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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다차원적 관계 분석

인도 K N Pandita Kashmir University Associate Professor 2024/01/04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식민지 유산
냉전 시대에 인도는 다른 많은 비강대국들과 마찬가지로 강대국들 간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190년간 영국 지배를 받고 갓 독립한 인도인들은 식민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막연한 인종차별적 성향을 보이고 있었는데, 이는 인도 지도부가 소련과 협력하게 된 주요 원인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영국과 미국 등 소위 서방국들은 인도의 선택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했고, 반대로 당시 소련은 복잡한 글로벌 전략 속에서 인도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정치에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격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가 간의 관계는 다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국가 간 관계에서는 나무를 보느라 숲을 보지 못하는 것, 역으로 숲을 지나면서 나무를 관찰하지 않는 것 둘 다 옳지 않은 선택이다. 인도와 미국과의 관계는 성숙한 국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상호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데에 동의하는지를 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미국의 고민 
인도는 러시아로부터 군사 장비를 구매했고, 마오 주석의 초기 이념에 지지를 보냈으며, 중앙아시아 지배권을 두고 영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벌어진 ‘그레이트 게임(Great Game)’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슈미르를 방어했다. 비동맹 운동을 주도했으며 1976년 핵 실험에 성공하여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인도가 결국에 경제자유주의 민주주의 제도를 채택했음에도 미국이 인도를 동맹국으로 대우하지 않던 원인이 되었다. 냉전 시대 미국과 인도는 우호적인 관계를 맺지 못했고, 뉴델리와 워싱턴은 암묵적인 긴장 관계에 있었다. 인도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으로 방글라데시가 파키스탄 본토로부터 분리되며 미국과 인도의 관계는 더욱 소원해졌다.

인도의 불신
미국에 대한 인도의 불신은 1948년 인도가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에 카슈미르 분쟁을 상정하면서 강화되었다. 인도는 카슈미르의 영유권을 주장하였으나, 미국은 카슈미르 분쟁 청문회에서 인도에 우호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였고 이는 인도가 미국을 불신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도는 미국이 1954년 파키스탄의 중앙조약기구(CENTO, Central Treaty Organization) 가입을 지지한 행위를 도발이라고 여겼으며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평화를 위기에 빠트릴 것으로 생각했다. 미국 국방성은 인도를 압박할 목적으로 파키스탄 정부에 최신 무기를 제공했고, 파키스탄의 인도 침략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 파키스탄은 인도로부터 카슈미르를 빼앗기 위해 테러리스트와 지하디스트(종교 전사)를 양성했고, 미국은 이를 묵인했다. 결국 이 조직은 파키스탄 정세 불안의 씨앗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양국 간 무역은 중단 없이 이어졌으며, 교역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다.

미국의 집권당과 권력구조
미국의 정권을 민주당이 잡고 있는 시기에 미국과 인도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진다.  미국의 외교 정책을 주도하는 권력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백악관, 즉 대통령과 그 고문들이다. 이들은 전체적인 방향성 정도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겠으나, 대통령의 개인적인 견해가 국가의 대외정책에 대하여 갖는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두 번째는 여당이다. 자체적인 매니페스토(Manifesto)가 있으며 집권 기간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홍보하며 당원의 우선순위를 기반으로 외교 의제를 확립하여, 외교 정책과 관련한 국가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여당의 외교적 우선순위에는 당을 지지하는 국민 의견이 반영된다. 마지막으로 국가의 외교 정책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권력은 ‘딥스테이트(Deep State)’로, 현역 또는 은퇴한 국방 전문가, 국가 안보 전문가와 정보요원, 다국적 기업의 CEO 등으로 구성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에 대한 시각
이처럼 외교 정책을 결정짓는 권력이 최소 3개 기관으로 나뉘어 있는 상황에서, 인도의 정책 입안자들은 미국의 이 세 권력 중심과의 연결성 및 신뢰 구축 강화를 위해 깊이 고민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 집권 기간 인도와 미국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미국은 인도에 대해 양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은 주요 인도 지지자이다. 인도 인민당(BJP)이나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에게 익숙한 인물은 아니지만, 두 사람 모두 인도 관련하여 오랜 시간 경력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민주당은 간디 시절 인도를 사랑한다. 하지만 모디의 인도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무슬림 성향을 보였던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전 하원의장의 영향으로 민주당 집권기의 미국과 인도는 관계 강화를 위한 실용적이고 전문적인 관계 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무슬림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침으로써 유권자에게 진보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소수자에게 열린 관용의 메시지를 보낸다. 역으로 무슬림 단체들은 금전적인 기부를 통해 정당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다. 

3. 미국 민주당은 무슬림 난민을 환영하며 BJP가 인도에서 무슬림을 차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4. 딥스테이트는 중국을 견제한다. 미-중 갈등이 발생하면 중국의 대안으로서 인도의 존재감이 커지기 때문에, 딥스테이트는 중국을 견제하는 만큼 인도를 지지한다. 제조업 기지로서 중국 대안으로 인도를 지원하지만, 인도에서의 투자, 지식재산권 보호의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로 빠른 진전은 보지 못하고 있다. 

결론만 놓고 보자면 미국이 인도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다만 민주당 정권 하에서 미국은 인도의 현 정부보다 야당인 인도국민회의당(INC, Indian National Congress) 쪽에 대한 기대가 좀 더 크다는 인상이 강하다. 백악관과 딥스테이트는 캐나다를 포함 여러 나라를 설득해 모디 총리를 노벨상 후보에서 제외시키는데 압력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의 주요 재정 지원자들 중의 일부는 소수자에게 가혹한 포퓰리즘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하여 여러 나라의 비정부기구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인도의 현 정부가 무슬림을 차별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한 상황은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 집권 이후 주요 현안별 미국-인도 관계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인도의 관계는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었으며, 이는 다음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문제 인도는 초기 백신 원자재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4월 말 아지트 도발(Ajit Doval) 인도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행정부와 통화 후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원자재 공급을 위한 미국의 지원 약속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인도는 6,000만 인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전 세계에 공급하겠다고 미국과 약속했고,1)  미국은 약 71억 4,000만 루피(한화 약 1,126억 원) 상당의 약품, 신속 진단 키트, 인공호흡기, 개인 보호장구와 백신 제조 기기 등을 지원했다. 미국 질병통제 예방센터(United State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공중보건 전문가 팀도 함께 지원되었다. 미국은 인도 기반 코로나19 백신 생산 회사 바이올로지컬(Biological)2)의 확장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해상 침입 2021년 4월 7일 미국 해군 유도 미사일 구축함 USS 존 폴 존스(John Paul Jones)호가 인도 정부와의 사전 동의 없이 인도의 배타적 경제 수역을 통과했다. USS 존 폴 존스호는 락샤드위프 제도(Lakshadweep Islands) 서쪽 약 130 해리 내에 있는 인도의 배타적 경제 수역 내에서 항행 권리와 자유를 주장했는데, 미국과 인도 관계가 눈에 띄는 개선을 보이던 시점에 발생한 이 사건과 관련하여 양국 정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까지도 우려하는 바가 컸다. 인도 해군의 전 해군 참모총장 아룬 프라카시(Arun Prakash) 제독은 트위터를 통해 “인도는 1995년 유엔 해양법(UN Law on the Seas in 1995)을 비준했지만 미국은 비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구축함이 인도 자국법을 위반하며 인도 배타적 경제 수역에서 항행 자유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해당 사건이 미 해군의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전 세계에서 미군의 이동 경로를 확보하기 위하여 미국 해군이 시행하는 합법적인 작전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궁극적으로는 남중국해 내에서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 행위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바이든 대통령 재임 동안 미국과 인도는 방위, 반도체, 중요 광물, 우주, 기후, 교육, 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했다.3)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와의 관계를 “21세기를 정의하는 관계 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중요성을 강조했다.4) 모디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연합(UN)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모든 단체에 대한 세계의 공동 행동을 촉구하며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알카에다, ISIS(Daesh), 라슈카르-에-타이바(LeT, Lashkar -e-Tayyiba), 자이슈-에-모하메드(JeM, Jaish-e-Mohammad) 및 히즈브-울-무자히딘(HuM. Hizb-ul-Mujhahideen)이 주요 테러단체로 언급되었으며, 아프간 탈레반 당국과 파키스탄에 테러리즘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도 공동 성명에 포함되었다.5)

군사 협력 과거에도 양국 간 군사 협력이 꾸준히 존재했지만, 바이든-모디 시대에 더욱 강화되었다. 2022년 9월 S. 자이샨카르(Jaishankar) 인도 외교부 장관은 펜타곤에서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미국 국방 장관과 만났다. 미국이 국방 파트너와 체결하는 네 가지 기본 협정이 있다. 펜타곤은 이 협정을 ‘미국이 파트너 국가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상적인 도구(routine instruments that the U.S. uses to promote military cooperation with partner-nations)’라고 표현하는데, 미국과 군사 협력을 위한 필수 조건은 아니지만 항공기나 배의 연료 보급 또는 재난 구호 지원 등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장치이다.6) 인도는 미국과 2002년 네 가지 협정 중 첫 번째인 군사 정보 보안 일반 협정(GSOMIA,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을 체결했다. 두 번째 협정인 물류 교환 양해각서(LEMOA, Logistics Exchange Memorandum of Agreement)는 2016년 9월 29일에 서명되었다. LEMOA를 근거로 양국은 물자 보급이나 정비 등에 상대방의 기지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물류 지원에 대한 강제력은 없으며, 각 요청에 대한 개별 승인을 요구한다. 세 번째 협정인 통신 호환성 및 보안 협정(COMCASA, Communications Compatibility and Security Agreement)은 2018년 9월 첫 2+2 대화에서 서명되었다. 통신 및 정보 보안 양해각서(CISMOA, Communications and Information Security Memorandum of Agreement)의 인도 특화 버전이다. 양국은 양자 및 다자 훈련 및 작전 중 승인된 장비에 대한 보안 통신 및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네 번째 협정인 기본 교환 및 협력 협정(BECA, Basic Exchange and Cooperation Agreement)은 2020년에 서명되었다. 인도와 미국 국가 지리 정보국(NGP, National Geospatial-Intelligence Agency) 간 극비 정보를 제외한 지리 공간 정보, 지형, 해양, 항공 데이터, 제품 및 서비스 교환을 허용하는 협정이다.

하르시 판트(Harsh V. Pant) 킹스 칼리지 런던 국제관계학 교수는 “인도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및 인도 지역에서 안정적인 권력 균형을 창출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라고 말하며 미국의 전략적 계획에서 인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도 육군과 미 육군은 2002년부터 매년 합동으로 유드 아브햐스(Yudh Abhyas)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2022년 8월 16일 프랑크 캔달(Frank Kendall) 미 공군 장관은 인도 국방무관(defence attaché)이 펜타곤에 무인 수행 접근권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며 “인도가 (미국의) 주요 군사 파트너로서 긴밀한 관계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본인 조차도 수행원 없이 펜타곤에 들어갈 수 없다고 덧붙이며 펜타곤 무인 수행 접근권이 가지는 중요한 의미를 강조했다.7) 2023년 모디 총리의 미국 방문 동안 인도 힌두스탄 항공사와(Hindustan Aeronautics) GE가 협력하여 GE F-414 제트 엔진을 공동 생산하기로 합의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8) MQ-9B 드론 구매에도 합의했다.9)

국제기구 내에서의 양국 관계 인도는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를 노리고 있다. 우크라니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서 안전보장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거세어지고 있는 가운데 안전보장이사회 쇄신의 일환으로 상임이사국 범위를 확대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의 상임이사국 후보 지명은 현재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브라질, 아프리카연합, 미국 등 여러 국가의 지지를 받고 있다. 2005년 미국은 인도와 핵 협력 협정을 체결했는데, 핵 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와의 핵 협력 협정 체결은 이례적이다. 인도가 핵 보유국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핵 비확산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인도와 다른 핵 확산 금지조약 회원국들과의 핵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관계 미국은 인도의 가장 큰 무역국이자 직접 투자국 중 하나이다. 상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1/22회계연도 양국 간 상품 무역은 1,194억 달러(한화 약 155조 4,300억 원)를 넘어섰다. 동일 기간 미국으로의 수출은 761억 달러(한화 약 99조 원)로 전년 동기 516억 달러(한화 약 67조 원)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입은 433억 달러(한화 약 56조 원)로 전년 동기 약 290억 달러(한화 약 37조 원)에서 규모가 확대되었다.10) 2023년 2월 15일 에어인디아(Air India)는 미국 보잉(Boeing)사에 항공기 220대를, 에어버스(Airbus)사에 250대를 주문했다.  이는 항공 산업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주문으로 기록되었다.11)



* 각주
1) Jain, Rupam, April 27, 2021, “Vital medical supplies reach India as Covid…..” Reuters
2) “The Latest: Biden; Sending help to India during virus surge,” The Associated Press, April 26, 2021
3) World view with Suhasini Haidar”, The Hindu, June 23, 2023.
4) BBC News June 23, 2023
5) Deccan Herald, June 23, 2023
6) Lakshman Narayan, The Hindu, retrieved July 24, 2017
7) Indian defence attaché now has unescorted access to Pentagon”, Hindustan Times, August 16, 2022
8) Sahu Ambuj in The National Interest, June 23, 2023
9) See note 3 supra
10) NDTV, May 29, 2022
11)The Indian Express, Feb 17,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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