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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탈레반을 중심으로 한 인도남아시아 외교관계 변화와 각국의 전략적 대응

인도ㆍ남아시아 일반 김형석 EC21R&C 연구원 2025/04/30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AIF 인도ㆍ남아시아 ”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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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탈레반의 관계 강화와 그 영향


인도의 탈레반과의 외교적 접근


인도와 탈레반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2025년 1월 8일 두바이에서 개최된 인도 외교부 장관 비크람 미스리(Vikram Misri)와 탈레반 외무장관 아미르 칸 무타키(Amir Khan Muttaqi) 간의 고위급 회담은 양측 관계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는 2021년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이후 최고위급 차원의 최초 접촉이었다.


상기 회담에서 인도는 아프가니스탄의 보건 분야 지원과 난민 재활 지원을 약속했으며, 탈레반 측은 인도의 안보 우려에 대한 민감성을 표명했다. 특히 인도는 라시카르-에-타이바(LeT)와 자이시-에-모하메드(JeM) 등 파키스탄 기반 테러 단체들의 아프가니스탄 내 활동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으며, 탈레반 측은 아프가니스탄 영토가 반인도 활동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도의 對아프가니스탄 인도적 지원은 이미 상당한 규모로 진행되어 왔다. 5만 톤의 밀가루, 300톤의 의약품, 27톤의 지진 구호 물자, 4만 리터의 살충제, 1억 회분의 소아마비 백신, 150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 1만 1천 개의 마약 중독 치료용 위생 키트 등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졌다. 


인도의 전략적 목표와 지역 내 영향력 확대


인도의 탈레반과의 관여는 단순한 인도적 지원을 넘어선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이란의 차바하르(Chabahar) 항구 개발 프로젝트는 인도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집약된 사례다. 인도는 차바하르 항구 개발에 3억 7천만 달러(약 5,400억 원)를 투자했으며, 이를 통해 파키스탄을 우회하여 아프가니스탄과 중앙아시아에 접근하는 새로운 무역로를 확보하고자 한다.


이러한 전략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대응하는 성격도 띠고 있다. 특히 파키스탄의 과다르(Gwadar) 항구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인도는 차바하르 항구를 통해 지역 내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 더불어 인도는 스포츠와 문화 교류를 통한 소프트파워 확대도 도모하고 있다. 특히 크리켓은 양국 간 공통의 관심사로, 이를 통한 민간 차원의 교류 확대가 기대된다.


이러한 인도의 전략적 접근은 최근 파키스탄과 탈레반 간의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파키스탄이 탈레반을 테러리스트 지원 세력으로 비난하며 아프가니스탄 영토에 대한 공습을 감행한 것에 대해, 인도는 민간인 피해를 규탄하며 탈레반 정권과의 관계 개선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인도의 대탈레반 외교는 지역 내 ▲세력 균형, ▲경제적 이해관계, ▲안보 우려 해소 등 다층적 목표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는 남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외교 지형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인도의 대탈레반 외교: 전략적 이해와 정책 수단]                             

파키스탄과 탈레반의 복잡한 관계

파키스탄의 탈레반과의 대화와 갈등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의 관계는 최근 들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진 미군의 군사 장비가 테러 공격에 사용되고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샤프카트 알리 칸(Shafqat Ali Khan) 파키스탄 외교부 대변인은 동 무기들이 파키스탄과  시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테흐리크-에-탈레반 파키스탄(TTP: Tehreek e Taliban Pakistan)과 같은 테러 단체들이 동 장비들을 사용하여 파키스탄 영토 내에서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국방부는 2022년 기준으로 약 70억 달러(약 9조 4,772억 원) 상당의 군사 장비가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졌다고 보고했는데, 여기에는 항공기, 공대지 무기, 차량, 통신 장비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장비들의 상당수가 탈레반의 통제 하에 들어갔다. 파키스탄은 카불 정부에 이러한 무기들이 테러리스트들의 수중에 들어가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한편, 파키스탄의 이러한 외교적 노력은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 내부의 권력 다툼으로 인해 파키스탄이 탈레반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양국 간 접촉이 거의 없는 상태이며, 이는 아프가니스탄 권력 구조 내의 ‘혼란스러운’ 상황 때문이라고 한다. 칸다하리 그룹과 하카니 네트워크 간의 권력 투쟁*이 계속되면서 파키스탄은 카불에서 누구와 대화해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 탈레반 내부의 2개 파벌이 존재하며, 폐쇄적 정통주의(칸다하니 그룹) 및 개방적 실용주의(하카니 그룹)로 분류

파키스탄의 외교적 도전과 전략적 대응

파키스탄은 이러한 복잡한 상황 속에서 다각적인 외교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Asif Ali Zardari) 파키스탄 대통령과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에서 만나 아프가니스탄의 국제사회 통합과 지속가능한 발전 과정에 대해 논의했는데, 양국 정상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테러리스트 단체들과 싸울 것을 촉구했다.

파키스탄은 또한 아프가니스탄 난민 문제에 직면해 있다. 50만 명 이상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파키스탄으로 유입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파키스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동시에 자국 내 난민 수용 시설과 지원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카이버 파크툰크와(Khyber Pakhtunkhwa) 주의 알리 아민 간다푸르(Ali Amin Gandapur) 주총리는 특히 신생 통합구역에서의 치안 상황 악화를 아프가니스탄의 안보 상황과 직접적으로 연관 지었다. 더불어 통합구역의 안보 문제가 신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키스탄의 외교적 대응은 미국과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안보와 경제적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파키스탄은 미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경제적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파키스탄이 직면한 안보 및 경제적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파키스탄의 전략적 대응과 외교적 과제]                                 

방글라데시와 탈레반의 관계 변화 

방글라데시의 외교적 변화와 탈레반과의 관계

방글라데시는 2024년 초 정권 교체 이후 외교 노선에 상당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전 총리가 2024년 8월 실각한 이후, 방글라데시의 외교 정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무함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 과도정부 지도자 체제 하에서 방글라데시는 기존의 인도 중심 외교 노선에서 벗어나 보다 다변화된 외교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방글라데시가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방글라데시가 남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전략적 균형을 추구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방글라데시의 이러한 외교적 변화는 인도와의 관계가 다소 소원해지는 결과를 초래했으나, 파키스탄과의 관계는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의 관계 개선은 1971년 독립 전쟁 이후 처음으로 실질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다. 2024년 11월, 양국 간 최초의 직항 화물선이 치타공(Chittagong) 항구에 입항하는 등 경제 협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양국 군 지도부 간의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방글라데시가 지역 내에서 보다 독립적이고 실용적인 외교 정책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방글라데시의 지역 내 역할과 전략

방글라데시는 현재 남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전략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다각화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전통적인 협력 파트너였던 인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여타 지역 국가들과의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새로운 외교 전략은 '전방위적 실용주의'로 특징지을 수 있다. 이는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고,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균형 잡힌 외교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방글라데시는 탈레반 정권과도 제한적이나마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 안보와 경제 협력이라는 실질적 이해관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특히 방글라데시는 지역 내 중립적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는 인도-파키스탄 간의 오랜 갈등 구도에서 벗어나, 보다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방글라데시 외교부는 "우리는 모든 이웃 국가들과 건설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실용적 외교 정책의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지역 내 외교적 입지

탈레반의 외교적 노력과 국제적 고립

탈레반(Taliban)은 2021년 재집권 이후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여전히 국제적 고립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탈레반은 일본을 처음 방문하는 등 외교 관계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탈레반 대표단은 외교, 교육, 경제, 보건 분야 관리들로 구성되어 일주일간의 일본 방문을 통해 인도적 지원과 외교 관계 수립을 논의했다. 라티프 나자리(Latif Nazari) 탈레반 경제부 차관은 이번 방문이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일원이 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은 2024년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민주주의 지수에서 167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0.0점), 시민의 자유(0.0점), 정부 기능(0.0점), 정치 참여(0.0점) 등 주요 평가 항목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이는 탈레반 정권 하에서 선거가 완전히 중단되고, 기본적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되며, 여성과 소수자들의 교육과 취업이 제한되는 등 민주주의의 근간이 붕괴된 현실을 반영한다.

아프가니스탄의 지역 내 협력과 경제적 도전

아프가니스탄은 주변국들과의 경제 협력을 통해 고립 상태를 타개하려 노력하고 있다. 특히 타지키스탄과의 관계에서는 셰르칸 반다르(Sherkhan Bandar) 국경 통과점을 통한 무역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양국 기업인들 간의 경제 협력을 촉진하는 중요한 통로가 되고 있다. 마울비 압둘 카비르(Maulvi Abdul Kabir) 탈레반 정치담당 부총리는 이러한 지역 협력의 확대와 상호 관계 발전을 강조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은 심각한 경제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인도적 지원 및 외국 원조 중단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2025년에는 미국의 원조 중단으로 인해 7%의 경제 침체가 예상되며, 이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원조 삭감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식량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탈레반 정권의 내부적 분열도 경제 회복과 외교 관계 개선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칸다하리 그룹과 하카니 네트워크 간의 권력 다툼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와의 의미 있는 대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여성 교육 금지와 국제사회와의 관계 설정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 이는 아프가니스탄의 경제 회복과 국제적 고립 탈피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작성자: 김형석 EC21R&C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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