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 민간부문의 투자부진 현황 분석

인도 Santosh Kumar Das Institute for Studies in Industrial Development, India Assistant Professor 2024/02/05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빠르게 증가하는 GDP, 부진한 민간투자
인도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12 회계연도에 약 26%에 육박했으나 2021년에는 19.5%로 추락했다(<그림 1> 참조). 인도경제모니터링센터(CMIE: Centre for Monitoring Indian Economy)의 자료에 의하면 인도의 총고정자본형성(GFCF: Gross fixed capital formation)은 최근 하향세를 보이면서 2022년에는 GDP 대비 21.7%를 기록했다. 이는 민간투자의 규모가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성장속도 측면에서는 GDP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단, 민간투자 정체에 따른 GFCF 전반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 투자는 어느 정도 안정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인도 중앙정부 및 주정부가 2020년부터 추진한 대규모 자본지출 정책은 GFCF의 부진 경향에 맞서 경제성장의 필수요소인 총투자액의 하락폭을 일부 메꾸는 성과를 냈다.

GFCF의 하락 배경을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주택·건물·서비스 분야, 그리고 기계·장비 분야의 부진이 가장 눈에 띈다. 이 중 주택·건물·서비스 투자액의 경우 2010/11 회계연도에 거의 20%에 달하던 GDP 내 비중이 2021/22 회계연도에는 16.3%로 떨어졌으며, 기계·장비 투자액의 비중도 같은 기간에 12%에서 9.4%로 하락했다.

<그림 1> GDP 대비 GFCF 비중(단위: %)


자료: 인도 정부 경제조사(Economic Survey, 2022/23)


민간기업투자의 하락세
인도의 민간부문 GFCF가 하락 중인 이유는 민간기업투자와 가계투자가 부진하기 때문이다(<그림 2> 참조). 일례로 민간기업 GFCF의 GDP 대비 비중은 2015/16 회계연도의 12%에서 2021/22회계연도에는 10%로 줄어들었고, 가계투자의 비중 역시 2011/12 회계연도의 15.7%에서 2021/22 회계연도에는 11.7%로 축소되었다. 자산 종류별로는 기계·장비 투자의 약세가 민간기업투자 부진의 주요 배경으로 나타나는데, 2011/12 회계연도에 GDP의 약 6.5%를 차지했던 해당 분야 투자액은 2021/22 회계연도에 4%까지 떨어졌다(<그림 3> 참조).


<그림 2> GDP 대비 민간기업투자 및 가계투자(단위: %)


자료: CMIE 경제전망보고서(Economic Outlook)

<그림 3> GDP 대비 민간부문 분야별 GFCF 비중(단위: %)


자료: CMIE 경제전망보고서(Economic Outlook)

민간투자 부흥을 위한 정부의 자본지출 확대
인도 정부는 민간투자 부진 문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도래를 중대 기점으로 삼아 경제적 성장동력 유지와 민간투자 독려를 목표로 하는 투자계획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인도 중앙정부의 자본지출은 2023/24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10조 루피(약 160조 원)까지 치솟았으며(<그림 4> 참조),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자본지출 누적액은 27조 루피(약 430조 원)를 상회한다. 아울러 각 주를 대상으로 50년간 무이자 특별대출을 제공하는 자본지출1) 및 자본투자2) 특별지원계획이 시행된 이후로는 인도 내 개별 주정부의 자본지출도 크게 늘어났고, 2023/24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모든 주의 투자액을 합하면 14조 루피(약 225조 원)를 넘어선다(<그림 5> 참조). 인도 중앙정부와 주정부는 2020/21 회계연도부터 2023/24 회계연도까지 도합 46조 루피(약 740조 원) 규모의 자본지출을 기록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마지막 회계연도인 2023/24년에 집행되었다. 하지만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공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민간투자는 여전히 반등의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림 4> 중앙정부 자본지출(단위: 1조 루피)


자료: 인도 중앙은행(RBI) 경제통계 참고서(Handbook of Statistics on Indian Economy)

<그림 5> 주정부 자본지출 총합(단위: 1조 루피)


자료: 인도 중앙은행(RBI) 경제통계 참고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둔 기업세율 인하조치 및 PLI 
2018년에 28% 수준이었던 인도의 실질 기업세율은 2019년의 감세조치와 함께 하락하여 2020년에는 22.5%까지 떨어졌고, 2022년에는 이보다 더욱 낮은 22.1%를 기록했다(<그림 6> 참조). 해당 감세조치는 인도를 신흥국 중에서 기업세가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로 만들었으며, 2020/21회계연도에 약 5조 6,000억 루피(약 90조 원)를 기록했던 기업세수가 2021/22 회계연도에는 4조 6,000억 루피(약 74조 원)로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조세부담이 크게 경감되었다. 하지만 해당 기업세율 인하조치가 당초 목표였던 민간투자 촉진 측면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지난 4년간 누적액이 4조 루피(약 64조 원)에 달하는 세입 감소분은 별다른 성과 없이 인도 정부의 손실로 남게 되었다.

<그림 6> 연도별 실질 기업세율(1월 기준, 단위: %)


자료: CMIE 및 민트애널리시스(Mint Analysis)4)

인도 중앙은행(RBI)의 2019/20 회계연도 연례보고서에서는 기업들이 감세분을 부채 상환이나 현금 등 유동자산 확충에 활용하면서 당초에 기대하던 투자 증진이나 일자리 창출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3) 다만 기업 수익률은 감세조치의 혜택을 톡톡히 보았는데, 인도 민간기업의 투입자본 대비 세후수익률은 2022/2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6%까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7> 참조).

<그림 7> 주정부 자본지출 총합(단위: 1조 루피)


자료: CMIE 및 민트애널리시스

한편 국내 제조·수출역량 신장에 초점을 두고 인도가 2020년에 도입한 생산연계 인센티브제(PLI)는 초기에 모바일기기, 전자부품, 의료기기 등 3개 부분에 한정되었다가 이후로는 적용대상을 총 14개 부문으로 확대해 도합 2조 루피(약 32조 원) 상당의 자금을 민간에 지원했다. 해당 제도는 인도 국내에서 상품을 제조하는 국내외 기업에 재정적 유인이나 보상을 제공하며, 개별 제조기업이 수령하는 혜택의 규모는 활동부문에 따라, 그리고 생산규모 혹은 생산량에 따라 달라진다. 지급액 규모를 살펴보면 지금까지 모바일기기 및 특수전자부품, 그리고 자동차 및 관련부품 부문에 PLI 투입액의 절반 이상이 지출되었으며, 이외에도 ACC(Advanced Chemistry Cell) 배터리, 약품, 통신·네트워크, 인조섬유 및 기술직물, 식품 등이 주요 수혜부문에 포함된다(<그림 8> 참조). 

<그림 8> 부문별 PLI 지원 승인액(단위: 10억 루피)


자료: 인도 언론정보국(PIB)5)



그러나 전술한 인센티브 지급에도 불구하고 제조업계를 비롯한 인도 내 전반의 민간투자는 여전히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표 1>에 따르면 제조업계 투자는 지난 10여년 이상에 걸쳐 별다른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으며, GFCF 내 제조업계의 비중은 2015/16 회계연도의 18.49%에서 2021/2022 회계연도에는 15.11%로 오히려 감소했다. 한편 산업부문의 GFCF 비중도 같은 기간에 34.66%에서 32.87%로 줄어들었지만, 제조업계 투자액의 감소세가 산업 전반에 비해 더욱 가파른 것으로 집계된다.

<표 1> 인도 내 GFCF의 부문별 비중(2011/12 회계연도 가격 기준, 단위: %)


자료: CMIE 경제전망보고서 기반 산출, 제조업은 산업의 하위부문에 포함

인도 민간투자의 계속되는 부진은 투자사업 관련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민간부문 투자사업 완수건의 연도별 가치 총액은 2016/17년의 3조 8,000억 루피(약 61조 원)에서 2022/23 회계연도에는 2조 5,000억 루피(약 40조 원)으로 감소했고(<그림 9> 참조), 이는 같은 기간에 완수건 가치 총액이 2조 7,000억 루피(약 44조 원)에서 거의 4조 1,000억 루피(약 66조 원)까지 늘어난 정부 투자사업과는 대비되는 수치이다. 또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민간부문 신규발표 투자사업의 수 자체는 거의 2배로 늘어났으나 발표건수 대비 완수건수 비율은 같은 기간에 45%에서 8.6%로 크게 줄어들었으며(<그림 10> 참조), 특히 2020년부터 2023년까지는 해당 수치가 35%에서 8.6%로 급전직하했다. 반면 중앙정부 및 주정부 모두의 대규모 자본지출에서 탄력을 받은 정부 투자사업의 완수건수 비율은 2016/17 회계연도의 22.6%에서 2022/23 회계연도에는 64.5%로 크게 상승했다.

<그림 9> 투자사업 완수건 가치총액(단위: 1조 루피)


자료: CMIE 경제전망보고서

<그림 10> 투자사업 발표건수 대비 완수건수 비율(단위: %)


자료: CMIE 경제전망보고서

CMIE가 제공하는 자본지출 통계에 따르면 인도 민간부문의 신규 대규모 투자사업은 발표건수와 액수 모두에서 획기적 반등의 징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그림 11> 참조). 여기서 인도 민간부문의 분기별 신규발표 투자사업 가치총액이 2023년 1/4분기에 13조 4,000억 루피(약 216조 원)를 기록한 점은 일견 고무적이나, 해당 액수 중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6조 6,000억 루피(약 107조 원)가 항공사 에어인디아(Air India)의 항공기 발주액에서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민간사업 전반의 약진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6)

<그림 11> 분기별 신규발표 투자건수(좌변) 및 액수(우변)


자료: CMIE 경제전망보고서

<그림 12>  투자사업 종료건수 대비 발표건수 비율


자료: CMIE 경제전망보고서


설비가동률의 하락으로 인한 민간투자 정체
기업세율 인하 및 PLI 혜택 확대와 같은 인도 정부의 최근 정책이 민간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주요 원인은 미약한 수요에서 찾을 수 있으며, 특히 설비가동률과 민간소비지출 성장률의 하락으로 대변되는 인도 국내 소비의 침체가 민간부문의 투자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표 2>에서 볼 수 있듯이 시멘트 업계를 제외한 인도 내 주요 산업의 설비가동률은 2011/12 회계연도 이래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여기서 조강(crude steel)업계의 설비가동률은 2011/12 회계연도의 약 82%에서 출발해 2020/21 회계연도에는 사상 최저치인 72%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2021/22 회계연도에는 78%로 반등했으며, 정유업계도 앞의 3개 시점에 각각 111.3%, 89%, 97%의 설비가동률을 기록하며 유사한 추세를 보였다. 또한 화력발전업계의 설비가동률도 같은 기간에 73.5%에서 59%로의 하락세를 경험했다. 이처럼 저조한 기존 설비 활용도는 새로운 민간투자를 촉진하는 데 우호적이지 못한 환경을 조성한다.


<표 2> 인도 주요 산업의 설비가동률 추이(단위: %)


자료: CMIE 경제전망보고


소비지출의 부진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여러 산업의 설비가동률이 하락세를 보이는 궁극적 원인은 수요가 미약하기 때문으로, 인도의 민간 최종소비액 성장률은 2016/17회계연도에 8.1%를 기록했다가 2020/21 회계연도에는 -5.2%라는 역성장의 영역에 들어섰다(<그림 13> 참조). 해당 수치가 이처럼 급락 한 배경으로는 내구소비재 지출 성장률이 2012/13회계연도의 16%에서 2019/20회계연도에는 -6.13%로 줄어든 점, 그리고 준내구소비재 지출 성장률도 2013/14회계연도의 15.1%에서 2020/21년에는 -11.42%로 하락한 점을 지적해볼 수 있다. 참고로 해당 시기에는 비내구소비재 및 서비스 수요 또한 부진한 성적을 냈다.


<그림 13> 분야별 최종소비지출액 성장률
(전년동기 대비, 단위: %) 


자료: RBI 경제통계 참고서


결론
세계금융위기 이후 인도에서는 GDP 대비 민간투자 비중이 대폭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는 민간기업투자 및 가계투자의 부진을 들 수 있고, 자산 종류별로는 기계·장비 투자가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하며 이러한 동향을 추동했다. 즉, 금융위기 이후 인도 경제성장의 근간이었던 정부 자본지출의 대대적 확대는 민간투자 촉진이라는 기대효과를 발휘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세율 인하 및 PLI 시행을 비롯한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민간투자는 여전히 정체상태에 있다. 비록 인도 기업의 수익규모는 포스트코로나19 시대 진입과 함께 상당히 개선되었으나, 민간소비지출의 부진으로 대변되는 미약한 소비가 주요 산업 설비가동률 저하의 주요 원인이 되면서 민간투자는 아직도 반등의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인도가 민간투자 부흥을 도모하려면 이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미약한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각주
1) Scheme for Special Assistance to States for Capital Expenditure (2020/21 회계연도 및 2021/22 회계연도)
2) Scheme for Special Assistance to States for Capital Investment (2022/23 회계연도 및 2023/24 회계연도)
3) RBI (2020), Anural Report 2019-20. https://rbidocs.rbi.org.in/rdocs/AnnualReport/PDFs/0RBIAR201920DA64F97C6E7B48848E6DEA06D531BADF.PDF
4) https://www.livemint.com/companies/company-results/has-india-s-corporation-tax-gamble-paid-off-yet-11679850181923.html
5) https://www.pib.gov.in/PressReleasePage.aspx?PRID=1671912
6) https://economicoutlook.cmie.com/kommon/bin/sr.php?kall=wshreport&nvdt=20231002230149180&nvtype=INSIGHTS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AIF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