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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분열된 인도 국론

인도 EMERICs -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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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 팔레스타인 지지하던 과거와는 다르게 이스라엘과의 연대 표명


인도, 팔레스타인·이스라엘과의 관계 변화

인도 중앙정부가 과거와 달리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는 2023년 10월 7일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과 연대한다고 발표하였다. 인도는 오래전부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친(親)팔레스타인의 입장을 취해온 국가였다. 인도는 1950년 이스라엘을 국가로 승인했지만 1990년까지 이스라엘과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았다. 인도는 1974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Palestine Liberation Organization)를 팔레스타인 국민의 유일하고 합법적인 대표자로 인정한 최초의 비(非)아랍 국가였으며, 1988년 팔레스타인 국가의 정당성을 최초로 인정한 국가이다.

한편 냉전 종식과 오슬로 협정(Oslo Accord) 이후로 인도는 이스라엘과 협력 관계를 강화해왔다. 1992년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두 개의 국가를 수립한다는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채택하는 오슬로 평화 협정을 체결하면서, 인도는 이스라엘과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인도와 이스라엘은 국방 및 테러 대응 등 다양한 부문에 대한 협력을 이어갔다. 특히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집권한 이후로 인도와 이스라엘의 관계가 더욱 강화되었다. 2021년 인도는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미국과 함께 I2U2에 참여하였으며, 2023년 9월에 발표된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India-Middle East-Europe Economic Corridor)에 참여하는 등 이스라엘과 협력을 강화해왔다.


인도 정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표명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스라엘과의 연대를 표명한 것은 인도-이스라엘 관계가 매우 강화되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도국민당(BJP, Bharatiya Janata Party)이 집권한 이후로 인도는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2015년 인도는 유엔 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에서 2014년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을 비판하는 보고서에 대해 기권을 행사한 바 있다. 또한 2017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인도 총리 사상 최초로 이스라엘을 방문하였으며, 2018년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가 인도를 방문하는 등 인도와 이스라엘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다. 2023년 10월 10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면서 인도와 이스라엘의 연대를 강조하고, 인도가 모든 형태의 테러를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도 중앙정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는 소극적인 의견만 밝혔다. 아린담 바그치(Arindam Bagchi)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하마스의 공격을 테러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에 대해서도 국제 인도법을 준수할 의무를 강조하는 동시에 모든 테러 위협에 맞서 싸워야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도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당(INC, Indian National Congress)의 소니아 간디(Sonia Ghandhi)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스라엘에 대한 연대를 표명하면서 팔레스타인의 권리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하였다.

이스라엘 향한 비난은 하지 않는 인도 정부
인도가 친이스라엘의 입장을 보이는 것은 팔레스타인과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입장에서도 드러난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 역시 2023년 10월 17일에 가자지구 소재 병원인 알아흘리 병원(Al-Ahli Hospital)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하자 이스라엘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애도와 우려를 표명했다. 가자지구 정부는 알아흘리 병원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으며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공습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로켓 발사 실패로 폭발 사건이 벌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인도는 유엔 총회(UN General Assembly)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막기 위한 교전 중단(humanitarian pause)을 요구하는 결의안에 기권표를 행사하였다. 10월 27일 유엔 총회는 요르단, 러시아, 이집트, UAE 등이 공동 발의한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120개국의 찬성을 받아 통과시켰다.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 결의안에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롯한 14개국은 반대표를 던졌으며, 인도와 독일, 캐나다, 영국 등의 44개국이 기권했다. 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인도가 유일하게 기권하였으며 나머지 국가들은 찬성하였다. 요즈나 파텔(Yojna Patel) 주유엔 인도 대사는 기권표를 행사하면서 결의안이 하마스의 테러 및 납치를 규탄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테러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발언하였다.

인도 정부의 이스라엘 지지를 비난하는 야당

야당,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보여준 것은 불행한 일
반면 인도 야당은 인도 중앙정부의 이스라엘 지지 표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2023년 10월 19일 인도국민회의당의 당 지도부인 전인도국민회의위원회(AICC, All India Congress Committee)의 KC 베누고팔(KC Venugopal) 공동 사무총장은 인도 중앙정부의 입장이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발언하였다. KC 베누고팔 사무총장은 하마스의 잔학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으나 역사적 배경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인도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완전히 없애려는 잔혹한 공격을 지지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인도 소수 야당 국민회의당(NCP, Nationalist Congress Party)의 샤라드 파와르(Sharad Pawar) 총재도 인도가 전통적으로 팔레스타인을 지지했다고 지적하며 이스라엘에 지지를 표명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비판하였다.

좌파정당,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규탄하며 전쟁범죄라고 비판
인도 좌파정당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2023년 10월 18일 인도 야당인 인도공산당 마르크스주의(CPI(M), Communist Party of India - Marxist)는 알아흘리 병원 폭발 사건에 대해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스라엘의 잔학 행위를 막기 위해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공산당 마르크스주의는 알아흘리 병원 폭발 사건을 전쟁범죄와 제노사이드라고 주장하며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시온주의(Zionism) 점령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요구하였다. 다른 좌파 정당인 인도공산당 마르크스레닌주의 신민주주의(CPI(ML)-New Democracy, Communist Party of India (Marxist–Leninist) New Democracy)도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인도 중앙정부에 이스라엘을 규탄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인도의 유엔 총회 투표 기권을 강하게 비난하는 야당
인도 야당은 인도가 유엔 총회에서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기권한 점에 대해서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인도국민회의당의 프리앙카 간디(Priyanka Gandhi) 공동 사무총장은 인도가 유엔 총회 투표에서 기권표를 행사하자, 인도가 팔레스타인인 수천 명이 말살되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는 것을 옹호하지 않겠다고 발언하였다. 인도국민회의당 대표를 역임한 소니아 간디(Sonia Gandhi)도 이스라엘이 죄 없고 무기력한 국민들에 복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하며, 전쟁을 끝내기 위해 군사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인도, 여당과 야당 간 갈등 악화

야당, 팔레스타인 국민의 권리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둘러싼 인도 내 갈등도 커지고 있다. 2023년 10월 10일 야당인 인도국민회의당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강조하면서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영토와 자치권 등을 오랫동안 지지하였으며 앞으로도 지지할 것이라 밝혔다. 인도국민회의당의 자이람 라메쉬(Jairam Ramesh) 공동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에 대한 잔인한 공격을 비판하면서도 팔레스타인 국민의 정당한 열망이 이스라엘의 국가 안보 이익을 보장하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성취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인도국민회의당은 이스라엘에 즉각적인 교전 중단을 촉구하고 분쟁을 초래한 문제를 비롯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미해결 문제에 대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 정부 입장과 다른 야당을 비난
반면 여당인 인도국민당은 야당이 테러에 대해 비판하고 있지 않다고 비난하고 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2023년 10월 7일 인도국민당은 소셜미디어 X 계정을 통해 이스라엘의 상황을 공유하면서, 파키스탄 측의 테러에 대해 대응하지 못한 과거 인도국민회의당 정부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소셜미디어 X의 인도국민당 계정은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인도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을 공유하면서 인도국민회의당이 테러에 강경 대응하지 않았다고 비판하였다. 또한 인도국민당은 인도국민회의당과 야당연합 인디아(INDIA)가 하마스의 잔학행위를 무시하면서 팔레스타인 국민의 요구만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인간의 기본적 가치보다 선거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인도의 유엔 총회 투표 기권과 하마스 전 지도자 초대로 갈등 심화
인도국민당은 유엔 총회 투표 기권에 대한 야당의 비판이 제기되자 야당을 향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인도국민당은 인도의 입장은 한결 같이 테러의 편에 서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고 주장하며, 야당의 팔레스타인 지지에 대해 비판하였다. 특히 인도국민당은 인도 남부 케랄라(Kerala) 주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과거 하마스 지도자였던 칼레드 마샬(Khaled Mashal)이 초청된 것을 언급하며 인도국민회의당과 인도 좌파정당들을 비판하였다. 2023년 10월 27일 칼레스 마샬은 케랄라 주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초청을 받아 온라인을 통해 연설한 바 있다.

정치 갈등의 영향을 받은 인도 사회

인도의 정치 갈등으로 가짜뉴스로 가득 찬 소셜미디어 플랫폼
힌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촉발된 인도의 국내 정치 갈등은 인도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관한 가짜뉴스 확대 생산으로 이어졌다. 소셜미디어 X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황에 대한 가짜 뉴스와 가짜 영상이 확산되는 등으로 인한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알자지라(Al Jazeera)의 요청에 따라 인도의 내러티브리서치랩(Narrative Research Lab)은 소셜미디어 X에서 인도의 주요 인기 해시태그와 문구를 확인한 결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하여 친 이스라엘 성향의 트윗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델리대학교(Delhi University)의 아푸르바난드(Apoorvanand) 교수는 힌두민족주의 지지자들이 모든 나쁜 문제를 무슬림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스웨덴 웁살라대학교(Uppsala University)의 아쇼크 스웨인(Ashok Swain) 교수는 인도 내 힌두민족주의자들이 무슬림을 인간보다 못한 존재로 그려내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만 탄압하는 인도 경찰
또한 인도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하여 벌어진 시위에 경찰이 차별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23년 10월 7일부터 인도 전국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계속 벌어지고 있으나, 경찰들은 시위를 조직한 이들을 구금하거나 마이크와 현수막을 압수하는 등 시위를 막고 있다. 인도국민당이 통치하는 인도 서부의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 주만이 아니라 인도국민회의당이 주정부를 운영하는 인도 남부의 카르나타카(Karnataka) 주 등에서도 경찰의 강경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인도에서 극우단체들은 이스라엘을 수호하고 팔레스타인과 하마스를 타도하자는 시위를 인도 전역에서 벌였으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와 다르게 경찰로부터 제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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