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인도네시아, 팜오일 산업 수성 위한 노력

인도네시아 EMERiCs - - 2021/02/18

☐ 팜오일을 둘러싼 논쟁 계속 

◦ EU, 팜오일 거부 입장 여전
- EU(European Union)가 팜오일 반대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 EU는 팜오일이 생산 과정에서 열대 우림과 식생을 파괴하여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팜오일 농장 대부분이 노동력에 의지한 노동 집약적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데, EU는 그 과정에서 노동자 기본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 실제로, EU는 지난 2017년 EU의회(EU Parliament)에서 팜오일이 열대림 파괴를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지목하면서 앞으로 EU는 팜오일 사용을 점진적으로 금지할 것이며, 동시에 팜오일에 대한 수입 관세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EU는 이와 같은 내용을 공시하면서 팜오일 주요 수출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콜롬비아 등을 상대로 앞으로 팜오일 생산을 줄여나갈 것을 요청했다.
- EU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18년에 재생에너지 정책(RED, Renewable Energy Directive)을 일부 수정하면서 2021년 이후 모든 EU 회원국에서 팜오일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고 알렸다. EU가 이와 같은 사항을 발표하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강하게 반발하였고, 두 나라는 WTO(World Trade Organization)에 EU를 제소하였다.
- EU가 팜오일과 연관된 여러 WTO 분쟁 건에서 패배하면서 EU는 초기 계획했던 팜오일 전면 금지 시기와 팜오일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정책을 철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EU는 팜오일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 EU는 최근에도 팜오일이 환경 파괴와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팜오일 반대 캠페인(Anti Palm Oil Campaign)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EU 내에서 팜오일 사용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갈 것이며, 2030년 이후에는 EU에서 팜오일이 완전히 퇴출되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 주요 팜오일 생산국, 팜오일과 환경 파괴는 관계없다고 주장
-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각각 세계 1,2위의 팜오일 생산 및 수출국으로, 따라서 EU의 팜오일 반대 캠페인과 수입 관세 부과, 그리고 팜오일 사용 금지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나라이다.
- 인도네시아 팜오일 생산자 협회(GAPKI, Indonesian Palm Oil Producers Association)는 EU가 마치 팜오일이 열대우림 파괴의 가장 큰 주범인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팜오일은 오히려 대두유(soybean oil)나 카놀라유(canola oil)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주장했다.
- 인도네시아 팜오일 생산자 협회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팜오일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인도네시아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에 지나지 않으며, 오히려 팜오일 나무가 연간 161톤의 탄소를 흡수하면서 동시에 18.7톤의 산소를 배출하는 효과를 내고 있으며, EU는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팜오일 산업 보호 위한 연대 강화

◦ 팜오일 산업, 인도네시아 경제에서 큰 비중 차지
- EU가 지속적으로 팜오일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하자 팜오일 생산국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이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팜오일 산업은 총 420만 명의 직접 고용과 1,430만 명의 간접 고용 효과를 내는 등 인도네시아 고용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또한 역시 2019년 기준으로 팜오일 산업은 인도네시아 연간 총 GDP의 4.7%가량을 차지했다. 더불어, 인도네시아 전체 농업 부문 GDP의 38%를 팜오일이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팜오일 산업은 인도네시아 전체 산업에서 큰 비중을 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농업 부문에서는 가장 중요한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 이러한 인도네시아의 입장에서 EU는 핵심 팜오일 수출국에 해당한다. 인도네시아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팜오일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는 인도로, 한 해 수출하는 팜오일 중 약 25% 정도가 인도로 향한다. 그리고 EU는 인도의 뒤를 이은 2위 시장으로, 전체 수출 물량의 약 14% 정도를 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EU의 팜오일 사용 금지 정책 기조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이유도, EU로 수출되는 팜오일의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 심지어 인도네시아는 EU가 팜오일을 금지하려는 이유가 EU 내에서 생산되는 올리브오일 등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인도네시아는 EU에서 재생 에너지인 바이오연료(bio fuel) 사용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유독 팜오일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EU의 올리브오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연대
- EU의 팜오일 반대 캠페인이 계속되고, 나아가 EU가 팜오일 사용 금지 운동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려 하자 인도네시아 역시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팜오일 생산국 위원회(CPOPC, Council of Palm Oil Producing Countries) 채널을 통해 말레이시아에 공동 행동에 나서자고 제의했다.
- 또한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무히딘 야신(Muhyddin Yassin) 말레이시아 총리를 직접 만나 팜오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함께 행동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하였다. 더불어, EU의 팜오일 반대 캠페인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가 공동으로 변호인단을 꾸리는 데에도 뜻을 함께 했다.  
- 말레이시아 역시 이러한 인도네시아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는 EU가 팜오일 수입을 제한하는 새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하면서, 말레이시아 혼자 힘으로는 EU의 팜오일 반대 캠페인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팜오일 반대 캠페인에 대응하는 변호인단을 구성하면서 내부적인 관련 법률도 정비했다. 지난 2019년, 인도네시아는 ISPO(Indonesia Sustainable Palm Oil), 말레이시아는 MSPO(Malaysia Sustainable Palm Oil) 규정을 도입했는데, 해당 규정은 환경 영향 평가, 팜오일 노동자의 근무 환경, 팜오일 농장 인근 환경 보호 지침 등을 표준화하여 담고 있다.
- 이처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팜오일 산업과 관련한 환경 및 노동 지침을 표준화한 이유는 EU가 팜오일 산업이 환경을 파괴하며, 동시에 팜오일 노동자가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해 있다는 주장을 동시에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각각 팜오일 산업과 관련한 새 규정을 정비하면서 앞으로 규제 기관의 인증을 받은 팜오일 농장만 영업할 수 있도록 규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콜롬비아에 팜오일 생산국 위원회 참여 요청
- 한편, 인도네시아는 역시 팜오일 주요 생산국 중 하나이자, 남미 최대 팜오일 생산국인 콜롬비아에 팜오일 생산국 위원회에 가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팜오일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되고 있어 동남아시아의 특산물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팜오일 생산량 세계 4위인 콜롬비아가 가세하면 이와 같은 인식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인도네시아는 판단하고 있다.
-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콜롬비아에 팜오일 생산국 위원회 가입을 요청하면서, 초대형 경제 블록인 EU에 맞서기 위해서는 보다 국제적인 공조와 연대가 필요하며, 콜롬비아의 팜오일 생산국 위원회 가입이 팜오일 산업 보호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 인도네시아는 EU의 팜오일 반대 캠페인이 ‘네거티브 캠페인(black campaign)’이며, 사회·경제적으로 전 세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EU의 선전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 인도네시아, 팜오일 산업 유지 의사 분명 
-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의 연간 팜오일 수출액은 229억 7,000만 달러(한화 약 25조 3,820억 원)로 전년도 대비 13.9% 증가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팜오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 팜오일 수출액 증가는 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수출 물량은 2019년 374만 톤에서 2020년 340만 톤으로 감소했다. 팜오일 수출 물량이 감소한 데에는 EU가 오랜 기간 팜오일 반대 운동을 지속한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인도네시아 팜오일 업계는 분석했다.
- 반면 인도네시아의 팜오일 내수 수요는 2020년에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저렴한 바이오연료에 대한 수요가 상승했고, 특히 인도네시아가 저소득층으로 규정한 소득 하위 40% 미만 B40 그룹이 팜오일을 주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팜오일이 인도네시아 국민의 일상생활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 팜오일 산업은 인도네시아의 국민 생활, 내수 경제, 고용 창출, 그리고 수출 경제 모든 측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EU라는 거대 경제 블록이 오랜 기간 팜오일 반대 캠페인을 펼치는 데에 인도네시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앞으로도 팜오일 산업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에 대항하는 한편, 팜오일 판매를 위해 홍보 활동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Geopolitical Monitor, Indonesia’s Fight against the EU Palm Oil Ban, 2021.02.15.
New Straits Times, Malaysia must formulate strategies to counter negative perception of palm oil, 2021.02.03.
Edge Markets, Malaysia, Indonesia to formulate best strategic framework to protect oil palm industry, says minister, 2021.02.06.
AP News, Indonesia, Malaysia vow to counter anti-palm oil campaign, 2021.02.05.
FMT News, Malaysia, Indonesia agree in principle on reciprocal green lane, 2021.02.06.
Antara News, Indonesian envoy wants Colombia to join CPOPC, 2021.01.30.
Reuters, Exclusive: Indonesia, Malaysia eye joint campaign in Europe to counter palm oil critics, 2021.01.19.
Jakarta Post, Global recovery needs fresh approach to EU-ASEAN relations, 2021.01.22.
New Straits Times, EU's ban on palm oil counterproductive, 2020.12.05.
Food Navigator.com, EU mulling trade barriers for unsustainable food imports: The EU alone will not save the planet, 2021.01.22.
New Straits Times, Malaysia must formulate strategies to counter negative perception of palm oil, 2021.02.03.
Bangkok Post, ‘Unacceptable’ EU biofuel tariffs rile Indonesia, 2019.12.10.
Xinhua.net, World's top palm oil producers accuse EU of trying to increase barrier in commodity trade, 2020.02.07.
Global Policy, The EU has Quietly Done a U-Turn on its Palm Oil Ban Policy. Here’s Why, 2020.07.03.
ISCC, Winners and losers from the proposed ban on palm oil (Eco Business article), 2018.07.08.
New Straits Times, Palm oil to still be a powerhouse of oils and fats market: MPOB, 2021.01.22.
Jakarta Globe, Domestic Demand Keeps Indonesian Palm Oil Industry Afloat amid Sluggish Export Markets, 2021.02.01.
Tempo.co, Indonesian Palm Oil Goods Exports Up 13.6% to US$22.97bn in 2020, 2021.02.10.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AIF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