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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아르헨티나, 대선 1차 투표 완료…예상외의 결과

아르헨티나 EMERICs - - 2023/10/27

☐ 대선 1차 투표 종료

◦ 세르히오 마사 재무부 장관 1위
- 아르헨티나 현지 시각으로 2023년 10월 22일 아르헨티나 총선이 치러졌다. 총 257석의 하원 의석 가운데 130석, 72석의 상원 의석 중 24석을 결정하는 선거였다. 또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Alberto Fernández) 현 대통령의 뒤를 이을 제48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가 동시에 진행되었다. 총 3,541만 명의 등록 유권자 가운데 투표율은 77.65%로 지난번 대선의 80.41%보다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상당히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 투표 종료 후 하루가 지나고 나서야 결과가 발표되었다. 가장 큰 주목을 모은 대선의 경우, 여당 대선 주자이자 현 경제부(Ministerio de Economía) 장관 세르히오 마사(Sergio Massa) 후보가 전체 유효표 가운데 37%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다. 파격적인 언행으로 주목을 모았던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 자유당(Partido Libertario) 후보가 30%의 득표율로 2위를, 그리고 파트리샤 불리치(Patricia Bullrich) 전 안보부(Ministerio de Seguridad) 장관이 득표율 23%로 3위에 올랐다.

◦ 예상 밖의 결과
- 이번 선거 결과는 선거 전 있었던 여론 조사 결과를 모두 뒤집을 정도로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대선 투표가 그러한데, 선거 직전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 조사에서 자유당 밀레이 후보가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일부 여론 조사에서는 밀레이 후보가 마사 장관을 10%p 정도의 지지율 차이로 앞서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 이는 총선 역시 마찬가지로, 여당 연합인 ‘조국을 위한 연합(UP, Unión por la Patria)’이 하원 130석 중 58석을 얻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또한, 상원에서도 12석을 새로 얻어 모든 정당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밀레이 후보가 소속된 자유당은 상·하원 모두 의석을 얻는 데 실패했다.

☐ 밀레이 후보의 기행, 역효과 일으켰나

◦ 여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 우세
- 이번 선거는 여러모로 1위를 차지한 마사 후보에게 불리한 구도였다. 총선 전 가장 주목을 모았던 화두는 역시나 경제였다. 아르헨티나는 2023년 들어 100%가 넘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으며, 투표 직전 가장 최신 인플레이션 지표였던 9월 기준 인플레이션은 전년 동기 대비 138%에 달했다. 이러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은 일찌감치 재선 도전을 포기하고 다른 인물에게 대선 출마를 넘겼으며 그렇게 여권을 대표하여 나온 후보가 마사 장관이었다.
- 문제는 마사 후보가 여권 연합, 그것도 현 정부의 경제부 수장이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 아르헨티나가 겪는 최악의 경제난의 책임 중 상당 부분은 마사 후보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야권 측은 40%를 넘는 빈곤율과 그치지 않는 인플레이션 등 경제 파탄의 책임을 마사 후보에게 집중하는 선거 전략을 사용했고, 상당수의 유권자가 야권의 주장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 논란 불러일으킨 밀레이 후보의 공약
- 선거 전 여권에 불리한 여러 정황은 밀레이 후보의 깜짝 등장으로 이어졌다. 아르헨티나 정치권에서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밀레이 후보는 현 정부와 반대되는 경제 정책을 내세우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이는 총선 전 치러진 예비(primary) 선거에서 밀레이 후보가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 하지만, 문제는 밀레이 후보가 내세운 공약 가운데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드는 내용도 많았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밀레이 후보는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anco Central de la República Argentina)의 폐쇄와 법정 통화를 미국 달러로 바꾸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많은 경제학자가 공약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고, 재계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밀레이 후보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외에도, 국립과학기술연구소(CONICET, Consejo Nacional de Investigaciones Cientificas y Tecnicas) 폐쇄와 R&D 예산 감축, 장기 매매 허용 등 논쟁의 대상이 된 공약이 다수 있었다.

☐ 아직 끝나지 않은 대선...변수 남아 있어

◦ ‘예비 선거 1위=당선’ 공식 깨질까
- 경제 상황 외에도, 총선 전 밀레이 후보의 승리가 점쳐졌던 또 다른 이유는 예비 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는 사실이다. 아르헨티나의 예비 선거는 일정 수준의 표를 얻지 못한 후보를 걸러내 최종 출마 자격을 가리는 예선전의 성격도 있지만, 본선 투표의 결과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의 역할도 한다. 역대 모든 대선에서, 예비 선거에서 1위를 한 후보가 결국 대통령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 1위 후보가 유효표 가운데 45% 이상을 얻거나 40% 이상의 득표율과 함께 2위와 10%p 이상의 표 차이를 벌려야 1차 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되는 아르헨티나 선거 시스템상 아직 결선투표가 남아있기 때문에 밀레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7%p의 득표율 차이는 작지 않으며, 아무도 마사 장관이 이렇게 큰 차이로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다.

◦ 불리치 후보, 마사 후보 지지 선언
- 대선 결선 투표는 1위 마사 장관과 2위 밀레이 후보의 1:1 대결로 치러진다. 따라서, 다른 후보에 표를 던졌던 유권자도 결선 투표에서는 이들 두 후보 중 한 명을 다음 대통령으로 지지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득표율 3위를 기록한 불리치 전 장관이 밀레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 마사 장관과 달리, 밀레이 후보와 불리치 전 장관 모두 우파 성향에 속한다. 그리고 불리치 전 장관이 밀레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 만큼, 우파 성향의 유권자들이 밀레이 후보 중심으로 모일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우파 내에서도 밀레이 후보의 급진적인 공약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상당하다. 한 달 뒤인 11월 19일에 있을 대선 결선 투표에서 과연 아르헨티나를 뒤집어 놓을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한 밀레이 후보가 최종 승리하게 될지, 아니면 마사 장관이 그동안의 공식을 부수고 페론주의(Peronism) 정부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Argentina's Peronists soar in election to seal run-off with radical Milei, 2023.10.23.
The Guardian, Far-right populist Javier Milei fails to win first round of Argentina’s presidential election, 2023.10.23.
Vatican News, Argentina set for presidential run-off, 2023.10.23.
Anadolu Agency, Argentina heads for presidential runoff after vote gives lead to economy minister, 2023.10.23.
Reuters, Milei leads polls in Argentina election after primary shock, 2023.09.09.
Merco Press, Argentina: Milei picks Vice-Presidential candidate, 2023.05.09.
Buenos Aires Times, Victoria Villarruel, Milei’s pick for VP, on Argentina’s military dictatorship and state terrorism, 2023.09.05.
News TheU, Far-right candidate is front-runner in Sunday’s Argentina election, 2023.10.17.
Buenos Aires Times, Milei’s warning about break with China creeps into president’s tour, 2023.10.17. 
Nature, Argentina election: front runner vows to slash science funding, 2023.10.16.
AP News, Many frustrated Argentines pinning hopes on firebrand populist Javier Milei in presidential race,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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