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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방글라데시, 연료 가격 상승에 국민 불만 커져

방글라데시 EMERiCs - - 2022/09/02

☐ 연료 가격 인상이 초래한 물가상승 심각


◦ 연료 가격 상승으로 물가 부담 가중

- 방글라데시에서 물가상승으로 서민들이 경제난을 겪는 가운데 연료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2022년 8월 중순부터 벌어졌다. 경제 통계 분석 기업인 트레이딩 이코노믹스(Trading Economics)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종합 물가상승률은 2022년 6월 7.56%에서 7월 7.48%로 소폭 하락했으나 7월 식품 물가상승률이 8.19%로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 특히, 방글라데시 정부가 2022년 8월 초부터 연료 가격을 40~50% 인상한 탓에 식용유, 쌀, 계란, 채소 등 다른 필수품 가격이 10~20%가량 동반 상승하며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가중했다. 방글라데시에서 공공 버스요금이 22% 오르고, 내륙 수운(水運)을 담당하는 선박 운영사들도 연료 인상을 이유로 운임료를 50%가량 올려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 수도 다카(Dhaka)에 거주하는 방글라데시 서민들은 치솟는 물가에 한 달에 100달러(한화 약 13만 2,000원)가량인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식단에서 단백질 비중을 줄여 경제난에 대응하고 있는 형편이다. 다카에 거주하는 생명보험 설계사 델와르 호사인(Delwar Hossain)은 한 달 월급 2만 타카(한화 약 28만 3000원)로는 살아가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일본 매체인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와의 인터뷰에서 토로했다.

- 게다가, 천연가스 공급 부족으로 인해 화력발전소 운영이 어려워지자 정부가 전국적으로 순환 단전에 나서면서 방글라데시 국민은 2022년 7월부터 잦은 정전에 시달리고 있다. 방글라데시 전국에서 지역에 따라 전기 공급이 하루에 2~16시간 끊어지는 게 일상이 되었다. 


◦ 배달요금과 승차공유 요금도 올라

- 방글라데시에서 연료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온 전자상거래(e-commerce) 부문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리바한(SA Paribahan), 순다르반(Sundarban), 이쿠리어(eCourier), 페이퍼플라이(Paperfly) 등 방글라데시 물류 기업들이 배송료를 인상하는 가운데, 이러한 배송 가격 인상분은 고스란히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특히, 이쿠리어와 페이퍼플라이는 연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어 배송료를 20%가량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 이에, 방글라데시 물류 업체 관계자들은 배달료 인상으로 물류 수요가 타격을 입게 되고, 수도 다카 밖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쇼핑 수요가 큰 영향에 노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방글라데시 이륜차 승차공유 플랫폼 파타오(Pathao)도 운임을 16~18% 인상했고, 또 다른 승차공유 플랫폼 우버(Uber)도 운임 인상을 예고하면서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 경제난, 정치 불안으로 비화할 조짐도 나타나


◦ 경제 위기 도래 불안 속에 정국도 살얼음판

-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에 방글라데시의 무역적자가 불어나고 국제수지가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외환보유고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22년 8월 기준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외환보유고는 396억 7,000만 달러(한화 약 52조 6,803억 원)로 지난 10개월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외환보유고 감소 규모가 80억 달러(한화 약 10조 6,225억 원)에 달했다. 

- 이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2022년 6월 말 국제통화기금(IMF)에 45억 달러(한화 약 5조 9,146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요청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그런데, 방글라데시 영문 매체인 데일리스타(The Daily Star)는 IMF가 방글라데시 정부에 에너지 보조금 철회를 종용하면서 국내 연료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소문이 시민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게다가, 방글라데시가 2023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최대 야당인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BNP, Bangladesh Nationalist Party)이 연료 가격 인상에서 정치적 기회를 포착하고, 수천 명이 운집한 반정부 행진을 조직하는 등 정치적 혼란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7월 31일 방글라데시 남부 볼라(Bhola)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BNP 소속 활동가 2명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 알리 리아즈(Ali Riaz)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교(Illinois State University) 정치·행정학 교수는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 때문에 방글라데시 정부의 신뢰성이 손상을 입었고,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방글라데시 총리가 지난 10년간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는 개발 신화에도 도전이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방글라데시 재정 전문가인 지아 하산(Zia Hassan)은 방글라데시의 은행 시스템이 취약하고, 정부 재정 수입이 GDP의 9.3%로 매우 낮고, 예대금리마진 상한과 같은 잘못된 경제 정책을 정부가 끝까지 고수하는 데다 사회적 분규까지 벌어지고 있어, 현재 스리랑카·파키스탄이 겪는 경제난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타카화 평가절하, 거시경제적 부담으로 작용

- 8월 28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방글라데시 화폐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어, 국내 물가상승 압력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 정부의 대외부채 상환 비용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S&P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방글라데시 자본시장에서 외환이 계속 유출되고, 궁극적으로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외환보유고가 감소하여 타카화 평가절하 압력이 더 커지는 악순환을 끊지 못하게 된다고 밝혔다.

- 2022년 6월 방글라데시 정부는 외환 거래 기제를 더욱 자유화하면서 타카(taka)화의 평가절하를 용인했으며, 그 결과 두 달 사이에 미국 달러 대비 타카화 환율이 10%나 상승했다. S&P는 국내 수요 급증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말미암아 방글라데시의 경상수지 적자가 커지는 상황에서 타카화 평가절하까지 지속하여 방글라데시의 대외부채 상환 능력도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S&P는 방글라데시 경제가 기성복 수출 활황에 힘입어 앞으로 3년 동안 연평균 7%대의 고도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면서도, 늘어나는 대외 부채와 금융 시스템 악화 문제가 방글라데시 경제 성장 발목을 잡을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한편, S&P는 방글라데시의 기성복 수출 산업이 2021/22 회계연도 방글라데시 제조업 규모를 12.3% 확대시키는 데 기여하는 등 방글라데시 경제 성장 모멘텀을 유지시킨 것으로 평가했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Financial Express, S&P cautions Bangladesh against inflation pressures, 2022.08.28.

Dhaka Tribune, Online shopping getting expensive as delivery costs go up, 2022.08.22.

The Daily Star, Online shopping becomes costlier, 2022.08.19.

Nikkei Asia, Bangladesh anger over fuel prices echoes Sri Lanka, Pakistan, 2022.08.17.



[관련 정보]

1. 방글라데시, 연료 가격 상승으로 배달료 인상 (2022.08.23)

2. 방글라데시, 연료 가격 상승으로 반정부 시위 발생 (2022.08.19)

3. 방글라데시 정부, 연료 가격 50% 인상 단행 (202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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