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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은막의 여왕에서 타밀나두 총리로, 그리고 감옥행을 한 자얄라리타

인도 정호영 자다푸르대학 사회학 박사 2014/10/08

지난 9월 27일, 타밀나두 주 총리 자얄라리타는 권좌에서 물러났다. 이전 재임 기간이었던 1991년과 1996년 사이 권한 남용으로 6억 1천6백50만 루피(원화 약 130억) 상당의 자산을 취득한 사건의 판결 때문으로, 재임 중인 총리가 법원의 판결로 물러나게 된 것은 인도 역사상 최초다. 당시의 사건 수사에 따르면 자얄라리타는 첸나이의 농가와 방갈로, 타밀나두의 농토, 하이데라바드의 농가, 닐기리스의 차 밭, 금은보화, 산업용 창고, 은행의 현금과 고급 차들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는 BJP 소속이지만, 1996년 당시 자나타 당의 의장이었던 수브라마니안 스와미(Subramanian Swamy)가 처음 그녀를 고소했다. 1997년 경찰이 그녀의 거처를 기습했을 때 은 800kg, 금 28kg과 750켤레의 신발, 10,500개의 사리(인도전통복장)와 91개의 시계 등 고가품이 나왔고, 귀중품들은 첸나이의 인도중앙은행에 들어갔다. 그녀는 정치적 음모 때문에 자신이 누명을 덮어 썼다는 항명을 했지만, 그런 항명이 받아들여지기에는 그녀의 거처에서 발견된 것이 너무 많았다.

1991년과 1996년 사이의 첫 재임 기간 시의 권한남용죄가 장장 18년을 끌다가 지난 9월 27일에야 판결이 나왔다. 이 18년 동안 그녀는 두 번이나 집권에 성공하였다. 2001년 자얄라리타의 AIADMK(All India Anna Dravida Munnetra Kazhagam) 정당에 패배한 DMK(Dravida Munnetra Kazhagam)는 2003년에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타밀 나두 외부에서 법정 소송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고, 그 결과 이웃한 주인 까르나따까 주의 뱅갈로르 고등법원에서 진행되던 사건의 결과가 이제서야 나온 것이다. 부패방지법에 의해 자얄라리타는 4년형과 10억 루피의 벌금을, 관련자 나머지 세 명은 4년 형과 1억 루피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2014년 6월 자얄라리타의 보석 청원은 거절되었다.

자얄라리타가 재임 중 처음 물러난 주 총리이기는 하지만, 그녀 외에도 5명의 전직 주 총리들이 퇴임 후 부패 혐의로 감옥에 갔다. 부패혐의로 감옥에 간 다른 전직 주 총리들과 자얄라리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그녀가 부패로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지지자층은 여전히 그녀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판결이 선고된 직후 타밀나두 전역은 AIADMK 정당의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산발적인 폭력 사건들이 일어났다. 이와 관련하여 타밀나두와 접해있는 까르나따까 주와 께랄라 주에서는 타밀나두를 다니는 버스들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타밀나두 주 내의 깐치뿌람(kanchipuram) 시에서는 정부 소유의 버스에서 승객들이 내리기도 전에 불이 붙었다. 그녀에 대한 판결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서 첸나이의 어떤 65세 열성 지지자는 대로변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또 다른 지지자도 자얄라리타의 집 앞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려고 시도하다가 경찰에 의해 저지당하기도 했다.

판결에 따라 자얄라리타는 수번 7402를 달고 빠라빠나 아그라하라 감옥에 수감되었다. 이 감옥은 까르나따까 총리인 B. S. 예두라빠(B. S. Yedurappa)가 토지 사기로 24일간 수감된 곳이기도 하다. 뱅갈로르 고등법원은 VIP를 위한 감방과 의료 시설에 대한 요청도 거절했다. 담당 판사는 10월 7일 보석을 허가해주기는 했으나 치료를 전제로 한 조건부 보석이었고, 완전한 보석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자얄라리타는 부패혐의로 수감되었다가 풀려난 비하르 주의 전 주 총리였던 랄루 쁘라사드를 근거로 보석을 신청하였지만, 법원은 10개월을 감옥에서 보낸 후 보석을 받은 랄루 쁘라사드와 자얄라리타를 달리 봤다. 형이 떨어지자마자 보석을 바로 해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자얄라리타는 대법원에 정식 보석 신청을 할 예정이다.

부패방지법으로 판결을 받은 그녀와 AIADMK에게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그녀가 10년간 선거에 나올 수 없다는 점이다. 다음 주 선거(2016년)까지는 이제 2년이 남아 있다. 그녀의 카리스마에 의존해 있던 AIADMK가 2년 사이에 그녀에 맞먹는 후보자를 배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한, 지금 그녀가 물러난 후에 공석을 채워 줄 주 총리가 누가 될지도 혼란스럽다. 당내에서 그녀에 근접하는 카리스마를 갖춘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녀의 권력 남용에도 불구하고, 이후에도 그녀는 어떻게 2번이나 더 주 총리가 될 수 있었을까? 또 지지자들은 왜 분신을 하면서까지 그녀에 대해 지지를 보여주는 것일까?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2회_2011년 선거벽보 죽은 라마짠드라와 자얄랄리따의 영화 속 모습이 그대로 사용되었다..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4288pixel, 세로 2848pixel
사진 찍은 날짜: 2011년 05월 11일 오후 5:27 
<필자가 촬영한 2011년 타밀나두의 선거 벽보. 죽은 라마짠드라와 자얄랄리타의 영화 속 모습이 그대로 사용되었음.>

한국에서도 인도 영화 ‘내 이름은 칸’ ‘세 얼간이’ ‘블랙’ 등이 어느 정도 흥행을 하면서 인도 영화를 볼리우드 무비라고 부르고 있다. 힌디어 영화 제작이 진행되는 뭄바이(Mumbai, 옛 이름은 봄베이 Bombay)가 미국 할리우드에 해당하는 곳이기에 볼리우드 무비(Bollywood movie)라고 인도 영화를 부르는 관행을 따른 것이다. 타밀인들은 볼리우드 무비를 인도 영화의 동의어로 사용하는 것을 불쾌해 한다. 첸나이를 중심으로 타밀어 영화를 찍고 톨리우드 무비(Tollywood movie)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영화 스타들에 대한 타밀인들의 숭배는 신적 숭배에 가깝다. 타밀나두에서는 타밀 민족주의를 내거는 두 정당인 AIADMK와 DMK 외에는 집권이 불가능하다. 이 정당들은 타밀 민족주의와 타밀 영화 사랑과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톨리우드 영화의 스타인 라마짠드란(M. G. Ramachandran)은 타밀인들의 정당인 DMK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하면서 DMK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같이 늘려나갔다. 그가 DMK에서 탈당하고, 1972년에 만든 정당이 바로 현재 타밀나두의 집권 여당인 AIADMK이다. 그의 사후에는 영화에서 그의 상대역을 맡았던 여배우 자얄랄리타가 당 권력을 계승하였다.

 DMK 집권 시 언제나 주 총리를 했던 카루나니디(M. Karunanidhi) 또한 라마짠드라가 연기했던 격렬하고 두려움 없는 서민의 영웅을 보여주는 영화들의 대본작가였다. 1967년부터 DMK가 타밀나두에서 계속 집권을 하였지만, AIADMK가 창당된 이후에는 판도가 바뀌었다. 1977년부터 2011년까지 9번의 주 선거가 있었다. 1977~1984년 AIADMK 3회 연속 집권, 1989년 DMK, 1991년 AIADMK, 1996년 DMK, 2001년 AIADMK, 2006년 DMK, 2011년 AIADMK가 집권을 하였다. 2006년 DMK가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자야랄리따의 드러난 재산 때문이었다.

 뇌물로 물러났던 자야랄리타와 AIADMK가 2011년 다시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에는 DMK의 부패 때문이었다. DMK 소속으로 연방정부의 통신부 장관이었던 안티무투라자의 재임 시절, 통신 주파수인 2G 사업허가를 받은 122개 업체 중 85개 업체는 통신 경험도 거의 전무한 자격 없는 업체들이었다. 헐값으로 사업허가를 받은 이 업체들은 외국의 통신사들에게 몇 배의 금액으로 다시 사업허가를 팔아버렸다. 이 부패에서 발생한 61억 불로 추정되는 손해는 소수 집단이 사리사욕을 위해 국고를 탕진한 금액이다. 여기에 깊숙이 개입된 DMK가 이번에는 정권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타밀나두는 타밀 민족주의가 워낙 강해서 이 두 정당 외 다른 정당들은 선거에서 표를 얻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타밀나두의 정치 현실이다. 자얄랄리타가 첫 번째 재임 기간의 부패에 대한 판결로 감옥에 가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01년과 2011년 다시 집권했던 것은 타밀나두의 주민들에게는 AIADMK와 DMK 외에는 선택할 정당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과 자야랄리타의 카리스마 때문이었다. DMK 역시 부패했다는 점은 타밀나두의 주민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다.

 이제부터 타밀나두의 정치를 관전하는 중점은 세 가지다. 첫째는 AIADMK 내부 문제다. 자야랄리타가 대법원에서는 승소하여 정치적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는지와 회복 못 한다면 AIADMK는 그 지도력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관건이다. 두 번째는 DMK와 AIADMK가 서로를 어떻게 공격하면서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지 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BJP와 국민회의가 이 틈을 타 어떻게 자신들의 세를 신장시켜서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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