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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방,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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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 성과와 과제

    2000년대 들어 중동부유럽 국가의 EU 가입이 본격화되면서 EU 내 새로운 제조업 생산거점이 중동부유럽에 구축되었다. 한국기업은 EU 역내 시장을 겨냥해 중동부유럽 진출을 본격화하였으며, 2000년대 들어 중동부유럽 진출은 V4(폴란드, 헝가리, 체..

    이철원 외 발간일 2026.03.24

    경제협력,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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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필요성
    2. 선행 연구
    3. 연구 구성 및 방법

    제2장 중동부유럽 경제와 한국기업 진출
    1. 중동부유럽 경제 현황
    2. 중동부유럽 EU 가입 초기 10년의 한국기업 진출
    3. 최근 10년의 한국기업 진출 추이 및 주요 특징
    4.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 당면 과제

    제3장 중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 특징
    1. 최근 중국기업 진출 추이 및 현황
    2. 중국의 V4 국가별 투자 특징 및 주요 이슈
    3. 평가 및 전망

    제4장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1. 연구내용 요약 및 평가
    2.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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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2000년대 들어 중동부유럽 국가의 EU 가입이 본격화되면서 EU 내 새로운 제조업 생산거점이 중동부유럽에 구축되었다. 한국기업은 EU 역내 시장을 겨냥해 중동부유럽 진출을 본격화하였으며, 2000년대 들어 중동부유럽 진출은 V4(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등 비세그라드 4개국) 국가를 중심으로 2006~07년에 집중되었다. 201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은 배터리, 전기차, 재생에너지, R&D 등에 대한 투자로 전환하여 친환경 및 첨단산업과 주요 공급망 중심으로 투자 패턴이 변화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력업체는 폴란드에,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과의 협력업체는 헝가리에 각각 이차전지 부문 진출을 완료하여, EU의 포괄적 환경 규제와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한편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편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의 일환으로 친환경 전자부품과 완성차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의 대규모 그린필드 투자가 이어지며, 헝가리는 중국의 유럽 진출 전략에서 핵심적인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이 본격화된 지 어느덧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진출의 성과를 확인하고 한국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 분석과 해결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V4는 현재 EU의 주요 생산기지로 부상하며 배터리 등 한국 및 중국의 현지 투자 및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완전고용에 가까운 노동시장 환경을 갖추었다. 이는 현지 진출 한국기업에게 구인 관련 어려움이라는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V4 정부는 최근 ‘전략 산업 보호’와 ‘외국 자본 선별적 수용’을 핵심 경제정책 기조로 삼고 있으며, 전략 부문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환영하면서 R&D 투자와 연계를 강조하는 등 투자정책을 변화시키고 있다. 헝가리를 비롯한 중동부유럽에 대한 최근 중국의 적극적인 투자진출은 기 진출 한국기업의 현지 경영환경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바, 단순 경쟁을 넘어 자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한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 20년을 평가하기 위해 진출 동기 및 전략을 검토하고 최근 10년에 대한 실적을 중심으로 진출 성과를 분석하였다. 또한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에 대한 전망 및 당면 과제에 대해서도 고찰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최근 중국기업의 진출 확대에 대한 시사점을 포함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중동부유럽이 EU에 가입한 초기 10년간의 투자에 비해 최근 10년의 한국기업 중동부유럽 투자 진출은 EU 정책에 대응하는 EV 및 EV 배터리 부문에 대한 투자가 주종을 이루었다. 반면 자동차 및 전자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에 대한 투자집중도는 다소 완화되었다. 또한 한국기업의 진출 분야가 바이오, 에너지, 방산,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범위로 확대되었다.

    한국기업의 투자 진출과 수출에 있어 양(+)의 상관관계는 최근 10년간의 투자 진출에서도 확고하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이는 한국기업의 대규모 중동부유럽 투자가 이 지역에 대한 한국의 지속적인 수출 증대로 이어졌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것은 ‘해외직접투자로 인한 국내 산업의 공동화’라는 전통적인 우려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즉 글로벌 공급망 분절 시대에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확대될수록 국내 모기업의 정규직 고용과 매출이 오히려 증가한다는 최근 주요 분석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최근 중국과 V4 국가 간 관계는 경제적 이해와 정치적·전략적 요인에 의해 복잡미묘하게 변하고 있으며, 중국의 투자 양상도 V4 국가별로 상이하게 나타났다. 가장 친중적인 성향을 보인 헝가리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정책으로 V4는 물론 유럽 내에서도 중국의 중요 투자처로 중국기업의 진출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과 관계가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슬로바키아도 최근 전기차·배터리와 관련된 중국 투자를 유치하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EU의 대중 정책과 엇갈린 행보를 보이며 중국의 대중동부유럽 투자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폴란드와 체코는 EU의 대중 전략 방향과 연대성을 보이며 대중 관계에 보다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고, 중국의 투자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기업과 중국기업의 V4에 대한 투자 진출 현황은 투자국과 투자 시기 및 투자 부문, 주요 현안에 있어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기업은 2000년대 중반에는 자동차 산업을 필두로 체코와 슬로바키아 투자가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EV 배터리를 중심으로 폴란드와 헝가리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반면 중국기업은 2020년 이후 헝가리를 중심으로 EV 및 EV 배터리 부문의 대규모 투자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유럽의 제조업 생산거점을 V4에 구축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은 최근 V4 경제의 물가상승, 생산비 급증, 인력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최근 EV 및 EV 배터리 부문의 중국기업은 헝가리에 집중적으로 진출하여 현재 시제품 생산 단계에 있다. 곧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지만, EU 시민의 부정적인 대중국 인식 변화와 EU 차원의 대중국 규제에 직면해 있다.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 평가에서 나타난 당면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 기업 차원에서 ESG 경영 및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현지에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EU의 규제 대상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한 최근 EU 차원에서 경제안보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 EU 차원의 경제안보 전략 변화에 따른 새로운 규제 논의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고, 우리나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와 함께 최근 중국기업의 대규모 중동부유럽 진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양국의 차별성에 기반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은 중국의 대규모 헝가리 진출에 대응하여 V4 전반에 이미 구축된 우리의 협력 기반을 폭넓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헝가리를 제외한 나머지 3개국에서는 유럽의 글로벌 위탁생산기업(OEM)이 지정학적 위험과 EU와 중국 간의 잦은 긴장 때문에 중국기업에만 의존하고 싶어 하지 않는 점을 적극 활용하면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기업이 유럽에서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V4는 더 이상 역내에서 가장 저렴한 생산비와 인건비를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 이에 따라 제조업 중심, V4 중심의 중동부유럽 진출 전략 또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게다가 중국기업의 대규모 헝가리 진출로 기 진출 한국기업과의 경쟁 심화와 인력난 가중 등도 예상된다. 한국기업의 중동부유럽 진출의 기본 틀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따라서 한국기업의 새로운 중동부유럽 중장기 진출 전략에는 첫째, 진출 목표 재점검, 둘째, 진출 지역 확대, 셋째, 진출 부문 다양화 및 심화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기업차원의 진출 전략과 함께 기업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고용 및 인력난, 중국기업과의 경쟁, 한·EU 협력 및 한·V4 협력, 현지 거주여건 개선 등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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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방위산업 강화 전략과 한-EU 협력방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연합(EU)의 군사안보는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EU 차원의 통합 논의는 경제와 금융 부문에서는 고도로 발전해왔으나, 군사안보 분야는 회원국 고유 권한과 초국가적 주도권 사이..

    오태현 발간일 2026.03.16

    산업정책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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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연구 구성 및 방법

    제2장 유럽 방위산업 강화 전략
    1. 유럽 방산정책의 진화
    2. 러-우 전쟁 이후 방산 조달 및 산업 전략 변화
    3. EU 방위산업 백서 및 후속 조치

    제3장 EU 방산시장 구조와 산업 생태계
    1. EU 방산시장
    2. 방위산업 생태계: 주요국의 방산 기업 및 클러스터
    3. EU 방산시장의 변화: M&A와 혁신

    제4장 한-EU 방위산업 협력 가능성
    1. 한국의 방산수출 주요 정책
    2. 한국의 방산 경쟁력과 협력 가능성

    제5장 결론
    1. 연구결과 요약 및 평가
    2. 한-EU 방산협력 정책 제언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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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연합(EU)의 군사안보는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EU 차원의 통합 논의는 경제와 금융 부문에서는 고도로 발전해왔으나, 군사안보 분야는 회원국 고유 권한과 초국가적 주도권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통합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 안보 지형은 큰 변화를 맞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유럽 대륙 내 전면전이 발생한 것은 물론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NATO에 대한 EU의 과도한 의존을 비판하며 방위비 증액 요구가 있었다. 이에 따라 EU는 자체적인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고 방위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자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방위태세를 구축하기 위한 방위산업 강화 전략을 발표하면서 EU 역내 방산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공동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

    러-우 전쟁 이전에도 EU는 상설구조화협력(PESCO), 유럽방위기금(EDF), 조정 연례 방위 검토(CARD) 등을 통해 회원국 간 협력을 모색해 왔다. PESCO는 회원국들이 더 긴밀하게 군사안보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는데, 현재 75개의 프로젝트가 개발 중에 있으며, EDF는 2021~27년 기간 중 80억 유로의 예산으로 혁신적인 방위기술 및 장비 개발을 지원한다. 유럽방위혁신계획(EUDIS)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혁신 산업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 이후 EU는 좀 더 적극적이고 즉각적이며 강력한 방위 분야 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탄약생산지원법(ASAP)」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100만 발의 포병 탄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역내 제조 역량 확대를 지원한다. 또한 방위산업전략(EDIS)은 EU 최초의 방위산업 전략으로, 회원국들이 ‘더 많이, 더 잘, 함께, 유럽에 투자’하도록 유인한다. 그리고 유럽안보행동계획(SAFE)은 무기 공동 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1,500억 유로 규모의 대출보증 프로그램으로, 기존 EU 차원의 어떤 기금보다도 규모가 크다. 또한 유럽방위산업프로그램(EDIP)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EU의 방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15억 유로 규모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와 공동 조달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EDIP은 유럽 방위기술 및 산업기반(EDTIB) 경쟁력 및 대응력 강화, 방위 제품의 적시 가용성 및 공급안보 향상, 우크라이나 방위기술 및 산업기반(DTIB) 지원으로 구성된다. 이는 유럽 방위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위기 상황에서 중요하고 필요한 물자를 즉시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공급망 시스템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EU의 방산시장은 분절화(fragmentation)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27개 회원국이 각기 다른 조달 체계와 규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범유럽적 조달 시장이 조성되는 데 큰 제약이 있다. 그 결과 2023년 6월 현재 EU 회원국의 무기는 76%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미국산 무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63%로 압도적이다. EU 회원국 중에서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방위산업이 구축되어 있는데, EU는 이 국가들을 중심으로 EU 역내 방위산업의 르네상스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이 과정에서 EU는 방위산업 혁신 로드맵을 통해 인공지능, 양자, 사이버, 우주 기반 시스템과 같은 파괴적 방위 기술이 전장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민간의 첨단기술을 방위 기술 분야로 신속히 도입하는 스핀온(spin-on) 개발 방식을 강조한다.

    한편 한국정부는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첨단 방위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방위사업청은 2025~39년 국방기술기획서를 통해 AI, 유-무인 복합, 양자, 우주 등 10대 전략기술 확보 로드맵을 제시했다. 또한 ‘K-방산 수출펀드’ 조성과 세제 지원 확대를 통해 방산기업의 해외 진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 방산의 핵심 경쟁력은 대량 생산 능력, 빠른 납기, 가격 대비 높은 성능, 정부의 전폭적 지지에 있다. 특히 폴란드는 한국 무기 수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파트너로 부상했으며,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공격기 등 품목도 다양하다. 다만 첨단 분야의 핵심 기술 보유 수준이 최고 선진국 대비 82% 수준에 머물러 있어 핵심기술 고도화가 시급한 실정이며, 특정국에 집중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EU가 적극적으로 자체 방위역량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고, 특히 역내 방산기업에 대한 지원과 함께 공동 조달에 있어서 유럽산 비중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방산기업에는 유럽 수출에 대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한국과 EU의 방위산업 강점이 결합될 때 기대되는 시너지도 무시할 수 없다. EU는 첨단기술 우수성에서, 한국은 생산역량과 합리적 가격에서 각각 강점이 있다. 또한 EU는 전략적 자율성을 기반으로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역내 방위역량을 제고하는 데 있어서 한국은 모범적인 파트너이며, 이는 한국 방산기업에는 새로운 기회이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정책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동유럽 방산 클러스터 공동 구축으로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기존 한국의 주요 방산 수출 대상을 중심으로 유지관리·보수·운영(MRO) 및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여 Made in Europe 조건을 충족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방산기업은 동유럽 국가별 산업 생태계를 분석하여 그 역할을 차별화해야 한다. 폴란드는 전차 및 자주포 조립과 정비 중심지로, 루마니아는 포병 탄약 및 부품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여 수평적 공급망 형성을 통해 EU 전역에서 지속적인 주문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전략적 상호 절충교역(Off-set) 체계다.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기술 이전과 산업 협력을 결합한 모델을 설계하여 EU 시장 내 지속가능한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절충교역 인정 범위를 사전에 협의하고, 해당국의 과도한 기술이전 요구를 차단하는 기술보호 가이드라인을 한국의 방산기업에 제시해야 한다. 한편 기업은 기술 주권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단계적·조건부 기술 이전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 현지 기업과의 장기 계약 체결은 물론 기술훈련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EU 공급망에 자연스럽게 편입되는 전략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첨단 R&D 공동 개발이다. AI, 우주, 사이버 등 양측이 공통으로 중시하는 파괴적 혁신기술 분야에서 공동 R&D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테스트베드를 운영해야 한다. 한-EU 공동 방산혁신펀드를 조성하여 공동 투자 방식으로 기술 리스크를 분산하고, 국방과학연구소와 EU 연구기관 간 협의체를 통해 정찰위성, 군용 PNT(위치·항법·시간), AI 전장 실험 등의 공동 연구를 추진한다. 반면 기업은 AI 기반 전투관리체계나 드론 군집 운용 등에서 EU 기업과 다자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공동 시제품 제작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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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급망 재편 시대 벵골만 산업 클러스터 분석과 활용전략

    지정학적 마찰, 기후변화, 기술경쟁 등 다양한 글로벌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오랜 기간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구축한 글로벌 가치사슬의 취약성이 드러나자,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재편에 나..

    김경훈 외 발간일 2025.12.30

    경제개발,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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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연구 필요성
    3. 연구 범위 및 구성

    제2장 벵골만 지역의 주요 산업
    1. 개요
    2. 인도 동남부
    3. 인도 동북부
    4. 방글라데시 남부
    5. 말레이시아 서부

    제3장 벵골만 지역의 핵심 산업 클러스터
    1. 개요
    2. 인도 동남부
    3. 인도 동북부
    4. 방글라데시 남부
    5. 말레이시아 서부

    제4장 벵골만 지역의 지정학적 공급망 불안 요인
    1. 개요
    2. 지정학적 공급망 불안 요인

    제5장 결론
    1. 요약
    2. 정책 제언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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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지정학적 마찰, 기후변화, 기술경쟁 등 다양한 글로벌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오랜 기간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구축한 글로벌 가치사슬의 취약성이 드러나자,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중 갈등과 중국의 인건비 상승에 대응해 노동집약적인 제조업 생산기지를 중국 외의 국가로 이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벵골만 국가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노동집약적 제조거점이 일본에서 한국과 대만, 말레이시아와 태국, 중국과 베트남의 해안으로 이동하면서 아시아에 역내 가치사슬이 구축되었는데, 지경학적 변화와 함께 앞으로 벵골만 국가들이 아시아 역내 가치사슬에 더욱 빠르고 깊게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본 보고서에서는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벵골만 지역의 제조업 발전 현황과 경쟁력을 살펴보았다. 여러 개발도상국 정부가 인프라 부족, 비효율적인 행정 절차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육성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본 보고서에서는 벵골만의 산업 클러스터를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본 보고서에서는 벵골만 국가 중 인도,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태국도 중요한 생산 거점이지만 푸켓 등이 위치한 태국의 벵골만 지역에서는 관광업이 주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태국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미얀마의 경우 2021년 쿠데타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와 내전, 그리고 2025년 3월에 발생한 지진 피해 등을 고려했을 때 중단기적으로 우리 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되어 분석하지 않았다. 인도의 경우 경제 규모를 고려해 벵골만에 위치한 4개 주를 개별적으로 다루었다.

    2장에서는 벵골만 지역의 주요 산업을 분석했다. 인도에서 두 번째로 긴 해안선과 비옥한 평야를 가진 안드라프라데시주는 식품산업이 발전했다. 안드라프라데시주는 인도 식품 수출의 약 15%, 해산물 수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타밀나두주는 인도의 ‘디트로이트’, ‘전자제품 수도’로 불릴 만큼 자동차 산업과 전자산업이 발전해 있다. 타밀나두주는 인도 자동차 수출과 전자제품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동북부의 오디샤주와 서벵골주에는 광물과 에너지 등 자원 기반 제조업이 발달해 있다. 여러 국영기업이 이 지역에 생산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주요 민간 철강업체도 이 지역에 생산 거점을 갖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핵심 산업은 의류 산업으로, 의류 수출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이다. 의류 산업은 방글라데시 전체 수출의 85%, 제조업 종사자의 1/3을 차지한다. 방글라데시는 선박 해체 산업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갖고 있고, 제약산업도 빠르게 성장해 왔다. 말레이시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산업화 역사가 길고 기술 수준이 높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산업은 50년 이상의 역사가 있고, 후공정 부문에서 10% 이상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벵골만 지역에서 경쟁우위가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와 함께 아시아의 안행형(flying geese pattern) 산업화가 벵골만 지역을 중심으로 다음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3장에서는 벵골만 지역의 주요 산업전략과 산업단지를 분석했다. 과거 여타 아시아 국가에서와 같이 벵골만 지역에서도 항만 지역의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제조업이 발전하고 있다. 벵골만 지역에 있는 국가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모두 산업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째, 벵골만 지역의 산업화 전략은 단순히 목표를 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우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중단기 목표와 함께 육성하려는 산업 분야, 투자 및 개혁 정책, 보조금 규모와 그 조건, 담당기관 등 세부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연계된 하위 정책과 실행 계획도 이어서 발표하고 있다. 둘째, 벵골만 지역의 정부는 ‘현재 경쟁우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과 ‘미래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즉 벵골만 지역의 정부는 비교우위 순응형 전략과 비교우위 일탈형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는 실용적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셋째, 벵골만 지역의 산업전략은 산업단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단지를 육성하는 주요 목적은 다양한데, 생산비용 감축, 혁신, 산업 생태계 구축, 고용, 경제안보, 포용 등의 목적이 제시된 바 있다. 벵골만 국가들은 산업단지 구축을 통해 공장부지와 선진국 수준의 인프라를 제공하고 기업 친화적인 사업환경을 제공하면서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어 벵골만 지역의 산업단지 현황을 살펴보았다. 기초 정보가 공개된 산업단지 기준으로 벵골만에 최소 1,459개의 산업단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많은 산업단지가 있지만, 벵골만에 제조업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공장 부지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기존 산업단지가 포화상태에 빠지자, 벵골만 지역의 정부는 산업단지 확충에 나서고 있다. 기존 산업단지를 기준으로 주변에 산업단지를 추가 설립하는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전략과, 산업회랑(industrial corridor)에 따라 복합(multi-modal) 인프라와 여러 산업단지를 동시에 신설하는 전략을 발견할 수 있다. 첨단 또는 하이테크 산업단지로 개발되는 일부 산업단지에서는 디지털, 교육, R&D 인프라 구축이 개발전략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산업단지 구축을 담당하는 기관을 살펴보았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산업단지가 제조업 발전을 가로막는 시장실패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있고, 대부분 산업단지 개발을 전담하는 공공기관이나 국영기업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아직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민간기업이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산업단지도 있다. 정부는 민간기업을 산업단지 개발에 참여시키기 위해 합작사를 공동 설립하거나, 인프라 관련 비용과 토지를 지원하기도 한다.

    이어 각 지역의 대표적인 산업단지 사례를 분석하였다. 산업단지는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의 스리 시티와 타밀나두주의 마힌드라 월드 시티는 도시 단위로 산업단지가 개발된 사례이고, 오디샤주의 PCPIR과 NIMZ는 넓은 산업지역 단위로 개발된 사례이다. 방글라데시의 시타쿤다 야드 벨트와 카르나풀리 경제특구는 조선업과 선박 해체 산업의 가치사슬을 연계하며 개발된 사례이고, 말레이시아 페낭주의 반도체 산업단지들은 선도 산업단지가 포화됨에 따라서 비슷한 지역과 산업 분야에서 신규 단지가 개발된 사례이다.

    다음으로는 산업단지의 이해관계자를 분석했다. 앞서 언급한 산업단지 개발을 전담하는 공공기관이나 국영기업이 핵심 이해관계자로 식별되었고, 규제 개혁이나 인프라 운영 등 사업환경 전반에 걸쳐 역할을 맡고 있는 다른 정부기관도 중요한 이해관계자이다. 산업단지 안에는 국내외 기업들이 입주해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기업의 의견을 대변하는 산업단체도 주요한 이해관계자라고 할 수 있다. 기술 수준이 높은 산업단지의 경우 교육기관과 연구기관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환경 및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시민단체도 산업단지 생태계의 이해관계자라고 할 수 있다.

    4장에서는 벵골만 지역의 주요 지정학적 리스크를 살펴보았다. 최근 벵골만의 지경학적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국-중국, 인도-중국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국방과 안보 중심으로, 인도와 중국은 이에 더해 경제적・물리적 연결성 차원에서 벵골만 지역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본 보고서는 방글라데시 몽글라항 관련 리스크, 스리랑카 함반토타항 관련 리스크, 공해상 불법 행위, 해저 케이블 장애, 인도-방글라데시의 외교적 마찰 등 다섯 가지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을 도출해 분석했다.

    5장에서는 벵골만을 활용하기 위한 정책을 제언했다. 벵골만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한국 대기업들이 벵골만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비해 중소기업의 진출은 제한적이다. 최근 한국 대기업들이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무역적자를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으로, 이에 대응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 진출을 통해 현지 공급망을 확대 및 심화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중소기업의 벵골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벵골만 산업단지 정보 플랫폼’을 구축해 산업단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 유관기관은 벵골만의 산업단지 개발기관과 우리 기업이 네트워킹할 수 있는 행사도 추진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한국정부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통해 벵골만 산업단지에 진출하는 기업들을 직접 지원할 수 있다. 중국에 집중된 생산시설을 제3국으로 이동하는 P턴 기업이 경제안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투자를 벵골만에서 진행할 경우, 정부가 정책금융과 컨설팅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벵골만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 제도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강대국 및 역내 국가 간 외교안보 관계, 공해상 불법행위, 해저 연결망과 관련된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관련 이슈는 본 연구의 범위에서 벗어나서 깊게 다루지는 못했는데, 벵골만 지역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련 리스크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정부는 벵골만 지역의 산업단지 구축을 공적개발원조를 활용해 지원할 수 있다. 최근 한국의 원조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사업의 대형화와 패키지화가 주요한 전략으로 강조되고 있으며,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전략적 개발협력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산업단지 개발 지원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에 적합한 분야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구축에 필요한 제도적 협의를 벵골만 국가의 정부와 진행하고, 이후 정책 컨설팅, 인프라 개발, 산업훈련 사업을 포함한 유무상 원조 패키지를 추진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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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상조약법의 발전방향에 관한 연구

    제1장 서론 제1절 연구배경 및 목적 2012년 제정된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통상조약법」)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통상조약 체결 과정에서 드러난 절차적 투명성 부족과 국민적 참여 미흡 문제를 개선..

    권현호 외 발간일 2026.01.29

    FTA, 경제개방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배경 및 목적
    2. 연구내용 및 한계

    제2장 통상조약법의 체결목적 및 연혁
    1. 입법배경 및 목적
    2. 입법 과정의 주요 쟁점
    3. 평가 및 시사점

    제3장 주요국 통상조약 체결 및 이행제도
    1. 미국
    2. EU
    3. 일본
    4. 중국

    제4장 통상조약법의 주요 내용 및 운용사례
    1. 통상조약법의 주요 내용 분석
    2. 운용사례 및 평가

    제5장 통상조약법의 쟁점 및 개선 방안
    1. 통상조약 정의에 관한 문제
    2. 통상협상 및 정책 수립 과정
    3. 법 이행 및 평가 단계
    4. 기타 통상조약법의 고려사항

    제6장 결론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제1장 서론

    제1절 연구배경 및 목적
    2012년 제정된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통상조약법」)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통상조약 체결 과정에서 드러난 절차적 투명성 부족과 국민적 참여 미흡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당시 정부의 통상교섭이 소위 밀실행정으로 불투명하게 이루어져 협정문이 최종 서명된 후에야 공개되는 등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문제의식하에 「통상조약법」은 협상 개시부터 이행 후 평가까지 전 과정의 절차를 투명화하고 법적 지침을 마련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제도화함으로써 향후 통상조약 체결·이행을 보다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진행하기 위한 기반으로 도입되었다.

    「통상조약법」 제정은 단순한 법적 절차의 정비를 넘어, 대형 FTA 협상 과정에서 축적된 국민적·의회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대응책이었다. 통상정책 결정이 더 이상 행정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경제와 국민생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영역으로 인식되면서, 정책의 민주적 정당성 확보와 공공 참여의 확대 요구가 높아졌다. 즉 「통상조약법」은 낮아진 공공 신뢰도를 회복하고 통상정책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다. 다만 법 시행 후 실제 운영 과정에서 절차의 형식화로 법 취지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기술 발전과 급속한 환경 변화 속에 여러 이해관계자가 법 해석과 이행의 측면에서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등 다음과 같은 제도적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첫째, 적용 대상의 한계로, 「통상조약법」은 포괄적 시장개방을 목적으로 하거나 국민경제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조약만을 통상조약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통상, 공급망, 환경·노동 등 새로운 통상 이슈를 다루는 협정들은 전통적인 시장개방과 거리가 있음에도 국가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조약들은 현행 「통상조약법」의 정의에 포괄되지 않아 국회의 동의나 공론화 등 민주적 절차의 사각지대에 놓일 우려가 제기된다. 결국 법률이 현실의 통상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민주적 통제와 정책 대응력의 약화라는 문제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둘째, 국회의 역할 제한과 관련하여 소위 민주적 정당성 문제가 제기된다. 「통상조약법」은 조약 체결 전 국회에 협상 계획과 결과를 보고하도록 규정하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보고가 형식적인 절차에 그쳐 국회의 의견이 협상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한-미 FTA나 한-중 FTA 등 대형 통상협정 협상에서도 국회가 과정과 결과에 제대로 관여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으며, 이는 정부의 독선적 밀실협상의 산물로 지적되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 전문성 부족이나 이해관계 상충으로 인한 과도한 개입이 협상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현실적 한계를 거론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중대한 통상정책 결정의 민주적 정당성을 위해 국회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 결국 국회의 통상조약 협상 관여 문제는 민주적 통제 확보 대 협상 효율성 극대화 사이의 근본적인 긴장에서 불거진 사안으로, 단순한 권한 확대를 넘어 전문성 강화와 행정부-입법부 간 협력체제 구축 등 실질적 통제 구현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드러낸다.

    셋째, 협상 과정의 투명성 부족 문제도 제기된다. 통상협상 및 체결 과정에서 정보 비공개 관행은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되었다. 물론 협상의 모든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겠지만, 어떤 정보를 누구에게 언제 얼마나 공개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과 제도가 미흡한 상황이다. 현행법은 협상 전 공청회 개최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절차를 명시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단편적·형식적 절차에 그쳐 시민사회가 협상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거나 감시할 통로가 부족하며, 수렴된 의견을 협상에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장치도 미약하다. 그 결과 중요한 정보가 협상 후에야 공개되거나, 한-미 FTA 협정문 번역 오류 논란과 같이 투명성 문제가 불거진 사례도 있었다. 결국 통상조약 체결 과정에서 누구에게 어떤 정보를 어떻게 공개하고, 이해관계자의 실질적 참여를 어떻게 보장할지를 아우르는 복합적인 투명성 문제가 대두되며, 이는 협정문의 단순 공개를 넘어 제도적 참여 메커니즘의 강화와 국민신뢰의 확보 측면에서 중요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넷째, 체결된 통상조약의 이행과 국내제도의 정합성 문제가 나타난다. 「통상조약법」은 발효 후 10년 이내의 통상조약에 대해 경제적 효과와 피해산업 지원대책의 실효성 등을 평가하여 국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발효 이후에도 상당 기간 사후평가를 법제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통상조약의 국내이행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입법절차와의 연계를 강화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행 법률은 이행평가 조항 외에 구체적인 이행지원 근거가 미비하여, 실제 협정이행 과정에서 부처간 조율이나 보완 입법 등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통상조약 이행의 영향은 전국에 미치지만, 지방정부나 중소기업은 대응 역량이 부족하여 조약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거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통상조약 체결·이행 과정에서 지방정부 및 중소기업 등 취약 주체에 대한 지원과 의견수렴 구조를 강화하고, 중앙-지방 및 정부-민간 간 유기적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할 필요성이 강조된다. 이는 국제법적 의무이행을 넘어, 통상조약 이행에 따른 국내산업 영향의 관리와 사회적 형평성의 확보까지 고려해야 하는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는 급변하는 국제통상환경에서 대한민국 통상정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통상조약 체결·이행 절차의 정당성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현행 「통상조약법」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궁극적으로 앞서 언급된 「통상조약법」의 한계를 심층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대한 실질적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데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본 연구는 「통상조약법」 개선을 위한 정책방향을 다음 네 가지 측면에서 모색하고자 한다.

    첫째, 「통상조약법」의 제도적 정합성 제고이다. 우선 「통상조약법」의 기본 구조와 핵심 조항을 면밀히 검토하여 부족한 부분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제도적 완성도를 높이는 개선방향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통상조약법」이 점차 복잡해지는 국제통상질서에 부합하고 미래통상환경의 변화에도 유연하고 견고하게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갖추도록 한다. 다시 말해, 법률이 현시점의 통상환경에 고정되지 않고 새로운 형태의 통상규범도 포괄할 수 있는 ‘진화하는 법률’로 기능하도록 개편을 모색한다.

    둘째, 조약 체결 과정의 민주적 정당성 및 투명성 강화 방안의 모색이다. 국가 경제주권에 영향을 미치는 통상조약에 대한 국민적 동의와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의 통상협상 보고·심의 권한을 실질화하고 시민사회 의견수렴 절차를 제도화하는 한편 정보의 공개 범위 확대 등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렇듯 협상 이전 단계부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참여형 통상협상 모델을 지향함으로써, 정부-국회-시민사회 간 정보 공유를 통한 신뢰 구축과 국민적 수용성 제고를 도모한다. 이를 통해 통상정책 결정 과정 전반에 걸쳐 절차적 민주주의를 강화하면서도, 국가이익과 협상기밀의 균형점을 찾는 현실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셋째, 통상조약 이행절차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통상조약의 효과가 국내에서 제대로 실현되도록 국내이행 시스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한다. 이에 따라 부처간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관련 입법을 적시에 추진하며, 이행 사후평가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한다. 아울러 지방정부와 중소기업 등 이행 역량이 취약한 주체에 대한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협정이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정책 효과의 전국적 공유를 도모한다. 이러한 개선을 통해 국제적 의무의 이행을 넘어 통상조약으로 인한 국내 경제·사회적 영향을 관리하고, 통상정책의 실질적인 수용성과 공정성을 높이고자 한다.

    넷째,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법적 기반의 강화를 모색한다. 디지털 무역, 기후변화, 공급망 재편 등 신(新)통상 이슈의 부상에 대비하여 「통상조약법」의 확장성과 대응력을 강화한다. 또한 우리 「통상조약법」의 국제적 정합성을 확보하고, 예측성을 지니면서도 안정적으로 통상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개선방향을 모색한다. 이를 통해 「통상조약법」이 단순한 절차법을 넘어 국가통상전략과 경제안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기능하도록 함으로써, 변화하는 통상환경에서 국익을 극대화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법제도의 정비를 지향한다.

    제2절 연구내용 및 한계
    이러한 연구방향에 따라 본 연구는 현행 「통상조약법」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검토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를 위해 제2장에서는 「통상조약법」을 제정하게 된 배경과 제정 당시의 논의 과정을 검토한다. 그리고 법제정 이후 제기되었던 다양한 쟁점들을 소개함으로써 「통상조약법」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목적과 향후 분석의 대상이 되는 다양한 법적 쟁점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제3장은 주요 국가들의 통상조약 체결 및 이행 제도를 검토한다. 즉 우리나라의 「통상조약법」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미국이나 EU의 관련 법제도를 분석함으로써 우리나라 법제도의 장단점을 파악하고자 시도한다. 한편 제4장과 제5장에서는 「통상조약법」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직접 다룬다. 우선 제4장에서는 현행 「통상조약법」의 주요 내용을 검토하고, 동법을 적용하여 운용한 실제 사례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우선 「통상조약법」의 핵심 조항들을 통상조약의 교섭, 체결, 비준, 발효 및 이행의 전 단계별로 면밀히 분석한다. 그리고 제5장에서는 앞선 분석 결과를 토대로 현행 「통상조약법」의 핵심 쟁점들을 다면적으로 다루는 동시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제6장에서는 앞선 분석 결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통상조약법」의 발전방향에 대한 최종적인 정책 제언을 제시한다.

    이러한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을 갖는다. 우선 방법론적으로 본 연구는 객관적인 문헌분석에 기초한다. 또한 그동안 체결한 주요 통상조약의 체결 과정을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 인터뷰 등을 수행한다. 본 연구가 문헌분석, 실증분석, 사례연구 및 전문가 활용이라는 다각적인 방법을 채택한 것은 통상법 연구가 단순한 이론적 논의를 넘어 실제 정책 수립에 기여해야 한다는 실용적 목표를 반영하기 위함이다. 다만 본 연구에 사용되는 자료의 경우 통상협상의 특성상 비공개 정보가 많고, 실제 운용사례에 대한 자료의 경우는 접근성이 제한적일 수 있어 실증분석의 깊이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더욱이 미래 통상환경의 변화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발전방향이 모든 미래 상황에 완벽하게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한계가 있음에도 본 연구는 현행 「통상조약법」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유의미한 정책적·학술적 기반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제2장 통상조약법의 체결목적 및 연혁

    제1절 입법배경 및 목적
    「대한민국 헌법」 제6조 제1항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한다. 즉 조약이 법률과 동일한 구속력을 지닌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 운영에서는 이 원칙이 절차적 통제와 견제라는 헌법정신을 온전히 구현하지 못했다. 과거 체결된 다수의 조약이 국회의 동의 없이 비준되었고, 동의를 거쳤더라도 이미 협상이 마무리된 다음에 형식적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통상조약은 단순한 관세 조정에 그치지 않는다. 통상조약은 산업정책, 환경기준, 보건제도, 사법절차 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규범을 포함하며 그 영향력은 법률 못지않다. 그럼에도 국회가 내용을 실질적으로 수정하거나 대안을 제시할 통로는 사실상 막혀 있었다. 정보의 비공개 관행과 협상의 독점구조가 맞물리면서, 국민주권과 권력분립이라는 원칙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런 배경에서 협상 개시부터 이행에 이르는 전 과정을 투명하게 만들고,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별도의 절차법 제정 요구가 커졌다.

    「통상조약법」은 대통령의 조약체결권한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실질화하고, 협상 전·중·후 단계에서의 국회보고와 공청회 개최, 정보공개를 의무화한다. 이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고, 정부·국회·민간이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동의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통상정책 운영을 목표로 한다.

    제2절 입법 과정의 주요 쟁점
    현대의 통상조약은 WTO 협정, 자유무역협정, 투자협정 등 다양한 형태로 체결되며, 국가정책의 경계선을 다시 그린다. 예컨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는 쌀 시장개방을 둘러싸고 격렬한 반대 여론이 일었다. 정부는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양보안을 내놓았고, 그 결과 쌀 가격 하락과 농가의 소득 감소 현상이 이어졌다.

    한-칠레 FTA 체결 당시에는 주요 과수품목의 피해 우려가 컸다. 그러나 정부의 피해 추산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고, 협상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밀실협상’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한-미 FTA에서는 농축산물 개방과 함께 ISDS 제도 도입이 논란이 되었으며, 미국 중심의 통상정책이 국내산업 구조에 부담을 주었다. 게다가 한-유럽 연합 자유무역협정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로 노동 분야까지 분쟁이 확산하면서, 통상이 무역을 넘어 사회·노동 정책까지 파급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통상조약 절차에는 몇 가지 고질적 문제가 있었다. 협상 과정은 불투명했고, 정부는 핵심 정보를 제한적으로만 공개했다. 소위 ‘고시류 조약’을 활용해 국회의 동의를 건너뛰는 사례도 있었으며, 국회 동의의 대상이 되는 조약 범위 자체가 모호해 행정부 재량이 과도하게 넓었다. 절차 규정은 여러 법령에 흩어져 있었고, 부처별 관행에 따라 운영되다 보니 일관성이 떨어졌다. 이처럼 제도와 운영 모두에서 구멍이 있었고, 이는 국내 법체계와 국제규범 간의 충돌 위험을 높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체결된 「통상조약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나타낸다. 첫째, 국회 동의권의 범위와 관련하여 협상개시 전 동의를 의무화하는 방안은 외교교섭의 신속성을 해칠 우려가 있어 채택되지 않았다. 대신 협상의 개시·경과·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최종 단계에서 헌법상 동의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둘째, 조약의 국내효력 시점에 대하여 국회의 이행법률 제정 이후 발효하도록 하는 규정은 헌법상 일원론 체계와 맞지 않아 삭제되었다. 대신 발효 전에 필요한 이행입법을 신속히 처리하도록 절차를 보완했다. 셋째, 통상조약의 정의와 범위에 있어 재정 부담이나 국민의 권리·의무에 중대한 변동을 초래하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동의 대상에 포함하되, 집행 성격의 합의는 보고로 갈음하도록 범위를 조정했다. 넷째, 정보공개와 국가기밀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규정하되, 국가안보·전략상 필요가 있을 때만 예외를 인정했다. 그럼에도 국회가 요청하면 조건부로 자료를 제공하도록 했다. 다섯째, 전문가와 직능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민간자문위원회를 상설 자문기구로 두어, 협상 의제별 의견을 수렴하고 공개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산업영향평가와 국내대책과 관련하여 사전·중간·사후의 세 단계 평가를 거쳐, 피해 우려가 큰 부문에는 전환 지원과 경쟁력 강화 대책을 포함한 보완 조치를 마련하도록 했다.

    제3절 평가 및 시사점
    「통상조약법」은 국민주권과 대의제 원리를 절차 속에 구현하며, 국회 동의권의 실질적 위상을 높였다. 또한 정보 접근과 심의 지원장치를 마련하여 민주적 통제와 외교 효율성 간 균형을 모색한 점이 의의로 평가된다. 다만 절차가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심의의 실효성을 높이고, 국회-정부 간 협력 구조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향후 통상정책의 중장기전략을 법제화하고, 무역 외 영역의 중요 조약에도 이와 유사한 민주적 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제3장 주요국 통상조약 체결 및 이행제도

    제1절 미국
    미국의 통상조약 체결절차와 권한 구조는 헌법과 연방법률에 근거하여 대통령과 의회가 상호견제와 협력을 통해 분담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미국 헌법」 제1조 제8절은 의회에 외국과의 통상규제권(Commerce Clause)을 부여하여 관세, 수입규제, 무역정책 전반에 대한 입법권이 국회에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동시에 제2조 제2절은 대통령이 상원의 ‘출석의원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 조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외교·통상 협정 체결에 있어 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공동책임 구조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헌법 조항에 따라 미국은 역사적으로 전통적인 조약(treaty) 절차를 활용해 왔으나, 냉전기 이후 특히 20세기 후반부터는 다수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의회승인협정’(Congressional-Executive Agreement)의 형식으로 체결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 방식은 양원 모두에서 과반수 찬성만으로 발효할 수 있어, 상원의 초다수 동의를 요구하는 전통적 조약보다 정치적으로 유연하고 신속히 처리하기에도 유리하다. 또한 대통령이 의회의 사전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체결할 수 있는 ‘단독행정협정’(Sole Executive Agreement)도 존재하는데, 이는 주로 방위협력, 기밀정보 교환, 군사주둔지 운영, 특정 외교적 합의 등 한정된 분야에서 활용되며 무역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물게 쓰인다.

    「1974년 무역법」(Trade Act of 1974)은 미국 통상정책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 법은 대통령에게 일정 기간 무역협정 협상 권한을 위임하고, 해당 협정을 의회에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통상촉진권한’(Trade Promotion Authority: TPA) 제도의 법적 토대를 제공하였다. TPA 절차에 따르면, 행정부는 협상 개시 최소 90일 전에 의회와 관련 상임위원회에 서면으로 통보하고, 협상의 목표와 주요 쟁점을 공개해야 한다. 협상 과정에서도 행정부는 의회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체결 후에는 협정문과 함께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한다. 의회는 TPA 절차하에서 해당 법안을 수정 없이 찬성 또는 반대 표결만 할 수 있으며, 이는 행정부가 협상한 협정의 내용이 국내정치 과정에서 변형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TPA는 일몰 규정에 따라 2021년 7월 만료되었고, 이후 현재까지 갱신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TPA 없이 대통령 권한을 활용하여 협정을 체결하고, 의회가 사후입법을 통해 이를 승인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3년 미-일 핵심광물협정, 미-일 디지털 무역협정, 미-대만 21세기 무역 이니셔티브 등이 있다. 이러한 방식은 정치적으로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하지만, 의회의 정치적 상황이나 입법 일정에 따라 발효가 지연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또한 미국에서는 체결된 조약이 국내법에서 곧바로 효력을 갖는지 그 여부에 따라 ‘자기집행적’(self-executing) 조약과 ‘비자기집행적’(non-self-executing) 조약으로 구분한다. 자기집행적 조약은 별도의 국내입법 없이 바로 법원 등에서 적용될 수 있지만, 비자기집행적 조약은 반드시 별도의 이행입법을 거쳐야 국내법상 권리·의무를 발생시킨다. 대다수의 FTA는 비자기집행적 조약에 해당하므로 연방의회가 관세법, 무역법, 관련 규제법령을 개정·제정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자기집행성 판단은 조약 문언의 구체성과 명확성, 당사국의 의도, 미국 헌법의 구조, 그리고 관련 판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한다. 예를 들어 문언이 직접적이고 완결적인 법적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면 자기집행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미국은 대통령과 의회가 협정 체결 과정에서 더욱 유연하고 다층적으로 권한을 나누어 갖는 배분 구조로 되어 있으며, 협정 형식도 전통적인 조약, 의회승인협정, 단독행정협정 등 다양하게 운용된다. 반면 한국은 「대한민국 헌법」 제60조에 따라 ‘통상조약’을 국회의 동의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어, 대통령의 협상 권한에 대해 입법부가 사전·사후적으로 강한 통제권을 행사한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로 인해 미국은 TPA를 활용할 경우 협정을 신속히 발효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제도가 부재한 시기에는 입법절차가 길어지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이중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양국의 제도 차이는 통상협정의 추진 속도, 협상전략, 그리고 국내정치의 영향력 측면에서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제2절 EU
    EU는 미국이나 우리나라와 같이 별도의 독자적인 통상조약법과 같은 통상 분야 조약 체결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다만 EU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에 대응해 ‘개방적 전략적 자율성’을 채택하고, 협력과 독자적 행동 능력을 병행하는 통상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EU의 경우, 통상조약 체결의 법적 기반은 「유럽연합기능조약」(TFEU) 제3조와 제207조에 두고 공동통상정책을 EU의 배타적 권한으로 규정하며, 「리스본 조약」 이후 서비스 무역, TRIPS, 외국인직접투자(FDI)까지 범위를 확대하여 의회의 공동결정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 협정의 체결은 범위 조사, 협상 위임, 협상진행, 합의·비준, 적용·발효의 5단계로 진행되며, 혼합협정은 회원국 개별 비준이 병행되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ECJ 싱가포르 의견을 통해 투자보호와 ISDS가 혼합영역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근 FTA와 투자보호 관련 부분을 분리하는 EU-only 모델이 활용되고 있다.

    EU 내에서 통상조약의 체결에 관여하는 주요 참여기관으로는 집행위원회, EU 이사회, 유럽의회가 있으며, 각기 기획·협상, 권한 승인·비준, 감시·동의 기능을 수행하고, 일반입법절차를 통해 통상 이행체계를 공동결정한다. 발효된 협정은 EU-only의 경우 「EU법」에 즉시 통합되며, 혼합협정은 각국의 국내 절차를 거쳐 법·행정조치로 도입된다.

    한편 통상조약의 이행 및 집행의 측면에서 EU는 무역집행규정 개정을 통해 WTO 등에서 분쟁해결이 완료되기 이전이라도 맞대응이 가능해지고, 적용 범위도 서비스 무역, 지재권, ‘무역 및 지속가능한 발전’(TSD) 분야로 확대되었다. 또한 연례 이행·집행보고서로 활용률, 장벽 해소, 분쟁·이행 성과를 데이터 기반으로 공개하고, 국내자문단(DAG)을 통한 이해관계자 및 시민사회 감시 장치를 운영하나 영향력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최고통상집행관(CTEO)과 단일접수창구(SEP)를 마련하여 신고·예비평가·정식조사를 일원화하고 있으며, 기체결된 FTA에서는 국가 간 공동위원회·전문위원회를 통해 정례적으로 이행을 점검하고 논의한다.

    또한 무역 방어 및 대응 시스템으로 반덤핑, 반보조금 등 무역방어수단(TDI)을 현대화하고 절차 신속화, 저관세부과원칙(LDR) 유연화, 시장왜곡 접근방지장치 등을 도입하여 집행력을 강화하고 있다. 경제적 강압 대응수단(ACI)은 조사, 촉구, 협의 및 대응의 절차로 관세·수입규제·조달배제를 동원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무역전환 모니터링 태스크포스가 관세감시 데이터에 기초해 위험품목을 선별하고 무역방어수단(TDI) 등의 조치를 연계하고 있다. 이밖에 FDI 심사제도가 안보·공공질서 보호를 위해 EU 및 회원국 간 정보 공유와 조율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EU는 협상 지침·경과의 공개, 의회·시민사회 참여 제도화, 최고통상집행관(CTEO)·단일접수창구(SEP) 중심의 통합 집행, 경제적 강압 대응수단(ACI) 등 경제안보 대응장치, 연례평가를 통해 피드백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은 지침 비공개와 국회 사후동의 중심 체계, 분산된 집행·분쟁 기능, 경제안보 대응법제의 부재, 사후평가의 한계가 있으므로 EU 제도의 절차적 투명성, 참여 확대 방안, 집행·분쟁 통합책, 경제안보수단, 연례평가체계 등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EU의 다층 거버넌스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어 국내 행정환경에 맞춘 선별적 적용이 필요하다.

    제3절 일본
    일본도 EU와 마찬가지로 통상조약에 특화된 조약 체결 및 이행 절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일본의 경우 통상 관련 조약 체결 시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용어보다는 ‘경제연계협정’(EPA)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경제연계협정은 FTA의 요소에 더해 무역 이외의 분야, 예를 들면 사람의 이동이나 투자, 정부조달, 양자간 협력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협정을 말한다.

    일본은 크게 두 가지 기본방침에 따라 경제연계협정을 체결한다. 우선 2004년에 마련된 「향후 경제연계협정의 추진에 관한 기본방침」을 들 수 있다. 경제연계협정 추진의 기본방침은 WTO를 보완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일본의 대외관계 발전 및 경제적 이익 확보에 기여해야 하며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경제연계를 추진한다는 일본의 기본입장이 내재되어 있다. 다음으로는 2010년 11월에 채택된 「포괄적 경제연계에 관한 기본방침」 등에 따라 경제적 관점, 나아가 외교전략상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 경제연계협정의 체결을 포함한 경제연계 관계의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통상조약 체결과 관련해서 2004년 및 2010년에 관련 기본방침을 마련해 두었지만, 통상조약의 체결과 관련된 절차 및 그 이행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즉 일본에는 우리나라의 「통상조약법」과 같은 국내법이 존재하지 않으며, 일본의 협상 과정에서 절차란 과거의 협상으로부터 경험칙으로 축적된 것으로서 구체적인 규정에 따른 절차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통상조약의 체결 및 이행과 관련된 내용은 일반적인 조약의 체결 및 이행과 다르지 않다.

    일본정부는 대외적으로 맺은 여러 문서 중 국회의 승인을 요한다고 판단되는 사례를 국회승인조약으로 국회에 제출한다. 그러나 전후 「일본 헌법」에서는 국회승인조약의 범위에 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이에 1974년 오히라 마사요시 외무대신이 ‘국회승인조약의 판단기준’에 대하여 보고하면서, 일명 ‘오히라 3원칙’이라는 것이 국제승인조약의 판단기준으로 정착하게 된다. 이 오히라 3원칙 중에서 법률사항을 포함하는 것으로서 국제약속의 체결로 인하여 새로운 입법조치가 필요한 경우 국회승인을 요하는데, 통상조약인 경제연계협정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일본이 맺는 경제연계협정은 국회승인이 필요한 조약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경제연계협정의 체결로 인해 국내적으로 새로운 입법 조치가 필요해지므로, 국회승인조약의 이행을 위한 국내법의 정비도 함께 이루어진다. 따라서 국회에는 조약뿐만 아니라 그 국내담보법안도 함께 제출되어야 한다. 국내담보법안은 신규 법률안 또는 기존 법률의 개정안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법을 일반적으로 ‘국내담보법’이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일본에서는 국회승인조약을 체결하는 경우, 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국내담보법을 완전히 정비한다는 입법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조약의 체결과 이행이 동시에 병행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통상조약과 국내이행법의 정합성을 고려하는 측면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4절 중국
    중국도 미국 이외에 앞서 분석한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통상조약에 대한 별도의 조약 체결 제도가 없어 일반적인 제도가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중국은 조약의 체결과 관련하여 비준 관련 내용이 다소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즉 전통적으로 비준은 정부에 대한 감독의 성격을 띠는 입법기관이 맡은 추후의 절차인 데 반해, 중국은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와 중앙정부인 국무원이 모두 비준의 권한을 갖는다. 다만 양자가 비준하는 조약의 범위에는 차이가 있으며 국무원의 비준에 대해서는 ‘핵준’이라는 별도의 용어를 사용한다. 그럼에도 규정상 양자가 비준하는 범위에는 일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물론 조약의 국내발효를 위해서 어떠한 기관이 비준하는지는 해당 국가의 권한임이 분명하다.

    중국은 통상조약의 이행에 대해 WTO 협정은 간접적용, FTA는 직접적용의 형태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고인민법원의 사법해석에 의하면 무역협정은 직접적용이 아닌 간접적용의 대상으로서 국내법으로의 수용을 거쳐, 다시 말해 국내적으로 입법 과정을 거쳐 국내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규정하므로 FTA를 포함한 모든 통상조약은 간접적용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관행을 살펴보면 FTA에 대한 국내입법의 부재, FTA마다 이행입법을 제정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이유 등에서 FTA는 직접적용된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지닌다. 따라서 WTO 가입을 배경으로 제정된, 앞서 언급한 최고인민법원의 사법해석에 대해서는 그 범위를 제한하는 수정작업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한편 통상조약의 이행과 관련하여 국무원에서 국내 무역정책규정과 통상조약의 일치성을 판단하도록 한 제도는 통상조약을 최대한 이행하고자 하는 중국정부의 노력을 반영한 시도로 보인다. 국무원은 다른 국가의 통상조약 합치 여부에 관한 판단의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제4장 통상조약법의 주요 내용 및 운용사례

    제1절 통상조약법의 주요 내용 분석
    제1절에서는 통상협정 협상 전·중·후 전 과정에서 「통상조약법」의 구조적 의의를 설명하며, 민주적 통제와 투명성을 제고하고 이행평가를 보장하는 개선방향을 논의하였다.

    협상개시 전의 절차에는 공청회 개최, 통상조약체결계획 보고, 경제적 타당성 검토가 포함된다. 공청회는 국민참여를 제도화한 중요한 민주적 통제 장치로 평가되지만, 형식적 운영과 정보 비공개라는 한계가 있으며, 이에 따라 사전 자료 공개나 피해산업 대표 발언 보장, 온라인 병행 진행과 의견 반영서 공개 등 최소 운영요건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통상조약체결계획 보고는 국회의 사전관여를 제도화해 투명성을 높였으나, 보고의 내용·시기가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형식화할 우려가 있다. 이에 공청회 결과와 경제적 타당성 검토를 연계하여 보고하도록 표준화하고, 미국 TPA처럼 협상 목표와 쟁점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경제적 타당성 검토는 협상 정당성과 국민설득의 기반을 제공하지만, 정부 주도 분석으로 편향 가능성이 있고, 환경·노동 등 지속가능성 요소나 정책 반영의 구속력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어 독립적 평가기구의 참여 확대, 다차원적 평가 도입, 국회보고·공개 의무의 강화가 필요하다.

    협상 단계에서는 국회보고와 의견 제시가 핵심이다. 이는 통상협상 과정에서 국회의 정보 접근과 의견 제시를 제도화한 점에서 한국 통상정책의 민주적 통제장치로 평가할 수 있다. 협상진행 보고에 관해서는 협상안에 주요한 변경이나 국내경제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때 국회에 보고하고 이에 국회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중요한 사항의 범위가 불명확하고 국회 의견 반영의 구속력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회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데, 가령 협상 전·중·후 단계별 보고체계와 영향평가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통상조약 체결 및 비준 단계의 절차는 영향평가, 협상결과 보고, 국회 비준동의 요청, 설명회 개최로 이루어지며, 이는 협정의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영향평가는 경제적 분석에 치우쳐 환경·사회적 지표가 미흡하고, 정책 반영 의무는 선언적 성격에 그쳐 실효성이 낮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또한 평가 시점이 가서명 이후로 한정되어 재협상 부담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협상 과정 중 예비평가를 병행하는 EU식 다단계 평가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협상결과 보고 역시 개요 수준에 머물러 국회의 실질적 통제 기능이 약하므로, 공청회 개최 및 경제적 타당성 검토와 연계해 보고하고 주요 평가결과를 포함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국회 비준 과정은 헌법상 정당성을 보장하지만, 자칫 정쟁으로 흐를 위험이 있어 경제·환경 평가결과의 제출 의무와 자문기구 검토절차를 병행하도록 하는 개선안이 요구된다. 설명회 또한 단순 브리핑에 그치지 않도록 전문가·산업계·노동계가 참여하는 쌍방향 토론 구조를 도입해 사회적 수용성과 학습효과를 강화해야 하며, 이를 통해 「통상조약법」이 의도한 민주적 통제와 투명성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통상조약법」상 이행평가 제도는 발효 후 일정 기간 내 평가보고를 의무화하여 미국·EU와 유사한 수준의 제도적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으나, 그 운영 과정에서 행정 부담, 정보공개 범위 및 평가목적의 한계 등 다양한 쟁점이 드러난다. 첫째, 모든 FTA에 대한 평가 의무가 누적되면서 산업통상부와 연구기관, 국회에 과중한 행정·재정 부담이 예상되므로, 중요도에 따라 평가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거나 표준화된 축약형 모델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둘째, 평가결과 공개는 투명성 확보를 위해 중요하지만, 상대국이 이를 협상 압박의 도구나 분쟁의 증거로 활용할 위험이 있어 합리적 공개 범위의 설정이 요구된다. 셋째, 이행평가는 협정 의무의 충실성 판단이 아니라 국내 파급효과와 보상정책의 적절성 점검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피해 원인이 협정 자체인지 다수 협정 간 상호작용에 따른 것인지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 넷째, 평가 주기를 5년 단위로 단축·정례화하거나 독립 평가기구를 도입해 객관성과 정책 피드백을 높이는 방안이 제시되지만, 행정 부담·재정 문제·정책 일관성 훼손의 우려가 병존한다. 다섯째, 노동·환경·디지털 등 신통상 의제를 포함한 포괄적 평가체계로 확장하고, 국회보고와 청문회 권고권을 연계하는 제도화를 통해 민주적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 특히 한–EU FTA 국내자문단(DAG) 모델은 시민사회·노동계·산업계가 참여해 이행을 모니터링하는 장치로서 한국형 제도에 참고점이 되며, 인력·예산 부담을 고려할 때 분기별 소규모 패널 운영이나 온라인 의견창구 설치, 한시적 태스크포스 편성 등 경량 참여기제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종합하면 이행평가 제도는 제도적 투명성과 사회적 정당성을 높이는 핵심장치이지만, 현실적 부담을 고려한 합리적 범위 설정과 민주적 통제 강화 간 균형 유지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제도의 민주성과 정책 정당성을 높이고 국제규범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절 운용사례 및 평가
    한국의 통상조약은 과거 한–칠레 FTA, 한–미 FTA, 한–EU FTA를 거치며 절차적 투명성과 민주적 정당성 확보의 필요성이 두드러졌고, 이를 제도화한 결과가 「통상조약법」의 제정이라 할 수 있다. 한–칠레 FTA에서는 농업 피해의 우려가 있음에도 사전분석과 공청회 개최가 형식적으로만 진행되어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었고, 이는 향후 국회 정보권의 강화와 영향평가 제도 설립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한–미 FTA 협상은 경제적 효과가 강조되었으나 밀실협상 논란, 정보 비공개, 촛불시위로 대표되는 사회적 반발을 초래하며 절차적 신뢰 부족의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로 남았다. 한–EU FTA 역시 경제효과 분석의 격차, 한글본 번역 오류 논란 등이 절차적 정당성 논의를 불러왔고, 특히 발효 이후 노동·환경·인권 문제가 분쟁절차로 비화하면서 무역협정이 심화된 협정(deep agreement)으로 진화하는 흐름을 보여주었다. 2012년 7월 18일 「통상조약법」이 발효된 이후 동법의 초기 적용 사례로는 한–미 FTA 개정협상이 있다.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 정부는 동법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 검토, 공청회 개최, 국회보고 의무를 수행하였고 국회는 개정의정서를 비준했다. 그러나 실제 공청회와 국회보고는 형식적 수준에 머물렀고, 국회의 실질적 의견 제시와 이행평가 제도는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지적되었다. 또한 한–인도 CEPA, 한–칠레 FTA 개선협상 등에서도 새로운 의무와 시장개방 효과를 동반했지만, 법에 명문 규정이 없어 해석에 의존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드러났다. 이는 개정·개선 협정에도 명시적 절차 규정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신통상 의제 협정인 DEPA와 IPEF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였다. DEPA는 세계 최초의 디지털 무역협정으로 데이터 이동, 인공지능, 전자결제 등 새로운 의무를 포함하지만, 관세인하가 없어 「통상조약법」상의 전형적 절차(공청회 개최, 국회보고, 영향평가)가 축약적으로만 적용되었다. 「IPEF 공급망 협정」도 관세인하 없이 경제안보협력과 상설기구 설치를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나, 정부는 이를 「통상조약법」 대상이 아니라고 보아 국회보고나 영향평가절차를 생략하였다. 그러나 협정은 국제법상 조약으로 발효되어 국내효력이 발생했고, 이후 공급망위원회, 위기대응네트워크, 노동력개발네트워크 등 이행기구 설치와 한국의 의장국 역할이 뒤따르며 행정부에 반복적으로 의무를 부여하였다. 이 과정에서 「통상조약법」 절차와 국제조약 이행 간에 괴리가 발생했으며, 국회보고와 이행평가의 제도화가 과제로 남았다.

    평가하면 「통상조약법」은 공청회 개최, 경제적 타당성 검토, 국회보고 등을 제도화하여 과거의 불투명성과 사회적 갈등을 개선하는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공청회의 형식적 운영, 국회 의견 제시와 설명회의 실효성 부족, 이행평가의 장기화 등은 여전히 한계로 남았다. 특히 신통상 의제 협정은 「통상조약법」 적용의 공백을 드러내며, 동법의 정의 규정과 절차 범위를 보완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에 따라 첫째, 경제안보형 협정(공급망, 디지털, 청정경제 등)도 통상조약에 포함하여, 사전영향평가나 국회보고 등 최소 절차가 작동하도록 정의 규정을 보완하는 「통상조약법」 적용 범위의 개정이 필요하다. 둘째, 모든 협정에 동일한 절차를 강제하기보다는 절차 트리거 제도를 도입해 일정한 정도의 경제·사회적 영향이 예상되는 경우에만 축약형 절차(설명자료 공개, 전문가·업계 의견 청취, 국회보고)를 자동 가동하는 방식을 설계할 수 있다. 셋째, 발효 이후 이행평가와 국회보고의 정례화가 필요하다. 특히 상설위원회 등이 포함된 협정은 국회의 통제와 후속 평가체계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제5장 통상조약법의 쟁점 및 개선방안

    제1절 통상조약 정의에 관한 문제
    「통상조약법」은 ‘통상조약’을 가리켜 WTO나 FTA와 같은 포괄적 대외 시장개방을 목적으로 하되 동시에 「대한민국 헌법」 제60조 제1항에 따른 국회 비준동의 대상인 조약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지나치게 협소하여 실제로 통상 관련 협정의 상당수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있다. 특히 ‘포괄적 대외 시장개방’의 의미가 모호해 특정 산업 분야를 다루는 협정이나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협정조차 「통상조약법」의 적용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국민경제에 중요한 영향’이라는 판단기준 역시 추상적이고 주관적이어서, 디지털 무역협정이나 공급망 협정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협정이 그 대상인지 불명확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나아가 미국이 최근 각국과 체결하는 무역합의처럼 공동성명, 국내 행정명령 등 비구속적 형식을 취하는 경우, 시장접근 확대나 규범적 효과가 있더라도 법률상 통상조약으로 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불명확성은 향후 디지털 통상, 공급망 협력 등 새로운 통상 의제의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에 따라 정의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포괄적 대외 시장개방’이라는 협소한 기준 대신, 경제·통상 분야에서 국민경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합의 전반을 포함하도록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 제60조 제1항상 국회동의 요건과의 연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디지털 무역협정, 공급망 협정 등 새로운 유형의 합의도 포함할 수 있도록 「통상조약법」상 정의를 재설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개정을 통해 「통상조약법」의 적용 범위를 현실에 맞게 확장하여, 향후 다양한 형태의 무역·통상 합의에 대해 국회와 국민의 참여, 투명성,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절 통상협상 및 정책 수립 과정
    현행 통상정책 수립 및 협상 과정은 산업통상부가 주도적으로 총괄·조정 역할을 맡고 있으나, 대외경제장관회의가 기획재정부 소속으로 운영되면서 부처간 조정 기능이 분산되는 한계가 있다. 통상 문제는 환경·기후, 안보, 외교 등과 긴밀히 연계되는데, 이 과정에서 산업통상부·기후에너지환경부·외교부·농해수부·국방부 등 부처간 이해관계 충돌이 잦아 정책 조율이 지연되는 문제가 나타난다. 따라서 초기 단계부터 다양한 부처가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의사결정 권한을 나눌 수 있는 초부처적 조정 메커니즘의 강화가 필요하다.

    국회 차원에서도 현재 통상조약 심사 기능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집중되어 있어 외교·안보·농어업 등 파급효과가 큰 분야별 전문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개정안들은 외교통일위원회, 농해수위원회 등 다른 상임위원회에도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거나, 경제적 타당성 검토 결과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등 보고·심사 구조의 다원화와 사전검토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통상조약법」에서는 통상조약의 국내 보완정책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한편 2025년부터 시행된 「통상환경변화 대응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은 통상조약 등의 이행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예방하거나 가능한 한 줄이고 통상대응지원업종 경영기업 또는 그 소속 근로자 등이 통상환경의 변화로 인해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의 국내대책을 별도로 다룬다. 그런데 이러한 두 법률 사이의 복잡한 구조는 여러 문제를 내포한다. 「통상조약법」에 따른 국내산업 보완, 그리고 「통상환경변화 대응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작업은 불가피하게 일부 중복되거나, 중복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에 영향을 받는 기업이나 산업계에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없지 않다. 따라서 추후 좀 더 통합적인 법 설계를 고민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제3절 법 이행 및 평가 단계
    현행 「통상조약법」은 정보공개, 국회보고, 공청회 개최, 영향평가 등 여러 장치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와 정책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협상 상대국의 비공개 요청이나 국익 침해 우려를 폭넓게 인정하여 핵심 내용이 협상 중에는 거의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공청회 역시 개시 전 1회 개최에 그치고, 국민의견제출 제도는 정부의 재량적 수용에 의존해 민간 참여가 형식적 절차에 머무는 한계가 있다. 또한 투명성 강화장치가 주로 협상 전·후 단계에 집중되어 있어 협상 도중의 실시간 정보공유나 이해관계자 참여는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못한다. 이러한 구조는 급변하는 국제통상환경에서 통상정책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이에 따른 개선방향으로는 첫째, 협상 도중 중요 쟁점 변경이나 조건 변화가 있는 경우 국회와 국민에게 신속히 알리는 중간 공개·중간 평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둘째, 영향평가가 협상 타결 직전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단계별·분야별 누적형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공청회 개최와 자문절차를 상설화하여 주요 산업단체, 노동·환경단체, 학계 전문가 등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국민의견 제출에 대해서는 정부의 수용 여부와 사유를 반드시 공개하도록 하여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제4절 기타 통상조약법의 고려사항
    「통상조약법」 제20조의 상호주의는 상대국의 협정 불이행 시 “상응 조치”를 허용하지만, 어떤 절차·수단·비례성을 기준으로 집행할지 구체성이 부족하여 실효성이 제한된다. 다른 국내법률의 상호주의가 상호적 대우 부여나 조건부 협력인 데 비해, 「통상조약법」은 제재·보복 성격이 있어야 함에도 집행 설계가 빈약하다. 특히 미국 및 EU 등의 경우 협정상 권리침해를 근거로 구체적인 절차 아래 양허정지나 추가관세 조치 등을 운용하는 반면, 우리 법은 그러한 절차적 안전장치와 수단 메뉴의 명시가 미흡한 편이다. 따라서 상호주의 조항은 발동 요건과 비례성 판단, 가용할 만한 대응수단으로의 추가 및 종료, 재검토 절차를 명료화하는 방향으로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동법 제16조~제19조는 경제적 권익 보장, 피해 대응, 남북교역 특수성, 농어업·중소기업 보호 등을 선언하지만, 국제분쟁에서 작동할 구속력 있는 절차나 기준이 결여하여 대외적 효력은 제한적인 편이다. 이에 각 조항은 절차의 구체화를 통해 실효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6장 결론

    대한민국의 「통상조약법」은 2012년 제정 이후 통상정책 결정의 투명성과 민주적 통제를 제도화함으로써 과거 한–미 FTA 체결 당시 불신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 국회보고, 공청회 개최, 경제적 타당성 검토의 절차를 통해 대통령의 조약체결권에 대한 국회의 견제력이 강화되었고, 통상정책이 행정부의 독점 영역에서 국민적 합의기반의 공적 정책으로 전환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무역, 경제안보 이슈 확산 등 환경 변화 속에서 현행 법제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첫째, 동법의 적용 대상이 ‘시장개방형’ 협정에 한정되어 디지털·공급망·기술 협력 등 새로운 형태의 협정은 법적 사각지대에 있다. 둘째, 국회보고절차가 형식화되어 실질적 의견 개진이 어렵고 상임위원회 간 통합심의가 불가능하다. 셋째, 공청회·자문절차가 형식에 그쳐 국민신뢰를 약화하며, 넷째, 사후평가와 피해산업지원 제도가 분산되어 정책 피드백의 일관성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통상조약법」을 단순한 절차법이 아닌 ‘통상 거버넌스 통합법’으로 발전시킬 필요성을 제시한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절차의 민주성과 외교적 유연성의 조화를 특징으로 하는 ‘균형점 모델’과, 법제 간 정합성과 통합이행체계의 구축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한다.

    우선, 균형점 모델은 다음 세 가지 방향을 포함한다. 첫째, ‘법적 포괄성 확대’이다. 즉 「통상조약법」의 적용 범위를 ‘통상조약 등’으로 넓혀 디지털 무역, 공급망, 환경·기술 협정 등도 민주적 통제 아래 두어야 한다. 둘째, ‘절차 트리거 제도의 도입’이다. 이는 협정의 경제적 중요도에 따라 축약형·전면형 절차를 구분하여 행정부의 신속성과 민주주의를 병행하려는 시도이다. 셋째, ‘국회의 실질적 통제 강화’다. 즉 외통위·농해수위·기재위 등 다원적 보고체계와 ‘비공개 협상정보 공유제도’를 도입해 입법부의 협상 영향력을 확대한다. 넷째, 행정부의 책임성 강화를 위해 ‘책임성 보고 조항’을 신설하고, 산업계·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상설 민간자문위원회를 설치함으로써 참여형 거버넌스를 제도화해야 한다.

    한편 이행체계의 통합성 강화를 위해서는 첫째, 사후평가–국내대책–입법 간 연계 구조를 명문화하고, 독립평가기구를 설치하며, 기술지원 중심의 피해보완체계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일본식 ‘조약 병행입법제도’의 도입을 검토하여 비준동의와 국내입법을 동시에 심의함으로써 제도적 공백을 해소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셋째, EU의 ‘경제적 강압 대응수단(ACI)’을 참고해 상호주의 조항의 실효성을 높이고, 협정 불이행 시 관세인상·양허정지 등 대응절차를 명문화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을 통해 궁극적으로 「통상조약법」은 ‘국가 통상정책의 헌법적 기본법’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즉 협상·비준·이행·피해구제를 포괄하는 통합체계로 재설계하여 정권교체나 조직개편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통상국가’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법적 포괄성, 절차적 민주주의, 전략적 유연성, 정합적 이행체계, 그리고 국제적 신뢰성 등의 5개 원칙을 제시하였다.

    결국 「통상조약법」은 협정절차를 규율하는 행정법을 넘어, 민주성과 전략성을 조화시키는 통상 거버넌스의 헌법적 근간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러한 개혁을 통해 한국은 디지털·공급망·기후·안보 등 복합적인 통상질서 속에서 민주주의와 전략적 통상정책을 조화시키는 선진 통상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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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자료를 활용한 한·아세안 가치사슬 분석과 시사점

    2020년대 들어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의 정치 불안정 등 지정학적 위험이 증대되면서 글로벌 밸류 체인 재편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이충열 외 발간일 2026.01.13

    공급망, 산업정책 ASEAN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및 차별성

    제2장 국제 산업공급망/가치사슬 형성 및 기업 협력의 이론적 분석
    1. 산업공급망/가치사슬 형성 이론
    2. 국제 기업 협력 이론

    제3장 아세안 산업/무역의 공급망/가치사슬 분석
    1. 아세안 경제 및 산업과 공급망/가치사슬
    2. 아세안의 무역과 공급망/가치사슬

    제4장 아세안 기업의 공급망/가치사슬
    1. 아세안 기업의 특성별 구분
    2. 아세안의 상장기업
    3. 아세안의 비상장기업
    4. 아세안의 기업 활동 종합

    제5장 한·아세안 공급망/가치사슬 구축
    1. 한국과 아세안 경제/산업/기업의 특성과 공급망/가치사슬
    2. 한국과 아세안 공급망/가치사슬 협력의 구조와 정책 방향

    참고문헌

    부록
    1. 제조업 분류 기준
    2. 무역지수별 설명 및 결과표
    3. 아세안의 무역구조와 생산 분절화 모형 추정
    4. 아세안 주요 비상장기업 현황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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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2020년대 들어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의 정치 불안정 등 지정학적 위험이 증대되면서 글로벌 밸류 체인 재편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정치·경제적 갈등은 그동안 중국을 중요한 가치사슬 혹은 공급망으로 활용하였던 우리나라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 이때 아세안이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면서 한국과 보다 적극적인 가치사슬 및 공급망 형성 가능성이 부각되었다.

    한국과 아세안 간의 국제공급망 및 가치사슬 연구는 크게 (1) 한국과 아세안 국가의 전반적인 산업구조를 분석하고, 양 지역 간의 보완성 및 대체성을 살펴보는 연구와 (2)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의 전반적인 무역 관계를 살펴보는 연구로 구성되었다. 이 연구들이 과거 20년 이상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과 아세안 간 무역 및 투자가 크게 증가하였고, 1인당 GDP, 임금, 자원부존량 등 경제 여건의 차이에 따라 상호 보완적인 가치사슬이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들 연구는 국가와 산업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공급망의 주체인 기업의 활동과 형태에 대한 분석을 포함하지 않았다. 실제로 업종별 기업들의 형태나 아세안 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 외국계기업 등의 형태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이다. 아세안 기업 분석을 통하여 한국과 아세안 간 가치사슬의 형태와 특징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과 아세안 간 기업 자료를 기반으로 한 밸류 체인 분석이 부족한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개별 국가별로 기업에 대한 통계와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세안 국가 대부분의 1인당 소득이 낮은 가운데 지배구조 면에서 투명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대부분의 자료가 공시되지 않는다. 상장기업은 그나마 거래소의 규정에 따라 기업 자료가 공개되지만, 국제기준의 회계제도가 정착되어 있지 않아 이들 통계에 대한 신뢰성은 높지 않다. 또한 많은 기업이 비상장 상태로 운영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 비상장기업은 기업 자료를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일부만 제공한다.

    둘째, 개별 국가 차원에서 통계 습득이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아세안과 같은 여러 나라를 포함한 지역 내 통계를 수집하여 분석하는 것은 너무도 방대한 작업이다. 아세안은 10개국으로 구성되었고, 이 국가에 포함된 기업 수도 매우 많다. 따라서 이러한 기업 통계를 모두 수집하여 분석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으로, 연구자가 단독으로 수행하기 쉽지 않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아세안 기업의 포괄적인 자료를 수집하여 다음과 같은 분석을 시도하였다. 첫째, 아세안 상장기업의 자료를 종합하였다. 아세안 9개국 증권거래소를 통하여 개별 기업의 자료를 습득한 후 이를 분석하였다. 이때 개별 기업의 자료는 자산과 부채, 수익률 등 일부 재무 자료에 제한되었다. 각국 기업 자료를 비교·분석하려면 기본적인 공통 프레임이 필요한데, 이를 재무 자료로 사용한 것이다.

    둘째, 아세안 비상장기업의 경우 각국의 대표 비상장 대기업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였다. 이때 이들 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재무 자료를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문이나 잡지, 홍보물, 웹사이트 등과 같은 공개된 자료를 사용하였다. 한편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여러 연구자가 제공하는 중소기업의 특징을 활용하고 전문가 인터뷰를 통하여 분석하였다.

    셋째, 한국과 아세안 기업 간 협력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현지에 진출한 일본계와 중국계 기업의 현황을 조사하였다. 이들 외국계 기업은 대부분 비상장 기업으로 공신력 있는 통계자료가 제한적이었으나, 신문·잡지·홍보물·웹사이트 등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자료를 사용하였다.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아세안 현지 상장기업은 주로 ① 내수 중심의 서비스 부문, ② 제조 산업의 식품 부문, ③ 광업 내 원자재 개발을 통한 수출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아세안 상장기업 중 제조업종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업종은 식료품 제조업이고, 이어서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1차 금속, 고무 및 플라스틱 제조업으로, 주로 농식품 가공업이나 천연자원 가공업으로 나타났다.

    둘째, 아세안 내 비상장 대기업은 크게 내수와 자원 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① 소매, 부동산, 식품 등 내수 기반의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거나, ② 석유, 석탄, 코발트, 리튬 등 자원 및 에너지 개발 등에 참여하면서 독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었다. 또한 아세안 내 비상장 대기업은 가족 중심의 경영 및 정치권과의 유착 등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갖는다.

    셋째, 아세안 내 중소기업은 나라마다 ‘중소기업’ 정의에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규모가 매우 영세한 가운데 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은 금융 접근성이 제한되고, 낮은 기술 기반, 디지털 기술 활용 부족, 저생산성의 문제점을 갖는다.

    넷째, 아세안 내 외국계 기업 중 일본계 및 중국계 기업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었다. 일본계 기업은 1990년대 초부터 아세안에 진출하여 전기·전자, 자동차 부문에서 지역가치사슬을 형성하였고, 현지 인프라 구축과 교육훈련 사업을 추진하는 등 현지화 과정을 거쳤다. 반면 중국계 기업의 아세안 진출은 일본이나 한국 기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늦은 2010년대 이후에 이루어졌다. 이는 일대일로 정책, 미국과의 무역 마찰 해소를 위한 중국정부의 정책 변화와 기업의 경제적 유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특정 국가 중심의 대규모 사업으로 평가된다. 중국계 금융기관의 자금을 활용하여 원자재 관련 대형 인프라 사업도 동시에 수행하였다.

    다섯째, 아세안 내 한국계 기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었다. 이들의 아세안 진출은 1990년대 한국 내 사양산업인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시작되어 2000년대에 본격화되었고, 최근에는 전기·전자 및 자동차 분야로 확대되며 일부는 현지 천연자원을 활용하는 목적으로 진출하였다. 한국계 대기업은 대부분 제조업 분야에서 현지 공장을 운영하며, 한국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해 현지에서 최종재를 생산한 뒤 제3국으로 수출한다. 또한 한국계 중소·중견 기업의 상당수는 한국계 대기업의 협력업체로서 현지 공장을 통해 한국계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품과 중간재를 공급한다. 한편 한국계 대기업 및 중견 기업은 현지에서 부품을 구입하여 활용하는 비율이 높지 않았으며, 한국계 중소기업은 주로 노동집약적인 제조업 부문에서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현지 한국계 대기업에 부품을 제공하거나 하청 업무를 담당한다.

    한국과 아세안 간 공급망의 향후 변화 형태는 아세안 기업의 업종과 역할 변화에 대한 가정에 따르게 된다. 하지만 많은 아세안 기업이 현재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하여 아세안 기업들의 제조업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아세안과의 공급망 혹은 가치사슬 구축은 현지의 한국계 기업이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한국정부는 현지 한국계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 아세안 노동자의 임금이 계속 상승하고, 지대·운송비 등 비용 상승 요인이 발생할 경우 아세안 내 한국계 기업의 수익성은 계속 떨어질 것이고, 급기야 아세안에서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아직까지 중남미나 인도 및 아프리카 등 타 지역이 아세안을 대체할 지역으로 부상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아세안에 노동생산성 향상 및 기업 효율성 개선을 위한 정책을 한국 기업과 정부가 추진하여야 하는 것이다.

    아세안 내 한국계 기업의 수익성 악화 및 생산기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현지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물류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첫째, 아세안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는 아세안 노동자를 단순 노동자에서 숙련 노동자, 혹은 최소한 중·저 기술 노동자로부터 고생산성 노동자로의 업그레이드를 의미한다. 둘째, 아세안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경영 컨설팅이 필요하다. 이는 아세안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현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 컨설팅을 의미한다. 셋째, 한국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나 경영 능력이 우수한 한국계 대기업이 공급망 내에 있는 현지 중소기업 및 한국계 중소기업과 협력하는 것이다. 넷째, 현지 물류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하여 아세안의 항만 및 도로 등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여야 한다. 신규 고속도로 건설, 항만 시설 확충, 통관 시스템 전자화, 전력 시설 확보 등의 사업을 통하여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다섯째, 새로운 공단 및 자유무역지대 건설을 통하여 임대료 및 물류비 상승을 억제하여야 한다. 국내 기업이 향후 새로운 협력을 추진하려면 각종 인프라가 갖추어진 새로운 산업공단이나 자유무역지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세안의 한국계 기업 지원이나 현지 지원이 한국의 경제성장을 위한 공급망 구축 혹은 가치사슬 형성 정책의 일환이라는 점을 한국 정부와 국민이 인식하여야 한다.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는 다수의 정치인, 공무원, 그리고 국민 들이 국제무역을 ‘국내에서 생산된 물건을 해외에 판매하는 행위’로 한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며,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이 국제시장에서 상호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글로벌 가치사슬이 심화된 오늘날의 국제 무역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정부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활용하여 국제무역의 구조적 변화와 기업 활동의 실질적 양상을 정치권, 행정조직, 그리고 국민 전반에 체계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특히 아세안 지역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궁극적으로 국내에 기반을 둔 한국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는 점을 정부와 국민이 인식할 수 있도록 전략적이고 지속적인 홍보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아세안 지역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의 ODA 사업 집행액 가운데 약 23.8%가 아세안 지역에 배분되고 있으며, 수원국별 지원 규모를 기준으로 살펴볼 경우 인도네시아(2위), 베트남(3위), 캄보디아(4위), 필리핀(5위), 라오스(6위) 등, 상위 10위권 내에 아세안 국가가 5개국이나 포함되어 있다. 이는 아세안이 한국 ODA 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전략적 중요성이 상당함을 시사한다. 아세안 국가들에 ODA 자금을 지원할 때 현지의 한국계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추진한다면, 가치사슬 형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한국과 아세안 간의 정치 및 재계의 인적 교류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 아세안 간의 협력은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이해는 결국 활발한 인적 교류를 통해 형성된다. 따라서 한국과 아세안 정치·경제계 인사들의 정기적인 포럼이나 세미나 등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한국과 아세안 간 젊은 세대의 교류와 전문가 간 학술회의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젊은 학생들은 결국 미래 비즈니스를 주도할 인력인바 이들의 교류는 향후 협력의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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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첨단전략산업 분석과 한-인도 협력방안

    인도정부는 첨단전략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2020년대 코로나19 팬데믹과 자국우선주의로 인한 공급망 불안은 인도가 첨단전략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인도가 중국과 국경 마찰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

    김경훈 외 발간일 2025.12.30

    경제안보, 산업정책 인도·남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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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2. 연구 필요성
    3. 연구 범위 및 구성

    제2장 인도 첨단전략산업의 특징
    1. 개요
    2. 무역
    3. 투자
    4. 연구개발

    제3장 인도의 첨단전략산업 정책과 대외협력
    1. 개요
    2. 바이오 산업
    3. 방위 산업
    4. 우주 산업
    5. 스마트 인프라 산업
    6. 전기자동차 산업
    7. 반도체 산업

    제4장 한-인도 첨단전략산업 협력 방안
    1. 요약
    2. 한국의 인도 첨단전략산업 진출 현황
    3. 정책 제언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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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인도정부는 첨단전략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2020년대 코로나19 팬데믹과 자국우선주의로 인한 공급망 불안은 인도가 첨단전략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인도가 중국과 국경 마찰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해소하고 산업화를 가속하려는 의지가 더해지며 첨단전략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인도에 시장 개방 확대를 요구하며 양자 간 무역협정 개선 중심의 경제협력을 진행해 왔으나 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인도가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있어 한국을 협력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한국은 대인도 전략을 산업협력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보고서에서는 한-인도 산업협력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바이오, 방위, 우주, 스마트 인프라, 전기자동차, 반도체 등 인도의 6대 첨단전략산업을 분석했다.

    2장에서는 인도 첨단전략산업의 수출입, 해외직접투자 유입, 연구개발 지출 현황을 분석했다. 무역수지, 현시비교우위지수, 무역특화지수, 수출시장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제약 등 바이오 부분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타 산업의 경우 여전히 글로벌 경쟁력이 낮으며, 인도 국내 기업에 대한 별도 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발견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인도정부는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도정부의 노력과 함께 최근 첨단전략산업에 유사입장국의 투자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 2020~24년 인도는 2위 첨단전략산업 그린필드 투자 대상국이며, 8위 브라운필드 투자 대상국이다. 더불어 인도 내 기업들은 첨단전략산업에서 연구개발 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산업과 방위 산업 내 대표 기업의 연구개발 지출 규모가 크고, 전기자동차, 스마트 인프라 관련 주요 업체도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종합하자면 아직 인도가 바이오 산업을 제외한 첨단전략산업에서 낮은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산업발전의 선행지수라고 할 수 있는 해외직접투자 유입 및 연구개발 지출을 고려하면 향후 경쟁력 강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어 3장에서는 6대 첨단전략산업의 인도 내 현황, 정책, 대외협력을 분석했다. 6대 산업은 산업 성숙도(육성 기간)와 공급 주체로 구분할 수 있다. 우주, 방위, 바이오 산업은 성숙도가 높다. 1960년대부터 전통적인 전략산업인 우주와 방위를 정부 주도로 육성해 온 결과 상당한 경험과 기술을 축적할 수 있었다. 바이오 산업은 민간 제약업체를 중심으로 1980년대부터 빠르게 성장하였고, 최근 바이오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산업의 범위와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 전기자동차, 스마트 인프라 산업은 상대적으로 성숙도가 낮은 민간기업 주도의 분야로, 인도에서 본격적으로 성장기에 돌입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인프라의 스마트화, 자동차 산업의 전기화가 점차 진행되고 있고, 최근 상업용 반도체 산업에 많은 신규 투자가 유입되고 있다.

    6대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인도정부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직접투자, 투자 및 소비 보조금, 조달 등의 방식을 통해 산업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자금 지급은 국내 생산 요건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인도정부는 산업별로 구체적인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세부 정책을 마련하여 담당 기관을 지정하였다. 투입 자원 규모, 전략의 구체성, 정책 간 연계성, 담당 기관을 고려해 보면 인도의 첨단전략산업 육성 방안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체성을 띠고 있다고 평가된다.

    인도정부는 민간 부문의 첨단전략산업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표적으로 외자기업을 포함한 민간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정부 주도 산업인 우주와 방위 산업의 경우에도 외국인직접투자 가능 비율을 대폭 상향한 바 있다. 또한 인도는 스타트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특화된 벤처투자 활성화, 연구개발 및 제품 상업화 지원, 기술 공유 등의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우주, 방위, 바이오 등의 첨단전략산업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인도정부는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유사입장국과 긴밀한 협력을 진행 중이다. 미국, 유럽연합,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들과 광범위한 경제ㆍ산업 협력 전략 아래, 본 보고서의 분석대상인 6대 첨단전략산업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정부는 대외협력을 통해 노하우와 자본을 확보하고, 규모가 큰 자국의 내수시장을 지렛대 삼아 글로벌 기업의 인도 현지 생산 및 기술 이전을 유도하려 한다. 협력 대상국의 경우, 인도와의 첨단전략산업 협력을 통해 유망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인도의 인력과 연구기관을 활용하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인도는 첨단전략산업과 관련된 다자협력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국제기구나 소다자 협의체를 활용하여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기업들도 인도 첨단전략산업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진출을 강화하고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소수의 기업 진출 사례가 있으나 아직 한국과 인도의 첨단전략산업 협력의 깊이는 제한적이다. 또한 주요국들은 인도와 정부 차원의 첨단전략산업 협력 방안을 마련하여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 중이나 한국과 인도 간 협력 성과는 제한적이다. 2010년대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 시점을 전후로 다양한 사업이 기획 및 추진되었으나, 2020년대 들어 정례적인 운영은 대부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주요국과는 다르게 한국은 인도를 대상으로 한 산업협력 대전략이 부재한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한-인도 첨단전략산업 이니셔티브’를 우선 수립해야 한다. 이니셔티브에 양국의 협력 의지, 원칙, 비전을 담고 유망 협력 분야와 담당 부처 및 기관을 명시해야 한다. 또한 고위급 정책교류를 정례화할 필요가 있으며, 기존에 운영하던 사업들을 검토해 통폐합 및 확대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인도에서는 중앙정부에 더해 주정부에서도 산업전략을 마련하여 추진 중인 상황을 고려하여 주요 주정부 대상 협력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국정부는 인도 첨단전략산업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수 있다. 글로벌 가치사슬 분절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우리 기업이 인도를 생산기지 및 연구개발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인도의 사업환경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나 인도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들은 토지 수용, 기반시설 구축, 현지 행정 절차에 대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한국정부는 수출 확대, 사업 수주, 경제 안보, 전략적 관계 등의 측면에서 가치가 큰 우리 기업의 인도 내 프로젝트를 선별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기초 정보 제공을 넘어 민간기업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현지 진출과 관련된 문제를 정부 대 정부 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인도가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도입한 보조금 등 인센티브 제도의 혜택을 우리 기업도 누릴 수 있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첨단전략산업의 특성상 기업 간 기술협력이 중요하므로 우리 정부는 한국과 인도기업이 교류할 수 있는 장도 제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정부는 인도 첨단전략산업 발전을 위한 공적개발원조를 제공할 수 있다. 한국정부는 수원국 개발을 지원하는 동시에 우리의 외교ㆍ통상 정책과의 부합성을 고려한 공적개발원조, 즉 전략적 공적개발원조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의 첨단전략산업은 자국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한국기업에도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전략적 공적개발원조를 활용하기에 적합한 분야이다. 스마트 인프라 사업에 개발자금을 제공하여 우리 기업의 인도 건설ㆍ인프라 운영ㆍIT 부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으며,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는 산업회랑과 관련된 사업 지원도 검토해 볼 수 있다. 또한 첨단전략산업 내 인재 및 스타트업 양성을 지원해 인도의 산업화 기반 조성을 지원하는 동시에 인도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해당 사업의 인력을 채용하는 상호 호혜적인 제도를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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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대외경제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및 기조 전망

    본 연구는 최근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기조가 자국우선주의 성향이 한층 강화되는 방향으로 수렴해 가고 있다는 점을 여러 근거 자료를 통해 확인하고자 하였다. 또한 미국의 대표적인 대외경제정책 시행에 따른 경제적 영향에 대한 실증분석을 통해..

    강구상 외 발간일 2025.12.30

    무역정책, 산업정책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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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필요성
    2. 연구 목적 및 구성

    제2장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기조 및 정책 현황
    1. 자국우선주의
    2. 중국 견제
    3. 소결

    제3장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추진에 따른 경제적 영향 분석
    1. 미국 국제조세체계 개편이 미국 양방향 해외직접투자(FDI)에 미친 영향
    2. 대중국 관세부과 조치의 경제적 영향
    3. 미국 산업정책 전환의 경제적 영향
    4. 소결

    제4장 결론 및 정책 시사점
    1. 미국 대외경제정책 기조 전망
    2. 정책 시사점

    참고문헌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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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본 연구는 최근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기조가 자국우선주의 성향이 한층 강화되는 방향으로 수렴해 가고 있다는 점을 여러 근거 자료를 통해 확인하고자 하였다. 또한 미국의 대표적인 대외경제정책 시행에 따른 경제적 영향에 대한 실증분석을 통해 미국 연방정부가 의도한 정책효과가 달성되었는지를 검증하는 것은 물론 한국에 대한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상기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기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를 전망하고 이러한 전망에 맞춰 한국의 대미 통상 및 산업협력 전략은 물론 유사입장국과의 협력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먼저 제2장에서는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기조 및 정책 현황을 살펴보았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최근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기조는 자국우선주의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이에 따라 제2장 제1절에서는 미국 연방정부가 자국우선주의적 대외경제정책을 추진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고 그와 같은 배경하에서 시행된 다양한 정책 현황을 살펴보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국우선주의 정책은 미국 건국 초기부터 지속되어 온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역사적 연장선에 있다. 더불어 21세기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복잡성을 반영한 새로운 형태의 경제 민족주의로 발현되고 있다. 19세기 맥킨리 대통령의 고율 관세정책과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의 전략적 보호무역 조치에서 이에 대한 선례를 찾아볼 수 있으며, 작금의 자국우선주의는 중국의 부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지정학적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America First’ 기조하에 국경보안 강화, 에너지 자립, 정부 개혁, 전통적 가치 회복이라는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무역정책과 투자정책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무역확장법」 제232조와 「무역법」 제301조,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등 기존 법적 근거를 활용한 관세부과는 단순한 보호주의를 넘어 미국의 대세계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동시에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 시행을 통해 해외소득에 대한 과세 기반을 확대함으로써 국제조세정책을 통한 자국우선주의 역시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미국의 경제적 헤게모니 회복과 제조업 기반 재구축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어지는 제2절에서는 미국 대외경제정책 수립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중국 견제 기조에 초점을 맞춰 배경 및 현황을 살펴보았다. 미국의 중국 견제는 2011년 오바마 행정부 시기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 정책을 통해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이후 미국 대외경제정책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중국을 미국의 국가안보 및 경제적 위협으로 규정하고 강경한 무역정책과 기술통제 등 다양한 견제정책을 시행하였으며, 이어진 바이든 행정부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정책을 대부분 계승하며 견제 기조를 유지하였다. 이와 같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 움직임은 중국이 단기간 내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강한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미ㆍ중 간 진행 중인 관세 협상은 양국의 상대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단기간 유예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으며, 어렵사리 양국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이행 여부와는 별개의 민감한 무역 이슈의 부상 등으로 인해 초고율 관세가 다시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제3장에서는 미국의 대표적인 대외경제정책 시행에 따른 경제적 영향에 관한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제3장 제1절에서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대규모 세제개편정책인 「감세 및 일자리법(TCJA: Tax Cuts and Jobs Act of 2017)」 발효가 미국의 양방향 해외직접투자에 미친 영향을 계량 방법론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특히 기존 선행연구에서 잘 다뤄지지 않은 「TCJA」의 국제조세체계 변화가 미국의 아웃바운드 및 인바운드 FDI 누적액에 미친 정량적 영향을 OECD 주요국을 대조군으로 삼아 비교 추정하였다. 분석 결과, 미국은 물론 해외기업의 대미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 간 법인세율 차이를 통제하더라도 「TCJA」의 국제조세체계 변화를 통해 미국의 아웃바운드 투자는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난 데 반해, 미국으로의 인바운드 투자는 비교적 촉진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해당 제도 변화를 통해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FDI 환경이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글로벌 투자 환경 변화는 한국기업의 해외직접투자 및 국가별 자본배분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에 따른 기회 및 리스크 요인을 파악해 우리 기업에 대한 맞춤형 FDI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뒤따르는 제2절에서는 미국이 시행 중인 대표적인 대중국 견제정책 중 하나로서 대중국 관세부과정책의 경제적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특히 「무역법」 제301조에 근거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부과정책이 중국과 한국의 대미 수출에 미친 영향을 품목별로 구분하여 추정을 실시하였으며, 품목별로 상이하게 나타나는 관세효과에 초점을 맞춰 중국과 대체 또는 보완 관계가 발생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관세 영향의 이질성이 발생하는 원인을 파악하였다. 그 결과, 전체적인 영향과는 달리 세부품목 단위에서는 대중국 관세 인상 영향의 방향이 혼재되며 품목간 이질성이 크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전반적으로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 이후 한국의 대미 수출이 증가하였으나, 이는 직접적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을 대체하기보다는 관세 인상과 맞아떨어진 미ㆍ중 갈등의 격화가 미국의 대중국 수입 둔화를 촉발하면서 이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한국의 대미 수출이 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 끝으로 제3절에서는 반도체, 제약ㆍ바이오, 조선을 비롯한 주요 산업 분야별 미국의 산업정책 현황을 정권에 따라 비교하고 산업정책 기조에 따른 영향을 정성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조선, 원자력, AI 산업에 대해서는 다른 산업에 비해 적극적인 지원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데, 반도체나 제약ㆍ바이오와 같이 사업 환경 전망이 혼재된 산업, 산업정책의 전면 전환이 이루어지는 재생에너지 산업 등은 산업정책 전환 양상이 각기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한ㆍ미 간 협력의제 설정 과정에서 산업별로 차별화된 접근을 취할 필요성이 제기되며,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하에서는 △정책 불안정성 심화, △미국 내 생산여력 강화, △거래적 행태 심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끝으로 제4장에서는 앞선 분석 결과를 토대로 향후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기조가 어떻게 흘러갈지를 전망하고 이에 따른 한국에 대한 시사점을 모색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기조는 앞으로 자국우선주의 성향이 더욱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속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철강, 자동차, 조선, 반도체, 제약ㆍ바이오 등 전략산업의 자국 내재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한 미국의 조치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동맹이나 파트너 국가와의 협력을 도모하는 대신, 일방적 관세부과, 수출통제 등과 같은 통상정책이나 투자규제, 산업정책을 통한 자국우선주의적 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펼쳤던 정책 현황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민주당이 다시 집권하게 될 경우 대중국 압박을 위해 재차 우방국과의 협력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전망하에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정책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첫째, 미국의 자국우선주의적 대외경제정책 기조 심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한국은 EU, 일본 등 유사입장국과의 통상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 환경이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정부는 우리 기업이 직면하게 될 해외투자 환경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 및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한ㆍ미 간 상호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산업별 협력의제를 수립하여 양국 간 산업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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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의 첨단산업 지원 현황과 정책 시사점

    유럽은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와 특정 국가에 대한 높은 자원 및 기술 의존도에 주목하고 경제안보에 대한 위기의식과 유럽 내 산업 보호 및 발전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첨단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이현진 외 발간일 2025.10.28

    경제협력, 산업정책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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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2. 연구의 범위 및 구성

    제2장 유럽 첨단산업의 경쟁력 분석
    1. 유럽 첨단산업의 현황
    2. 유럽 첨단산업의 경쟁력
    3. 소결

    제3장 유럽 첨단산업의 정책 방향
    1. 혁신 촉진 및 기술 격차 축소
    2. 투자 확대
    3.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
    4. 소결

    제4장 유럽의 주요 첨단산업 지원 분석
    1. 배터리
    2. 반도체
    3. 디지털 산업: AI 및 양자 기술
    4. 보건 바이오
    5. 청정에너지 기술
    6. 항공우주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1. 연구 요약
    2. 정책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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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유럽은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와 특정 국가에 대한 높은 자원 및 기술 의존도에 주목하고 경제안보에 대한 위기의식과 유럽 내 산업 보호 및 발전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첨단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유럽 첨단산업의 현황을 교역, R&D 지출, 인력 측면에서 살펴보고 현재 글로벌 첨단산업의 선두주자인 미국이나 중국과 경쟁력 측면에서 비교함으로써 유럽 첨단산업의 위상 및 강점과 약점을 도출하였다. 또한 유럽 첨단산업 지원 정책의 추진 방향을 혁신 촉진 및 기술 격차 축소, 투자 확대 그리고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고 주요 세부 첨단산업 관련 정책을 살펴보았다.

    이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점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EU와 영국은 첨단기술산업으로 분류되는 품목에서 무역 적자를 보이고 있어 해당 분야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EU는 연구개발에 대한 지출 비율이 미국과 중국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더욱이 첨단산업 관련 일자리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향후 EU의 생산가능인구 수가 미·중에 비해 낮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유럽이 첨단산업 분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주요 정책 방향의 당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EU와 영국은 첨단산업이 직면한 과제를 기후중립의 기조 아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해결하고자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U는 2030년까지 기후중립 기술 수요의 40% 이상을 EU 역내에서 충족하기 위해 청정기술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면서, ‘호라이즌 유럽’과 ‘유럽을 위한 전략기술 플랫폼’, ‘EU 블루카드’ 등을 운영함으로써 주요 현안에 대한 경쟁력 제고와 노동력 및 기술 부족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영국도 2025년 발표한 현대산업전략을 중심으로 자동차, 항공우주, 생명공학, 청정에너지 등 8대 핵심산업에 적극 투자하여 공급망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 EU 주요 기금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특히 공공-민간협력(PPP)을 통한 프로젝트 진행과 InvestEU 기금을 통한 투자 보증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영국 역시 첨단산업 투자를 크게 늘려 산업생태계 강화방안을 마련하였다. 또한 EU와 영국은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국제협력 확대를 통해 경쟁을 촉진하는 동시에 역내 공급망을 구축하는 한편,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셋째, 주요 전략산업에서도 EU 및 영국은 녹색·디지털 산업 전환과 기술 주권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와 규제 개선을 병행하고 있다. EU는 배터리 분야에서 역내 배터리 제조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배터리 기술 연구개발(R&D)과 재활용 체계 구축을 병행하고 있다. 반면 영국은 배터리 제조보다 기술개발·설계 협력에 주력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 EU는 제조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가치사슬 전반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미 중국·아시아가 주도하는 제조 부문에서 입지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은 R&D·설계·IP 중심의 틈새시장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AI·양자 기술 등 디지털 산업 분야에서 EU와 영국은 미·중 기술 패권에 맞서 규제 및 규범 개발을 선도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양국은 기술주권과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R&D와 인프라 구축 전략을 제시하고 있으며, 에너지 다소비형 인프라의 탄소중립 문제를 고려한 정책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보건·바이오 분야에서 EU는 공급망 안정화, 역내 제조능력 강화, 규제 간소화를 핵심 정책으로 임상실험 인프라 확충과 핵심 의약품 공급망 안보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청정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기후중립산업법」과 「청정산업계획」을 통해 수소, 배터리, 탄소포집·저장(CCS) 등 8대 전략기술의 역내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제3국 의존도를 축소하고 있다. 수소 분야에서는 IPCEI를 활용한 대규모 공동투자와 인프라 구축이 활발하다. 한편 항공·우주 분야에서 EU는 Airbus 등 기존 강점을 유지하며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와 항공기 효율성 향상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우주 분야에서는 갈릴레오·코페르니쿠스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독자적 우주법 제정을 통해 글로벌 표준 주도권 확보를 시도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한국이 EU와 영국의 첨단산업 전략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투자 제고 측면에서 한국은 배터리·반도체·AI·양자 등 핵심 분야에 R&D 및 설비투자를 강화하고,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지위를 적극 활용하여 네트워크와 시장 진입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둘째,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 융합형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고, EU의 단일창구(One-Stop Shop) 사례처럼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여 경쟁력 있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 기타 협력에서는 한-EU 디지털·그린·안보 파트너십과 공공조달 프로젝트 참여를 기반으로 기술력 노출과 더불어 표준화 과정에서의 입지를 확보하고, 공급망 리스크 분산을 위해 상류 의존도 완화와 함께 중·하류 네트워크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아울러 ESG 규제(CSDDD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인재 교류·공동연구를 통해 유럽과 장기적 협력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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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형자산 투자와 경제성장: 글로벌 동향과 정책적 시사점

    20세기 중반까지 전통적인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이 유형자산(tangible assets)이었다면 21세기 들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면서 무형자산(intangible assets)의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연..

    윤상하 외 발간일 2024.12.31

    경제성장,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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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내용과 구성

    제2장 주요국의 무형자산 투자와 경제성장
    1. 도입
    2. 주요국의 무형자산 투자
    3. 무형자산 투자가 포함된 성장회계
    4. 무형자산과 경제성장에 대한 회귀분석
    5. 소결

    제3장 한국의 무형자산 투자가 생산성과 기업 분포에 미치는 영향
    1. 도입
    2. 선행연구
    3. 모형 경제
    4. 모수 설정 및 모형 평가
    5. 무형자산 투자가 생산성, 기업 크기 분포, 소득 분포에 미치는 영향
    6. 소결

    제4장 한국기업의 무형자산 보유 현황과 무형자산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 분석
    1. 도입
    2. 한국기업의 무형자산 보유 현황
    3. 무형자산과 기업 성과의 관계 분석
    4. 소결

    제5장 산업별 AI와 경제적 영향
    1. 도입
    2. 선행연구
    3. 한국과 미국의 AI 노출지수
    4. 산업별 AI 노출지수 분석 결과
    5. 소결

    제6장 결론 및 정책 시사점
    1. 주요 연구 결과 요약
    2.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1. 미국
    2. 한국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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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20세기 중반까지 전통적인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이 유형자산(tangible assets)이었다면 21세기 들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면서 무형자산(intangible assets)의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브랜딩, 지적재산권, 디자인, 조직자본(organizational capital) 등 전통적인 무형자산은 기업 및 경제 전체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주요 자산으로 자리 잡았으며, 최근에는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첨단 기술들이 새로운 형태의 무형자산으로 활용되며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본고는 주요국 및 한국 경제에서 무형자산 투자의 중요성을 분석하고, 무형자산 투자와 성장, 생산성, 기업 성과 등 다양한 경제 지표와의 관계를 통해 한국 경제의 무형자산 투자 확대를 위한 정책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본 보고서는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고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제2장에서는 EKIP 데이터를 활용하여 무형자산 투자와 경제성장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무형자산 투자와 생산성 증가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있지만 국가와 산업별로 큰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어진 성장회계 분석에서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형자산의 성장 기여도는 감소하고 무형자산의 기여도가 증가하는 추세를 확인하였다. 특히 국민계정에 포함되는 무형자산의 성장 기여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무형자산 투자와 경제성장률 간의 회귀분석에서는, 무형자산 투자 집중도가 높아질수록 중단기 경제성장률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과 기타 국가집단을 나누어 분석한 결과, 경제규모에 따라 무형자산 투자 효과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제3장에서는 경제 주체들의 무형자산에의 최적 투자가 있는 거시모형을 활용하여 각각 한국과 미국의 데이터와 맞는 모수 설정을 하고 무형자산 투자와 생산성, 기업 크기 분포, 그리고 소득 분배의 연관성을 알아보았다. 그 결과 한국의 무형자산 분포의 분산이 미국 대비 낮았으며, 무형자산 투자를 장려하는 정책 변화로 인해 무형자산 투자가 늘어나면 한국도 미국처럼 더 큰 기업이 더 많은 고용을 하게 되고 생산성도 증가하게 되지만 소득 분배는 악화됨을 모형 실험을 통해 확인하였다.

    제4장에서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의 우리나라 통계청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무형자산과 기업 성과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무형자산 보유 기업의 비중과 보유 금액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총자산 대비 비중은 2010년대 중반 이후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어진 회귀분석 결과, 무형자산 보유 정도가 클수록 매출액, 노동생산성, 수출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단기(1년)와 중장기(5년) 모두에서 관찰되었다. 특히 매출액과 노동생산성 성장에 대한 긍정적 영향은 지속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수출액의 경우 1년 성장률에서는 긍정적 영향이 뚜렷했으나, 5년 기간에서는 효과가 약해졌다. 그러나 수출활동 여부에 대해서는 단기와 중장기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마지막 제5장에서는 2019~22년 데이터에 기반해 AI 노출도가 한국과 미국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었으며, 생성형 AI의 광범위한 도입 이전의 단기적 영향을 살펴보았다. 한국에서는 AI 노출지수와 고용 지표 간에 일부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으나, 노동생산성 통제 후 종사자 수, 여성 종사자 수, 상용근로자와의 상관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또한 AI 노출이 1인당 매출액과 노동분배율에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여, 기술 도입이 모든 지표에 동일한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반면 미국의 경우 AI 노출지수와 고용, 시간당 임금, 노동 보상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확인되었다. 이는 AI가 미국 산업의 고용과 임금 수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나타내며, AI 도입이 노동생산성과 관계없이도 산업의 고용 및 임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분석 결과들을 기반으로 제시된 정책적 시사점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제2장에서는 무형자산의 증가하는 경제적 기여도를 고려하여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조직자본에 대한 세제 혜택과 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특히 제조업과 정보통신업에 대한 기술 개발 지원을 확대하며, 금융업의 디지털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점이 도출되었다. 제3장의 이론적 분석으로부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무형자산 격차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 대상 신용 제약 완화, 세제 혜택, 기술혁신 바우처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며, 무형자산 투자 확대에 따른 소득 분배 양극화에 대응하기 위한 근로자 재교육과 정책이 요구된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제4장에서는 무형자산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고려하여, 중소기업 특화 무형자산 금융 지원과 담보 대출 개발, AI·빅데이터 기반 무형자산의 창출과 가치 평가를 위한 정책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함을 언급하였다. 제5장에서는 AI 기술 도입이 고용과 임금에 미치는 영향이 국가별로 상이한 점을 고려하여, 한국의 경우 기존 근로자의 AI 활용 직업훈련 강화, 중소기업과 전통산업의 AI 활용 지원, 그리고 AI 관련 산업의 노동자 보호 정책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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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국 중심의 경제안보 전략 대응을 위한 프레임워크 구축방안 연구

    경제안보 가치 달성을 위해 각국 정부 주도로 산업정책 및 경제안보 전략경쟁이 격화된 요즘, 전략경쟁의 선두에 서기 위해 자국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정책 경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국 중심적인 산업정책과 경제안보 전략이 어떻게 세..

    조성훈 외 발간일 2024.12.30

    경제안보, 산업정책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연구의 구성
    3. 선행연구 검토
    4. 경제안보 개념과 정책 유형 분류
    5. 자국중심주의와 고립주의, 일방적 산업정책

    제2장 주요국 산업정책의 부활과 정책 경쟁 딜레마
    1. 미국 산업정책: 전략경쟁 속 고립주의 부활의 명암
    2. EU 산업정책: 개방된 전략적 자율성의 맥락과 한계
    3. 중국 산업정책: 비대칭적 고립주의의 딜레마
    4. 요약 및 시사점

    제3장 산업정책의 영향: 무역, 투자, 연구협력
    1. 무역
    2. 투자
    3. 연구개발 투자와 협력
    4. 요약 및 시사점

    제4장 산업정책 경쟁과 산업별 영향
    1. 산업정책 경쟁 상황
    2. 한국의 산업별 영향: 반도체ㆍ이차전지
    3. 정책 경쟁에 따른 시나리오 분석
    4. 소결

    제5장 한국형 경제안보 프레임워크 구축 방안
    1. 주요 연구 결과 요약
    2. 한국형 산업정책 프레임워크의 필요성
    3. 대응 방향 및 전략 수단 발굴

    참고문헌

    부록
    1. 주요국의 산업정책 비교
    2. 주요국 전략산업별 투자 현황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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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경제안보 가치 달성을 위해 각국 정부 주도로 산업정책 및 경제안보 전략경쟁이 격화된 요즘, 전략경쟁의 선두에 서기 위해 자국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정책 경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국 중심적인 산업정책과 경제안보 전략이 어떻게 세계 및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한국의 전략적 선택은 어느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최근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산업정책을 자국의 경제안보 가치 달성을 위한 정책적 수단의 부상으로 해석한다. 나아가 고립주의적인 산업정책 경쟁 기조에 대응하여 체계적인 전략 방향 수립을 위한 원리 및 세부 전략을 담은 한국형 산업정책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제2장은 미국, EU, 중국의 산업정책 경쟁이 격화되면서 고립주의 상황으로 수렴하게 된 역사적 맥락에 대해서 분석하였으며, 결론적으로 자국 산업 보호 및 역량 강화와 경제적 이익 극대화, 안보 가치 강화라는 복합적 의제가 상호 충돌하는 삼중고 양상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2010년 전후 분석 대상국의 국내 및 외부 요인으로 인해서 산업정책 기조가 이전과는 성격이 다른 신산업정책으로 이행하면서, 경제안보 가치와 결합한 산업정책이 전반적으로 국내 정치적 제약 극복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는 면모를 보였다.

    미국은 제도적 동면이라고 분류할 수 있을 만큼 산업정책 수단을 전면적으로 활용하지 않았으나 이는 과거 정책 실패로 인해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누적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공화당에 빼앗긴 정치적 주도권 회복을 위해 민주당은 대규모 산업정책을 통과시키고 고립주의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산업정책 경쟁이 더욱 격화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미국 산업정책의 복귀는 단기적으로는 전략산업의 미국 내 유치와 같은 성공을 가져온 것처럼 보이나, 미국 정치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는 다시 정치적 반대에 직면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고립주의적 산업정책 기조에서 자국의 이익 극대화와 안보 가치 결합이 중ㆍ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U는 다양한 회원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정치 구조 특성상 아시아 국가의 수직적 산업정책보다 수평적 산업정책을 주로 활용하였고, 산업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다른 국가에 비해 빨랐다는 특징이 있다. 산업 분야의 규범을 선도하고 회원국간 협의를 위한 채널을 먼저 구성하는 등 EU의 독특한 내부 결정 구조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이다. 그러나 EU가 표방하는 개방된 전략적 자율성 달성을 위해서는 강력한 내부 공조가 필요하지만 회원국간 합의를 단시간에 이끌어내는 데 드는 조정 비용이 매우 높다. 수평적 산업정책의 효과는 단기간에 관찰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외부 위협에 대한 대응도 늦을 수 있다. EU는 여전히 자유무역 확대를 지지해야 하지만, 고립주의적 산업정책의 수요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올바른 정책 방향 설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산업정책을 통한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뤄낸 국가로 평가된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세계는 중국에 더 의존하고, 중국은 대세계 의존도를 줄이는 비대칭적 고립주의로 전환되면서 경제안보 가치를 산업정책에 결합시키는 행보를 보인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자립을 오래전부터 염원해왔지만, 미ㆍ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비대칭적 고립주의의 목표가 흔들리고 있다. 반면 이차전지 및 핵심광물 공급망 분야에서는 비대칭적 고립주의가 강화되는 경향을 나타내며 산업 분야별로 이질적인 모습을 보인다. 산업정책은 중국의 경제 성공 방정식이었지만 국제공조 없이는 정책목표 달성이 어려움을 보여주며 중국만의 산업전략이 내포한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제3장은 고립주의적 산업정책이 증가하는 2010년대 이후 무역, 투자, 연구개발 및 협력 분야의 국별 비교를 통해 경제안보 가치와 결합한 산업정책 증가에 따라 주요 경제지표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분석하였다. 세계무역경보(GTA) 데이터를 이용하여 2008년 이후부터의 산업정책 증가 추세를 확인한 결과, 자국 중심의 고립주의적 산업정책이 미ㆍ중 갈등 및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전 세계 무역에서 중국의 비중이 감소하고 미국의 비중이 증가하였지만, 주요 품목별로 각국의 무역 비중 변화는 매우 상이하다. 특히 중국의 에너지 및 핵심광물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대중국 의존도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고립주의적 산업정책 추세를 무역 데이터와 결합하여 실증분석한 결과 선진국과 개도국 간 제조업 수출 무역이 감소하고, 선진국 및 개도국 내의 제조업 수출 무역이 증가하여 공급망 분절화 경향도 관측된다. 무역 집중도 지수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특정국 의존도가 완화된 모습을 보이지만, 베트남과 같은 국가는 미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로 집중이 심화되었고, 주요 품목별 분석에서도 ICT, 전략 기술 분야의 경우 미국, 한국 등의 국가 비중이 증가하여 고립주의적 산업정책 효과가 상이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유형별 세계 투자에서 직접투자인 그린필드와 M&A를 통한 투자인 브라운필드 모두 감소하고 있으나, 전략산업인 반도체와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였다. 그러나 기술 유출 우려, 수출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반도체 산업에서의 브라운필드 투자가 줄어들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상호 투자도 감소 추세이다. 미국, 중국, EU의 반도체, 이차전지, 핵심광물 분야에서의 상호 투자 추세를 살펴본 결과 중국으로의 투자 유입은 줄었지만, 중국의 대세계 투자는 늘어서 비대칭적인 고립주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핵심광물 분야에서 미국, EU의 투자는 핵심광물이 아닌 금광에 집중되어 있지만 중국은 주요 광물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였다. 전반적으로 상호투자가 감소한 국가에서는 기존 투자 대상국이 다른 투자 대상국으로 전환되거나 우회 투자가 증가하는데, 이는 산업정책의 본래 의도와는 다른 형태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개발 투자의 경우 중국이 미국의 수준을 따라잡고 있어 미국과 중국의 연구개발 경쟁이 격화되는 추세이고, 한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은 첨단산업에 대한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집중도가 높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연구개발 투자 경쟁에 가장 영향을 받는 국가 집단으로 분류된다. 현재까지 각국 연구자의 입직 및 이동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 논문 기준 정보를 바탕으로 연구협력 상황을 알아본 결과 미국과 중국의 연구협력 단절이 발생하고 있다. 생명과학, AI, 이차전지 분야에서도 미ㆍ중 간 연구협력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기후위기와 같은 공통 의제에 대해 국제협력을 통한 신속한 대응이 더욱 어려워질 것임을 암시한다.

    제4장은 최근 글로벌 산업정책의 경쟁 현황을 신산업정책관측소(NIPO) 데이터를 통해 파악하고, 한국의 반도체 산업과 이차전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관세청 무역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후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산업정책 경쟁 상황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세계 각국의 정부 개입은 공공의 이익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과거 후발 추격국 중심의 산업정책 상황과 달리 고소득 국가 중심으로 이중용도 품목, 첨단기술, 저탄소 분야에 집중된 경향을 보인다. 모든 국가가 전략적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며 동일한 전략산업 분야에 대한 산업정책 경쟁을 벌이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전략산업인 반도체 및 이차전지 분야를 각 공급망 단계별로 살펴본 결과 완성품 및 제조 장비 단계에서 대미국 수출 비중이 증가하였으나, 재료와 부품 단계에서는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는 미국과 중국 모두 공급망 단계에서 중요한 무역 대상국이어서 어느 한 진영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는 한국의 현실을 반영하며, 양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실증 증거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 정책 개입이 필요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각국의 산업정책 개입 상황을 핵심 요인으로 산정하여 베이지안 네트워크 모형을 구축한 후 한국의 대미국, 대중국 수출 패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지정학적 위험을 통제하고도 정부의 정책 개입이 가져다주는 실익이 크지 않으며, 전체 수출액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미국 혹은 대중국 수출 비중을 희생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 개입은 미국, 중국과의 협력을 모두 증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제5장에서는 각 장의 실증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한국형 산업정책의 방향성을 담은 프레임워크를 제시하였다. 산업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확한 표적 설정과 국가 목표의 우선순위 설정, 실행 방식 결정, 거버넌스 정비 등이 이뤄져야 하며 민간 부문의 피드백을 통해 정부 실패를 방지해야 한다. 한국의 산업정책 현황을 미국, EU, 중국과 비교한 결과 한국은 명확한 국가 목표와 방향성이 부재하고 주요국 정책을 추종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따라서 명확한 국가목표를 설정한 후 체계적으로 산업정책을 설계하여 경제안보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산업정책 선도국가를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한국형 산업정책 프레임워크로 CORE를 제시한다. C는 협력적이면서 공존하는(cooperative and coexistent), O는 개방적인(open), R은 회복탄력적인(resilient), E는 효율적이면서 환경친화적인(efficient and eco-friendly)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주요 세부 전략으로 △ 공급망 전략 위치 선점을 위해 가치기반 녹색 프리미엄 공급국 선언, △ 양자협력 분야 무역 상대국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대세계 공급망 공략, △ 다자협력 분야 불확실성 감소 및 국제협력 증진을 위한 경제안보 국제공조 주도, △ 경제안보 정책 조정관 신설을 통한 중앙권력 분산형 전략 거버넌스 정비 및 민ㆍ관 협력 증진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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