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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결합과 혁신: 미국 디지털플랫폼과 경쟁정책을 중심으로
    기업결합과 혁신: 미국 디지털플랫폼과 경쟁정책을 중심으로

    본 연구는 소위 GAFAM(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대형 디지털플랫폼이 지난 20년간 많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행했던 기업결합 행위가 해당 디지털플랫폼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혁신 및 수익..

    강구상 외 발간일 2023.12.29

    경쟁정책, 지식재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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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및 연구 구성

    제2장 기업결합과 혁신에 대한 이론 및 실증적 고찰  
    1. 디지털플랫폼  
    2. 디지털플랫폼 기업결합
    3. 디지털플랫폼 혁신
    4. 기업결합과 혁신  

    제3장 디지털플랫폼의 기업결합 및 혁신 현황과 경쟁정책 동향
    1. 디지털플랫폼의 기업결합 유형 및 특징  
    2. 디지털플랫폼의 기업결합 현황
    3. 디지털플랫폼의 혁신 현황
    4. 글로벌 경쟁정책 동향
    5. 소결
     
    제4장 디지털플랫폼 기업결합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
    1. 분석의 배경
    2. 디지털플랫폼 기업결합이 혁신에 미치는 영향  
    3. 디지털플랫폼 기업결합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
    4. 소결 및 분석의 한계

    제5장 결론 및 정책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본 연구는 소위 GAFAM(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대형 디지털플랫폼이 지난 20년간 많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행했던 기업결합 행위가 해당 디지털플랫폼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혁신 및 수익성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많은 기업결합 거래건들 중에서 자사의 잠재적 경쟁자로 성장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업을 대형 디지털플랫폼이 인수함으로써 미래 시장경쟁을 완화하고자 수행하는 이른바 ‘킬러 인수(killer acquisition)’를 식별하고, 킬러인수가 디지털플랫폼의 혁신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았다. 이상의 분석을 통해 본 연구는 한국의 경쟁 관련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의 디지털플랫폼 관련 기업결합 심사에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그와 관련된 정책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본격적인 실증 분석에 앞서 제2장에서는 기업결합과 혁신의 관계를 살펴보고 디지털플랫폼 시장에서의 킬러 인수 성사 가능성을 다룬 다양한 이론 및 실증 문헌을 검토하였다. 여러 문헌에 공통으로 나오는 전통적 기업결합의 동기는 규모 및 범위의 경제 실현, 특수한 기술 또는 새로운 유통 채널의 확보, 시장지배력 확대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반면에 디지털플랫폼 산업에서의 기업결합 동기는 디지털플랫폼 자체가 가진 특수성으로 인해 전통적 기업결합의 동기와 매우 다르다. 예를 들어, Øverby and Audestad (2021)는 디지털플랫폼 기업결합 동기 중 하나로서 피인수기업이 보유한 기술, 프로세스, 지식재산권 등 핵심 자산의 확보를 꼽고 있으며, 유사한 맥락에서 Gautier and Lamesch (2021)는 유망한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디지털플랫폼이 조기에 시장 리더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점을 기업결합의 동기로 제시하였다. 상기 디지털플랫폼 기업결합 동기가 인수기업의 내적 성장 전략을 강화하는 것이라면, 또 다른 동기는 디지털플랫폼의 외적 성장 전략으로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유통 채널을 획득함으로써 시장을 확장하려는 목적이다. 최근에는 디지털플랫폼 시장에서의 킬러 인수 발생 가능성을 다룬 많은 연구가 발표되면서 플랫폼 기업결합이 미래의 잠재적 경쟁을 완화하거나 제거하기 위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킬러 인수에서 문제가 되는 ‘경쟁 가능성이 특별히 높은 미래 경쟁업체’의 정의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경쟁규제 당국에 의해 사전적으로 이루어지는 제한적 합병 정책이 기업의 혁신 동기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는 등 킬러 인수 규제에는 어려움이 있다.

    제3장에서는 미국의 대형 디지털플랫폼인 GAFAM 위주로 5대 빅테크 기업이 그간 수행한 기업결합의 유형, 특징, 현황을 살펴보았다. 디지털플랫폼이 실시하는 기업결합의 유형은 시장 경쟁력 확보 및 통제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수직결합, 동일한 시장 내 점유율 제고를 위한 수평결합, 디지털 경제하에서의 상호 보완의 이점을 누리기 위한 혼합결합으로 구분할 수 있다. 디지털플랫폼 산업이 전통적인 산업과는 다른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미국 경쟁당국은 디지털플랫폼간의 인수합병(M&A)을 대부분 승인하였다. 심지어 미국 경쟁당국은 디지털플랫폼에 의한 M&A 건들에 대해 반독점 관련 사전심사도 거의 하지 않았는데, 이는 인수 대상 기업의 규모가 기업결합 심사 기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미국 경쟁당국은 디지털플랫폼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심각한 시장집중 현상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에는 디지털플랫폼에 의한 네트워크 효과 특성을 고려하여 M&A의 경쟁제한 여부를 판단할 때, 데이터의 특성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이와 관련된 분석모형을 설계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제3장에서는 GAFAM이 비교적 최근 시점에 성사시킨 M&A의 현황과 특징을 살펴보았다. 먼저 구글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총 530건, 832억 달러 규모의 M&A를 실시하였는데, 2016년 이후 M&A 거래규모 및 거래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피인수기업 업종별로는 기술(technology) 관련 기업이 54%로 압도적 비율을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애플은 동 기간에 총 60건, 89억 달러 규모의 M&A를 수행하였는데, M&A 추진 시 피인수기업이 보유한 고급 기술 인력 영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피인수기업의 98.8%가 증강현실,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을 취급하는 기술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동 기간에 총 69건, 290억 달러 규모의 M&A를 성사시켰는데, 상기 애플과 유사하게 기술기업이 피인수기업의 96.5%를 차지하였으며, M&A를 통해 가상현실, 온라인 쇼핑 등의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다음으로 아마존은 동 기간에 총 171건, 494.4억 달러 규모의 M&A를 수행하였는데,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주력 업종으로 삼고 있는 만큼 피인수기업의 43.2%가 경기민감 소비재 업종에 속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기업도 12개나 넘게 인수하였다. 끝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같은 기간에 총 244건, 1,418억 달러 규모의 M&A를 수행하였는데,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기술 관련 기업 위주로 M&A를 성사시켰으며, 최근에는 게임 위주의 메타버스(Metaverse) 개발, 금융 기업 데이터 플랫폼 및 핵심기술 인프라의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이전 등의 분야에서 M&A를 추진하고 있다.

    제4장에서는 GAFAM이 지난 20년간 수행한 M&A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 해당 디지털플랫폼의 기업결합 행위가 기업 성과에 미친 영향에 대해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은 다음의 두 가지 방향으로 수행하였다. 첫째, 본 보고서에서 주목하는 디지털플랫폼 시장에서의 ‘킬러 인수’가 디지털플랫폼의 기업결합 이후 혁신 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우선 디지털플랫폼에 의한 M&A 성사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추정하고, 그 과정에서 인수기업인 디지털플랫폼과 피인수기업 간 기술 유사성을 핵심 설명변수로 사용하였다. 추정한 결과, M&A에 참여하는 기업 간 기술이 유사할수록 M&A 성사 확률이 증가함을 확인하였는데, 두 기업 간 기술이 매우 유사할 경우에는 오히려 M&A 성사 확률이 감소하는 역U자형 관계가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이어서 기업의 혁신 성과 지표로 널리 사용되는 특허출원건수, 특허피인용건수 등을 피설명변수로, 앞서 언급한 인수 거래 참여 기업 간 기술 유사성 지표를 활용하여 본 보고서의 분석 대상인 디지털플랫폼 M&A 건들을 ‘킬러 인수’와 ‘비킬러 인수’로 구분한 후, 각각의 인수 거래 유형별로 혁신 성과를 비교 분석하였다. 분석한 결과, 킬러 인수는 디지털플랫폼의 특허출원건수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킬러 인수’의 경우에는 기업결합 이후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정적인 혁신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의 결과를 통해 디지털플랫폼이 자사의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목적의 킬러 인수가 적어도 기업의 혁신 산출 총량 측면에서는 부정적 효과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둘째, 디지털플랫폼 M&A가 피인수기업 및 인수기업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였다. 먼저 디지털플랫폼이 특정 기업을 인수한 이후 피인수기업의 사업 활동을 위축시켜 해당 기업의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디지털플랫폼 M&A 이후 피인수기업의 매출 증감에 대한 계량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해당 인수 거래가 일어난 지 2년 후부터 피인수기업의 매출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디지털플랫폼 M&A가 서비스 부문별 매출에 상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마이크로소프트의 M&A 건들 위주로 분석하고, 해당 M&A가 인수 거래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체 및 서비스 부문별 매출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였다. 추정한 결과, M&A로 인수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은 증가하였는데, 피인수기업의 기존 매출액보다 더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M&A 이후 서비스 부문별로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하드웨어 매출은 소프트웨어 등 다른 부문에 비해 증가 폭이 적었는데, 이를 통해 M&A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부문별로 매출 증가에 기여하는 정도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상기와 같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제5장에서 다음과 같은 정책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첫째, 디지털플랫폼 기업결합 심사 또는 평가 시 기업 성과 지표의 후보군으로서 특허데이터를 활용한 혁신 성과 지표나 매출액 등과 같은 다양한 기준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디지털플랫폼 산업에서 경쟁을 제한할 잠재성이 높은 ‘킬러 인수’를 식별하기 위해 본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M&A 참여 기업 간 기술 유사성 지표 등과 같은 다양한 방법론을 검토하고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디지털플랫폼이 기업결합으로 긍정적인 혁신 및 재무 성과를 얻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사전규제보다는 정교한 사후관리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넷째, 디지털플랫폼 기업결합으로 인한 시장 내 경쟁제한 여부의 입증책임을 경쟁당국에서 인수 거래 주체인 디지털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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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보조금의 글로벌 확산 현황과 시사점
    산업보조금의 글로벌 확산 현황과 시사점

    최근의 통상환경은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다. 2018년 이후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며 세계적으로 보호주의적 성향이 강화되었고, 202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며 주요국들은 본격적으로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긴..

    금혜윤 발간일 2023.12.29

    무역정책, 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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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3. 연구의 구성 및 한계
    제2장 산업보조금 분석 자료: Global Trade Alert DB
    1. GTA DB 개관
    2. GTA 보조금 DB

    제3장 산업보조금 현황 분석
    1. 전체 현황
    2. 국가별 현황
    3. 소결

    제4장 산업보조금이 한국의 무역에 미치는 영향
    1. 주요 교역상대국의 산업보조금 정책 비교 분석
    2. 주요 교역상대국의 산업보조금이 한국의 무역에 미치는 영향
    3. 소결

    제5장 결론
    1. 요약
    2. 정책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최근의 통상환경은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다. 2018년 이후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며 세계적으로 보호주의적 성향이 강화되었고, 202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며 주요국들은 본격적으로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긴급한 상황이나 시장실패를 해결하는 데 유용한 통상정책 중 하나인 보조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보조금은 그 대상이나 운영 방식에 따라 무역과 경쟁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으며,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2022년 기준 96.8%)은 특히 교역상대국의 보조금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조금의 글로벌 확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바, 보조금 정책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본 연구는 2008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국가별 정부 개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글로벌 무역경보(GTA) DB, 특히 보조금에 대한 정보만 다루고 있는 Corporate Subsidy Inventory의 통계를 이용하여 산업보조금의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주요국의 보조금과 연관된 한국의 산업을 식별하고 주요 교역상대국의 산업보조금 정책 시행 전후 한국 산업의 무역 변화도 분석한다.

    분석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산업보조금 정책은 크게 증가하였다. 보조금 조치는 2008년 92건에서 2021년 최대 1,511건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에 가장 많은 산업보조금 정책을 발표한 국가는 중국으로 총 3,770건을 추진하였고 EU, 미국, 캐나다, 일본, 인도가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각국의 보조금 조치는 다양한 품목과 산업에 걸쳐 나타나는바 한국을 비롯하여 거의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영향을 미쳤다. 전체 분석기간 동안 가장 많이 채택된 보조금 유형은 재정보조금으로 전체 정책의 35.9%를 차지하였고 무역금융과 정부대출의 비중도 높은 편이었다. 또한 세금/사회보험 감면 및 생산보조금은 최근으로 올수록 발표 건수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앞으로의 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간 보조금은 여러 제조업 분야를 대상으로 하였는데 가장 보조금 지원이 많았던 산업은 HS84류(기계)였고 다음으로 HS85류(전기기기), HS52류(면), HS87류(자동차) 순이었다. 그 밖에 광학·정밀기기, 플라스틱, 철강 등의 산업에서 보조금이 지원되는 사례가 많았다. 2018년 이후로 시기를 한정하여 보면 대표적 보조금 지원대상 산업은 HS84류, HS85류, HS87류였다. 이러한 분야는 대부분 한국이 이미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거나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인바 보조금 정책이 확산될수록 한국의 수출 산업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게 될 것이다.

    분석기간 동안 산업보조금 정책을 많이 사용한 대표적인 국가는 중국, EU, 미국이었으며, 다만 보조금 정책 발표 건수 추이, 사용빈도가 높은 유형, 보조금 조치가 많은 분야 등은 국가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주요국의 정책 중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의 비중은 중국이 96.7%, EU 56%, 미국 50.9%였다. 최근에 주요 보조금 대상 품목은 중국의 경우 자동차, 기계, 의약품, 반도체였으며, EU는 환경 관련 기계, 화학, 플라스틱, 미국은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였다.

    2018년 이후 주요국(중국, EU, 미국)이 산업보조금을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특히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을 식별한 결과에서는 HS코드 6단위 수준으로 수출 품목은 280개, 수입 품목은 281개가 도출되었다. 수출입 품목 모두 세계적 추세와 동일하게 기계, 전기기기, 자동차 산업이 주를 이루었다. 한국 기준 실제 교역이 되는 품목의 단위는 HS코드 10단위이기 때문에 6단위 품목으로 수출입 영향을 분석하는 것에 한계는 있으나, 도출된 수출 품목의 경우 전체 수출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주요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주요국의 산업보조금 조치가 해당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 분석 대상 수입 품목의 2012~22년의 기간 동안 연평균 증가율은 전체 수입보다 주요국으로부터의 수입 증가가 더 빨랐다. 하지만 2018년 이후로 기간을 한정하면 주요국 및 전 세계로부터의 수입증가율이 서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국은 주요국 보조금 지원대상 품목을 상당 규모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산 제품이 주요국 수입품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상의 분석 결과로부터 본 연구는 산업보조금 확산에 대응하는 한국정부의 역할로 ①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주도, ② 주요 교역상대국과의 의견교환 채널 확대, ③ 한국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의 수립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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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세안 경제통합의 진행상황 평가와 한국의 대응 방향: TBT와 SPS를 중심으로
    아세안 경제통합의 진행상황 평가와 한국의 대응 방향: TBT와 SPS를 중심으로

    TBT와 SPS는 두 가지 속성을 동시에 지닌다. 수출기업 관점에서는 TBT와 SPS가 무역에 장벽이 되어도 시행되는 규제의 대부분은 인간의 건강과 안전, 환경보호 등의 합법적인 목적을 달성하려는 조치이다. 다시 말해 자국산업을 보호한다는 점에서는..

    곽성일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통합, 무역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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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필요성 및 목적  
    2. 선행연구 검토  
    3. 연구 방법 및 구성
     
    제2장 아세안 경제통합 평가와 주요국 사례: TBT/SPS를 중심으로
    1. 아세안의 경제통합 노력과 평가: 관세조치를 중심으로
    2. 아세안 주요국의 TBT/SPS 현황과 사례  
    3. 소결

    제3장 유사성 분석을 통한 지역경제통합 평가: TBT/SPS를 중심으로
    1. 분석 자료와 분석방법론  
    2. 분석 결과
    3. 소결

    제4장 아세안 TBT/SPS 조치의 무역 효과 분석
    1. 아세안 TBT/SPS 조치 현황  
    2. 이론적 배경과 실증분석 방법론
    3. 실증분석 결과  
    4. 소결
     
    제5장 한국기업이 경험한 아세안의 비관세조치와 시사점  
    1. 아세안 역내 기술규제 애로사항과 유사성
    2. 정부지원정책에 대한 한국기업의 평가
    3. 소결
     
    제6장 정책적 시사점과 한국의 대응 방향  
    1. 연구 결과와 정책적 시사점
    2. 아세안의 TBT/SPS 규제조화 전망과 한국의 대응 방향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TBT와 SPS는 두 가지 속성을 동시에 지닌다. 수출기업 관점에서는 TBT와 SPS가 무역에 장벽이 되어도 시행되는 규제의 대부분은 인간의 건강과 안전, 환경보호 등의 합법적인 목적을 달성하려는 조치이다. 다시 말해 자국산업을 보호한다는 점에서는 무역 확대의 장애요인이지만, 팬데믹 이후 소비자 보호조치라는 측면에서는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관련 규제를 철폐하기보다는, 아세안 역내에서 조화할 수 있다면 한-아세안 교역 확대와 소비자 보호 강화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 점에 주목하여 아세안 역내 회원국 간의 규제거리와 한-아세안, 일-아세안 간 규제거리를 측정하여 지역경제통합 정도를 평가했다. 그와 더불어 아세안 지역의 TBT와 SPS가 아세안 지역으로 상품을 수출하는 국가의 수출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회귀분석을 수행했다. 또한 아세안으로 상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과 한국 정부의 지원정책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제2장에서는 TBT와 SPS를 중심으로 아세안 역내의 경제통합 노력을 평가했다. 2020년에 아세안은 경제통합에 대한 중간평가를 단행했고, 2021년에 중간평가 결과 보고서(Mid-Term Review: ASEAN Economic Blueprint 2025)를 산출했다. 그 결과 아세안은 분야별 작업계획의 54.1%를 달성했고, 나머지 34.2%는 현재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사항도 무리 없이 달성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아세안 회원국은 글로벌 경제가 당면한 복합위기(Poly-crisis)를 극복하기 위해 역내 통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 아세안이 채택한 아세안포괄적회복프레임워크(ACRF: ASEAN Comprehensive Recovery Framework)는 경제통합을 팬데믹으로부터의 회복 동력으로 삼고 있으며, 그 결과 아세안 역내 무역과 투자는 2021년과 2022년에 꾸준히 증가했다. 아세안의 ACRF 추진 과정에서의 TBT 및 SPS와 같은 비관세조치에 대한 대표적인 조화 노력은 ‘비관세조치 비용-효과성 도구킷(Toolkit)’의 개발과 적용으로 나타난다. 이 도구킷에서는 비관세조치의 도입 절차와 비용효과성을 개별 회원국 자체적으로 진단하도록 하여 각 회원국의 비관세조치가 조화되도록 유도했다. 또한 2021년 아세안이 채택한 ‘아세안경제공동체 달성을 위한 순환경제프레임워크(Framework for Circular Economy for the ASEAN Economic Community)’도 규제조화의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존 제조업에 대한 규제는 이미 고착화되어 규제조화에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새롭게 부상하는 순환상품 및 서비스 부문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아세안 역내 규제조화를 시도할 수 있다. 순환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표준 조화 및 상호인정협정을 통해 한국과 아세안이 협력할 수 있다면, 양 지역 간 무역증진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생산의 효율성 개선과 함께 지역 통합도 촉진할 수 있다. 

    추가로 본 연구에서는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의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TBT와 SPS 사례를 분석하여 한국기업의 대아세안 지역 진출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인도네시아는 할랄 인증을 포함한 인증과 테스트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베트남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만큼 글로벌 경제에 통합된 국가지만, 자국 토종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열위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TBT와 SPS를 적용하고 있지는 않았다. 다만 집행과정의 투명성과 합목적성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바, 공공목적 달성을 위해 TBT와 SPS가 투명하게 활용되도록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역량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제3장의 분석 결과는 다음의 여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데이터가 허용하는 2015년과 2018년 사이 아세안 회원국 간의 규제거리를 측정한 결과, TBT와 SPS 규제거리가 멀어진 것으로 나타나, 아세안 역내 규제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아세안 회원국이 자국민 보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결과로 이해된다. 다만 연구에서 활용한 자료가 2018년까지만 허용되어 최근의 결과를 비교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2장에서 살펴보았듯이 ‘비관세조치 비용-효과성 도구킷’의 도입과 같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비관세조치의 조화를 위해 아세안 회원국이 노력하고 있으므로 통합 목표로 설정한 2025년이 되면 규제거리가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둘째, 다차원 척도법(MDS: Multidimentional Scaling)에 따라 TBT와 SPS 규제거리를 측정한 결과, 한국과 아세안 간 규제거리는 일본과 아세안 간 규제거리보다 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일본, 아세안 간 평균 SPS 규제거리 지수를 MDS로 그렸을 때, 한국은 일본과 아세안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다. 즉 한국의 SPS 규제가 일본과 아세안의 SPS 규제와는 이질적인 것으로 보인다. TBT에 대해서도,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제외하면 일본과 아세안 회원국은 서로 근방에 위치한 반면에, 한국은 아세안 10개국과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 위치했다. 오래 전부터 일본이 ERIA와 ADB를 통해 아세안의 제도 확립에 기여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이해된다. 따라서 한국이 소비재 수출을 아세안 지역으로 확대하려면 아세안 회원국과 TBT 및 SPS 규제거리를 축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환경이나 디지털 등 새롭게 부상하는 산업 분야에서 아세안의 제도적 연계성 개선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식공유사업(KSP)을 통해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전수할 때, 한국과 아세안 각국의 제도에 대한 비교연구를 발전시켜 관련 자료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셋째, 통상 분야 전문가가 계층화분석법(AHP)을 활용하여 선정한 ‘아세안의 SPS와 TBT에 취약한 한국의 산업’ 부문은 조제품, 일반차량, 철강, 보일러 기계류, 완구 등이었다. SPS의 경우 생물보다는 조제품이 더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TBT는 일반차량, 철강, 보일러 기계류, 완구ㆍ운동용품 순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가치사슬로 긴밀하게 연결된 산업에서는 TBT 관련 규제거리가 짧게 나타났지만, 반대로 SPS는 한국과 아세안 간 규제거리가 멀게 나타났다. 앞서 선별된 TBT와 SPS에 취약한 산업을 MDS를 활용해 그림으로 나타내보았다. TBT 규제에 있어서 우리나라가 아세안 지역에 대해 수출경쟁력을 보유한 산업일수록 아세안 회원국 및 일본과 상대적으로 가깝게 위치하고 있었다. 일반차량이나 철강 부문은 한국과 아세안이 가치사슬로 긴밀하게 연계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제가 유사해진 것으로 이해된다. 교역 확대를 통해 양 지역을 가치사슬로 강하게 연계할 수 있다면 규제 유사성이 높아져 지역 통합을 가속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에 SPS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식별된 산업인 육ㆍ어류 제조품, 채소ㆍ과실 제조품은 한국과 다른 아세안 회원국들이 멀리 위치해 있었다. 식품 부문은 지역 간 제도적 격차가 클 뿐만 아니라, 한국과 아세안 지역 간 소득 격차가 크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이해된다. 

    다섯째,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 간 제조업 평균 TBT 규제거리 지수는 화학약품, 기계 산업과 같은 고기술집약 산업에서 크게 나타났다. 반면 플라스틱/고무, 섬유/의류 등 저기술 산업의 TBT 규제거리는 평균적으로 짧게 나타났다. 따라서 섬유/의류, 플라스틱/고무 등 저기술 산업에 대해 한국의 대아세안 수출에서 TBT 규제가 문제가 될 확률은 낮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화학 약품, 기계 산업과 같은 고기술집약 산업에서 우리 수출기업들이 TBT 관련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은 높다. 이는 앞선 AHP 분석과도 일치한다. 

    여섯째, 고소득 국가로 분류할 수 있는 싱가포르나 브루나이는 한국과 규제거리가 짧게 나타났지만, 저소득 국가인 캄보디아에 대해서는 한국과의 규제이질성이 크게 나타났다. 이는 소득수준이 비슷한 국가 간에 규제 유사성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따라서 싱가포르는 아세안 회원국과의 규제조화를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

    4장에서는 먼저 아세안 비관세조치의 현황과 특징을 TBT/SPS 통보문과 특정무역현안(STC) 자료를 통해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는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아세안 지역의 대륙부는 TBT가, 해양부는 SPS가 더 많았다. 특히 STC만을 고려할 때는 해양부가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아세안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은 해양부 국가들이 기술적으로 더욱 발전된 조치를 도입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한편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대륙부 국가는 최근 들어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선진국에서 도입했던 TBT와 SPS를 뒤늦게 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륙부와 해양부 간에 지리적ㆍ경제적ㆍ문화적ㆍ사회적 격차에 따라 TBT와 SPS가 초래하는 경제적 효과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세안의 TBT와 SPS에 대해 한국은 지역별ㆍ국가별 특성에 따라 대응 방향을 유연하게 마련해야 한다. 

    둘째, 1차 가공산품과 화학, 전자기기 등에 대한 TBT/SPS 통보 건수와 STC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이들 산업은 제3장에서 아세안의 TBT와 SPS에 취약한 한국 산업 부문으로 꼽혔다. 따라서 한국은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중심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세안 회원국 대부분이 화학 및 전자기기 산업의 소재ㆍ부품 산업 육성을 희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세안 역내에서 이들 산업에 대한 보호무역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아세안 비관세조치에 대한 대응 방향을 수립할 때 우리가 현재 직면한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수출국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서 TBT/SPS가 야기하는 무역제한효과와 무역증진효과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TBT/SPS에 대해 STC를 제기하는 국가들을 살펴보면 TBT에 대해서는 주로 선진국에서 제기하지만, SPS에 대해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제기하고 있다. 

    더하여 제4장에서는 1996년부터 2021년까지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TBT와 SPS가 213개 수출국들의 대아세안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중력방정식을 기반으로 이원고정효과모형을 활용하여 실증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아세안의 비관세조치는 수출국들의 대아세안 수출에 전반적으로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OECD 국가의 대아세안 수출은 아세안 TBT로부터 유의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고, 비OECD 국가의 대아세안 수출은 아세안 SPS로부터 유의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 점은 아세안 TBT가 선진국을 주요 대상으로 제기되었다는 아세안 비관세조치의 현황과 특징에도 부합한다. 또한 2010년대 들어 아세안 TBT가 선진국의 대아세안 수출에 유의한 장벽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대 들어 아세안 TBT에 대한 선진국의 STC가 증가했다는 기초통계 분석 결과와 일치한다. 그러므로 OECD 국가인 한국은 SPS보다는 TBT에 좀 더 중점을 두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제5장에서는 한국의 대아세안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TBT에 대한 설문조사를 수행하였다.

    둘째, 아세안 대륙부 국가들에서는 SPS가 유의한 장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륙부 지역에 위치한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은 상대적으로 산업구조가 해양부에 비해 고도화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2010년대 아세안 해양부 지역에서는 TBT가 유의한 무역장벽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대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달된 해양부에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TBT 조치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자국 기업이 아직 발달하지 않은 베트남에서 TBT를 높은 수준으로 제기하기가 어렵다고 말한 현지 전문가 인터뷰와 결을 같이한다.

    셋째, 전반적으로 아세안의 TBT와 SPS가 아세안 역내 무역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010년대 들어서면 통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대 중후반에 아세안 국가 간의 TBT와 SPS 관련 무역현안이 등장했다는 기초통계와 일치한다. 또한 앞의 제3장에서 보았던 아세안 역내 회원국 간 규제거리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멀어진 것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아세안 경제통합 과정에서 규제조화와 표준화가 아세안 역내 교역 확대를 위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할 것임을 시사한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규제조화와 표준화를 위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음을 제2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제3장에서 확인했듯이 아세안의 규제와 제도가 일본과 유사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은 아세안 경제통합 과정에서 아세안 지역의 신규 산업 분야로 떠오르는 디지털과 환경 상품 부문의 제도와 규제 개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한국과 유사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은 수출을 증대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위상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제5장에서는 대아세안 수출 활동을 영위하는 한국 제조업체 대상 설문을 통해 기술규제(TBT) 관련 애로사항, 개선이 필요한 분야, 아세안 국별ㆍ권역별 기술규제의 유사성, 한국 정부의 지원정책에 대한 평가, 필요한 지원정책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였다. 설문 결과는 다음의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기술규제의 영향은 기업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술규제는 무역제한효과와 무역증진효과를 동시에 발생시킨다. 설문에 응답한 기업의 57.2%는 기술규제로 인한 과다한 순응비용 증가를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지목하였고, 정보 부족과 기술 부족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이에 반해 나머지 응답 기업은 기술규제가 애로사항이 아니라고 답했다. 이 기업들은 기술규제가 판매ㆍ수출 역량 강화, 소비자의 제품 신뢰도 증가, 시장정보 전달 등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답했다. 따라서 정부는 지원정책 수립과 집행에서 기업의 특성에 따라 기술규제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반영해야 한다. 

    둘째, 기술규제와 관련해 한국 수출기업들은 인증 취득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은 대아세안 수출에서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기술규제 유형으로 ‘장기간의 인증 취득 소요 시간’을 꼽았다. 그 밖에 불투명한 규정, 불확실한 인증 절차, 국제표준과의 불일치, 인증 취득 비용을 큰 부담이라고 답했다. 

    셋째, 아세안의 규제조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륙부와 해양부 간에 여전히 기술규제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안은 2015년 말에 ‘단일 생산기지 및 소비시장 구축’을 지향하는 경제공동체를 출범했고, 제2장에서 언급했듯이 아세안자유무역지대(ATIGA)의 완성으로 선발 아세안 6국(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은 이미 품목 수 기준 99.29%, 후발 아세안 4국(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은 품목 수 기준 98.64%가 무관세로 역내 무역 거래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아세안은 2020년 11월 역내 비관세조치 문제 해결과 아세안 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아세안포괄적회복프레임워크(ACRF)를 추진하며 규제조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아세안 대륙부와 해양부 권역 간, 대륙부와 해양부 내 국별로 기술규제에 여전히 차이가 존재했다. 설문 대상 기업의 절반 이상은 아세안 국별 기술규제가 아직 많이 다르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대륙부와 해양부 권역 간 기술규제는 더욱 다르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제4장의 계량분석에서도 확인된다.

    넷째, TBT 관련 정부 지원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아세안 TBT 대응 관련 한국 정부의 지원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인지 및 활용(예정 포함) 여부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지원정책을 활용할 의사가 있음에도 해당 지원정책을 인지하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국가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TBT 대응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에도, 기업은 정부의 기술규제 관련 지원정책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답했다. 설문 결과 아쉬운 점은 외국 기술규제로 어려움에 당면했을 때 정부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는 점이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기업 대다수는 정부지원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기업들이 필요한 시점에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국가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세미나 개최ㆍ컨설팅 지원ㆍ교육자료 배포 등 TBT 지원정책에 대한 홍보 활동을 강화한다면 기업들이 정부지원정책을 더욱 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술규제가 대아세안 수출증진에 도움이 되었던 모범 사례를 모아 기업에 공유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해외 기술규제 대응과 관련해 한국기업들은 외국 정부의 규제정책 변화 모니터링, 기술 표준화 사업의 국제화 추진, 한국 시험ㆍ인증 기관의 현지 진출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특히 기업들이 인증 취득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아세안과 협력하여 인증제도 단순화, 인증 취득 요건 간소화, 국별 인증 절차 통일, 시험기관 확충, 컨설팅을 통한 시험 요건 개선 등을 추진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아세안의 기술규제가 간소화되고 표준화된다면 한국의 대아세안 수출이 더욱 수월해지고 아세안의 경제통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므로, 한국 정부는 아세안 역내 규제조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네 가지 정책 대응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아세안과의 규제조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연구진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현지 학자도 아세안 지역 담당 공무원들의 TBT와 SPS 역량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양 지역의 교역이 고기술집약 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므로, 선제적으로 관련 산업 부문에 한국의 제도를 이식하거나 관련 기술규제를 조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양 지역 간 규제거리의 축소에 기여할 수 있다. 앞서 보았듯이 전통적인 제조업에 대해서는 아세안의 규제가 일본과 이미 유사했다. 따라서 한국은 새롭게 등장하는 디지털경제나 환경산업 부문에서 규제조화를 추구해야 한다.

    둘째, 국가별ㆍ품목별ㆍ시기별 특성을 반영한 유연한 대응을 위해 한-아세안 공동인증센터 설립을 고려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해양부 아세안 지역과 대륙부 아세안 지역 간에 규제 차이가 존재하고 있었고, 이는 대아세안 수출에도 다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한국과 규제거리가 가장 가까운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삼아 아세안 역내 인증센터를 설치하고 아세안 역내 네트워크를 강화해나간다면 아세안의 기술조치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한-아세안 공동인증센터 설치는 설문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우리 기업들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셋째, 아세안 통합 표준 인증체계의 설립을 제안할 수 있다. 아세안 10개국이 다양한 지리ㆍ경제ㆍ사회ㆍ문화적 특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도전적인 제안이기는 하지만, 안전 기준 요건이 보편적인 전기ㆍ전자 제품이나 규제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새로운 상품에 대해 시범적으로 시행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성과가 있다면 점진적으로 이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작업반을 설치하고 한국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면 한국과 아세안 간의 규제조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아세안 회원국의 국가무역저장소(NTR: National Trade Repository)와 아세안무역저장소(ATR: ASEAN Trade Repository) 간 연계 강화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무역저장소(TR: Trade Repository)는 무역과 관련한 관세 및 비관세조치에 대한 각국의 정보를 모아두는 일종의 정보 창고이다. 아세안 10개국은 소득격차가 크다 보니 국별로 국가무역저장소를 운영하는 역량에 차이가 있다. 국별 저장소에 모인 정보가 다시 아세안 무역저장소로 이전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별 저장소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 정보가 제대로 취합된다면 현재 아세안무역저장소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고, 관련 연구도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ATR과 NTR의 연계 과정에서 취합한 정보는 우리 중소기업의 아세안 비관세조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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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Relationship between COVID-19 Entry Restrictions and Immigration
    The Relationship between COVID-19 Entry Restrictions and Immigration

       본 논문에서는 코로나19 입국 제한조치와 이민자에 대한 의존도 사이 상관관계를 이론적 틀과 실증분석을 통해 고찰하였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은 감염원 유입 차단을 목적으로 해외여행 제한조치를 시행했..

    장영욱 외 발간일 2023.12.29

    국제이주, 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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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Executive Summary 

    1. Introduction 

    2. Theoretical Framework

    3. Data and Methods  

    4. Results  

    5. Policy Implications 

    6. Conclusion 

    References 
    국문요약
       본 논문에서는 코로나19 입국 제한조치와 이민자에 대한 의존도 사이 상관관계를 이론적 틀과 실증분석을 통해 고찰하였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은 감염원 유입 차단을 목적으로 해외여행 제한조치를 시행했다. 입국 제한의 입증된 효과에도 불구하고 해당 조치는 상당한 경제적 비용을 초래했는데, 특히 이민자 감소와 함께 그에 따른 이민자 인력에 의존하는 부문의 인력 부족이 두드러졌다. 각 국가들은 입국 제한정책의 보건상 이익과 경제적 피해를 동시에 고려하여 의사결정을 하였으며, 이는 본 논문이 구축한 이론적 틀에 잘 나타난다. 가용한 자료를 활용하여 수행한 실증분석 결과, 외국인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는 이민자 노동력 감소에 따른 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덜 엄격한 국경 통제’를 채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입국 제한의 강도는 입국 금지 이외의 수단을 통해 감염병 유행을 관리할 수 있는 정부의 역량에 따라 달라졌다. 마지막으로 본 논문에서는 이민자 감소로 인한 비용과 이민자 개인에게 부과되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감염병 확산을 통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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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dividualism and Political Stability
    Individualism and Political Stability

       본고에서는 문화적 특질로서 개인주의와 정치적 특질로서 정치적 불안정성 사이의 관계에 대해 분석한다. 분석의 직관은 문화적 특질이 사회 구성원의 정치적 선호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정부는 개인의 재산권을 얼..

    정민현 외 발간일 2023.12.29

    경쟁정책, 정치경제
    원문보기
    목차
    Executive Summary 

    1. Introduction 

    2. Empirical Findings on Individualism

    3. Theoretical Framework 

    4. Empirical Analysis

    5. Conclusion

    References 
    국문요약
       본고에서는 문화적 특질로서 개인주의와 정치적 특질로서 정치적 불안정성 사이의 관계에 대해 분석한다. 분석의 직관은 문화적 특질이 사회 구성원의 정치적 선호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정부는 개인의 재산권을 얼마나 보호해야 하는가?’라는 특정한 신념에 대한 정치적 선호를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신념은 이른바 친시장주의(pro-free-market) 또는 친분배주의(pro-redistribution)와 같은 보다 확장된 정치적 신념과 연관된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개인주의 문화는 집단주의 문화에 비해 ‘강한 사유 재산권 보호’를 배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만약 이러한 제도적 특질이 사회 구성원의 집단적 의사결정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이는 개인주의 문화를 내재한 사회 구성원의 정치적 선호가 반영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즉 사유 재산권 보호 정도(혹은 더 확장된 개념으로 친시장주의 대 친분배주의)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정치적 선호는 그들이 개인주의 또는 집단주의라는 문화적 특질에 따라 어느 정도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직관을 담은 정치경제 모형을 구축하고 이를 심도 있게 분석했는데, 이론 분석의 결과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개인주의 또는 집단주의가 우세한 사회보다 그렇지 않은 사회에서 친시장주의 또는 친분배주의와 관련된 정치적 선호가 더욱 첨예하게 대립한다. 둘째, 이러한 정치적 선호의 대립은 정치적 불안정을 야기하므로 개인주의 또는 집단주의가 우세한 사회보다 그렇지 않은 사회는 정치적으로 더욱 불안정하다. 본고에서는 실증 분석을 통해 이론 분석 결과로 도출된 두 가설을 모두 검증하였고, 이론 분석을 지지하는 결과를 얻었다. 본고에서 도출한 문화적 특질과 정치적 선호, 그리고 정치적 불안정성의 관계는 문화적 특질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음의 시사점을 함의한다: 사회 구성원의 문화적 특질이 매우 이질적인 사회에서는 구성원 간 정치적 선호의 대립이 발생하기 쉽고, 이는 정치적 불안정을 야기하여 경제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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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silience of Faith: Post-Covid Religious Trends and the Effect of Ecclesiastica..
    Resilience of Faith: Post-Covid Religious Trends and the Effect of Ecclesiastica..

    본 논문은 1,500만 명의 휴대전화 사용자의 이동성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국에서 대면 종교 참석에 미치는 팬데믹의 영향을 조사한다. 2020년 3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미국인의 이동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느리게 회복하였다. 특히 종교..

    박지원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전망, 보건
    원문보기
    목차
    Executive Summary 

    1. Introduction 

    2. Background: The US Catholic Church and Dispensations

    3. Data 

    4. Foot Traffic Trends

    5. Religious Policies and Church Attendance

    6. Robustness and Placebo Tests

    7. Conclusion

    References 

    Tables and Figures

    Appendix Tables and Figures

    Appendix B: Classifying Religious Organizations
    국문요약
    본 논문은 1,500만 명의 휴대전화 사용자의 이동성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국에서 대면 종교 참석에 미치는 팬데믹의 영향을 조사한다. 2020년 3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미국인의 이동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느리게 회복하였다. 특히 종교 예배 참석률은 레스토랑 방문과 같은 다른 활동들보다 더 점진적으로 반등했다. 또한 가톨릭 신자가 개신교 신자보다 더 느린 속도로 회복되는 등 종교 단체 간에도 차이가 있었다. 2022년 말까지 두 그룹 모두 2019년 참석률의 약 90%에 도달했다. 본 논문은 또한 미국 가톨릭 주교들의 미사의무 면제 해제 시점의 차이를 활용하여 종교 정책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소개한다. 이중차분 이벤트 연구 모델을 사용하여 분배 해제 후 가톨릭 주말 교회 참석률이 2019년 기준치에 비해 4.0%포인트 단기적으로 증가함을 발견한다. 그러나 이 효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지고 폐쇄 후 교회 재개관 후 나타난 참석 급증보다 작다. 이러한 결과는 종교 정책이 비록 그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지만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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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데이터 기반의 국제거시경제 전망모형 개발 연구
    빅데이터 기반의 국제거시경제 전망모형 개발 연구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거시경제 전망의 정확성과 속보성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하에 전망모형의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서 잠정적으로 중요한 모든 정보를 활용할..

    백예인 외 발간일 2023.12.29

    경제성장, 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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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차 례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내용과 구성
    제2장 국제거시경제 전망모형 선행연구
    1. 도입
    2. 선행연구
    3. 모형 경제
    4. 모수 추정 및 모형 평가
    5. 소결

    제3장 빅데이터ㆍ머신러닝 거시경제지표 예측
    1. 도입
    2. 선행연구 및 전망모형
    3. 국내외 거시경제지표 예측
    4. 전망모형 간 비교ㆍ평가
    5. 시사점 및 소결
    제4장 비정형 데이터를 이용한 거시경제 전망모형
    1. 도입
    2. 전망모형
    3. 모형 추정 및 전망 예측
    4. 시사점 및 소결

    제5장 결론 및 시사점
    1. 연구결과 요약
    2.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국문요약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거시경제 전망의 정확성과 속보성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하에 전망모형의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서 잠정적으로 중요한 모든 정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식과 빅데이터(Big Data)의 등장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경제 전망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검색, 뉴스 및 신문기사 등의 텍스트 데이터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추출하거나 경제 및 금융 상황 모니터링에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더불어 빅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분석할 방법론으로 머신러닝이 주목받으면서 거시경제 전망모형으로서 역할이 대두되고 있다. 빅데이터가 전망에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고 새로운 방법론이 개발되면서 빅데이터 기반의 전망과 전통적 거시전망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경기상황을 대표하는 경제성장률을 단기 전망하고, 전통적 통계모형 및 구조적 거시모형의 전망과 비교하여 예측력이 향상되는지 분석한다. 빅데이터 기반의 전망모형과 구조적 거시모형은 서로 대조되는 특성이 있으므로 각 모형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경제 전망 연구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본 연구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2장에서는 빅데이터 기반의 전망에 앞서 벤치마크로 활용할 이론모형인 소규모 개방경제 동태확률일반균형(SOE-DSGE) 모형을 통해 한국의 GDP 성장률을 전망한다. 모형을 베이지안 추정하여 총요소생산성, 정부지출, 통화정책, 해외수요와 해외 통화정책 충격 반응을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모형 내 변수들의 외부 충격에 대한 질적인 방향이 현실과 잘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SOE-DSGE 모형은 방정식 내 구조충격을 명시적으로 고려함으로써 전망뿐만 아니라 경제정책 효과를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모형상의 제약으로 가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모두 활용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제3장에서는 대량의 거시ㆍ금융 지표를 기반으로 머신러닝과 전통적 계량경제 전망모형을 추정하여 미국과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구하였다. 머신러닝 기법은 선행연구에서 예측 성과가 좋았던 랜덤포레스트, 엑스지부스트, LSTM과 혼합형 방법론을 사용한다. 전통적 계량경제 전망모형으로는 대량의 예측변수를 활용할 수 있는 동적요인모형(DFM)과 Diffusion Index 모형을 사용하며, 벤치마크로 자기회귀모형(AR)을 함께 살펴본다. 전망 결과 빅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GDP 성장률에 대한 예측력이 향상되었으며, 이는 전통적 계량경제 모형보다 머신러닝을 통해 성과를 나타냈다. 미국의 경우 GDP 성장률을 전망하는 머신러닝의 예측력이 계량경제 모형보다 뛰어나며, 1분기 후 RMSE로 측정한 전망 오차가 AR에 비해 최대 3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머신러닝의 예측력 향상이 대부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지만, 금융위기 기간을 제외한 시기의 1분기 후 전망은 유의미하게 예측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미국에 비해 머신러닝의 GDP 예측 성과가 뚜렷하지 않지만 2000년대 이후 예측력이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낸다. 또한 미국과 달리 머신러닝과 DFM의 예측 성과가 비슷하며, 금융위기 시기의 예측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머신러닝의 예측력은 국가, 전망시계, 시기, 표본 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제4장에서는 네이버 검색 데이터를 비정형 데이터로 정의하고, 동적모형 평균화 및 선택(DMA 및 DMS)을 이용하여 한국의 GDP 성장률을 전망한다. GDP 성장률 예측변수로 통상적으로 사용되었던 거시ㆍ금융 지표 8개를 기준으로 각 변수와 관련된 네이버 검색어의 검색량을 표준화하여 검색지수를 구축하였다. 온라인 검색 데이터가 특정 시점의 경제성장률 예측에 가장 기여도가 높은 변수를 선정하는 데 유용하다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동적모형의 선택 확률로 네이버 검색지수를 사용한다. 전망 결과 검색지수를 이용한 DMA 및 DMS가 AR에 비해 예측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으며, 같은 예측변수를 사용한 OLS보다 예측력이 개선되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전망모형들이 평균 회귀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 비해 DMA와 DMS는 GDP 성장률의 변곡점들을 잘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나 경기변동 시점을 예측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5장에서는 앞에서 구한 한국 전망 결과를 통합하여 비교하고 시사점 및 향후 전망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경제성장률 전망에 빅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예측력이 향상되었는데, 이는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하면 잠재적으로 중요한 정보를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예상과 부합한다. 둘째, 다양한 소스의 데이터를 발굴하여 거시경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 검색지수를 이용해 구한 전망치는 경제성장률의 급락 및 반등 움직임을 잘 예측하는 반면, 정형 데이터만 사용한 전망치는 급변하는 움직임을 후행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검색 데이터는 소비자들의 경제심리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기존의 정형 데이터가 포착하지 못한 정보를 제공하여 급변하는 경기상황을 전망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더불어 경제 전망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 기법을 개발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대량의 예측변수를 사용할 수 있는 통계 방법론이 존재하고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같은 데이터를 사용한 머신러닝의 예측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났다. 머신러닝으로 도출한 경제 전망이 기존의 전망모형 및 경제 전망 전문가의 정성적 판단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최종 전망 또는 경기 상황을 참고할 수 있는 보조지표를 구축하는 데 활용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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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고용시스템과 일자리 정책
    중국 고용시스템과 일자리 정책

    1장 서론미중 패권경쟁 등 급변하는 국제 질서와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의 침체 속에서 대졸 청년실업 문제가 크게 불거지는 등 중국의 고용시스템과 관련한 관심이 높아져 왔다. 인구보너스를 기반으로 고도성장을 이루어왔던 중국은 최근 부문간..

    조성재 외 발간일 2023.12.29

    노동시장, 중국사회구조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문제 제기와 연구 목적
    2. 예비적 분석과 기존 연구 검토
    ​3. 본 연구의 구성과 방법
    ❙제2장  중국 노동시장 발전 현황과 일자리 정책
    1. 서론
    2. “14.5계획” 중 고용 관련 주요 계획 및 정책
    3. 중국 노동시장 개황: 코로나 팬데믹 시기의 중국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4. 고용정책의 방향과 노동시장에 대한 제도적 보완
    5. 소결

    ❙제3장  자동차산업 고용시스템의 최근 동향-두 자동차기업 사례 분석
    1. 도입
    2. 연구방법과 두 표본 기업의 개황
    ​3. 기업 지배구조에서 당 지도력의 부각과 기업 노동조합 모델의 발전
    4. 다원화된 인력자원 관리 방식과 그 문제
    ​5. 노동시장과 기업의 노동관계 관리
    6. 소결

    ❙제4장  중국 플랫폼 노동 문제와 정책적 도전
    1. 서론
    2. 배달 플랫폼 조직과 노동
    3. 국가 정책 및 변화
    4. 플랫폼 노동 정책의 실질적 효과
    5. 소결

    ❙제5장  농민공의 고용환경 변화와 제도·정책적 조정
    1. 서론
    2. 농민공의 거시적 고용환경 변화
    3. 코로나의 충격과 농민공 관련 제도·정책적 대응
    4. 농민공 고용환경의 새로운 변화와 고용시스템에 대한 함의
    5. 소결
    ❙제6장  청년실업 대응책으로서의 창업 정책 평가
    1. 배경
    2. 중국의 창업정책 방향
    3. 과기부 주도의 중국 창업정책 현황
    4. 청년실업 관점에서 과기부의 창업정책 평가
    5. 소결
    ❙제7장  중국 진출 한국 기업 분석
    1. 들어가는 말
    2. Y전자 사례
    3. Z자동차 사례
    4. 소결

    ❙제8장  결론
    1. 연구결과의 요약과 종합
    2. 연구의 시사점과 향후 연구과제
    ❙참고문헌

    국문요약
    1장 서론

    미중 패권경쟁 등 급변하는 국제 질서와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의 침체 속에서 대졸 청년실업 문제가 크게 불거지는 등 중국의 고용시스템과 관련한 관심이 높아져 왔다. 인구보너스를 기반으로 고도성장을 이루어왔던 중국은 최근 부문간 불균형과 노동시장 내 수급 불일치 등으로 인하여 일자리의 배분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다.

    이를 분석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노동체제, 고용체제, 노사관계 시스템 등과 넘나드는 고용시스템 개념을 채택하였다. 고용시스템은 직무분석, 채용, 훈련, 승진, 보상, 퇴직에 이르는 기업 내 인력관리를 미시적 기초로 하지만,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지배구조 및 기업의 전략, 그리고 조직문화와 노사관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고용을 둘러싼 다양한 변수들은 정부 정책과 법제도, 그리고 무엇보다 노동력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시장원리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지만, 이러한 시장원리는 무매개적으로 관철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산업, 기업규모 등의 다양한 부문별 층위를 갖기 때문에 제도적 요인을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고용시스템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하기 위하여 기업지배구조, 플랫폼노동, 농민공, 그리고 청년창업정책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하였으며, 중국내 한국기업들의 최근 인력관리 상황에 대한 조사를 통하여 중국 고용시스템과 접하고 있는 최전선의 쟁점들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2장 중국 노동시장 발전 현황과 일자리 정책

    2장에서는 거시적으로 중국의 노동시장과 고용정책에 대해 개괄적으로 이해해보고자 하였다. 중국 정부가 14.5계획(2021~2025년)을 입안할 때 코로나19가 발생했고, 그 시기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마찰이 심하여 중국의 경제발전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시기보다 높았다. 그런데, 2020년 6월 중순이 되면 중국 경제 단위의 업무 복귀율은 코로나19 발발 이전의 90% 이상에 도달했고, 노동자의 수입도 코로나 발발 이전인 2019년 11월 대비 80% 이상에 도달했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노동시장은 2020년 6월 중순 이후 그 기능이 서서히 회복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중국 당국이 14.5계획을 입안할 때 상정했던 5.5% 내외의 수준이고, 이는 중국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청년들의 실업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다. 16~24세 청년 노동자의 실업 상황은 대단히 악화되어 있다. 이들 연령대의 실업률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기록을 반복하여 경신하다가 2023년 3월 이래 줄곧 20%를 넘어서고 있다. 두양(都陽, 2022)은 중국 청년의 실업 문제를 자연적 실업과 주기적 실업으로 구분하고 장기적 대책과 단기적 대책 모두를 동원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장기적 대책으로서는 경제구조의 전환, 교육체제의 개혁을 통해 수요측에 부합하는 노동력 공급, 노동시장제도의 개선 등이 필요하고, 단기적 대책으로서는 경기 부양정책이다. 

    향후 중국의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칠 요인은 크게 두 가지 점이라고 보인다. 첫째, 중국 경제 성장의 전망이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2023년 중국의 1/4 분기 경제 성장률은 4.5%를 기록했다. 게다가 중국 경제의 1/3을 떠받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부동산 경기가 대단히 좋지 않아서 중국발 경제위기가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일자리 창출 능력이 큰 비공유 경제 부문의 발전에 대한 전망이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비공유경제 부문을 대표하는 플랫폼기업과 개체 공상호(個體工商戶, 자영업자)는 최근 적지 않은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중국 당국은 플랫폼 기업의 규범화를 명목으로 이들의 경제 활동을 제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중국의 플랫폼 기업이 중국 당국이 천명한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개체 공상호는 제로 코로나 정책의 가장 큰 피해자 가운데 하나이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중국 내 민영경제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역설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그렇지만, 과연 민영경제의 주체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그 반응이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아직은 불확실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3장 자동차산업 고용시스템의 최근 동향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자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며,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량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700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자동차 수출량이 많은 국가로 도약하였는데, 이에 따라 자동차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도 435만명에 이른다. 3장에서는 이렇게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제조업의 대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산업에서 고용시스템을 둘러싼 최근 동향과 쟁점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위하여 대형 완성차업체 두 곳, 즉 국유기업과 민영기업 한 곳씩을 수차례 방문하고 관계자들과 면접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최근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기업지배구조와 노동조합(공회)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이 크게 강화되고 있는 점이었다. 국유기업인 B사에서는 기업 당 조직의 지도하에 三會一層 제도를 수립하는 것으로 표현되었는데, 여기서 삼회는 주주총회, 이사회, 감사위원회를 의미하며, 일층은 기업 경영진이다. 당은 이러한 기업지배구조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민영기업인 G사의 경우도 기업 당 위원회가 설치되어 각종 경영활동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울러 국유기업인 B사의 공회는 대대적인 당군 사업 모델의 변화 속에서 위상이 하락하고 당의 방침을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데 더 중점을 두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G사는 공산당이 공회를 직접 지도하면서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생산활동을 차질없이 수행하며, 노동자 복지 및 처우개선에 힘쓰는 전통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공산당의 영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지만, 자동차기업들이 당면한 인적자원관리 상의 문제는 쉽지만은 않다. 전기차 개발과 지능화 등에 요구되는 연구개발 인력은 높은 임금을 주어야 채용할 수 있는데, 이들과 전통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던 인력들과의 조화가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였다. 그러나, 두 사례 기업은 부품업체들 및 일반업체들에 비하여 임금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일단은 인력 수급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음을 보여준다. 더욱이 중국 당국의 빅테크 기업에 대한 억압 정책으로 우수한 IT 인력을 뽑는 것이 수월해진 측면도 있다. 다만, 이렇게 시장 임금을 통하여 국유기업이든 민영기업이든 대기업이 인력 조달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중국 내에서 기업규모간, 직종간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두 개 기업 사례를 넘어서서 자동차산업의 전체 생태계 차원에서는 고용시스템의 안정성과 통합성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4장 중국 플랫폼 노동 문제와 정책적 도전

    본 장의 목적은 중국의 새로운 플랫폼 관련 정책이 실제 노동 조건을 개선했는지의 여부를 알아보는 것이다. 중국의 음식배달 플랫폼에는 천만 명 이상의 음식 배달기사가 참여하고 있다. 배달기사들의 노동조건은 특히 2020년 9월부터 그들의 엄격한 배송시간과 잦은 사고에 대한 뉴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2021년부터 국가 및 지방 차원에서 일련의 새로운 정책이 발표되었지만 이러한 정책이 음식배달 기사들의 일상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상세히 밝혀지지 않아 왔다.

    본 연구는 두 가지 유형의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먼저, 2014년 1차 정책부터 최신 정책까지 플랫폼 관련 정책을 수집하였다. 총 17개의 국가 및 25개의 지방 수준 정책이 수집되고 분석되었다. 둘째, 두 차례에 걸쳐 조사가 이루어졌다. 첫 번째 라운드에는 4,900명 이상의 배달기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설문 조사와 플랫폼 및 대행사 관리자 및 배달기사를 포함한 수십 명의 다양한 행위자들과의 인터뷰가 포함되었다. 2차 면접은 2023년 5월부터 7월까지 진행됐으며, 30명 이상의 배달기사 인터뷰를 수행하였다. 주요 질문은 정책이 노동 조건에 미치는 영향과 새로운 정책에 대한 태도에 관한 것이었다.

    그 결과 우선 음식 배달 플랫폼의 개발 및 관리와 관련하여 아웃소싱과 크라우드소싱의 두가지 카테고리 안에서도 다양한 세부 모델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두 모델 모두 비정형 고용이며 다양한 조직과 배송업체 간에 매우 복잡한 관계를 발전시켜왔다. 이에 따라 아웃소싱 및 크라우드소싱 배달기사들은 다양한 유형의 관리 및 규칙을 따르는데, 동시에 그들은 일하는 동안 사회적 차별의식, 일방적인 급여 변경, 보험 부족 등과 같은 많은 유사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둘째, 플랫폼 관련 정책을 분석하였다. 정책에는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 초기에는 정부가 고용 잠재력 때문에 플랫폼 경제를 지원했지만, 특히 2021년 이후에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정책이 더욱 엄격해졌다. 그러나 “더 엄격해진다”고 해서 정부가 경제 및 고용 목표보다 노동 보호를 완전히 선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정부는 끊임없이 다양한 목표를 저울질하고 어떻게든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해왔다.

    셋째, 이러한 정책들이 일선 배달기사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인터뷰는 주로 노동 계약과 사회 보험이라는 두 가지 가장 관심 있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정부 정책에 대한 배달기사들의 태도를 물었다. 인터뷰에 응한 배달기사들은 서로 다른 고용 모델에서 일하고 다양한 배경과 업무 경험을 갖고 있지만, 새로운 정책이 계약 체결이나 사회 보험 가입 등 그들의 노동조건에 거의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게다가 배달기사들은 정책이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모르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이 자신들과 거리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배달기사들은 강력한 정부가 수입 감소 및 배송 과정과 관련된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이 글은 플랫폼 노동 관행과 새로운 정책 간의 괴리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책이 계속해서 배달노동자들의 핵심 관심사를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노동-자본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경제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플랫폼 경제로 인해 이미 야기된 노동 문제를 방어적으로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플랫폼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바탕으로 플랫폼 내 모든 주체와 협력하여 노동 관계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함을 시사해준다.

    5장 농민공의 고용환경 변화와 제도·정책적 조정

    5장에서는 최근 중국의 인구 및 노동력 감소와 질적 성장으로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중국 사회 내 가장 취약한 노동계층으로 손꼽히는 농민공의 고용환경이 어떠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지를 탐색한다. 특히, 코로나 3년의 경험을 거치면서 농민공을 둘러싼 고용환경은 기존의 변화가 지속되는 동시에 새로운 변화가 드러나고 있음을 살피면서, 정책·제도적 조정과 농민공의 적응을 세부적으로 분석하여 고용환경의 새로운 변화를 규명하고 향후 고용시스템의 변화에 어떠한 함의를 가질지를 분석하고자 했다. 

    농민공의 열악한 고용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농민공의 규모가 3억 명 수준에서 유지되고 농민공 집단의 질적인 변화가 발생 중이다. 즉, 농민공의 장기화, 여성화 및 가족화, 고학력화, 서비스업으로의 진출을 통해서 기존 농민공을 둘러싼 제도·정책 및 담론과는 다른 새로운 변화가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인구 및 노동력 감소 시대를 맞아 농민공의 노동생산성을 제고하여 임금 소득을 증대하고 중산층으로 육성하려는 정책이 신형도시화 목표 아래 ‘농민공의 시민화’로 적극 추진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공동부유’ 로드맵과도 일정한 연관을 갖고 있다.

    한편, 코로나 대유행의 충격은 농민공 고용에 커다란 충격을 가하면서 고용의 불안정화를 크게 심화시켰는데, 본 연구에서는 2020년 코로나 초기 중국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의 조사결과를 통해 정부의 취업 안정 대책과 불안정한 고용환경 사이에서 농민공의 실천과 적응 양상을 살펴보았다. 코로나의 직접적인 충격과 ‘노동의 단기화’ 경향이 지속되는 와중에 신세대 농민공은 자발적, 주체적 선택을 하며 적응하는 등 고용환경 변화의 양상은 보다 복합적이지만, 전반적으로 그들의 고용불안정은 여전히 녹녹치 않아 보인다. 아울러, 취업을 우선시하는 정부의 강력한 고용 안정 정책이 안전한 일자리 복귀 지원, 기업의 농민공 고용 지원, 플랫폼과 새로운 취업형태, 유연 고용의 적극 활용, 직업훈련 확대 등으로 농민공의 고용불안정 해소에 일정 부분 기여한 바가 있지만,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적인 고용 안정은 ‘긱(gig) 이코노미’, 새로운 취업형태, 유연 고용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경제와 연관된 고용형태의 변화가 코로나 3년의 경험을 통해 더욱 추동되었고 그 실효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향후 농민공의 고용환경 변화는 현재의 방향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 새로운 고용환경의 변화가 제도적인 차원으로 정립되었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현재 전반적인 변화가 과거와 다른 새로운 고용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측면도 존재한다. 지역-학교-기업을 연결하는 기업 신형 학도제(學徒制)의 도입, 중고교와 대학을 잇는 입시제도 개혁을 통하여 직업학교와 노동자 육성시스템의 변화 가능성, ‘농민공의 시민화’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한 농민공 집단의 중산층 육성과 공동 부유로의 방향성 등은 고용시스템을 구성하는 지방, 노동, 교육, 시민권 제도 등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새로운 고용환경 변화가 고용시스템 전반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6장 청년실업 대응책으로서의 창업 정책 평가

    중국은 미중 기술패권 전쟁과 경제발전을 위해서 14.5계획 기간 동안 국가혁신체제의 고도화 달성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혁신체제 고도화 달성을 위해서는 고급인력 확보와 개발된 기술을 통한 창업정책이 매우 중요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본 장에서는 최근 악화된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서 현재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기반 창업정책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파악해보고자 하였다. 중국의 창업정책은 2014년 리커창 총리가 주장한 쌍창(대중창업 만중창신) 정책이 기반이 되어 왔다. 대표적으로 쌍창정책 속에는 청년층의 창업 강화와 과학기술 지원 확대가 지속적으로 포함되어 발표되어 온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국가혁신체제 고도화의 주요 부처인 과기부 창업정책의 중요사업인 창업보육센터와 중창공간(Makers Space) 사업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들 사업들은 창업기업들에 대해서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창업 지식제공, 혁신역량 강화 등의 성과들을 내고 있다. 쌍창정책의 성과는 2021년 기준으로 육성 및 지원되는 창업기업 수 69만 8천개, 일자리 창출 498만 3천명이었으며, 최근에는 유니콘 기업들을 배출하는 성과들을 내고 있었다.

    실제로 중국 과기부의 창업정책이 전체 청년창업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최근 발간된 “중국청년창업발전보고”를 통해서 살펴보았는데, 여기서 청년은 만14세에서 35세까지이다. 중국의 청년창업보고서에서는 현재까지 창업기업은 1억 5천만개, 2021년 창업된 기업수는 900만개 수준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창업은 기술수준이 낮은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과학기술 창업은 전체의 2%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기부의 창업정책이 전체 청년창업 현황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작은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2021년 청년층 900만개 창업기업 중에서 쌍창정책을 통해서 새롭게 나온 기업은 2만 4천개 수준, 최대 0.3%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누적 기업수를 기반으로 한 평가에서도 현재 1억 5천만개 창업에서 중국 과기부의 창업정책을 통해서 육성하고 있거나, 졸업한 기업수는 91만 4천개로서 전체 0.6%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3년 16세에서 24세까지 일자리는 3,600만개가 만들어졌는데, 이중에서 중국 과기부 창업정책이 창출한 일자리(21년 기준이며, 동일하게 23년 발생했다고 가정)는 16만 8천개로 추정되어, 잘해야 0.5%의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중국 과기부의 창업정책은 청년층의 고급 일자리 창출에는 양적으로 매우 제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니콘 기업의 창출을 통한 질적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중국 당국은 양적인 창업정책 확대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기반의 질적 창업정책의 확대를 통해서 현재 문제를 해결하고자 더욱 노력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의 과기부가 주도하여 창업과 일자리 정책을 함께 수행하는 것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7장 중국 진출 한국 기업 사례 분석

    중국이 지닌 풍부한 노동력과 고도성장하는 경제가 제공하는 사업 기회를 좇아 2000년대 이후 한국 기업들이 대거 중국에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2016년 싸드 사태를 기점으로 하여 한국기업들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자동차와 가전 산업 등에서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최근에는 중국에 대하여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입 상황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사람관리를 하고 있을까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를 위하여 오랜 동안 추적 연구를 진행해온 Y전자와 Z자동차 사례를 택하여 온라인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Y전자의 경우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점유율은 크게 낮아졌지만, 여전히 수출기지로서 생산공장의 역할은 기대되는 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총고용량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고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관련된 인사관리와 조직문화도 과거의 특징을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더욱이 최근 사무관리직의 이직률이 높아지는 데 대응하여 2023년에 고율의 임금인상률 전략을 펼치자 인력 운용의 안정성이 높아졌는데, 이는 유동적인 중국 고용시스템 하에서 적절한 임금 수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Z자동차의 경우 수출보다는 내수에 치중해왔는데, 2016년 이후 싸드 사태로 인한 경제외적 요인과 더불어, 적절한 모델의 투입이나 전기차로의 전환 등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은 점, 그리고 강력한 비용 경쟁력을 갖춘 로컬업체들의 등장 등에 의하여 생산량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용량도 크게 줄어들었는데, 이는 우선 잔업특근 수당과 성과상여금의 축소로 인한 자발적 이직에 더하여 더 이상 실습생이나 노무공을 쓰지 않는 전략과 결부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경 1공장의 폐쇄와 충칭 5공장의 가동중지 등에 따라 일부 인원에 대한 고용조정이 있었으며, 이 때 법적 경제보상금에 더하여 일정한 추가 보상금이 주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Y전자의 경우도 본고에서 본격적으로 살펴본 것은 아니지만, 칭따오와 옌타이의 휴대폰 공장을 폐쇄하면서 경제보상금 플러스 알파의 방식을 취하였으며, 관련된 갈등은 불거지지 않았다.

    이러한 두 개 기업 사례를 통해볼 때 중국의 고용시스템은 한국보다는 유연성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축소 구조조정은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된 것이 단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을 수출용 제품의 생산기지로 삼고 있는 Y전자의 사례 등을 보았을 때 사업의 착수나 유지, 확장을 위한 노동력 활용의 적절성 또한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특히 유동적 중국 고용시스템의 특성을 감안하여 최적의 임금 전략이 결합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전히 중국에서 이렇게 사업의 연속성을 이어가고자 한다면, 특히 중국 고용시스템의 특성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공산당과 정부의 전략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8장 결론

    마지막 결론 장에서는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서, 각 부문의 특성들이 시스템 내에서 어떻게 상호 연관성을 갖는지를 설명하였다. 중국의 고용창출능력이 신기술 발전 등에 의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청년들의 경우 부문간 격차가 확대된 것에 대응하여 적절한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는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중국 정부가 창업 정책 등을 통하여 혁신과 일자리 모두를 개선하고자 하나, 명령지시적 관계로 민간의 창의성과 자율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미래 지향적 고용시스템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가운데, 묵은 과제인 농민공 문제는 여전히 남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농민공들이 플랫폼 노동 등으로 전이하였지만, 플랫폼 노동이 완전한 자율성을 갖는 노동도 아니고, 안정성과 수입 수준도 높지 않기 때문에 뚜렷한 대안이 되기도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중국의 고용시스템에는 효과성, 유연성, 형평성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데, 이것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고용시스템을 미국형, 일본형, 독일형 등과 비교하였으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시사점을 포함하여 한중 교류에서 고용 및 노동 사정에 대한 상호 이해를 계속 높여갈 필요가 있다는 점이 제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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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전환 시대 한중 청년여성들의 ‘일’과 ‘가족형성’에 대..
    디지털 전환 시대 한중 청년여성들의 ‘일’과 ‘가족형성’에 대..

    한중 양국 모두 저출산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양국이 정치·경제적 맥락을 떠나 서로 공통의 문제로 고민할 수 있으며, 청년들이 일과 출산, 양육, 가족을 어떻게 생각하고 미래..

    오은진 외 발간일 2023.12.29

    노동시장, 중국사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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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배경 및 목적
    2. 연구내용 및 방법

    ❙제2장  한중 청년의 인구학적 배경 및 일자리 특성
    1. 한국 청년의 인구구조와 노동시장 현황
    2. 중국 청년의 인구구조와 노동시장 현황
    3. 소결

    ❙제3장  한국과 중국의 일·가족 정책 변화
    1. 한국의 일·가족 정책 변화
    2. 중국의 일·가족 정책 변화
    3. 소결

    ❙제4장  한중 청년여성의 일과 가족형성에 대한 경험과 인식 분석
    1. 연구방법 및 연구 대상
    2. 면접조사 내용
    3. 한중 청년세대 여성들의 일과 가족에 관한 면접조사 결과
    4. 소결

    ❙제5장  한중 청년들의 직업과 가족형성 및 관계의 실태 분석
    1. 조사개요
    2. 한국과 중국 청년의 가족형성
    3. 한국과 중국 청년의 일자리 현황
    4. 한중 청년의 일과 가족에 대한 인식
    5. 한중 청년의 성평등 및 사회적 다양성에 대한 포용 의식
    6. 한중 청년의 일과 가족구성, 사회적 인식 비교 결과
    7. 소결
    ❙제6장  결론
    1. 요약 및 결론
    2. 한중 청년여성들의 미래와 발전 방안

    ❙참고문헌

    ❙부록

    국문요약
    한중 양국 모두 저출산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양국이 정치·경제적 맥락을 떠나 서로 공통의 문제로 고민할 수 있으며, 청년들이 일과 출산, 양육, 가족을 어떻게 생각하고 미래를 계획하는가의 문제 역시 국제사회에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영역이다. 본 연구는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변화기에 한중 청년세대들의 성평등 인식과 가족형성, 경력개발의 관계성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향후 양국이 서로 어떻게 상호협력하여 관계를 발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제2장에서는 한국과 중국 청년들의 노동시장 현황을 분석하였다. 우선 한국 청년인구의 감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최근 청년층의 경제활동참여율에서 여성들의 비중은 증가 추세이다. 청년층이 참여하는 산업과 직종의 변화도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 최근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상황을 보면 남성 전통적인 직종에서 증가 추세가 주춤한 반면, 이 분야의 여성 참여는 매우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업별 현황에서도 청년 관리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청년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훨씬 높은 증가 추세를 보인다. 한편, 중국 여성의 노동참여율은 1990년에 비해 점점 더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25~34세 중국 청년층의 학력수준은 향상되었는데, 특히 대학과 대학원 교육을 받은 여성의 비중이 남성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여 2016년 대비 청년여성의 교육수준이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산업별로 도시 청년 취업자의 종사 비중이 높은 업종은 주로 서비스업종이고, 직업별로는 2021년 비즈니스 서비스업 종사자가 남녀 청년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직업으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 수요 규모가 크고 평균 연봉 수준이 높은 지역의 선호로, 중국 당해 대졸자의 동부 및 일부 서남부 대도시 집중 현상도 두드러졌다. 

    제3장에서는 현대 한국과 중국의 일·가족 정책 변화 과정을 초기, 중기, 저출산 대응기로 구분하며 살펴보았다. 초기(1950년대~1980년대)에는 양국 모두 국가 주도의 산업화와 여성 노동력 동원 등에서 유사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 시기 한국은 사회적 재생산을 여성의 책임으로 규정하는 가부장적 사회 기조 속에서 일·가족 정책의 발달이 제한된 반면, 중국은 사회주의의 여성해방 이념을 기반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 제도를 강화하였다. 중기(한국: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중국: 1990년대~2000년대)에 한국은 기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증가에 따른 보육 문제에 주목하여 민간을 중심으로 보육시설을 확장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하였으며 육아휴직제도를 신설하였다. 반면 중국에서는 개혁개방 과정에서 여성 고용이 감소하고 한 자녀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보육수요 감소와 보육정책의 쇠퇴로 이어졌다. 저출산 대응기(한국: 2000년대부터 현재, 중국: 2010년대부터 현재)에 한국은 보육 및 일·가정 양립 지원정책을 적극 확대함으로써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반면 중국은 기존 인구억제정책의 단계적 완화를 통해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였으며, 최근 중앙과 지방 정부 수준에서 보육과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하고 있다.

    제4장에서는 한중 청년여성들의 성장과정 및 가족관계, 일에 관한 생애 전망, 가족형성 계획, 일과 가족에 대한 인식에 대해 면접조사한 결과를 분석하였다. 한국과 중국 양국 청년세대 여성들의 성장 환경은 대체로는 부모들로부터 이른 결혼이나 출산보다는 학업에 열중할 것과 좋은 직업 혹은 자녀인 청년여성들이 원하는 직업을 가지는 것을 독려하는 환경으로 파악된다. 한국과 중국의 청년세대 여성들은 모두 자신의 삶에서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며, 특히 한국 청년세대 여성들에게 이 같은 점이 더 두드러졌다. 결혼 및 출산을 통한 가족형성과 관련하여, 동 세대 한중 청년여성들 가운데에서는 중국의 청년여성들에게 아직 결혼 규범이 더 강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중국의 30대 청년여성들의 경우는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청년여성들에게서 결혼은 이미 규범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가 된 경향이 높다면, 중국 내에서는 결혼 및 가족형성에 관한 규범이 아직은 강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청년세대 여성들 사이에서 이 같은 규범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으면서도 또 비판적으로 인식되는 등 다양한 인식이 혼재하는 과도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 청년여성들에게 성평등에 대한 인식은 보편적인 것으로 파악되며, 이 같은 인식이 전통적 형태의 가족형성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도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제5장에서는 한중 청년 2천 명을 대상으로 일과 가족형성 관련 인식 실태조사를 수행한 결과를 분석하였다. 한중 청년여성 모두 90% 이상이 반드시 일은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직업은 양국의 청년여성들 모두 평생 본인의 정체성과 관련이 깊다고 인식하지만, 중국 청년들과 비교해서 한국 청년들은 유의미하게 원하는 직업이 뚜렷하지 않은 경향을 보인다. 특히 한중 청년여성 간에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그러면서 좋은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중국 청년들에 비해 좋은 학력, 좋은 부모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특히 한중 청년남성들 간에 그런 인식 격차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또한 일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에서 한국 청년들은 일정한 경향성을 보이는 반면 중국 청년들은 다양한 목표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비정기적이며 불확실성에 의존하는 직업보다는 고정적이며, 안정적인 일자리에 대한 선호가 한국 청년여성들이 가장 강한 집단으로 분석되며, 이는 한국 내 청년남녀 간 격차, 한중 청년여성 사이에도 뚜렷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경향은 청년남성 간에도 나타나고, 양국 청년들 간에도 확연하게 존재한다. 디지털 전환으로 나타나는 직업과 양육 형태의 변화에 대해서 청년여성들의 인식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는 현재 조사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디지털 전환 시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FGI를 통해 한국 청년여성이 블록체인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어하고, 중국 청년여성들이 온라인 창업(쇼핑몰, 번역 등)을 통해 고소득을 올리고자 하는 부분에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일자리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한중 청년들의 결혼관에 있어서는 양국 청년여성 모두에게 기존의 결혼 및 출산규범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는 완전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양국 청년여성들 사이에도 확실한 차이가 나타나는데, 이미 설문조사 시점에서도 동 연령대의 결혼 비중이 중국이 훨씬 높지만 미혼 대상의 결혼에 대한 인식에서도 한국 청년여성과 남성 모두 부정적인 경향이 강하다. 중국의 경우, 성별 인식 격차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중 모두 저출산이 문제인데, 한국은 결혼은 한다면 자녀 출산에 대한 의향이 중국에 비해 높지만 결혼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강해 저출산이 점점 악화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 대해 남녀 간, 국가 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국은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상당히 많은 청년들이 기존의 직업 경험과 전망을 답습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중국 청년들은 새로운 고소득 직업에 대한 관심을 유의미하게 많이 가지고 있었다. 또한 직업가치에 대한 의식도 매우 다양해서 높은 소득, 직업안정성 외에도 다양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노동시장은 이제 점점 글로벌화 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사회에서 양국 청년들의 숙련수준이 유사하다면 노동력의 교류는 자연스럽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과 청년들의 적극적 교류와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첫째, 한국에 유학 온 중국 유학생들과 한국 지역사회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대학과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모형이 필요하다. 둘째, 중국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청년여성들에게 중국은 해외 진출이 가능한 국가일 뿐만 아니라 중국 내 글로벌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곳으로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과 중국은 가깝고도 먼 국가 중의 하나이다. 정치·경제·안보 문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두 나라의 관계가 경색될수록 이런 사회적 관계를 돈독히 하는 국가사업이 매우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이에 한중 청년여성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포럼이나 재단을 설립하는 안을 제안한다. 사업의 주요 목적은 ‘일자리’와 ‘가족가치’에 대한 상호인식을 조사하고 정기적인 포럼을 개최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세부적인 교류를 통한 교육, 문화 영역에서의 상호발전을 목적으로 설립, 운영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한국 청년여성들은 양국 청년 집단 중 새로운 산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지 못한 부분이 발견된다. 이런 경향성이 미래 디지털 경제를 구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지 아직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긍정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춘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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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조선족 청소년의 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
    중국 조선족 청소년의 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

    본 연구의 주요 목적은 다음과 같다: 1) 중국 조선족 청소년의 가치관 및 생활실태를 파악하여 관련 정책 마련의 근거자료 제공; 2) 중국 내 조선족 커뮤니티에 미치는 소수민족동화정책의 영향에 따른 대응 방안 마련; 3) 한국과 중국에 거주하는 ..

    배상률 외 발간일 2023.12.29

    국제이주, 중국사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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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연구 내용
    ❙제2장  연구 배경 및 이론적 논의
    1. 중국 조선족 청소년에 대한 논의
    2. 한국 거주 조선족 청소년에 대한 논의
    3. 조선족 청소년과 문화변용

    ❙제3장  연구 방법
    1. 설문조사 개요
    2. 면접조사 개요

    ❙제4장  연구 결과
    1. 중국 거주 조선족 청소년 대상 설문조사 기초 분석
    2. 한국 거주 조선족 청소년 대상 설문조사 기초 분석
    3. 문화변용 관련 설문조사 심층 분석
    4. 면접조사 결과 분석

    ❙제5장  요약 및 제언
    1. 연구 요약
    2. 정책 제언

    ❙참고문헌

    ❙부록(설문지)
    국문요약
    본 연구의 주요 목적은 다음과 같다: 1) 중국 조선족 청소년의 가치관 및 생활실태를 파악하여 관련 정책 마련의 근거자료 제공; 2) 중국 내 조선족 커뮤니티에 미치는 소수민족동화정책의 영향에 따른 대응 방안 마련; 3) 한국과 중국에 거주하는 조선족 청소년을 대상으로 양국에 걸쳐 형성된 다면적 정체성에 대한 긍정적 포지셔닝(positioning)을 위한 정책 개발; 4) 조선족 청소년의 역량개발 및 한중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 마련. 

    최근 중국의 소수민족동화정책이 본격화되고 중화사상과 애국주의 교육이 시행됨에 따른 조선족 청소년의 정체성 인식에 대한 현황과 변화를 살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본 연구는 한·중 양국의 역사적·사회적 상황에 따라 형성된 조선족 청소년의 다면적 정체성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문화적 혼종성(cultural hybridity) 분야의 학문적 기여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조선족 청소년의 가치관과 태도에 대한 탐색을 통해 한․중 미래세대의 상호 이해와 인적 교류에 기여하며 조선족 청소년 개개인이 세계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데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과 한국에 거주하는 10대부터 20대 조선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국어(조선어) 및 중국어 사용능력, 교육 및 진로, 가족 및 가정, 자아정체성,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 및 관심도, 개인적 고민, 사회적 인식 등에 대해 양적․질적 조사를 실시하였다. 중국 거주 조선족 청소년 총 684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진 설문조사에 참여하였다. 또한 부가 조사 형식으로 이루어진 한국 거주 조선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는 총 120명이 참여하였다. 또한, 총 24명의 조선족 청소년(중국 거주 청소년 21명 및 한국 거주 청소년 3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하였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중국 거주 조선족 청소년이 전반적으로 교육 수준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족 청소년 20대 응답자의 경우, 대부분이 대학 재학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직 연령이 낮아 대학 진학을 하지 않은 10대 청소년의 경우 열 명 중 아홉 명꼴(90.6%)로 대학 진학 의사를 보였다. 가정이 아닌 학교나 별도의 교육기관(예: 학원)에서 조선어(한국어)를 배운 경험을 물었을 때, ‘아니오’라는 응답이 65.8%로 나타났다. 그 이유를 물었을 때, ‘조선어를 사용하며 자라서 조선어 실력이 좋아서’가 53.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배우고 싶었으나 주변에 조선어를 가르치는 학교나 교육기관이 없어서’ (13.8%)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실생활에 조선어가 직접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모나 자기 자신이 판단하여 조선어(한국어)를 배우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15%를 차지하였다. 옌볜자치주나 한국 거주 경험이 있는 10대 여성은 조선어(한국어)의 중요성을 높게 인식하였다. 중국 거주 조선족 청소년 상당수(77.6%)는 진로 계획을 이루거나 바라는 직장에 취업하는 데 있어 조선어 능력을 갖추는 것이 도움 된다고 응답하였다.

    중국 거주 조선족 청소년의 절반가량은 부모님과 장기간 떨어져 지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족 청소년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부모님과 현재 별거 중이라고 응답하였다. 20대가 10대보다, 한국 거주 경험자가 거주 비경험자에 비해 부모님과의 별거 경험 비율이 높았다. 응답한 10대 청소년 중 16.3%가 10년 이상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그들의 전체 인생 중 절반 이상을 부모와 함께하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조선족 청소년 다섯 명 중 세 명꼴로 자신의 배우자로 조선족 청소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족 배우자 선호 경향에 있어, 남성(69.1%)이 여성(58.7%)보다 월등히 높았다. 조선족 청소년의 81.4%가 자녀에게 조선어를 가르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여성(85.5%)이 남성(75.5%)보다, 옌볜자치주 거주 경험자(85.8%)가 거주 비경험자(75.3%)보다, 한국 거주 경험자(85.3%)가 거주 비경험자(79.8%)보다 조선어를 자녀에게 가르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더 높았다. 그러나 실제 자신이 부모님과의 평소 대화 시 조선어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문항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64.2%에 머물렀다. 

    ‘중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와 ‘중국의 발전은 곧 나의 발전이다’란 항목에는 각각 93.6%, 90.0%가 ‘그렇다’라고 응답하였다. ‘조선족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와 ‘조선족 청소년은 조선어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항목에 각각 91.2%, 83.3%가 ‘그렇다’라고 응답하였다.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중국 내에서 차별받곤 한다’는 항목에 전체 응답자의 40.9%가 차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조선족 청소년은 중국인의 정체성을 갖고 사는 소수민족으로서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제약보다는 조선족이기에 갖는 장점이 더 많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민족문화와 커뮤니티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대부분이 적극 동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조선족 청소년에게 중국인과 조선족의 정체성은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옌볜 조선족 자치주나 조선족 커뮤니티의 유지 및 발전의 필요성을 묻는 항목에는 전체 응답자의 89.5%가 동의하였다. 조선족의 민족문화를 유지 및 계승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항목에는 전체 응답자의 91.4%가 동의하였다. 

    한국, 북한, 미국, 일본 4개국(민) 중에 중국 거주 조선족 청소년의 호감도(1점: 매우 비호감 ~ 10점: 매우 호감) 평균이 가장 높은 국가는 ‘북한(조선)’으로 6.1점이었고, 다음으로는 ‘한국’(4.7점)으로 조사되었다. 한국 거주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조선족 청소년의 한국 호감도는 5.4점으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해당 국가의 국민에 대한 호감도 역시 북한인과 한국인이 각각 1, 2위를 차지하였다. 한국 거주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이 거주 비경험자보다 한국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옌볜 조선족 자치주 거주 경험자는 거주 비경험자보다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국 거주 조선족 청소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매우 교만하다고 응답한 청소년의 비율이 67.7%에 달했다. 한·중 외교 갈등 시 자신의 태도를 묻는 세 가지 항목에서 또 다른 조선족 청소년의 정체성의 중간자적 위치(in-betweenness)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중 갈등 상황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 소비 거부’와 ‘한국 공산품 구매 거부’ 의사를 밝힌 일반 중국인 청소년의 비율이 각각 76.7%와 80.7%로 나타났는데(배상률 외, 2021), 조선족 청소년은 그보다 훨씬 낮은 69.7%, 68.4%의 동의 비율을 보였다. 반면, ‘중국과 한국 간의 외교적 갈등은 한국인에 대한 나의 이미지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항목에서는 조선족 청소년의 동의 비율(76.0%)이 일반 중국인의 동의 비율(69.9%)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류는 조선족 청소년이 한국에 관한 관심과 호기심을 갖게 된 주요인으로 작용하였다.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관계가 냉각되면서 중국 미디어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가 사라졌으나, 한국 대중문화와 한국 출신 아이돌에 관심을 가진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통해 저마다의 방법으로 한국 대중문화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조사에 참여한 조선족 청소년들은 한국 미디어에서 반중국 메시지가 나오는 것에 대해 경계하였다. 한․중 관계가 나빠지면 언제든 한국 대중문화에 등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전반적으로 조선족에 대한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다’와 ‘중국에 대한 한국의 뉴스 보도 내용은 왜곡이 많다’란 두 항목에 있어, 중국 거주 조선족 청소년의 과반이 ‘그렇다’라고 응답하였다. 

    문화변용 관련 네 가지 영역(동화, 분리, 통합, 주변화)에 걸쳐 총 19가지 항목에 대해 얼마나 동의하는지 4점 척도로 선택하도록 하였다. 네 가지 문화변용 전략의 수용 경향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들을 파악하기 위해 회귀분석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중국어와 조선어 실력이 높을수록 ‘통합’ 전략을 채택하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조선어 실력이 중국어 실력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며, 이는 조선어 능력이 통합 전략에 장애가 되지 않음을 시사한다. 통합 경향의 높은 응답자들은 양국 대중문화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시사뉴스에 대한 관심 수준도 높은 편이다. 반면, 중국어와 조선어 실력이 뒤처질수록 ‘주변화’ 경향성이 높아진다. 문화변용 전략이 조선족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분리’와 ‘통합’이 조선족 정체성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술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① 민족문화 교육 병행 한글캠프 및 우리말학교/어학당 개설, ② 한국 청소년과 조선족 청소년 상호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 확대, ③ 조선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강화하는 콘텐츠 모니터링 및 제재와 미디어 이용자의 디지털 시민성 제고, ④ 국내 및 중국 내 조선족 커뮤니티의 사회·경제적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⑤ 국내 거주 조선족 청소년의 체류 안정, 교육 및 진로 지원과 관련한 정책 방안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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