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남아시아

☐ 사회적 안전망 강화에 초점 둔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

◦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 공개

- 방글라데시 재무부가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6월 9일 무스타파 카말(Mustafa Kamal) 방글라데시 재무부 장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5.2%에 해당하는 6조 7,806억 4,000만 타카(한화 약 93조 4,088억 원)로 편성된 예산안의 세부목록을 공개했다. 

- 운영 경비 및 기타 경비(operating expenditures and other expenditures)에는 4조 3,199억 8,000만 타카(한화 약 59조 5,095억 원)가, 연간개발프로그램(Annual Development Programme)에 2조 4,606억 6,000만 타카(한화 약 33조 8,961억 원)가 할당됐다.

-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에 할당된 예산은 전체 예산의 11.85%를 차지하는 8,037억 5,000만 타카(한화 약 11조 689억 원)이다.

◦ 취약계층 지원 우선

- 방글라데시 재무부는 2022/23 회계연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폭풍우로 인한 침수 피해 등 자연재해와 금융 위기로 소득이 감소하거나 일자리를 잃은 저소득층에의 긴급 금융지원 제공을 우선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보조금과 인센티브 지출액을 초기 계획보다 15~20%가량이나 확대해 GDP 대비 1.9%에 달하는 8,274억 5,000만 타카(한화 약 11조 3,981억 원)로 편성했다. 2021/22 회계연도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500억 타카(한화 약 6,886억 원)로 구성된 ‘자연재해충격관리기금(Fund for Managing the Shocks of Natural Disasters)’을 신설한 바 있다.

- 한편, 방글라데시 재무부는 정부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건 부문 지출을 확대한 덕분에 2022년 5월까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건수가 1억 1,800만 건, 부스터샷 접종 건수는 1,500만 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 무스타파 카말 방글라데시 재무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정부가 지금까지 총 1조 8,767억 9,000만 타카(한화 약 25조 8,461억 원) 규모의 금융 및 인센티브 패키지 28건을 내놓았고, 국민 7,300만 명과 172만 개 단체가 직접 수혜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 보편적 연금 제도 시행

- 방글라데시 재무부는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2022년 7월부터 보편적 연금 제도(universal pension scheme)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만18~50세 사이의 방글라데시 국민이라는 누구나 보편적 연금 제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 무스타파 카말 방글라데시 재무부 장관은 정부가 보편적 연금 제도 시행에 앞서 ‘보편적 연금 관리법(Universal Pension Management Act 2022)’ 초안이 마련되었으며, 2022년 연내에 이를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카말 방글라데시 재무부 장관은 2020년 기준 73세인 방글라데시 국민의 평균기대수명이 2050년에는 79.9세, 2075년에는 84.3세로 늘어난다면서 국민의 은퇴 후 노후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역설했다. 방글라데시 여당인 아와미연맹(Awami League)은 보편적 연금 제도를 2008년 총선 공약으로 꺼내든 바 있다.

- 하지만 현지 싱크탱크인 정책대화센터(Centre for Policy Dialogue)의 파미다 카툰(Fahmida Khatun) 센터장은 “방글라데시 정부가 2022년 초에도 보편적 연금 제도와 관련하여 비슷한 발표를 내놓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연금 제도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 예산 건전성 다소 회복

◦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는 감소

- 카말 방글라데시 재무부 장관은 2022/23 회계연도 정부 세입 목표가 4조 3,300억 타카(한화 약 59조 6,523억 원)라고 밝혔다. 이를 기준으로 할 때 2022/23 회계연도 재정적자 규모는 GDP 대비 5.5%인 2조 4,506억 4,000만 타카(한화 약 33조 7,581억 원)로 전 회계연도에 기록했던 GDP 대비 재정적자 6.2%보다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방글라데시 재무부는 개인 납세자의 소득세 면세 상한을 현행 연 소득 30만 타카(한화 약 413만 2,500원)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방글라데시 재무부는 2022/23 회계연도에 조세 포탈자가 해외 은닉재산을 자진신고하고 7~15%에 달하는 취득세를 납부할 경우 처벌하는 않는다는 조세 사면을 시행하기로 했다.

◦ 기반시설 건설이 가장 큰 비중 차지

- 예산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사회 기반시설에 전체 예산의 27.05%인 1조 8,342억 5,000만 타카(한화 약 25조 2,668억 원)가 투여되고, 이 가운데 교육, 보건 등 인적자원개발에 1조 6,752억 4,000만 타카(한화 약 23조 764억 원)가 배정됐다.

- 물리적 기반시설(physical infrastructure)에는 전체 예산의 29.6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2조 86억 타카(한화 약 27조 6,652억 원)가 할당되었는데, 이 가운데 농업·농촌 개발 에 8,679억 8,000만 타카(한화 약 11조 9,547억 원), 통신 기반시설에 7,902억 6,000만 타카(한화 약 10조 8,846억 원), 전력·에너지 분야에 2,606억 5,000만 타카(한화 약 3조 5,898억 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 그리고 일반 서비스 분야에 전체 예산의 22.59%인 1조 5,320억 8,000만 타카(한화 약 21조 1,005억 원)가 배정됐다. 민관제휴 사업(PPP, public-private partnership), 제반 산업에의 금융지원, 보조금, 공기업 및 공공 금융기관 지분출자 등에 전체 예산의 7.84%인 5,315억 5,000만 타카(한화 약 7조 3,204억 원)가 할당됐다.

☐ 조세 정책 변화에 업계 희비 엇갈려

◦ 비(非) 기성복 수출업계 법인세 인하

- 방글라데시 재무부는 기성복 분야에 치중된 국내 수출산업 구조를 바로잡고 수출산업 다변화를 꾀하기 위하여 기성복 이외의 수출업체에 부과되는 법인세를 현행 30%에서 12%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현재는 방글라데시에서 수출 전략 산업인 기성복 수출 공장만 12%의 낮은 법인세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 모아잠 호사인 모티(Moazzem Hossain Moti) 방글라데시 의류 액세서리 및 포장재 수출협회(BGAPMEA, Bangladesh Garment Accessories and Packaging Manufacturers and Exporters Association) 회장은 포장재와 액세서리 부문이 기성복 및 수출 수요의 상당한 부문을 차지하며 정부가 나서서 비 기성복 부문에 불리하게 기울어진 구조를 바로잡는다면 수출산업 다변화가 더 쉽게 이뤄지고, 무역수지적자 해소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다만 방글라데시 재무부는 법인세 인하가 교통, 모바일 통신, 인터넷 및 인터넷 기반 서비스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통신 관련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또한, 재무부가 광대역 인터넷에 적용된 부가가치세(VAT) 세율을 높이고 핸드셋(handset) 제조업체에 5%의 부가가치세를 도입할 계획까지 내놓자 방글라데시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암베르 아이티(Amber IT)의 아미눌 하킴(Aminul Hakim) 대표이사는 이러한 조치들이 정보통신(IT) 산업 육성을 표방하며 정부가 국책 사업으로 내건 ‘디지털 방글라데시(Digital Bangladesh)’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Daily Star, Universal pension starts from 2022-23, 2022.06.10.

United News of India, Bangladesh places Tk 6,78,064cr budget, 2022.06.09.

Dhaka Tribune, ‘New wage board for RMG workers on the cards’, 2022.06.07.

The Daily Star, New VAT likely for handsets, internet, 2022.06.07.

[관련 정보]

1. 방글라데시 재무부,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 의회에 제출 (2022.06.13)

2. 방글라데시, 광대역 인터넷에 적용되는 부가가치세 인상 계획 (2022.06.10)

3. 방글라데시 재무부, 비(非) 기성복 수출업체에 부과되는 법인세 대폭 인하 검토 (2022.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