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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잠재력은 리스크인가? –방글라데시의 잠재력, 리스크로 볼 것인가?-

방글라데시 신진영 한국외국어대학교 북벵골만 연구사업단 전임연구원 2013/07/26

얼마 전 한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참석하신 대기업 중간 관리자 분이 방글라데시 투자 환경에 대한 토론에 앞서 잠재력 있는 국가는 투자 고려 대상이라기보다 ‘투자 기피’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 분이 몸담고 계시는 대기업에서 몇 십 년 전부터 잠재력 있는 국가로 여겨진 인도네시아에 투자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인도 사업 역시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잠재력을 가능성으로 보기보다 리스크로 봐야 하지 않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하셨다.

과연 방글라데시는 잠재력이 있는 국가이기보다 리스크가 큰 국가인가? 사실 방글라데시에 대한 추억은 그리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 20여 년 전 방글라데시는 가뭄과 홍수로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였고, 1억 이상의 인구는 세계의 짐으로까지 여겨졌다. 그러던 방글라데시가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2005년 골드만삭스가 브릭스(BRICs)의 뒤를 이을 ‘넥스트 11(NEXT 11)’으로 방글라데시를 지목하면서부터였다. 골드만삭스는 거시 경제 상황과 안정성, 인적 자원, 기술, 미시 경제 환경과 정치 상황을 통합적으로 평가한 것이었다. 당시 짐 오닐 회장은 방글라데시의 휴대폰 사용자가 많고, 평균 수명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으며, 경제 개방도가 높이 평가했다고 발표했었다.

그로부터 7년 후 중간 점검에서 방글라데시는 “매우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6월 11일 런던에서 연린 파이넨스 아시아(Finance Asia) 방글라데시 투자 서밋에서 전문가들은 방글라데시가 ‘넥스트 11’에 걸맞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넨스 아시아 보고서는 “1억 6천을 보유한 방글라데시는 금융 위기와 각종 재해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간 꾸준히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평가했으며, “더 이상 방글라데시가 원조 수혜국이 아니라 세계 각국 투자자의 이목을 끌고, 해외 기업의 투자처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방글라데시를 ‘넥스트 11’으로 지목한 짐 오닐 전 회장은 “방글라데시가 한국이 이룩한 발전에 견줄만한 경제 성장을 이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증거로 방글라데시가 현재 글로벌 밸류 체인(value chain)에서 신속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이미 IT 분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과는 너무 다르고 낙후된 국가로 기억되는 방글라데시가 우리나라와 비견될 경제 성장을 이룩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견해는 우리를 당황스럽게 한다. 일부 기업인들이 방글라데시의 잠재력 보다는 위험 요소들이 더 크게 다가오는 이 시점에서 이는 너무나 낙관적인 견해로 보인다.

과연 방글라데시는 잠재력보다 위험요소가 더 큰 국가인가? 방글라데시로 유입된 외국인투자 규모에 대한 2011년 자료에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뒤를 이어 방글라데시의 제 2위 투자국이다. 그 뒤를 이어 홍콩, 중국, 인도의 투자규모가 많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최신 통계 자료는 없지만,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인도의 투자이다. 섬유업계에 치우친 한국과 달리 인도는 섬유, 의료, 의약, 전력 등 투자 분야가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으로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인도 토종 기업들이 방글라데시로 진출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인도는 틈새시장을 찾아 공략하고 있다. 인도의 대형 병원이 방글라데시 취약한 의료계를 비집고 들어가고 있다. 또한 전력에 어려움을 겪으며 획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방글라데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방글라데시의 많은 인구가 더 이상 세계의 짐이 아니라는 것이다. 2010년 세계적인 IT 리서치 기관이 가트너가 방글라데시를 세계 20대 BPO 후보지로 꼽은 이후 방글라데시 정보통신 시장은 새로운 주목을 받았다. 현재 방글라데시에서는 3만 5천명의 IT 전문 인력들이 800개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1만 명이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즉, IT 인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 각국의 IT 기업들이 방글라데시에 진출하고 있고, 삼성도 2011년부터 다카에서 400명의 직원으로 R &D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꾸준히 확장해 오고 있다. 방글라데시 IT 및 IT 관련 서비스 사업은 2012년에 3억 25백만 달러로 집계되었다. 이는 전년 대비 25% 성장한 규모이다. GPIT(Grameen Phone IT)의 라이한 샴시(Raihan Shamsi)회장은 방글라데시가 IT 전문 인력을 갖고 있고, 6천 명에 달하는 젊은 인력(15세~34세)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BPO 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BPO 분야 인력이 인도나 필리핀보다 40%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방글라데시가 BPO 산업의 적지이며, BPO산업이 방글라데시로 이전될 경우 경제 발전이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의 현재 모습은 20년 전 인도와 별반 다르지 않다. 부정부패, 정치적 파업으로 사회가 혼란하며, 자동차가 다니기 힘들 정도의 도로와 하루의 절반 이상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도심의 모습이 그러하다. 그러나 표면적인 방글라데시의 모습 때문에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10년 혹은 20년 후 인도 시장을 잃는 것과 동일한 실수를 범할지도 모른다. 1990년대 인도 시장에 진출한 대기업 사장님에게 “왜 인도로?”라는 질문을 했다. 그 때 사장님은 “인도가 아니면 갈 곳이 없었다”고 했다. 또 “왜 힘든 인도 시장에?”라는 질문에 “인도가 쉬운 시장이었으면 우리에게 기회가 왔겠는가?”라고 대답했다. 잠재력을 보자는 것이 무모하게 투자하라는 말은 아니다. 또한 잠재력이 있다고 하여 모든 산업이 성공한다는 것은 더욱 아니다. 오히려 편견 없이 국가의 진실을 보고 리스크를 철저히 분석하며 때를 기다리자는 것이다. 가능성을 분별하고, 투지를 잃지 말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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