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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2020년 8월 인도남아시아 한눈에 보기

인도ㆍ남아시아 일반 EMERiCs - -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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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정부의 포로 석방 중단, 탈레반의 공격 재개… 평화협상에 먹구름

2020년 2월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협상을 체결하면서 양측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구속 중인 포로를 석방하기로 합의하였다. 합의에 따라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4월부터 8월 초까지 포로 석방을 이행하였으나 평화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고, 차후 석방될  포로 중 위험 인물이 포함되어 있다며 석방을 중단하였다. 이후 탈레반은 다시 아프간 정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였다. 프랑스와 호주는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였으며, 파키스탄은 탈레반 대표단을 초청하여 평화협상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8월 29일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탈레반의 거부에도 양자 간 평화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탈레반의 등장과 아프가니스탄 내 권력 장악

탈레반은 학생(talib)에서 유래하였으며, 1990년 초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지에 위치한 파슈툰(Pashtun) 지방에서 성장하였다. 당시 파슈툰 지역은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1972~1989)과 아프가니스탄 내전(1994~1996)으로 안보, 사회,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처해있었다. 칸다하르(Kandahar)  북부의 마이완드(Maiwand)의 마드라사(Madrassa, 이슬람 신학교)에서 수학한 물라 모함마드 오마르(Mullah Mohammad Omar)는 1994년 이슬람 율법이 아프가니스탄 내 자리잡지 못한 것에 실망하며 자신을 따르는 학생들의 무리와 탈레반을 창설하였다. 이후 파키스탄 마드라사에서 수학한 아프간 학생들이 탈레반에 참여하면서 탈레반의 성장이 이루어졌다. 


아프가니스탄 내전으로 물자 부족 및 인종 갈등이 지속되고 군벌과 범죄자들이 난립하여 정치, 사회경제적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탈레반은  군사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세력을 확대하였다. 1995년 탈레반은 이란과 접경 도시인 헤라트(Herat)를, 1996년에는 수도 카불(Kabul)을 점령하면서 부르하누딘 랍바니(Burhanuddin Rabbani) 정권을 무너뜨리고 이슬람 아미르국(Islamic Emirate)를 선포하였다. 1998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약 90%를 장악하였다.

탈레반은 장악한 지역에서 부패와 불법 행위를 근절하였으며, 도로 등 인프라를 건설하고 상업 활동을 보장하면서 대중들의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 한편, 탈레반은 공공 사형을 집행하고, 남자들에게는 수염을, 여자들에게는 부르카(Burka) 착용을 요구하였으며, TV, 음악과 영화, 10세 미만 여아의 등교 금지 등 엄격하게 이슬람 율법을 적용하기도 하였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후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은 탈레반을 인정하였다. 특히 파키스탄 측은 탈레반과의 연관성을 부인하였지만, 탈레반 내 주요 인사들이 파키스탄 마드라사에서 수학하였고, 탈레반의 일부가 파키스탄에서도 활동하면서 이들 간 유대가 긴밀하다는 것이 널리 알려졌다. 한편 UN 안전보장이사회는 탈레반에 여성 학대를 종결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과 미-아프간 정부-탈레반 간 관계

2001년 9.11 알 카에다(Al-Qaeda) 테러 이후 탈레반의 지도자 오마르는 빈 라덴(bin Laden)을 넘기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였으며, 이후 미국은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였다. 미국은 빠르게 탈레반 정권을 축출하였으며, 지도자 오마르와 그의 측근들은 파키스탄 접경 지역으로 피신하였다. 이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과도 정부 수립을 지원하였으며, 독일에서 이루어진 본 합의(Bonn Agreement)에 따라 탈레반 정권 당시 외교부 차관을 역임하였던 하미드 카르자이(Hamid Karzai)가 아프가니스탄 과도 정부의 지도자로 선출되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권력을 상실한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과 아프가니스탄 정부, 민간인을 상대로 군사 공격을 지속하면서 미국-아프가니스탄 정부 대 탈레반의 구도가 형성되었다. 2014년 9월 29일 미국에서 수학한 아슈라프 가니(Ashraf Ghani)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의 관계는 지속되었다.


미국,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간 평화협상

평화 구축을 위하여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에 대한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카르자이 대통령 재임 시기(2004~2014) 중반인 2007년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영국과 탈레반은 이를 지지하였다. 2007년 9월 탈레반에 평화협상을 제안하기도 하였으나, 탈레반이 아프간 내 주둔 중인 외국군들을 공격하자 이를 철회하였다. 


다시 평화협상이 본격적으로 거론된 것은 2010년이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런던 컨퍼런스에서  탈레반과 휴전하고자 하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였다.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당시 미국무부 장관도 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였다. 오바마 행정부 시기 무력을 통한 제압보다 대화를 통한 협상으로 탈레반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변화하였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2011년 6월 미국과 탈레반 간 비밀 회담이 있음을 확인한 바 있으며, 평화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면서 2013년 카타르 도하(Doha)에 탈레반의 정치 사무소가 개소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카르자이 대통령은 탈레반이 스스로를 망명 정부처럼 보이고자 한다며 비판하기도 하였으나, 탈레반은 도하 사무소를 통하여 미국,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비공식 협상을 진행하였다.


2018년 2월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의 공격 빈도가 잦아지자 탈레반에 대한 무조건적인 평화협상을 제안하였다. 당시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을 합법적인 정치 세력으로 인정하고, 구금 중인 포로를 석방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후 3월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Tashkent)에서 20개국이 모여 가니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한다고 표명하였으나, 탈레반은 이에 공식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프가니스탄 국내외에서는 평화협상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으며, 탈레반 측도 도하 사무실을 통해 미국과의 접촉을 지속하였다. 2018년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잘마이 할릴자드(Zalmay Khalilzad)를 특사로 파견하여 아프가니스탄 내 평화협상을 이끌게 하였다.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은 임시 휴전에 합의하였으며, 2019년 9월 할릴자드 특사는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협상에 합의하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주 후 카불 내 미국 병사들과 아프간 민간인이 사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취소하였다. 


이후 탈레반은 모스크바에 대표단을 보내 미국의 아프간 철군 이후의 상황을 논의하기도 하였으나, 12월 다시 미국과의 협상을 재개하였다. 양측은 2020년 2월 22일부터 7일간 임시 휴전을 한 이후 평화협상에 합의하였다. 미국과 탈레반이 체결한 합의안에는 미군, NATO군의 철수 및 135일 내 군사 기지 폐쇄, 탈레반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 탈레반 지역 내에서 알카에다 활동 방지, 아프가니스탄 정부-탈레반 간 평화협상 및 포로 교환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미-탈레반 평화협상 이후 아프가니스탄 정부-탈레반 간 협상과 포로 석방

3월 10일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 간 협상이 계획되었으나, 탈레반은 공격 행위를 중단하지 않았으며, 아프가니스탄 내부에서도 대선 불복으로 인한 정치 갈등이 지속되면서 평화협상의 대표단이 꾸려지지 못했다. 한편 가니 대통령이 10일 대통령 결의안에 서명하면서 1,500명의 포로가 석방되었으며, 미군도 이날 철수를 시작하였다. 3월 20일 아프가니스탄 정부 내에서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위한 대표단이 꾸려지고, 3월 31일 UN 안보리 등 국제사회에도 평화협상을 촉구하면서 국내외적으로 협상을 위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4월 7일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간 포로 교환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었으나, 탈레반 주요 지휘관 15명의 석방 합의가 결렬되자 수하일 샤헤엔(Suhail Shaheen)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협상이 결실이 없다는 논평을 발표하였다.


그럼에도,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 간의 포로 교환이 진행되었으며, 2020년 8월까지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포로 5,100명을, 탈레반 측은 1,000명을 석방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탈레반 측이 요구하였던 주요 인물들이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석방을 거부하였다.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자신이 이들을 석방할 수 있는 합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대부족장 회의인 로야 지르가(Loya Jirga)에 판단을 미루었으나, 로야 지르가는 이들의 석방을 승인하였다.


로야 지르가의 승인 이후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간 협상이 순탄해 질 것으로 보였으나, 아프가니스탄 협상단의 여성 협상가인 파우지아 코오피(Fawzia Koofi)가 카불 근처에서 무장 괴한에게  공격받으면서 상황이 악화되었다. 그녀는 유명한 인권운동가로 그간 탈레반을 강력하게 규탄하여 왔다. 또한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로야 지르가의  결정과 달리 탈레반의 주요 인물들을 석방하지 않겠다면서 포로 교환을 중단하였다. 또한 탈레반 측은 24일 아프가니스탄 군과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면서 양자 간의 갈등이 재차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석방 중단에 프랑스, 호주 지지... 파키스탄, 탈레반과 평화협상 관련 논의 진행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포로 석방을 중단하자 프랑스와 호주가 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피력하였다. 최근 프랑스와 호주는 자국민과 자국 군인을 공격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탈레반 소속원을 석방하지  말아 달라고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요청하였다. 주카불 프랑스 대사관은 SNS를 통해 위 사실을 확인하였다. 한편 탈레반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도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파키스탄 간 평화협상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탈레반의 정치 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Mullah Abdul Ghani Baradar)는 파키스탄을 방문하여 지도자들과 아프가니스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하여 논의하였다. 이번 논의에 참석한 샤 마흐무드 쿠레시(Shah Mahmood Qureshi)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은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간 담화가 곧 시작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 나아가 8월 18일 파키스탄 정부는  탈레반과 관련 단체에 대한 UN 안보리 제재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지시하는 명령안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지역안보에서 아프가니스탄-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지니는 함의

아프가니스탄은 미국, 러시아, 이란, 파키스탄, 인도 등 주변 강대국들과 지역 국가들의 안보적 이익이 교차하는 국가로, 주변국과 전문가들은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 과정에 주목하였다. 


먼저 지역안보 구도 차원에서 철군과 평화협상 체결로 미국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미-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체결된 이후 전략국제연구센터(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안보 전문가인 세쓰 존스(Seth G. Jones)는 평화협상이 실패하였다고 혹평하였으며, 평화 프로세스가 중단되거나 아프가니스탄 내 전투가 확대되면 인도, 파키스탄, 이란, 러시아가 다양한 세력을 지원함에 따라 지역의 불안정성이 증가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두번째로 아프가니스탄 평화 프로세스가 인도-파키스탄 갈등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동 전문가인 클레이튼 토마스(Clayton Thomas)는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를 통해서  지역 내 인도에 의한 전략적 고립을 두려워한 파키스탄의 입장에서 탈레반은 비교적 가깝고, 반인도 정서를 공유하는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는 인도의 아프가니스탄 내 외교적, 경제적 입지가 확고하며 그간 남아시아 지역 내에서 인도가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가장 큰 기여자였다고 평가한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국내 정치 차원에서 정부 내부 지도자 간, 정부와 부족장 간 의견 불일치가 평화협상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난 2019년 대선 불복으로 인한 대통령과 최고행정관 간 갈등, 8월 초 포로 석방을 둘러싼 정부와 부족장 회의체 간 의견 불일치 등의 사례를 살펴보면, 아프가니스탄 내부에서도 의견 조율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의견 불일치로 협상은

장기화 될 수 있으며, 이는 곧 국내 정치, 사회, 경제적인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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