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남아시아

스승을 신처럼 섬기며 봉사하고 헌신하는 인도 고대의 전통은 중세 힌디문학에서 까비르의 시편들 가운데 ‘스승의 편’에 이르러 문학적 성과물로 나타난다. 까비르의 시 ‘스승의 편’이 가진 철학적인 의미를 살피기 위해 인도철학의 중요한 원전들을 인용하여 해석하면, 그의 시구들이 가졌던 모호한 의미가 나름 명료해 진다. 이것은 까비르의 시가 주요한 인도철학의 개념들을 날줄과 씨줄로 삼아 엮인 것임을 의미한다. ‘스승의 편’은 인도의 육파철학 가운데 베단타, 샹캬, 요가, 느야야 철학 등 인도의 주요철학적인 개념들을 자연스럽게 내포하고 있다. 특히 베단타 철학에서는 『우파니샤드』와 『바가바드기타』, 샹캬철학에서는 『쌍크야까리까』와 『쌍크야쑤뜨라』, 요가철학에서는 『요가쑤뜨라』, 느야야철학에서는 『느야야쑤뜨라』가 까비르의 ‘스승의 편’을 해석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작용한다. 이러한 사실은 ‘스승의 편’이 인도철학의 주요 원전의 내용을 시적으로 유용하게 형상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는 시인인 까비르의 작품이 글을 넘어선 글인 메타언어로 인도철학의 중요개념들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