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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인터뷰) 한-라오스 정상회담의 평가와 양국관계 전망

라오스 이요한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 선임연구원 2016/10/04

한국과 라오스 정상은 2016년 9월 9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12년 만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한·라오스 정상회담은 지난 4월 출범한 라오스 신지도부와의 만남으로서 향후 5년 또는 10년간의 양국 관계를 돈독히 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양국 정상회담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관계의 증진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였다. 위와 관련하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의 이요한 선임연구원에게 양국 정상회담의 의의와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한국 대통령의 이번 라오스 공식방문은 어떤 의미인가?
라오스는 1974년 한국과 수교하였으나, 1975년 공산화가 되면서 한국과 단교하게 되었다. 탈냉전이 진행된 후 라오스는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고 있지만 1995년 양국은 재수교하게 되었으며 21년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재수교 이후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ASEAN+3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공식 방문을 하게 되었으며, 이후 한국의 대라오스 무역·투자·관광·개발협력이 크게 확대되었다. 따라서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라오스 방문 또한 양국 관계 전 분야에 걸쳐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라오스 입장에서 한국은 무역·투자·원조 분야에서 모두 4위(톱 4)안에 드는 매우 중요한 국가이다. 라오스는 한국의 개발경험을 많이 배우고자 하며, 한류의 인기 또한 높은 곳으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컸다.


Q2. 한국과 라오스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무엇이었는가?
이번 양국 관계의 주요 의제는 지난 21년간의 양국관계를 평가하고 정무·국방 협력, 교역·투자, 에너지, 개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 실질협력 증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양국 정상은 정무·국방 분야 협력과 관련해 제도적 기반이 되는 ‘국방협력 MOU’ 체결을 추진하고 고위인사 교류를 포함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또한 한국의 ODA 중점협력국인 라오스에 분야별 맞춤형 개발협력을 시행하기 위해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등 새로운 사업시행을 지원하기로 하였으며, 라오스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제8차 사회경제개발계획(The 8th National Socio-economic Development Plan)을 지원할 것을 천명하였다. 한-라오스 정상회담을 계기로 교역, 투자, 산업, 에너지, 보건, 인프라, 개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18건의 MOU가 체결돼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토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Q3. 라오스가 북한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과의 협력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라오스는 사회주의 국가를 유지하고 있는 세계에 몇 남지 않은 국가 중 하나이다. 라오스는 지난 4월 신정부가 출범한 바 있는데, 북한은 6월 노동당 대표를 보내어 축하하는 등 양국의 우호 관계를 과시한 바 있다. 주지하다시피 북한 외무상 역시 공동성명에서 언급된 북핵 이슈를 수정하기 위해 추가적인 일정을 갖는 등 북한 입장에서 라오스는 외교적 노력이 가능한 대상으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리적인 측면에서 한국이 압도적으로 중요한 관계임을 라오스는 잘 알고 있다. 특히 라오스 1세대 지도부와 달리 개혁적 성향을 가진 2세대, 3세대 지도부는 한국과의 관계를 더 중시하고 있으며, 최근 많은 라오스 공무원들이 한국에 연수 차 방문하여 친분관계를 맺어 가고 있다. 무엇보다 라오스 국민들은 한국의 문화 콘텐츠에 익숙하며, 젊은 세대들은 북한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이념적 측면에서 북한과의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되고, 실리적 측면에서 한국과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 져 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라오스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이나 여행하는 한국 관광객의 경우 라오스에 북한 주재원과 북한이 운영하는 식당, 게스트 하우스 등이 있는데, 이들과의 접촉이나 북한이 관계된 곳에는 안전을 위해 출입을 삼가는 것이 필요하다.


Q4. 북한의 9월 9일 제 5차 핵실험이 양국 간 정상회의와 동일한 시간에 실시되었다. 라오스의 북핵 이슈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라오스를 포함한 아세안 회원국 모두는 동남아비핵지대화(SEANWFZ: Southeast Asia Nuclear-Weapon-Free Zone)를 결성하는 등 기본적으로 핵확산에 반대하는 입장을 갖고 있다. 북핵 문제는 비엔티안에서 개최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East Asia Summit)의 주요 이슈이기도 했다. 정상회의가 마친 이후 북한에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 UN의 제재에 대한 지지 입장, 동아시아에서 핵무기의 확산을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서가 채택되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의 핵실험 직후인 2016년 9월 10일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북한의 UN 결의안 위반을 비난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적 해결에 대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따라서 라오스는 북한과의 우호적 관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 특히 양국 정상회의 시간에 시도된 북한 핵실험에 대해 동북아 및 국제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음과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조치에 대한 공감을 표명하였다.


Q5. 라오스의 경제적 잠재력과 한국과 라오스의 경제협력에 대한 전망은?
라오스는 경제규모가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이다.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7% 이상 성장하여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도 2005년 500달러 수준에서 2016년 1,900달러(추정)까지 크게 높아지면서 중산층도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한국과 라오스의 무역 총액은 2002년 4,500만 달러에서 2015년 약 20억 달러로 무려 40배나 증가하였다. 한국의 대라오스 투자 총액은 2015년 기준으로 3억6천만 달러이며, 대 라오스 개발 협력 또한 2천 7백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라오스의 경제성장에 비례해 한국과의 경제관계도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내외적인 여건을 고려해 볼 때 라오스의 경제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한국과의 교역 및 투자는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Q6. 한국의 대라오스 진출 유망 분야는?
라오스 GDP는 127억 달러(2015년 기준)에 불과하여 한국의 대기업 또는 대규모 투자를 유인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빠른 경제성장에 따른 산업별·기업별 중소 규모의 투자는 매우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라오스에 대한 진출은 단기적 수익보다는 중장기적 시각 특히 5개국과 국경을 맞댄 지경학적 위치를 활용한 교통(유통·물류 포함)분야에 대한 사업을 진출할 수 있다. 라오스의 수력 발전업은 국가의 전략 산업이자 기간산업으로 적극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2013년 한국의 서부 전력과 SK 건설이 세남노이 프로젝트로 발전용량 410㎿ 규모의 프로젝트를 참여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라오스 수력발전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미미한 수준이다. 이번 정상회의 때 한국 서부발전은 라오스 참파삭주 팍세(Pakse) 주변에 총 700㎿급 대규모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향후 28년간 운영하면서 생산한 전력을 판매하는 투자계획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라오스의 전력 사업에 대한 진출과 관련된 송배전 산업 또한 유망한 사업으로 볼 수 있다. 라오스 중산층의 증가는 관련 산업의 성장을 가져오는바 금융 산업 및 주택 산업에 대한 투자 또한 고려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이미 비엔티안 외곽에 대규모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으며 테마파크, 워터파크 등 레저 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라오스의 인적자원 수준이 높지 않음을 고려할 때 교육 서비스업도 유망한 산업으로 고려할 수 있다.  


Q7. 한국과 라오스 관계의 증진을 위한 방안은?
라오스의 경제성은 현재에 있다기보다는 미래에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라오스의 가장 큰 장점은 5개국과 육로로 연결되어있는 ‘land-linked’ 국가로 아세안의 역내 교역은 물론 중국과의 육로 교역을 위해서 반드시 라오스를 경유해야 한다. 라오스는 현재 철도와 고속도로가 거의 없는 곳으로 중국의 경우 라오스의 유통과 물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9조 원 규모의 철도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 동행한 한국 기업들은 메콩 개발 참여를 적극 확대하기로 했고, 라오스-베트남 연결 철도에 대한 타당성 조사, 라오스 아세안하이웨이(ASEAN Highway) 라오스 구간 개량 타당성 조사 등 인프라 협력사업도 추진 중인데 이를 계기로 라오스 인프라 시장에 대한 진출을 계속 추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한국은 라오스에 대한 개발협력(ODA) 사업도 양국 관계의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다. 라오스는 여전히 교육, 의료 분야에 취약한 상황이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서울대 병원과 라오스 국립의대의 의료인력 양성협력과 정보통신(ICT) 기반의 원격의료 협력을 포함하는 ‘서울프로젝트’를 가동하기로 하였다. 또한 한국의 ‘친환경 에너지타운’모델도 전수하여 라오스의 환경을 보전하면서도 전력 공급이 취약한 지방에 전력과 가스를 제공하기로 하였다. 이와 같은 개발협력 추진은 양국 관계 특히 신지도부와의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호혜적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Q8. 이번에 최초로 열린 한국·라오스 비즈니스 포럼의 내용은?
한국 비즈니스 포럼은 대한상공회의소와 라오스상공회의소, 코트라의 주최로 양국의 산업통상부 장관과 한국 측 기업인 150여 명, 라오스 기업인 100여 명이 참석하였다. 포럼을 통해 양국은 경제협력위원회를 신설해 기업인 교류와 더불어 에너지 협력과 투자진출 성공사례를 공유하기로 하였다. 한국 기업으로 이미 라오스에 진출한 한국 서부발전 측은 한국 기업의 라오스 인프라 구축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코라오 그룹 측은 라오스 내수시장의 확대와 AEC 출범으로 라오스의 전략적 중요성이 증가할 것이라 전망하였다. 한국 측의 대한상공회의소는 라오스의 지리적 입지와 적극적 해외투자 유치 정책 등 라오스의 양호한 투자 환경을 장점으로 꼽으며 한국 기업의 라오스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언급하였다. 코트라 또한 라오스 투자기획부와 투자 교류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메콩 경제권의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또한 한류와 연계된 소비재, 금융·외식 프랜차이즈 같은 서비스, 건설, 보건 분야에 대한 투자 영역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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