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인도, 동남아시아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전략 필요
인도 김형석 EC21R&C 연구원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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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시아 내 인도의 전략적 위상 상승세
o ISEAS 보고서,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 6위로 상승
- 싱가포르 소재 동남아연구소(ISEAS)가 발간한 '2025 동남아시아 현황 조사 보고서'는 인도가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 측면에서 6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함. 이는 2024년 9위에서 3단계 상승한 것으로, 로위연구소(Lowy Institute)의 '2024 아시아 파워 인덱스'에서도 인도가 아시아 내 3번째 강국으로 평가받는 등 역내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이 확인됨.
- 그러나 상기 보고서 응답자의 약 44.7%는 인도가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역량과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다고도 평가함. 특히 국내 정치적 혼란과 남아시아 지역 갈등으로 인해 동남아시아에서의 실질적 영향력 행사에 제약이 있다고 지적하였으며, 이는 인도의 ‘동방정책’(Act East)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함.
o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와의 관계 강화가 주요 동인
- 한편, 인도의 전략적 위상 상승은 주로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기인하고 있는데,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야) 인도 총리는 지난해 인도 총리 최초로 브루나이를 방문(양자차원)하여 고위급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에너지, 디지털 기술, 우주 협력 등 신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약속함.
- 인도는 ‘동방정책’(Act East), ‘역내 안보 및 성장 비전’(SAGAR: Security and Growth for All in the Region), ‘인도-태평양 해양 이니셔티브’(IPOI: Indo-Pacific Oceans Initiative) 등 다층적 협력 프레임워크를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과의 전략적 관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음. 최근에는 'SAGAR'를 'MAHASAGAR'로 격상하여 ▲해양안보, ▲연결성, ▲경제협력 등을 포괄하는 확장된 지역 협력 비전을 제시한 바 있음.
☐ 제한적인 경제·안보 협력으로 인한 영향력 한계 노출
o 아세안과의 교역 비중 2-3% 수준 정체, 무역적자 확대
- 지난 10년간 인도의 對아세안 교역 비중은 약 2-3% 수준에 정체되어 있으며, 이는 중국(19.7%), 미국(11.2%), EU(10%), 일본(6.8%)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임. 특히 2022-2023 회계연도 기준 인도의 對아세안 수출은 440억 달러(약 62조 9,000억 원)인 반면, 수입은 875억 달러(약 125조 900억 원)를 기록하여 약 435억 달러(약 62조 1,800억 원)의 무역적자가 발생함.
- 이러한 무역불균형의 주요 원인으로는 ▲아세안-인도 상품무역협정(AITIGA: ASEAN-India Trade in Goods Agreement) 하에서의 비대칭적 관세 철폐, ▲인도의 높은 농업 분야 관세율, ▲중국 중심 공급망(아세안 지칭)에 대한 인도의 전략적 거리두기 등이 지적됨. 실제로 인도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불참을 선언하고, 공급망 회복력 이니셔티브(SCRI)에서 (중국과 밀접한 경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아세안의 참여를 반대하는 등 중국 중심 경제 네트워크와의 분리를 추구하고 있음.
o 인프라 연결성 사업 지연 및 방위산업 협력 부진
- 인도의 아세안과의 주요 연결성 사업들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특히 인도-미얀마-태국 3자 고속도로 사업 및 칼라단 복합운송프로젝트는 협력국인 미얀마의 정세 불안, 소수민족 갈등,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음. 또한, 2015년 아세안 국가들에 제공하기로 한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규모의 디지털 연결성 신용공여(LoC: Line of Credit)는 라오스만이 공식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집행이 부진한 상황임.
- 방위산업 협력에서도 한계가 노출되고 있는데, 가령 필리핀에 대한 브라모스(BrahMos) 미사일 수출(100기), 베트남에 대한 INS Kirpan(인도 군함) 및 미얀마에 대한 INS Sindhuvir(인도 군함) 지원 등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상대적으로 낮은 방산기술력과 현지 기업들과의 제한된 협력관계로 인해 역내 주요 무기 공급국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음.
☐ 향후 동남아시아 내 영향력 강화를 위한 과제
o 남중국해 정례 해상훈련 제도화 및 방위협력 확대 필요
- 인도는 최근 베트남 및 필리핀과의 양자 해상훈련과 미국 및 일본 등과의 다자훈련을 실시하며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음. 그러나 이러한 훈련들은 대부분 ‘임시적’(ad hoc) 성격을 띠고 있어, 향후 태국·인도네시아·미얀마와의 조율된 순찰(Coordinated Patrol)과 같은 제도화된 협력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음.
- 아울러, 해양영역인식(Maritime Domain Awareness) 지원, 배타적경제수역(EEZ) 감시를 위한 순찰자산 제공, 해적·자연재해·인신매매 등 비전통 안보위협 대응을 위한 역량강화 지원 등 장기적 관점의 포괄적 안보협력 확대가 요구되는 상황임.
o ASEAN 중심성 지지와 쿼드(Quad) 참여 간 균형 확보 과제
- ISEAS 보고서는 인도가 참여중인 쿼드(QUAD)가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을 위협하고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역내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함. 또한, 최근 호주·일본·필리핀·미국이 참여하는 ‘스쿼드’(Squad)의 설립은 인도가 배제된 새로운 안보협력체로서, 쿼드의 실효성과 인도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음.
- 이러한 상황에서 인도는 아세안과 쿼드 간의 균형을 확보하기 위해 남중국해 문제, 공급망 다변화, 디지털 전환 등 양측의 공통 관심사에 대한 아세안의 접근방식을 고려한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 특히, 아세안의 ‘인도태평양에 관한 아세안의 관점’(AOIP)과 인도의 ‘인도-태평양 해양 이니셔티브’(IPOI)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역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됨.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South Asian Voices, Strategic Relevance Without Reach: India’s Lagging Engagement with ASEAN, 2025.4.18
The Times of India, India’s strategic manoeuvres in Southeast Asia: Bimstec Summit and elevation of ties with Thailand, 2025.4.9.
Rising Powers Initiative, India’s Southeast Asia Policy: Hype or Hope?, 202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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