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오피니언
필리핀의 슬픈 크리스마스
필리핀 정법모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2011/12/27
□태풍 피해 지역 및 사상자
- 태풍 ‘센동(국제명 ’와시‘)’의 영향으로, 지난 12월 16일 밤부터 17일까지 내린 폭우로 인해 필리핀 민다나오 북부 지방에 큰 인명피해가 있었음.
- 큰 강을 중심에 두고 있으며, 해안가에 위치한 두 주요 도시, 카가얀 데 오로와 일리간에 피해자가 집중되어 필리핀의 최대 휴가기간인 성탄절을 우울하게 보내게 되었음.
- 12월 26일 현재, NDRMC(국가재해위험 감소 및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카가얀 데 오로 674명, 일리간 468명을 비롯하여 총 1,236명이 사망했으며 실종자도 1,100명이 넘고 있으며 총사망자가 3,000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치가 나오고 있는 실정임.
- 카가얀 데 오로에는 약 500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데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한국인 여중생이 물에 잠긴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고 함.
-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군인과 경찰을 동원하여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지만 강과 바다를 따라 사체가 멀리 이동한 탓에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
- 심지어 100킬로 밖에서까지 사체가 발견되고 있어 당국은 반경 300킬로미터까지 수색범위를 확대했으나, 법의학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대부분의 희생자가 치과/의료 기록이 없는 탓에 사망자가 발견되어도 그 중 30% 정도만 신원이 확인됨.
□긴급 피난 및 구호
- 12월 26일 현재까지 69,000여 명이 집을 잃고 임시 대피소에 피난해 있는 상태이며, 328,000 명 이상이 긴급 구호에 의존해 살고 있음.
- 30,000호 이상의 가옥이 피해를 입었으며, 마을 전체가 쓰나미가 휩쓸고 간 것처럼 파편이 된 잔해와 진흙으로 뒤 덮인 곳도 다수 있음.
- 농업부 발표에 의하면 3억 1천만 페소 이상의 농작물 피해가 예상됨.
- 국가재난상태가 선포되었으며, 국내외 구호단체의 긴급구조가 진행되고 있음.
- 유엔은 식수 공급, 긴급 대피소 마련 등 15개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2,860만 달러 원조를 결정함.
- 스페인, 독일, 뉴질랜드 등에서 정부 차원의 원조를 결정했으며, 옥스팜, 국제 적십자사 등의 구호도 진행되고 있음.
□피해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노력
- 아키노 대통령은 피해 복구에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와 함께 피해가 왜 컸는지에 대한 원인 규명을 요구함.
- 기상청의 예보 미흡, 행정당국의 대처 부족 등과 함께 불법 벌목이나 위험 지역 거주민에 대한 통제 부족 등이 큰 이슈로 등장함.
- 카가얀 데 오로의 레데스마 주교는 이포난 강 주변의 벌목과 광산 산업으로 인해 파괴된 환경 탓에 범람 지역이 늘어났음을 지적함.
- 해당 지역은 지금까지 태풍의 상습 피해지역이 아니었던 만큼 벌목으로 인한 환경파괴가 원인이 되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음.
- 실제 기계톱으로 날카롭게 잘린 거목들이 물을 따라 내려오는 것이 방송에 포착되고, 피해 마을에 다량의 진흙이 뒤덮었다는 점 등이 이러한 인과관계를 방증하고 있음.
-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카가얀 데 오로와 일리간이 전국적으로 불법 벌목으로 단속된 횟수가 네 번째로 많은 곳임.
- 또한 대부분 피해지역들이 강, 바다와 인접한 저지대 지역으로 거주가 통제되어야 할 곳인데, 행정당국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질책이 있었음.
- 아키노 대통령은 지난 2월 전국의 벌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는데 이것이 실행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철저히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함.
- 이는 인근 민다나오무슬림자치구역(ARMM)에서 불법 벌목이 근절되고 있지 않는데, 자치권을 가진 지자체가 정부의 조치를 충실히 실행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해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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