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말레이시아는 다수가 무슬림인 국가로써, 이슬람 제품 및 서비스 영역에서 많은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할랄 분야 이외에도, 교육, 의료관광, 정보기술(IT)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위와 관련하여 Malyaya University의 Dr Aida Idris와 말레이시아 비즈니스 환경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우선, 비즈니스 환경의 개념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비즈니스 환경은 기업 운영을 둘러싼 환경이며 기업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 비즈니스 환경은 거시(정치, 경제, 사회문화)와 미시(고객, 경쟁사, 공급자) 요소들로 구성된다. 거시 환경은 기업이 직면하는 일반적인 제한요소들을 의미하며, 글로벌 시장 여건뿐만 아니라 공공 및 정부 기관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통제가 어렵다. 반대로 미시 환경은 기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며 통제하기가 더 쉽다. 예를 들어, 고객과 공급자는 계약이나 협약 등 법적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기업이 이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비즈니스 환경은 기업의 효율성과 효과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영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주제이다. 일반적으로 관리자들에게 어려움을 겪게 하는 주요 비즈니스 환경은 다음과 같다.

■ 정부 관료제와 법체계
■ 인구의 구매력
■ 차입 비용
■ 인적자원의 가용성 및 비용
■ 직원들의 마음가짐과 직업윤리
 자국을 넘어 해외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운영할 때, 상기 요인들은 문화적 차이로 인해 더 어려움이 가중되기도 하고, 해당 국가의 여건이 더 이상 호의적이지 않을 경우(전쟁 또는 경제위기)에는 사업을 중단하기도 한다. 더 나은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관리자들은 종종 SWOT(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요인) 분석을 세우기도 하며 이를 통해 직면할 수 있는 문제를 예상하고 적정한 액션플랜을 세울 수 있다.

Q. 말레이시아의 현재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1957년 독립 이후, 말레이시아는 점차 농업사회에서 산업국가로, 최근에는 지식 기반 경제로 발전했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말레이시아 경제는 연평균 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경제성장이 말레이시아의 빈곤근절 프로그램의 효과 측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사회 전반을 포괄하는 성장이라는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다수가 무슬림인 국가로써, 이슬람 금융 및 뱅킹, 할랄 연구단지, 할랄푸드 제조 및 인증, 화장품 및 의류를 포함한 다양한 이슬람 제품 및 서비스 영역에서 많은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국가기구(OIC)의 회원국으로 이슬람 제품 및 서비스 영역에서 현지 기업들의 성장도 빨라지고 있다. 

 할랄 분야 이외에도, 고등교육, 의료관광, 정보기술(IT)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해당 분야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말레이시아 문화와 시스템을 잘 아는 현지 기업들과의 합작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인프라와 세금인센티브와 더불어,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말레이시아의 매력은 지식 기반 벤처에 있어 국제 협력에 필요한 적정한 재능과 기술, 태도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 풀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Q. 대부분의 기관들은 말레이시아 비즈니스 환경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기관들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들이 비즈니스 친화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현재 시행되고 있는 경제개혁프로그램(Economic Transformation Program)이 그렇다. 인프라와 IT의 비약적인 발전은 말레이시아에서 창업하기가 요즘처럼 쉬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관점에서 말레이시아 정부의 국제무역 관계에 기울이는 노력들에 힘입어 무역 성과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 2017년 1/4분기 수출은 19.8% 증가한 327억 6,000만 달러, 수입은 21.5% 증가한 296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해 31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동시에, 말레이사아 기업들은 소비자 구매력, 차입 비용, 우수인력 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도시 등의 높은 생활비도 막대한 가계부채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기에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적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2015년 물품 용역소비세(GST)가 도입된 이후 더욱 악화되었다. 정부는 GST로 인해 기본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물가는 폭등했다. 더구나, 엄격한 파산법으로 인해 소기업들은 금융권 대출을 포기했으며 이로 인해 성장잠재력이 한계에 부딪혔다. 우수인재 측면에서도, 젊은 전문가층의 잦은 이직률은 막대한 교체 및 교육 비용을 초래했다. 

Q. 말레이시아의 현재 비즈니스 환경의 배경을 설명해 달라. (정부 정책, 규제, 기업 활동 등)

 현재 비즈니스 환경은 영국 식민지였던 18~20세기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시기에 영국은 상업활동을 위한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중국의 광부와 상인 그리고 인도의 노동자들을 말레이시아로 데려왔다. 반면 말레이시아 토착민(또는 부미뿌뜨라)들은 주로 농촌 지역의 농부로 남게 되었다. 이러한 과거가 현재까지 이어져, 비 토착민과 토착민 간의 사업소유권의 불균형이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말레이시아 인구의 67%를 차지하는 토착민들이 상업 분야에 참여가 저조한 것은 전체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정부는 1970년대부터 토착민과 비토착민 간의 개인 자본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신경제정책(New Economic Policy, 1970-1990)과 국가발전정책(National Development Policy, 1990-2000) 등의 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토착민들의 사업 참여는 주로 정부 주도로 이뤄졌기 때문에 토착민들이 소유한 기업들은 정부 지원에 매우 의존적이었고 지속적인 정부지원 없이는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다. 말레이시아 경제가 점점 글로벌화되고 자유무역에 노출됨에 따라, 토착민 소유 기업들의 향후 발전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했다.

Q.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비전 및 정책에 대해 설명해 달라.

 빈곤퇴치와 사회계층간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 이외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비전2020(Vision 2020) 하에, 말레이시아는 오는 2020년까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11차 말레이시아계획(Eleventh Malaysia Plan)에 나와 있듯이, 향후 국내총생산(GDP)는 매년 5~6%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만 5,690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어, 고소득경제로 간주되는 1만 5,000달러를 초과할 전망이다. 노동 집약적인 경제에서 지식과 혁신 기반의 경제로의 변화를 통해 노동생산성 향상으로 150만 개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은 하기 12개의 국가핵심경제분야에서 민간투자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 석유, 가스 및 에너지
■ 야자유 & 고무
■ 금융 서비스
■ 관광
■ 비즈니스 서비스
■ 전자 & 전기
■ 도매 & 소매
■ 교육
■ 의료
■ 커뮤니케이션 컨텐츠 및 인프라
■ 농업
■ 그레이터 쿠알라룸푸르/클랑밸리

 이러한 민간 분야 성과를 지원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정부는 6개의 정부 부문 즉 1) 경제 자유화의 맥락에서의 경쟁력과 기준, 2) 공공 금융, 3) 공공 서비스 제공, 4) 사회참여 및 삶의 평등, 5) 비즈니스에서의 정부의 역할, 6) 인적자본 발전에서의 전략적인 개혁 이니셔티브의 초안을 구상하고 있다.

Q. 비전 2020과 정부의 정책에 대해 평가해 달라.

 지난 30년 동안 말레이시아의 발전은 ‘비전 2020’에 명시되어 있는 철학과 원칙에 따라 신중하게 진행되었다. 1991년 2월 28일 툰 마히티르 모하메드(Tun Mahathir Mohamed) 총리가 발표한 비전 2020의 8가지 전략 목표의 청사진이 나타내는 국가상은 다음과 같다.

■ 방사 말레이시아(Bangsa Malaysia)¹⁾를 통한 통합된 사회
■ 정신적으로 자유롭고, 안전하고 선진화된 사회
■ 성숙한 민주주의
■ 완전히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사회
■ 자유롭고 관용적인 사회
■ 과학적이면서 발전적인 사회
■ 완전한 복지
■ 국가 부의 공정하고 공평한 분배
■ 경쟁적이고 역동적이며 활력있고 탄력적인 경제를 통한 번영

 이번 인터뷰를 통해 상기 내용들을 모두 평가하는 것은 어렵지만, 비전2020을 통해 말레이시아는 1990년 이후 전세계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통해 말레이시아는 공공시설과 인프라 등에서 물리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반면, 정치적 성숙, 통합, 노동윤리 같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의 발전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하지만 2020년 이후에도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중요한 이슈들이 곧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Q. 비즈니스 환경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가 행해야 할 조치에는 무엇이 있는가?

 위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이제 말레이시아 정부는 추상적이고 비가시적인 측면의 국가 발전에 더 주목해야 한다. 특히, 통합과 정치적 성숙을 확립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일본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민들이 국가의 이익이 항상 파벌 정치 보다 우선시 된다고 확신한다면 지속가능한 발전은 가능하다. 정당들 간에 이견은 종종 있겠지만 통합과 책임감 같은 기본적인 가치들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효과적인 리더십이 있다면, 사회가 성숙하고 국가 공동의 이익을 위한 사회통합의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국가통합과 정치적 성숙 이외에도, 인플레이션, 구매력, 우수인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임금과 고용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시행될지라도 인플레이션 영향에 대처하는 데는 충분하지 않았다. 독점이 계속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되며,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은 물가 폭등과 재화 및 서비스의 품질 하락의 원인이 되는 사기와 부패에 대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법률 시스템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과 번영만큼 도덕과 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우수한 인력과 인적자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물질적 보상의 확대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혁신을 통해 개인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Q. 가까운 미래에 말레이시아 비즈니스 환경은 어떻게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말레이시아 비즈니스 환경의 자유화는 계속해서 진행되고, 에너지나 건설 사업 같은 자본집약 부문에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자국 기업은 글로벌 경쟁에 더욱 직접적으로 노출될 것이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큰 규모의 다국적 기업과 협력할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글로벌 합작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자국 기업이 국내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방법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할랄 제조업, 이슬람 금융, 고등 교육 등과 같은 틈새시장은 말레이시아 기업의 글로벌화 가능성이 있는 영역으로 정부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아세안(ASEAN) 지역 내에서 지식 기반 경제로 발전하기 위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노력도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11월 22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범한 아세안경제공동체(AEC: ASEAN Economic Community)는 중요한 이정표이다. 말레이시아 비전 2020과 일치하는 AEC의 청사진은 고도로 통합된, 화합된, 경쟁적, 혁신적, 역동적, 탄력적, 포괄적이며, 사람 지향적/중심적이고, 글로벌 경제와 통합된 ASEAN 공동체를 2025년까지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EC의 시장잠재력은 2조 6,000억 달러이며 전체 인구는 6억 2,200만 명으로 아시아 3위, 글로벌 7위의 규모이다. 이와 같이, 향후 말레이시아의 비즈니스 환경은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해서 발생하는 기회들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

1) 민족적 통합(특히 화교와 말레이시아 토착민, 부마푸트라) 정책을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