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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르완다의 경제 환경과 투자 전망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Jude Thadeus Wetangula International Federation of Red Cross and Red Crescent Societies (IFRC) Protocol Officer 2024/09/09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르완다는 중동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면적 2만 6,338 km², 내수면 비중 5.3%의 작은 내륙국이다. 2024년 2월자 세계은행 보고서에 의하면 르완다의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은 133억 달러(약 18조 원)이며, 코로나19 팬데믹과 지정학적 위기의 영향으로 신규 자금 차입 가능성이 제한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2023년 7.6%라는 높은 경제 성장률을 달성했다. 향후 2026년까지 연평균 7.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르완다는 기업 친화적 환경을 바탕으로 오는 2035년에는 저소득국가에서 벗어나 중간소득국가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990~1994년 르완다 내전
1916년부터 1962년까지 르완다를 식민 지배했던 벨기에는 르완다의 양대 토착민족인 후투족(Hutu)과 투치족(Tutsi) 중에서 상대적 소수이던 투치족에 특혜를 제공하며 이들을 고위직에 등용했다. 이와 같은 차별은 양대 민족 사이의 긴장과 분열을 낳았고, 이 갈등은 투치족이 사회적 특권층으로 여겨지는 상황과 맞물려 계급투쟁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 2차대전 이후 르완다가 독립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투치족을 우대하던 벨기에는 오히려 후투족을 지원하면서 투치 정권 전복에 일조하게 되었고, 정권을 장악한 후투족이 투치족을 탄압하며 많은 투치족이 외국으로 피신하게 되었다. 이웃한 우간다로 피신했던 투치족들은 르완다 애국전선(RPF: Rwandan Patriotic Front)을 결성하고, 1990년 10월 르완다로 돌아와 내전을 일으키게 된다. 이 내전은 1994년까지 계속되었다. 민족감정이 쌓인 상태에서 집권한 후투족의 폭력을 피해 도망친 투치족 난민들을 주요 구성원으로 했던 RPF는 르완다에서 투치족에 대한 차별을 종식시키고 참정권을 보장해 줄 것을 주장했다.1)

내전이 한창이던 1992년 르완다의 쥐베날 하비아리마나(Juvenal Habyarimana) 정권과 RPF는 탄자니아에서 평화협상을 열고 아루샤 협정(Arusha Accords)을 체결하면서 내전 종식과 권력 공유형 정치체제 수립에 합의했다.2) 이 협정은 휴전에서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종전을 목표로 했으며, 임시정부 구성과 운영 방안에 관한 내용까지 포괄하고 있었다. 하지만 1994년 4월 6일 하비아리마나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가 격추되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하면서 르완다군, 대통령 보위대, 인테라함웨(Interahamwe) 등 후투족 민병대를 포함한 과격파 세력이 실권을 잡게 되었고, 이들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비극들 중 하나로 기록된 대량학살을 자행했다. 르완다 대학살에서 희생된 민간인의 수는 약 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3)

이후 폴 카가메(Paul Kagame) 현 대통령이 지휘하는 RPF가 정권을 잡고 혼란을 정리하면서 1994년 7월 19일에 아루샤 협정에 따른 임시정부가 구성되었다.4) 이후 르완다는 새로이 대통령직에 오른 카가메의 리더십 아래 크나큰 변화를 일구어냈으며, 1995년 이래 평균 경제성장률이 8%에 달하는 고도성장을 기록하게 되었다.5) 카가메 대통령은 가용 천연자원의 매장량이 적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패 척결과 경제개혁을 추진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했고, 국민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정책을 효과적으로 조율해 국가발전의 기반을 닦았다. 또한 카가메 대통령은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즉각적 성과를 강조하는 실적 본위의 엄격한 관리제도를 시행했으며, 이에 따라 많은 기관들이 국가의 장기적 개발목표에 부합하는 실적 달성을 위해 분주히 노력하게 되었다. 

르완다의 경제 현황
르완다는 천연자원이 풍부하지 않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내전 종식 이래 꾸준한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데 성공한 국가로, 금, 커피, 찻잎, 나이오븀(niobium), 바나듐(Vanadium), 주석(Tin) 등 주력품목의 무역규모 확대가 이러한 고속성장을 가능케 한 핵심 원동력이 되었다. 르완다의 놀라운 발전상은 국민복지의 수준을 비롯한 다양한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서비스업의 경제적 비중을 높이려는 르완다 정부의 전략도 국가경제를 이전보다 더욱 다변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림 1>은 지난 5년간 르완다의 실질 GDP 성장률과 농업, 산업, 서비스업 부문별 세부 성장률 추이를 종합해 보여준다.6) 

<그림 1> 르완다의 2019~2023년도 실질 GDP 성장률 및 부문별 구성(단위: %)


자료: 르완다 통계청 2024년 3월 기준 자료



<그림 1>에 따르면 비록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실질 GDP가 3.4% 감소했지만, 2021년에 성장률이 다시 반등한 이후 현재까지 고성장 추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서비스업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데에는 정보통신업의 성장과 도∙소매 및 수송분야 활동 증대의 영향이 크다. 아울러 제조업과 건설업이 견조한 성장을 이어 나가면서 산업부문도 상당한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그 중에서도 식품가공, 직물∙의류, 가죽제품 등 주요 업종이 좋은 실적을 보였다.

르완다 통계청에 의하면 2023년도에 르완다가 가장 많은 상품을 수출한 국가는 수출액 중 56.9%라는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 아랍에미리트로, 주력 수출품목은 광물과 식물 재배용 제품군이었다. 아랍에미리트의 뒤를 이어 수출비중 2위를 차지한 국가는 콩고민주공화국(10.4%), 3위는 중국(5%)이었으며, 홍콩과 영국이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표 1> 참조).

<표 1> 르완다의 2023년도 수출액 상위 5개국∙지역 통계


자료: 르완다 통계청 공식 대외무역 자료(재수출분 제외)


르완다 경제의 주력부문은 농업, 광업, 에너지, 접객업, 금융업 등이고, 특히 다양한 작물의 재배가 가능한 비옥한 토양을 가진 국가적 특성상 농촌 및 농업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게 나타난다. 이외에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부문 중 하나는 통칭 MICE(Meeting, Incentive Travel, Convention, Exhibition/ Events) 산업으로,7) 르완다 개발위원회(RDB: Rwanda Development Board)에서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르완다의 MICE 산업은 2023년도에 약 9,500만 달러(약 1,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실적 증가율이 48%에 달했다. 이처럼 인상적인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르완다의 MICE 업계가 사이버테크 아프리카(Cybertech Africa),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포용적 핀테크 포럼(Inclusive Fintech Forum)을 비롯한 약 160개의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덕분이다.

한편 르완다는 현대적 국민 복지 측면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거두고 있는데, 이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는 이전까지 소외되기 쉬웠던 전국 각지의 공동체에 기본적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건소의 설치를 들 수 있다.8) 이들 보건소는 지역별 보건인력과 의료센터의 집합체로서, 파트너 기관 및 지방 관청, 중앙정부 보건부 등과 협업해 각 지역 공동체에 봉사한다.

르완다의 투자환경과 주요 투자사업
RDB는 2008년에 기존의 8개 유관기관을 통합하여 창설되었다. 기업활동 및 투자 분야의 원스톱센터로서 민간부문 투자와 성장을 촉진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RDB는 △투자 진흥 △수출 지원 △특별경제구역(SEZ) 설립 △직능개발 지원 △투자사업 내용 협상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르완다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하는 업종에는 부동산업, 제조업, 예술, 엔터테인먼트, 레크리에이션 등이 있고, 2023년 RDB에 등록된 투자액수는 전년도보다 50%가량 늘어난 24억 7,000만 달러(약 3조 4,000억 원) 수준으로 르완다는 여러 부문에서 다양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9)

르완다는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를 투자해 수도 키갈리의 부게세라(Bugesera) 지구에 건설 예정인 국제공항 사업과 같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도 다수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인프라 투자는 효율적인 수송체계 구축으로 이어졌고, 전기나 염가 무선통신 보급률 향상에도 기여했다.10) 참고로 르완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남아공, 세네갈과 함께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mRNA 백신 생산공장 건설 대상지로 선정된 3개국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편 르완다는 29층 규모의 키갈리 녹색 복합단지(Kigali Green Complex) 건설사업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사업이 계획대로 완성될 경우 르완다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최초로 LEED11) 골드 인증을 획득한 녹색 스마트 다용도 건물이 키갈리에 들어서게 된다. 한편 또 다른 대규모 투자사업인 마사카(Masaka) 병원 개선 사업은 기존 병원 시설을 1일 2,000명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르완다는 또한 제조업 등 다양한 부문에 대한 투자 증진을 목표로 하는 산업단지를 조성해 국내외 기업들의 제조상품 공급 물량 확대에도 성공했다. 지금까지 르완다에 진출한 세계적 기업으로는 모토로라, 폭스바겐, 안델라(Andela), 래디슨(Radisson) 등이 있고, 다국적기업 마라(Mara)는 세계 최초의 아프리카제 스마트폰을 르완다에서 생산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소재 카네기멜런(Carnegie Mellon) 대학 등 해외 교육기관들이 르완다에 캠퍼스를 설치하기도 했다. 

르완다 정부가 이처럼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는 가운데, 2023년에 공개된 제34차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Global Financial Centres Index)에서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의 순위가 이전보다 열 계단 이상 뛰어오르면서 아프리카 도시들 중 카사블랑카와 모리셔스에 이은 3위에 올랐다. GFCI 34는 세계의 121개 금융 중심지가 지닌 미래 경쟁력을 평가해 순위를 매긴 것으로서, 정책결정자들과 투자자들이 널리 참고하는 자료이다. GFCI 평가점수와 순위의 상승은 키갈리가 세계적 금융센터이자 아프리카로의 투자 창구로 도약할 잠재력을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2024년 3월에 공개된 GFCI 35에서는 키갈리의 순위가 GFCI 34에서보다 더욱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2> 참조).

<표 2> GFCI 34 및 35에 등재된 중동∙아프리카 지역 금융센터 평가점수 및 순위 추이


자료: 아시아개발은행(ADB) 및 중국종합개발연구원(CDI)의 2024년 3월 자료


결론
오래지 않은 과거에 심각한 내전을 경험했던 르완다는 현재 핵심 금융 허브이자 투자 대상지로서 아프리카에서 주목받는 국가로 도약했다. 기업 친화적 환경과 다양한 산업, 전략적 입지 등 여러 장점을 보유한 르완다는 투자자들이 동아프리카의 대규모 시장과 막대한 소비자층에 접근하고, 지역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거점이 되어준다. 아울러 르완다 정부의 투자 인센티브 정책 덕분에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액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며, 르완다의 투자환경은 특히 현지에 실물자산을 보유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르완다 개발은행(DRB)은 원활한 투자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 신청과 승인, 진행에 이르는 절차 전반을 간소화해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 르완다 투자 희망자들이 사업 신청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승인 여부를 며칠 내에 확인할 수 있으며, 이 효율적 시스템 덕분에 아프리카의 다른 국가에서 투자자들이 빈번히 직면하는 행정절차의 비효율성 문제가 르완다에서는 최소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절차상의 간편성은 많은 투자자 및 사업가들을 르완다로 끌어 모으는 요인이다.

한편 2023년 부산에서 한국과 르완다가 체결한 이중과세방지협정(DTAA: Double Taxation Avoidance Agreement)은 한국 기업들이 르완다에 투자할 수 있는 창구를 더욱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협정은 현지 투자 희망자들이 고려해야 하는 조세 측면의 불확실성을 일소함으로써 한국 기업들이 르완다를 기점으로 보다 큰 동아프리카 시장으로 진출하도록 돕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DTAA의 체결은 한국과 르완다 양국이 기존의 경제적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기업의 해외 투자사업을 촉진하는 기반이 되어, 향후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각주
1) Guichaoua, A. (2015). From war to genocide: Criminal politics in Rwanda, 1990–1994. University of Wisconsin Pres.
2) Khadiagala, G. M. (2002). Implementing the Arusha peace agreement on Rwanda. Ending Civil Wars: The implementation of peace agreements, 463-98.
3) https://www.hrw.org/reports/pdfs/r/rwanda/rwanda993.pdf
4) Dannenbaum, T. (2009). War and peace in Rwanda. In Stopping Wars and Making Peace (pp. 77-119). Brill Nijhoff.
5) Rwigema, P. C. (2021). Potrait of developing economy: Rwanda perspective. The Strategic Journal of Business & Change Management, 8(3), 637-680
6) https://www.minecofin.gov.rw/news-detail/economy-registered-82-growth-in-2023
7) Meetings, Incentives, Conferences, and Exhibitions의 준말로, 회의 등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관광을 총칭
8) https://www.childrenandaids.org/sites/default/files/2018-05/Rwanda_Nat%20Health%20Sector%20Plan_2018-2024.pdf
9) https://rdb.rw/ar/2023-RDB-AR.pdf
10) https://www.afdb.org/fileadmin/uploads/afdb/Documents/Project-and-Operations/Rwanda_-_Transport_Sector_Review_and_Action_Plan.pdf
11) 미국 녹색건축협회(U.S. Green Building Council)에서 부여하는 에너지 및 환경 설계 리더십(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등급의 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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