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 세입은 늘리고 예산 규모는 줄이려

◦ 예산, 전년도 대비 2% 감소

-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3,041조 7,000억 루피아(한화 약 274조 6,562억 원)로 편성된 2023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인도네시아 헌법은 예산 법률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매 회계연도마다 의회가 반드시 예산안을 법률로써 통과시켜야 정부 예산이 효력을 발하게 된다. 인도의 회계연도는 역년(Calendar year)과 같이 1월 1일부터 12월 31일이 기준이다. 

- 인도네시아 정부의 2023년 예산안은 전년도 대비 2%가량 줄어든 수치다. 2022년 5월에 인도네시아 정부가 연료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하여 2022년도 보조금 지출 예산으로 502조 루피아(한화 약 45조 3,290억 원)를 지출하기로 하면서 2022년 예산액이 불어난 바 있다. 

◦ 예산적자, GDP 대비 3% 이내로 억제

-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3년 세입 목표를 전년도 대비 13% 증가한 2,016조 9,000억 루피아(한화 약 182조 1,199억 원)로 잡았다. 인도네시아 재무부는 2022년 7월 기준 세입이 1,213조 루피아(한화 약 109조 5,302억 원)에 달해 목표 수준의 70%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19 유행 이전부터 세입 목표 달성에 실패해왔다.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23년에는 국제 원자재 시세 상승으로 인한 세입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정부가 세원을 확대하고 조세 순응도를 높이는 등 세제 개혁을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 인도네시아 정부는 예산적자를 GDP 대비 3% 이내로 줄이는 것을 법제화했으나, 코로나19 유행 때문에 해당 법령 적용을 2024년까지 3년간 유예하기로 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의 2023년 예산적자 규모가 GDP의 4.5%까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었으나, 국제 원자재 시세 상승 덕분에 수출이 늘었고 이에 따른 세금 수입도 증가하면서 2022년 7월 기준 정부 수입이 GDP의 0.57%만큼 증가하는 효과를 누려 예산적자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3년에 예산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85% 수준인 598조 2,000억 루피아(한화 약 54조 156억 원)로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장밋빛 성장 전망 속에 인프라 건설 예산 확대

◦ 인프라 건설에 약 35조 원 배정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신(新)수도 누산타라(Nusantara) 건설을 포함한 인프라 및 인적 자본 개발 과제가 이번 예산안에 포함되었다고 발언했다. 우선,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23년 예산에서 인프라 건설에 392조 루피아(한화 약 34조 9,025억 원)를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도인 2022년의 인프라 건설 예산이었던 363조 8,000억 루피아(한화 약 32조 3,842억 원) 대비 약 7.75% 증가한 것이다.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인프라 건설 과정에서 국가 예산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민간의 참여를 독려하고, 민관 합작(KPBU, kerja sama pemerintah dengan badan usaha) 체제가 앞으로 인프라 건설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수하르소 모노아르파(Suharso Monoarfa)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Bappenas) 장관은 2023연도에 신수도 누산타라(IKN, Ibu Kota Nusantara) 건설 예산으로 23조 루피아(한화 약 2조 483억 원)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 수하르소 모노아르파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 장관은 정부가 신수도 건설 예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20조 8,000억 루피아(한화 약 1조 8,516억 원)는 공공노동·주택부 예산에서 각출할 방침이며, “신수도 건설 예산 중에서 모자라는 부분은 민간 참여를 독려하여 조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신수도 예산을 국가 예산의 20% 이내로 하기로 한 당초 계획에도 부합된다는 게 수하르소 모노아르파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 장관의 설명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동부 칼리만탄(Kalimantan Timur)에 신수도를 건설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2024년부터 수도 이전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 경제성장률 5%대 달성 자신감 드러내

- 인도네시아의 2023년 예산안에 따르면, 교육 예산은 608조 루피아(한화 약 54조 9,005억 원), 사회적 안전망 예산은 479조 루피아(한화 약 43조 2,522억 원)로 책정됐다. 한편, 보건 예산은 전년도 대비 20%나 줄어든 169조 8,000억 루피아(한화 약 15조 3,324억 원)에 머물렀다. 2022년도에는 코로나19 유행의 여파로 보건 예산이 전년도 대비 무려 45.6%나 증가한 바 있다. 

-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3년도 GDP 성장률 전망치를 5.2%보다 다소 높게 설정했다. 2022년 2/4분기 인도네시아 GDP 성장률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전분기에 기록한 5.01%를 뛰어넘는 5.44%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3년도 물가상승률 목표를 3.3%로 잡아, 2022년에 설정한 3%보다는 물가상승률 전망을 소폭 상향 조정했다. 한편, 2022년 7월 기준 인도네시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4.94%를 기록했다. 

- 동남아시아 지역 전문가인 제임스 굴리드(James Gulid)는 2023년도 인도네시아 정부의 채무 이자 상환 비용이 2019년 대비 6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제임스 굴리드는 인도네시아의 경상수지가 흑자를 이어가고 있고, 이번 예산안에서 드러나듯 재정적자도 줄어들고 있어 인도네시아 정부의 채무 부담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다. 2023년도에 인도네시아 정부 정책결정자들이 꼭 필요하지만 국민 반발을 불러올 것이 너무나도 자명한 보조금 개혁에 나설 묘수를 찾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란 게 제임스 굴리드의 설명이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Diplomat, What’s in Indonesia’s Proposed 2023 Budget?, 2022.08.23.

Kompas, Anggaran Infrastruktur 2023 Naik Jadi Rp 392 triliun, 2022.08.16.

Detik, Rp 23 Triliun Bakal Dikucurkan buat Proyek IKN Tahun Depan, 2022.08.16.

Nikkei Asia, Indonesia eyes 5.3% growth, cuts to fiscal deficit in 2023, 2022.08.16.

Nikkei Asia, Indonesia at 'pinnacle of global leadership,' president says, 2022.08.16.

[관련 정보]

1. 인도네시아 대통령, 2022/23 회계연도 인프라 건설 예산 약 35조 원으로 책정 (2022.08.18)

2. 인도네시아, 2022/23 회계연도 신수도 건설 예산으로 약 2조 원 책정 (2022.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