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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메르코수르-EU, FTA 협정 체결... 일부 EU회원국의 반발로 발효에 난항

중남미 일반 이혜빈 EC21R&C 연구원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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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EMERiCs 중남미 ”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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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코수르-EU 자유무역협정의 주요 내용 및 기대 효과


25년 협상 끝에 체결된 양측 간 포괄적 자유무역협정의 역사적 의의


2024년 12월 6일, EU와 메르코수르(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정상들은 몬테비데오에서 자유무역협정(FTA)에 최종 서명하였다. 이로써, 1999년 시작된 협상이 25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으로, EU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으로 기록되었다. 또한, 이번 협정 체결로 총 GDP 22조 달러(약 3경 1,980억 원), 인구 8억 명 규모의 통합 시장이 창출되었다. 협정 당사국들은 이를 계기로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무역 장벽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철폐와 비관세 장벽의 감소를 주요 사안으로 꼽았다. 양국 기업들은 보다 자유롭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며, 이는 향후 경제 성장과 고용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양측은 협정을 통해 양자 간 교역의 90% 이상에 대한 관세를 점진적으로 철폐하기로 합의하였다. 특히 메르코수르의 고관세 품목인 자동차(35%), 부품(18%), 기계류(20%), 화학제품(18%), 의약품(14%), 의류‧신발(35%) 등에서 EU 기업들의 시장접근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또한, EU 기업들의 경우 연간 40억 유로(약 6조 400억 원)의 관세 절감 효과가 예상되며, 특히 3만여 개의 EU 중소기업들이 협정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별 협력 강화 및 규제 조화를 위한 구체적 합의사항


이 협정은 EU와 메르코수르 간의 무역 흐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EU는 메르코수르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대폭 확대하게 되어, 농산물, 자동차, 기계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출 기회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메르코수르 국가들은 또한 유럽의 기술과 자본을 도입하여 산업 현대화를 꾀할 수 있게 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EU의 농산물 산업은 이번 협정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농산물은 메르코수르 국가들에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으며, 관세 철폐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 교역과 관련하여, EU는 쇠고기 9.9만 톤, 가금육 18만 톤의 특혜관세 쿼터를 제공하기로 하였다. 이는 EU 소비량의 각각 1.2%, 1.8%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엄격한 식품안전기준 준수를 전제로 한다. 설탕의 경우 메르코수르에 연간 18만 톤의 무관세 쿼터가 배정되었으며, 초과분에 대해서는 현행 관세(톤당 98유로)가 유지되는 것을 알려졌다. 자동차 및 기계 산업에서도 유럽 기업들은 메르코수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러한 산업의 성장은 EU 내에서의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EU와 메르코수르는 357개 EU산, 220개 메르코수르산 지리적 표시를 상호 보호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를 통해 EU의 와인, 치즈 등 고품질 농식품의 지적재산권이 보호되며, 메르코수르 역시 자국의 특산품에 대한 보호를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메르코수르 관점에서 보면, 이들은 유럽의 첨단 기술과 자본을 도입하여 자국의 산업을 현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메르코수르 경제의 다각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인프라 개발과 에너지 산업에서의 협력은 메르코수르 국가들의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협정 비준 과정의 주요 쟁점과 도전과제

EU 회원국들의 농업부문 보호 요구에 따른 정치적 반대 심화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메르코수르(Mercosur)와 유럽연합(EU)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양측 모두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EU 내 정치적 반대와 비준 과정에서의 복잡성은 협정의 발효를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 오스트리아, 폴란드를 중심으로 한 EU 회원국들은 메르코수르산 농축산물의 수입 증가가 자국 농업부문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브라질의 환경보호 의무 이행 강화를 요구하며, 현재 형태의 협정 비준을 반대하고 있다. EU 이사회에서는 4개국 이상이 EU 인구의 35% 이상을 대표할 경우 비준을 저지할 수 있어, 이탈리아의 입장이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는 특히 자국 농업의 보호를 위해 협정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메르코수르 국가들이 농산물 수출을 통해 프랑스 농업 시장에 진입할 경우, 프랑스 농민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폴란드 역시 농업 보호와 더불어 환경적 측면에서 협정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들의 반대는 EU 내부의 정치적 분열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는 협정의 비준 과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복잡한 비준 절차와 이행 상의 주요 과제

또한, EU의 비준 과정의 복잡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EU 측의 비준 절차는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무역 관련 사항은 EU 이사회와 유럽의회의 승인만 필요하나, 정치대화와 협력 분야는 27개 회원국 의회의 만장일치 비준이 요구된다. 법률 검토와 회원국 언어로의 번역 작업에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 비준 절차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이는 EU 내에서 정치적 합의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협상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치적 장애물은 협정의 발효를 지연시키고 있으며, 각국 정부의 정치적 의지와 타협이 필요하다.

유럽의회의 경우 유럽국민당(EPP), 사회민주진보동맹(S&D), 리뉴 유럽(Renew Europe) 등 주요 정당들이 협정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나, 프랑스 의원들의 반대가 예상된다. 또한 환경‧노동 기준 강화를 요구하는 녹색당의 입장도 비준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메르코수르 측은 회원국별 개별 비준이 가능하여 상대적으로 신속한 절차가 예상된다. 특히 룰라 다 시우바(Luiz Inacio 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과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협정 지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어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2024년 7월 가입한 볼리비아의 경우 4년 내 모든 메르코수르 조약과 규정 준수가 요구되며, 2016년 이후 자격이 정지된 베네수엘라는 현재 협정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이다.

EU 회원국들, 환경 파괴 우려 심화

메르코수르-EU FTA 협정에서 환경적 우려는 또 다른 주요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으며, 특히 아마존 삼림 파괴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브라질은 농업과 목축업 확장을 위해 아마존 삼림을 파괴하고 있어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EU는 이번 협정에 환경 보호 조항을 포함시켜 아마존 삼림 파괴를 억제하려 하고 있지만, 메르코수르 국가들의 경제적 이익과 환경 보호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은 경제 성장을 위해 아마존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며, EU의 환경 보호 요구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협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브라질의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문제와 관련하여 구속력 있는 이행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1985년 이후 아마존 열대우림이 약 1억 헥타르가 손실되었으며, 농업 용지는 같은 기간 3.1배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응하여 양측은 파리기후협약 의무 이행과 산림벌채 방지를 위한 구체적 조항들을 협정에 포함시켰으며, 심각한 위반 시 협정 정지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개발과 파리 협정 준수도 중요한 논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EU는 메르코수르와의 협정을 통해 파리 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메르코수르 국가들이 환경 보호보다 경제 성장을 우선시할 경우, 이러한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메르코수르 국가들의 입장 및 전략 분석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경제적 기회로 인식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이번 협정 체결로 인해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에탄올 및 설탕 시장이 유럽 시장으로의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어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탄올은 브라질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로,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맞물려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에탄올 분야에서는 산업용 에탄올에 대해 57만㎥/년의 쿼터가 설정되었으며, 관세는 점진적으로 철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비산업용 에탄올은 25.3만㎥/년의 쿼터가 배정되었으며, 현행 관세의 1/3 수준으로 인하될 예정이다. 이는 브라질의 에탄올 수출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르헨티나는 농산물 수출 기회를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적인 농산물 생산국으로, 이번 협정을 통해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주요 수출품인 소고기와 곡물의 유럽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향후 아르헨티나 경제에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파라과이와 우루과이의 협정 활용 전략

파라과이와 우루과이는 이번 협정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파라과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이번 협정을 통해 농업과 축산업 분야에서의 수출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라과이는 특히 소고기와 대두의 수출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파라과이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EU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우루과이는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우루과이는 주로 농업과 축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경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물류 인프라를 개선하고, 무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양측 간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추진 방향과 과제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의 중요성 부상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美 대통령의 재선으로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EU와 메르코수르는 규범에 기반한 자유무역 질서 수호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대EU 수입품에 대해 최대 10%의 관세 부과를 공약한 상황 속, 양측은 협정을 통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공동 대응하는 한편 무역 다변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U의 경우 중국의 對남미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역내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다. 현재, 중국은 메르코수르의 최대 교역국이며, 니카라과, 에콰도르 등과도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EU는 협정을 통해 중남미 GDP의 94%를 자유무역협정으로 포괄하게 되어, 미국(44%)과 중국(14%)을 크게 앞서게 된다. 메르코수르 입장에서는 EU와의 협력을 통해 산업 구조 고도화와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 확대를 도모할 수 있다. 특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2000년대 후반 원자재 붐 이후 경제가 정체된 상황에서, EU와의 협력을 통한 산업 경쟁력 제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속가능한 경제‧산업 협력을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과 기대효과

메르코수르는 EU의 녹색 전환에 필요한 리튬, 구리, 니켈, 망간 등 핵심 광물과 재생에너지, 식량 등의 주요 공급처로서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EU는 협정을 통해 이들 품목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고,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리튬 자원은 EU의 전기차 배터리 산업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자본, 기술, 노하우를 제공함으로써 메르코수르의 고부가가치 산업 발전을 지원할 수 있으며, ▲공공조달 시장 개방, ▲표준 기술 이전, ▲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을 통해 산업 협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아울러 EU는'글로벌 게이트웨이 이니셔티브'를 통해 18억 유로(약 2조 7,187억 원)를 투자하여 메르코수르의 녹색‧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양측은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른 노동권 보호, 아동노동과 강제노동 금지,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보장, 노동감독 및 산업안전보건 등 구체적인 노동기준을 협정에 포함시켰다. 또한, 파리기후협약 이행, 산림벌채 방지, 지속가능한 어업‧임업 관리 등 환경보호 의무를 명시하고, 시민사회의 모니터링 역할을 보장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협정의 원산지 규정과 상호인정협정(MRA) 등을 통해 양측의 가치사슬 통합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교차누적(cross-cumulation)' 제도를 통해 제3국 부품‧소재를 사용한 제품도 특혜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역내 생산 네트워크 구축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이는 EU-메르코수르 간 교역을 현재보다 37%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다각적 이익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협정 발효를 위해 정치적 이견을 좁혀야 하는 가장 큰 과제에 직면해있다. (작성자: 이혜빈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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