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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필리핀, 식품 가격 상승으로 식량안보 위기 고조

필리핀 EMERICs - - 2023/02/03

☐ 멈출 줄 오르는 식품 가격 상승세 이어져

◦ 천정부지로 치솟는 식품 가격
- 필리핀에서 식품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서민들의 생계가 위협을 받고 있어 정부 당국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022년 12월 필리핀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14년 만에 가장 높은 8.1%를 기록하였는데, 식품 물가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높은 10.6%로 나타나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채소 가격 상승률은 1999년 2월 이래 가장 높은 32.4%에 육박해 서민 식탁에 비상등이 켜졌다.
- 필리핀 통계청(PSA, Philippine Statistics Authority)은 악천후와 연말연시 및 축일 수요가 몰리면서 설탕과 쌀 가격에 상승 압력이 가해져 식품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화학비료와 연료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농산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 게다가 2022년에는 강력한 태풍 16개가 필리핀 곡창지대를 관통하여 2억 2,500만 달러(한화 약 2,742억 원)어치 농작물 피해를 남기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다. 연이은 자연재해 발생으로 농작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농사일에 생계를 의존하는 농민 200만 명 이상이 빈곤선 아래에서 생활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농작물 피해 보험 혜택을 받는 필리핀 농민은 전체 3분의 1에 불과하다.

◦ 고기보다 더 비싸진 양파, 서민 경제 옥죄어
- 필리핀 음식에 식재료로서 빠짐없이 들어가는 양파 가격이 폭등하면서 민생 경제에 어려움이 특히나 가중되고 있다. 필리핀 농업부(Department of Agriculture)에 따르면 1월 10일 붉은 양파가 1킬로그램(kg)당 600페소(한화 약 1만 3,520원)에 거래되고 있고, 양파 가격은 4개월 만에 4배 가량이나 폭등하면서 닭고기 1㎏ 가격보다 3배 가량 더 비싸졌다.
- 이 때문에 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양파를 해외에서 들어오는 다른 화물 속에 몰래 숨겨 밀반입하려는 일당도 늘어나고 있다. 2022년 12월 21일과 23일 필리핀 세관은 집중 단속을 별이고 밀반입 시도된 흰 양파 31만 달러(한화 약 3억 8,000만 원) 어치와 붉은 양파 36만 4,000달러(한화 약 4억 5,000만 원) 어치를 압수하였다. 
- 한편, 농업부 장관직을 겸임하고 있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Bongbong"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은 2023년 1월 초에 양파 2만 1,060미터톤(MT) 수입을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국제투자은행 ING 은행 필리핀 법인 소속 수석 이코노미스트 니콜라스 마파(Nicholas Mapa)는 필리핀 정부가 발표한 양파 수입량이 너무 적고 시기적으로도 늦어서 양파 가격 인상 억제에는 별 도움이 안 될 것으로 평가했다.

☐ 필리핀 식량난, 구조적인 문제로 악화

◦ 식량 수입 늘려 급한 불 끄기에 나서
- 필리핀 정부는 식량 수입을 통해 공급 측면에서 식량 물가 압력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필리핀 식물산업국(BPI, Bureau of Plant Industry)이 승인한 수입 쌀은 1월 12일 기준 6만 4,943미터톤(MT, metric ton)을 기록했으며, 이를 통해 베트남산 쌀 5만 5,303MT, 태국산 쌀 8,080MT, 미얀마산 쌀 1,040MT, 파키스탄산 쌀 520MT가 필리핀 국내로 반입되었다. 
- 주필리핀 미국상공회의소(AmCham, American Chamber of Commerce of the Philippines)는 필리핀 정부가 식품 물가상승 문제에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는 현지 농민들의 생산 활동을 보조하여 경쟁력을 제고 하고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 크리스 일라간(Chris Ilagan) AmCham 필리핀 농업위원회(Philippines Agribusiness Committee) 공동위원장은 수확철이 도래할 때까지는 필리핀 정부가 쌀·양파·설탕·옥수수 등 농산물 수입을 잠정적으로 허용하되 수입 농산물 판매로 거둬들인 수입금을 쌀 경쟁력 강화 기금(Rice Competitiveness Enhancement Fund)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농산물 생산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쏟으라고 주문하였다.

◦ 식량 자급률 하락으로 식량 위기 만성화
- 필리핀 중앙은행(BSP, Bangko Sentral ng Pilipinas)은 2월 16일로 예정된 정례 통화정책위원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BSP는 2022년에 페소화 방어와 물가 인상 억제를 위하여 기준금리를 무려 3.5%p만큼 인상한 바 있다. 하지만, 필리핀 저술가인 플로랑셀 로사리오 브라이드(Florangel Rosario-Braid) 박사는 “필리핀에서 식량 위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작과 함께 이미 도래하였고, 필리핀 정부가 통화정책 외에는 물가상승을 억제할 만한 도구를 별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더 우려스럽다”라고 지적하였다. PS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필리핀의 쌀 자급률은 81.5%로 1년 만에 3.5%p나 떨어졌다. 필리핀 농업국은 2023년에도 250만 톤에 달하는 쌀을 수입해야만 국내 쌀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자체 진단한다.
- 현지 싱크탱크 SWS(Social Weather Stations)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필리핀 국민 70%가 영양가 있는 식단을 갖추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N 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가 발표한 세계식량안보영향실태보고서(SOFI, State of Food Security and Nutrition in the World 2022)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필리핀 국민이 영양가 있는 식단을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이 매끼 230페소(한화 약 5,198원)로 제법 높게 나타났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Straits Times, The Philippines has a staple problem with rice – and it’s not going away soon, 2023.01.21.
CNN, Onions are so expensive in the Philippines they’re being smuggled into the country, 2023.01.10.
Nikkei Asia, Philippine December inflation at 14-year high as food prices jump, 2023.01.05.
BBC, The Philippines' food worries amid Ukraine war and typhoons, 2022.12.27.
Manila Bulletin, A looming food crisis,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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