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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인도 SaaS 산업 현황 및 트렌드 소개

인도 KOTRA 2021/03/29

-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성장세 지속 -
- 우리나라의 업계 입장에서도 인도 SW업계와의 협력을 진지하게 검토 필요 -


산업 특성

변모하는 인도의 IT산업 
인도는 특유의 영어사용 능력 때문에 실리콘 밸리 등의 아웃소싱에 적극 대응이 가능하여 1980년대부터 IT산업이 발달해 왔다. 그러나 초기 IT 산업은 콜센터 업무 등을 위주로 한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Business Process Management, BPM)나 소프트웨어 코드 내에서 버그를 찾아내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같은 낮은 수준의 인도 IT 산업이 이제 슬슬 변모를 해 나가는 와중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Software as a Service, SaaS)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SaaS 부문 자체는 글로벌 시장의 측면에서도 유망하다. 인도의 IT 업종단체인 NASSCOM에 따르면, 글로벌 SaaS 시장은 2019년 현재 약 1,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연평균 22.6%의 증가세를 시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중에서 인도의 SaaS 업계의 총 매출액은 2020 회계년도 중 3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 SaaS 업계의 특징적인 면모는 동 매출액 중의 75%가 인도가 아닌 해외 시장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들어 벤처투자를 유치하는 SaaS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인도 내에서 벤처 투자를 받은 Saas 기업의 수는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C 시리즈 혹은 후기 자본 투자를 받는 SaaS 기업의 숫자는 네 배 이상 증가했다. 한마디로 5년 내에 상전벽해의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저임 노동력을 활용한 저부가가치 산업에 지나지 않았던 인도 IT 및 소프트웨어 산업 역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중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인도의 SaaS 산업의 현황
인도의 SaaS 업계는 2010년 몇 개의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업체들로부터 시작하여 오늘날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인도에서 나타난 1세대 SaaS 기업은 Zoho와 Freshworks로 대표되는 업체들로 인도의 낮은 비용과 높은 수준의 인재 수준을 활용하여 글로벌 시장의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수평적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들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에 더해서 다른 유형의 인도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바, 오늘 날 인도 기업은 초기 단계에 비해 지역, 타겟 고객 및 솔루션의 유형 면에서 매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5년 전 인도 내에서 4천 개에 불과했던 SaaS 기업수는 2020년 8천 개 가량으로 늘어났으며, 벤처 투자를 유치한 기업 역시 5년전 500개 이하 수준에서 현재는 1,200개 가량으로 늘어났다. 벤처 투자 성공의 시금석이라고 할 만한 C 시리즈 혹은 후기 벤처 투자를 유치한 기업 역시 10개 이하에서 4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인도 국내시장이 소프트웨어 기업이 성장하기 쉬운 여건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인건비가 낮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교육이 활성화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들의 구매력이 약하고 가격에 민감한 데다, 굳이 돈을 내가면서 SaaS를 써야할 필요성을 느끼지도 않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였다.  국내 고객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창업 초기단계부터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알아보는 해외 고객을 발굴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에서 중요하게 부각됐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국내시장의 걸림돌에 대한 인도 SaaS 기업들의 대응도창조적인 면이 있다. 즉, 일부 기업은 공짜 서비스(freemium)을 통해서 시장 창출에 투자를 하거나, 혁신적인 수익모델을 개발하거나, 투자대비수익(ROI) 지표 등을 활용하여 고객들에게 손에 잡히는 편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특히 2020년 Covid-19 봉쇄령이 진행되는 가운데에도, SaaS 기업들은 원격 영업(remote selling), 국내 시장에 기대지 않은 글로벌 마케팅 등을 통해서 성장을 추구할 수 있었다.

인도 SaaS 시장의 발전 단계
출처: 베인 앤 컴퍼니


동 업계의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 첸나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Freshworks의 경우 2010 년 10월 창업 이후 초기단계 글로벌 시장에서 중소기업 대상의 고객지원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롱테일을 추진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벤처투자를 받아서 초기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을 다양한 마케팅 채널 실험에 활용하면서 점차적으로 고객 베이스를 늘렸으며, 2015년에는 비디오 채팅 플랫폼 1Clikck.io 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성장단계에 이르러 Freshworks는 독자적인 원격 영업기법을 정립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엔터프라이즈 영업 엔진을 강화하고 전세계 400여개의 파트너사로 채널 생태계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이 같은 거듭된 성장의 결과 Freshwork사는 현재 시가총액이 35억 달러에 이르는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인도 SaaS 산업의 발전방향 
인도의 SaaS 기업이 이렇게 발달하게 된 데는 1세대 창업자 Sridhar Vembu(Zoho 창업자), Girish Mathrubootham(Freshworks 창업자) 등의 역할도 컸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동종업체 혹은 신생업체들 커뮤니티를 구축하면서 이들이 새로운 벤처를 창업하거나 새로운 사업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예컨대 Freshworks는 Voonik, Revv, SurveySparrow 등과 같은 후배기업을 25개 이상 창업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더 나아가, 인도는 국내 및 글로벌 SaaS 투자자 등을 위시한 산업 생태계 역시 잘 발달되어 있다. 네 건 이상의 투자를 추진한 SaaS 엔젤 역시 100개를 상회하고 있으며, xto10x와 Flipkart Leap 등의 인큐베이터와 액셀러레이터 역시 다수 영업 중이다. 여기에 더해 SaasBOOMi 등과 같은 커뮤니티 역시 SaaS 개발 행사 등 각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의 코로나바이러스 판데믹 역시 인도의 SaaS 산업의 발목을 잡지는 못했다. 업계가 화이트칼라 엔지니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보니 재택근무를 한다고 커다란 근무일 손실도 보지 않았는 데다, 기업들 마다 재택근무에 맞춰 나름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다 보니, SaaS 기업의 일거리가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첸나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Kissflow의 경우 지난 해 타밀나두주 봉쇄령을 거치면서 받은 피해는 2% 가량의 중소기업 고객을 잃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동 사의 CEO는 ‘피해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적어도 우리같이 기업 생산성 향상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우리 같은 기업들에게는 봉쇄령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 첸나이를 대표하는 SaaS 기업인 Zoho의 관계자와 전화인터뷰 결과 ‘어차피 판데믹 이전부터 우리가 맺는 계약의 90% 가량은 면대면 접촉이 없이 온라인으로 체결되고 있기 때문에 커다랗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예전부터 인도 IT업계의 특징이었던 글로벌 시장과의 연계성이 인도 SaaS 업계에 더욱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베인앤컴퍼니는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2022년 인도의 SaaS 시장규모는 2019년 40억 달러 대에서 180~ 200억 달러로 늘어나고 글로벌 SaaS 시장 점유율 역시 2019년 3% 대에서 2022년7~ 9%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인도에서는 이미 Zoho, Freshworks, Druva, icertis 등이 반복 연 매출(Annual Recurring Revenue, ARR) 1억 달러 이상을 넘어섰으며, 향후 12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여러 개의 SaaS 기업들이 이 ARR 클럽에 가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출 전략 : 우리나라 업계에 대한 시사점
우리나라의 경우 소프트웨어 산업의 해외진출과 관련하여 많은 정부지원이 있었지만, 인도 업계와는 엔지니어 채용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정한 교류가 없는 실정이다. 한컴 등과 같은 선도기업이 벵갈루루에 지사를 설립하여 인도시장 진출과 더불어 인도 엔지니어를 활용한 R&D 및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나 여타 기업의 경우 인도시장 진출을 추진하거나 인도 산업의 경쟁력을 지렛대로 삼으려는 노력은 보이고 있지 않다. 이 같은 양태는 우리 업체가 앞으로 좀더 전략적으로 생각해 봐야할 부분으로 사료된다.

인도는 영어를 공용어의 하나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의 소프트웨어 업계는 우리나라에 비해 해외시장 진출에 유리한 입지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 IT업계의 아웃소싱을 담당하면서 글로벌 시장과의 연계성도 강한 편이다. 과거 아웃소싱 업무 자체가 저부가가치 업무였지만, 최근 SaaS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같은 면모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실제로 많은 인도 엔지니어가 미국의 실리콘 밸리 등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글로벌 기술기업의 최고 경영진으로까지 승진하는 경우가 많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것이 인도의 최대 수출품은 CEO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부분을 고려할 경우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인도의 IT 업계와 어떻게 전략적으로 협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시작해봐야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인도의 또다른 강점은 IT 및 SW 엔지니어 인력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물론 인력이 풍부하다고 해서 모두가 고급스러운 프로젝트를 추진할 실력을 갖춘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인도 안에서도 실력 있고 경험이 풍부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경우 우리나라 못지 않은 인건비가 들어간다고 한다. 우리나라 업체들 역시 인도의 이와 같은 장점, 즉, 영어구사 능력, 풍부한 양질의 인력 부분 등을 활용한다면 굳이 인도 시장이 아니라도 세계시장을 진출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사료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장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당장부터 인도 업체와 협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양국의 비즈니스 및 IT 업체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찍이 첸나이에서 우리나라 IT기업과 인도 IT기업 간의 협력을 주도했던 현지 경영컨설턴트에 따르면, 인도 IT업체들이 한국식 비즈니스 문화에 잘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IT업체들은 신속하게 계획을 변경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도 업체들이 이런 변경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 또한 정해진 업무범위를 넘어서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 인도 IT엔지니어들의 특징인데, 우리나라 업계의 경우 이 같은 범위를 넘어서는 일을 자주 시키면서 나오는 문화적 갈등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도인들은 전세계 소프트웨어 업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으므로, 인도의 문화를 존중하며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자료: India SaaS Report(Bain & Company), NASSCOM, Times of India 등 현지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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