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남아시아 지역 내 미국 대외원조 중단의 파급효과와 중국의 영향력 확대
인도ㆍ남아시아 일반 김형석 EC21R&C 연구원 2025/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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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원조 중단 결정과 즉각적인 영향
o USAID 프로그램 83% 전면 중단 및 인도적 지원 위기 직면
- 2025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취임 직후 약 440억 달러(약 60조 2,900억 원) 규모의 대외원조 프로그램에 대한 90일간의 전면 중단을 명령함. 이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운영하는 전체 프로그램의 약 83%가 완전히 중단되는 결과를 초래하였으며, 나머지 17%는 국무부 직속 관리 하에 운영되게 됨.
-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은 향후 원조 프로그램이 '미국의 안전', '미국의 국력', '미국의 번영' 증진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발표함. 이러한 기조에 따라 USAID는 국무부 직속 기관으로 편입되었으며, 2월 3일 루비오 장관이 USAID 임시 수장(acting administrator)으로 임명되었는데, 이는 기관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음.
o 방글라데시, 네팔,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국가들의 보건·교육 분야 타격
- 방글라데시의 경우, 2023년 기준 약 4억 9천만 달러(약 6,700억 원) 규모의 USAID 지원이 중단되었는데, 이로 인해 방글라데시 국제설사병연구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Diarrhoeal Disease Research)에서 약 1,000명 이상의 직원이 해고되었으며, 로힝야 난민을 위한 10여 개의 의료시설이 운영을 중단함. 이는 방글라데시의 사회 안전망을 심각하게 약화시키고 있음.
- 파키스탄에서는 60개 이상의 유엔인구기금(UNFPA) 운영 의료시설이 폐쇄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로 인해 약 170만 명(아프간 난민 120만 명 포함)의 의료 서비스 접근이 제한됨. 또한, 에너지, 경제개발, 농업, 거버넌스, 교육, 보건 등 총 8억 4,500만 달러(약 1조 1,500억 원) 규모의 39개 프로젝트가 중단됨. 네팔의 경우 2022년 체결된 6억 5,900만 달러 (약 9,000억 원)규모의 5개년 개발 협정이 중단되었으며, 생물다양성 보존 프로젝트와 39개 학교의 조기교육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확인됨.
☐ 중국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과 지역 내 세력 균형 변화
o 미국의 원조 중단으로 인한 중국의 전략적 기회 확대
- 중국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RI)를 통해 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특히 방글라데시의 경우, 2016년 BRI 가입 이후 인프라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왔으며, 최근에는 법 집행 훈련, 디지털 거버넌스, 선거 관행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음.
- 중국은 인도주의적 지원보다는 상업적 또는 준양허성 차관 형태의 지원을 선호하며, 이를 통해 전략적 의존성을 창출하고 있음. 실제로 중국은 방글라데시-미얀마 국경 로힝야족의 조기 귀환을 압박하는 등 원조를 정치적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있으며, 네팔에서는 재난 구호와 경찰 훈련을 티베트 공동체 감시 강화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음.
o 인도의 역내 인도적 지원 리더십 역할 기대
- 인도는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과 벵골만기술경제협력체(BIMSTEC) 등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재난 대응, 보건의료, 민주적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이니셔티브를 개발할 것으로 기대됨. 특히 SAARC 코로나19 긴급기금을 항구적인 보건·재난 대비 메커니즘으로 전환하고, BIMSTEC 주도의 인도적 지원·재난구호(HADR) 센터 설립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됨.
- 인도는 의약품 및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이동식 의료 유닛, 원격의료, 질병 감시, 공동 재난 훈련 등을 위한 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지역 대응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이러한 다자간 협력 접근방식은 양자 채널에만 의존하는 중국의 원조와 차별화되는 요소가 될 것으로 평가됨.
☐ 남아시아 국가들의 대응과 향후 전망
o 주요 공여국들의 개발협력 지원 현황
- 일본은 현재 미국보다 약 3배 이상의 개발 원조를 동남아시아에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남아시아 지역에서도 그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 한국, 캐나다, 유럽 국가들과 호주 등도 잠재적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특히 호주는 2025년 연방 예산에서 원조 삭감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
- 한편, 유럽의 경우 국방비 지출 증가로 인해 대외원조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령 영국은 2027년부터 대외원조를 국민총소득(GNI)의 0.3%로 삭감할 예정이며, 이는 학계와 정책입안자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음.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유럽 국가들은 특정 분야에 집중된 지원을 모색하고 있음.
o 시민사회 단체들의 생존 위기와 새로운 협력 모델 필요성 대두
- 남아시아 지역의 시민사회 단체들은 자금 조달의 다각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데, 특히 성소수자, 여성, 청소년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던 단체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다양한 후원자 그룹을 보유한 단체들조차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
- 한편, 이러한 상황은 미국 정부 자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 사회의 필요에 더욱 부합하는 유기적인 시민사회를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음. 일부 활동가들은 해외 원조 자금이 실제 수혜자보다 중개인, 자문위원, 컨설턴트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해왔다고 지적하며,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자금 운용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음.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South Asian Voice, U.S. Retreat Provides India an Opportunity for Humanitarian Leadership in South Asia, 2025.6.16.
Center for New American Security, Democracy in South Asia amid U.S. Aid Cuts, 2025.5.15.
The Diplomat, The USAID Freeze: A View From Sri Lanka and the Global South, 2025.4.14.
East Asia Forum, As Western aid dries up, Southeast Asia faces the fallout, 2025.4.1.
Global Voices, USAID suspension has far-reaching impacts in South Asia, 20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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