재생에너지 확대, 생태계 및 산림 보호, 지속가능한 도시 조성 등 주요 분야에서 대응책을 마련했으며, 자연재해 피해가 커지는 점을 고려해 ‘국가 재난관리 계획’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인도정부는 기후변화 완화 정책도 도입하고 있는데,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및 실행 방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도는 기후변화 관련 정책을 국제사회에서도 추진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사우스의 선도 국가가 되려는 모습도 보인다. 인도는 ‘국제 태양광 동맹’과 ‘재해 복원력 있는 인프라를 위한 국제 연합’의 설립 및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다자 협의체를 통해 인도는 여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 도입과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고 있다.

    인도의 기후변화 관련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적응 및 완화를 위한 양자간·다자간 협력 등 다층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정부는 인도와 기후변화 분야에서 협력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정례적으로 고위급 대화 채널을 구축할 수 있다. 해당 회의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부문과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인도의 수요와 한국의 경쟁력을 파악하여 협력 전략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정부는 인도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하여 국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가 주도하고 있고 이미 다수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참여하는 ‘국제 태양광 동맹’과 ‘재해 복원력 있는 인프라를 위한 국제 연합’에 한국이 가입해 다양한 국가와 함께 국제문제 해결에 나설 필요가 있다. 더불어 한국정부는 인도와의 개발협력 사업을 녹색 분야에 집중하고 개발협력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녹색금융 도구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인도는 여타 개발도상국과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위한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도의 남-남 개발협력은 1950년대에 시작되었고 2010년대부터 빠르게 심화되었다. 인도는 남-남 개발협력을 위해 다양한 정책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인도의 양자간 유무상 원조는 부탄, 네팔 등 주변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인도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차관도 제공하고 있는데, 최대 수원국은 방글라데시다. 수출입은행 차관의 경우 인도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용도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 있는 다수의 국가에 제공된다. ‘인도 기술 및 경제협력 프로그램’은 개발도상국 인력을 인도에 초청해 교육 및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주변국에 백신을 기부하는 등 국제사회의 재난 해결에도 기여한 바 있다. 많은 선진국은 주요 공여국으로 부상한 인도를 삼각개발협력의 조력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인도가 국내 개발문제를 해결하면서 쌓아온 풍부한 정보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특정 국가와 오랜 기간 개발협력을 수행해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삼자개발협력은 협력 진출 경험이 제한적인 국가에서 선진국의 개발자금을 활용해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인도에 제공한다. 이러한 전략을 기반으로 인도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과 다양한 유형의 삼각개발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 글로벌 중추국가로 부상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와의 삼각개발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국제 태양광 동맹’과 ‘재해 복원력 있는 인프라를 위한 국제 연합’과 더불어 ‘글로벌 바이오연료 연합체’와 디지털 부문의 ‘원퓨처(One Future) 연합’ 등 G20 뉴델리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다자 협력체에 한국도 가입함으로써 삼각개발협력 기회를 도출할 수 있다. 한국은 삼각개발협력을 아직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지 않은 상황으로, 전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우선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 이후 한국과 인도가 삼각개발협력 의지 및 목표를 담은 공식 문서를 체결하고 양국의 특장점을 반영한 구체적인 사업을 발굴하는 조직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보고서는 한국정부가 인도와 원활하게 경제협력을 하기 위한 사전적 준비를 강조했다. 첫째, 경제 규모,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해 우리는 인도를 여느 개발도상국이 아닌 핵심적인 협력 대상국으로 인식하고 이에 걸맞은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인도의 발전에 따라 개발금융 도구에 대한 수요가 다양화되는 점을 고려해 한국정부도 원조 기관 및 공공금융 기관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자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인도정부가 자국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상황으로, 한국기업은 인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진출 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한국정부는 이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양국의 기업 및 인적 교류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에 대비해 인도 내 재외국민의 거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한국정부의 섬세한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주요 협력 도구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무상원조, 유상원조를 한국의 각각 다른 정부기관이 담당하는 상황에서 대인도 전략을 총괄하는 정부 체제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밀접한 조율을 통해 협력 도구 간 시너지를 확대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몽골의 중장기 통상전략과 한·몽골 협력 방안
    몽골의 중장기 통상전략과 한·몽골 협력 방안

    본 연구는 중장기적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강건한 한·몽골 경제협력을 위한 협력체계 모색을 목표로 한다. 본고에서 고려한 협력 분야는 양국의 경제협력에 있어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사료되는 △광물 분야, △디지털 분야, △기후변화 대응 분야,..

    정민현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협력, 무역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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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연구의 대상 및 방법


    제2장 공급망 재편

    1. 몽골의 대외전략과 교역·투자

    2. 몽골의 핵심 광물 공급망 동향 및 주요 전략

    3. 한·몽골 핵심 광물 협력 방향


    제3장 디지털 협력

    1. 몽골의 디지털 산업 현황

    2. 몽골의 디지털 발전전략 분석

    3. 한·몽골 디지털 협력 방향


    제4장 기후변화 대응

    1. 몽골의 기후변화 대응 배경과 필요성

    2. 몽골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

    3. 한·몽골 기후변화 대응 협력 방향


    제5장 보건·의료 협력

    1. 몽골의 보건·의료 현황

    2. 몽골의 보건·의료 발전전략

    3. 한·몽골 보건·의료 협력 방향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연구 내용 요약

    2. 협력 방향 및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본 연구는 중장기적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강건한 한·몽골 경제협력을 위한 협력체계 모색을 목표로 한다. 본고에서 고려한 협력 분야는 양국의 경제협력에 있어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사료되는 △광물 분야, △디지털 분야, △기후변화 대응 분야, △보건·의료 분야 등 총 4개 분야이다. 본고에서는 각 분야별로 최대한 가용 자료를 확보하여 몽골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으며 동시에 방대한 문헌분석을 통해 해당 분야 발전을 위한 몽골 정부의 전략과 세부 정책을 세심하게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각 분야에서 한국과 몽골 양국의 중장기 협력 방향을 도출하였다.

    상술한 연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몽골의 중장기 대외통상전략을 체계적으로 살펴보았다. 기본적으로 몽골의 중장기 대외통상전략을 관통하는 핵심 원칙은 이른바 ‘균형적 대외관계 수립’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몽골은 경제안보 측면에서 국가간 균형적 협력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에너지와 광물 부문에서 균형적 투자 유치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통상전략의 기본 방향은 광물 분야 발전을 위한 대외협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몽골에는 한국의 핵심 광종인 몰리브덴, 텅스텐, 구리, 리튬 등의 광물자원의 부존이 매우 풍부하지만 주요 광종 대부분은 인접국인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력 및 제조시설 미비로 주요 수출 광종인 몰리브덴과 텅스텐을 미가공의 형태로 다량 수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내륙국이라는 지정학적 한계로 수출 시장성이 인접국으로의 수출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는 균형성을 목표하는 몽골의 대외통상전략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따라서 인접국이 아닌 이른바 ‘제3의 이웃국’으로의 수출을 유도하여 균형적 통상관계를 확립할 수 있도록 광물자원의 고부가가치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결국 한국에 있어 핵심 광종이라고 할 수 있는 리튬, 텅스텐 등의 희소 광물에 대한 고부가가치화 사업에 양국의 협력이 매우 긴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으로의 수출은 중국을 통한 육로 및 항로 운송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리튬과 텅스텐 등의 희소 광종은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항공 운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몽골은 2020년부터 리튬 탐사 사업을 본격화하였으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양질의 리튬 매장량이 다대한 것으로 평가되어 양국의 미래 협력 전망이 밝다. 또한 몽골 정부는 외국인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활용하여 대규모 광산 개발 시현 및 가공 기술 이전을 도모하고 있어 운송·물류 및 통관 인프라 발전 사업에서도 양국의 협력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본고는 디지털 분야의 협력 방향 도출을 위해 몽골의 디지털 산업 현황을 심도있게 고찰하고 정부의 디지털 발전전략을 살펴보았다. 몽골 ICT 산업이 몽골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몽골 ICT 산업 종사자 중 고등교육 수료자의 절대적 수가 다른 분야에 비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고등교육 수료자의 증가 역시 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몽골 ICT 산업의 노동생산성 개선이 지체되는 현상과 연관되는 문제로 향후 몽골이 전자정부 시스템을 확립하고, ICT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인력 양성을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양국의 디지털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한국기업의 몽골 진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몽골 현지 ICT 전문인력의 부족은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단기에 한국과 몽골 양국간 디지털 무역·투자를 급격히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신 장기적인 안목에서 ODA를 적극 활용하여 현지 ICT 인프라 확충과 인력 양성에 기여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간, 전문가간 교류를 활성화함으로써 양측의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KSP 사업을 통해 ICT 부문 법제 자문, 정책 자문, 연구 자문 등을 활발하게 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간 협력 활성화를 위한 기반 확보, 정보 공유 등을 추진해야 한다. 최근 몽골 정부가 ‘전자 지방정부’, ‘전자통관 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정책적 자문을 하거나, 디지털화 또는 전자화, 나아가 AI와 같은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 및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의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고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하여 한·몽골 협력 방향 역시 도출하였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몽골의 주요 정책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한국과 몽골의 협력 시너지가 높은 분야를 식별하였다. 무엇보다도 몽골은 현재 에너지와 농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핵심으로 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수립하였다. 이와 함께 대기오염, 폐기물 관리와 같은 몽골의 현안 과제를 기후변화 이슈와 연계해 대응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대몽골 기후변화 대응 협력은 NDC 및 비전 2050의 녹색성장 계획을 바탕으로 기후변화와 연계된 현안을 고려한 분야에서 적절한 사업을 발굴 및 추진하는 것이 유망할 것으로 판단된다. 해당 분야는 에너지, 농업, 임업, 대기오염, 폐기물의 다섯 개로 정리할 수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및 저장장치, 발전 용량 및 효율 제고 기술 등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발전시설 및 송배전 인프라 노후화로 송배전 손실률 및 발전소 내부 전력 소비량이 20% 이상을 차지해 발전소 및 송배전·난방 인프라의 현대화를 위한 협력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 부문의 탄소 감축 정책은 가축 수 감소가 핵심이다. 그러나 국민경제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목축 농가의 소득 보전을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치가 병행되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목초지 재생 및 방목지 관리, 가축 질병 관리,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스마트 목축·기업형 목축 시스템과의 접목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 몽골은 온실가스 흡수원 증가 및 토지 황폐화 개선을 위해 조림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대규모의 조림 사업이 실시됨에 따라 기후에 맞는 수종의 종자와 모종·묘목, 임업용 기계 및 관련 장비, 관개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울란바토르에 거주하는 등 인구집중도가 높은 몽골은 심각한 대기질 저하와 폐기물 처리 문제에 직면해 있다. 수도로의 인구 이동이 계속되면서 울란바토르 외곽의 게르 지역이 확장되었고, 공공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공하지 않은 원탄(raw coal)을 난방에 사용하는 것이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또한 인구 증가와 함께 폐기물도 크게 증가해 단순 매립에 의존했던 기존 폐기물 처리 시스템도 개선이 필요하게 되었다. 대기오염 부문에서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 기술, 난방 인프라 구축 및 주택 건설 등 게르 지역 개선 사업, 노후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 저감 등 관련 협력이 가능하며, 폐기물 분야에서는 폐기물 분리 및 재활용 시스템과 관련 설비, 폐기물 처리장·매립지 등의 인프라 조성, 매립지 메탄가스 처리 등 분야에서 협력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보건·의료 부문에서 한·몽골 경제협력 방향을 도출하였다. 이를 위해 몽골의 보건·의료 부문 현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동 분야 발전을 위한 몽골 정부의 정책을 세심하게 살펴보았다. 몽골은 빠른 도시화와 산업화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보건·의료 위기에 직면했다. 대기오염 심화와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형성 등으로 몽골 국민의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했으며, 급속한 사회변동 속에 악화되고 있는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가 사회적 부담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아직 만연한 결핵 발병과 더불어 코로나19 등 과거에는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감염병에 대한 대응능력 부족도 몽골의 보건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몽골은 건강이 곧 국가 자산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취약한 보건·의료 서비스와 인프라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과 몽골의 보건·의료 협력 확대와 내실화를 위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술과 혁신은 의료 시스템의 개선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산업의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신산업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몽골도 ‘비전 2050’에서 첨단 의료기술 도입과 이헬스(eHealth) 서비스 확대를 긴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ICT와 의료 서비스, 의료기기의 융합 산업인 스마트 헬스케어 또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점진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활성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을 위한 한-태평양도서국 중장기 협력 방안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을 위한 한-태평양도서국 중장기 협력 방안

    이 연구에서는 태평양도서국(이하 태도국)에 대한 협력 환경을 분석하고, 한국의 글로벌 중추국 도약에 기여할 수 있는 한-태도국 협력 방안을 제시하였다. 한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 차원에서 태도국과의 협력 강화를 시사했는데, 2023년 5월에..

    최인아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협력, 대외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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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2. 연구 범위와 방법
    3. 연구 구성과 한계

    제2장 태평양도서국의 주요 현황과 지역적 특징
    1. 태평양도서국 개요
    2. 태평양도서국의 경제ㆍ사회 현황과 특징
    3. 태평양도서국의 국제적ㆍ지역적 위상
    4. 소결

    제3장 주요국의 태평양도서국 지원 정책과 협력 평가
    1. 호주
    2. 뉴질랜드
    3. 미국
    4. 일본
    5. 중국
    6. 소결 및 평가

    제4장 한-태평양도서국 협력 현황과 향후 과제
    1. 한-태평양도서국 협력 현황
    2. 주요국과의 비교 및 평가
    3. 향후 과제

    제5장 한-태평양도서국 협력 확대 방안
    1. 태평양도서국과의 협력 확대 필요성
    2. 한-태평양도서국 협력확대 방안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이 연구에서는 태평양도서국(이하 태도국)에 대한 협력 환경을 분석하고, 한국의 글로벌 중추국 도약에 기여할 수 있는 한-태도국 협력 방안을 제시하였다. 한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 차원에서 태도국과의 협력 강화를 시사했는데, 2023년 5월에 처음으로 개최된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는 이러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계기가 되었다. 관건은 정상회의의 성과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느냐이다. 아울러 태도국을 둘러싼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태평양 지역에서 후발 공여국인 한국의 역할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 연구는 태평양 지역협력에 대한 태도국의 입장과 주변국의 협력 전략과 동향을 분석하여 한-태도국 협력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고자 했다.

    제2장에서는 그동안 국내에서 잘 조명되지 않았던 태도국의 지역적 특징과 외교적 위상을 고찰하였다. 대부분의 태도국이 좁은 면적과 적은 인구, 전 세계 주요 교역시장과 떨어져 있는 지리적 제약으로 경제 수준이 낙후되어 있으며, 원조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도서국 특성상 넓은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보유해 해양·수산 자원이 풍부하지만,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 증가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위기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기후변화는 태도국 EEZ의 해양생물자원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태도국은 탄소 배출량이 제로에 가까움에도 기후변화의 영향에 취약한 지역인 만큼 기후위기 적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태도국은 성평등 수준이 낮고 교육, 보건과 같은 사회 인프라가 열악해 사회 인프라에 대한 개발협력 수요도 높다. 한편 태도국은 집단외교로 국가 규모를 능가하는 외교력을 발휘해왔다. 태도국은 태평양소도서개발국(PSIDS) 간 결속과 연대로 신기후체제 이행을 촉구해왔으며, 지속가능한 해양자원 관리를 위한 규범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강대국의 전략 경쟁 심화에 대응하고자,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주도로 ‘2050 푸른 태평양 대륙 전략(이하 2050 전략)’을 발표하고 태평양 지역협력의 주도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태도국이 전략 경쟁의 졸(卒)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오히려 태도국은 자국의 경제·사회 발전에 필요한 외부 지원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전략 경쟁을 활용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주요국(호주, 뉴질랜드, 미국, 일본, 중국)의 대태도국 협력 정책을 분석해 한국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고자 했다. 호주는 PIF 회원국으로, 태도국이 신생독립국이던 시절부터 태도국의 안보와 경제발전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호주의 후견인적 접근과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산업은 PIF 내에서 태도국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어왔다. 이후 중국의 대태도국 협력 강화는 태도국이 호주와의 관계에서 레버리지를 확보하는 계기를 제공하였으며, 호주는 스텝 체인지(Step Change)와 같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며 태도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왔다. 특히 최근 호주는 PIF의 ‘2050 전략’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기후변화 관련 협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호주는 중국의 일대일로 견제 차원에서 태평양 인프라 금융시설(AIFFP)을 설립해 무상원조와 차관이 혼합된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한편, 호·미·일 3자 협의체와 푸른 태평양 동반자(PBP) 등의 소다자 협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호주는 수십 년에 걸친 태도국과의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협력 파트너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태평양의 소다자·다자 협력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한국도 태도국과의 협력 확대에서 호주가 쌓아온 네트워크와 협력 자산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뉴질랜드도 호주만큼이나 태도국과 오랫동안 긴밀한 협력관계를 다져온 국가이다. 뉴질랜드는 백인 중심 사회를 유지해온 호주와 달리, 인구 1/5에 해당하는 원주민계 국민을 기반으로 ‘태평양제도’로서의 정체성을 발전시켜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태도국의 목소리와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뉴질랜드는 개별국에 대한 양자 지원보다는 다자협력 메커니즘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한정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의 효과성을 높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기구나 주요국과의 공동 협력을 중시하는 뉴질랜드의 전략은 태평양 지역협력의 후발 주자인 한국이 참고할 만한 접근법이다.

    미국은 자유연합협정을 맺은 3국(팔라우, 미크로네시아연방, 마셜제도) 외에는 오랫동안 태평양 지역의 외교·안보를 우방국인 호주와 뉴질랜드에 일임해왔다. 그러나 태도국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가시화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태도국 전역에 대한 외교적 관여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9월 첫 ‘미-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태평양 파트너십 전략’을 발표하고, 해양안보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및 해양·수산자원 협력, 일대일로의 대안이 될 경제협력 이니셔티브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태도국과의 양자협력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 동반자(PBP), 쿼드(Quad) 등의 소다자협의체를 통해 유사입장국들과 함께 태평양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 하고 있다. 미국이 상당한 재원을 앞세워 태도국의 당면 수요를 고려한 여러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의 대태도국 협력은 전략 경쟁의 맥락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이러한 점은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의 양자협력 및 한·미·일 협력을 모색하는 한국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PIF 대화상대국회의 창립 멤버인 동시에 식민종주국이 아닌 국가들 중 제일 먼저 태도국과 정상회담을 개최한 국가이다. 일본은 1997년 이래 3년 주기로 태도국과 정상회담(PALM)을 정례적으로 개최해오고 있다. 일본은 태도국에 대한 특정한 전략을 내놓는 대신 PALM을 계기로 태도국의 당면 수요를 반영한 협력 과제를 발굴해왔다. 정상회의 정례화를 통해 지난 3년간의 협력 성과를 재검토하고 협력 계획을 갱신해나가는 접근은 향후 한국 정부가 참고할 만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전통적으로 일본의 대태도국 협력은 경제협력 및 커뮤니티 기반의 개발협력 사업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FOIP) 차원에서 해양안보역량 강화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도 미국, 호주와의 3자 협력 및 PBP 협의체 등을 통해 태평양 지역에서 유사입장국들이 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과의 수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대태도국 협력을 확대해왔으나, 시진핑 정부 들어와 태도국과의 고위급 교류와 개발 지원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은 태도국의 시장성이 낮음에도 일대일로를 통해 다른 국가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인프라 프로젝트들을 지원해왔다. 또한 2022년 중-솔로몬제도 간 안보협정 체결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의 대태도국 협력은 경제협력에서 안보협력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아울러 중국은 비상물자 비축, 기후변화 대응, 빈곤감축 및 개발협력 등 태도국을 대상으로 한 분야별 협력센터를 설치해 태도국과 실질 협력을 제고하는 한편, 중국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태도국과의 남남협력을 강조하며, 전략 경쟁 맥락에서 접근하는 서방국의 협력 전략과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대일로가 개발도상국의 부채 리스크를 부추긴다는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은 태도국 경제의 취약성을 더욱 가중한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4장에서는 한-태도국 간 협력 현황을 평가하고, 한-태도국 관계 확대를 위한 향후 과제와 방안을 제시하였다.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한국은 태도국과의 협력 역사가 짧으며, 협력 분야와 범위도 해양·수산과 개발협력에 편중된 편이다. 2022년 한국의 대태도국 교역 규모는 약 55억 5,4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입 대비 0.4%에 못 미치는 비중이다. 2022년 기준 한국의 대태도국 투자도 4억 1,200만 달러로, 한국 전체 해외투자금액의 0.5%에 불과하다. 다만 태평양 지역이 한국 원양산업 어획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해양·수산 분야에서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1995년 PIF의 대화상대국이 된 이래 양자 ODA와 한-PIF 협력기금을 통해 태도국의 개발협력 사업들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한국의 2002~21년 대태도국 누적 원조 비중은 회원국 전체의 0.42%(1억 4,000만 달러)로 OECD DAC 회원국 중에는 9위에 해당하지만, 원조 규모가 각각 20억 달러 이상이자 총합 원조 비중이 97% 이상인 상위 5개국(호주, 뉴질랜드, 미국, 일본, 프랑스)에 비하면 그 규모나 비중이 현저히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개발협력 분야는 해양·수산, 기후변화, 보건 등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왔으며,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인프라, 인권, 젠더, 거버넌스 부문의 협력이 미진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태도국 개발협력은 기후와 보건 등 태도국의 현지 수요에 부합하는 사업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주요국들이 무역·투자 증진, 노동 이동, 인프라, 인적 교류, 군사·안보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한국도 태도국과의 협력 다변화를 모색해나갈 필요가 있다.

    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역할을 제고하려면 2023 한-태평양도서국 정상선언과 행동계획을 이행하는 것은 물론, 태도국에 대한 한국의 외교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큰 당면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한국은 제한된 예산과 인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사업의 효과성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소도서국가들인 태도국은 정부의 외교·행정 역량이 높지 않아 최근 급증하는 개발협력을 감당하기에 수원역량이 낮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산발적인 사업 추진보다는 부처별 ODA 사업을 분야별·주제별로 그루핑해 조율·관리할 필요가 있다. 태도국이 PIF를 중심으로 원조 사업에 대한 조율 기능을 강화하려 함에 따라, 한국도 ‘2050 전략’의 이행 계획과 매칭할 협력 사업들을 발굴 및 제안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태도국은 일회성의 단기 프로젝트를 선호하지 않는 만큼, 장기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복합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적 접근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태도국에 대한 원조 경쟁이 심화되어 중복 사업 등 ‘원조 비효율성 야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다른 주요 공여국과의 조율과 협력도 중요한 과제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대태도국 협력이 전략 경쟁의 맥락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태평양 지역협력의 후발주자로서 한국 고유의 역할에 대한 정체성을 정의하고 이에 기반한 협력을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

    제5장에서는 상기 분석을 바탕으로 한-태도국 협력 심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한국의 인태 전략과 ‘2050 전략’ 간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한국 인태 전략의 3대 비전(자유·평화·번영)과 ‘2050 전략’의 7대 주제별 영역 간의 연계를 토대로 도출한 중점추진 과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자유’ 비전의 목표로서 ‘포용적인 태평양 지역질서 구축 및 보편적 가치 확대’를 설정하고, PIF 주도의 태평양 지역협력 발전을 지원하는 한편, 굿 거버넌스와 성평등 제고로 태도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 ‘평화’ 비전의 목표로는 ‘포괄안보협력 확대를 통한 태평양 지역의 평화 증진’을 설정하고, IUU 어업 대응역량 강화, 기후위기 대응역량 강화, 감염병 대응 체계 강화를 중점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번영’의 경우 ‘태평양 지역의 회복력 증진과 역량 강화’를 목표로 삼고, 지속가능한 해양자원 관리 강화, 기후 회복력 제고와 녹색 성장 지원, 경제 발전을 위한 사회 인프라 확충 및 역량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

    둘째, 한국은 타 공여국에 비해 개발협력 규모가 작은 만큼 주요 협력 분야와 국가를 선정하여 재원을 집중하고 사업의 효과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한국의 대태도국 협력 성과와 현지 수요를 고려하였을 때 해양수산, 기후, 보건, 젠더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중점협력국으로는 피지, 파푸아뉴기니, 솔로몬제도, 마셜제도, 미크로네시아를 고려해볼 수 있다. 아울러 개발협력 사업의 효과성을 증진하기 위해, 단발적 사업 수행을 지양하고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또한 재원의 효율적 활용과 사업 리스크 분산을 위해서는 국제기구 및 다른 공여국과의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한국의 인태 전략이 유사입장국과의 협력을 강조함에 따라 주요 공여국과 공조해 인태 지역협력 네트워크를 중층적으로 확충해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 미국 주도의 푸른 태평양 동반자(PBP) 협의체를 기반으로, 태평양 지역의 소다자·다자 협력에서 역할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야 한다. 다만 PBP가 미국 주도의 이니셔티브라는 점에서 태도국에 전략 경쟁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미국, 호주, 일본이 제안하는 프로그램에 수동적으로 편승하기보다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우위가 있는 협력 사업을 발굴해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태도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주요국과의 양자·소다자 협력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유사입장국 중에서는 호주 및 미국과의 협력이 가장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와는 ‘한-호주 인도-태평양 대화’ 등 기존의 협의체를 활용해 서로의 협력 전략, 우수 협력 사례 및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계 협력 방안을 점진적으로 모색해나가야 한다. 호주의 AIFFP가 지원하는 인프라 사업의 일부를 한국 EDCF 자금으로 지원하거나, 호주가 추진하고 있는 국방협력 프로그램(DCP)에 참여함으로써 태도국 해양안보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한국과 동남아시아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고, 많은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력 가능성이 높은 국가이다. 특히 미국은 한국이 상대적으로 협력이 미진한 거버넌스 관련 협력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굿 거버넌스 증진’에 기여할 공동 사업을 적극 발굴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최근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한·미·일, 혹은 한·미·호 간 정책대화를 활성화해 태도국에 대한 협력 공조를 강화해나가야 한다.

    넷째, 한-태도국 간 지속가능한 협력 기반을 구축하려면 한국의 대태도국 외교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민간 교류 저변을 넓히고 국내에서의 태도국 연구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태도국 내 대사관 인력을 충원하는 한편, 대사관 수도 점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아울러 정상회담 정례화는 대태도국 협력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동력을 제공하는 만큼, 3년 주기로 정상회담을 개최해 태도국과의 우선 협력 분야를 갱신해나갈 필요가 있다. 민간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양·수산 및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 콘퍼런스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양측 전문가 간의 1.5~2.0 트랙 교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태평양관광기구(SPTO)의 한국 지사와 협력해 태도국 관광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을 제고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려면 청년 교류 활성화가 중요한 만큼 한-태도국 청년 교류 프로그램과 더불어 태도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장학·연수 지원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국내에서 태도국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국내 태도국 지역 전문가 양성을 위한 장학제도 강화 및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
  • 미중 기술경쟁 시대 중국의 강소기업 육성전략과 시사점
    미중 기술경쟁 시대 중국의 강소기업 육성전략과 시사점

    중국의 강소기업 육성전략은 기존에 지방별로 산재되어 있던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모아 중앙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여 추진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제조강국’ 전략에서 설정한 목표인 2025년까지 △ 제조업 기초..

    이승신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협력, 산업정책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선행연구 검토
    3. 연구의 방법 및 구성

    제2장 미국의 대중국 기술 견제
    1. 배경 및 목적
    2. 주요 견제 분야 및 수단
    3. 소결

    제3장 중국의 강소기업 육성전략
    1. 강소기업 육성전략
    2.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금융 지원정책
    3. 소결

    제4장 중국 강소기업의 경쟁력 분석
    1. 중국 전정특신 상장기업 분석
    2. 중국 강소기업의 수출 경쟁력 분석
    3. 소결

    제5장 결론
    1. 요약 및 평가
    2.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중국의 강소기업 육성전략은 기존에 지방별로 산재되어 있던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모아 중앙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여 추진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제조강국’ 전략에서 설정한 목표인 2025년까지 △ 제조업 기초기반 강화, △ 핵심 기초부품 및 소재의 국산화율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 제조업의 기초 소재, 부품 분야의 강소기업을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강소기업을 혁신형 중소기업, 전문화된 중소기업, 작은 거인 기업으로 구분하고, 단계별로 기술과 자본을 집중 투입하여 공급망의 기술공백을 보완할 수 있는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또한 국가전략 추진에 필요한 국가급 제조업 혁신센터 설립을 확대하고 있다. 중점 설립 분야는 광전자, 디스플레이, 로봇, 경량 소재,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영역이다. 국가급 제조업 혁신센터는 설립 시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으며, 전략 기술연구를 위해 연구소와 대학, 민간기업의 참여하에 여기에서 개발된 지식재산권을 모두가 향유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진 반도체 산업 분야와 관련하여 3개의 혁신센터가 운영 중인데, 선도기업의 주도하에 자원을 집중하여 핵심 공정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 참여한 강소기업도 혁신센터의 인프라와 데이터베이스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023년 현재 중국 전정특신 작은 거인 기업은 1만 2,950개로 2025년 달성 목표치인 1만 개를 초과 달성하였다. 특히 신소재와 차세대 정보기술, 첨단 기계장비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 비중이 2019년 약 17%에서 2023년 25.7%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는 미국의 제재가 두드러지는 분야에 대한 중국정부의 지원이 확대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정특신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전략은 초반의 ‘정부 보조금 및 세제혜택 지원’과 ‘민간자본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금융지원’으로 구분된다. 다양한 금융지원 방식은 경영기간이 오래되어 추가적인 지원을 받기 어려운 중소기업에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금융적 자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중국정부는 전정특신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정특신 기업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자본을 활용한 직간접적인 금융지원을 연계하는 것이 정부의 전정특신 기업에 대한 인증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인증은 기업의 산업 경쟁력을 보증하는 역할을 하며, 초반에 이루어지는 정부의 직접적인 장려금과 세제혜택 이후 전정특신 기업에 대한 창업투자 유치 및 자본시장 상장을 통한 유동성 지원정책 모두와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전정특신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정부의 보증을 바탕으로 정부재정과 민간자본의 투자를 통한 기업 경쟁력 향상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중국정부는 정부의 자금을 통한 지원 이외에 민간자본과 정부의 정책지원 대상 기업을 연계함으로써 정부 주도 사업에서 시장화 전략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연계점이 중국정부의 인증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정책의 방향성이 완전히 시장지향적인 것은 아니며 정부 주도와 정부의 의도가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정특신 금융지원 전략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중국정부가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강소기업의 경쟁력을 파악하기 위해 본 보고서에서는 전정특신 상장기업의 경영 상황 및 수출 경쟁력 분석을 시도하였다. 분석 대상은 중국정부가 발표한 국가급 전정특신 기업 1만 2,950개 중에서 기업 정보 획득이 가능한 692개 상장기업으로 하였다. 상장기업들이 종사하는 산업별 분포를 살펴보면 전용설비 제조업, 컴퓨터ㆍ통신 및 기타 전기기기 제조업 등 10대 산업에 총 563개 기업(표본 기업의 81.4%)이 속한다. 주요 10대 산업 중에서 미국이 지정한 핵심 과학기술과 관련된 산업은 주로 △ 소프트웨어 및 ICT 서비스업, △ 컴퓨터ㆍ통신 및 기타 전자기기 제조업, △ 일반설비 제조업, △ 전용설비 제조업, △ 화학원료ㆍ제품 제조업 등 다섯 가지 산업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본 보고서에서는 다섯 가지 산업의 대표적인 우수기업 사례를 분석하여 미국의 기술견제에 대응하여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강소기업 육성전략을 도출하였다.

    사례기업 분석을 통해 도출한 중국의 강소기업 전략은 ① 핵심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대응하며 국산화 성공을 통해 기업 성장 추진, ② 디지털ㆍ녹색전환에 따른 틈새시장 수요 확대를 통한 기업 육성, ③ 공급망 관련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필수 소재 양산화 추진, ④ 특수 분야에서 중국 내 국가 산업표준 참여를 통한 영향력 확대, ⑤ 베이징 거래소를 통한 국내 자본시장 활용, ⑥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해외기업 인수를 통한 중국 내 기술 생태계 조성, ⑦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 기업 지원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 일곱 가지로 파악되었다.

    중국 강소기업의 수출 경쟁력 분석은 강소기업의 세부 품목별 무역통계 입수가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전체 무역통계를 전정특신 작은 거인 기업이 주로 분포된 소재ㆍ부품ㆍ장비(이하 소ㆍ부ㆍ장) 산업 분야로 분류하여 대외 교역 상황을 살펴보고 경쟁력을 분석하였다. 중국의 전정특신 기업 육성정책이 본격 추진된 2012년 이래 2022년까지 소ㆍ부ㆍ장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중국 소ㆍ부ㆍ장 산업의 무역수지가 2012년 556억 달러 적자에서 2022년 2,641억 달러 흑자로 대폭 확대되었다. 소ㆍ부ㆍ장 영역에서 중국의 경쟁력 향상은 소ㆍ부ㆍ장 산업의 무역특화지수(TSI) 변화로도 알 수 있다. 중국의 소ㆍ부ㆍ장의 대세계 무역특화지수를 보면 2012년 –0.033으로 수입특화되어 있었으나, 2022년에는 0.100으로 상승하며 수출 경쟁력이 개선되었다. 반면에 한국 소ㆍ부ㆍ장 산업의 대중국 무역특화지수는 2012년 0.357에서 2022년 0.139로 수출특화가 더욱 뚜렷하게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ㆍ부ㆍ장 산업 중에서도 특히 △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 △ 정밀가공장비, △ 일반기계부품, △ 산업공정장비, △ 정밀기기부품에서 중국의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 증가율은 둔화됨에 따라 해당 품목에서 한국의 대중국 수입은 증가하고, 대중국 수출은 감소하거나 수출 증가율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에 언급한 다섯 가지 소ㆍ부ㆍ장 산업 품목은 중국의 강소기업이 주로 종사하는 산업 중 미국이 지정한 핵심 과학기술과 관련된 산업인 △ 컴퓨터ㆍ통신 및 기타 전자설비 제조업, △ 일반설비 제조업, △ 전용설비 제조업, △ 화학원료ㆍ제품 제조업과 관련된 품목들이다. 이는 중국 강소기업 육성 효과가 점차 나타나면서 중국이 대외 수입수요를 자국산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된 산업은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여 R&D 투자를 확대하는 분야이자 이미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을 보유한 산업으로 향후 한국과의 경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보다 상세한 산업 전반의 한중 간 경쟁력 비교 분석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무역통계로 본 소ㆍ부ㆍ장 산업에서 양국의 경쟁력 상황을 비추어 보면, 한국에 기회보다는 위험이 더 큰 상황이 전개될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선진국의 대중국 기술 견제ㆍ제재 조치 강화로 인해 더욱 강한 드라이브가 걸리게 된 중국이 강소기업 육성전략을 추진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핵심 신산업 부문의 성장과 수요 확대가 한국 제품의 대중국 수출 증가로 이어지기보다 한국의 대중국 수입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소ㆍ부ㆍ장 산업은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를 견인하는 중요한 산업이며,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소ㆍ부ㆍ장 수출 및 수입 상대국이다. 따라서 한국은 소ㆍ부ㆍ장 교역 상대국을 다변화하여 대중국 수출 부진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함과 동시에 중국의 소ㆍ부ㆍ장 산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본 보고서는 이상의 분석을 바탕으로 몇 가지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첫째, 소ㆍ부ㆍ장 기업의 성장단계별 인증제도의 구체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에서는 2019년 ‘소재ㆍ부품ㆍ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소ㆍ부ㆍ장 1.0)’을 발표한 이래 매년 소ㆍ부ㆍ장 경쟁력 강화 시행계획을 갱신하여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소재부품장비산업법」에서는 ‘특화선도기업’을 제외하고는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하나밖에 제시되지 않아 중앙행정기관의 주관적인 판단이 기업 심사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소ㆍ부ㆍ장 강화대책 발표 전인 2018년에 실시된 우리나라 강소기업 설문조사에서도 성장단계별 맞춤지원책 부족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 구체화된 성장단계별 인증제도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정책 의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정부 차원에서도 단계별 육성정책의 효과를 비교적 용이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단계별 구체적인 인증조건을 설계하는 것은 중소기업에 명확한 성장 유인책을 제공하는 동시에 관계부처로 하여금 단계별로 차별적인 육성 목표를 설정하고 지원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소ㆍ부ㆍ장 중소기업의 기술보호 강화가 필요하다. 본 보고서의 사례분석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강소기업들이 해외기업을 인수하여 획득한 기술을 중국 내 산업생태계 수준을 제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우리 소ㆍ부ㆍ장 기업의 ‘기술 유출 방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통해 첨단산업 기술인력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 신청에 따라 전문인력을 지정하고, 기업-전문인력 간 비밀유지, 이직 제한 등에 대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기술수출, 기업 인수ㆍ합병 등의 경우 정부지원과 무관하게 산업통상지원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일부 강화된 보호 조치를 적용하였다. 이러한 내용을 보면 현재 한국은 첨단 전략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법적 보호장치를 잘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기존의 법에서는 중소기업의 기술보호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본 보고서의 사례분석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중국 강소기업들이 해외 소ㆍ부ㆍ장 기업 기술 획득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첨단 전략기술뿐만 아니라 첨단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들이 기술을 토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 보호 및 상용화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한중 경협관계에 대한 발상의 전환 및 신분야 협력 제도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한중 간 무역 교류 상황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우리의 가장 큰 수출 및 수입 상대국이지만, 2022년부터 대중국 수입 규모가 수출 규모보다 확대되면서 무역수지가 감소하기 시작하여 2023년 11월 말 기준으로 180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소ㆍ부ㆍ장 분야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66.9%, 수입 비중은 51%를 차지할 정도로 소ㆍ부ㆍ장 분야가 중국과의 교역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소ㆍ부ㆍ장에서 우리의 대중국 수출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간 산업 발전 상황의 변화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양국간 무역 및 투자가 확장되는 데 한계에 달했다고 볼 수 있으며,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중 간 무역 및 산업 구조 변화를 인식하고 양국간 경제 교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경협 패러다임을 구성해나가야 한다. 기존의 제조기지로 보았던 중국을 이제는 신산업 분야의 선진국으로 보고 경협 구도를 그려나가야 할 것이다.

    ICT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경쟁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세계 최고 기술수준 보유국인 미국의 상대적 기술수준을 100으로 보았을 때, 중국 ICT 산업의 평균 기술수준은 91.8에 달하는 반면 한국은 89.6에 그치고 있다. 미국과의 기술격차를 보아도 중국은 0.8년, 한국은 1.1년을 보인다. 주요 분야별 한중 기술수준을 비교해 보아도 사물인터넷과 스마트 디바이스, SW를 제외하고는 네트워크, 전파ㆍ위성, 자율주행차, AI, 빅데이터, 양자정보통신, 차세대 보안, 블록체인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큰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해당 분야에 경쟁력을 보유한 강소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신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하였다. 중국의 일부 강소기업은 첨단산업의 소재 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일례로 본 연구의 사례기업 중 Changzhou Tronly는 일본과 한국의 주요 포토레지스트 기업에 화학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이제 중국 강소기업의 성장을 굳이 경계만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의 첨단 분야 소ㆍ부ㆍ장 경쟁력 향상에 대비하여 우리의 소ㆍ부ㆍ장 산업 경쟁력 강화를 배가함과 동시에 중국의 소ㆍ부ㆍ장 비교우위를 활용한 양국 협력방안 모색도 필요하다. 그리고 신산업의 발전을 배경으로 한 디지털 전환, 그린 전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분야에서의 한중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신산업 분야에 대한 제도적 협력 기반 구축 노력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연구브리핑
  • 미중경쟁에 따른 아세안 역내 공급망 재편과 한국의 대응방안
    미중경쟁에 따른 아세안 역내 공급망 재편과 한국의 대응방안

    코로나19로 촉발된 공급망 교란은 전 세계적으로 특정 국가에 편중된 공급망이 지니는 취약성을 일깨웠고, 주요국의 위기의식은 경제안보 중시와 대중국 의존도 축소를 위한 정책으로 이어졌다. 특히 미국은 「반도체법」을 통해 기업들의 중국 내 ..

    라미령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관계, 경제협력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선행연구 검토

    3. 연구 목적 및 주요 연구 내용


    제2장 아세안을 둘러싼 미중 전략경쟁

    1. 미국과 중국의 지역전략: 인도태평양전략과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2. 미국과 중국의 지역통상 협력: CPTPP, RCEP, IPEF

    3. 미국과 중국의 대아세안 정책


    제3장 아세안-미국 및 아세안-중국 간 경제협력 관계 분석

    1. 아세안의 무역ㆍ투자 현황

    2. 아세안-미국 간 무역ㆍ투자 관계 분석

    3. 아세안-중국 간 무역ㆍ투자 관계 분석

    4. 미국 핵심 공급망 관리 품목의 교역 현황


    제4장 미중 공급망 재편 전략에 따른 전망 및 영향 분석

    1. 미중의 공급망 재편 전략

    2. 미중 공급망 재편 전략의 효과: GVC 분석을 중심으로

    3. 아세안의 대응


    제5장 한국의 대아세안 정책 제안

    1. 연구결과 및 시사점

    2. 대아세안 정책 제안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코로나19로 촉발된 공급망 교란은 전 세계적으로 특정 국가에 편중된 공급망이 지니는 취약성을 일깨웠고, 주요국의 위기의식은 경제안보 중시와 대중국 의존도 축소를 위한 정책으로 이어졌다. 특히 미국은 「반도체법」을 통해 기업들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을 제한하고, IPEF 협상에서 동맹국 간 공급망 형성에 대해 논의하는 등 중국 견제를 위한 주변국과의 연대를 가시화하는 상황이다. 미국정부는 안보를 명목으로 한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2022년 10월 반도체 관련 수출통제를 강화하였으며, 네덜란드ㆍ일본 정부와도 협력하여 최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의 중국 유입을 막으려 하고 있다. 기술에 대한 안보적 관점이 더욱 확고해지고 있고, 안보와 관련된 기술의 규제 범위가 점차 확장되고 있으며, 전략기술 부문에서 대중국 압박과 제재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첨단기술, 공급망과 관련된 전략 동맹을 미국과 추진하고 한미일 공조를 가시화함으로써 미국의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전략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의 프렌드쇼어링 참여가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고자 함은 아니나, 미국 주도의 협력체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과거 사드(THAAD) 배치로 인해 중국의 통상압력을 경험한바, 한미 동맹이 경제안보 영역으로 확장ㆍ강화됨에 따라 중국의 경제 강압, 경제적 종속의 무기화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또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ㆍ확대될 것으로 보여 중국과의 경제협력 관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교역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 아세안은 EAS, ARF, ADMM-Plus, RCEP 등 역내 정치ㆍ안보, 경제 및 사회ㆍ문화 협력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협력 파트너이자,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주요국과의 협력을 증진시키는 핵심 매개체로서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미중 전략경쟁하에서 협력 파트너로서 아세안의 전략적 가치가 높다고 하겠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미중 전략경쟁에의 관여가 자국의 생산역량 축소 및 공급망으로부터의 배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아세안과의 공급망 재편 관련 공조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진은 무역ㆍ통상 협력관계에서부터 현재 역내에서 진행 중인 미중 전략경쟁과 공급망 재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미국과 아세안, 중국과 아세안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더불어 미중 전략경쟁에 따른 공급망 재편이 아세안과 한국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고, 아세안의 대응을 조사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결과와 현재 대아세안 정책에 기반한 한국의 대아세안 공급망 협력 과제를 제안하였다.

    제2장에서는 아세안을 중심으로 경제 및 통상 분야에서의 미중 전략경쟁 양상을 조사하고, 미국과 중국이 각각 아세안과 맺고 있는 협력 관계를 살펴보았다. 미-아세안 협력관계를 살펴보면 경제 및 외교 측면에서 중국에 비해 미국의 협력 의지나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아세안과 정상급 교류가 활성화된 것으로 보인다. 첨단산업과 관련하여 미국은 ‘미-아세안 EV 이니셔티브’를 통해 아세안 역내 EV 생태계 구축, 청정에너지 전환, 탄소감축 등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베트남과 반도체 공급망을 중심으로 경제ㆍ외교 관계를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아세안 협력관계를 살펴보면 아세안은 2020~22년 3년 연속 중국의 최대 교역파트너로, 중국의 안정적 공급망 유지 및 주변외교에 있어 핵심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FTA 네트워크 심화, BRI 추진, 정상급 및 고위급 교류 지속, 중ㆍ아세안 엑스포 등 경제협력 포럼 개최를 기반으로 아세안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아세안과의 지역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는 한편 미국의 대중 봉쇄 전략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아세안과 높은 수준의 안보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나, FTA 체결 등을 포함한 경제ㆍ통상 협력은 상대적으로 중국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된다.

    제3장에서는 아세안과 미중 간 무역ㆍ투자 관계 분석을 통해 아세안의 대미ㆍ대중 의존도를 조사하고, 미국의 핵심 공급망 관리품목을 중심으로 최근 교역 및 투자 현황을 살펴보았다. 아세안의 수출입을 살펴보면, 수출의 경우 최근 미국과 중국의 비중이 유사한 반면 수입의 경우 중국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중국은 아세안의 최대 교역국으로 대중 수출보다는 대중 수입의 비중이 높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지난 약 20년간 전기ㆍ전자 품목이 아세안의 대미 및 대중 수출 증가를 주도해 온 것으로 나타난다. 투자의 경우 2010년에는 EU가 역외국 중 최대 투자국이었으나 2022년에는 미국이 최대 투자국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또한 아세안의 주요 투자국이나 역외 투자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체로 10%를 하회하는 상황이다.

    한편 2021년 미국이 발표한 핵심 공급망 관리 품목 관련 수출입을 살펴보면, 해당 품목이 아세안의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소 낮은 반면(2022년 기준 4.1%), 대미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2022년 기준 21.3%). 아세안의 대미 수출입의 경우 2020년 대비 2022년의 비중은 크게 변화가 없는 반면, 중국의 경우 전체 대중 수출(수입)에서 해당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에는 0.3%(0.3%)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으나, 2022년에는 33.2%(20.9%)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2022년에 해당 품목의 대중 수입이 급증한 것은 아세안의 자체 수요가 급증했다기보다 중국 소재 다국적 기업들이 미국의 핵심 공급망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아세안으로 생산네트워크를 이전 혹은 확장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석 결과, 실제로 관리 품목 발표 이후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가 발생한 핵심광물, 태양광, 시청각 장비, 컴퓨터 장비, 통신ㆍ네트워크 장비 등에서 아세안의 대미 수출과 대중 수입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좀 더 정밀한 분석이 요구되나, 위의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서 아세안으로 교역 전환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무역전환의 원인은 중국이 아세안을 대미 수출 우회기지로 사용하기 때문일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의 우회진출을 문제 삼으며, 반도체 관련 수출통제 조치를 확대 보완하는 조치를 2023년 10월에 발표하기도 하였다.

    제4장에서는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미중의 공급망 재편 전략을 첨단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조사하고, 이러한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향후 아세안과 한국에 미칠 영향을 국제산업연관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실제로 아세안이 최근 미중 간 전략경쟁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향후 공급망 재편내용을 전망하였다.

    미국의 공급망 전략은 자국의 생산역량 강화를 통한 가치사슬의 내재화,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 축소 및 중국 견제로 요약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반도체 및 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수출통제 및 투자규제인 「거래제한명단(EL)」, 「수출통제개혁법(ECRA)」, 「수출관리규정(EAR)」,「해외직접생산규칙(FDPR)」,「외국인투자위험심사현대화법(FIRRMA)」 등이 있다. 한편 중국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기본 전략은 △ 자국 내 자체 공급망 구축, △ 첨단기술 육성 및 보호, △ 주변국과의 공급망 연계 강화로 요약된다. 중국은 주요국의 공급망 재편조치를 회피하여 우회진출함으로써 각국의 공격적인 공급망 재편 노력을 무력화하고자 한다.

    한편 미국의 공급망 재편조치는 중국을 배제하고 동맹국 중심의 첨단산업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선별적인 디커플링을 위한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미국이 성공적으로 중국을 핵심산업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가상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 파급효과를 글로벌소거법(GEM)을 사용하여 수치화하였다. 분석 결과에 의하면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산업’과 ‘전자 및 광학기기 산업’의 경우 전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을 기존의 공급망으로 대체한 결과 미국, 한국, 일본, 독일 등이 가장 큰 이익을 보며 아세안은 상대적으로 큰 수혜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는 현재 아세안의 첨단산업 공급망 참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탓으로 보인다. 즉 현 생산연계 수준에서는 아세안이 탈중국으로 요약되는 공급망 다변화로 인한 수혜를 크게 얻지 못함을 의미한다. 중국과의 생산연계가 높은 일부 아세안 국가의 경우 오히려 첨단산업 부문 디커플링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중 전략경쟁 대응에 아세안의 일치된 의견 도출이 어려울 수 있으며, 아세안이 자체 단결력과 중심성을 강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중국산 중간재가 여타 국가들에 의해 대체될 경우, 해당 국가에서 중간재를 생산하는 데 중국산 투입물(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외)이 활용되므로 결과적으로 중국의 GDP 감소규모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특정산업에서 중국을 배제할 경우 의도하지 않게 해당산업과 연관관계가 높은 여타 산업에서 중국의 공급망 참여가 증대할 수 있는 것이다.

    미중경쟁이 지속됨에 따라 다국적기업이 미국의 대중국 규제를 회피하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아세안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실제로 바이든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를 시행함에 따라 반도체 산업이 발달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로의 다국적기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아세안 주요국은 이들의 투자를 발판으로 삼아 제조업 발전 및 산업고도화를 이루고자 반도체 배터리 등과 관련된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아세안은 탈탄소화 사회에 대한 대응 및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전기자동차(EV)를 본격 육성하고 있다. 아세안 정상들은 2023년 5월 회담을 통해 아세안을 ‘EV 생산의 세계적 허브’로 육성할 것을 약속하였으며,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주요국은 니켈과 보크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한 배터리 산업 생태계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까지 아세안은 미중 사이에서 중립적 태도를 보여 왔다. 아세안공동체 차원에서 아세안은 미국과 중국 간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일 것을 우려해 2019년 AOIP를 채택하였으며, 2022년에는 AOIP를 중심에 놓고 주류화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즉 미중 간 전략경쟁 상황에서 양국으로부터의 압력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도록 아세안 주도의 협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함으로써 갈등을 피하고, 미중 양 진영과의 무역을 지속ㆍ확대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5장에서는 앞선 연구결과와 현재 진행 중인 대아세안 정책에 기반하여 한국의 대아세안 전략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첫째, 아세안 주도의 3각 협력 확대이다. 우리 정부는 2023년 발표된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 이행계획에서 아세안 주요 대화상대국과의 연계협력 추진 의사를 표명하였는데, 일례로 아세안 주도 메커니즘 내에서 중국을 포함한 3각 협력사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미중 전략경쟁 상황하에서 미국의 제재, 중국의 경제 강압, 경제적 종속의 무기화 등에 노출될 가능성을 줄이면서도, 중국과의 경제적 연계를 유지ㆍ강화해 나가는 데 적절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즉 미국의 대중국 견제 기조를 따라가되, 중국과의 기능적 협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는 방향을 KASI 안에서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세안 중심성 강화는 한-아세안 협력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의 대중국 전략에서 자유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향후 협력 전략에 있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전략이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오려면 아세안 주도 메커니즘이 원활히 작동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아세안 역내 공급망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이는 미중 전략경쟁하에서 불확실성을 낮추고,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라 하겠다. 현재 KASI의 8대 중점 추진과제와 한-아세안 AOIP 협력 내용에 ‘아세안 역내 공급망 활성화를 위한 과제’가 부재하므로, 이를 위한 협력 사업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아세안을 둘러싼 통상질서의 변화는 아세안의 공급망 구축이나 회복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PEF 타결 시 중국은 이에 대응하고자 RCEP 고도화나 확대, BRI 2.0의 적극 활용 등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는 아세안 주도의 협력에서 주변에 머무르지 않도록 한-아세안 FTA를 통한 통상협력 논의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미 아세안이 참여하는 RCEP이 발효 중이나, 한-아세안 간 협력 채널로서 한-아세안 FTA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재 RCEP과 한-아세안 FTA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한-아세안 FTA 개선협상 범위를 논의하기 전에 기체결 양자 및 다자 FTA를 각각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 수립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3각 협력 확대를 위한 채널로 RCEP을 활용하고, 미중을 배제하고 한-아세안 협력 관련 민감한 이슈를 다룰 대화창구로 한-아세안 FTA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 우리 기업이 핵심광물을 많이 조달하는 아세안 주요국이 「IRA」 핵심광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는 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지원할 것, 조기경보시스템(EWS)을 아세안에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 한-아세안 FTA 개정안에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강화 내용을 명문화할 것을 제안하였다.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중장기 통상전략과 한·남아공 협력 방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중장기 통상전략과 한·남아공 협력 방안

    전 세계적인 통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보건 위기에 따른 경제 위축과 공급 불안 문제가 확대되었고, 뒤이어 2022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미 불안정해진 공급망이 또다시 타격을 받아 식량과 에너지..

    한선이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협력, 무역정책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연구의 구성


    제2장 공급망 재편

    1. AfCFTA 출범에 따른 아프리카 내 공급망 재편

    2.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공급망 현황

    3. 자동차 산업

    4. 핵심 광물

    5. 한·남아공 공급망 관련 협력 방안


    제3장 디지털 무역

    1. 남아공의 디지털 전환 및 디지털 무역 현황

    2. 남아공의 디지털 전환 및 디지털 무역 정책

    3. 주요국의 디지털 무역 협력 현황

    4. 한·남아공 디지털 무역 협력 방안


    제4장 기후변화 대응

    1. 남아공의 탄소 배출 현황

    2. 남아공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

    3. 주요국의 기후변화 대응 협력 현황

    4. 한·남아공 기후변화 대응 협력 방안


    제5장 보건 협력

    1. 남아공의 보건 분야 현황

    2. 남아공의 보건 분야 정책

    3. 주요국 및 기관의 보건 분야 협력 현황

    4. 한·남아공 보건 분야 협력 방안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연구 내용 요약

    2. 협력 방안 및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전 세계적인 통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보건 위기에 따른 경제 위축과 공급 불안 문제가 확대되었고, 뒤이어 2022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미 불안정해진 공급망이 또다시 타격을 받아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인플레이션 심화로 주요국에서 긴축 통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전반적인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위기에 따른 경제 환경 변화가 무역과 통상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전에는 글로벌 분업을 통한 효율성이 강조되었다면, 이제는 가치사슬의 길이를 줄여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시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지역 가치사슬(RVC)로 대체되고 있다. 더불어 경제 회복력 증진 및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디지털 전환이 강조되고 있고, 식량 및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그린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블록화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가 보유한 풍부한 자원, 국제무대에서 대륙의 54개국이 갖는 영향력, 빠른 인구 증가와 수요팽창에 따른 시장 성장성이 주목받으면서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 등 세계 주요국은 아프리카와 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도 최근 경제 안보 확립을 위해 경제 협력의 다변화가 요구되고 있어 새로운 경제 협력 파트너로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협력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과 아프리카가 당면한 과제를 고려할 때 두 지역은 상생하는 협력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내외적인 경제 및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제 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한국은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수출 파트너와 물류망을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반면에 아프리카는 그린 전환에 따른 획기적인 경제 구조 변화를 통해 수출 다변화 수준을 높여 글로벌 가치사슬(GVC) 참여를 확대하는 동시에 지역 가치사슬(RVC)을 발전시켜야 한다.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 시장 성장성, AfCFTA를 통한 무역 활성화 가능성과 한국이 보유한 경제 발전 경험, 디지털 기술 혁신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제조 역량,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가치 추구 노력이 결합한다면 두 지역은 상호보완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한국이 아프리카와 어떻게 경제적인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지 중장기 통상전략 및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경제의 19%를 차지하며, 지역 경제를 이끄는 중심 국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연구 대상국으로 선정하였다. 남아공은 BRICS, G20의 회원국으로 아프리카 지역을 대표하는 강소신흥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남아공은 2021년 기준 아프리카 지역에서 교역 규모 1위, 해외직접투자 유입 규모 2위를 기록했으며, 아프리카 지역 내에서 한국과 가장 활발한 경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파트너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 내에서 가장 선진적인 금융 및 산업 인프라를 보유한 경제 중심지이자 물류 및 제조업의 중심 국가로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남부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남부아프리카관세동맹(SACU),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를 통한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통합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남아공은 미국의 「아프리카 성장 기회법(AGOA)」, 유럽의 경제동반자 협정(EPA)의 수혜국이기 때문에 미국, EU 시장 진출의 제조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2장에서는 아프리카와 남아공의 공급망 특징을 살펴보고, 남아공이 경쟁력을 보유한 자동차와 핵심 광물 분야에서 한국과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분석한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범아프리카주의에 따라 오랫동안 경제통합을 추진해왔으며, 2021년 아프리카 연합의 장기적인 발전전략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54개국 13억의 인구를 아우르는 단일 시장 구성을 위한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협정이 출범했다. 본 협정이 성공적으로 이행되면 아프리카 역내외 무역이 증가하고, 지역 가치사슬(RVC)을 기반으로 한 산업화가 촉진되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AfCFTA 이행과 이에 따른 산업 구조 전환을 위해서는 교통, ICT, 에너지 등 인프라 개선의 과제가 남아 있다.


    남부 아프리카 지역은 광업 분야에서 글로벌 가치사슬 전방 참여 비율이 높고, 주로 제조업 분야에서 후방 참여를 하고 있다. 가치사슬을 발전시키기 위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제조업을 확대하고, 광업 분야에서 가치사슬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아공은 금융, 서비스, 제조업, 광업 등 다양한 산업이 발달한 선진적인 경제 구조로 되어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는 주요 원자재 수출국으로 수출의 과반을 플래티넘, 금, 철광석, 다이아몬드, 석탄, 망간 등의 광물이 차지한다. 이에 남아공 정부는 국가 정책을 통해 자동차, 의류, 농가공, 의약품, 가전 등을 포함한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자, 최대 소비국이다. 남아공은 1920년부터 시작된 오랜 자동차 산업 발전 역사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자동차 산업 보호 정책을 추진해왔고, 그 결과 자동차 산업은 가장 큰 제조업(21.7%)으로 성장했다. 남아공에서는 주로 일본, 유럽, 미국, 한국의 자동차 기업이 진출하여 위탁 생산 방식으로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최근 남아공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기업은 남아공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기업은 유럽 기업과 더불어 남아공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으며, 남아공을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유럽 기업은 남아공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주로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유럽 내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남아공에서도 생산 및 에너지 활용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한국도 AfCFTA 이행으로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는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시장과 유럽, 미국 등 아프리카 외 시장까지 고려하여 남아공을 아프리카 지역 자동차 생산 거점으로 선정함으로써 자동차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 최근 그린 전환 정책에 따라 남아공에서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전기차 공급 및 생산과 관련한 협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남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장기적으로 남아공이 완성차 생산의 중심지가 되고, 남아공 주변국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여 중심지로 공급하는 허브앤스포크(Hub and Spoke) 형태의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어 한국이 이러한 지역 가치사슬 발전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린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핵심 광물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어 안정적인 광물 공급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EU와 미국은 특정국 중심의 공급망에서 탈피하고, 자국 내 핵심 광물의 생산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광물 공급망을 내재화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광물안보파트너십(MSP)을 구성하여 공급망 다각화 및 안정화, 공급망에 대한 투자, ESG 기준 준수, 핵심 광물 재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ESG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여 광물을 개발하고 가공 부문에 대한 기술 협력을 통해 아프리카 내 가치사슬 개선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중국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한국은 핵심 광물 분야에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광물 안보파트너십(MSP) 등 다자협력 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또한 아프리카 광물 생산국과 핵심 광물 관련 정보 교류 및 연구개발 등의 기술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산업 특화 채널을 마련하고 정기적인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남아공은 백금, 금, 망간, 니켈, 구리 등 다수의 핵심 광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광업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한국에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광물 공급의 협력 파트너로 매우 중요하다. 안정적인 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해 한국기업은 해외 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는 광물 분야 투자 증진 정책을 통해 이를 지원해야 한다. 현지 진출 기업은 광물 개발 사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아프리카 내 광물 가치사슬 개선을 위해 기술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또한 ESG 기준에 따라 공급망을 관리하여 핵심 광물 공급망 전반에 걸쳐 환경오염, 인명 피해, 노동력 착취, 인권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력 파트너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3장에서는 디지털 무역과 관련한 한국과 남아공의 협력에 대하여 분석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아프리카 전역에서도 디지털 전환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분야에서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이 활용된 상품 및 서비스, ICT 서비스 관련 무역이 증가하면서 디지털 무역의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남아공의 디지털 무역 중 ICT 서비스 무역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남아공의 디지털 무역은 주로 유럽 및 아시아 등 역외 지역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AfCFTA 출범으로 향후 아프리카 역내 국가와의 디지털 무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프리카 지역의 디지털 무역 확대를 위해서 디지털 경제 관련 조세, 관세, 소비자 보호, 사이버 보안 등 정보 보호 대책, 인터넷 접근성 개선을 위한 인프라 구축, 국가간 디지털 무역 관련 규제 마련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국은 남아공을 포함한 역내 시장을 대상으로 남아공과의 디지털 무역을 확대하면서 AfCFTA 이행을 촉진할 수 있도록 디지털 무역 표준, 시스템, 디지털 규범 분야 발전을 지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남아공 정부는 통합 ICT 정책 백서에서 디지털 전환을 위해 보편적 디지털 접근성, 디지털 보안 개선, 정보 공개, 디지털 인프라 구축 및 정부 서비스 디지털화,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 포용성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남아공에서 전자상거래는 아직 글로벌 기준 대비 비중이 높지 않지만, 아프리카 내 최다 전자상거래 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남아공의 디지털 기술 스타트업 중 이커머스/소매(10.2%) 기업의 비중이 핀테크(30%) 다음으로 높았다. 전자상거래가 성장하면서 데이터 및 개인정보보호 등 사이버 보안과 관련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아프리카 연합은 말라보 협약을 체결하여 데이터 보호법 제정과 데이터 감독기구 설립을 의무 사항으로 정했는데, 남아공은 최근 소비자 보호, 전자 거래에 관한 「전자통신거래법」,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하여 이러한 규제 강화 방침을 준수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아프리카와 함께하는 디지털 전환 이니셔티브(DTA: Digital Transformation with Africa Initiative)를 발표하고 디지털 경제 및 인프라, 인적 자원 개발, 디지털 환경 분야에 대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미국은 아마존,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술 기업을 통해 남아공에 ICT 서비스를 수출하고 있으며, 투자는 주로 데이터 센터 건립과 관련한 부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인도는 남아공에 ICT 서비스 수출이 많은데, 주로 통신, 금융, 소매, 제조, 헬스케어 등의 분야와 중소기업 대상 IC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과 남아공의 ICT 서비스 교역 규모는 크지 않지만, 최근 중국의 통신 장비 기업인 화웨이, ZTE 등이 남아공에서 5G망 구축과 데이터 센터 건설 등 ICT 인프라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EU와 남아공 간에는 서비스 무역이 활발한데, 남아공 ICT 서비스 무역 최대 파트너는 아일랜드이고 대남아공 최대 투자국은 네덜란드이다. EU는 중국의 일대일로를 견제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개선 사업을 포함하는 글로벌 게이트웨이(Global Gateway) 전략을 발표하고, 아프리카 지역에서 디지털 격차 해소와 안전 하고 지속가능한 네트워크 연결 강화 등 연결성 확대에 중점을 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와의 디지털 무역 관련 협력에 대한 논의는 아직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 않다. 남아공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한국이 남아공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한·남아공 간 디지털 기술 전수 및 디지털 인프라 구축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테크 기업이 남아공에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광대역망, 데이터 센터 건설 등 디지털 인프라 개선 사업을 민관 협력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다. 또한 전자정부·스마트시티 등 디지털 융합 분야와 디지털 기술 교육 및 청년층 디지털 역량 강화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 추가로 AfCFTA 이행 과정에 중요한 요소인 디지털 무역 제도 수립과 관련한 협력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4장에서는 아프리카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이자 경제성장 추진에 있어 가장 강조되는 분야인 기후변화 대응 및 이와 관련된 한국과 남아공 간 협력을 분석한다. 아프리카의 온실가스 배출 기여는 전 세계 총배출의 4% 정도로 미미하지만, 강수량 및 기온 변동성 증가나 자연재해 발생 증가 등 기후변화의 피해가 큰 지역이다. 또한 아프리카에서는 경제성장이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화석에너지원에 의존하여 이루어지고 있어 저탄소 경제로 도약하기 위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예외적으로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인데, 연간 4억 3,000만 톤 이상을 배출하여 전 세계적으로도 탄소 배출 규모 기준 20위 내에 속한다. 또한 2022년 콰줄루나탈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하여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발생 위험을 재인식하게 되었다.


    남부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녹색경제전략(Green Economy Strategy and Action Plan)을 발표하고 중점 전략으로 지속가능한 자원 관리 및 보존, 에너지 효율 향상,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 및 녹색 인프라 확충, 폐기물 관리를 제시했다. 파리협정에 따라 남아공도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을 제출하였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저탄소발전전략(South Africa Low-Emission Development Strategy 2050)을 발표했다. 주요 분야로 에너지, 산업, 혼농임업, 폐기물을 선정하고 분야별로 통합에너지계획, 통합자원계획, 바이오연료 규제 프레임워크, 산업정책행동계획, 기후변화 적응 및 감축 계획, 농업 환경 보존 정책, 폐기물 관리 전략 등 상세 전략을 수립했다. 남아공의 탄소 배출은 화석연료를 사용한 전력 난방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특히 2020년 88%에 달하는 석탄 화력발전의 비중을 2030년까지 44%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는 이미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이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한국은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를 식별하여 차별화된 포지셔닝이 필요하다. 중국은 남아공과 에너지 및 자원, 녹색 개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남아공의 국영 전력기업 에스콤(Eskom)이 발주한 사업을 중국기업이 수주하는 등 에너지 저장 시스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태양광 가치사슬의 70~80%를 차지하고 있어 태양광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며, 남아공에도 태양광 패널 공장을 설립하여 진출했다. 영국은 태양광과 그린 수소 부문에서 남아공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남아공에서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그린 수소 및 그린 암모니아 플랜트를 건설하는 사업과 그린 수소 관련 기술 이전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학술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남아공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 그린 수소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아공에서는 소규모 자가발전 수요 증가와 전력 송배전 효율성 증대 필요에 따라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풍력이나 태양광 분야에서는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높인 후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라 2050년까지 수소 수요량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수급해야 하는 상황으로, 풍부한 재생에너지원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그린 수소 생산 잠재력이 높은 남아공이 해외 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제철 산업에서 그린 수소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어 남아공의 태양광을 이용하여 생산한 그린 수소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수소차와 수소 운송 부문에서 협력을 시작하여 장기적으로 수소 생산을 위한 재생에너지 및 수전해 기술 관련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추가로 남아공이 전력 확보를 위해서 에너지 믹스에서 원자력 발전을 강조하고 있어 한국이 강점을 가진 원전 분야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 한국은 경제성과 안전성을 겸비한 소형원전을 개발하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의 바라카 원전 사업을 레퍼런스로 삼아 남아공과도 원전 분야에서 협력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


    5장에서는 보건 분야에서의 협력을 살펴본다. 남아공에서는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청년인구의 비율이 줄어들어 부양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남아공의 보건 관련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지표는 대체로 개선을 보이고 있으며, 보건 서비스의 수준이나 접근성은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최근 비감염성 질환(심장 질환, 뇌졸중, 당뇨 등)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이에 대한 의료의 보장 범위는 작은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공공과 민간 의료 서비스 간 품질 격차가 커 보건의료 서비스 혜택에 있어 소득 수준에 따른 불평등이 존재한다. 따라서 남아공 정부의 보건 분야 정책 중 가장 핵심은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하고 의료 서비스의 투명성과 효과성을 증진하기 위해 보편적 의료보장을 확대하는 것이다. 남아공은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의료기기 시장이며, 향후 5년간 시장의 규모가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수입 의료기기 의존도가 90%에 달하며, 주로 독일, 미국, 중국에서 수입한다. 제약 산업의 규모 역시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가장 크지만, 의약품의 80%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미국은 남아공을 포함한 아프리카 지역에서 의료 인력 양성, 제약 역량 강화, 의료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일본은 2019년 대아프리카 보건 전략을 세우고 보건위생 환경 개선, 보건 인력 양성, 장기적인 의료 자원 및 질병 관리제도 구축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감염병 예방 치료 분야에서는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아프리카 국가를 지원하고 있다. EU는 글로벌 보건 전략(Global Health Strategy)을 세워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고 있으며, 전 생애주기에 따른 통합적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편적 의료보장(UHC)을 개선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의약품 현지 개발, 공중보건 시설 역량 강화, 디지털 보건 시스템 구축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남아공에서 보건 분야는 성장이 유망한 분야로 한국은 보편적 의료보장, 의료기기, 의약품, 디지털 헬스, 의료 서비스 시스템 및 운영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 한국은 ODA 재원을 활용하여 정책 자문 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그 외 분야에서는 민간이 주도하여 협력할 수 있다. 우선 남아공과 국제적으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의 경제발전 및 보건환경개선 성과공유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남 아공에서 보건 산업의 성장과 함께 양질의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어 중장기적인 시장 성장성을 파악하여 기술 경쟁력이 있는 의료기기 수출을 확 대할 수 있다. 제약 분야에서는 현지 시장의 경쟁 상황과 까다로운 규제를 고려했을 때 현지 업체와 합작하는 형태의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더불어 디지털 융합 분야 중 주목받는 디지털 헬스 시장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병원 운영 시스템 관련 사업을 추진하여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한국과 남아공 간 공급망 재편, 디지털 무역, 기후변화 대응, 보건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반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 우선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면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한 대아프리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협력 성과를 주기적으로 검토하는 경제 협력 논의 채널을 마련해야 한다. 무역 협정을 통해 시장 개방, 교역 및 투자 촉진을 위한 제도적인 틀이 마련된다면 양국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제 협력 관계 구축이 더욱 용이해질 것이다. 아울러 AfCFTA를 아프리카 대륙과 견고한 경제 협력을 추진하는 통로로 활용하기 위해 주도국인 남아공의 AfCFTA 추진을 지원하며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정부간 협력뿐만 아니라 핵심 광물, 디지털, 에너지 분야에서 민간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한국기업이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시장 통합 정보 시스템 구축, 시장 조사 단계 지원, 기업 투자 및 진출 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융 협력 및 정책 금융을 확대하여 신규 시장 진출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남아공과의 협력에 있어 후발주자인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여 경제 협력 확대 추진 과정에서 한국 제품 및 서비스의 높은 품질을 강조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포지셔닝하여 한국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 중국 태양광·BESS 산업의 글로벌 시장 독점화와 주요국 대응
    중국 태양광·BESS 산업의 글로벌 시장 독점화와 주요국 대응

    국제사회는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 역량 강화를 위해, 화석연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에너지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의 발전비용이 화석에너지 수준으로 낮아졌고 설치가 상대적으로 용이해, 빠르게 재생에너지를..

    김주혜 발간일 2023.12.29

    경제안보, 에너지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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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배경 및 필요성

    2. 선행연구와 본 연구의 차별성

    3. 연구의 구성


    제2장 태양광 산업

    1. 중국이 장악한 글로벌 태양광 산업

    2. 주요국의 대응

    3. 중국의 전략 분석


    제3장 BESS 산업

    1.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LiB 기반 BESS 산업

    2. 주요국의 대응

    3. 중국의 전략 분석


    제4장 결론 및 시사점

    1. 요약과 결론

    2.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국제사회는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 역량 강화를 위해, 화석연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에너지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의 발전비용이 화석에너지 수준으로 낮아졌고 설치가 상대적으로 용이해, 빠르게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발전원으로 부상했다. 이에 그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석탄의 누적 설비용량까지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충에 비례하여 ESS(Energy Storage System)의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시시각각 변하는 일조량과 풍속에 따라 전기 생산이 좌우되는 특성이 있어,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수요가 있을 때 방전하여 공급하는 ESS의 구축이 동반되어야 한다. ESS 중에서도 저수지 등에 설치되어 물의 낙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양수 발전과 비교해, 장소의 제약이 덜하고 설비 이동·철거가 수월한 LiB(Lithium-ion Battery) 기반의 BESS(Battery Energy Storage System)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세계 태양광 공급망 각 생산 단계에서 74.7~96.8%를 차지하고 있고, LiB 기반 BESS 공급망의 업스트림 및 미드스트림을 중심으로 생산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태양광 및 BESS용 LiB의 기술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중국 태양광 제품 수입의존도가 과도하게 높고, 중국제품의 가격경쟁력에 밀려 국내 태양광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2021년에 BESS용 LiB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주었다.


    이에 본고에서는 태양광 및 LiB 기반 BESS의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공급망 장악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이와 함께 각 산업 독점화의 배경이 된 중국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전략을 살펴보고, 우리 정부와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응방안을 고민해 보았다.


    2장에서는 중국이 장악한 태양광 산업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대응을 수입규제와 자국 공급망 강화 정책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중국정부의 태양광 산업 육성 정책과 중국기업의 전략을 파악하였다. 먼저 미국은 2012년부터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해 대중국 수입의존도를 대폭 낮췄다. 하지만 중국기업들이 동남아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우회 수출을 시도했고, 미국의 대동남아 태양광 제품 수입의존도는 2022년에 오히려 70~90%까지 상승했다. 이에 미국정부는 동남아 우회 수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5개의 중국기업을 적발했지만, 이는 중국의 주요한 셀, 모듈 기업 중 일부에 불과하다. 미국은 표면적으로 대중국 태양광 제품에 대한 수입의존도를 낮췄을 뿐이고, 중국산 제품에 대해 연이어 여지를 두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또한 미국은 자국 내 태양광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기반으로 설비투자 세액공제(ITC, AEPC)와 각 공급 단계별 생산단위당 세액공제(AMPC)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태양광 공급망에서 웨이퍼, 셀 단계의 생산능력은 전무하고, 모듈의 생산능력도 바이든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는 데 역부족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유치해 공급망 내재화를 실현하고,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전략은 △한국 한화솔루션의 북미 최대 태양광 단지 조성을 중심으로 한 자국 내 완전한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 공급망 구축, △First Solar를 필두로 한 박막형 태양광 셀 증산으로 추려볼 수 있다. 이로써 미국의 의도대로 태양광 공급망의 내재화는 가능하겠지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에는 어 려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유럽 역시 2013년부터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했지 만, 미국과 달리 2018년에 관세 부과를 종료했다. 이후 2021년 유럽의 대중국 태양광 모듈 수입의존도는 80%를 넘어섰다. 유럽은 태양광 제품의 대중국 의 존도를 낮추기보다, 저렴한 중국산을 대량 수입해 태양광 발전을 주축으로 재 생에너지를 확보하는 데 더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EU 집행위원회 의 「2050 탄소중립 선언」에 이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의 대유럽 화석에너지 공급 감축까지 더해져 유럽은 더 많은 양의 재생 에너지를 더 빠르게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탄소중 립산업법」을 발표해 태양광을 8대 탄소중립 전략기술로 분류하고, 전략 프로젝트 추진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EU 수요의 40%를 역내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EU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민간자본의 투자 를 이끌어내기 위해 친환경 산업에 대한 한시적 보조금 완화 정책(TCTF)을 통 해 보조금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유럽 태양광 업계는 이미 중국산 저가 제품에 잠식당해 투자를 확대할 만한 여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수출 지원, 국내외 주식시장 상장 지원, 장비·기술 국산화를 위한 투자 보조금을 기반으로 태양광 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했다. 하지만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수입규제를 시작하면서, 중국은 금태양 시범사업(태양광 발전설비 프로젝트 총투자금의 50% 지원)과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기반으로 내수시장을 키우기 시작했다. 산업이 성숙기로 접어든 2017년부터는 보조금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R&D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도 무조건적인 보조금 지급이 아닌 기술 수준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중국 태양광 업계는 핵심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도태되고, 선도기업 중심으로 재편되어 갔다. 2021년 8월 중국정부가 태양광 산업에 대한 FIT 제도를 폐지하면서, 국가보조금 주도 성장에서 시장화 단계로 들어섰다. 이와 함께 2025년까지 태양광 산업 정책 방향은 △BIPV 등 태양광 발전의 응용 분야 확대, △페로브스카이트 중심의 차세대 태양광 기술 개발, △자국 기술 보호(수출 금지 및 제한 기술 목록에 웨이퍼 기술 추가)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태양광 업계는 현재 공급과잉을 겪고 있어, 내부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중국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생산 역량 및 기술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이제는 다른 기업이 추격할 수 없는 독보적인 주력 기술 확보와 업계 표준 선점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중국 태양광 기업은 △미국 수입규제-동남아 생산기지 확대를 통한 우회 수출, △미국 IRA-미국 내 태양광 생산공장 건설로 대응하고 있다.


    3장에서는 중국이 주도하는 LiB 기반의 BESS 산업에 대하여 2장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유럽의 대응, 그리고 중국정부의 정책과 기업 전략을 분석했다. 미국은 2019년부터 「301조」에 근거하여 중국산 LiB에 기존 관세 3.4%에 추가 관세 7.5%를 부과했지만, 미국의 대중국 LiB 수입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2년에는 10년 내 최고치인 70%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미국의 LiB 기반의 BESS 공급망 단계 중 주요 광물 채굴과 정제 단계를 제한다면, 4대 핵심소재와 셀 단계는 이미 자국 내 공급망이 구축되어 있지만, 생산능력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제 제품(리튬 화합물 등)과 핵심소재의 음극재(흑연) 등은 중국의 장악력이 절대적인 상황이다. 이에 미국은 IRA를 기반으로 공급망 단계별 자국 내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BESS용 LiB에 대해서는 중국산에 차별적인 규제를 두지 않는 현실적인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BESS 공급망을 강화하고자 BESS의 설비 투자비용에 대한 세액공제(ITC)와 LiB 셀 및 모듈, 핵심소재, 광물에 대한 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BESS용 LiB는 거의 중국과 한국 기업에서 생산하고 있어 모두에게 호재이지만, 이미 가격 및 기술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배터리(LFP)에 AMPC 혜택까지 더해진다면 중국기업에 더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유럽의 LiB 기반 BESS 공급망 역시 업스트림, 미드스트림 단계의 수요 대비 역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대중국 LiB에 대한 반보조금 등의 규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유럽 내 중국산 LiB의 저가·물량 공세가 거세지면서, 2022년 기준 대중국 LiB 수입 비중은 45%를 기록했다. EU 집행위원회는 태양광과 함께 배터리·저장 기술도 「탄소중립산업법」의 8대 전략기술에 포함하고, 2030년까지 연간 배터리·저장 장치 수요의 최소 40% 이상을 역내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중국을 겨냥한 「핵심원자재법(CRMA)」을 발표하여, 2030년까지 연간소비량 대비 역내 채굴 10%, 정제(가공·처리) 40%, 재활용 원자재 생산 25%를 달성하고, 원자재 수입을 다변화해 단일 공급원에 65% 이상 의존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와 함께 높은 환경 기준을 배터리 공급망에 적용하고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배터리의 시장진입을 차단하는 배터리법도 2024년 시행될 예정이다. 유럽의 전략을 종합해 보면, 태양광과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우려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특히 LiB 공급망의 업스트림 위주로 공급처를 다각화하여 리스크를 분산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지만,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은 없어 보인다. 물론 EU 배터리법의 시행으로 LiB에 높은 환경기준을 부여함으로써 해외 배터리 기업들의 유럽 시장 진입이 까다로워지겠지만, 유럽 기업 또한 규정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차별적인 조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2020년까지 중국의 신형 ESS(BESS, 압축공기 에너지 저장, 플라이휠 에너지 저장 등)는 R&D 실증 단계에서 초기 상용화 단계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또한 내부적으로는 LiB를 필두로 한 BESS와 압축공기 ESS 기술이 세계 선두 수준에 도달했다고 자평한다. 중국정부는 2021년을 신형 ESS 산업의 원년으로 보고, 14·5 규획기간인 2021~25년에 규모화 단계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특히 LiB에 대해서는 향후 기술력 증강·운영비용 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내부 공급망 결속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정부는 LiB 공급망의 업·다운스트림 기업 간 장기계약 체결 등 긴밀한 협력을 유도하고, 공급망 단계별 양과 가격을 명확히 하여 공급을 보장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중국 LiB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업·다운스트림 기업 간 동맹을 맺고 공급망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미국 IRA에 대응해 △미국 현지 생산기지 구축, △미국의 FTA 체결국과 협력, △유럽 진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 배터리법을 겨냥해 LiB 재활용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4장에서는 상기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 정부 및 기업에 다음과 같은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우리 정부에서 종합적인 태양광 산업 정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구체적으로 ① 국내 시장 활성화를 위한 태양광 응용 분야 확대 및 생산 측면의 보조금 지원, ② 정부의 수출·금융 지원, ③ 미국 IRA를 기회로 북미시장 진출 확대가 기대되는 태양광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④ 페로브스카이트의 초격차 기술을 유지하고 선제적인 상용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의 R&D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유럽의 배터리법에 대한 대응과 핵심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LiB 재활용 기술 개발 및 투자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 태양광 산업과 LiB 기반의 BESS 산업 모두 단기적으로는 중국 업스트립 기업과 한국 미드스트림·다운스트림 기업 간 장기 공급계약 체결이 시급하며, 장기적으로는 독자 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지원 및  개발협력 확대 방안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지원 및 개발협력 확대 방안

    동티모르는 외교의 최우선 순위를 아세안 가입에 두고 2011년부터 아세안 가입을 추진해왔다. 2022년에 아세안의 원칙적(in principle) 가입 승인 및 옵서버(observer) 자격을 획득했으나, 정식 회원국(full membership) 가입 시기는 정해지지 않..

    정재완 외 발간일 2023.12.29

    ODA, 경제협력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필요성

    2. 연구의 목적과 의미

    3. 연구 구성 및 한계


    제2장 동티모르의 개발협력 여건

    1. 정치・외교・사회적 구조와 특징

    2. 경제 특징 및 구조

    3.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이행 현황과 성과


    제3장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준비 및 역량 분석

    1. 아세안 헌장 제6조(가입 조건)를 통한 분석

    2. 아세안 헌장 제5조 2항(국내법 제정 의무)을 통한 분석

    3.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을 위한 로드맵

    4. 주요 지표를 통한 아세안 국가와의 역량 비교


    제4장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관련 주요국의 지원 전략과 사례

    1. 주요국・기관의 ODA 지원 추이와 구조

    2.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을 위한 주요국・기관의 지원 사례

    3. 한국에 대한 시사점


    제5장 동티모르의 아세안 정식 가입 전망과 한국의 지원 방안

    1. 동티모르의 정회원 가입 과제와 전망

    2.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의미와 영향

    3.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을 위한 한국의 지원 방안

    4. 한・동티모르 개발협력 확대 방안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동티모르는 외교의 최우선 순위를 아세안 가입에 두고 2011년부터 아세안 가입을 추진해왔다. 2022년에 아세안의 원칙적(in principle) 가입 승인 및 옵서버(observer) 자격을 획득했으나, 정식 회원국(full membership) 가입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동 보고서는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을 위한 조건과 역량을 분석하고 주요국의 지원 전략과 사례를 살펴보았으며, 이를 토대로 한국의 대동티모르 개발협력 및 아세안 가입 지원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2장에서는 정치・외교・사회 등 다양한 시각에서 동티모르의 개발협력 여건을 살펴보고, 동티모르의 경제 및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이행 등 동티모르의 일반적인 수준을 분석했다. 동티모르는 이원집정부제(Dual Executive System) 및 4권분립(대통령,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과 같은 특이한 정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외교 부문에서는 포르투갈어사용국공동체(CPLP: Community of Portuguese-Language Countries)의 정체성과 아세안 및 태평양 도서국들과 연계한 포괄적이고 집단적 관여(Comprehensive and Collective Engagement) 형태의 능동적인 외교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티모르는 지정학적 중요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며 아세안 가입을 최우선 외교 과제로 채택해왔다. 동티모르는 전형적인 개도국형・피라미드형 인구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공식 언어는 테툼어(Tetum)와 포르투갈어, 실무언어는 인도네시아어와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동티모르는 명목 GDP 21억 6천만 달러, 1인당 GDP 2,391달러의 최빈개도국(LDC: Least Developed Country)으로, 농수산업이나 제조업 발전이 미약해 바유-운단(Bayu-Undan) 유전을 통해 마련한 석유기금(Petroleum Wealth)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최근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에서 점차 회복하는 추세이나, 바유-운단 유전 개발 종료로 인한 성장동력 상실이 우려된다. 수출 또한 석유・가스 부문이 90%를 초과하며, 이를 제외하면 약 7%의 비중을 차지하는 커피가 유일한 수출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산업 발전을 위한 FDI 유치가 시급한 상황이나, 제조업 기반이나 내수 규모가 취약해 유전 개발 투자 이외에는 FDI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동티모르의 노동가능인구는 약 80만 명이고, 노동참가율은 30.5% 수준에 그치며, 노동인구의 교육수준도 초등교육 이하 비중이 약 48.8%이다. 자원은 남부연안의 바유-운단 유전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매장량 소진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그 대안인 그레이터 선라이즈(Greater Sunrise) 유전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동티모르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이행은 다수 부문에서 주의(Challenges Remain), 중대한 도전(Significant Challenges), 심각한 도전(Major Challenges) 상황에 머물러 있다.


    제3장에서는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준비 및 역량 보유 여부를 분석했으며, 특히 아세안 헌장에 명시된 가입 요건과 핵심 지표를 활용한 아세안 국가와의 역량 비교도 제시했다. 동티모르의 아세안 헌장 제6조 요건 충족과 관련해서는 다수 요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동티모르의 미약한 경제발전 및 재정상황, 물리적 인프라 부족 및 외교단 역량 부족 등 ‘능력(Ability)’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아세안 헌장 제5조 2항(국내법 제정 의무)과 관련해서는 동티모르의 아세안동원계획(TLAMP) 및 아세안 가입 핵심요소(CEA: Critical Elements for Accession)를 기준으로 아세안 공동체 및 부문별 협정 충족을 위한 법률 제정 상황을 평가했다. 하지만 아세안 공동체별 가입 요건의 차이와 광범위함으로 인한 정량평가의 어려움, 아세안과 동티모르의 ‘비공개 접근 방식(Non-disclosure approach)’ 등으로 인해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확인이 용이하지 않다. 아세안경제공동체(AEC: ASEAN Economic Community) 청사진 2025의 경우 동티모르는 일부 무역 및 인력 이동을 제외한 법규제, 글로벌 통상질서 등 다수 부문에서 AEC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세안은 그동안의 실사를 토대로 ‘동티모르의 아세안 정식 가입을 위한 로드맵(Roadmap for Timor-Leste’s full Membership in ASEAN)’을 2023년 5월에 제시했다. 이는 동티모르의 정회원 가입을 위한 객관적인 기준(criteria)과 이정표(milestone)를 의미하는데, 역설적으로 해석하면 동티모르의 준비나 역량을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요 지표를 통한 아세안 국가와의 역량 비교 분석에서 소득수준, 인간개발지수, 금융, 통신, 도시화, 문해율 등은 기존 아세안 회원국 중 후발 가입국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정치수준을 나타내는 민주주의 지수의 경우 동티모르가 167개국 중 44위로 대다수 아세안 국가들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2002년 동티모르의 독립 이후 군부 쿠데타 혹은 독재 과정 없이 민주적 정권 수립과 운영이 지속된 점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제4장에서는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관련 주요국 및 기관들의 ODA 지원 및 아세안 가입 지원 내역을 분석했다. 동티모르에 대한 ODA 지원 내역에 대해서는 OECD의 CRS(Creditor Reporting System)를 활용해 정량적 분석을 실시했으며, 아세안 가입 지원에 대해서는 국별・기관별 지원 사례를 살펴보았다. 동티모르에 대한 국제사회의 ODA는 양자 지원이 주를 이루었으며, 국별로는 호주(31.3%)와 포르투갈(13.2%)의 비중이 크고, 분야별로는 사회 인프라 (60.9%) 및 경제 인프라(13.1%)에 대한 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아세안 가입 지원 사례 분석을 위해 국가별 지원은 일본과 호주, 기관으로부터의 지원은 ADB 사례를 채택했다. 일본은 ‘대동티모르 국별개발협력방침(対東ティモール 民主共和国 国別開発協力方針, 2017년)’과 같은 주요 이니셔티브 및 일본국제 협력기구(JICA), ADB 등 기관을 통해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준비를 지원해왔다. 동티모르의 최대 ODA 지원국인 호주는 인간개발, 마을개발, 공공행정, 바이오, 농업농촌, 경찰역량 개발 등 동티모르에 대한 다양한 중장기 개발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호주는 2022~26년 기간 약 660만 달러 규모의 펀딩 패키지를 마련하고, 동티모르의 정부부처 및 민간 부문의 역량강화 사업, 아세안 사무국 및 회원국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워크숍 등을 통해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및 초기 활동에 필요한 역량과 인프라 개선을 지원하기로 했다. ADB는 1999년부터 약 5년 단위의 중기 지원 전략인 국별협력전략(CPS: Country Partnership Strategy)을 통해 동티모르를 지원해왔다. 동티모르의 독립 시기에는 인프라 복구・유지에 집중했으나, 점차 지원 분야를 확대해 최근에는, 팬데믹 극복, 기후변화, SDGs 달성도 지원하고 있다. ADB는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지원 전략으로 주로 역량개발기술지원(CDTA: Capacity Development Technical Assistance)을 통한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주요 국가 및 기관의 지원 사례는 한국 역시 능동적으로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을 위한 역량 개발, 국가 시스템 구축, 인프라 확충 등에 대한 지원 방안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제5장에서는 동티모르의 아세안 정식 가입 전망 및 한국의 지원 방안에 대해 논했다. 동티모르는 2022년 11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원칙적(in principle)’ 가입 및 옵서버 자격을 얻었으나, 동티모르의 준비 및 역량 부족에 대한 우려, 아세안 회원국 간 의견 불일치 등 다양한 사유로 정식 가입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 대다수의 아세안 국가들은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나, 특정 계기나 정치 상황 변화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동티모르에 있어 아세안 가입은 경제적 이익, 지역경제통합 참여, 안보 및 집단 정체성 확립, 국가의 성장・선진화, 지정학적 이해 등은 물론 ‘제2의 건국’과 같은 큰 의미를 가진다. 아세안의 관점에서는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이 아세안 확대, 동남아의 평화・안정, 중국 영향력 견제 등의 의미를 가진다.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은 로드맵 이행을 위한 역량 강화, 한국의 개발협력 기본정신 및 목표,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 및 한국의 장점과 경쟁력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은 접근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첫째, 대외무역・통상 역량 강화 및 통상법 전문가 육성을 지원해야 한다. 둘째, 인적 자원 개발 및 육성이 필요하다. 셋째, 디지털 인프라 구축 지원 등이 요구된다. 한・동티모르 개발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 조정 및 다양화, 농어촌 개발, 경제 인프라 구축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동티모르의 대외무역・통상 역량 강화 및 통상법 전문가 육성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제5장에서 제시한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지원 및 개발협력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동티모르 국별지원계획(CP)에 아세안 가입 지원 명문화, 인도네시아・베트남・아세안사무국 등과의 삼각협력, WTO 가입과의 연계, 한국의 경쟁력 보유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 등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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