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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소식

이익극대화 FTA 전략을

  • 언론사
  • 저자이홍식 부연구위원
  • 게시일2005/03/02 00:00
  • 조회수4,240
한국은 지난 2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의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을 시작으로, 오는 12월에 있을 한·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상품 분야 FTA 협정에 최종 서명할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하였다. 거대시장과의 FTA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아세안은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 제5위의 수출시장인 동시에 EU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필적할 만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다. 특히 중국은 대중화경제권을 형성하기 위해 2000년 11월 아세안과의 FTA를 제안하고, 2002년 아세안 국가의 일부 품목에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 선자유화조치(early harvest package)를 단행하면서 중·아세안 FTA의 실현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 대규모 원조를 바탕으로 아세안과의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해 온 일본은, 중국이 아세안과 FTA 창설에 합의하면서 향후 동아시아 경제 통합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아세안과의 FTA를 서두르고 있다.  

이처럼 아세안의 무궁한 시장잠재력을 두고 벌이는 중국과 일본의 경쟁적 지역주의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정적인 해외시장 확보와 신흥 유망시장 진출 확대를 꾀하고자 하는 FTA 본래의 취지에서 보더라도 아세안과의 FTA 추진은 실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사실 그동안 우리의 FTA 전략은 칠레·싱가포르 등과의 FTA에서 보듯이 비용 최소화 전략을 선택하였다. 해외시장의 확보와 국내 산업 발전 등 FTA를 통한 이익 극대화보다는 농수산물 등 민감한 품목의 존재 유무에 따라 FTA 대상국이 정해지는 비용 최소화 접근 방법을 취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비용 없는 이익의 창출은 없으며, 경제성장을 위한 산업 경쟁력의 강화는 일방적인 지원이나 보호를 통해서가 아니라 개방에 의한 경쟁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최근 세계경제는 유럽통화동맹(EMU)의 결성, NAFTA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로의 확산, 아세안 자유무역지대(AFTA)의 확대 등으로 대표되는 배타적인 지역주의가 큰 추세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심화하는 무역 블록화에서의 낙오는 곧 상대적인 시장 접근의 제약에 따른 기회 비용의 증가를 의미한다. 주요 경쟁국이 FTA 체결을 통해 주요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반면,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의 수출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경제구조를 지닌 나라 중의 하나이다. 2003년 수출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기여도를 보면 수출이 1원 늘어날 때 국내총생산은 0.58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거대 해외시장의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FTA를 통해 실질적인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주요 무역 상대국과 FTA를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과 EU, 중국, 아세안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즉 비용 최소화에서 이익 극대화 전략으로 FTA 정책 기조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 농수산물을 포함한 국내 취약 산업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과 이해 관계자의 원활한 이해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득보다는 실이 더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우리 경쟁국들은 최근 빠르게 진행되는 전 세계의 지역주의 대열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칫 국내 문제 때문에 거대시장을 잃게 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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