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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필리핀, 저임금으로 인해 간호사 인력 두뇌 유출 심각

필리핀 EMERiCs - - 2023/08/17

☐ 필리핀 간호사, 저임금 때문에 국내 근무 기피

◦ 필리핀, 공공 병원 간호사 부족 심각
- 필리핀에서 간호사 자격을 갖춘 인재들의 해외 유출로 인하여 공공 병원의 간호사 충원에 비상이 걸렸다. 필리핀에서는 간호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이 임금이 낮은 필리핀 공공 병원 근무를 기피하고, 해외 간호사 자격시험에 응시하여 필리핀을 빠져나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필리핀의 공공 간호사의 초임 월급은 3만 6,619페소(한화 약 85만 2,547원)에 불과하다. 테오도로 헤르보사(Teodoro Herbosa) 필리핀 보건부 장관은 공공 병원 70개 이상에서 간호사 공석이 4,500명이나 된다고 지적하면서, 공공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간호사 부족 문제 해결이 시급하게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이 공석에는 주, 시 및 기타 지방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병원의 미충원 간호사 자리는 포함되지 않아 실제 간호사 공석 규모는 더 클 수도 있다. 
- 마빈 릴로(Marvin Rillo) 필리핀 하원 고등·기술교육 위원회(House committee on higher and technical education) 부위원장은 2023년에 필리핀 간호학과 졸업생 중 미국 간호사 면허 시험(NCLEX, US National Council Licensure Examination)에 응시 등록한 사람 수가 전년 대비 두 배나 늘었다고 증언했다. 필리핀 간호학과 졸업생의 약 46%가 첫 번째 시험 만에 NCLEX를 합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필리핀 간호사의 평균 연봉은 5만 7,600달러(한화 약 7,706만 원)다.

◦ 낮은 임금 때문에 필리핀 간호사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
- 마빈 릴로 부위원장은 필리핀이 다른 나라에 간호사 인력을 빼앗기지 않도록 공공 간호사의 기본급을 75% 인상하는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켜 줄 것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소니 앙가라(Sonny Angara) 필리핀 상원의원은 공공 간호사의 초임 월급을 5만 1,357페소(한화 약 119만 6,524원)로 인상하는 상원 발의법안 638호(Senate Bill No. 638)를 제출하기도 했다. 
- 필리핀 노동단체인 필리핀자유노동자연맹(FFW, The Free Workers)은 민간 및 공공 병원 간호사의 초봉을 6만 5,000페소(한화 약 153만원)로 인상할 것을 촉구했다. 소니 마툴라(Sonny Matula) FFW 회장은 “간호사들이 필리핀에 머물도록 설득하려면 상당 수준의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집계 기관인 아이프라이스(IPrice)에 따르면 필리핀 간호사의 임금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에서도 간호사들의 급여는 6만 페소(한화 약 141만 원)로 필리핀보다 크게 높다.
- 필리핀 사립병원 노조(UPHUP, United Private Hospital Unions in the Philippines)도 “간호사들이 받는 격렬한 육체적, 정신적 부담을 고려할 때 타 전문직 대비 임금 격차가 심각하게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UPHUP는 민간 부문 간호사들도 수도권(NCR, National Capital Region)에서는 610페소(한화 약 1만 4,364원), 민다나오 방사모로 무슬림 자치구(BARMM, Bangsamoro Autonomous Region in Muslim Mindanao)에서는 431페소(한화 약 1만 148원)의 일당을 받는 데 그친다고 지적했다.

☐ 무자격 간호사 투입 계획, 의료계의 반발에 직면

◦ 필리핀 간호사 면허 소지자 절반 가량이 해외에서 근무
- 필리핀은 간호사 및 기타 의료 종사자를 해외로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 중 하나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간호사 인력 부족 때문에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에 필리핀 국민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특히, 2022년 10월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의 귀국 후 건강을 돌보기 위해 팜팡가(Pampanga)주의 산 페르난도시(San Fernando City)에 새로 설립된 해외필리핀노동자(OFW, Overseas Filipino Worker) 병원의 여러 간호사가 더 높은 급여를 찾아서 스스로 이주노동자가 되는 길을 선택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2021년 기준으로 면허를 소지한 필리핀 간호사 중 51%에 해당하는 31만 6,000명이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필리핀 보건부는 전국적으로 간호사 부족분을 완전히 메우려면 12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마리아 로사리오 베르가이레(Maria Rosario Vergeire) 필리핀 보건부 담당관은 필리핀 전국에 걸쳐 간호사 수요는 30만 708명이고, 부족분은 12만 7,000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 필리핀 보건부, 무자격 간호사 고용이라는 임시방편까지 고려 
- 필리핀 보건부는 간호사 자격시험에서 근소한 차이로 탈락한 간호사 후보생들에 임시 면허를 발급하여 공공 병원의 간호사 공석을 채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필리핀에서는 2022년과 2023년에 1만 명 이상의 간호사 후보생이 간호사 자격시험에 낙방했다. 필리핀 보건부는 간호사 자격시험에서 만점 기준 70~74.9%의 점수를 받아 탈락한 간호사들에 임시 면허를 부여한 후 이들이 다시 간호사 자격시험에 응시하도록 권장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 테오도로 헤르보사 필리핀 보건부 장관은 간호사 대(對) 환자 비율이 충족되지 않으면 병원 면허가 갱신되지 않아 의료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예비 간호사를 의료 현장에 배치할 수 있다면 의료 부문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병상 100개 규모의 병원이 간호사 부족 때문에 병상 수를 60개로 줄이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 이에, 필리핀 간호사 단체들은 “간호사들이 예외 없이 저임금에 시달리면서 온라인 소매업과 같은 부업을 가지고 있고, 이런 환경이 두뇌 유출의 원인인데 필리핀 정부가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슬린 안다모(Jocelyn Andamo) 필리핀 간호사 연합(FNU, Filipino Nurses United) 회장은 “무면허 간호사를 고용하는 것은 환자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공공 병원이 이들을 어쩔 수 없이 채용하더라도 간호조무사로서만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Malaya, Brain drain continues: More Nursing grads eye jobs in the US, 2023.08.07.
Nikkei Asia, Philippines to hire unlicensed nurses as shortages bite, 2023.07.10.
Inquirer, DOH: It will take 12 years for PH to solve shortage of nurses, 23 years for doctors, 2023.05.04.
Manila Standard, Shortage of nurses,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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