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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와 상호방위협정 체결...인도의 전략적 우려 증대
파키스탄 신소은 EC21R&C 연구원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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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상호방위협정을 체결하며 핵우산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인도는 안보 우려와 함께 IMEC 추진 차질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출처: Getty Images
□ 파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 상호방위협정 주요 내용
◦ 2025년 9월 17일 역사적 상호방위협정 체결
- 2025년 9월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셰바즈 샤리프(Shehbaz Sharif) 파키스탄 총리가 리야드(Riyadh)에서 전략적 상호방위협정(SMDA: Strategic Mutual Defense Agreement)에 서명함. 동 협정은 "어느 한 국가에 대한 침략은 양국 모두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으며, 양국 간 국방협력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됨.
- 칼리드 빈 살만(Khalid bin Salman)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장관은 동 협정이 "모든 군사적 수단을 포괄하는 포괄적 방위 협정"이라고 강조하였으며, 카와자 아시프(Khawaja Asif) 파키스탄 국방부장관은 필요시 파키스탄의 핵 역량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제공될 수 있음을 시사함. 이는 이슬람 국가들 중 유일한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핵우산(nuclear umbrella)*을 제공할 가능성을 최초로 공식 인정한 것으로 평가됨.
*핵 보유국이 핵 전력이 없는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유사시 핵 전력을 제공한다는 개념
◦ 협정의 전략적·시기적 의의
- 이번 협정은 2025년 9월 9일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 직후 체결된 바 시기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님.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안보 보장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이란 및 이스라엘로부터의 위협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 파트너십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파키스탄과의 협정은 이러한 전략의 핵심 요소로 평가됨. 특히 2019년 이란의 사우디 아람코(Aramco) 공격과 2025년 6월 카타르 내 미군 기지 공격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보 우려를 가중시킨 것으로 관찰됨.
-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이 2025년 5월 파키스탄-인도 군사 충돌 이후 체결된 점에 주목하며, 이번 협정이 파키스탄의 ‘전략적 승리’라고 평가함. 이샤크 다르(Ishaq Dar) 파키스탄 외교부장관은 동 협정이 수개월간의 협의를 거쳐 체결되었으며, 파키스탄 최고 민군 지도부와 사우디 왕국 간의 긴밀한 조율의 결과라고 설명함.
□ 인도의 입장 및 IMEC 구축 계획 차질 가능성
◦ 인도, 전략적 우려 속 신중한 입장 표명
- 인도 외교부는 파키스탄-사우디 협정에 대해 "오랜 기간 지속된 양국 간 협력을 공식화한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표명하였으나, 란디르 자이스왈(Randhir Jaiswal)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인도의 국가 안보와 지역 및 글로벌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상호 이익과 민감성을 고려할 것을 기대한다”고 언급함.
- 한편 칸왈 시발(Kanwal Sibal) 前 인도 외교부장관은 동 협정을 사우디아라비아의 "중대한 실책(grave misstep)"이라고 비판하며,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 붕괴된 파키스탄이 안보 제공자가 되는 것은 위험한 제안”이라고 경고함.
◦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차질 가능성
- 일각에서는 이번 파키스탄-사우디 방위협정으로 인해 2023년 G20 뉴델리(New Delhi) 정상회의에서 출범한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India-Middle East-Europe Economic Corridor)’ 프로젝트가 추진력을 잃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음. IMEC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인도-유럽 연결의 핵심 허브로 지목하고 있으나, 사우디아라비아가 파키스탄과의 협력을 지속 강화할 경우 프로젝트의 정치적 신뢰 기반이 약화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됨.
-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몇 년간 에너지 무역, 고위급 정치 방문, 합동 군사훈련 등을 통해 관계를 심화시켜왔으며, 인도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전체 에너지 수입의 18%를 조달하고 있음. 아울러 지난 2025년 4월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의 리야드 방문 기간 양국은 전통적 유대를 강화하고 우주, 국방, 기술 등 신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이번 파키스탄-사우디 협정은 이러한 성과를 약화시킬 수 있으며 인도는 이스라엘, 미국, 유럽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다중 정렬(multi-alignment)" 접근법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음.
□ 중동-아시아 안보 협력 강화 및 글로벌 강대국 경쟁 심화
◦ 중동-아시아 안보의 상호연계성 강화
- 파키스탄-사우디 협정은 중동-아시아 안보의 상호연계성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 이번 협정을 통해 이슬람 국가 유일의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은 중동 안보 지형에 공식적으로 진입하였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사우디아라비아가 파키스탄과 인도, 이란의 국경 긴장,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관련 문제 등 남아시아 지정학과 분쟁에도 개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함.
- 이와 관련, 후세인 하카니(Husain Haqqani) 前 파키스탄 대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파키스탄에게 냉전 시기 미국의 역할(인도와 경쟁하기 위한 파키스탄 군사력 구축을 지원할 경제적 능력을 가진 국가)을 수행하는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함. 실제, 사우디아라비아는 2025/26 회계연도에 60억 달러(약 8조 3,600억 원) 이상의 차관 및 예금 등을 통해 파키스탄의 최대 외부 재정 지원국이 될 예정이며, 이는 양국 간 전략적 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됨.
◦ 미중 경쟁 구도 속 지역 안보 지형 재편 가능성
- 일부 전문가들은 파키스탄-사우디 방위협정이 미국을 서인도양에서 더욱 멀어지게 하는 동시에 중국을 가까이 끌어들이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평가함.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안보 보장 약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중동 정책과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등에 대응하여 중국의 긴밀한 파트너인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심화시킴으로써 위험을 분산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이는 미중 간 글로벌 영향력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찰됨.
- 한편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군사 작전과 파키스탄-사우디 방위협정의 영향으로 중동과 아시아에서 추가적인 상호방위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음. 실제, 다수 중동 국가들이 국방력 강화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는 역내 지정학 지형의 근본적인 재편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됨.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참고자료
BBC, Why the Pakistan-Saudi Arabia defence pact is unsettling India, 2025.09.23.
The Diplomat, Pakistan-Saudi Arabia Defense Agreement Tests India’s Gulf Balancing Act, 2025.09.22.
ISPI, Saudi-Pakistan Mutual Defence Pact: Implications for India, IMEC, and US Influence in the Gulf, 2025.09.19.
The Diplomat, Pakistan and Saudi Arabia Forge Strategic Defense Pact Amid Shifting West Asian Dynamics, 2025.09.19.
DW, What's behind the Pakistan-Saudi Arabia defense pact?, 20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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