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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트럼프 2기 행정부 下 미-인도 관계: 전략적 협력의 심화와 구조적 마찰

인도 K N Pandita Centre of Central Asian Studies, Kashmir University Associate Professor 2025/07/01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AIF 인도ㆍ남아시아 ”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1. 미-인도 관계의 역사적 맥락 (트럼프 대통령 이전)

미국과 인도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 왔다. 양국 간의 협력은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일부 정책적 이견이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정치적 이념이 유사하더라도 국익과 관련된 세부 사안에서는 견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이견을 관리하고, 상호 이익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협력과 조율의 범위를 확장하는 데 있다. 과거 냉전 시기에는 자유 및 공산 진영 간 양극화(미국과 소련 중심)로 인해 미-인도 간 전략적 협력에 제약이 있었으나, 이후 양국은 정치적 역량과 외교적 실용성을 바탕으로 주요 갈등을 점진적으로 해소해 왔다.

2014년 5월, 인도 총선에서 바라티야 자나타당(BJP: Bharatiya Janata Party)이 압승을 거두며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가 총리로 취임하였다. 당시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은 즉각 축하의 뜻을 표하며 모디 총리를 백악관에 공식 초청했다. 이는 과거 2002년 인도 구자라트(Gujarat)州 폭동*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모디에 대해 발급했던 비자 금지 조치를 해제한 것으로, 양국 관계 개선의 전환점이 되었다.

     * 힌두교 신도들의 열차 방화 사건을 계기로 발생한 대규모 反무슬림 폭력 사태로, 약 1,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당시 주총리였던 모디가 폭력 방관 논란에 휘말린 사건 

모디 총리의 첫 미국 공식 방문은 외교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모디 총리는 미국 기업과의 전략적 연계를 강조하며, 對인도 외국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유치와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집중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뉴욕에서는 주요 미국 기업 경영진과 면담을 가졌으며, 워싱턴에서는 미국 수출입은행과 인도 에너지 기관 간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동 MOU는 인도의 저탄소 에너지 개발을 위한 최대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미국 측 금융 지원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양국 협력의 실질적 기반을 마련한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2015년 1월,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 공화국 기념일(Republic Day) 행사에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주빈(Chief Guest) 자격으로 참석하였는데, 동 계기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인도의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I believe America can be India’s best partner. I believe that.)고 언급하며, 양국 간 전략적 관계를 민주주의 가치 기반 동맹으로 규정하였다. 당시 양국 정상은 인도-미국 간 민간 핵 협력 이행(US-India Civil Nuclear Agreement)을 위한 주요 핵심 쟁점들에 대해 돌파구를 마련했고, 이어 6개월 뒤 양국 국방장관은 10년간의 미-인도 국방 프레임워크 협정 갱신 문서에 서명하며 방위협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였다.

2. 트럼프 1기 행정부 하에서의 인도-미국 협력

2-1. 안보 협력 확대

2017년 6월 26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과 첫 공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동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기후변화, H-1B 비자 제도 등 핵심 사안에 대한 이견을 제기했으나, 공동성명에서는 국방 협력, 대테러 협력, 경제적 유대 강화를 우선순위로 강조하였다.

이후, 2018년 9월 6일, 뉴델리에서 개최된 제1차 미-인도 ‘2+2 대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당시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James Mattis) 당시 국방장관은 인도 측과 통신 호환성과 보안 협정(COMCASA: Communications Compatibility and Security Agreement)에 서명하였는데, 동 협정은 인도가 미국산 군사 장비에 적용되는 고급 통신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양국 간 실시간 군사 정보 공유 및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는 데 중대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지 언론은 COMCASA를 미국이 주요 동맹국 및 전략 파트너와 체결하는 4대 핵심 안보 협정 중 하나로 평가하였다.

2-2. 무역 갈등 속 전략적 협력 지속

미국 정부는 2019년 1970년대부터 개발도상국 제품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제공해 온 일반특혜관세제도(GSP: Generalized System of Preferences)에서 인도를 제외한 바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미국 기업에 대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장 접근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인도 정부는 상기 미국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산 철강, 알루미늄, 농산품 등 총 28개 품목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였다. 이후에도 양국은 무역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지속했으나, 농산물, 관세 구조, 지식재산권 등 주요 분야에서 이견이 지속되며 타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한편, 2020년 2월 모디 총리는 인도를 공식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아메다바드(Ahmedabad)에서 대규모 환영 집회 및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동 계기 양국은 ▲마약 통제 및 정신건강 협력, ▲30억 달러(약 4조 1,000억 원) 규모의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 ▲엑손모빌(Exxon Mobil)과 인도국영석유공사(Indian Oil Corporation) 간 에너지 거래 등을 주요 성과로 발표하였다.

2-3. 중국 견제를 위한 전략적 연대 강화

2020년 10월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제3차 양국 간 ‘2+2 대화’에서 미-인도 국방 및 외교 수장은 기본교환협력협정(BECA: Basic Exchange and Cooperation Agreement for Geospatial Intelligence)에 최종 서명하였다. 동 협정은 고정밀 지리공간 정보를 인도에 제공함으로써, 인도군의 드론·순항미사일 운용의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마크 T. 에스퍼(Mark T. Esper) 당시 국방장관은 협정 체결 배경으로 중국의 군사적 확장과 역내 불안정 행위를 언급하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질서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3.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의 양국 관계

3-1.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

(COMPACT 전략 출범과 양국 협력 강화) 2025년 2월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국방, 무역, 기술 혁신 등 주요 우선 과제를 중심으로 양국 협력 강화를 논의하였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군사 파트너십, 가속화된 상업 및 기술 기회 촉진을 위한 미-인도 협정(COMPACT: Catalyzing Opportunities for Military Partnership, Accelerated Commerce and Technology)’을 공식 출범시키며, 전략적 협력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였다. 해당 협정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과 과학기술 기반의 국방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인도 내 미국 설계 소형 모듈 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 개발을 포함한 석유·가스·원자력 분야의 에너지 무역 확대를 포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내 정책 기조와 외교 기반)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책 기조는 외교 전략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는 재정 건전성과 에너지 자립을 우선시하며, 해외 원자력·가스 시장에서의 미국 기업 경쟁력 확보를 주요 목표로 설정하였다. 이는 인도와의 SMR 공동 개발 및 에너지 무역 확대 구상과도 맞닿아 있으며, COMPACT 전략 내 기술·에너지 협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는 방위비 분담과 무역 불균형 해소 문제에서 인도와의 현실적 조율을 요구하게 만들고 있다. 

3-2. 양국 간 정책적 마찰과 인도의 우려

가. 이민 정책과 추방 확대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였다. 미 워싱터 소재 정책 싱크탱크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미국 내 불법 체류 인도인은 약 72만 5천 명이며, 미국 이민세관단속청(ICE: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은 약 140만 명의 불법체류자 가운데, 약 1만 7,940명의 인도 국적자가 최종 추방 명령을 받은 상태이며, 현재 이들에 대한 사법 절차 집행이 진행중이다. 인도 정부는 동 과정에서의 비인격적 대우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명하였으며, ICE는 매년 약 9만 명의 인도 국민이 불법 입국을 시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 출생지 시민권 종료 조치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출생지 시민권 부여 제도를 종료하였는데, 동 조치가 법원에서 유지될 경우, 인도계 미국인 공동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 내 인도계 미국인은 전체 인구의 약 1.47%(54만 명)이며, 이 중 약 3분의 2는 이민자, 나머지는 미국 태생으로 확인된다. 해당 조치로 인해 취업비자 또는 영주권 발급 대기 중인 인도인의 자녀들이 자동 시민권을 부여받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에 대한 이의 제기가 법원에 계류중이다.

다. 관세 부과 확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민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외국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며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고율의 관세 부과를 추진하였다. 이에 따라 2025년 2월부터 멕시코·캐나다에는 25% 관세, 인도에 대해서는 100~200% 관세 부과 가능성이 언급되었다. 인도 주요 언론들은 동 조치가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인도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25년 4월 2일, 미국은 약 60개국 제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 조치를 단행하고, 인도산 제품에 26%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였다. 그러나 4월 10일, 90일 유예조치가 발표되며, 인도에 대한 관세는 7월 9일까지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해당 조치는 미국 무역적자 축소 및 제조업 보호를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라. 카슈미르 분쟁과 외교적 마찰

2025년 4월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외부 세력의 지원을 받은 무장 테러리스트들이 관광객 26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에 인도는 자위권 차원에서 군사 대응에 나섰고, 파키스탄과의 긴장이 고조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정부는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며 중재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미국 이민세관단속청(ICE)이 과거(2024.12월) 인도를 불법 체류자 송환 절차에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비협조적 국가’(uncooperative nation)로 지정한 바 있으며, 해당 조치가 카슈미르 사태 이후 재조명되면서 인도 내 여론은 미국의 편향적 태도에 대해 강한 반발을 나타냈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 가족이 약 50억 달러(약 6조 8,00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기업에 6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기업이 2025년 파키스탄 정부와 LOI(Letter of Intent)를 체결한 사실이 알려지며 외교적 논란이 더욱 확산되었다. 브라마 첼라니(Brahma Chellaney) 인도 정세 분석가는 비즈니스 투데이(Business Today) 기고문에서 "트럼프는 재임 중에도 개인 암호화폐 이해관계를 추구했으며, 이후 군사·재정 경로를 통해 이를 더욱 심화시켰다"고 분석하였다.

4. 결론 및 시사점

미국과 인도는 지난 75년간 실용주의에 기반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이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 간의 상호 이해와 기민한 외교 리더십을 바탕으로 지속되어 왔으며, 지역 평화 유지와 양국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기능해왔다. 국방, 무역, 에너지, 기술, 사이버 안보 등 전략 분야에서의 협력은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으며, 공동 이익에 기반한 파트너십은 다극화된 국제질서 속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동시에, 양국 관계는 여전히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이민·관세·인권·지역 안보 등의 사안에서 반복적으로 갈등이 표출되고 있으며, 미국 정부 내 딥스테이트(Deep State, 정책 관료 집단)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도를 전략적 파트너로 보기보다는, 과거처럼 파키스탄과 묶어서 동일하게 다루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과거 미국이 인도-파키스탄을 동일한 선상에서 중립적으로 다루려 했던 '하이픈화(hyphenation)' 정책의 잔재이며,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경제력·전략적 영향력이 커진 인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구시대적 시각이라는 점에서 수정이 필요할 것이다.

정책적 시사점으로는, 첫째, 미국은 인도를 단순한 대응 파트너가 아닌 공동안보 설계자(co-architect)로 인식하고 대외 전략의 수평적 파트너십 구조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둘째, 무역·기술·에너지 분야에서의 이해 충돌을 완화하기 위한 고위급 정책 협의 채널 상설화와 정책 조율 메커니즘 제도화가 요구된다. 셋째, 공동 이익에 기반한 제3국 시장 협력 및 투자 플랫폼 구축 등 포괄적 경제안보 연계 전략이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끝으로, 인도는 다자주의, 자유무역, 규칙 기반 질서를 존중하는 주요 민주주의 국가로서,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아시아 내 자유주의 질서 유지에 핵심적 기여를 지속할 수 있다. 향후 미국 행정부가 인도의 이러한 국제적 역할과 역량을 동등하게 평가하고, 구체적 정책 조율을 통해 실질 협력을 확대해 나갈 때, 양국 관계는 더욱 안정적이고 구조적인 전략적 동반자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1. Brookings, March 9, 2022. https://www.brookings.edu/articles/india-and-the-united-states-in-the-trump-era-re-evaluating-bilateral-and-global-relations/.
2. Council of Foreign Relations, US-India Relations 1947 – 2025,      3. Ibid, 
4. GoI Document Symbol G/L/1239/Rev.1#G/SG/N/12/IND/1/Rev.1 date 14/06/2018
5. Esper praises results of US-Indian meeting, DOD news, Oct 27, 2020
6. BBC news, 25 April 2025 ‘Trump’s first 100 days ub numbers.
7. Ibid
8. First Post, January 21, 2025
9. Ibid
10. 14 Feb 2025. See also https://www.indiatoday.in › DIU
11. The Economic Times April 30, 2025
12. https://www.bbc.com/news/articles/cgr589k5yleo  BBC 12 June 2025
13. Business Today, 6 Jube 2025

The English version of the original article can be downloaded be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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