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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물

장용규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현대사회에서 ‘소프트 파워’로서 문화의 힘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의 모습을 한 신자유주의는 문화를 자본과 상품의 영역으로 환생시켰다. ‘문화산업’, ‘창조문화’, ‘창조경제’ 등 문화의 경제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

    장용규 외 발간일 2022.12.30

    경제협력,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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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2. 연구 목적 및 개요
    3. 연구 내용 및 방법

    제2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1. 문화콘텐츠의 정의
    2.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의 필요성
    3.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연구방법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1. 들어가기
    2. 한국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3.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4.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

    제4장 르완다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르완다의 문화 교류
    7. 르완다 사례의 의의
    제5장 나이지리아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문화 교류
    7. 나이지리아 사례의 의의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남아공의 문화 교류
    7. 남아공 사례 연구의 의의: 사회·경제·문화적 권리를 위한 정부의정책과 한계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1. 세 국가의 문화 정책과 산업의 의미
    2. 우리 정부의 협력 방안
    3. 마무리 글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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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현대사회에서 ‘소프트 파워’로서 문화의 힘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의 모습을 한 신자유주의는 문화를 자본과 상품의 영역으로 환생시켰다. ‘문화산업’, ‘창조문화’, ‘창조경제’ 등 문화의 경제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문화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상품화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세계 문화자본은 전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매력적인 문화 자원을 발굴해 자본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1990년대 초반부터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내세우며 문화산업 육성을 시작해왔다. 그 결과 1990년대 접어들면서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류 또는 K-컬처라고 부르는 이 문화자본과 상품은 인근 아시아 국가를 기점으로 유럽과 북미 지역, 그리고 아랍과 라틴아메리카로 퍼져나갔고, 최근에는 아프리카에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외에서는 한류와 관련된 문화콘텐츠 연구가 시작되었다. 안타깝게도 국내 문화콘텐츠 연구에서 아프리카는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교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과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 관심과 정보가 부족한 것도 주요 이유일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일부 국가이지만 2000년대 초부터 한국 문화콘텐츠가 소개되기 시작했고,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연구는 더 이상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본 연구의 필요성은 여기에 있다. 한류와 K-컬처로 대표되는 우리 문화콘텐츠를 아프리카에 소개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 즉 문화콘텐츠 생산과 유통, 소비 환경 등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문화콘텐츠 환경의 특성을 유형별로 살펴볼 수 있는데, 아프리카 55개 국가 중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공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했다.

    르완다는 동부 아프리카의 내륙에 위치한 소국이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거버넌스가 투명하고 건전한 정부 정책을 펼치고 있는 국가이다. 르완다는 불리한 지정학적 조건과 부족한 자연자원을 우수한 인적자원과 문화자원으로 극복하려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작지만 강한 국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르완다는 정부 주도형 문화콘텐츠 정책을 펼치는 대표적인 국가라고 볼 수 있다. 르완다는 다른 두 국가에 비해 문화콘텐츠 환경에 정부의 개입이 적극적인 국가이다. 이는 르완다 미디어 현대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 과거 르완다 정부는 미디어를 장악해 인종 혐오를 부추기고 제노사이드(Rewanda Genocide)를 선동했던 과거의 어두운 미디어사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르완다 정부는 국가적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을 추구하기 위해 미디어를 규제하는 정부 주도형 문화콘텐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경제규모나 인구수에 있어서 아프리카 대륙의 거인이며 풍부한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나이지리아는 일찌감치 문화콘텐츠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독특하게도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와 개입보다 민간 영역에서 자유롭게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민간 주도형 문화콘텐츠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민간인이 문화콘텐츠 시장을 장악하는 한편 대부분의 문화콘텐츠가 비공식 경제 시장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소규모 영세 자본과 비공식 경제가 주도하는 나이지리아 문화콘텐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정부는 영화산업과 같은 문화콘텐츠 산업에 적극 개입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민간의 힘으로 일으켜 세워 ‘나이지리아의 자존심’ 또는 ‘나이지리아의 자랑’으로 언급되는 영화산업에 정부가 간섭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남아공은 르완다와 유사한 역사적 아픔을 경험했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일찌감치 자리 잡은 국가이다. 남아공은 정부가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달리 국가 차원에서 문화자원을 상품화하기 위한 노력이 가장 적극적인 국가이다. 실제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자국의 문화상품을 적극적으로 수출하는 대표 국가이기도 하다. 남아공은 정부의 문화콘텐츠 관련 정책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길며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미디어 산업 정책의 대전환을 이룬 사례이다. 남아공의 경우 문화콘텐츠 환경에서 민간과 정부의 역할이 상호보완 관계에 있으며 남아공 정부는 자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을 세계 문화콘텐츠 가치사슬에 참여시키기 위한 정책 수립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세 국가는 우리 정부의 공공외교와 개발협력, 산업·무역 정책의 관점에서 문화콘텐츠 교류 증진을 위한 연구대상국으로 매우 적합하다.

    이들 세 국가는 문화콘텐츠 환경을 주도하는 정부와 민간의 참여 정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세부적으로 르완다의 사례는 과거의 갈등을 치유하고 화해하며 평화적인 국가 건설과 경제 발전에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자 하는 정책의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민간이 주도해서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사례이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의 경우 문화콘텐츠 환경을 이용해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증진을 지향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문화콘텐츠의 역할은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거나 평화와 단결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르완다에서 라디오가 과거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가 현재 국가통합을 위한 선전도구로 활용되는 예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르완다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발전 방향과 유사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아프리카 협력관계는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외교와 ODA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문화콘텐츠 교류가 공공외교와 ODA 협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으로 낮지만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의 「23년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ODA 예산 중 아프리카(18.9%)는 여전히 아시아 다음으로 큰 개발협력 대상지역이다. ODA 항목에는 없지만 문화 ODA 비중은 일본과 프랑스의 뒤를 잇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지난 수년간 아프리카와의 문화 ODA는 우리나라의 기술과 경험에 기반을 둔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문화 인프라(DR콩고 국립박물관, 작은 도서관 건립 등) 사업이 중심이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부처에서 한류(특히 영화) 판권을 사들여 아프리카에 무상 제공하는 사업 등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교류는 일방적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는 아프리카 3개국과의 문화콘텐츠 교류를 다음과 같이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먼저 아프리카 3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 정부와 민간 영역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개입 정도 등을 파악한 뒤 정부가 공공외교의 측면을 강조할 것인지, 문화 ODA를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 민간자본의 적극 진출을 지원할 것인지를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르완다의 경우 국내 민간자본이 적극 진출하기에는 시장규모가 작고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공외교를 이용한 협력관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화산업은 ‘나이지리아의 자존심’으로 불리며 개인 또는 민간 중소자본이 주도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나이지리아와의 문화콘텐츠 협력은 우리나라 공공기관이 직접 협력하는 방식보다 국내 기업 및 민간 문화자본의 진출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KOTRA와 같은 기관이 국내 민간 문화자본의 투자를 컨설팅하고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관련 정보를 지원하는 등의 유관 기관과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화산업이 현저하게 영리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문화콘텐츠 산업의 수익성을 우선하는 지원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의 경우 중간 소득국가에 속하기 때문에, ODA를 통한 협력은 불가능지만, 공공과 민간의 혼합형 교류는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KOICA와 지자체 등이 컨소시움을 결성해 남아공과 문화콘텐츠를 교류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KOICA가 파일럿 에이전시(pilot agency)의 역할을 통해 남아공의 문화콘텐츠의 개발협력 분야를 설정하고, 지자체가 구체적 협력을 수행한다면 작은 규모로 순발력 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제교류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역량 강화 ODA 프로젝트’가 KOICA와 지자체와의 협업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관계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양 지역 간에 경제 교류가 미미한 현실에서 문화콘텐츠 교류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다만 아프리카 대륙은 더 이상 소외지역이 아니고 이미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문화상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함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점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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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프리카 스타트업 시장분석 및 한국기업의 진출방안

       스타트업은 성공 확률이 낮은 사업 영역이다. 2019년 현재 세계 스타트업 12개 중 평균 1개만이 생존한다는 통계가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이런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

    장용규 외 발간일 2021.06.21

    경제협력, 해외직접투자 아프리카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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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2. 선행연구
    3. 연구 방법론
    4. 연구 범위 및 구성

    제2장 스타트업 생태계의 동향과 전망
    1.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 동향
    2. 국내 스타트업 현황과 특성
    3. 아프리카 스타트업 현황
    4. 사회 혁신과 스타트업, 국제개발

    제3장 동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황 및 특징
    1. 동아프리카 스타트업 현황 및 주요 사례
    2. 동아프리카 스타트업과 벤처 캐피탈
    3. 동아프리카 스타트업 제도와 지원
    4. 소셜 스타트업과 동아프리카

    제4장 동아프리카 스타트업 분석
    1. 5대 산업 분야 데이터 마이닝 과정
    2. 동아프리카 농업 페인 포인트 분석
    3. 동아프리카 교육 페인 포인트 분석
    4. 동아프리카 에너지 페인 포인트 분석
    5. 동아프리카 보건의료 페인 포인트 분석
    6. 동아프리카 물류·교통 페인 포인트 분석
    7. 5대 산업 분야의 스타트업 투자 동향

    제5장 정책제언 및 결론
    1. 한국의 동아프리카 스타트업 진출 제안
    2. 결론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스타트업은 성공 확률이 낮은 사업 영역이다. 2019년 현재 세계 스타트업 12개 중 평균 1개만이 생존한다는 통계가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이런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 벤처 투자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크런치베이스(Crunchbase Projections)는 지난 10년간(2010~19년) 스타트업에 투자된 벤처 캐피탈 총액은 약 1,700조 원(약 1조 5,000억 달러)에 달했고, 2019년 한 해에만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에 약 400조 원(2,498억 달러)이 투자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세계 경제위기가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 청년 실업률이 빠르게 증가했다. 각국 정부는 청년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했다. 이러한 방안 중 하나로 스타트업 지원 및 확대 정책이 도입되었다. 일례로 IPO(Initial Public Offerings)의 연구에 따를면 1977년과 2009년 사이에 스타트업(또는 신생기업)은 매년 약 50만 개의 신규 비즈니스를 만들어 냈고 그 결과 약 200만~3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전 세계에서 스타트업은 유럽과 북아메리카가 주도하고 있다. 이 두 지역이 전 세계 스타트업에서 80%가량의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세계 스타트업 시장에서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 다만 대륙 내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테크허브(Tech Hub)는 2019년 한 해에만 50% 가까이 성장했고, 유럽과 미국 등 세계 스타트업을 선도하는 주요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다. 이러한 투자 경향과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도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협력을 통해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야 할 때이다. 이는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면밀한 이해가 필요함을 의미하며, 본 연구의 주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다.
       본 연구에서는 아프리카 대륙의 관문이라고 칭하는 동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를 분석했다. 한국에게 동아프리카는 지정학적으로 접근성에 이점이 있다. 동아프리카는 우리나라와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하고, ODA가 적극 투입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이 지역은 다른 아프리카 지역과 비교했을 때 정치·사회적으로 안정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과의 교류관계, 시장의 안정성 등을 고려하여 동아프리카공동체(EAC: East African Community) 회원 4개국(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르완다)의 5대 산업 분야(물류·교통, 에너지, 보건의료, 농업, 교육)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분석했다. 본 연구에서 분석하는 5대 산업 분야는 한국의 우수한 ICT 기술을 바탕으로 동아프리카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향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와 동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의 협력 출발점이 될 수 있는 분야이다. 해당 분야는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부합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장기적인 발전에도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본 연구는 동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를 분석하는 한편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동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정성·정량적 조사방법론을 사용했다. 본 연구에서 정성적 조사방법론은 문헌 분석과 인터뷰로 구성되었다. 문헌 분석의 한계는 뚜렷했다. 국내외에 스타트업 관련 학술논문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는 문제와 함께 활용 가능한 자료가 대부분 국제투자회사에서 발간한 보고서였기 때문에 신뢰도의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었다. 따라서 정성 분석은 주로 현지조사와 인터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정성조사는 동아프리카 현지에서 직접 조사를 하는 것이 정석이나 현재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불가능했다. 따라서 본 연구의 현지조사는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국내와 동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스타트업 관계자와 스타트업 정책지원기관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정성적 조사를 통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갖춰진 국가의 특성은 해당 국가에 다수의 주요 스타트업 허브가 있다는 것이다. 이 국가들에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정책과 다양한 이니셔티브 등이 정비되어 있다. 또한 양질의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은 높은 수준의 벤처 투자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2019년에 독일과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이 받은 벤처 캐피탈은 각각 66억 5,000달러와 43억 9,000만 달러에 달했다. 같은 해 아프리카 대륙 내(55개 국가)에서 성사된 벤처 캐피탈의 가치는 39억 달러로 프랑스 한 국가와 비교해도 적은 규모였다. 다만 2014년과 2019년 사이 아프리카 내에서 성사된 벤처 캐피탈 거래 수가 지속해서 성장했다는 것은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 및 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동아프리카 내에서 가장 활발한 스타트업 분야는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핀테크로 전 세계 스타트업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동아프리카는 남아프리카에 이어 역내에서 둘째로 많은 벤처 캐피탈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동아프리카 주요 국가는 스타트업 법안 발표 등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노력을 쏟고 있다. 예를 들어 케냐 의회는 2020년에 스타트업 법안(Startup Bill, 2020)을 발표하면서 케냐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을 보호할뿐 아니라 창업 도전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국내 벤처 캐피탈과 정부부처가 투자 시 회수가능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동아프리카와 같이 시장 정보가 부족한 해외 투자에 소극적이다. 다만 본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동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국내 스타트업 사례(제리백, 텔라, 자키드레이더스 등)를 접할 수 있었다. 이들은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활동 중인 국내 스타트업이며, 아프리카 국가가 안고 있는 사회문제 해결에 일차 목적을 두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인터뷰한 4개의 케냐 스타트업(우하이 365, 말리 농업 산업 솔류션, 영 스트라이프, 자이트 아프리카)도 유사한 창업 동기를 갖고 있었다. 비록 인터뷰 대상의 수가 적기는 했지만 인터뷰 결과는 동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에 일정 부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시사점을 찾아내었다. 이런 이유로 이 연구에서는 동아프리카 사회개발과 관련된 스타트업을 ‘사회적 스타트업’이라고 정의한다.
       본 연구에서 정량 분석은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을 사용하여 동아프리카 시장의 수요와 공급과 관련한 소비자의 니즈(needs)를 파악했다. 이러한 니즈를 페인 포인트(pain point)라고 한다. 본 연구에서는 지난 5년(2015~19년) 동안 동아프리카 주요 일간지에 실린 5개 연구 영역과 관련한 기사를 전수 조사했고, 이에 대한 정량화·지표화를 시도했다. 본 연구에서 분석한 5대 산업 분야별 페인 포인트는 상당히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예를 들면 농업 분야의 페인 포인트에서 농업 생산기술 개선 및 시장 접근성 보장(케냐)과 농업 분야 개선을 위한 지원과 투자(우간다) 등 해당 지역 농업 분야의 전반적인 발전 요구를 보여주는 페인 포인트가 존재한다. 에너지 분야의 경우 태양광 산업에 대한 지원과 전력 접근성 강화(우간다), 태양광 기술을 이용한 전력 공급(르완다) 등 더욱 세부적인 페인 포인트가 나오기도 했다. 동아프리카 4개국의 5대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은 해당 분야와 연관한 스타트업이 존재하지만 정부나 벤처 캐피탈 투자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훨씬 많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동아프리카 생태계와 협력 및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특히 해당 분야가 동아프리카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면 동아프리카의 발전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음을 뜻하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종합하면 본 연구를 통해 국내에 해외진출을 노리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 진출 스타트업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국내 스타트업은 여전히 국내시장 공략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고 해외 스타트업 진출 희망 선호도에서도 불균형이 존재한다. 특히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아프리카 진출에 관심을 가지는 스타트업이나 투자자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KOICA 등의 지원을 받아 사회적 스타트업의 형태로 동아프리카에 진출 중인 사례는 목격되었다. 문제는 그 비중이 국내 전체 스타트업 생태계에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낮다는 점이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동아프리카 진출을 유도하기 위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정부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동아프리카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새로운 스타트업 프로그램 기준을 정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 볼수 있듯이 동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국내 및 현지 스타트업은 사회적 스타트업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정부의 스타트업 프로그램이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아닌 사회적 기여도를 중심으로 스타트업을 평가하여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이를 위해 각 정부부처 개발협력 관련 예산에서 스타트업 관련 예산을 신설 및 통합하여 규모를 확장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정부는 동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의 창업 목적과 현재 변화하고 있는 개발협력의 흐름을 접목하여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동아프리카 진출을 도모해야한다. 현재 동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국내 스타트업 중 일부는 ‘사회적 책무성’이 강조되는 비즈니스 형태를 띠고 있다. 그리고 최근 국제개발협력 분야는 원조 피로감의 문제로 인해 ESG 투자와 임팩트 투자로 전환되고 있다. 정부부처는 ESG 투자를 하는 국내 민간기업과 협력하여 공동의 ESG 투자 펀드를 운용할 수 있고, 이는 해외 시장 진출 및 개발협력과 관련한 스타트업 지원 예산 규모 확장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ESG 투자는 동아프리카 지역 진출을 원하는 국내 사회적 스타트업뿐 아니라 현지 스타트업 지원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 다룬 5대 산업 분야는 동아프리카의 SDGs 달성과 연관되므로 국내 민간기업과 정부부처의 ESG 투자가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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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모바일 금융시장 현황과 한국의 협력방안: 가나와 우간다를 중심으로

    이 연구의 목적은 가나와 우간다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모바일 금융시장의 시장구조 및 현황, 관련 정책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우리나라와 관련 국가 간의 산업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시사점을 모색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황규득 외 발간일 2015.12.30

    ICT 경제, 경제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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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머리말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가. 연구의 배경
    나. 연구의 목적
    2. 연구의 의의 및 중요성
    가. 연구의 필요성 및 시의성
    나. 정책대안 제시 및 정책 기여 가능성
    3. 연구 방법론


    제2장 아프리카의 금융과 모바일 금융

    1. 아프리카의 금융과 현상
    가. 아프리카 주요국 금융 감독과 개요
    나. 조사 대상국가 금융시장 개요
    2. 아프리카 모바일 금융의 이해
    가. 아프리카 모바일 금융의 역사
    나. 모바일 금융의 확대: 대출과 보험
    다. 아프리카 모바일 금융의 위험과 규제
    3. 모범 사례로서의 아프리카 모바일 금융: 케냐
    가. 케냐의 이동통신 서비스
    나. 케냐의 금융서비스
    다. 케냐의 모바일 금융서비스


    제3장 주요 공여국의 모바일 금융 민관협력

    1. 영국(DFID)
    2. 미국(USAID)
    3. 독일(GIZ)
    가. GIZ의 개발지원 형태
    4. 다국적 컨소시엄의 민관협력과 모바일 금융
    가. GSMA의 모바일 금융 개발 프로그램
    나. CGAP의 모바일 금융 개발 프로그램


    제4장 가나와 우간다의 모바일 금융 현황

    1. 가나
    가. 가나 모바일 금융시장의 배경
    나. 가나 모바일 금융시장 현황
    다. 설문조사로 본 가나의 모바일 금융 이용 상황
    2. 우간다
    가. 우간다 모바일 금융시장의 배경
    나. 우간다 모바일 금융시장 현황
    다. 설문조사로 본 우간다의 모바일 금융 이용 상황


    제5장 한국의 대아프리카 모바일 금융 진출방안

    1. 한국의 모바일 금융 현황
    2. 사례 국가들에 대한 진출방안
    가. 가나 진출방안
    나. 우간다 진출방안
    3. 아프리카 모바일 금융 진출의 문제점
    4. 아프리카 모바일 금융 진출방안
    가. 현지 정보제공 지원 체제 확립
    나. 정부 및 국제기구의 지원확대를 활용한 진출
    다. 관련 인력양성 및 인적 네트워킹 활성화
    라. 국내ㆍ외 ODA 프로그램과 연계
    마. 공적개발원조 사업을 활용한 지원 확대
    바. 한국의 아프리카 모바일 진출방안 종합
    5. 맺음말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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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이 연구의 목적은 가나와 우간다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모바일 금융시장의 시장구조 및 현황, 관련 정책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우리나라와 관련 국가 간의 산업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시사점을 모색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금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진 원조를 기반으로 산업화에 착수하였고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금융부문의 발전은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은 아프리카 국가만 가지는 제도ㆍ문화ㆍ사회적인 요소들이 결합되어 더디게 발전할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한 반사적인 효과로 아프리카의 몇몇 국가 내에서 이미 모바일 금융이 활성화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케냐의 경우 인구 대부분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용자의 80% 정도가 모바일 금융을 이용하여 교통과 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시장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우리나라 및 기타 선진국에서 회자되고 있는 애플머니, 삼성페이, 카카오머니 등보다 10여 년이나 앞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각 장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2장에서는 아프리카의 금융 및 모바일 금융 전반에 대하여 검토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아프리카의 금융시장 및 금융감독 체계, 그리고 운영구조를 확인하였으며, 이와 더불어 금융건정성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모바일 금융이 시작되고 확산된 맥락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검토하였다. 아프리카의 모바일 금융은 선진국, 특히 영국과 독일을 주축으로 한 원조 프로그램의 결과로 운영되는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는 모바일 금융서비스는 케냐의 M-PESA이다. M-PESA는 아프리카 지역뿐만 아니라 많은 개도국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으므로, 이 연구의 모범사례 국가로 케냐를 채택하여 이 연구의 주요 대상인 가나와 우간다에 대한 사전조사의 기본구조로 이용하기 위하여 이 국가의 이동통신환경 및 금융환경, 모바일 금융환경을 검토하였다.
    3장에서는 주요 선진국의 개발 공여기관이 취한 금융지원 전략과 그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는 영국의 DFID, 미국의 USAID, 독일의 GIZ, 다국적 컨소시엄을 그 대상으로 하였다. 영국의 DFID는 새로운 서비스 창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미국의 USAID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사례를 바탕으로 이를 아프리카 각 국가에 적절한 형태로 적용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영국과 미국은 기술 및 프로그램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독일의 GIZ는 효과적인 금융시스템 정책을 위한 행정구조 및 법제개발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국가들은 각자 독립적으로 지원했던 모습에서 탈피하여 빌게이츠재단과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시티은행과 같은 민간기구 및 기업들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국제적인 지원 컨소시엄인 GSMA 및 CGAP의 개발 프로그램도 검토하였다. 4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중점국가인 가나 및 우간다의 모바일 금융 배경과 그 현황을 살펴보았다. 가나의 모바일 금융은 금융기관이 주도하고, 우간다의 모바일 금융은 통신사가 이끌어간다는 점을 비교?검토하는 것은 매우 의의가 컸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각국 모바일 금융시장의 현황과 소비자 행동 모델을 통한 사용자의 서비스 수용 자세를 파악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대상 국가들의 금융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과정, 해외 공여국의 현재 활동 사례 및 발생 가능성이 있는 문제점들을 검토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검토를 통하여 향후 우리나라의 원조기구 및 기업들이 해당 국가 진출 시 고려해 할 사항들을 고찰하였다.
    5장에서는 지금까지 검토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원조기구와 기업이 나아가야 할 산업협력 방향과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하였다. 먼저 단기적인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원조기구가 주체가 되어 모바일 금융에 대한 진출기반을 마련, 즉 인프라 및 기술교육을 통한 제반기술 확보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ODA와 협력하는 것도 장차 기업과 민관협력에 기틀을 마련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중장기적인 차원에서는 우리나라의 관련 기업들이 대상 국가에 진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진출단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면, 먼저 모바일 금융서비스 제공 관련 및 모바일 기기 관련 기업이 먼저 진출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은 우리나라의 전자제품 관련 기업에 호의적이다. 이러한 점도 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청신호라고 여겨질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기업이 해당 국가의 모바일 금융에 대하여 상당한 영향력을 갖추었을 때,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금융기관이 해당 국가에 진출할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언급하였듯이 이 연구의 목적은 아프리카, 특히 가나와 우간다의 모바일 금융시장을 분석하고, 우리나라의 원조기구 및 기업과의 산업협력 가능성과 그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모바일 금융은 ICT와 금융이 결합된 형태이므로,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원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상 국가의 관련 시장은 아직 확대될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므로, 우리나라의 기업이 성공적으로 진출하였을 때 경제 신성장동력으로 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게다가 모바일 금융의 활성화는 빈곤퇴치 차원에서 금융소외를 해소한다는 점도 이 연구에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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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공의 토지문제 연구

    본 연구의 목적은 17세기 중반 남아공에서 아프리카인과 백인 정착민이 접촉한 이래 뜨거운 쟁점이 되어온 토지 문제의 복잡성과 함의를 역사적․사회경제적 맥락에서 고찰하는 데 있다. 이러한 목적하에 먼저 남아공 사람들의 토지 인식 및 이용 관..

    장용규 외 발간일 2012.12.31

    경제개발, 정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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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 론
    1. 연구 배경
    2. 연구 목적
    3. 연구 방법

    제2장 남아공 사람들의 토지 인식 및 이용 관행
    1. 남아공의 토지와 생활양식
    2. 토지에 대한 반투 사회의 인식
    3. 반투인의 토지 이용 관행

    제3장 토지를 둘러싼 남아공 사람들과 유럽인의 충돌
    1. 식민지 시대 이전의 토지 보유 체계
    2. 백인의 도래와 토지 문제

    제4장 아파르트헤이트 시대(1948~93년)의 토지 정책
    1. 1948년부터 1960년대까지의 토지 정책
    2. 1970년대부터 1993년까지의 토지 정책

    제5장 만델라 정부(1994~99년)의 토지 정책
    1. 남아공 사회의 변화와 토지 개혁
    2. 토지 개혁 정책의 방향
    3. 토지 개혁 상황
    4. 토지 개혁 정책의 제 문제

    제6장 2000년 이후의 토지 정책
    1. 토지 개혁 개관
    2. 토지 재분배 정책
    3. 토지 반환 및 보상 정책
    4. 토지 보유 조건 개혁

    제7장 요약 및 결론

    제8장 남아공 토지 문제 관련 정책적 제언
    1. 남아공 토지 관련 아카이브 구축
    2. 남아공 토지 관련 전문가 육성 및 네트워크 구축
    3. 남아공 민관과의 ‘지속 가능한 토지 개발’ 협력 모색

    참고문헌

    부 록: 남아공의 경제 현황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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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본 연구의 목적은 17세기 중반 남아공에서 아프리카인과 백인 정착민이 접촉한 이래 뜨거운 쟁점이 되어온 토지 문제의 복잡성과 함의를 역사적․사회경제적 맥락에서 고찰하는 데 있다. 이러한 목적하에 먼저 남아공 사람들의 토지 인식 및 이용 관행을 살펴보았다. 둘째, 식민지 시대 이전의 토지 보유 체계 및 17세기 중반 이후 유럽인 정착민의 토지 수탈 과정을 고찰하였다. 셋째, 아파르트헤이트 시대의 여러 부정적 측면을 토지 관련 정책의 맥락에서 검토하였다. 마지막으로,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이 폐지된 뒤 아프리카민족회의가 주도하는 흑인 정권이 들어선 1994년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남아공 토지 정책에 대해 살펴보았다.

    토지에 대한 남아공 반투인의 태도는 오랜 역사와 사회관계를 통해 몸속에 각인되어 온 DNA와 같은 것이다. 반투인의 토지 관계는 기본적으로 가족, 친족, 마을 공동체 등 다양한 층위의 사회 집단과 구성원이 맺고 있는 사회관계를 통해 굳어져왔다. 남아공의 토지는 관습적으로 ‘다중의 보유권’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것은 특정 토지의 ‘법적’ 보유권자가 없는 상태에서 두 명 이상이 보유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남아공 반투 사회의 토지 관계는 마을 공동체와 집안 내부의 권력관계를 내포하고 있다.

    식민지 시기 이전의 남아공에서 반투인은 대체로 수렵-채집, 목축, 농경-목축 혼합 경제를 통해 삶을 영위했다. 그 당시 토지 보유 체계는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토지를 비롯한 모든 천연자원에 대한 합리적인 접근권을 허용했다. 상이한 생계 방식을 가진 집단들 간에는 인적․물적 교류도 빈번했다. 그러나 유럽인이 남아공에 도래한 이후 토착적 토지 보유 체계는 근본적으로 변화되었다.

    17세기 이후 남아공은 소수의 백인 정착민과 영국 제국주의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었으며, 이들이 기획하고 추진한 토지 정책에 대부분의 아프리카인이 끌려다니게 되었다. 그 결과 아프리카인은 소수의 백인 정착민에 의한 토지 강탈의 역사를 경험했으며, 자신들이 대대로 경작해 왔던 농지의 대부분을 빼앗기게 되었다. 이렇듯 토지와 관련된 남아공의 역사는 백인 정착민에 의한 지배와 착취로 얼룩져 있다. 이것은 남아공 토지 문제의 중심에는 식민지 정복과 토지 강탈의 역사가 자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네덜란드계 백인 정착민인 아프리카너 집단이 남아공의 패권을 장악한 1950년대 이후 남아공은 토지의 사적 보유권을 제도적으로 도입했다. 이는 관습에 기초한 반투 사회의 토지에 대한 인식과 충돌하면서 반투인과 토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러한 변화는 대개의 남아공 농민들에게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해 왔다.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은 남아공 반투인의 토지를 강탈하기 위해서 독소 조항을 담은 법 제정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남아공 반투인은 자신들이 대대로 살아왔던 땅에서 쫓겨나,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지정한 보호구역(Bantustan)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남아공 전체 면적의 70% 이상을 전체 인구의 15% 안팎이었던 백인 정착민이 차지하는 기형적 토지 점유 현상을 보이게 된다. 이것이 남아공 토지 문제의 출발점이고, 현재까지도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1990년대 초반 아파르트헤이트가 종식된 후 남아공은 시장 주도적인 토지 개혁 프로그램들을 가동시켜왔다. 이 프로그램들은 아주 야심적이며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이들은 총체적으로 왜곡된 토지 분배 체계의 부당함을 바로잡고, 빈곤을 감소시키고, 지속 가능한 토지 이용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모든 사람을 위한 토지 보유 형태를 확립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에 등장한 여러 정부들은 남아공 전통 토지 체계의 유산을 장려하거나 보호하려는 정책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왔다. 하나의 결과로서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의 토지 개혁 정책들은 실패, 양면성, 모호함, 딜레마, 모순 등의 단어로 특징지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남아공이 식민지 지배를 통해 형성된 사회질서를 청산하지 못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토지에 기반한 생계는 농촌과 도시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중요하다. 높은 실업률과 불안정한 도시 소득의 맥락에서, 그들은 천연자원을 통해 식량, 주거지 및 소득의 원천을 확보하고, 소규모 농업이나 텃밭 농사를 짓고 있다. 이러한 원천이 가난한 농촌 사람들의 생계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긴요하다는 사실은, 이것이 빈곤 감소를 목적으로 하는 각종 정책과 프로그램에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지 및 천연자원과 관련된 토지 보유 문제는 탈아파르트헤이트 시대의 남아공이 직면한 핵심 문제 중의 하나이다.
    다른 한편, 때때로 잠재적이기도 하던 토지 개혁이 현재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와 미래에 관한 국가적 논쟁에서 토지 개혁은 항상 정서적이고 상징적인 측면을 지닌다. 유사한 맥락에서 토착적 토지 체계를 보존하려는 프로그램과 정책의 주창자들은 이 체계가 순수하게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생태학적․문화적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정부는 토지 정책을 숙고하는 과정에서 토착적 토지 체계와 관련된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문화적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그 체계가 생계 목적을 위해 농민들에게 충분한 토지 접근권을 실제로 제공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게다가 어떤 미래의 정부 정책은 해당 공동체와 개인에게 선택의 융통성과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

    이러한 여러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남아공에서 토지 개혁의 주된 목적은 토지 권리의 공정하고 정당한 변화에 두어져야 할 것이다. 문제는 남아공 사람들, 특히 여전히 대부분의 거대 농장을 보유하고 있는 아프리카너와 관행에 따른 소규모 농업에 의존해야 하는 반투인은 토지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는 점이다. ‘자발적 구매자와 자발적 판매자’의 원리하에 시행된 정부 정책은 자유 시장의 원칙에 입각해, 토지 문제를 토지 판매자와 토지 구매자의 자유 의지에 떠넘기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너와 반투인 모두 농경지를 떠나서 살 수 없는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토지 개혁 문제는 남아공의 잠재적 분쟁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토지를 강제로 몰수하지 않고 백인 농장주와 가격 협상을 벌여 원소유주임을 주장하는 흑인 주민에게 배분하는 정책을 폈다. 그러나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아 겨우 4%만이 이전되었다. 지금 같은 속도로 업무가 처리되면 토지 분쟁이 해결되는 데는 60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남아공 흑인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면 정치 불만으로 표출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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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리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현대사회에서 ‘소프트 파워’로서 문화의 힘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의 모습을 한 신자유주의는 문화를 자본과 상품의 영역으로 환생시켰다. ‘문화산업’, ‘창조문화’, ‘창조경제’ 등 문화의 경제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

    장용규 외 발간일 2022.12.30

    경제협력,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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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2. 연구 목적 및 개요
    3. 연구 내용 및 방법

    제2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1. 문화콘텐츠의 정의
    2.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의 필요성
    3.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연구방법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1. 들어가기
    2. 한국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3.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4.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

    제4장 르완다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르완다의 문화 교류
    7. 르완다 사례의 의의
    제5장 나이지리아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문화 교류
    7. 나이지리아 사례의 의의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남아공의 문화 교류
    7. 남아공 사례 연구의 의의: 사회·경제·문화적 권리를 위한 정부의정책과 한계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1. 세 국가의 문화 정책과 산업의 의미
    2. 우리 정부의 협력 방안
    3. 마무리 글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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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현대사회에서 ‘소프트 파워’로서 문화의 힘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의 모습을 한 신자유주의는 문화를 자본과 상품의 영역으로 환생시켰다. ‘문화산업’, ‘창조문화’, ‘창조경제’ 등 문화의 경제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문화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상품화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세계 문화자본은 전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매력적인 문화 자원을 발굴해 자본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1990년대 초반부터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내세우며 문화산업 육성을 시작해왔다. 그 결과 1990년대 접어들면서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류 또는 K-컬처라고 부르는 이 문화자본과 상품은 인근 아시아 국가를 기점으로 유럽과 북미 지역, 그리고 아랍과 라틴아메리카로 퍼져나갔고, 최근에는 아프리카에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외에서는 한류와 관련된 문화콘텐츠 연구가 시작되었다. 안타깝게도 국내 문화콘텐츠 연구에서 아프리카는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교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과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 관심과 정보가 부족한 것도 주요 이유일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일부 국가이지만 2000년대 초부터 한국 문화콘텐츠가 소개되기 시작했고,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연구는 더 이상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본 연구의 필요성은 여기에 있다. 한류와 K-컬처로 대표되는 우리 문화콘텐츠를 아프리카에 소개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 즉 문화콘텐츠 생산과 유통, 소비 환경 등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문화콘텐츠 환경의 특성을 유형별로 살펴볼 수 있는데, 아프리카 55개 국가 중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공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했다.

    르완다는 동부 아프리카의 내륙에 위치한 소국이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거버넌스가 투명하고 건전한 정부 정책을 펼치고 있는 국가이다. 르완다는 불리한 지정학적 조건과 부족한 자연자원을 우수한 인적자원과 문화자원으로 극복하려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작지만 강한 국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르완다는 정부 주도형 문화콘텐츠 정책을 펼치는 대표적인 국가라고 볼 수 있다. 르완다는 다른 두 국가에 비해 문화콘텐츠 환경에 정부의 개입이 적극적인 국가이다. 이는 르완다 미디어 현대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 과거 르완다 정부는 미디어를 장악해 인종 혐오를 부추기고 제노사이드(Rewanda Genocide)를 선동했던 과거의 어두운 미디어사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르완다 정부는 국가적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을 추구하기 위해 미디어를 규제하는 정부 주도형 문화콘텐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경제규모나 인구수에 있어서 아프리카 대륙의 거인이며 풍부한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나이지리아는 일찌감치 문화콘텐츠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독특하게도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와 개입보다 민간 영역에서 자유롭게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민간 주도형 문화콘텐츠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민간인이 문화콘텐츠 시장을 장악하는 한편 대부분의 문화콘텐츠가 비공식 경제 시장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소규모 영세 자본과 비공식 경제가 주도하는 나이지리아 문화콘텐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정부는 영화산업과 같은 문화콘텐츠 산업에 적극 개입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민간의 힘으로 일으켜 세워 ‘나이지리아의 자존심’ 또는 ‘나이지리아의 자랑’으로 언급되는 영화산업에 정부가 간섭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남아공은 르완다와 유사한 역사적 아픔을 경험했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일찌감치 자리 잡은 국가이다. 남아공은 정부가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달리 국가 차원에서 문화자원을 상품화하기 위한 노력이 가장 적극적인 국가이다. 실제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자국의 문화상품을 적극적으로 수출하는 대표 국가이기도 하다. 남아공은 정부의 문화콘텐츠 관련 정책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길며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미디어 산업 정책의 대전환을 이룬 사례이다. 남아공의 경우 문화콘텐츠 환경에서 민간과 정부의 역할이 상호보완 관계에 있으며 남아공 정부는 자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을 세계 문화콘텐츠 가치사슬에 참여시키기 위한 정책 수립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세 국가는 우리 정부의 공공외교와 개발협력, 산업·무역 정책의 관점에서 문화콘텐츠 교류 증진을 위한 연구대상국으로 매우 적합하다.

    이들 세 국가는 문화콘텐츠 환경을 주도하는 정부와 민간의 참여 정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세부적으로 르완다의 사례는 과거의 갈등을 치유하고 화해하며 평화적인 국가 건설과 경제 발전에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자 하는 정책의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민간이 주도해서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사례이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의 경우 문화콘텐츠 환경을 이용해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증진을 지향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문화콘텐츠의 역할은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거나 평화와 단결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르완다에서 라디오가 과거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가 현재 국가통합을 위한 선전도구로 활용되는 예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르완다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발전 방향과 유사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아프리카 협력관계는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외교와 ODA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문화콘텐츠 교류가 공공외교와 ODA 협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으로 낮지만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의 「23년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ODA 예산 중 아프리카(18.9%)는 여전히 아시아 다음으로 큰 개발협력 대상지역이다. ODA 항목에는 없지만 문화 ODA 비중은 일본과 프랑스의 뒤를 잇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지난 수년간 아프리카와의 문화 ODA는 우리나라의 기술과 경험에 기반을 둔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문화 인프라(DR콩고 국립박물관, 작은 도서관 건립 등) 사업이 중심이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부처에서 한류(특히 영화) 판권을 사들여 아프리카에 무상 제공하는 사업 등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교류는 일방적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는 아프리카 3개국과의 문화콘텐츠 교류를 다음과 같이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먼저 아프리카 3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 정부와 민간 영역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개입 정도 등을 파악한 뒤 정부가 공공외교의 측면을 강조할 것인지, 문화 ODA를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 민간자본의 적극 진출을 지원할 것인지를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르완다의 경우 국내 민간자본이 적극 진출하기에는 시장규모가 작고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공외교를 이용한 협력관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화산업은 ‘나이지리아의 자존심’으로 불리며 개인 또는 민간 중소자본이 주도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나이지리아와의 문화콘텐츠 협력은 우리나라 공공기관이 직접 협력하는 방식보다 국내 기업 및 민간 문화자본의 진출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KOTRA와 같은 기관이 국내 민간 문화자본의 투자를 컨설팅하고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관련 정보를 지원하는 등의 유관 기관과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화산업이 현저하게 영리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문화콘텐츠 산업의 수익성을 우선하는 지원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의 경우 중간 소득국가에 속하기 때문에, ODA를 통한 협력은 불가능지만, 공공과 민간의 혼합형 교류는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KOICA와 지자체 등이 컨소시움을 결성해 남아공과 문화콘텐츠를 교류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KOICA가 파일럿 에이전시(pilot agency)의 역할을 통해 남아공의 문화콘텐츠의 개발협력 분야를 설정하고, 지자체가 구체적 협력을 수행한다면 작은 규모로 순발력 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제교류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역량 강화 ODA 프로젝트’가 KOICA와 지자체와의 협업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관계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양 지역 간에 경제 교류가 미미한 현실에서 문화콘텐츠 교류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다만 아프리카 대륙은 더 이상 소외지역이 아니고 이미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문화상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함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점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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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원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현대사회에서 ‘소프트 파워’로서 문화의 힘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의 모습을 한 신자유주의는 문화를 자본과 상품의 영역으로 환생시켰다. ‘문화산업’, ‘창조문화’, ‘창조경제’ 등 문화의 경제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

    장용규 외 발간일 2022.12.30

    경제협력,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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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2. 연구 목적 및 개요
    3. 연구 내용 및 방법

    제2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1. 문화콘텐츠의 정의
    2.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의 필요성
    3.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연구방법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1. 들어가기
    2. 한국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3.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4.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

    제4장 르완다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르완다의 문화 교류
    7. 르완다 사례의 의의
    제5장 나이지리아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문화 교류
    7. 나이지리아 사례의 의의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남아공의 문화 교류
    7. 남아공 사례 연구의 의의: 사회·경제·문화적 권리를 위한 정부의정책과 한계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1. 세 국가의 문화 정책과 산업의 의미
    2. 우리 정부의 협력 방안
    3. 마무리 글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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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현대사회에서 ‘소프트 파워’로서 문화의 힘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의 모습을 한 신자유주의는 문화를 자본과 상품의 영역으로 환생시켰다. ‘문화산업’, ‘창조문화’, ‘창조경제’ 등 문화의 경제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문화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상품화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세계 문화자본은 전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매력적인 문화 자원을 발굴해 자본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1990년대 초반부터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내세우며 문화산업 육성을 시작해왔다. 그 결과 1990년대 접어들면서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류 또는 K-컬처라고 부르는 이 문화자본과 상품은 인근 아시아 국가를 기점으로 유럽과 북미 지역, 그리고 아랍과 라틴아메리카로 퍼져나갔고, 최근에는 아프리카에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외에서는 한류와 관련된 문화콘텐츠 연구가 시작되었다. 안타깝게도 국내 문화콘텐츠 연구에서 아프리카는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교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과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 관심과 정보가 부족한 것도 주요 이유일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일부 국가이지만 2000년대 초부터 한국 문화콘텐츠가 소개되기 시작했고,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연구는 더 이상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본 연구의 필요성은 여기에 있다. 한류와 K-컬처로 대표되는 우리 문화콘텐츠를 아프리카에 소개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 즉 문화콘텐츠 생산과 유통, 소비 환경 등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문화콘텐츠 환경의 특성을 유형별로 살펴볼 수 있는데, 아프리카 55개 국가 중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공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했다.

    르완다는 동부 아프리카의 내륙에 위치한 소국이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거버넌스가 투명하고 건전한 정부 정책을 펼치고 있는 국가이다. 르완다는 불리한 지정학적 조건과 부족한 자연자원을 우수한 인적자원과 문화자원으로 극복하려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작지만 강한 국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르완다는 정부 주도형 문화콘텐츠 정책을 펼치는 대표적인 국가라고 볼 수 있다. 르완다는 다른 두 국가에 비해 문화콘텐츠 환경에 정부의 개입이 적극적인 국가이다. 이는 르완다 미디어 현대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 과거 르완다 정부는 미디어를 장악해 인종 혐오를 부추기고 제노사이드(Rewanda Genocide)를 선동했던 과거의 어두운 미디어사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르완다 정부는 국가적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을 추구하기 위해 미디어를 규제하는 정부 주도형 문화콘텐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경제규모나 인구수에 있어서 아프리카 대륙의 거인이며 풍부한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나이지리아는 일찌감치 문화콘텐츠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독특하게도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와 개입보다 민간 영역에서 자유롭게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민간 주도형 문화콘텐츠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민간인이 문화콘텐츠 시장을 장악하는 한편 대부분의 문화콘텐츠가 비공식 경제 시장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소규모 영세 자본과 비공식 경제가 주도하는 나이지리아 문화콘텐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정부는 영화산업과 같은 문화콘텐츠 산업에 적극 개입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민간의 힘으로 일으켜 세워 ‘나이지리아의 자존심’ 또는 ‘나이지리아의 자랑’으로 언급되는 영화산업에 정부가 간섭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남아공은 르완다와 유사한 역사적 아픔을 경험했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일찌감치 자리 잡은 국가이다. 남아공은 정부가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달리 국가 차원에서 문화자원을 상품화하기 위한 노력이 가장 적극적인 국가이다. 실제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자국의 문화상품을 적극적으로 수출하는 대표 국가이기도 하다. 남아공은 정부의 문화콘텐츠 관련 정책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길며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미디어 산업 정책의 대전환을 이룬 사례이다. 남아공의 경우 문화콘텐츠 환경에서 민간과 정부의 역할이 상호보완 관계에 있으며 남아공 정부는 자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을 세계 문화콘텐츠 가치사슬에 참여시키기 위한 정책 수립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세 국가는 우리 정부의 공공외교와 개발협력, 산업·무역 정책의 관점에서 문화콘텐츠 교류 증진을 위한 연구대상국으로 매우 적합하다.

    이들 세 국가는 문화콘텐츠 환경을 주도하는 정부와 민간의 참여 정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세부적으로 르완다의 사례는 과거의 갈등을 치유하고 화해하며 평화적인 국가 건설과 경제 발전에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자 하는 정책의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민간이 주도해서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사례이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의 경우 문화콘텐츠 환경을 이용해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증진을 지향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문화콘텐츠의 역할은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거나 평화와 단결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르완다에서 라디오가 과거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가 현재 국가통합을 위한 선전도구로 활용되는 예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르완다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발전 방향과 유사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아프리카 협력관계는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외교와 ODA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문화콘텐츠 교류가 공공외교와 ODA 협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으로 낮지만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의 「23년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ODA 예산 중 아프리카(18.9%)는 여전히 아시아 다음으로 큰 개발협력 대상지역이다. ODA 항목에는 없지만 문화 ODA 비중은 일본과 프랑스의 뒤를 잇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지난 수년간 아프리카와의 문화 ODA는 우리나라의 기술과 경험에 기반을 둔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문화 인프라(DR콩고 국립박물관, 작은 도서관 건립 등) 사업이 중심이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부처에서 한류(특히 영화) 판권을 사들여 아프리카에 무상 제공하는 사업 등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교류는 일방적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는 아프리카 3개국과의 문화콘텐츠 교류를 다음과 같이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먼저 아프리카 3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 정부와 민간 영역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개입 정도 등을 파악한 뒤 정부가 공공외교의 측면을 강조할 것인지, 문화 ODA를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 민간자본의 적극 진출을 지원할 것인지를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르완다의 경우 국내 민간자본이 적극 진출하기에는 시장규모가 작고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공외교를 이용한 협력관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화산업은 ‘나이지리아의 자존심’으로 불리며 개인 또는 민간 중소자본이 주도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나이지리아와의 문화콘텐츠 협력은 우리나라 공공기관이 직접 협력하는 방식보다 국내 기업 및 민간 문화자본의 진출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KOTRA와 같은 기관이 국내 민간 문화자본의 투자를 컨설팅하고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관련 정보를 지원하는 등의 유관 기관과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화산업이 현저하게 영리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문화콘텐츠 산업의 수익성을 우선하는 지원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의 경우 중간 소득국가에 속하기 때문에, ODA를 통한 협력은 불가능지만, 공공과 민간의 혼합형 교류는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KOICA와 지자체 등이 컨소시움을 결성해 남아공과 문화콘텐츠를 교류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KOICA가 파일럿 에이전시(pilot agency)의 역할을 통해 남아공의 문화콘텐츠의 개발협력 분야를 설정하고, 지자체가 구체적 협력을 수행한다면 작은 규모로 순발력 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제교류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역량 강화 ODA 프로젝트’가 KOICA와 지자체와의 협업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관계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양 지역 간에 경제 교류가 미미한 현실에서 문화콘텐츠 교류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다만 아프리카 대륙은 더 이상 소외지역이 아니고 이미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문화상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함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점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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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대학 인공지능 교육과 창쿼(創客) 창업 정책 연구

       중국 정부는 2017년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 2018년 ‘대학 인공지능 혁신 행동계획’, 2020년 ‘“쌍일류” 대학 건설 촉진 학과융합 및 인공지능 분야 대학원생 육성 촉진에 관한 의견’ 등을 통해 대학 인공지능 인재양성 정..

    박동 외 발간일 2021.12.30

    중국교육 중국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2. 연구 내용과 방법
    3. 연구 범위와 한계

    제2장  중국의 대학 인공지능 교육 및 창쿼 창업 관련 논의
    1. ‘AI+X’와 창쿼 창업의 개념 정의
    2. 대학 인공지능 및 창쿼 창업 관련 논의

    제3장  중국 정부의 대학 인공지능 교육 및 창쿼 창업 관련 정책 분석
    1. 중국 정부의 대학 인공지능 교육 정책 분석
    2. 중국 정부의 창쿼 창업 정책 분석
    3. 정책적 시사점

    제4장  중국 대학의 인공지능 및 창쿼 창업 교육 유형 분석
    1. 중국 대학의 인공지능 및 창쿼 창업 교육 유형
    2. 연구개발 응용 및 창업연계형: 청화대학, 중국과학기술대학
    3. 연구개발 중심 유형: 북경대학, 절강대학
    4. 다학제 융합의 창업연계형: 사천대학
    5. AI+제조 중심의 창업대학: 심천대학
    6. 요약 및 시사점

    제5장  중국 대학의 창쿼 창업 성공 사례 분석
    1. 청화대학: 안면인식 분야 광시테크
    2. 중국과학기술대학: 음성인식 분야 아이플라이텍
    3. 북경대학: 클라우드 뇌기술 분야 클라우드 브레인
    4. 절강대학: 데이터 서비스 분야 치뉴윈
    5. 사천대학: 의료 분야 시즈메드테크
    6. 심천대학: 제조 분야 텐센트 AI+모빌리티
    7. 요약 및 시사점

    제6장  정책 제언
    1. 범정부 차원의 대학 인공지능 인재양성 시스템 구축
    2. 산업체 수요에 입각한 ‘AI+X’ 융·복합인재의 양성
    3.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인공지능 교육 커뮤니티 구축
    4. 국내·외 우수 교수의 영입 및 활용도 제고
    5. 쉽고 재미있는 방식의 인공지능 교육 실시
    6. 인공지능 창업 생태계의 구축 및 내실화

    참고문헌

    부 록
    1. 중국 북경대학 지능과학기술 전공의 세부 교육과정
    2. 중국 청화대학 컴퓨터과학기술 전공의 세부 교육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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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중국 정부는 2017년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 2018년 ‘대학 인공지능 혁신 행동계획’, 2020년 ‘“쌍일류” 대학 건설 촉진 학과융합 및 인공지능 분야 대학원생 육성 촉진에 관한 의견’ 등을 통해 대학 인공지능 인재양성 정책을 본격 추진해 왔다.
       그 결과 2019년 5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중국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보고 2019’에 따르면, 중국 전역의 30여 개 대학이 인공지능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75개 대학이 자체적으로 89개의 인공지능 관련 학과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대학들은 인공지능과 여타 학문의 교차융합을 위한 ‘AI+X’ 모델을 추진하는 등 인공지능을 대학 학문 전 분야와 전 산업에 확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인공지능 융합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2015년 양회에서는 ‘대중창업, 만중창신’(双创) 방침에 따라 대학 내·외에 중창공간(众创空間)을 설치하여 인공지능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혁신창업을 촉진하고 있다. 그 결과 북경의 중관촌, 심천 등 전국에서 대학을 중심으로 신기술혁명을 선도하는 창쿼(創客, Maker)가 대규모로 활동하는 등 대학생들의 창업 활동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 연구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신산업체를 창출하고 그 영향력을 극대화해 나가는 데 있어서 중국의 대학 인공지능 인재양성 정책과 창쿼 창업 정책이 매우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문제의식하에 중국의 대학 인공지능 인재양성 정책과 현장 사례들을 탐색하고, 창쿼 창업 실태들을 살펴봄으로써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굴기의 구체적 양상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굴기를 위한 대학 인재양성 정책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국내 대학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나갈 수 있는 대안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에 따라 제1장에서는 이 연구의 추진 필요성과 연구 목적, 연구의 내용과 방법, 연구 범위와 한계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제2장에서는 중국의 대학 인공지능 교육 및 창업 정책과 관련된 논의들을 살펴보았다. 중국의 대학 인공지능 교육은 ‘AI+X’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쌍일류를 건설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대학 창업 교육은 쌍창을 실현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여기서는 이들 용어들의 의미에 대해서도 제시하였다. 
       제3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대학 인공지능 교육 및 인재양성 정책, 그리고 창업 정책에 대해 분석하였다. 대학 인공지능 교육에 대한 정책은 크게 세 차례에 걸쳐 제시되었는데,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 ‘대학 인공지능 혁신 행동계획’, ‘“쌍일류” 대학 건설 촉진 학과융합 및 인공지능 분야 대학원생 육성 촉진에 관한 의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는 이들 정책을 중심으로 중국 정부의 대학 인공지능 교육 정책에 대해 살펴봄과 동시에 이러한 정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창쿼 창업 정책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제4장에서는 중국 주요 대학 인공지능 및 창업 교육의 유형 구분에 입각해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청화대학과 중국과학기술대학은 연구개발도 충실하고 창업 교육도 실전적인 유형인 연구개발 응용 및 창업연계형으로 구분된다. 북경대학과 절강대학은 연구개발은 대규모로 제공되고 있으나 창업의 활성화 정도는 청화대학과 중국과학기술대학에 못 미치는 연구개발 중심형으로 분류되었다. 절강대학은 중국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에 힘입어 인공지능 분야에서 청화대와 북경대에 버금가는 대학으로 도약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사천대학은 인공지능과 융합된 의료기술, 공학기술, 법률 등의 분야에서 도약한 대학으로 다학제 융합 창업연계형으로 구분되었다. 그리고 심천대학은 학교 졸업자 3인이 공동으로 텐센트를 창업하였는데, ‘AI+제조’ 분야에서 출중한 인재들을 길러내고 있다. 이상과 같은 비교 및 유형화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모든 대학의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우수한 교수의 존재가 인공지능 교육 및 창업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청화대학의 야오치즈 교수는 중국 정부가 천인계획을 통해 영입한 사람이다. 야오치즈 교수에게는 “하고 싶은 모든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조건이 제시되었다. 그는 현재까지 청화대학에서 컴퓨터과학실험실인 야오반을 설립한 데 이어 인공지능반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양자정보학과를 설립하였다. 이처럼 한 명의 출중한 교수가 프런티어로서 대학의 인공지능 기술혁신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AI+X’의 원칙에 입각해 대학별로 특성화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화대학은 인공지능의 전 분야에 걸쳐 전인미답의 무인지경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중국과학기술대학은 ‘AI+유뇌지능’, ‘AI+음성인식’, ‘AI+정서로봇’ 등의 3개 분야에 특화하여 관련 분야의 새로운 기업들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경대학이나 절강대학은 클라우드 및 데이터 분야에 특화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사천대학은 ‘AI+의료’, ‘AI+공학’, ‘AI+법률’ 등의 분야에 특화하고 있고, 심천대학은 AI+제조 분야에 우수한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셋째,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인공지능 관련 학문과 산업의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정부의 인공지능 관련 인재양성 및 영입 전략인 만인계획과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개별 대학이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들이다. 중국 정부는 지방의 시·성들과 연계하여 인공지능 분야에 세계 최고의 투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넷째, 대학유형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이 인공지능 창업 교육을 철저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내에는 중창공간이 설치되어 창쿼 창업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창업 교육을 통해 이질적 학생들 사이의 협력과 연계를 이루어 나가고 있었다. 
       제5장에서는 중국의 대표적 인공지능 분야 창업대학들의 성공 사례들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첫째, 인공지능 분야 창업은 비용이 많이 들지 않지만 매우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청년 창업의 성공 사례들이 적지 않게 발굴되고 있지만 중견기업 또는 유니콘으로 성장한 경우를 살펴보면 모두 연구개발에 기초한 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클라우드 브레인의 장번위는 인공지능 분야에서만 19년 동안 기술력을 축적했다. 다른 기업들도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들이 창업을 선도하였다. 따라서 인공지능 분야의 신기술 기업을 창출하려면 단기적 투자나 모방에 그쳐서는 성공 자체를 기대할 수 없다. 
       둘째, 인공지능 분야의 창업은 반드시 융합적인 분야 개척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AI+X’는 단순히 학문 분야에 있어서 인공지능을 융합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 분야를 개척하는 데서도 적용되고 있다. 현재 중국의 대학들은 인공지능과 인식기술, 인공지능과 의료, 인공지능과 법률, 인공지능과 국방 등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융합산업체들을 양산하고 있다. 
       셋째, 중국의 인공지능 신생기업들의 성공에서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아이플라이텍의 성공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전면적이고 과감한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정부는 중국과학기술대학에 음성인식 관련 실험실을 설치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아이플라이텍의 창업에 필요한 전문인력들을 끌어모으는 역할까지 수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넷째, 중국의 바이두나 텐센트 등의 인터넷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자동차 산업인터넷 기업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개시하여 관련 분야에 커다란 파장이 일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미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 각국의 인터넷 기술은 중국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두에 이어 텐센트도 ‘AI+모빌리티’ 분야에 새롭게 뛰어들어 약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끝으로, 인공지능 기술은 저발전 지역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내륙에 위치한 성도의 사천대학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발전 지역에 속한 지방대학이었다. 그러나 최근 ‘AI+공학’, ‘AI+의료’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을 유치하여 시즈메드라는 세계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끝으로 제6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정책과 대학의 인공지능 교육 및 창쿼 창업 성공 사례들의 시사점에 근거하여 향후 우리나라의 대학 인공지능 교육과 대학생 혁신창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가. 범정부 차원의 대학 인공지능 인재양성 시스템 구축

       중국은 국무원의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 교육부의 ‘대학 인공지능 혁신 행동계획’, 그리고 중국 교육부 등의 ‘“쌍일류” 대학 건설 촉진 학과융합 및 인공지능 분야 대학원생 육성 촉진에 관한 의견’, 국무원의 쌍창 정책 등을 통해 인공지능 인재양성 시스템을 체계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초·중·고에서의 인공지능 교육을 체계화함과 동시에 대학에서도 인공지능 인재양성을 위한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의 인공지능 분야 인재양성의 핵심 방향은 인공지능을 여러 분야와 융합할 수 있는 ‘AI+X’ 인재를 대규모로 양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인공지능 인재양성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시스템 구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명문 대학에 입학을 하여 인공지능 분야를 공부하고자 해도 코딩 공부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학생들이 초등학교 단계에서 이미 마스터한 기초학습을 대학에 입학해서 뒤늦게 진행하려다 보니 재미가 없고, 쉽게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교육을 강화하려면 초·중·고 인공지능 교육을 조기에 도입하고 실행하여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에는 자신의 인공지능 역량을 자신만의 신기술 축적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 산업체 수요에 입각한 ‘AI+X’ 융복합인재의 양성

       중국 정부와 대학, 그리고 산업체들의 인공지능 인재양성의 기본 방향은 ‘AI+X’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중국 국무원의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이나 교육부의 ‘대학 인공지능 혁신 행동계획’ 등에서는 인공지능과 여타 학문 분야와의 융·복합을 위한 ‘AI+X’ 복합전공 육성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는 데 핵심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학과 배치를 전면 조정하여 2020년까지 ‘AI+X’ 복합특화전공 10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제기하고, 실제로 달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인공지능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 관련 학과들과의 교차융합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 교육부는 인공지능 분야의 인재양성을 위해 대학만이 아니라 지역 연구기관, 산업체 등 다주체가 공동으로 인재양성 메커니즘을 완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산학연 협력을 통해 인재양성을 강화하고, 특히 인공지능 분야 산업체의 최신 수요와 성과에 근거한 인재양성 개혁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산업체들의 새로운 요구에 근거한 신공학과 신설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모두 인공지능 인재양성을 산업체 수요맞춤형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혁신적 기업들은 관련 분야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판교의 신기술 업체 대표들은 “데이터도 많고 분석할 장비도 살 수 있는데, 정작 데이터를 이해하고 가공·분석할 수 있는 사람이 절대 부족하다”면서 산업체 수요를 반영하는 인재양성을 요구했다. 
       문제는 인공지능 기술 그 자체만으로는 그다지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즉, 인공지능 기술을 습득하여 그것을 여타 학문 분야나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AI+X’ 인재는 바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특정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 나가는 인재를 가리킨다. 따라서 인공지능학과를 설립했다고 해서 곧바로 ‘AI+X’ 인재가 양성되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다른 기술이나 산업들과 융합되거나 응용되어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엑셀이나 한글 프로그램처럼 범용 기술이 되어 누구나 실생활 또는 업무에서 모르면 안 되는 기술이므로 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된다. 법학 전공자나 역사학 전공자, 의학 전공자 등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 분야의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인공지능 커뮤니티 구축

       중국 교육부는 인공지능 분야의 인재양성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이 지역사회의 여러 주체들이 참여하는 공동의 인재육성 메커니즘을 완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즉, 산학연 협력을 통한 인재양성을 강화하고, 인공지능 분야 산학 연계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하여 산업과 기술 발전의 최신 성과에 의거한 인재양성 개혁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인공지능 분야의 ‘새로운 공과대학’ 건설을 지원할 수 있는 산학연 연맹, 교육·훈련 및 연구를 아우르는 지역공유형 인재양성 실행 플랫폼 구축, 인공지능 분야 교사 및 강사에 대한 훈련, 산학연 협력 등 공학 능력 훈련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대학 교수와 산업체 인재의 쌍방향 교류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대학에 인공지능 아카데미를 설립하며, 인공지능연구원 또는 인공지능 교차연구센터 건립을 장려하여 과학교육 결합, 산교융합(产教融合)과 협력에 입각한 인재양성 모델 혁신을 촉진하고, 인공지능 분야 혁신창업 인재를 다층적으로 양성하며, 대학들이 인공지능 관련 학과 학생 정원을 안정적으로 증원하여 인공지능 분야 인재를 늘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여기서 중국 교육부가 지역공유형 인재양성 실행 플랫폼 구축을 주문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지역 혁신을 위한 지방대학의 역할 강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는 지역의 인공지능 역량이 부족한 경우 연구기관, 산업체 등과 연계하여 지역 전체 차원에서 혁신을 주도할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전략으로서 향후 우리나라 지방대학의 인공지능 인재양성에 있어서 중요하게 참조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제대로 배우면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지방대학들이 앞으로 인공지능 분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수많은 지방대학들이 심각한 위기를 돌파해 나가려면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인재양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역사회 내의 인공지능 분야 신기술 기업, 연구기관 등과 힘을 합쳐 인공지능 교육을 위한 공동체를 구축하고 상호 협력하에 인재양성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라. 국내·외 우수 교수의 영입 및 활용도 제고

       중국의 대학 인공지능 및 창업 교육 사례들을 살펴본 결과 모든 대학의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우수한 교수의 존재가 인공지능 교육 및 창업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들은 앞을 다투어 인공지능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학생들을 가르칠 전문가 또는 교수인력이 절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대학 인공지능 분야 교수가 되려면 최소한 인공지능 관련 논문 1편 이상은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인공지능대학원의 경우에도 교수인력이 절대 부족하고, 양성 중인 석·박사 연구인력도 그 규모가 소수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분야는 아직 국가 정책적 지원이 미흡하고, 대학의 교육체계 구축의 시급성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학 인공지능 교육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가 현재 추진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대학에서 인공지능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교수인력을 시급히 확충하는 일이다. 실리콘밸리 등에 나가 있는 한국 유학생들을 국내로 초빙하기 위한 한국판 천인계획이 절실히 필요하다.

    마. 쉽고 재미있는 방식의 인공지능 교육

       중국에서 인공지능 교육은 청소년기에 쉽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 분야 최고 기업들을 창업한 프런티어들은 인공지능을 게임처럼 즐기면서 배워 일가를 이루어냈다. 거기다가 수많은 친구들과의 유대관계 등을 통해 집단적 지성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 대학의 인공지능 교육과정도 실전 위주로 쉽고 재미있게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 컴퓨터학과나 소프트웨어학과 등에서는 코딩을 재미없고 어렵게 가르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 결과 상당수의 학생들이 코딩을 포기하는 경우조차 발생하고 있다. 대학에 들어와서 뒤늦게 코딩교육을 비롯한 프로그래밍 교육을 이수하다 보니 어렵고 재미없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학생들 스스로가 쉽고 재미있게 코딩을 배우고 더 나아가 인공지능을 배울 수 있도록 전문적인 교·강사들을 육성하고, 이들에 대한 대우를 파격적으로 제공해 주어야 한다.
       코딩 등 프로그래밍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민족이 융성할 수 있다. 10년, 20년 후의 세계를 주도하는 나라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국민을 보유한 나라일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뒤떨어지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더 앞선 나라의 기술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미국과 중국 등 인공지능 선진국의 기술에 종속되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어 인공지능 교육을 쉽고 재미있는 교과목으로 만들어 보편교육을 통해 모든 학생들에게 교육해야 한다.

    바. 인공지능 창업 생태계의 구축 및 내실화

       중국은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개발 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해 쌍창 정책을 필두로 다양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대학 내외에 중창공간 또는 창쿼공간을 집중 배치하여 비용이 들지 않는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공지능 등 혁신창업의 실패에 따른 부담을 중국 정부와 대규모 엑셀러레이터들이 거의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학생을 비롯한 혁신창업가들은 전통 산업 분야의 창업보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창업에 실패해도 오히려 다음의 도전을 위한 기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즉 중국에서 혁신창업 생태계가 굳건하게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시대의 혁신창업을 촉진하는 새로운 창업 플랫폼이 바로 중창공간(众创空間)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창업 분야에 막대한 재원을 투자하고 있다. 2017년 말을 기준으로 정부의 창업 지원금은 2조 8,26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신용보증기금, 지방중소기업육성자금, 추경예산 중 창업자금을 포함할 경우 20조 원을 상회할 정도이다(양현봉 외, 2018). 이처럼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 분야 유니콘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신생 스타트업은 여전히 탄생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인공지능 등 혁신 분야 창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혁신창업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현재처럼 개별 기업 살포식 지원 방식은 조만간 그 실효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정부재정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낮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교육과 연계된 신산업 분야에 대한 전략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연구개발 능력을 갖춘 청년 창업자들에 대한 지원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대학 내·외에 집단적 창의성(Collective Creativity)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한국형 창작공간(Maker Space)을 구축하여 청년들이 창업 활동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야 한다. 특히 청년들이 희망과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창작공간을 중심으로 탄탄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공의 롤모델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만이 아니라 민간 벤처캐피탈 등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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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 산업혁명 시대 중국의 신기술 인재양성 정책 연구: 초·중·고 인공지..

       중국은 2017년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 발표를 통해 2030년까지 이론, 기술, 응용 등 인공지능의 전 분야에 걸쳐 세계 선두로 도약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2018년 인공지능 실험교재(교과서)를 개발하여 유치원부터 초·..

    박 동 외 발간일 2020.12.30

    중국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연구의 내용과 방법
    3. 연구 범위와 한계

    제2장 4차 산업혁명의 개념과 중국의 신기술 인재양성 관련 논의
    1. 4차 산업혁명의 개념
    2. 중국의 신기술 인재의 개념과 범위
    3. 인공지능 신기술 인재양성 정책의 추진 체계

    제3장 중국의 4차 산업혁명 신기술 인재양성 정책 분석
    1. 중앙정부의 신기술 인재양성 정책 분석
    2. 지방정부의 신기술 인재양성 정책 분석
    3. 정책적 시사점

    제4장 초·중·고 정보기술 교육 실태 분석
    1. 중앙정부의 초·중·고 정보기술 교육 정책
    2. 시·성별 초·중·고 정보기술 교육 현황 분석
    3. 정책적 시사점

    제5장 중국의 인공지능(AI) 개발 수준 및 AI 교과서 분석
    1. 중국의 인공지능 개발 수준 현황
    2. 중국의 인공지능 실험교재(교과서) 내용 분석
    3. 정책적 시사점

    제6장 정책 제언
    1. 한국형 초·중·고 인공지능(AI) 교과서 편찬
    2. 대학이나 대학원 이전 초·중·고 인공지능(AI) 인재양성
    3. 재직 교사 재훈련과 더불어 인공지능 신규 교사 양성 추진
    4. 소프트웨어 교육 시수와 실시 시기의 확대
    5. 쉽고, 재미있고, 비용이 적게 드는 인공지능 교육 실시
    6. 인공지능 인재양성을 위한 컨트롤 타워 구축 및 법률 제정

    참고문헌

    부 록
    1. 2020 중국 시·성별 정보기술 교육 현황 조사지
    2. 한국형 AI 커리큘럼을 적용한 교과서 기획(예시)
    닫기
    국문요약
       중국은 2017년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 발표를 통해 2030년까지 이론, 기술, 응용 등 인공지능의 전 분야에 걸쳐 세계 선두로 도약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2018년 인공지능 실험교재(교과서)를 개발하여 유치원부터 초·중·고, 직업교육에 이르기까지 생애 전 주기에 걸친 보편적 인공지능 교육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2001년 코딩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초·중·고 정보기술 교육을 의무화한 이후 신기술 인재를 대규모로 양성하는 데 성공하였다. 따라서 인공지능 교과서 개발은 중국의 신기술 인재양성 전략이 정보기술 교육을 넘어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증거라고 말할 수 있다.
       이같은 배경하에서 본 연구는 중국의 초·중·고 인공지능 교육분야를 중심으로 인재양성 정책과 추진 실태를 살펴봄으로써 중국의 기술굴기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여기서는 중국의 신기술 인재양성에 있어서 중앙정부, 시·성 지방정부, 초·중·고 학교 현장에서 정보기술 교육과 인공지능 교육 등을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중심으로 실시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에 대한 한국적 대안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제2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개념과 중국의 인공지능 인재양성과 관련된 이론적 논의들을 검토하였다. 4차 산업혁명은 전면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이는 기존의 교육 방법에 대한 총체적인 개혁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중국에서는 단순한 지식의 암기에서 벗어나 ‘만들기 체험학습’(learning-by-making)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교육방법의 전환을 추진해왔다. 여기서는 이에 대해서도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다. 아울러 중국의 신기술 인재의 개념과 신기술의 범위 등에 대해서 제시하고, 중국의 신기술 인공지능 인재양성의 3대 주체인 중앙정부, 성급 지방정부, 학교 현장 등 3층위 사이의 역할 분담 방식에 대해 제시하였다.
       제3장에서는 중국의 4차 산업혁명 신기술 인재양성 정책을 분석하였다. 여기서는 특히 중앙정부와 시·성 지방정부에서 신기술 인재양성 정책을 어떠한 방식으로 추진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정부가 추진해 온 ‘국가 중·장기 인재발전계획요강(2010~20년),’ 세부 인재양성 정책,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 등 인공지능 관련 인재양성 정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지방정부의 신기술 인재양성 정책으로는 주요 시·성의 신기술 인재양성 및 유치 정책을 중심으로 주요 내용을 파악하였다. 이 연구의 분석결과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이나 ‘대학 인공지능 혁신 행동계획’ 등은 모두 초·중·고 정보기술 교육과정을 통해 양성된 우수인재들을 국가 발전을 선도하는 인공지능 인재로 육성하려는 고도의 전략적 계획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4장에서는 중국의 초·중·고 정보기술 교육 실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정보기술 교육의 핵심은 코딩 교육이고, 인공지능 교육은 코딩 교육을 통해 성장한 인재들을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양성하려는 새로운 교육방식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정보기술 교육은 인공지능 교육으로의 대전환을 가능하게 한 기초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첨단기술 분야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1년 이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종합실천활동의 일환으로 정보기술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 왔다. 이러한 중앙정부의 기본 지침에 입각해 각 시·성은 지역 특성에 맞도록 정보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중국의 6개 시·성의 교사 등 전문가들에 대한 이메일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여 제시하였다. 중국 중앙정부의 정보기술 교육 정책과 시·성 내 각급 학교의 정책 집행 현황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중국의 정보기술 교육이 정부 주도의 보편교육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다.
       중국 교육부는 2001년부터 종합실천활동이라는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내에 정보기술 교육을 포함시켜 초등학교 68시간 이상, 중학교 68시간 이상, 고등학교 70~140시간 등으로 지침을 하달하였다. 정보기술 교육이 의무화된 이후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 속에서 중국의 신기술 역량이 무서운 속도로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북경이나 상해 등 주요 대도시에서는 중앙정부의 지침과 별도로 방과후과정도 운영하는 등 정보기술 교육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확대되고 있었다. 다만 중국은 동서 간, 도농 간 격차가 크기 때문에 저발전 지역에 대해서는 교사의 지원 및 인프라의 확충 등이 시급히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의 초·중등 정보기술 교육에서는 이론보다 실습 위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는 저학년일수록 정보기술 교육을 흥미 위주로 실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어릴수록 게임 등의 방식을 통한 학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초·중등 학생들은 코딩 프로그램들을 어려서부터 게임을 통해 익히기 때문에 지루한 줄을 모르며, 스스로 미친 듯이 학습하여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영재들이 조기에 창업을 하는 경우조차 발생하고 있다.
       제5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2018년에 들어서 새롭게 제작한 인공지능 교과서에 대해 분석하였다. 중국의 인공지능 교육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을 받고 있으나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가면서 내용이 매우 어려워지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북경, 상해, 사천, 섬서, 운남, 귀주 등 6개 시·성의 정보기술 교육 관련 전문가들에게 이메일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공지능 교육으로의 전환에 대해 학생들이나 교사 모두 수용할만한 변화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사들은 인공지능 교육 과정이 더욱 고급화되고 내용이 깊은 기술적인 이해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아울러 학생들의 교육 참여도를 높이고 관련 지식을 습득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인공지능 교과서 개발은 중국의 신기술 인재양성의 새로운 대전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중국에서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되어 중국의 청소년들을 인공지능 강국의 전사로 내몰고 있다.
       제6장에서는 이상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와 정책적 시사점 등에 의거하여 향후 우리나라에서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기술 분야의 정책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몇 가지 정책 제언을 제시하였다.
       첫째, 한국형 초·중·고 인공지능 교과서 편찬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2001년 정보기술 교육을 의무화한 이후 그 성과와 한계에 대한 평가에 기초하여 2018년 인공지능 실험교재를 편찬하였다. 그리고 유치원 3년, 초·중·고 12년 동안 인공지능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나갈 예정이다. 2019년부터 중국 교육부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범 학교를 운영하면서 전국적 확산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중국의 인공지능 인재양성 방식의 장·단점을 분석하여 한국형 인공지능 교과서를 시급히 편찬해 나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특정 정부 부처가 아닌 대통령의 관점에서 정규 교과과정을 통해 보편교육으로 인공지능 교육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교과서를 개발할 ‘인공지능 교과서 편찬 TF’를 신속히 구성하여 정부 차원에서 빠른 시일 내에 교과서를 편찬해 내야 할 것이다.
       둘째, 대학이나 대학원 이전 초·중·고 인공지능 인재양성이 시급하다는 사실이다. 정부에서는 2019년 12월 18일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하여 범정부 차원의 인공지능강국 로드맵을 실행 중에 있다. 그런데 로드맵에 인공지능 인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가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았다. 이에 2020년 11월 20일 교육부를 중심으로 제19차 사회관계장관회의 겸 제7차 사람투자인재양성협의회에서 ‘유·초·중·고 인공지능 교육 도입’을 새롭게 추진하기로 하였다. 앞으로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인공지능 교육이 도입되면 2025년부터는 모든 초·중·고교에서 인공지능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전이라도 2021년부터 초등학교 2종, 중학교 1종, 고등학교 1종 등 4종의 인공지능 관련 수업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할 것을 천명한 상태이다(교육부, 2020. 11.).
       셋째, 인공지능 교원의 양성 및 재훈련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재직교사 재훈련만이 아니라 인공지능 신규 교사 양성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부에서는 정보기술 자격 교사가 절대 부족한 상태에서 현직 교사를 향후 5년간 매년 1천 명씩 재교육하여 인공지능 융합교육 전문 교사로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교사 자격을 부여하는 ‘교사 양성 과정’이 아닌, 현직 교사의 재교육 과정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핵심이다(교육부, 2020. 8.).
       그런데 이 연구에서 중국 각 시·성의 정보기술 교육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인공지능 분야를 전공한 교사가 학생들의 정보기술에 대한 흥미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그 결과 중국의 각 시·성에서는 우수 교사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경이나 상해 등 대도시에서는 인공지능 교사를 충분하게 확보하고 있는 반면, 서부 내륙 지역의 여러 성들에서는 아직도 교사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담당할 교사의 신규 채용은 중등 정보컴퓨터 교사의 경우 시·도 교육청의 교원 수급 상황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 즉 시·도 교육청에서 자체적으로 충원 계획을 세워 교원을 임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시·도 교육청을 중심으로 정보컴퓨터 교사의 수급 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실정이다.
       전국의 초등학교 6,087개, 중학교 3,214개, 고등학교 2,356개를 감안하면 학교당 1명을 배정한다고 하더라도 약 1만여 명의 신규교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2019). 그런데 신규 교사 1만 명을 10년 동안 점진적으로 양성해 나간다고 하더라도 1명이 학교 전체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재교육 교사, 보조 교사 등을 동시에 확충해 나가야만 한다.
       향후 10년간 전국의 학교에 인공지능 교사를 충분히 갖추도록 하려면 법적 기반을 갖고 이를 추진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전 국민적 합의하에 정권이 바뀌더라도 꾸준히 인재양성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스템(STEM) 교사 10만 명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의회에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그 결과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스템 교육에서만큼은 정책적 연속성을 보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넷째, 인공지능 교육을 강화하려면 소프트웨어 교육 시수와 실시 시기의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교육부가 2020년 11월 20일 발표한 ‘유·초·중·고 인공지능 교육 도입’ 방안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다만 인공지능 교육을 새롭게 실시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기존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어떻게 재편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 수립과 실행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에 중학교 1학년부터 34시간 동안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하였는데, 2020년 현재 초등학교 5~6학년 17시간, 중학교 1, 2, 3학년 34시간 등의 소프트웨어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2001년부터 초등학교 68시간, 중학교 68시간 등을 최저 기준으로 삼아 교육을 실시해왔다. 그리고 2018년에는 인공지능 실험교재(교과서)를 개발하여 유치원 3년으로까지 교육 시간을 늘렸으며, 초등학교 1, 2학년도 인공지능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 교육부는 ‘교육 정보화 2,0 전략’을 통해 고등학생들의 정보기술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중국보다 훨씬 적은 인구를 보유한 한국이 중국보다 16~17년 뒤늦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초등학교 5~6학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루 빨리 초등학교 1학년까지로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 시간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약 180시간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북경시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초등학교 6년 동안 최소 100시간 이상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학교는 70시간 이상, 고등학교 1학년 34시간 등을 의무적으로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고등학교의 경우 대학 진학 트랙과 인공지능 트랙(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으로 나누어 대학 진학 트랙의 경우 최소 34시간을 이수하도록 하고, 인공지능 트랙은 100시간 이상을 교육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인공지능 교육은 쉽고, 재미있고, 비용이 적게 드는 방식으로 실시하는 일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사례는 인공지능 교육 분야에서는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게임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중국의 정보기술 교육 전문가들에 대한 조사 결과, 주요 시·성들의 초·중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게임 등 실습 위주로 정보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 교육 또한 무엇보다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 소프트웨어공학과 또는 컴퓨터공학과 학생들 중에는 코딩포기자가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이는 컴퓨터 언어에 대해 접촉할 기회를 갖지 못한 학생들에게 고급 컴퓨터 언어를 가르치려고 해 학생들이 좌절감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의 얼마 안 되는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어린아이 때부터 흥미 위주로 접근해야 인공지능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인공지능 분야는 바둑과 같이 어린 나이에서부터 학습을 실시해야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코딩 등 컴퓨터 언어는 외우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재미가 없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인공지능은 학습자가 스스로 흥미를 갖고 고도로 집중해야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학생들이 흥미를 갖도록 게임 위주의 전달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인공지능 교육은 교과서가 개발되더라도 교사 양성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무크(MOOC) 교재를 개발하고, EBS 등 공중파를 통해서도 학년별 교과 내용을 방영하여 비대면 방식으로 교육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커리어넷을 통해 오픈소스 형태로 교재를 상시적으로 보급하고, 여기서 더 나아가 학생 대상의 인공지능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여 언제든지 접속하여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 교육 시스템을 확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컴퓨터를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창작가(Maker)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학교 내 또는 지역사회 내 창작공간(Maker Space) 등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야 할 것이다.
       끝으로, 초·중·고 인공지능 인재를 보편적으로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주축이 된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고 ‘(가칭)인공지능 인재양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동 법률에는 초·중·고 인공지능 인재양성 5개년 계획 수립, 교사양성, 교육과정 관련 사항들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은 국무원을 중심으로 하는 컨트롤 타워를 통해 인공지능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교육부가 보편교육 차원에서 각종 지침을 각 시·성 정부와 학교에 하달하고 있다. 특히 교육부는 인재양성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걸쳐 중요한 지침들을 수시로 개발하고 학생들을 평가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개발된 수많은 인공지능 인재양성 관련 정책들은 중국 교육부가 수립하여 지침으로 내놓은 것들이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인공지능 인재양성과 관련하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산업부, 중소벤처부 등이 제 각각 정책을 추진해왔으며, 지방의 교육청들도 모두 개별적으로 정책을 집행하였다. 그러나 2020년 11월 20일 교육부가 중심이 된 ‘유·초·중·고 인공지능 교육’ 실시 방안이 발표되면서 드디어 인공지능 교육이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게 되었다. 이는 인공지능 교육 컨트롤 타워 구축과 관련하여 매우 중대한 진전이며, 앞으로 모든 학생들이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정규 교과과정을 통해 인공지능 교육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제한된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 가능해질 수 있고, 정책도 힘있게 추진될 수 있다. 결국 초·중·고 인공지능 인재양성은 특수교육이 아니라 보편교육의 차원에서, 그리고 10년 대계의 중·장기 관점에서 교육부와 교육청이 컨트롤 타워가 되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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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현대사회에서 ‘소프트 파워’로서 문화의 힘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의 모습을 한 신자유주의는 문화를 자본과 상품의 영역으로 환생시켰다. ‘문화산업’, ‘창조문화’, ‘창조경제’ 등 문화의 경제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

    장용규 외 발간일 2022.12.30

    경제협력, 산업정책

    원문보기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2. 연구 목적 및 개요
    3. 연구 내용 및 방법

    제2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1. 문화콘텐츠의 정의
    2.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의 필요성
    3.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연구방법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1. 들어가기
    2. 한국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3.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4.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

    제4장 르완다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르완다의 문화 교류
    7. 르완다 사례의 의의
    제5장 나이지리아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문화 교류
    7. 나이지리아 사례의 의의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남아공의 문화 교류
    7. 남아공 사례 연구의 의의: 사회·경제·문화적 권리를 위한 정부의정책과 한계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1. 세 국가의 문화 정책과 산업의 의미
    2. 우리 정부의 협력 방안
    3. 마무리 글

    참고문헌

    부록

    Executive Summary
    닫기
    국문요약
    현대사회에서 ‘소프트 파워’로서 문화의 힘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의 모습을 한 신자유주의는 문화를 자본과 상품의 영역으로 환생시켰다. ‘문화산업’, ‘창조문화’, ‘창조경제’ 등 문화의 경제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문화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상품화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세계 문화자본은 전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매력적인 문화 자원을 발굴해 자본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1990년대 초반부터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내세우며 문화산업 육성을 시작해왔다. 그 결과 1990년대 접어들면서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류 또는 K-컬처라고 부르는 이 문화자본과 상품은 인근 아시아 국가를 기점으로 유럽과 북미 지역, 그리고 아랍과 라틴아메리카로 퍼져나갔고, 최근에는 아프리카에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외에서는 한류와 관련된 문화콘텐츠 연구가 시작되었다. 안타깝게도 국내 문화콘텐츠 연구에서 아프리카는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교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과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 관심과 정보가 부족한 것도 주요 이유일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일부 국가이지만 2000년대 초부터 한국 문화콘텐츠가 소개되기 시작했고,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연구는 더 이상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본 연구의 필요성은 여기에 있다. 한류와 K-컬처로 대표되는 우리 문화콘텐츠를 아프리카에 소개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 즉 문화콘텐츠 생산과 유통, 소비 환경 등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문화콘텐츠 환경의 특성을 유형별로 살펴볼 수 있는데, 아프리카 55개 국가 중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공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했다.

    르완다는 동부 아프리카의 내륙에 위치한 소국이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거버넌스가 투명하고 건전한 정부 정책을 펼치고 있는 국가이다. 르완다는 불리한 지정학적 조건과 부족한 자연자원을 우수한 인적자원과 문화자원으로 극복하려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작지만 강한 국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르완다는 정부 주도형 문화콘텐츠 정책을 펼치는 대표적인 국가라고 볼 수 있다. 르완다는 다른 두 국가에 비해 문화콘텐츠 환경에 정부의 개입이 적극적인 국가이다. 이는 르완다 미디어 현대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 과거 르완다 정부는 미디어를 장악해 인종 혐오를 부추기고 제노사이드(Rewanda Genocide)를 선동했던 과거의 어두운 미디어사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르완다 정부는 국가적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을 추구하기 위해 미디어를 규제하는 정부 주도형 문화콘텐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경제규모나 인구수에 있어서 아프리카 대륙의 거인이며 풍부한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나이지리아는 일찌감치 문화콘텐츠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독특하게도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와 개입보다 민간 영역에서 자유롭게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민간 주도형 문화콘텐츠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민간인이 문화콘텐츠 시장을 장악하는 한편 대부분의 문화콘텐츠가 비공식 경제 시장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소규모 영세 자본과 비공식 경제가 주도하는 나이지리아 문화콘텐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정부는 영화산업과 같은 문화콘텐츠 산업에 적극 개입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민간의 힘으로 일으켜 세워 ‘나이지리아의 자존심’ 또는 ‘나이지리아의 자랑’으로 언급되는 영화산업에 정부가 간섭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남아공은 르완다와 유사한 역사적 아픔을 경험했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일찌감치 자리 잡은 국가이다. 남아공은 정부가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달리 국가 차원에서 문화자원을 상품화하기 위한 노력이 가장 적극적인 국가이다. 실제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자국의 문화상품을 적극적으로 수출하는 대표 국가이기도 하다. 남아공은 정부의 문화콘텐츠 관련 정책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길며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미디어 산업 정책의 대전환을 이룬 사례이다. 남아공의 경우 문화콘텐츠 환경에서 민간과 정부의 역할이 상호보완 관계에 있으며 남아공 정부는 자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을 세계 문화콘텐츠 가치사슬에 참여시키기 위한 정책 수립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세 국가는 우리 정부의 공공외교와 개발협력, 산업·무역 정책의 관점에서 문화콘텐츠 교류 증진을 위한 연구대상국으로 매우 적합하다.

    이들 세 국가는 문화콘텐츠 환경을 주도하는 정부와 민간의 참여 정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세부적으로 르완다의 사례는 과거의 갈등을 치유하고 화해하며 평화적인 국가 건설과 경제 발전에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자 하는 정책의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민간이 주도해서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사례이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의 경우 문화콘텐츠 환경을 이용해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증진을 지향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문화콘텐츠의 역할은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거나 평화와 단결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르완다에서 라디오가 과거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가 현재 국가통합을 위한 선전도구로 활용되는 예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르완다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발전 방향과 유사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아프리카 협력관계는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외교와 ODA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문화콘텐츠 교류가 공공외교와 ODA 협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으로 낮지만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의 「23년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ODA 예산 중 아프리카(18.9%)는 여전히 아시아 다음으로 큰 개발협력 대상지역이다. ODA 항목에는 없지만 문화 ODA 비중은 일본과 프랑스의 뒤를 잇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지난 수년간 아프리카와의 문화 ODA는 우리나라의 기술과 경험에 기반을 둔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문화 인프라(DR콩고 국립박물관, 작은 도서관 건립 등) 사업이 중심이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부처에서 한류(특히 영화) 판권을 사들여 아프리카에 무상 제공하는 사업 등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교류는 일방적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는 아프리카 3개국과의 문화콘텐츠 교류를 다음과 같이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먼저 아프리카 3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 정부와 민간 영역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개입 정도 등을 파악한 뒤 정부가 공공외교의 측면을 강조할 것인지, 문화 ODA를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 민간자본의 적극 진출을 지원할 것인지를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르완다의 경우 국내 민간자본이 적극 진출하기에는 시장규모가 작고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공외교를 이용한 협력관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화산업은 ‘나이지리아의 자존심’으로 불리며 개인 또는 민간 중소자본이 주도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나이지리아와의 문화콘텐츠 협력은 우리나라 공공기관이 직접 협력하는 방식보다 국내 기업 및 민간 문화자본의 진출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KOTRA와 같은 기관이 국내 민간 문화자본의 투자를 컨설팅하고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관련 정보를 지원하는 등의 유관 기관과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화산업이 현저하게 영리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문화콘텐츠 산업의 수익성을 우선하는 지원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의 경우 중간 소득국가에 속하기 때문에, ODA를 통한 협력은 불가능지만, 공공과 민간의 혼합형 교류는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KOICA와 지자체 등이 컨소시움을 결성해 남아공과 문화콘텐츠를 교류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KOICA가 파일럿 에이전시(pilot agency)의 역할을 통해 남아공의 문화콘텐츠의 개발협력 분야를 설정하고, 지자체가 구체적 협력을 수행한다면 작은 규모로 순발력 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제교류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역량 강화 ODA 프로젝트’가 KOICA와 지자체와의 협업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관계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양 지역 간에 경제 교류가 미미한 현실에서 문화콘텐츠 교류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다만 아프리카 대륙은 더 이상 소외지역이 아니고 이미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문화상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함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점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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