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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필리핀 前 대통령, ICC 체포영장으로 구금...마르코스-두테르테 가문 간 정치적 갈등 심화

필리핀 김형석 EC21R&C 연구원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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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CC, ‘마약과의 전쟁’ 관련 범죄 혐의로 두테르테 前 필리핀 대통령 체포 및 헤이그 송환

◦ ICC, 두테르테 前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및 구금
-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前 필리핀 대통령은 2025년 3월 11일 필리핀 마닐라(Manlia) 공항에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체포되었다. ICC는 두테르테 前 대통령이 다바오시(Davao City) 시장 및 대통령 재직 시절인 2011년 11월 1일부터 2019년 3월 16일까지 '인도에 반한 죄(crimes against humanity)'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하였다. 두테르테 前 대통령은 체포 직후 헤이그(Hague)로 이송되어 ICC 구금 시설에 수감되었다.
- ICC 전심재판부는 두테르테 前 대통령이 ‘다바오 데스 스쿼드(Davao Death Squad)’의 창설자 및 지도자, 이후 필리핀 대통령으로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공격의 일환으로 살인이라는 인도에 반한 죄에 대해 형사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ICC 검찰은 이번 체포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War on Drugs)' 캠페인 추진과 관련된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였다.

◦ '마약과의 전쟁' 캠페인, 대규모 사상자 초래
- 두테르테 前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 취임 직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 경찰 공식 통계로는 약 6,000명, 인권단체들의 추산으로는 최대 3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다. 희생자 대부분은 도시 빈민가의 젊은 남성들로, 경찰 작전 중 교전 상황에서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희생자 중에는 어린이를 포함한 무고한 시민들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 ICC는 2019년 두테르테 행정부의 ‘마약과의 전쟁’ 정책에 대한 예비조사를 시작하였고, 이에 두테르테 前 대통령은 필리핀의 ICC 탈퇴를 선언하였다. 그러나, ICC 규정에 따르면 탈퇴 이전에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ICC가 관할권을 유지하게 된다. ICC 판사들은 2021년 9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 캠페인을 ‘민간인에 대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공격’으로 규정하며 정식 수사를 승인하였다.
*ICC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법적 근거가 되는 국제 조약

□ 두테르테 前 대통령 체포의 정치적 배경: 마르코스-두테르테 갈등 심화

◦ 마르코스-두테르테 연합의 분열과 정치적 갈등 심화
- 두테르테 前 대통령의 체포는 마르코스(Marcos)와 두테르테 가문 간의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이루어졌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과 사라 두테르테(Sara Duterte) 부통령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연합을 결성하여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으나, 최근 18개월 간 양측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되었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2024년 마르코스 내각에서 사임하였으며, 이후 공공 자금 오용 혐의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또한, 지난 2월 부패 혐의와 대통령 살해 위협 등의 혐의로 하원에서 탄핵되었다.
- 마르코스 진영은 양측 간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을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일례로, 마르코스의 하원 동맹들은 지난 2024년 마약과의 전쟁 추진 과정중 발생한 살인 등의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한 바 있다.

◦ 마르코스 행정부의 ICC 정책 변화
- 마르코스 대통령은 취임 초기 ICC에 '재가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아울러, 2022년 9월에는 ICC에 마약 전쟁 수사 중단을 공식 요청하며 ‘ICC는 필리핀 상황에 대한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최근 두테르테 가문과의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마르코스 행정부의 ICC에 대한 입장이 변화한 것으로 관찰된다.
- 이와 관련, 루카스 베르사민(Lucas Bersamin) 필리핀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024년 11월 인터폴로부터 공식적인 '적색 통보(red notice)'를 받을 경우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체포할 의무를 느낄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특히, 정부는 ‘적색 통보’를 존중해야 할 요청으로 간주할 것이며, 이 경우 국내 법 집행 기관은 전적인 협력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실제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번 두테르테 전 대통령 체포 승인 건에 대하여 ‘인터폴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두테르테 체포에 대한 필리핀 내 반응 및 정치적 파장

◦ 필리핀 사회의 양극화된 반응과 정치적 불안정 우려
- 두테르테 前 대통령의 체포는 필리핀 내에서 양극화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두테르테 행정부 집권 시기 조작된 마약 혐의로 수감된 레일라 드 리마(Leila de Lima) 前 상원의원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체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는 ‘복수’가 아닌 정의를 집행하기 위한 필요 절차라고 설명하였다.
- 반면, 두테르테의 지지자들과 변호인들은 체포를 규탄하였다. 두테르테 행정부에서 대통령 법률 고문을 역임한 바 있는 살바도르 파넬로(Salvador Panelo)는 이번 체포가 필리핀에 대한 관할권이 없는 기관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조치는 체포팀과 체포를 명령한 공직자들을 형사 책임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두테르테의 지지자들은 정치적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대규모 집회를 조직해 온 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내 정치적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두테르테 체포의 국제적 의미와 향후 ICC 재판 과정
- 두테르테 前 대통령의 체포와 ICC 이송은 인권 침해 대응을 위한 중요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국제인권감시기구(Human Rights Watch)는 두테르테 前 대통령의 체포와 헤이그 이송이 정의로운 사회로의 중추적인 진전이며, 잠재적인 인권 침해자들에게도 동일한 처벌이 내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하였다.
- 두테르테 前 대통령은 ICC에서 초기 출석 심리(hearing)를 거치게 될 예정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ICC 구금 이후 ‘과거에 일어난 모든 사건에 대해 국내 법 집행 기관 및 군대의 최전선에 설 것’이라고 강조하며,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responsible for everything)’고 밝혔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참고자료

The Diplomat, Philippine Police Arrest Former President Duterte at ICC’s Request, 2025.03.11.
CNN World, Former Philippine President Duterte in ICC custody over anti-drugs crackdown, 2025.03.12.
International Criminal Court(ICC), Statement of the ICC Office of the Prosecutor on the arrest of former Philippine President Rodrigo Roa Duterte, 2025.03.12.
AP News, Philippine ex-leader Duterte is being flown to The Hague to face charges of crimes against humanity, 2025.03.12.
Human Rights Watch, Philippines: Duterte Arrested on ICC Warrant, 2025.03.12.
International Criminal Court(ICC), Situation in the Philippines: Rodrigo Roa Duterte in ICC custody, 2025.03.12.
France 24, Duterte takes responsibility for deadly Philippines drug war, expects long ICC battle,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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