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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정세변화] 2020년 7월 중동부유럽 한눈에 보기
중동부유럽 일반 EMERiCs - - 2020/07/31
중동부 유럽 국가, 관광 성수기 앞두고 국경 개방
유럽연합(EU)이 7월 1일부로 회원국들에게 대한민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캐나다, 중국 등 15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입국을 다시 허가할 것을 권고한 가운데, 중동부 유럽 각국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걸어 잠궜던 국경을 개방하고 있다. 불가리아는 훨씬 이른 6월 1일부터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세르비아, 북마케도니아, 보스니아 등 인접 발칸 지역 국가 국민의 입국을 허용했다. 그러나 벨기에, 포르투갈, 스웨덴, 영국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꺽이지 않는 지역에서 온 입국자들은 14일간 의무 격리를 이행해야 한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여름 성수기 관광객 유치를 위해 EU 및 영국 국민에 대한 입국 후 격리 의무를 폐지했으나, 세르비아, 코소보, 보스니아, 북마케도니아에서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6월 25일부터 해당 국가 국민에게 격리 의무를 다시 부과했다. 체코 정부는 5월 27일부터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국경을 제한적으로 개방했으며, 오스트리아와 독일 국경도 일정을 6월 5일로 앞당겨 개방했다. 체코는 EU 국가 국민을 코로나19 감염 위험 등급에 따라 '녹색', '오렌지색', '적색'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으며, 동유럽과 발트해 국가들은 '녹색' 등급으로 제한 없이 입국할 수 있다. 헝가리 정부는 6월 21일부터 EU 회원국과 스위스 국민의 무제한 입국을 허용하고 있으며, EU나 유럽경제지역(EEA, European Economic Area) 역내에 설립된 법인의 이사로 등록되어 있는 대한민국과 일본 국민은 비즈니스 목적의 헝가리 방문이 가능하다. 라트비아 정부는 최근 14일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누적 확진자 수가 인구 10만 명 15명을 넘지 않는 EU 역내와 스위스 국민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으며, 7월 1일부터는 EU 역외 15개국 국민에게도 국경을 개방했다.
국경 개방에도 유럽 관광 산업 부진… 최대 관광 대국 터키, ‘안전한 관광지’ 호소
그러나 국경 개방에도 불구하고 유럽 전역 전반에 걸쳐, 외국인 관광객은 유입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2020년 7월 1~12일 그리스 아테네(Athens) 국제공항 도착 여객 숫자는 전년 대비 75% 감소했으며, 지방 공항에서는 여객이 84%나 줄어들었다. 한해 1,5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왔던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Canary Islands)에서도 항공편이 전년 대비 30% 수준으로 감편되면서 관광 산업 비중이 큰 현지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제 마리찰(Jorge Marichal) 스페인 호텔연합회(Cehat) 회장은 카나리아 제도에서 객실 점유율이 2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한편, 중동부 유럽 최대 관광 국가인 터키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안전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히면서 적극적인 호객에 나서고 있다. 메블루트 차부숄을루(Mevlut Cavusoglu) 터키 외교부 장관은 지중해 휴양 도시인 안탈리아(Antalya)에서 열린 '건강한 여행, 안전한 도시' 캠페인을 통해 관광 업계 대표들과 외국인 공동체 대표와 만나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인구 250만 도시인 안탈리아에서 3월 11일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숫자가 520명이 불과해, 코로나19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객실 50개 이상을 둔 모든 숙박업소가 코로나19 방역 인증서를 발급받는 등 안전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항공사 도산 위기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교통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중동부 유럽 국가 항공사들이 도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발칸 지역 영세 항공사들은 오랫동안 방만한 경영과 신기술 도입 실패 등으로 말미암아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커다란 위기를 맞은 상태다. 애디슨 숀랜드(Addison Schonland) 에어 인사이트(Air Insight) 창립자는 파산 위험이 큰 항공사로 크로아티아 항공(Croatian Airlines), 터키 국적 저비용 항공사 페가수스(Pegasus), 폴란드의 로트(LOT), 루마니아의 타롬(Tarom)과 블루 에어(Blue Air) 등을 꼽았다. 또한, 세르비아 항공(Air Serbia)도 UAE 국적 항공사 에티하드(Etihad)와의 파트너십 계약 연장에 실패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금난을 겪을 우려가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숀랜드 대표는 "사실상 모든 항공사가 정부 지원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며, 화물기 운항만으로는 여객 항공사가 고정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발칸 지역에서 지나친 정부 개입이 항공 운송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로 지적되어 왔으나, 지금은 국유화 카드를 다시 꺼내드는 것도 심각하게 검토해야할 시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숀랜드 대표는 항공사 도산이 일자리 뿐만 아니라 향후 관광 산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각국 정부가 항공사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이미 심각한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일부 국가들은 항공사 회생을 위한 지원에 실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마케도니아 항공운송산업 시장 분석가인 이고르 보지노프스키(Bozinovski)는 크로아티아 항공은 2020년 3월 정부로부터 9,270만 유로(한화 약 125억 원)를 수령하는 등 정부 지원금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고 있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숀랜드 에어인사이트 창립자는 크로아티아 항공과 세르비아 항공이 제휴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떠올려 볼 수 있지만, 양국의 정치적 관계를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터키 항공의 발칸 지역 사업 확대 계획 재고 필요성 제기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투자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터키 항공이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노선 확대 계획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터키 항공은 아프리카와 발칸 지역에서의 항공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4년 동안 135대의 항공기를 취득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르네상스 캐피탈(Renaissance Capital) 소속 아르템 얌시코프(Artem Yamschikov) 연구원은 발칸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터키 정부의 행보에 비춰볼 때, 터키 항공이 알바니아 항공(Air Albania)와 제휴를 통해 발칸 지역에서 사업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영국의 항공 전문가 아흐마드 사즈(Ahmad Saj)는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터키 항공은 수익성이 낮은 발칸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얌시코프 연구원은 국영 항공사인 터키 항공사는 달리, 저비용 항공사인 페가수스는 국비 지원을 받기 어려워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부 유럽 국가, EU 기금을 활용한 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
중동부 유럽의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유럽연합 기금을 이용하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피해를 겪는 경제 주체 지원에 나서고 있다. 7월 13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European Commission)는 슬로바키아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이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연구·개발·진단 인프라 지원에 대한 것으로, 8,000만 유로(한화 약 1,095억 원) 규모의 지원 사업이다. 그리고 플로린 시투(Florin Citu) 루마니아 재무부 장관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제공하는 신속 지원 프로그램인 SURE를 통해 경제 회복에 전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SURE는 유럽연합 역내 회원국에서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성된 1,000억 유로(한화 약 134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 수단이며, 250억 유로(한화 약 33조 9,800억 원)가 재정 적자 보증의 형식으로 제공되며, 실제 집행되기 전까지는 공식적인 적자로 기록되지 않는다. 루마니아 정부는 SURE를 통해 3억 9,300만 유로(한화 약 5,342억 원) 가량을 보증받을 수 있게 된다. 발트해 국가 정부가 EU 기금을 활용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는 기업 지원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7월 6일 라트비아 정부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은 대규모 생산자 지원을 위한 1억 유로(한화 약 1,351억 원) 기금을 마련했다. 또한, 라트비아 정부는 부채 탕감과 유상증자 등의 형식을 통해 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며, 5,000만 유로(한화 약 675억 원)를 새로 설치되는 기금에 적립하고, 라트비아 연기금(Latvian pension fund)도 5,000만 유로를 따로 출연(出捐)한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실업보험기금(Töötukassa)을 통해, 7월 1일부터 6월분 임금 보상 신청을 받으면서 고용 안정화에 전력 투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6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50% 이상 줄어든 사업주에게 임금 보상금이 제공되고, 직원 50% 이상을 대상으로 임금 30% 이상을 삭감하거나 현행 최저임금인 월 584유로(한화 78만 9,000원)로 낮춘 고용주도 임금 보상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돈주머니 푸는 유럽연합… 자본 시장 큰 손으로 도약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올해 520억 유로(한화 약 71조 5,184억 원)치 채권을 발행하면서 유럽 자본 시장에서 가장 큰 채권 발행 기관으로 도약하고 있다. 또한, EC는 올해 9월부터 코로나19 관련 회원국들의 임시 일자리 대책을 지원하기 위해 1,000억 유로 규모 차관을 꾸릴 예정이다. 英 매체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아시아 투자자들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유럽연합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 European Central Bank)도 유럽 채권을 구입하고 있어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그네스 벨라이시(Agnès Belaisch) 바링스 투자 연구소(Barings Investment Institute)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경제 불확실성과 노년층의 저축율 증가가 맞물리면서 채권을 비롯한 안전 자산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지난 2020년 6월에 발행된 오스트리아 정부 100년 만기 국채에 0.7%라는 낮은 이율에도 불구하고, 발행량의 10배가 넘는 투자 주문이 쇄도했다.
터키, 경상수지 적자 심화 속에 통화스와프로 타개책 모색
7월 2일 터키 무역부는 2020년 6월 무역 적자액이 전년 동월 대비 17.3% 증가한 28억 달러(한화 약 3조 3,567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6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5.8% 상승하고, 전월(5월) 대비로는 무려 35% 증가한 135억 달러(한화 약 16조 1,841억 원)를 기록했으며, 같은 달 수입액도 전년 동월 대비 8.2% 증가한 163억 달러(한화 약 19조 5,408억 원)를 기록해 적자 폭이 늘어났다. 수출 효자 산업인 자동차 부문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했으나, 기저 효과에 힘입어 전월(5월) 대비로는 80%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5월 기준 터키 중앙정부 부채도 전년 동월 대비 33.7%나 늘어난 1조 6,000억 리라(한화 약 279조 8,539억 원)로 집계되고, 2020년 1~4월 누적 경상수지 적자도 120억 달러(한화 약 14조 4,075억 원)에 달하는 등 쌍둥이 적자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이 중에서 절반가량인 8,252억 리라(한화 약 144조 3,440억 원)는 외화 표시 부채인 탓에, 리라화 가치가 하락하면 부채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 6월 29일 터키 재무부는 2020년 3월 말 기준 총 대외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려 56.9%에 달하는 4,310억 달러(한화 약 517조 4,720억 원)나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터키 중앙은행이 리라화 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한 탓에 외화보유고가 빠르게 고갈되고 있으며, 이에 중앙은행은 영국·일본과의 신규 통화 스와프 체결과 중국·카타르와의 기존 통화 스와프 확대를 통해 필사적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음. 6월 19일 터키 중앙은행은 중국 중앙은행(中国人民银行)과 체결한 통화 스와프 계약에 따라, 다양한 산업 부문의 터키 기업들이 처음으로 수입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했다고 밝혔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중 은행 유로본드 발행
터키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다시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2개월 동안 기준 금리를 무려 16%포인트나 내려잡았다. 2020년 6월 기준 물가 상승률이 13%를 기록했지만, 기준 금리는 8.25%를 유지하고 있어 실질 금리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마이너스(-) 4.75%인 셈이다. 중앙은행과 국책은행들이 리라 가치가 더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000억 달러가량을 소진하고, 금융규제당국이 6개 외국 은행을 대상으로 리라 자산 매각을 금지하는 등 조처에 나섰다. 2019년 7월 미국 달러당 5.71리라를 형성했던 환율은 2020년 7월 기준 6.85리라를 기록하는 등 터키 리라화 가치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리라화 표시 자산 투자를 회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터키 시중 은행인 아크방크(Akbank)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유로 본드(euro bond)를 발행했다. 이번 유로 본드 수요는 당초 예상보다 3배나 높은 15억 달러(한화 약 1조 8,033억 원)이며, 5년 6개월 만기에 이율은 6.80%로 다소 높게 책정됐다. 유로 본드는 채권 발행국 화폐가 아닌 통화로 표시된 채권을 의미하며, 자국 화폐 가치의 변동성이 큰 국가에서 안정적인 투자 유치를 위해 신축적으로 사용하는 자금 조달 방식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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