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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파키스탄, 선거법 개정안 두고 국내정치적 갈등 심화

파키스탄 EMERiCs - - 2022/07/02

☐ 파키스탄, 선거법 개정안 등 법안 통과 둘러싸고 논란 지속


◦ 파키스탄 의회, 선거법 개정안 채택

- 5월 26일 파키스탄 하원이 전자 투표 관련 조항을 변경하기 위한 2022년 선거법 개정안을 채택했으며, 27일 파키스탄 상원은 만장일치로 2022년 선거법 개정안을 채택했다. 이번에 채택된 선거법 개정안은 2017년 선거법 개정안에서 도입된 전자 개표기(EVM, digital vote casting machine)와 재외국민 투표 관련 조항의 변경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선거에서부터 전자 개표기 사용이 중단되는 등 전자 투표 절차를 폐지하고 해외 거주 파키스탄인들의 전자 투표가 불허된다.

- 앞서 자베드 무르타자 압바시(Javed Murtaza Abbasi) 파키스탄 의회부 장관은 2017년 선거법을 개정하여야 한다며 의회에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압바시 장관은 이번 선거법 개정안 통과에 환영의 뜻을 밝혔으며, 파키스탄 선거위원회(ECP, Election Commission of Pakistan)가 개정된 이번 선거법에 기반하여 다가오는 보궐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 기대감을 표명했다. 다만 선거에 난항이 예상된다며, 이번 보궐선거가 새 선거법에 따른 선거 절차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이번 선거법 개정안 둘러싸고 논란 지속

- 일각에서는 이러한 선거법 개정안이 파키스탄 국민들의 선거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대민주주의연합(Grand Democratic Alliance) 소속 의원들이 이번 선거법 개정안에 반발했다. 파키스탄 정의운동당(PTI, Pakistan Tehreek-e-Insaf) 소속인 누르 알람 칸(Noor Alam Khan) 의원은 이번 선거법 개정안이 파키스탄 이중 국적자들의 투표권을 제한한다며 우려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이번 선거법 개정안이 기술 발전을 역행하는 퇴행적인 결정이라 비난했다. 

- 아잠 나제에르 타라르(Azam Nazeer Tarar) 파키스탄 법무부 장관은 위와 같은 비판에 반박하며 파키스탄 정부가 기술 활용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으나, 검표기의 오용을 우려한 것이라고 개정안 배경을 밝혔다.

- 한편 타라르 장관은 이번 개정안이 전 정부의 잘못된 결정을 되돌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7년 당시 임란 칸(Imran Khan) 정부가 전자 투표 절차 도입과 해외 거주 파키스탄인들의 전자 투표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선거법을 통과시킴으로써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한 선거를 방해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현 정부가 선거법을 2017년 이전 형태로 되살리기 위해 나서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 파키스탄 의회, 최근 11개 법안 졸속 통과로 논란

- 파키스탄 하원에서는 최근 11개 법안이 의회 정족수를 만족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토론 없이 졸속으로 통과되며 논란이 일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의 사임과 함께 이전 여당이었던 PTI당 소속 의원들 또한 위원회에서 사임하면서 법안이 관련 위원회에서 논의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현지 매체인 던(Dawn)은 최근 파키스탄 하원에서 정상적인 입법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법안의 정당성 약화를 우려했다.

- 이번에 채택된 법안에는 선거법 개정안, 형사소송법 개정안, 부패방지기구인 국가책임국(NAB, National Accountability Bureau) 법 개정안 등 중요 논점이 있는 법안들이 포함됐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이슬라마바드(Islamabad) 지방행정 관료의 사법적 권한을 박탈한다는 내용이다. 한편 SNS를 통해 외설스러운 내용을 전파한 사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 파키스탄, 칸 전 총리 퇴임 이후 정치 갈등 고조


◦ 파키스탄 대통령, 선거법 개정안 승인 거부

- 하지만 최근 파키스탄 대통령이 선거법 개정안 승인을 거부하며 정치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6월 19일 아리프 알비(Arif Alvi) 파키스탄 대통령이 선거법 개정안에 서명하지 않고 이를 반려했기 때문이다. 알비 대통령은 이번에 의회에서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이 퇴행적이라 주장했다. 

- 아리프 알비 대통령이 선거법 개정안 승인을 거부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5월 말 파키스탄 하원과 상원은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으며, 이후 절차상 파키스탄 대통령의 승인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으나, 6월 4일 알비 대통령은 선거법 개정안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 이후 파키스탄 하원과 상원은 양원 협의회(Joint sitting)를 통해 한 차례 더 선거법 개정안을 승인했으나 알비 대통령이 재차 승인을 거부한 것이다.

- 파키스탄 헌법에 따르면 양원 협의회 이후 10일 이내에 대통령이 승인하지 않으면, 해당 법안은 승인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선거법 개정안은 통과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법 개정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승인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결정은 후세를 위해 기록을 남기길 희망하는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 언급했다.


◦ 임란 칸 전 총리, 법 개정안에 반기

- 한편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 야당과 함께 법 개정안에 전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현재 PTI 당 대표인 칸 전 총리는 이번 법 개정안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부패방지기구인 국가책임국(NAB)법 개정안에 회계 부정으로 인한 화이트 칼라범죄자를 보호하는 조항이 포함되었다고 주장하며, 이 문제를 파키스탄 대법원에 가져갈 것이라 밝혔다.

- 칸 전 총리는 파키스탄 의회에서 위 법안들이 통과된 것이 국가를 조롱하는 행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칸 전 총리는 국가책임국 법 개정안을 채택한 상·하원 의원들이 몰염치하며, 이들을 투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칸 전 총리는 대법원이 국가에 해가 될 수 있는 조치들을 막아주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 이에 파키스탄 현 정부의 타라르 파키스탄 법무부 장관은 국가책임국 법 개정이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헌법의 우위를 지지함으로써 국민과 국가의 최선의 이익이 되는 조치라고 밝혔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Dunya News, Govt introduces NAB amendments in light of superior courts' judgments: Law Minister, 2022.06.22.

Dawn, PTI to challenge NAB law amendment in SC this week: Imran, 2022.06.21.

Dawn, President Alvi refuses to sign election reforms bill, 2022.06.19.

Al Jazeera, Pakistan minister slammed for ‘drink less tea, save money’ appeal, 2022.06.16.

The Guardian, Pakistanis told to drink less tea to help fight economic crisis, 2022.06.15.

Dawn, NA approves 11 bills without debate, 2022.06.09.

Thugmaza, Govt closer to electoral reforms after Senate passes amended bill, 2022.05.27. 

Tribune, NA amends election laws to stop EVMs use, 2022.05.26.

The Nation, NA Approves Amendments To Election Act 2017, 2022.05.26.

Radio Pakistan, NA passes ‘The Elections (Amendment) Bill, 2022’, 2022.05.26.

Dawn, NA approves bill to deprive overseas Pakistanis from voting, stop use of EVMs in general election, 2022.05.26.

Tribune, Bill in NA to withdraw voting right from dual nationals, 2022.05.11.



[관련 정보]

1. 파키스탄 전 총리, 야당과 함께 대법원서 국가책임국 법 개정안 반대할 계획 (2022.06.23)

2. 파키스탄 대통령, 선거법 개정안에 서명 거부 (202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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