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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방글라데시, 디지털 보안 명분으로 사이트 차단

방글라데시 EMERiCs - - 2023/02/17

☐ 방글라데시, 반국가적 뉴스 게시를 이유로 웹사이트 차단… 디지털보안법 필요성 역설

◦ 방글라데시 정부, 191개 웹사이트 차단
- 2023년 1월 30일 하산 마흐무드(Hasan Mahmud) 방글라데시 정보부 장관이 정보기관의 보고에 따라 반국가적인 뉴스를 게시한다는 이유로 191개의 사이트를 차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의회에 보고했다. 하산 마흐무드 장관은 폐쇄된 사이트들의 명단을 제공하지 않았으나, 이들 사이트가 대중에게 혼란을 확산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방글라데시 정부의 사이트 차단 조치는 근래에 처음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다. 방글라데시 통신규제위원회(Bangladesh's Telecommunication Regulatory Commission)는 2016년에도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35개 뉴스 사이트의 차단을 명령한 바 있다. 동 사이트들은 방글라데시의 정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던 언론사들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보다 앞선 2015년에도 방글라데시 정부는 소셜 미디어 사이트들을 한 달 가까이 차단한 전력이 있어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가 증대된 바 있다.

◦ 방글라데시 법무부, 디지털보안법(DSA)의 필요성 주장
- 2023년 1월 28일 아니술 후크(Anisul Huq) 방글라데시 법무부 장관은 방글라데시의 우정통신IT부가 개최한 ‘안전한 디지털 사회: 국가의 역할’이라는 세미나에서 디지털보안법(DSA, Digital Security Act)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후크 장관은 디지털보안법이 현재 방글라데시 현실의 맥락에서 상당한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해당 법이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 후크 장관은 디지털보안법의 오남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발언했으나, 범죄자들이 항상 법 집행 기관보다 앞서고자 하기에 디지털보안법을 우회하여 범죄를 저지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크 장관은 이에 관해 경찰과 국회의원들이 범죄자들의 우회 노력보다 두 발짝 더 앞서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처럼 방글라데시 정부는 디지털보안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디지털보안법 적용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을 보이고 있다.
- 방글라데시의 디지털보안법은 국가의 디지털 보안을 확보하고, 디지털 범죄의 식별, 예방, 진압, 재판 및 기타 관련 사항에 관한 법률을 정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 법은 해방전쟁, 해방전쟁에 대한 인식, 국부(father of the nation), 국가(國歌) 또는 국기(國旗)에 반하는 선전 또는 캠페인에 대해 최대 14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1조). 또한 동법 제31조 1항은 공동체의 화합을 파괴하거나 불안 또는 무질서를 조성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 방글라데시 디지털보안법, 언론·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 방글라데시 정부, 디지털보안법을 근거로 표현의 자유 제약
-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활동해 온 활동가들과 국제사회는 반정부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방글라데시 총리가 시도하는 조치들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표명해 왔다. 특히 2018년 이후 방글라데시의 엄격한 디지털보안법에 의해 수백 명이 체포돼 온 사실은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디지털보안법이 방글라데시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근거 조항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는 2018년 12월에 총선거를 앞두고 여러 차례 웹사이트를 폐쇄한 전력이 있다. 
- 방글라데시의 디지털보안법은 경찰이 법원으로부터 체포 영장을 발부받기도 전에 혐의가 있는 사람을 체포하고 수사권을 행사하는 것을 허용한다. 또 피의자가 경찰에 체포된 후에는 구제 방편이 전혀 없으며, 무조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려야 한다. 디지털보안법의 구법(舊法)인 정보통신기술법(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ACT, 2006)은 모든 범죄 피의자의 보석을 허용했으나, 2013년 정보통신기술법 개정 법률은 제54조, 제56조, 제57조, 제61조에 적시된 범죄를 보석이 불가하게끔 수정되었다. 
- 언론 자유의 증진을 목표로 하는 국제기구인 국경 없는 기자회가 매년 발표하는 2022년 세계 언론 자유 지수에서 방글라데시는 162위를 차지했다. 이는 155위를 차지한 러시아나 156위를 기록한 아프가니스탄보다도 낮은 것이다. 방글라데시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한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166위), 이집트(168위), 예멘(169위), 팔레스타인(170위), 시리아(171위). 이라크(172위), 베트남(174위), 중국(175위), 미얀마(176위). 이란(178위) 등이 있으며, 최하위에 해당하는 180위는 북한인 것으로 나타났다.

◦ 방글라데시의 언론 탄압, 국제사회의 비판 받아
- 방글라데시 정부의 언론 탄압은 국제사회의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2023년 1월 말 단행된 191개 사이트 폐쇄 조치에 관해 미디어 권리를 지키는 국제기구인 아티클19(ARTICLE 19)는 방글라데시 정부의 조치를 비판했다. 2023년 1월 31일 아티클19의 남아시아 지역 책임자 파룩 파이셀(Faruq Faisel)은 정부가 인터넷의 흐름을 통제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뉴스 사이트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방글라데시에서 표현의 자유를 방해할 것이라면서, 이는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확산시키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3년 1월 30일 스테판 두자릭(Stéphane Dujarric) 국제연합(UN) 사무총장 대변인 또한 방글라데시의 사이트 폐쇄 조치에 관해 표현의 자유가 보호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언론인들이 뉴스 사이트를 자유롭고 공개적으로 운영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 국제사회는 이전부터 방글라데시 정부의 언론 탄압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보내왔다. 2021년 9월 28일 언론 자유의 보호를 위한 국제기구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 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는 아니술 후크(Anisul Huq) 방글라데시 법무부 장관에게 언론인 로지나 이슬람(Rozina Islam)에 대해 제기된 악의적인 기소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로지나 이슬람은 유네스코상(2011)과 캐나다 최우수언론인상을 수상한 언론인으로, 방글라데시의 주요 언론사인 프로톰 알로(Prothom Alo)의 수석기자이다. 그는 관계 당국의 허가 없이 사진을 촬영했다는 혐의로 보건당국에 의해 구금된 바 있다. CPJ는 로지나 이슬람에게 씌워진 혐의가 과장되었다면서, 그에게 제기된 혐의가 단순한 괴롭힘이며 즉시 중지되어야 한다며 방글라데시 정부를 비판했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Hindu, Bangladesh orders 191 'anti-State' news sites blocked, 2023.02.01.
Dhaka Tribune, Anisul: Digital Security Act necessary in current context, 2023.01.28.
BBC, Bangladesh accused of violent crackdown on free speech, 2022.12.10.
ARFA JAVAID, World Press Freedom Index 2022 List: Norway tops the index, India plummeted to the 150th position, 2022.05.04.
ARTICLE19. Bangladesh: Digital Secutiry Act 2018, Nov. 2019. 
RSF, RSF’s 2022 World Press Freedom Index : a new era of polarisation, 2022.05.
Bangladesh Parliament, Act No 46 of the Year 2018, 2018.10.08.
Global Voices, Bangladesh Shuts Down the Internet, Then Orders Blocking of 35 News Websites, 201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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