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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필리핀, 마르코스-두테르테 세력 갈등 속 정치적 혼란 심화
필리핀 AIF - - 2024/12/06
□ 마르코스 대통령-두테르테 부통령 간 정치적 갈등 지속
◦ 두테르테 부통령, 마르코스 대통령에 대한 비판 및 폭언
- 최근 사라 두테르테(Sara Duterte) 필리핀 부통령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과 그의 가족에 대해 논란이 되는 공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부통령 사무실의 자금 오남용 의혹에 대한 의회 조사가 진행된 이후 발생한 것으로, 두테르테 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이 선거 자금을 불법적으로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마르코스 대통령의 사촌인 페르디난드 마틴 고메즈 로무알데스(Ferdinand Martin Gomez Romualdez) 필리핀 하원의장이 이번 조사를 주도한 점을 지적하며, 이는 두테르테 가문의 2028년 대선 출마를 저해하기 위한 정치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 아울러, 두테르테 부통령은 만약 자신이 살해된다면 반대 세력, 특히 마르코스 대통령과 로무알데스 하원의장을 암살하겠다고 경고하였다. 이러한 극단적인 발언은 두테르테-마르코스 진영 간의 정치적 균열을 심화시켰으며, 現 행정부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부통령 발언에 대한 대통령 경호 사령부 및 주요 부처의 반응
- 필리핀 대통령 경호 사령부는 두테르테 부통령의 발언을 적극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마르코스 대통령에 대한 보호를 강화했다. 아울러, 대통령 및 그의 가족의 생명에 대한 위협은 그 출처에 관계없이 엄중히 다루어질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제시 안드레(Jesse Andre) 필리핀 법무부차관은 두테르테 부통령의 공개 위협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하였으며, 필리핀 국가수사국(NBI: National Bureau of Investigation)은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하고 관련 인물들을 식별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하였다.
- 마르코스 대통령 소속 정당인 필리핀 연방당(Partido Federal ng Pilipinas) 역시 두테르테 부통령의 공개 발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동 발언이 국가의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무법·면책의 문화를 조장한다고 비판하였다. 아울러, 치즈 에스쿠데로(Chiz Escudero) 필리핀 상원의장도 두테르테 부통령에게 자신의 발언을 되돌아볼 것을 촉구하였다.
□ 두테르테 부통령 발언의 배경 및 정치적 동기 의혹 제기
◦ 두테르테 부통령실의 자금 오남용 의혹
- 두테르테 부통령 관련 논란은 지난 11월 13일 개최된 필리핀 하원 위원회 청문회에서 부통령실의 자금 사용 비리가 확인되면서 시작되었다. 조사 결과, 부통령실 측에서 2022년과 2023년에 수억 페소 규모의 비정상적인 영수증, 비공개 활동, 비정기적인 비용 등이 기록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두테르테 부통령은 이러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참석을 거부하고, 의회 의원들이 자신을 겨냥한 음모를 제기하였다고 주장하였다.
- 이와 관련, 레일라 드 리마(Leila de Lima) 전 필리핀 상원의원은 두테르테 부통령의 극적인 발언이 자금 오남용 의혹에서 주의를 돌리기 위한 정치적 선동이라고 주장하였다. 실제, 두테르테 부통령은 지난 하원 위원회 청문회에서 자금 오남용 사실이 최초로 밝혀졌을 당시 마르코스 대통령 아버지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전 필리핀 대통령의 유해를 발굴하겠다는 위협적인 발언을 행한 바 있다.
◦ 두테르테 부통령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다양한 반응
- 두테르테 부통령의 극단적인 발언에 대해 지지자 및 비판자들의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필리핀 상원 내 일부 두테르테 부통령의 지지자들은 두테르테 부통령이 살해 위협에 대해 진지한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일시적인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국가의 발전을 위해 '희롱' 및 '박해'를 중단해야 하는 것은 하원 지도부라고 부연하였다.
-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부 비판자들은 두테르테 부통령의 공공 자금 오남용에 대한 책임과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필리핀 언론매체인 필리핀 스타(Philippine Star) 측 관계자는 의회 조사가 형사 기소로 이어져야 하며, 공공 자금 감독에 대한 엄격한 규율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 마르코스 대통령의 입장 및 필리핀 정치의 미래
◦ 마르코스 대통령,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 반대... 갈등의 심각성 일축
- 한편, 마르코스 대통령은 의회 의원들에게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를 제기하지 말 것을 공개적으로 권고하며, 이는 필리핀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특히, 탄핵 절차가 여타 국가의 주요 사안에 대한 의회의 집중을 저해하고 필리핀 국민의 삶을 개선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 또한, 두테르테 가문과의 갈등을 ‘찻잔 속의 폭풍(storm in a teacup)’이라고 표현하며, 갈등의 심각성을 일축하였다. 한편, 이는 두테르테 세력의 위협에 대한 그의 과거 강경한 입장과는 대조되는데, 루커스 버사민(Lucas Bersamin) 필리핀 대통령 비서실장은 두테르테 부통령의 아버지인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전 필리핀 대통령이 국가의 안보 세력을 자극한 사건*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필리핀 군에 마르코스 행정부에 대응하여 쿠데타를 일으킬 것을 촉구한 바 있음
◦ 다양한 정치적 반응 및 향후 필리핀 정치 지형의 미래
- 두테르테 부통령의 탄핵 문제에 대한 마르코스 대통령의 입장은 엇갈린 반응을 이끌어냈다. 두테르테 부통령의 지지자인 징고이 에스트라다(Jinggoy Estrada) 필리핀 상원의원은 탄핵이 정치·사회적 분열을 조장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마르코스 대통령의 입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좌파연합인 마카바얀(Makabayan) 측은 마르코스 대통령의 발언이 행정부의 과도한 입법 업무 간섭이라고 비판하며, 하원이 독립성을 발휘할 것을 촉구하였다.
- 두테르테-마르코스 진영 간의 지속적인 정치적 갈등은 2025년 중간 선거의 판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각자의 정치적 기반과 자원을 활용하여 우위를 점하기 위해 대리전(Proxy War)을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2028년 대선을 앞두고 두테르테 부통령의 대선 출마 여부 역시 향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르코스 진영은 두테르테 부통령의 출마를 강력히 반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향후 필리핀의 정치 지형 변화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참고자료
The Diplomat, High-level Corruption Probe Leads to Insults and Death Threats in the Philippines, 2024.11.25.
Inquirer, Rodrigo Duterte called out for trying to stir military vs Marcos, 2024.11.26.
The Diplomat, Philippine President Discourages Impeachment Bid Against the Vice President, 2024.12.02.
Presidential Communications Office(Philippines), Palace to FPRRD: Don’t be selfish. Follow constitution, 2024.11.26.
The Diplomat, Philippines’ President Marcos Condemns Vice President’s Assassination Threat, 2024.11.26.
Al Jazeera, Philippines VP Sara Duterte threatens Marcos assassination if she is killed, 2024.11.23.
The Diplomat, Philippine Vice President Denies Planning to Kill President Marcos, 2024.11.27.
[관련정보]
필리핀, 정치적 혼란 속 견조한 경제 성장 지속 전망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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