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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아와미 연맹’ 정치 활동 전면 금지...민주주의 후퇴 논란 가중

방글라데시 신소은 EC21R&C 연구원 2025/05/30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AIF 인도ㆍ남아시아 ”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前 여당인 아와미 연맹 활동 전면 금지 조치

◦ 금지 조치 관련 세부사항 및 규제 범위
-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지난 5월 10일 ‘반테러법(Anti-Terrorism Act)’에 근거하여 前 여당인 ‘아와미 연맹(AL: Awami League)’의 정치 활동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함. 아시프 나즈룰(Asif Nazrul) 방글라데시 법무부 자문관은 이번 결정이 “국가 안보를 보장하고, 7월 항쟁 지도자들을 보호하며, 재판 관련 원고 및 증인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함. 이번 조치는 국제범죄재판소(ICT: International Crimes Tribunal)가 아와미 연맹 및 소속 지도자들에 대한 재판을 완료할 때까지 유지될 예정임.
- 이번 금지 조치에 따라 아와미 연맹의 모든 사무소가 폐쇄되고 웹사이트가 차단되었으며, 관련 행사가 취소됨. 아울러, 과도정부는 ‘국제범죄재판소법(International Crimes Tribunal Act)’ 개정안을 승인하여 ICT가 개인뿐만 아니라 정당, 관련 조직, 지원 단체 등을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 방글라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결정에 따라 아와미 연맹의 공식 정당 등록을 금지하였으며, 이로 인해 AL의 다음 선거 참여가 어려울 전망임.

◦ 국민 반응 및 관련 조직에 대한 유사 조치
- 이번 결정은 반(反)아와미 연맹 세력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 특히 방글라데시 학생들이 주도하는 신규 정당인 국민시민당(NCP: National Citizens Party)의 지도자 나히드 이슬람(Nahid Islam)은 "전국적으로 파시스트 살인자들을 신속히 식별하고 정의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결정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힘.
- 한편,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지난 2024년 10월에도 아와미 연맹 산하 학생 조직인 방글라데시 차트라 연맹(BCL: Bangladesh Chhatra League)의 정당 활동을 금지한 바 있음. 현재 22건의 아와미 연맹 주도 반인도주의 사건이 ICT에 계류 중이며, 특히 2024년 7월 사건에 대한 339건의 고소가 ICT 조사기관에 접수된 상태임.

□ 조치 배경 및 법적 근거

◦ 2024년 학생 주도 대규모 시위와 하시나 정권 몰락
- 아와미 연맹 금지 조치의 근원적 배경은 ‘몬순 혁명(Monsoon Revolution)’으로 명명된 2024년 7월~8월 간의 학생 주도 대규모 반정부 시위임. 몬순 혁명은 초기에는 교육 정책, 경제적 어려움, 부패에 대한 반발로 시작되었으나, 이후 전국적인 반정부 운동으로 확산됨. 
-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에 따르면, 동 시위 진압 과정에서 약 1,4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됨. 방글라데시 보안군과 차트라 연맹은 시위대에 최루 가스, 고무탄, 실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권 단체들은 자의적 체포, 고문, 실종, 성폭력 등이 감행되었다고 보고함. 이후, 시위가 고조됨에 따라 방글라데시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가중되었으며,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방글라데시 前 총리는 2024년 8월 5일부로 사임을 발표하고 인도로 망명함.

◦ 아와미 연맹 금지 조치에 대한 법적 근거 및 시민 사회의 요구 증가
- 상기 언급된 바와 같이,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아와미 연맹 금지에 대한 법적 근거로 ‘반테러법’을 지목하였으며, 국제범죄재판소법을 개정하여 정당 자체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함. 이는 2024년 7월 항쟁 당시 발생한 대규모 인권 침해와 살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로, 유엔 사실조사단(United Nations fact-finding mission)이 2025년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보안군과 무장한 아와미 연맹 지지자들이 2024년 7월 15일부터 8월 5일 사이에 자행한 심각한 인권 침해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권력을 유지하려는 계산된 노력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힌 내용을 근거로 하고 있음.
- 아와미 연맹에 대한 금지 요구는 시민사회 단체와 정당, 특히 대표적인 反아와미 연맹 정당인 자마트-이-이슬라미(JI: Jamaat-e-Islami)와 최근 결성된 국민시민당(NCP) 및 대부분의 우파 단체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바 있음. 실제, 2025년 5월 초에는 다카(Dhaka)에서 아와미 연맹 해체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 것으로 확인됨.

□ 아와미 연맹 정당 활동 금지 조치에 대한 찬반 논란 및 정치적 영향

◦ 금지 조치에 대한 상반된 견해
- 아와미 연맹 금지 조치를 지지하는 측은 2024년 시위 탄압과 더불어 아와미 연맹의 장기 집권이 수년간의 민주주의 후퇴를 초래했다고 지적하며, 이번 조치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음. 특히, 이들은 ‘군사 민주주의(militant democracy)*’ 개념을 언급하며, “국가가 민주주의 제도를 전복시키는 집단을 통제함으로써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고 강조함.
- 반면, 일부 비판자들은 “방글라데시 최초의 정당이자 선거적으로 가장 지배적인 정당을 금지하는 것이 기본적인 민주주의 규범을 위반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함. 특히, 권위주의적 정당에 대한 ‘폐지’가 아닌 ‘개혁’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일부 비난에도 불구하고 아와미 연맹이 국가 해방과 발전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음을 강조함. 
- 한편, 방글라데시 제1야당인 국민당(BNP: Bangladesh Nationalist Party)은 아와미 연맹 금지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으며, 미르자 파크룰 이슬람 알람기르(Mirza Fakhrul Islam Alamgir) BNP 사무총장은 "아와미 연맹이 선거에 참여하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범죄자들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음.

*민주주의 체제가 스스로를 파괴하려는 반(反)민주주의 세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

◦ 아와미 연맹의 정치 역사 및 향후 전망
- 아와미 연맹은 과거 파키스탄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1970년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바 있으며, 1975년 붕괴** 이후에도 재집권(1996)하는 등 강력한 정치적 성과를 보여준 바 있음. 그러나 지난 2024년의 사례는 아와미 연맹에게 전례없는 정치적 도전 과제를 제기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가령 당시 아와미 연맹의 반인도주의적 행보는 전 세계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전파되어 국내 여론 악화와 더불어 국제사회의 비판을 촉발함.
- 이러한 상황 속, 이번 아와미 연맹의 정치적 활동 금지 조치는 방글라데시 정치 지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임. 특히, ‘벵골 민족주의’가 지배하던 방글라데시의 정치 이데올로기에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벵골 민족주의는 방글라데시 독립 이전부터 아와미 연맹의 이념적 초석이자 정권을 정당화하기 위한 통합적 정치 도구로 작용해온 바 있음. 일부 전문가들은 아와미 연맹이 부재한 상황 속, 민족주의를 강조해온 BNP가 정치적 지지 기반을 확대하고 극단주의가 부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와미 연맹의 정치 기반인 ‘벵골 민족주의·세속주의’의 일부 요소를 통합하려 할 수 있다고 분석함.

*방글라데시는 1970년 동파키스탄(East Pakistan)에 소속된 지역으로, 당시 아와미 연맹은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Sheikh Mujibur Rahman)을 중심으로 벵골 민족주의와 자치 요구를 내세우며 파키스탄 정부에 도전
**1971년 독립 이후,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정권은 점차 권위주의화되었으며, 1975년 쿠데타 발생으로 붕괴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참고자료

The Diplomat, Is Bangladesh’s Awami League Ban a Step Toward Justice or a Democratic Backslide?, 2025.05.20.
The Diplomat, Bangladesh’s Interim Government Bans Awami League, 2025.05.12.
The Daily Star, Govt decides to ban AL activities, 2025.05.11.
AP News, Bangladesh’s interim government bans the former ruling party of ousted Prime Minister Sheikh Hasina, 2025.05.11.
The Times of India, Sheikh Hasina’s Awami League Banned by Bangladesh’s interim government, 2025.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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