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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스리랑카, 물가 치솟는 가운데 전기요금 대폭 인상

스리랑카 EMERiCs - - 2022/08/19

☐ 전력공사, 누적되는 적자 감당 못하여 요금 올려 


◦ 차등적인 전기요금 인상 단행

- 스리랑카에서 고물가로 서민들이 고통받는 가운데 국영전력회사가 큰 폭의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8월 9일 스리랑카 국영 전력회사인 스리랑카 전력청(CEB, Ceylon Electricity Board)이 전기요금을 264%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 CEB 발표에 따르면 가입자들의 전기 이용량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률이 차등 적용되는데, 월 전기 이용량이 90킬로와트(Khw) 미만인 가입자에는 단위(unit)당 전기요금이 2.5루피(한화 약 9원)에서 8루피(한화 약 29원)로 증가한다. 그러나, 월 전기 이용량이 90킬로와트(Khw) 이상인 가입자는 단위당 전기요금이 45루피(한화 약 162원)에서 75루피(한화 약 270원)로 80% 인상된 전기요금을 부담하면 된다.

- 스리랑카 정부가 2022년 4월 대외채무 510억 달러(한화 약 66조 4,190억 원)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하는 등 극심한 경제난이 벌어지고 있고, 스리랑카 루피화 가치가 폭락해 연료·의약품·식품 등 수입품 물가가 치솟고 있다. 특히, CEB가 화력발전소에 투입할 연료를 구하지 못하여 스리랑카 전국에서 정전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칸차나 위제세카라(Kanchana Wijesekara) 스리랑카 에너지부 장관은 정부가 전기요금을 발표한 바와 같이 급격히 인상하더라도 CEB의 운영적자를 모두 상쇄할 수는 없으며, CEB의 적자를 방치할 시 한 달 이내에 전력 생산이 불가능해진다고 경고했다.


◦ CEB, 연료 가격 상승으로 막대한 적자

- CEB는 경유를 비롯한 화력발전소에 투입되는 연료의 국제시세가 인상되어 누적손실이 6억 1,600만 달러(한화 약 8,022억 원)에 달했으며, 손실의 일부라도 회복하기 위하여 9년 만에 가장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CEB는 애초에 자사가 전기요금을 800% 인상하려 했으나, 스리랑카 규제 당국이 전기요금 인상 폭을 264%로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 CEB는 화력발전소에 투입되는 경유 가격이 2013년 이래 255% 인상됐고, 석탄과 석유 가격도 각각 550%, 365%나 올랐다고 해명했다. 칸차나 위제세카라 스리랑카 에너지부 장관은 2021년 기준 CEB의 월간 전력 생산 비용이 236억 스리랑카 루피(한화 약 853억 5,200만 원)였는데 CEB의 수입(收入)은 217억 스리랑카 루피(한화 약 784억 8,500만 원)에 그쳐 운영적자가 누적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2022년도 들어서 석탄을 포함한 연료의 국제시세가 계속 올라 월간 전력 생산 비용만 330억 스리랑카 루피(한화 약 1,193억 원)에 달하는데 CEB의 수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칸차나 위제세카라 스리랑카 에너지부 장관이 지적했다.

- 칸차나 위제세카라 스리랑카 에너지부 장관은 CEB의 총부채가 6,120억 스리랑카 루피(한화 약 2조 2,192억 원)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CEB가 지난 6개월간 전력 공급분으로 재생에너지 생산자들에 285억 스리랑카 루피(한화 약 1,033억 원), 민간 발전소 운영자들에 768억 스리랑카 루피(한화 약 2,785억 원)를 지불해야 하고, 국영석유회사인 실론석유공사(CPC, Ceylon Petroleum Corporation)에도 체납금 316억 스리랑카 루피(한화 약 1,146억 원)가 있다는 게 칸차나 위제세카라 스리랑카 에너지부 장관의 설명이다.


☐ 공공 부채 해결을 위해 공기업 개혁 절실


◦ 민생 안정과 공공 부채 감축 딜레마

- 스리랑카에서 2022년 7월 기준 물가상승률이 60%를 웃돌면서 시민들이 식품 및 연료 부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스리랑카 가정에서 부모들은 주유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에 차량을 세워놓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대신에 차량을 지키게 하는 등 연료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 스리랑카에서 2022년 6월 기준 식품 물가상승률은 무려 80.1%나 되는데, 이는 전월보다 25%p나 오른 수치다. 난달랄 위라싱게(Nandalal Weerasinghe)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는 8월에 물가상승률이 70%로 정점에 도달한 후 9월부터 물가가 진정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난달랄 위라싱게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는 정부가 서민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리랑카가 현재 처한 경제 위기의 근본 원인이 수십 년간 이어온 방만한 재정 운용에 있으므로 재정 건전성 확립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난달랄 위라싱게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는 “수십 년간 정부 재정 적자가 GDP 대비 8~9%를 유지해왔으며, 그 결과 감당할 수 없는 공공 부채를 떠안게 됐다”고 꼬집었다. 난달랄 위라싱게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는 라닐 위크라마싱하(Ranil Wickremesinghe) 스리랑카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하는 경제 개혁의 강력한 지지자라서, 국가가 필요한 경제 개혁 과제를 완수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발언했다.


◦ 방만 경영의 온상 공기업 개혁 시급

- 최악의 외환위기에 빠진 스리랑카가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프로그램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방만하게 경영된 공기업이 스리랑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회계법인 딜로이트(Deloitte) 소속 수석 회계사인 탈랄 라피(Talal Rafi)는 스리랑카 공기업 중의 10%만이 회계 정보를 대중에 공표하고, 내부 감사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등 공기업의 투명성이 매우 낮다고 꼬집었다. 또한, CEB와 CPC를 포함한 스리랑카 공기업들이 부채 상환 계획도 없이 서로 자금을 빌려주는 형태를 지속해왔다고 탈랄 라피가 지적했다. 

- 국제회계법인 딜로이트의 탈랄 라피 수석 회계사는 스리랑카에는 527개의 공기업이 있고, 이 가운데 55개는 전략적 중요 기업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2019년 기준 스리랑카 공기업의 손실 규모는 국가 교육 및 보건 예산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스리랑카 공기업의 인건비는 민간 기업보다 70%나 높으며, 지난 10년간 스리랑카 공기업의 노동생산성이 계속 하락해왔다는 게 탈랄 라피의 설명이다. 

- 또한, 스리랑카 정치권에 인맥이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공기업에서 직무를 담당하지 않으면서도 존재하지도 않는 ‘유령 일자리’를 받아 일은 하지 않고 급여만 챙기는 경우도 있다고 탈랄 라피가 지적했다. 그 결과 2012년 GDP 대비 6.5%였던 스리랑카 공기업들의 부채는 2020년 기준 GDP 대비 9%로 치솟았다. 방만 경영으로 막대한 적자에 허덕이는 공기업 스리랑카항공(Sri Lankan Airlines)도 2021년 기준 450억 스리랑카 루피(한화 약 1,645억 원)의 손실을 냈는데, 스리랑카 정부 조세수입의 75%가 간접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본 적 없는 가난한 스리랑카 서민들이 공기업 적자의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불합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DTV, Sri Lanka To Raise Electricity Rates By A Massive 264%, First In 9 Years, 2022.08.09.

NPR, In Sri Lanka, inflation means food shortages, blackouts — and days-long lines for gas, 2022.08.03.

The Diplomat, Sri Lanka’s State-Owned Enterprises Are a Big Part of Its Economic Problems, 2022.07.27.

CNBC, Inflation in Sri Lanka will hit 70%, says central banker, 2022.07.21.



[관련 정보]

1. 스리랑카 국영 전력회사, 전기요금 264% 인상 단행 (2022.08.16)

2. Fitch, 스리랑카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정치 안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 (2022.08.02)

3. 스리랑카, 방만하게 경영되는 공기업이 경제 개혁 발목 잡아 (20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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