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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빅데이터로 보는 2021년 2월 중동부유럽 국가별 관계 분석

중동부유럽 일반 EMERiCs - - 202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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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중동부유럽 가상회의… 냉담한 반응으로 끝나
2월 9일 중국의 시진핑(Xi Jinping) 주석이 주재하는 중국-중동부유럽 정상회담(CEEC)이 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상에서 열린 CEEC에는 중동부유럽의 유럽연합(EU) 소속 12개 국가를 포함해 총 17개 나라와 중국이 참여했다. 중국은 중동부유럽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2012년부터 중동부유럽 정상들과 다자주의적 회담을 개최해왔다.

중국은 이번 CEEC가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중동부유럽의 관계가 확인되었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중동부유럽의 무역 규모는 2012년부터 꾸준히 평균 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중국과 중동부유럽의 2020년 교역량은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약 1,035억 달러(한화 약 113조 8,500억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약 8.4% 증가했으며, 사상 최초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중국 사회과학원(Chinese Academy of Social Sciences)의 장홍(Zhang Hong) 연구원은 CEEC의 목적은 중국과 중동부유럽 국가들이 서로 수출을 늘리고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과 중동부유럽의 코로나19를 포함한 바이오 분야의 협력 가능성이 켜졌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헝가리와 세르비아에 이미 코로나19 백신 600만 회분(dos)을 수출한 상태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더 많은 중동부유럽 국가들이 중국의 코로나19 백신을 수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훠유전(Huo Yuzhen) 중국 CEEC 특별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중동부유럽이 코로나19뿐만이 아니라 중의학, 암 치료 등의 분야 협력 또한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언론의 보도와 다르게, 서양의 매체와 현지 매체는 이번 CEEC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언론의 높은 평가와 다르게 중동부유럽 국가 상당수는 중국이 기존에 약속한 투자와 무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이상 6개 나라는 이번 CEEC에 정부 수반이 아니라 장관을 대신 보내면서 이번 회담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프랑크 유리스(Frank Juris) 에스토니아 방위안보국제연구소(International Center for Defense and Security) 연구원은 중국이 10년 가까이 중동부유럽과의 투자와 발전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중동부유럽에서 중국의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동부유럽의 전문가들은 미국 정권이 교체되어 미국이 다시 유럽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전통적으로 안보 문제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체제 속에서 해결하던 중동부유럽 국가들이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조심스럽게 접근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체코의 중국 전문가인 이바나 카라스코바(Ivana Karaskova)는 중동부유럽 17개 나라 중에는 미국과의 동맹국이 훨씬 많이 있다면서, 중동부유럽은 미국의 태도 변화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헝가리, 러시아와 에너지, 백신 분야에서 협력 강화
헝가리가 2021년에도 러시아와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 소속 중동부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19(Sputnik V) 백신을 도입했을 뿐만이 아니라 2021년 10월 만료되는 헝가리-러시아 가스 공급 계약을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헝가리의 이와 같은 성과는 1월 22일 페테르 시야르토(Peter Szijjarto) 헝가리 외무부 장관이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Moscow)를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시야르토 장관은 모스크바에서 알렉산더 노박(Alexander Novak) 러시아 에너지 부총리를 비롯한 러시아 정부 고위 관료들과 면담했다. 

시야르토 장관은 방러 결과를 정리하는 자리에서 헝가리가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V 코로나19 백신을 200만 회분(dos) 구매하겠다고 발표했다. 헝가리 정부는 2월 2일 러시아로부터 첫 인도분 4만 회분을 받았으며, 앞으로 3달 동안 나머지 백신을 인도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2월 7일 헝가리 보건 당국은 스푸트니크 V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헝가리 보건당국은 러시아에서 스푸트니크 V 코로나19 백신이 널리 보급되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이 이미 다른 유럽 나라인 세르비아를 비롯해 다른 5개 나라도 승인했기 때문에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시야르토 장관은 또한 러시아와의 가스 공급 계약을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헝가리는 지난 26년간 러시아와 가스 공급 계약을 맺어왔으며, 헝가리가 사용하는 가스의 대부분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헝가리는 러시아의 가스 대부분을 우크라이나를 관통하고 헝가리 동부와 연결되는 가스관을 통해 수입해왔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스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년 대비 약 18% 적은 8.6bcm가량의 가스를 러시아 가즈프롬으로부터 수입했다. 한편 시야르토 장관은 헝가리와 세르비아의 가스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15km의 가스 연결관이 2021년 10월에 완공되면, 헝가리가 2021년 말부터 가즈프롬의 새로운 가스관인 투르크스트림(Turkstream)과 불가리아와 세르비아를 연결하는 발칸스트림(Balkan Stream)을 활용해 헝가리 남쪽으로부터 가스를 수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헝가리는 이와 더불어 2021년 착공하는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서도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다. 2021년 착공할 예정인 헝가리 팍스(Paks) 원자력 발전소 확장 공사는 러시아의 국영 원자력 기업인 로스아톰(Rosatom)이 진행하며, 로스아톰은 1,200MW 규모 원자로를 2개 건설할 예정이다. 

헝가리는 유럽연합 소속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헝가리 총리는 헝가리가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여러 차례 주장해왔고, 특히 유럽의 이민 유입 문제를 방지하고 중동의 평화를 유지하며 전 세계 기독교 사회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헝-러관계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헝가리는 유럽연합의 대(對)러시아 제재를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헝가리, 유럽연합 최초로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수입
헝가리가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뿐만이 아니라 중국의 코로나19 백신도 수입하면서 대국민 백신 접종의 속도를 높였다. 1월 29일 헝가리 보건당국은 중국 시노팜(Sinopharm)의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유럽연합 국가 중 최초로 승인했으며, 2월 16일 시노팜으로부터 첫 코로나19 백신 인도분 55만 회분을 수입했다. 

터키, 세르비아에 이어 중동부유럽 지역 중 세 번째로 중국의 코로나19 백신을 수입한 헝가리 보건당국은 꾸준히 유럽연합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체제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해왔었다.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헝가리 총리는 2021년 초부터 유럽연합의 코로나19 백신 보급 속도가 계속 느리게 진행된다면 다른 나라로부터 직접 수입하겠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었다. 

헝가리는 시노팜과 500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 계약을 체결했으며, 5월까지 전량을 인도받기로 합의했다. 헝가리 정부는 기존 유럽연합으로부터 받는 코로나19 백신, 러시아와 중국의 코로나19 백신을 활용해 5월 말 혹은 6월 초까지 약 680만 명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트 3국,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벨라루스 제재 고수
발트 3국이 2021년에도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2월 7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외무부 장관의 명의로 발표된 공동 성명에는 발트 3국이 벨라루스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벨라루스 시민들과 연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발트 3국은 벨라루스 정부가 불법으로 구금한 모든 사람을 무조건 석방하고,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지 않으며, 국제 사회의 관리하에 자유롭고 공평한 선거를 다시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발트 3국은 2020년 8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Alexander Lukashenko) 벨라루스 대통령의 재선 이후 벨라루스에서 벌어진 선거 불복종 시위를 벨라루스 정부가 무참히 탄압하자, 유럽연합(EU)과 함께 벨라루스 고위 인사 88명과 7개 기업에 제재를 부과했다.  

벨라루스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일부 발트 3국 경제인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리투아니아 경제계는 벨라루스가 발트 3국의 경제적 제재에 반발을 표하면서 벨라루스의 사실상 외항 역할을 하는 클라이페다(Klaipeda)항을 이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투아니아 철도(LTG)는 2020년 약 1,900만 톤의 벨라루스 석유, 비료 등의 화물을 클라이페다항으로 운송했으며, 클라이페다항의 2020년 화물 처리량의 약 32%가 벨라루스와 연관된 화물로 집계되었다. 벨라루스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클라이페다항 이용 중단에 대해 발표하지 않았지만, 2021년 1월 벨라루스의 석유 수출 업체인 BNK는 LTG와 운송 계약 연장을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2020년 LTG는 BNK의 석유 약 200만 톤을 운송했다.  알기스 라타카스(Algis Latakas) 클라이페다항의 대표 역시 클라이페다항이 리투아니아의 국내총생산(GDP)의 약 6%를 담당하며, 약 6만 명이 근무하고 있다면서, 벨라루스가 클라이페다항을 이용하지 않을 때 리투아니아 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Gitanas Nauseda)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유럽연합의 대(對)벨라루스 제재가 리투아니아의 경제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아우스린 아르모나이테(Ausrine Armonaite) 리투아니아 경제부 장관, 비타우타스 란드스베르기스(Vytautas Landsbergis) 리투아니아 외무부 장관 등은 벨라루스의 자유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리투아니아가 기꺼이 비용을 치를 수 있다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리투아니아 의회는 대(對)벨라루스 제재로 운영이 중단되고 재정이 동결된 벨라루스의 온천 기업 벨로루스(Belorus)에서 근무하던 리투아니아 시민 350명이 퇴직을 결정하면 리투아니아 정부가 직접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벨라루스의 정치, 사회적 불안정이 이어지자 벨라루스의 대형 IT 기업들이 발트 3국으로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발트 3국이 반사적 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세계 최대의 맞춤형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이팸(EPAM)을 비롯해 글로벌 게임회사 워게이밍(Wargaming) 등 약 60개 IT 기업이 리투아니아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트비아로도 17개 벨라루스 기업이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비아, 중국과 함께 도시 현대화 추진
세르비아 정부가 수도 베오그라드(Belgrade) 지하철 건설과 세르비아의 하수처리 시설 건설 등 도시 현대화 사업을 중국 회사와 함께한다고 발표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베오그라드 지하철 1호선과 2호선 건설에 프랑스 알스톰(Alstom), 에기스 레일(Egis Rail)과 함께 중국의 파워차이나(PowerChina)와 함께 한다고 발표했으며, 세르비아의 하수처리 시설 건설 업체로는 중국도로교량공사(CRBC)를 선정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약 44억 유로(한화 약 5조 9,195억 원)를 투입해  각각 22km, 19.8km 지하철 노선 2개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토미슬라브 모미로비치(Tomislav Momirovic) 세르비아 개발부 장관은 빠르면 2021년 11월부터 1호선 공사가 시작되며, 2022년에는 2호선 공사도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니사 말리(Sinisa Mali) 세르비아 재무부 장관은 2028년에 베오그라드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워차이나는 이번 베오그라드 지하철 공사를 총괄하는 주 시공업체로 선정되었다. 

이와 함께 세르비아 정부는 약 32억 유로(한화 약 4조 2,698억 원)를 투입해 세르비아의 하수도를 개선하고 하수종말처리장과 쓰레기 매립지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세르비아는 하수 시설이 매우  열악한데, 베오그라드시에는 아직 하수종말처리장이 없으며, 베오그라드시 인구의 약 3분의 1이 하수시설 없이 살고 있다. 

하지만 세르비아 야당들은 세르비아 정부가 하수처리 시설 건설업체로 중국 업체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베오그라드 지하철 건설 시공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세르비아 정부가 공개 입찰을 진행하지 않은 점이 미심쩍다고 지적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베오그라드 지하철 건설과 하수처리 시설 건설의 하도급 업체 선정은 입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하수처리 시설 건설에는 최소 49% 이상의 세르비아 기업이 하도급자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의 중국의 세르비아 진출 전략을 고려했을 때, 세르비아의 기업이 하도급자로 참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은 2012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세르비아를 포함한 서발칸 지역에 진출한 사업 중 93%를 현지 업체가 아닌 중국 업체에 하도급을 맡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세르비아 외무부 장관, 불가리아 방문해 경제 협력 논의
1월 20일 니콜라 셀라코비치(Nikola Selakovic) 세르비아 외무부 장관이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Sofia)를 방문해 루멘 라데프(Rumen Radev) 불가리아 대통령, 보이코 보리소프(Boyko Borissov) 불가리아 총리, 예카테리나 자하리예바(Ekaterina Zaharieva) 불가리아 외무부 장관을 예방했다. 이번 셀라코비치 장관의 소피아 방문은 1월 2일 보리소프 총리와 알렉산다르 부치치(Aleksandar Vucic) 세르비아 대통령의 전화 통화 이후 이뤄진 방문이다. 

셀라코비치 장관은 라데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세르비아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해 불가리아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셀라코비치 장관은 또한 세르비아의 피로트(Pirot) 자유경제구역을 확장해 두 나라의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자는 의견을 라데프 대통령에게 제시했다. 셀라코비치 장관은 보리소프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는 불가리아와 세르비아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인 유럽고속도로(Europe Motorway)와 발칸 스트림(Balkan Stream) 천연가스관 등 교통과 에너지 협력을 논의했다. 셀라코비치 장관은 자하리예바 장관과의 장관급 회담에서는 세르비아와 불가리아의 인프라, 에너지, 관광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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