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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싱가포르 국민, 집값 상승에 주거비 부담 여전히 크게 느껴
싱가포르 EMERiCs - - 2022/10/28
☐ 주택가격 고공 행진
◦ 외국인 고소득자 유입으로 집값 상승
- 싱가포르에서 주택 가격 상승으로 많은 사람이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2년 7월 현지 온라인 주택임대 포탈인 99그룹(99 Group)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주택 매입이나 임대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가 크게 부담된다고 답했다.
-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신규 주택건설 지연과 주거 환경 개선을 꿈꾸는 내국인 수요 및 부유한 외국인의 유입 등이 싱가포르의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진단한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체 새빌스(Savills Plc)의 알랜 정(Alan Cheong) 소장은 부유층과 고소득자들이 싱가포르로 유입되면서 집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 고소득 외국인을 국내로 유입시켜 부족한 고급 인력을 충당하겠다며 새로운 이민 비자 정책을 발표했다. 2023년 1월부터 월 고정소득이 3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2,900만 원) 이상 외국인은 5년짜리 체류 비자인 ONE 패스(Overseas Networks & Expertise Pass)를 신청할 수 있고, 이들은 여러 기업체에 동시에 고용되어 일할 수 있게 된다. 2021년 1월 싱가포르 정부는 국내 테크기업이 월 급여 2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935만 원) 이상의 외국인 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테크 패스(Tech Pass)를 신설하기도 했다.
◦ 공공 아파트 가격까지 상승세
- 99그룹이 운영하는 포털인 SRX에 따르면, 2022년 8월 기준 싱가포르 국내 고급형 아파트(condominium) 재판매 가격은 2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동산 시장 과열 분위기는 외국인들이 찾는 호화 부동산을 넘어 이제 싱가포르 서민들이 거주하는 공공 주택으로 전파되고 있다.
- 2022년 3/4분기 싱가포르 민간주택 가격은 전분기 대비 3.4% 올랐고, 10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2년 2/4분기에는 가격 상승폭이 3.5%였다. 싱가포르 주택개발위원회(HDB, Housing & Development Board)는 2022년 1/4분기 공공 아파트(public flat) 가격이 전분기 대비 2.3% 올랐고, 재판매(resale) 가격은 전년 대비 12%나 뛰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결과 260세대가 넘는 정부 보조금 지급 대상 아파트의 가격도 100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0억 원)를 돌파했다.
☐ 각종 정책에도 꿈쩍 않는 집값 상승세
◦ 통화 긴축 정책에도 집값 안 잡혀
- 중국과 호주·뉴질랜드 등 아태지역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싱가포르에서 주택 수요는 금리 인상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싱가포르 통화청(MAS, 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은 2021년 10월부터 모두 4차례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하여 싱가포르달러의 명목실효환율(NEER, 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의 정책밴드(exchange rate policy band) 중간값을 상향 조정하는 방식으로 국내 자본시장의 돈줄을 죄어왔고, 2022년 10월 14일에도 추가적인 통화 긴축 정책을 발표하였다.
- 현지 부동산 중개업체인 오렌지티 앤드 티에(OrangeTee & Tie Pte)의 수석 연구원인 크리스틴 선(Christine Sun)은 싱가포르에서 부동산 가격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와 같은 심리적 요인에 의해 움직이기보다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원리에 의해 추동된다고 지적했다.
- 싱가포르에서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단기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가 2022년 2/4분기에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3.5%를 기록하며 시장 참여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게다가, 2022년 상반기 싱가포르의 임대료 상승 폭도 8.5%를 나타내 미국의 뉴욕(New York)과 견줄 정도로 세계 30대 도시 가운데 가장 가팔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 집값 상승, 여당에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
- 싱가포르에서 2023년 대통령 선거와 2025년 총선이 예정되어 있어 공공 주택가격 인상은 여당인 국민행동당(PAP, People’s Action Party)에도 정치적으로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여론조사 회사인 블랙박스 리서치(Blackbox Research)가 2022년 7월에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 해제 이후 싱가포르 국민의 가장 큰 걱정거리 5개 중 하나로 주택가격 상승이 꼽혔다. 응답자 48%는 싱가포르 정부가 집값 안정에 실패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 이에, 2022년 10월 초 리셴룽(Lee Hsieng Loong) 싱가포르 총리의 후계자로 지목된 로렌스 웡(Lawrence Wong) 싱가포르 부총리는 생애 첫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국민이 아파트를 적정한 가격에 가능한 빨리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주택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하기로 했다. 데스몬드 리(Desmond Lee)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장관은 요즘 싱가포르 청년들이 부모와 함께 살기보다는 내 집을 빨리 마련해 독립하려는 경향이 있고, 공공 주택 입주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이들이 대거 재판매 아파트 시장의 문을 두드려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다운그레이더’ 규제 강화 카드 꺼내 들어
- 싱가포르 국민 400만 명 중에서 80%가 넘는 사람이 HDB가 건설하는 정부 공급 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HDB가 보급하는 주택은 99년의 장기 할부 기간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싱가포르 국민에 판매된다. 이러한 HDB 보급 주택은 나중에 시세 차익을 노려 판매될 수도 있고, 후손들에게 상속될 수도 있다. 따라서, 싱가포르의 정부 주택 보급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 2022년 9월 싱가포르 정부는 부동산 시장 열기를 식히기 위하여 시세 차익을 노려 살던 집을 팔고 가격이 더 싼 공공 주택을 매매하려는 거래자인 ‘다운그레이더(downgraders)’에 15개월 거래 대기 기간(15-month wait-out period)을 설정하는 규제 정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침실 3개 이하의 재판매 아파트로 다운그레이드하려는 55세 이상 거주민은 규제에서 예외로 뒀다. 이에 따라 다운그레이더가 거주하는 집을 팔게 되면 15개월 동안 거주할 집을 임차하거나 친척 집에 머물러야 하는 불편함에 발생하게 되어 투기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게 싱가포르 정부의 입장이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South China Morning Post, Amid Singapore’s reopening boom, city’s vaunted ‘affordable public housing’ leaves citizens feeling priced out, 2022.10.15.
Nikkei Asia, Singapore tightens monetary policy again; Q3 GDP up 4.4%, 2022.10.14.
EdgeProp, Private housing prices in 3Q2022 up for 10th straight quarter to 3.4%, 2022.10.03.
South China Morning Post, As Singapore bucks global downturn, 6 in 10 say property is unaffordable, 2022.09.14.
EdgeProp, HDB flash estimates show resale prices up 2.3% q-o-q in 1Q2022, 2022.04.01.
[관련 정보]
싱가포르, 국민 10명 중 6명 치솟는 주택 가격 및 임대료에 부담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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