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인도네시아의 제7대 대통령인 조코위(본명 조코 위도도) 정부가 출범하였다. 지난 10월 20일에 대통령에 취임한 조코위 대통령은 일주일 후인 지난 26일에 내각 명단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통치에 착수하였다. 조코위 정부 각료진의 특징과 주요 장관들에 대하여 분석해보고자 한다.

조코위 정부의 탄생과정

- 2014년 7월의 대통령 선거에서 인도네시아 대약진당(Gerindra)의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후보를 약 6% 차이로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
- 조코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나 의회는 프라보워 후보가 이끄는 야당연합이 다수를 차지하는 여소야대가 되어 조코위 정부의 원활한 정책집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짐.
- 따라서 조코위 정부의 내각 구성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는데 이는 대통령 선출 후에 고위관직을 매개로 새롭게 합종연횡하는 인도네시아 정치의 특수성 때문. 그러나 조코위 대통령이 정치적 흥정을 통한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시도하지 않음으로서 큰 변화가 발생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임.
- 많은 시민단체들과 언론이 비리에 연루된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등 사회적인 논란이 일어나면서 각료 명단 발표가 지연되었으며 몇몇 유력한 장관 후보들이 막판에 바뀌는 진통을 겪은 바 있음.
 
조코위 정부의 각료 구성의 특징

-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의 내각 명칭을 ‘일하는 내각(Kabinet Kerja 또는 Working Cabinet)'으로 명명하였으며 총 34명의 장관을 임명. 4명의 조정장관(Coordinating Minister)과 30명의 각 부처 장관으로 구성.
- 이번에 임명된 각료들의 특징은 전문가와 기술관료 출신들이 많고 자바(Java) 출신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며 45세 이하의 젊은 장관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음.
- 각료들의 배경을 세분해서 구분해보면 20명은 전문가 또는 관료 출신이 임명되었고 정당 소속의 정치가는 14명을 차지. 정당별로 구분해 보면 투쟁민주당(PDI-P)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고 국민민주당(NasDem)과 민족각성당(PKB) 출신이 각각 3명이며 민족양심당(Hanura) 출신이 2명으로 여당연합에 골고루 배분하였음. 나머지 한명은 통일개발당(PPP) 출신의 종교부 장관을 유임시켰음.
- 임명된 장관들의 출신지역별 분포를 보면 자바(Java) 출신이 26명으로 76%를 차지하여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 다음으로는 수마트라(Sumatra) 출신이 4명이고 인도네시아 동쪽 끝에 있는 파푸아(Papua) 섬 출신이 처음으로 장관으로 임명되었음. 남성이 26명이고 여성은 8명이 장관에 임명되었으며 연령은 45세 이하가 20명이나 임명되어 한층 젊어진 내각을 구성.
- 전체적으로 이번에 임명된 각료들은 비교적 깨끗하고 참신한 인사들이 임명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중량감이 부족하고 적재적소에 배치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음(Kompas, 28 October 2014). 이러한 현상은 조코위 대통령과 칼라 부통령이 기용하려고 시도했던 몇몇 핵심 인사들이 과거에 부정과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교체되었기 때문임.
- 조코위 대통령은 정당 출신의 장관들에게 정당의 주요 보직으로부터 사퇴할 것을 임명조건으로 하여 장관들이 해당 부처 업무에만 전념하도록 조치한 것도 특징 중의 하나임. 

조코위 대통령의 각료 중 관심을 끄는 장관들

- 조정장관(Coordinating Minister)은 핵심 부문의 조정업무를 담당하는 시니어(Senior) 장관으로 4개 부문으로 구성. 해양업무(Maritime Affairs)조정장관, 정치, 법률 및 안보(Political, Regal and Security Affairs)조정장관, 경제(Economic)조정장관, 그리고 인적개발 및 문화(Human Development and Culture)조정장관 등이 있음.

<조정장관 명단과 소속>

- 해양업무조정장관은 이번에 새롭게 신설된 조정장관으로 조코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양산업 발전의 의지를 담고 있음. 해양업무조정장관은 조코위 대통령이 설정한 아시아-태평양의 “해양 주축(Maritime Axis)” 국가가 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관장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부여받고 있음. 전임 유도요노 대통령이 육지 개발에 중점을 두었던 것에 비추어 조코위 정부의 특징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 있음.
- 신임 해양업무조정장관으로 임명된 Indroyono는 언론 인터뷰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새롭게 만든 장관직으로 정부부처와 관련 정부기관들을 조정하는 것은 중요한 업무이지만 매우 어려운 업무라고 취임 소감을 피력. Indroyono 장관은 교통부, 관광부, 에너지광물자원부, 해양수산부 등의 4개 부처의 업무를 관장하고 조정.
- 에너지광물자원부가 경제조정장관 소관에서 해양업무조정장관 소관으로 변경된 것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인도네시아의 에너지자원(석유 및 천연가스)이 육지보다는 해양에서 주로 개발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음.

- 조정장관들 중에서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장관은 인적개발과 문화조정장관에 임명된 Puan Maharani 투쟁민주당 의원이라고 할 수 있음. Puan 장관은 투쟁민주당의 대표인 Megawati의 딸로서 투쟁민주당의 실세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에 투쟁민주당이 집권하며 최고위직 관료에 발탁.
- 그러나 다른 조정장관들이 해당 분야의 유능한 전문가들이며 또한 경륜이 풍부한 데 비하여 Puan 장관은 아직 42세에 불과하고 해당 분야에 경력이 미비하여 잘못된 임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음. 조코위 대통령의 후견인인 Megawati 투쟁민주당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Puan 장관을 통해 각료들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해석. 향후에 각료 회의에서 Puan 장관의 영향력이 커지면 조코위 대통령과 마찰이 발생할 소지가 있음.

- 조코위 대통령이 임명한 30명의 각 부처 장관들 중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인사는 다음과 같다.
- 첫 번째는 인도네시아 여성 최초로 외교부 장관에 임명된 Retno Marsudi 장관임; Retno 장관은 노르웨이, 아이스란드 그리고 네델란드 대사를 역임한 경험이 풍부한 외교관료이지만 그동안 장관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의외의 인물.
- 인도네시아 언론에 따르면 외교부라는 핵심부처에 여성장관을 임명한 것은 커다란 변화이며 발전이지만 Retno 장관이 인도네시아와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협상능력이 부족한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음.(Jakarta Post, 28 October 2014) Retno 장관 하에서 특별한 외교적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음.
- 두 번째는 무역부장관에 임명된 Rachmat Gobel도 관심을 끌고 있음; Rachmat 장관은 인도네시아의 재벌 중의 하나인 Gobel 그룹의 소유주인데 Gobel 그룹은 화인이 아닌 인도네시아 원주민이 소유한 대표적 기업 중의 하나임.
- Rachmat 장관은 일본의 중앙대학교를 졸업하였으며 Panasonic과 Mitsubishi 등 일본기업과 합작을 통해 Gobel 그룹을 성장시킨 대표적 친일 기업가로 조코위 정부가 일본과의 경제관계 증진을 위해 임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조코위 정부의 일본 편향은 정권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일본계 기업인 Astra International의 전임 사장이었던 Rini Soemarno를 임명할 때부터 감지된 바 있음. 조코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서도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과의 경제관계 증진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 세 번째는 야당연합에 속한 통일개발당(PPP) 출신의 종교부 장관인 Lukman Hakim Saifuddin을 유임시킨 것은 향후에 통일개발당을 여권연합으로 포섭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음. 프라보워가 이끄는 거대 야당의 위세를 꺾기 위해서 1차적으로 통일개발당을 영입하고 향후에 골카르당 또는 민주당(PD)을 영입하려는 정치적 시도로 해석되고 있음.

<참고자료>

Kompas, "Mendag Rachmat Gobel, Pecinta Silat yang Inginkan Persatuan," 26 October 2014.
Kompas, "Cerita JK soal Pertimbangan Memilih Puan sebagai Menko," 27 October 2014.
Kompas, "Pro-Kontra Menteri Jokowi di Kalangan Masyarakat,“ 28 October 2014.
Jakarta Post, "Retno still to learn the ropes, no clear vision yet," 28 October 2014.
Jakarta Post, "Jokowi’s Cabinet lacks wow factor," 27 October 2014.
Jakarta Post, "Marine industry should be more profitable: New minister,“ 30 October 2014.
Jakarta Post, "'I’m ready to face new challenges,’ says maritime affairs minister,“ 26 October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