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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필리핀, 국부펀드 조성 놓고 정부와 재계 갈등

필리핀 EMERiCs - - 2022/12/16

☐ 필리핀 정부, 국부펀드 조성 계획으로 비판에 직면


◦ 필리핀 대통령 친인척 국회의원, 국부펀드 조성 법안 국회에 발의

- 필리핀 정부가 국부펀드(Maharlika Investments Fund)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정치권과 재계에서 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2022년 11월 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과 사촌 관계인 마르틴 로무알데스(Martin Romualdez) 필리핀 하원의장이 2,750억 페소(한화 약 6조 4,158억 원) 규모의 국부펀드 조성을 위한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제출했다. 해당 법안은 대통령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알렉산데르(Ferdinand Alexander) 의원이 함께 작성한 것이다. 

- 마르틴 로무알데스 필리핀 하원의장은 국부펀드가 국가 전략 사업을 위하여 투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각종 연기금에서 2,500억 페소(한화 약 5조 8,589억 원)를 조달한다는 게 해당 법안 내용의 골자다. 국부펀드 조달 목표 금액 중 나머지 250억 페소(한화 약 5,858억 원)는 국책은행인 필리핀 토지은행(Land Bank of the Philippines)과 필리핀 개발은행(Development Bank of the Philippines) 및 필리핀 정부로부터 출연받게 된다.


◦ 필리핀 재계와 국회의원, 정부의 국부펀드 조성 계획에 반대

- 이에 마카티 비즈니스클럽(Makati Business Club)과 필리핀경영인협회(Management Association of the Philippines)를 포함한 필리핀 전국 12개 재계 단체들이 일제히 국부펀드 조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필리핀 정부가 막대한 적자 예산에 허덕이고 있고, 국부펀드까지 조성되면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는 게 필리핀 재계의 주장이다. 또한, 필리핀 국회의원들도 국부펀드 조성이 시기상조라며 법안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재계의 의견에 동조하고 나섰다.

- 특히, 국부펀드 조성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나집 라작(Najib Razak)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연루된 말레이시아 국부펀드(1MDM) 횡령 사건과 같은 부패 추문이 필리핀에서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필리핀에서 국부펀드 도입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필리핀 현 대통령의 아버지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Sr.) 전(前) 대통령이 장기집권하면서 부정 축재한 재산이 무려 50억~100억 달러(한화 약 6조 5,251억~13조 503억 원)나 된다. 국부펀드의 명칭인 ‘마하르리카(Maharlika)’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일제에 항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대 이름인데, 그는 필리핀 국가역사위원회(National Historical Commission)로부터 자신의 장기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개인숭배를 위한 신화를 창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연기금 자산 손실 우려에 국부펀드 조성 법률안 수정


◦ 국부펀드 조성될 시 연기금 자산 손실 위험 거론돼

- 필리핀 국부펀드 조성에 관한 법안에 따르면, 초기투입자본을 국민건강보험(GSIS, Government Service Insurance System)과 국민연금(SSS, Social Security System)으로부터 출자를 받도록 한다. 따라서, 필리핀 경제인 단체들은 국부펀드 조성이 국가 재정 건전성 및 연기금 상환능력, 그리고 중앙은행 독립성 등에 미칠 부정적 파장을 고려하여 이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특히, 다른 나라에서 국부펀드는 원자재 수출 대금이나 무역수지 흑자분으로 유지되지만, 필리핀은 원자재 수출국도 아니고, 만성적인 재정 적자와 대외부채에 시달리는 국가라는 게 필리핀 경제인 단체들의 설명이다. 

- 게다가, 필리핀 재계는 정부가 만약 GSIS와 SSS의 자금을 국부펀드로 전용할 시 연기금 가입자들의 노후 대비 자산이 시장 경기와 펀드 운용 위험에 추가적으로 노출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윅 벨로소(Wick Veloso) 필리핀 국민건강보험 이사장도 “세계 경기가 불황일 때 투자에 나서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고 일침을 날렸다.


◦ 연기금을 국부펀드 출자자 명단에서 삭제

- 12월 9일 필리핀 하원은 국부펀드 출자금의 원천에서 GSIS와 SSS를 제외하는 방향으로 국부펀드 조성에 관한 법률안 수정을 가했다. 그러나, 벤자민 디오크노(Benjamin Diokno) 필리핀 재무부 장관은 기자회견에 나타나 GSIS와 SSS가 국부펀드 출자자 명단에서 빠지게 되었지만 추후에 GSIS와 SSS의 개별 위원회가 국부펀드에 투자를 결정하는 길은 열려있다고 발언했다. 현재로서는 GSIS와 SSS에 국부펀드 투자를 강제할 수는 없지만, GSIS와 SSS가 고수익을 내는 국부펀드에 끌려 투자를 결정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게 벤자민 디오크노 필리핀 재무부 장관의 설명이다. 

- GSIS와 SSS가 국부펀드 출자자에서 제외됨에 따라 필리핀 중앙은행(BSP, Bangko Sentral ng Pilipinas)의 수익금을 국부펀드 투자금으로 사용하여 출자금 공백을 메우기로 하였다. 국부펀드 조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법제화되면 BSP는 국부펀드 설치 첫 2년 동안 공표된 배당금(declared dividends) 100%를 국부펀드에 주입하여야 한다. 그리고, 첫 2년이 지나고 나면 BSP는 공표된 배당금의 50%만 국부펀드에 주입하고, 나머지 50%는 BSP의 자본을 2,000억 페소(한화 약 4조 6,897억 원) 늘릴 목적으로 마련되는 특별계정에 50%에 예치할 수 있게 된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Philstar, What's inside the 'refined' Maharlika Wealth Fund bill?, 2022.12.10.

ABS-CBN, Time 'not ripe' to use GSIS, SSS funds for Maharlika fund: solon, 2022.12.08.

Nikkei Asia, Philippine businesses attack Marcos sovereign wealth fund plan, 2022.12.05.

Nikkei Asia, Marcos' cousin, son push $4.9bn Philippine sovereign wealth fund, 2022.11.29.



[관련 정보]

필리핀 재계, 대통령의 국부펀드 조성 계획에 반대 입장 표명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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