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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크로아티아 경제: 인프라 개발과 유럽연합 자금의 유입, 향후 경제전망
크로아티아 김상헌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유럽학대학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과 교수 2021/10/12
대규모 유럽연합(EU) 자금의 유입과 크로아티아 정부의 긍정적 경제전망
크로아티아 남부 달마치아 지역 영토를 기형적으로 분단하고 있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도시 네움(Neum)을 거치지 않고 국토 전체를 온전히 연결하기 위한 계획은 1997년 두브로브니크-네레트바주(州)의 주지사 이반 슈프를례(Ivan Šprlje)에 의해 시작되었다. 2005년 내륙의 코마르나(Komarna)와 펠례샤쯔 반도의 브리예스타(Brijesta)를 잇는 소위 ‘펠례샤쯔 대교(Pelješki most)’ 건설이 공식적으로 선포되기는 했지만, 천문학적 예산 문제로 진척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2013년 크로아티아의 EU 회원국 가입 이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총공사비의 85%에 해당하는 약 3억 3,000만 유로(한화 약 4,465억 원)를 지원받게 되었으며, 2017년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China Road and Bridge Corporation)가 입찰을 통해 2022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교량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10월 기준으로 교량 자체에 대한 건설은 완료된 상태이며, 교량과 펠례샤쯔 반도 그리고 반대편 교량과 육지를 연결하는 공사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이다. 펠레샤쯔 대교의 양 방향을 반도 및 육지와 연결하는 공사 완료와 더불어 지상의 도로들과 터널들이 완공되는 2022년 7월 이후에야 비로소 펠례샤쯔 대교 건설계획이 시작된 1997년 이후 20여 년 동안 진행되어 온 모든 공사가 끝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림 1> 펠례샤쯔 대교
* 자료: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elje%C5%A1ac_bridge_location_map.svg
‘펠례샤쯔 대교(Pelješki most)’를 연결하는 마지막 빔이 설치된 2021년 7월 28일 밤 안드레이 플렌코비치(Anderej Penković) 총리와 마토 프란코비치(Mato Franković) 두브로브니크 시장 등이 참여하는 축하 행사가 열렸고, 다음날인 7월 29일 크로아티아 정부의 중장기 경제계획과 공공재정 계획이 발표되었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2020년부터 2021년 현재까지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2022년에는 EU로부터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예상되며, 2021년의 5.2% 경제 성장률이 2022년에는 6.6%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크로아티아의 경제 성장률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크로아티아 정부는 2024년 이후 수년에 걸쳐 국내총생산(GDP)이 최소 3.4%에서 4.1%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향후 3년간 크로아티아 정부가 채택할 예정인 경제 및 재정 정책 지침에 명시된 내용 가운데 국가의 성장 동력은 개인과 민간의 소비와 투자 그리고 공공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로 집약된다. 향후 3년간 이들 분야에 대한 정부의 투자는 2021년 9.9%에 비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18.5%까지 증가할 예정이며, 해당 기간 동안의 경제 성장률은 4.5~8.5%의 고성장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크로아티아 정부는 예측하고 있다.
취업률과 실업률 통계, 부동산 경기의 활성화
크로아티아 국가통계청(Državni Zavod za Statistiku, https://www.dzs.hr/, 이하 통계와 관련한 수치는 크로아티아 국가통계청 발표 참조)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6월 말 기준 크로아티아의 취업자 수는 156만 명으로 이전 달인 5월에 비해 약 1.5% 증가했으며, 2020년 6월에 비해서도 약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업률은 약 7.5%로 지난 해인 2020년 6월에 비해 약 0.7% 하락한 수치를 보여줬다. 이와 같은 통계치에 대해 크로아티아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지만, 2021년 7월 30일 EU 통계국 유로스탯(EUROSTAT)이 발표한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유로존 국가들의 결과와 비교해 볼 때, 실업률 부분에 있어 유럽 평균을 약간 상회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매년 6월은 크로아티아를 대표하는 관광산업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로, 크로아티아 국내적으로 지역과 도시를 막론하고 취업률이 단기적으로 급격히 높아지는 시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기간에 나타나는 취업률의 상승과 실업률의 감소를 크로아티아 경제 상황과 연결 지어 평가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들어 중부유럽을 제외한 서유럽 국가들의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경우, 지난 2017년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음을 크로아티아 국가통계청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7월 초 발표된 국가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7월 크로아티아 국내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4.6%에 달했는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인 2019년에는 10.4%의 기록적인 상승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크로아티아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내륙의 도시들과 비교해 볼 때 아드리아 해안지역의 상승률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관광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투자와 인프라 구축, 몰려드는 전체 관광객의 숫자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시설이 원인으로 지적되며, 인근 국가인 슬로베니아와 이탈리아뿐 아니라 서유럽 부동산 투자가들의 끊임없는 관심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한 문제점
크로아티아 국가통계청이 2021년 7월 15일 발표한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 신생아 출생률은 이전 해인 2019년에 비해 0.8% 하락한 데에 반해, 같은 기간 전체 인구대비 사망률은 10.1%가 상승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2020년 태어난 신생아의 수는 3만 5,845명이며, 이 가운데 남자아이의 비율은 51.3%에 해당한다. 크로아티아 전체 인구를 고려한 2020년 1,000명당 신생아 출생 숫자는 8.9명으로,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태어난 신생아 숫자 가운데 최저를 기록했다. 예를 들면, 2011년에 는 4만 1,197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는데, 이는 직전 해인 2019년 3만 6,135명에 비해서도 현저히 적은 숫자이다1).
반면 2020년의 사망자 수는 이전 해인 2019년에 비해 5,229명 늘어났으며, 이는 총 사망자의 숫자가 5만 1,794명을 기록한 2019년보다 약 10.1%가 상승한 결과이다. 출생률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10년 동안의 사망률은 꾸준한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1년 이후 크로아티아의 인구 사망률이 이처럼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장 주요한 원인은 ‘인구 고령화’와 그로 인한 악성 종양의 발병률 증가, 발병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악성 종양 치료의 낙후성’을 꼽을 수 있다. 2020년 11월 세계기대수명(WLE, World Life Expectancy)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구대비 암 사망률 면에서 크로아티아가 전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폐암, 대장암, 유방암, 피부암과 같은 여러 종류의 암과 더불어 주요한 사망의 원인으로는 심혈관계 질환을 꼽을 수 있다. 전체 인구수와 암 발병률 그리고 증가추세를 고려하면, 크로아티아 국민의 3분의 1은 평생 동안 하나의 암에 걸린다고 볼 수 있으며, 암과 같은 악성 종양이 주요 사망 원인인 크로아티아 국민의 비율은 1990년대 중반 총 사망자 수의 약 20%에서 지난 10년 동안 25% 이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물론 2020년 이후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한 전체 사망자 수가 2021년 10월 9일 현재 8,752명에 달하며, 크로아티아 전체 사망률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사망자 수 변동 추이와 출생자 수 변동 추이 간의 차이는 총 인구수 변화로 확인되는데, 2011년 –9,822명이었던 인구 수 감소폭은 2020년 –2만 1,178명으로 확대되며 지속적으로 크로아티아 총인구수가 감소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과 도시별로도 분명한 차이를 나타내는데, 수도인 자그레브(Zagreb)를 비롯한 512개 시/군에서는 절대 인구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에, 34개 시/군에서는 절대 인구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절대 인구 감소 현상이 나타나는 지역은 대부분의 내륙지역이며, 증가 현상이 나타나는 지역은 아드리아 해안의 도시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절대 인구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아드리아 해안지역의 도시들에서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인구수의 증가와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 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는 불분명해 보인다. 특히 크로아티아의 대표적인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관광산업 전체에 치명적 결과를 낳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이 향후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따라서, 해안지역 도시들에서도 부동산 가격의 하락과 더불어 인구수의 감소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향후 크로아티아의 경제전망
2022년 이후의 크로아티아 경제 상황에 대해 정부가 내놓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유럽 전체의 평균을 약간 상회하는 실업률(앞서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일 년의 평균이라고 볼 수는 없는 수치이지만, 적지 않은 EU 국가들이 관광산업에 경제를 의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절대적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만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출생률의 감소와 사망률의 증가에 따른 지속적인 인구수의 감소, 그리고 본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경제활동인구의 타국으로의 유출 등의 요인은 크로아티아 정부의 긍정적 경제전망을 무색하게 한다. 하지만 그러한 전반적인 부정적 지표들에도 불구하고, 크로아티아 경제의 획기적인 전환의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는 지점은, 크로아티아가 4차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전기자동차 기술개발과 생산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관광업 의존도를 줄이고 4차산업혁명 분야에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각주
1) https://hr.n1info.com/english/news/croatia-records-10-pct-spike-in-deaths-in-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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