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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사회변동과 가족(Ⅱ) - 가정소비를 통해본 중국인의 가족생활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개혁개방과 더불어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소득의 증가로 인한 소비시장의 발달과 소비문화가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중국인의 생활방식의 변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2011년 소비수준을 보면 12,2..

    김영란 외 발간일 2013.12.30

    중국사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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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연구내용 및 방법


    가. 연구내용


    나. 연구방법


    3. 연구의 의의 및 제한점


     


    제2장 중국의 경제성장과 가정경제생활의 변화


    1. 중국 가구의 경제생활 현황


    가. 가구원 1인당 소득과 소비지출


    나. 가구의 자산


    2. 소비변화로 본 중국 가정의 변화


    가. 개혁 개방 이후 소비영역의 변화 발생


    나. 소비영역의 변화를 통해서 본 중국사회 변화


    다. 가정 내부 소비주체 변화


    3. 요약 및 논의


     


    제3장 가족소비생활의 계층 분화


    1. 중간계층의 등장과 가족소비생활


    가. 중간계층의 범주와 규모


    나. 중간계층의 라이프 스타일


    다. 중간층의 가족소비생활: 미분화에서 점진적인 분화로


    2. 농민공의 소비상황과 소비의향


    가. 농민공의 소득과 기본상황


    나. 농민공의 잠재적 소비의향


     


    제4장 중국의 주택시장 변화와 가정경제생활


    1. 상품화개혁이후 주택 보유 현황


    가. 주택 보유방식의 변화


    나. 주택형태별 변화


    다. 주택 입주시점


    2. 최근 주택면적과 주택가격 분포 현황


    가. 가구 주택면적


    나. 주택가치


    다. 주택 부채


    3. 요약 및 소결


     


    제5장 가족 변화와 자녀교육 및 노후대비 지출


    1. 한자녀(독생자녀)와 자녀교육지출


    가. 도시가구의 1인당 교육비 현황


    나. 사교육비 지출


    다. 사교육 증가와 계층 격차


    2. 고령화와 노후대비지출


    가. 제도적 특성: 양로연금제도


    나. 노후(준비)를 위한 소비와 저축


    다. 노후준비에 있어 도‧농 및 계층별 차이


     


    제6장 결론


    1. 요약 및 논의


    가. 경제성장과 가구의 소득 및 소비지출, 자산의 변화


    나. 중산층의 등장과 소비 유형


    다. 도시이주 농민공의 소비 성향


    라. 도시 가구의 주택시장 변화와 소비


    마. 한자녀(독생자녀)와 교육비 소비 지출


    바. 중국인의 노후준비


    2. 정책적 시사점 및 한국에의 함의


    가. 중국 중산층 가족 소비 수요에 대한 적극적 대응기제로서 수출전략 기획


    나. 주택가격 급증으로 인한 중국소비위축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 구비


    다. 교육소비 지출 확대와 교육 기업 투자 진출 가능성 검토


    라. 노후 소득보장 및 돌봄문제 대응에 관한 노하우 공유 및 전승


     


    참고문헌


     


    부록(1): 중국 상하이 도시가족의 소비변화 분석 (中国上海城市家庭的消费变迁的分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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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요약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개혁개방과 더불어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소득의 증가로 인한 소비시장의 발달과 소비문화가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중국인의 생활방식의 변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2011년 소비수준을 보면 12,271.5위안(농촌 5,633위안, 도시 8,749.6위안)으로, 1978년 184위안(농촌 138위안, 도시 405위안)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소비수준의 폭발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도시가계의 소비구성 변화추이를 보면, 식품 등 기초소비의 비중이 줄어들고, 주거, 의료, 교육문화오락의 비중이 늘어나는 등 다양한 분야의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가계소비와 관련하여 주목할 부분은 주거비와 교육비의 상승이다. 주택제도 개혁에 따라 주민들이 주택소유권을 가질 수 있게 되면서 주택구입비용과 주거비가 폭등하고 있다. 또, 강력한 한 자녀정책의 추진으로 자녀에 대한 교육적 투자와 관심이 커지면서 교육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고령화로 인해 노후 경제적 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각종 노후를 대비한 저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성향의 증대와 소비 욕구의 다양화 등과 함께 경제 성장의 이면에서 소비의 양극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도시와 농촌 간, 계층 간 소비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중국의 사회변동과 가족’에 대한 2차년도 연구로서 본 연구에서는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가정소비의 변화를 통해 중국의 가족생활 변동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가구소득 및 소비, 자산 및 부채 현황을 통해 중국 가족의 일반적 경제현황을 정리하는 한편, 계층 간 격차의 발생에 주목하여 중산층과 도시이주 농민공의 소비생활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와 함께 최근 중국 가계소비에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주거비와 관련하여 그리고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이 도시 가구의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가족 내 소비이슈로는 고령화 및 한자녀 정책으로 인한 중국가족의 교육소비 및 노후대비 소비 현황을 살펴보았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본 연구는 경제성장과 중국의 가구소비 및 가족생활 변화, 계층 분화 양상을 설명함으로써 중국사회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노후대비 지출 양상이나 상위층 및 중산층의 소비 변화에 관한 분석결과는 향후 한국 기업 등이 중국 소비시장에 있어서 변화를 예측하는데 실질적인 함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 중국 가구의 경제생활 현황


    가. 소득과 소비지출


    2011년 기준 전국 도시가구의 가구총지출을 소득분위별로 보면 최고소득가구의 1인당총지출은 극빈가구의 7배 이상이며, 최저소득가구의 6배 이상이다. 그리고 1인당현금소비지출은 극빈가구의 6배 이상이며, 최저소득가구의 5.4배정도이다.


     


    1995년부터 2011년까지 도시가구의 소비지출항목별 구성변화 추이를 보면 전체적으로 식품소비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으며, 교통통신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확연하다. 1995년 식품소비는 58.3%였지만 2011년에는 36.3%로 낮아졌다. 교통통신은 1995년 1.3%에서 2011년 14.2%로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또 의료보건지출도 비중이 크진 않지만 1995년 0.8%에서 2011년 6.4%로 비중 증가추세가 큰 항목이다. 소득분위별로 비교해보면, 2011년의 경우 모든 소득계층에서 식품비 지출 비중이 가장 높지만, 소득이 높아질수록 비중은 적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소비지출의 대분류 항목을 세부항목별로 살펴보면 우선 식품소비지출에서 주식(양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일수록, 소득분위가 높을수록 작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주거소비지출 중에서 주택의 비중은 소득분위가 높을수록 커지고 있다.


     


    농촌가구의 2011년 소득분위별 소득현황에 대해 알아보면, 저소득가구의 가구총소득에서 가구순소득은 45.3%이며, 현금소득은 79.1%이다. 반면 고소득가구는 가구총소득에서 순소득의 비중이 75.3%이며, 현금소득의 비중은 93.3%이다. 즉 농촌에서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순소득과 현금소득의 비중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이는 소득원별 구성비와 관련이 있는데, 저소득층 농민가구는 가구총소득에서 경영소득의 비중이 높고 근로소득의 경향이 낮은데, 경영소득이 상품판매를 위한 생산이 아닌 직접 경작하여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편 소득이 높은 농민가구는 상대적으로 가정경영소득의 비중이 낮고 근로소득의 비중이 높아서 현금소득의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 소득원천에서 근로소득의 비중이 높은 것과 더불어 고소득 농민가구의 현금소득 비중이 높은 또 다른 이유는 농업생산이 자급적인 소비보다는 시장상품화를 위한 생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농촌가구의 소득원천 구성비를 보면 1994년부터 2011년까지 근로소득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근로소득의 비중은 가구총소득보다, 가구현금소득에서 더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1994년 가구총소득에서 근로소득은 14.7%이고, 가구현금소득에서 근로소득은 21.2%였으며, 2011년에는 각각 30.1%, 34.3%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농촌가구의 소비지출구성을 보면 대체로 소비지출의 비중이 가장 높다. 가정경영비용지출의 경우는 소득이 가장 낮은 저소득가구와 고소득가구가 비중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저소득가구의 경우, 현금지출 비중이 낮고 현금소득도 낮은 것을 고려하면, 가정경영지출은 생계형 생산으로서의 경영비용지출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고소득가구의 경우, 현금지출비중이 다른 소득집단에 비해 높고, 현금소득 비중 또한 높아 이들 집단의 자기경영지출은 시장 상품화를 위한 지출의 성격을 가지는 경우로 간주할 수 있다. 농촌가구의 소비지출 구성 변화를 보면 1985년과 비교하여 2011년 식품비의 구성비율이 57.8%에서 40.4%로 낮아졌다. 그 외에 비중이 증가한 항목은 교통통신지출과 의료보건지출이다. 농촌가구에서 주거지출 구성비는 크게 증가하지 않는 추세를 보이는데 이는 도시가구와 다른 점이다. 소비항목별로 소비지출에서 현금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저소득가구의 경우 식품에 대한 현금소비지출은 69.4%인데 반해 고소득가구는 87.6%이다. 이는 바로 고소득가구와 달리 저소득가구의 경우 식품을 현금소비방식이 아닌 직접경작 소비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교통통신, 문교오락, 의료보건 등은 모든 소득집단에서 100% 현금소비를 하고 있는데, 이들 소비항목은 자가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 가구의 자산


    가구의 소득불평등, 소비성향 등의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가구의 자산-부채 개념에도 관심이 필요하다. 유량개념인 소득-소비에 자산이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주호통계에 의하면, 도시가구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자산성 소득의 비중은 1990년도 1.0%에서 2011년도의 경우 2.7%로 약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는 현실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주택가격과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하면서 임대료를 수취하거나, 주식 등의 금융자산에서 수익을 얻는 가구도 상당히 증가하고 있을 것인데, 이를 정확히 반영하는지 의문이다. 주호통계는 당해 연도 취업-실업 등의 사정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을 기초로 한 소득-소비에 중점이 두어져 있기 때문이다.


     


    다음 청화대학 중국금융센터(清华大学中国金融研究中心)의 󰡔中国消费金融调研报告(2010)󰡕에 의하면, 도시 가구의 총자산은 41만 위안이고, 부채를 제외한 순 자산은 39.4만 위안으로 40만 위안에 못 미친다. 자산별로 보면 금융자산이 20.67%인 반면 비금융자산은 79.3%로 총자산을 구성하는 데 압도적 비중을 점하고 있다. 특히 주택자산의 가치는 28.4만 위안으로 총자산의 69.35%를 점하고 있다. 주택의 경우는 조사대상 가구의 81.2%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밖에 조사대상자가 참여하는 비율이 50%가 넘는 자산형태를 보면 현금보유가 가장 높아 96.8% 가구가 참여하고 있고 보통예금 85.1%, 정기예금 64.5% 퇴직금계좌 53.2% 순이다. 기업채권에 투자하는 가구는 조사가구의 1.3%에 불과 하는 등 도시 가구의 금융, 자본시장에 참여가 저조한 편이다.


     


    북경대학 중국사회과학조사센터(北京大學 中國社會科學調査中心)의 󰡔중국가정동태조사(China Family Panel studies, CFPS)󰡕결과, 중국 가구의 평균 총소득은 3.4만 위안(중위값 2.3만 위안)으로 나타나 국가통계국 주호통계로 본 수치 보다 크게 적게 나타나고 있으며, 서남재경대학 중국가정금융조사연구센터(中国家庭金融调查与研究中心) 조사 등 다른 통계에 비해 중위값이 높아 소득 상위 그룹의 누락이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 조사결과에서 농업가구와 비농업가구의 지역별 통계를 알 수 있는데, 비농업가구의 자산성소득이 점하는 비중이 3.3%로 주호통계 2.7%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상하이의 경우 5.8%로 나타나고 있어 자산의 분포를 주호통계 보다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남재경대학 중국가정금융조사연구센터(西南财经大学 中国家庭金融调查与研究中心)의 󰡔中国家庭金融调查报(2012)󰡕에 따르면 중국 가구의 연평균 소득의 전국 평균치는 52,087위안이다. 이중에서 도시 가구와 농촌가구의 연 평균치는 각각 71,546위안과 27,606위안이다. 이는 국가통계국에서 작성하는 주호통계에 따른 가구당 소득 67,235위안보다 높은 것이다. 중국 가구소득의 불평등 현상이 심각하다. 상위 10% 가구가 전체 가구소득의 56.96%를 차지한다. 이중에서 경영소득의 경우는 76.85%를 점한다. 경영소득의 불평등 현상이 가장 심각하다. 또한 중국 도시가구의 금융자산은 11.1만 위안, 비금융자산은 145.6만 위안으로 총 자산합계는 156.8만 위안이며, 부채총액 10.1만 위안을 제한 순자산은 146.7만 위안이다. 이는 앞서 청화대 조사에서 도시 가구 순자산이 40만 위안 미만이었던 것과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인다. 청화대 조사의 경우 금융자산과 비금융자산 비율이 20:80이었던 것에 비해 서남재경대 조사에서는 금융자산 비율이 7.1%밖에 안 되고, 비금융 비중이 92.9%나 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서남재경대 조사에서 비금융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파악된다. 첫 번째는 청화대 조사와 달리 주택을 90만 위안 정도로 평가한 점이며, 둘째는 생산경영자산을 폭 넓게 조사한 결과이다.


     


     


    3. 가족소비생활의 계층 분화


    가. 중산층의 등장과 소비 유형


    경제의 고도성장이 지속되면서 2000년 이후 중국사회는 도시지역에서 부상하는 중간계층에 주목하게 되었다. 중국사회에서 중간층 담론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무엇보다 중간계층의 확대와 성장은 최근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나타나는 정치사회적 불안정성을 완화하는 안전판의 기제일 뿐만 아니라 이들의 안정적인 소비욕구와 능력은 중국의 내수시장의 확대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층의 특징은 무엇보다 수입방식과 직업특징에 주목하는 바, 신중간계층은 주로 ‘직업중간계층’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정신노동직업은 신중간계층의 중요한 특징으로 이해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계층은 다른 어떠한 계층보다도 그들의 교육적 자원이 중요한데, 교육은 사회적 지위 상승의 확실한 사다리로서 기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커다란 전환의 소용돌이에 직면한 중국사회의 경우에서는 교육을 통한 계층상승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는 더욱 더 그러하다. 따라서 교육적 성취로 자신들의 계층적 이동을 경험한 중간층은 다른 어떤 계층보다도 자녀교육에 대한 강한 열망과 투자를 하는 양상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중국의 중간계층의 특징은 이들의 재산 상황을 통해서도 확인되는데, 이는 특히 중간계층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늠해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척도이기도 하다. 중간계층의 재산소유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대표적인 기준은 주택과 차량 보유 여부로, 중국의 중간계층 역시 주택과 차량을 보유하고 있거나 이미 구비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로 볼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개인서비스 관련 지출이나 자가용 등의 소비는 급속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동차의 대중화는 실현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주택과 함께 자동차의 소유여부는 여전히 중간층의 진입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중국소비혁명에서 중요한 한 가지 변화는 생활필수형소비가 내구재소비품소비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내구재소비품 가운데 일부는 ‘사치품’과 함께 연계되어 있었지만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일부 ‘사치품’들이 계속하여 ‘필수품’으로 전환되는 변화가 확인된다. 계층소비의 차이성은 가정 내구재 소비품의 실제 점유상황으로부터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무엇보다 생활필수형소비에서 내구재소비품의 소비로 전향하는 과정에서 도시중간계층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여타 계층에 비해 스타일리시한 상품이나 여가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으며, 의상 스타일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좀 더 단정하지만 럭셔리하고 우아한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주택소비의 열풍에서도 중간계층은 무시할 수 없는 주도세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여가생활에서도 중간계층은 다른 계층에 비해 적극적이며 참여적인 여가생활의 욕구를 표출하고 있는데, 이러한 차이는 경제상황 및 이들의 생활방식과 큰 관련이 있다.


     


    이처럼 소비생활의 영역에서 중간계층은 품위와 여유, 편의성을 쫒고 있음이 확인된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이들 중간계층의 탄생이 30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생활방식 및 문화적 취향이 구조화되었다고 결론내리는 것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즉 이들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소비문화와 습관, 생활방식이 형성되고는 있지만, 이것이 자신들만의 가족생활과 자녀교육방식에서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간층의 소비양식은 단순히 소유자의 사회적 지위를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의 기능을 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만의 고유성과 생활문화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중국의 중간계층이 자신들의 고유한 생활문화를 어떻게 형성유지,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점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나. 농민공의 소비상황과 소비의향


    2009년 말 톈진사회과학원과 톈진시 유동인구사무실에서 함께 진행한 ‘유동인구설문조사’에 의하면 농민공의 전반 소득은 평균 1,629위안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동시기 조사한 톈진 시 주민과 비교할 때 농민공의 소득은 현저하게 낮다. 소비수준도 월평균 713위안으로 아주 낮다. 이 중 52.9%의 월 소비가 500위안 이하이다. 도시주민의 소비수준은 평균 1392위안이고, 월 소비 500위안 이하인 경우는 29.2%뿐이다. 회귀분석결과 농민공의 주요소비는 가족과 함께 톈진에서 생활여부, 자녀수와 월 소득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성별, 혼인상태는 농민공의 소비의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연령과 생활 상태의 경우 농민공의 소비의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다음세대에 대한 투자를 중시하여 자녀교육이나 자녀결혼소비의향이 강하게 드러난다. 연령이 1세 증가함에 따라 자녀교육 또는 자녀결혼의 우세비중은 각각 1.02배, 1.05배로 된다. 그러나 젊은 농민공일수록 향수를 즐기며 연령이 1세 증가함에 따라 자가용구매 우세는 0.976배가 된다. 즉 연령이 증가할수록 자가용구매 가능성은 감소된다. 가족과 함께 도시에서 생활하는 농민공의 소비의향은 상대적으로 이성적이며 주택구매와 자녀교육소비의향은 홀로 도시에 나와 있는 농민공에 비해 각각 1.623배와 1.58배 높다. 가족과 함께 도시에서 생활하는 농민공의 경우 안정적인 삶과 자녀의 교육문제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4. 주택가격 상승과 도시가구의 경제생활


    주택은 소비재이면서 동시에 자산(투자재)의 성격을 갖는다. 2000년대 이후 도시 가구의 주택 소유권 및 보유형태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면 주택의 상품화가 진전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2000년과 2005년도의 주택 보유방식 자료를 보면 첫째, 2000년에서 2005년 사이에 중국 도시 자가보유 주택(자가건축자택, 상품주택, 서민형주택과 구공유주택 구매를 포함)의 비율이 74.1%에서 77.9%로 3.8%P나 상승했고, 임대주택(공유주택과 상품주택을 포함)비율이 20.55%에서 17.8%로 줄어들었다. 둘째, 상품주택 구매 비율이 8.92%에서 14.1%로 상승했는데 구공유주택 구매 비율은 비율이 23.51%에서 18.3%로 감소하였다. 이 결과를 보면 주택거래시장에 시장화정도가 향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임대에 있어서도 공유주택 보다는 상품주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상품주택의 임대비중도 6.13%에서 11.0%로 올라가는데 공유주택 임대 비율은 14.42%에서 6.8%로 줄어들다(北京大學 中國社會科學調査中心 2012, p. 28). 결론적으로 주택 보유율이 상승하고 구매시장과 임대시장 모두 상품주택으로 전환되고 있어 주택의 시장화가 향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 2011년에 전국가구 현 주택 개인가구 보유율은 84.7%로 중국의 주택 가구 보유율 수준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농촌 농업가구의 보유율은 90.9%로 도시의 비농업가구 76.9%보다 높다. 따라서 도시의 임대 거주비율은 11.2%인 반면 농촌의 임대거주 비율은 1.4%에 불과하다(北京大學 中國社會科學調査中心 2012, pp. 26~27)


     


    주택형태별로 보면 전국 피조사 가구의 42.2%가 단층집에 거주한다(이는 2010년 조사한 결과 50.7%보다 현격치 줄어든 수치이다). 25.2%가 이층집에 살고 19.0%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약 90%의 가구의 현 주택 입주시점은 1980년 이후이지만 2000년을 기점으로 하여 현 주택으로 이사한 시점을 1980~1999년간 혹은 2000년 이후로 구분하여 보면 각각 44.5%와 45.4%를 차지하여 2000년 이후가 약간 높다(北京大學 中國社會科學調査中心 2012, p. 28).


     


    전국 가구의 평균주택면적은 116.4m²이다. 주택 면적규모별로 보면 60~120m²의 가구 비중이 가장 높아 43.7%이고, 다음으로 60m² 이내 가구 비중이 22.8%를 차지한다. 도시와 농촌을 구분하여 보면, 농촌 농업가구 중에서 주택면적이 60m² 이내인 가구 비중은 14.3%로 도시 비농업가구가 당 면적 내 점하는 32.9%보다 훨씬 낮다. 농업가구와 비농업가구 모두 주택면적 60-120m² 규모 주택에 거주하는 비중은 40% 이상으로 거의 비슷하며, 각각 45.2%와 41.9%이다. 대규모 면적이라 할 수 있는 120m² 이상의 규모에서는 비농업가구의 비중이 적은 편으로 농업가구보다 15.2포인트 낮다(北京大學 中國社會科學調査中心 2012, pp. 32~33)


     


    주택 가격은 도시 주민 가구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고 각 지역의 주택가격은 계속해서 변화한다. 그러나 지역 및 다양한 요인에 따라 주택가격은 큰 차이를 보인다. 전국 농업가구, 비농업가구별 주택의 전월 시가 전국 중위값은 각각 8만 위안과 20만 위안이다(北京大學 中國社會科學調査中心 2012, p. 37). 같은 지역으로 경제와 지리조건이 비슷하더라도 주택형태에 따라 주택가격이 차이를 보인다. 아파트가 가격이 비싼 편이며, 단층집과 사합원의 주택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주택으로 인한 부채도 증가하고 있는데, 서남재경대 조사에서는 표본 가구 중 13.4%의 도시가구가 주택구입을 위해 은행대출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도시 가구 중 7.88%는 은행 이외의 경로를 통해 주택을 구입한다. 대출규모 도시가구의 경우 28.39만 위안으로 가구 총부채의 47%에 달하며, 농촌 가구의 경우 대출규모는 평균 12.22만 위안으로 가구 총부채의 32%에 달한다(西南财经大学 中国家庭金融调查与研究中心. 2012). 가구주 연령이 30~40세 사이 가구의 가구 부채가 가장 심각하다. 대출총액의 소득배율이 11.59배에 달한다. 만일 소득 수준이 하위 25% 미만인 가구라면 자신 소득의 32배가 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특히 80년대 이후 출생한 소위 중국의 바링허우(80后)세대가 혼인연령에 접어들면서 이들의 방노(房奴) 현상도 지적되고 있다. 바링허우는 대부분 일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장만하는데 담보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고, 매달 높은 상환금에 시달리게 된다. 주택가격이 2000~2010년 사이 125% 올랐으며 중국 도시주민의 소비수준은 농촌주민 소비수준보다 낮아지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西南财经大学 中国家庭金融调查与研究中心, 2012).


     


    1998년 복지형 배분제도가 폐지되면서 본격적인 주택의 상품화, 사유화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소득증대와 주거 환경개선욕구로 인해 주택수요가 급증하고, 정부도 1998년부터 내수 부양목적의 저금리 정책을 시행하여 도시 가구의 주택구매 욕구를 자극하였다. 자가 보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1인당 주택면적이 증가하고 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도시화의 진전, 2003년부터 시행된 부동산 부양정책, 외국자본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투기, 주택에 대한 경직적 수요 등에 의하여 대도시를 비롯한 중대형 도시의 주택가격이 거듭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일부 도시 가구들은 주택구입을 위한 은행 대출로 집의 노예(房奴)처럼 살고 있다. 이 같은 논의는 최근 중국 도시가계의 소비율이 낮아지고 저축률이 높아지는 것이 높은 주택 및 주거비라는 논의를 뒷받침한다.


     


     


    5. 가족의 변화와 자녀교육 및 노후대비 지출


    가. 한자녀(독생자녀)와 사교육 소비


    한자녀(독생자녀) 정책의 추진으로 대부분 외동자녀를 양육하게 되면서 중국 가정에서 자녀양육 및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2012家庭教育消费白皮书」에 의하면 교육소비가 중국가정소비의 중요항목으로 중국 중산층가정소득의 1/7을 차지하고 있으며. 또한 이 비중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또한 가정소득이 낮을수록 가정교육에 대한 투자비증이 더 높게 나타나, 소득이 좀 낮은 가정(연 소득이 10만 위안 이하)의 교육소비는 연 소득의 17.3%이며, 좀 부유한 가정(연 소득이 30만 위안 이상)의 교육소비는 연 소득의 12%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달 자녀를 위한 가구 소비는 평균 1,370위안으로 그 중에서 교육에 쓰는 지출은 599위안 즉 44%를 차지하며, 특히 대학교 교육과 조기교육 두 단계의 지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입시제도와 관련이 있다. 중국에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입학시험이 실시되고 있으며, 중점학교제도라는 것이 있어서 공립중학교과 고등학교에서 서열이 명확하게 존재한다. 중학교 때부터 유료보충수업, 방과 후 자율학습 등이 학교별로 실시되고 있으며, 도시지역에서는 입학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또 등록금이 비싼 입시명문사립 중고등학교들이 늘어가고 있다(정일명 2012, pp. 10~14). 이처럼 입시경쟁이나 사교육 투자를 하는 이유는 개혁개방 이후 취업경쟁이 가속화되고 개인의 교육수준이 취업경쟁력의 결정적 요인이 됨에 따라 중국부모에게 자녀교육이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자녀들이 각종 학원에 가서 교육을 받는 것이 더욱 보편화되고 있다(이중희, 2007). 또 한자녀(독생자녀) 정책으로 교육열이 높아짐에 따라 공교육 외에 예능, 체육 등 각종 과외교육활동과 조기교육 붐이 일고 있다. 이외에 보습학원과 외국어학원, 민간이 운영하는 명문 사립학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으며 그에 따른 비용 부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지만수 외 2008; 김영란 외 2011, pp. 121~122).


     


    2007년 북경사범대학이 실시한 ‘의무교육단계에서 가정교육지출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의하면 가정교육 지출의 대부분을 학교외의 기구에 지불하고, 초등학교 사교육 지출이 중등학교보다 높다. 중국에서 초등학교 단계는 의무교육이지만 가정의 학교 외 교육지출이 더 많은 것은 사교육의 영향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도시와 농촌의 가정교육 행위가 다른 부분이 확인되는데 위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도시초등학교의 사교육 지출이 농촌보다 2배였다.


     


    󰡔중국도시주민교육의 교육과 취업상황 조사-2004년󰡕조사 수치를 사용하여, 중국 도시학생의 사교육 활동을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薛海平, 丁浩 2009), 도시 재학생 중 55.5%의 학생이 사교육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교육단계별로 보면 초등학교 단계에서 사교육에 참가하는 학생 비율이 73.8%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보통 중학교로 이 단계에서 사교육에 참가하는 학생 비율은 65.6%였다. 보통 고등학교의 사교육에 참가하는 학생 비율은 53.5%였다. 주목할 점은 도시 유치원생의 절반 이상, 취학 전 학생의 절반 이상이 사교육에 참가하는 것이다. 또 고등교육 단계에서도 취업이나 유학준비를 위한 일정 규모의 사교육 현상이 존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학교 교육 단계가 높아질수록, 사교육에 참가하는 학생의 비율은 하락한다. 의무교육 단계 학생이 사교육에 참가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고등학교 교육 단계였으며, 고등교육 단계가 가장 낮았다(薛海平, 丁浩 2009, pp. 40~41).


     


    중국의 경제성장 시기 자녀 교육열과 사교육 소비 지출 확대는 한국의 경제성장기 교육열과 닮아 있다. 산업화 시기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통해 세대 간 빈곤의 전승을 막고, 가족전체의 계층 상승을 위한 전략으로 간주했었다. 그래서 가족의 자원을 모두 자녀 교육에 투자하거나 자원이 부족한 가족은 자녀 중 1명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과 달리 한자녀(독생자녀)이다. 중국의 부모들에게 자녀 교육에 대한 열망은 더 심각한 수준으로 발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도 사교육 소비 지출이 지역에 따라, 소득계층에 따라 격차를 보이고 있어 세대 간 빈곤의 전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에 있어서는 평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이러한 사교육의 빈부격차의 조장과 확대된 소극적 작용에 대해서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중국사회에서 그 유지와 전승 작용은 점점 더 커지고 완고해지고 있다. 따라서 사교육을 일정 범위내로 제한하고, 정규학교 교육 시스템 및 인재 평가와 선발 기제를 개혁하여 이 시장 활동의 부정적 작용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나. 고령화와 노후대비 지출


    중국 광대(光大)은행이 2013년 5월 전국 36개 은행지점과 700여 개 은행분점에서 3,000여 명의 고객을 대상을 설문조사를 시행하여 발표한 양로소비지수 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의 노인들이 현재 생활수준을 유지하는데 월 평균 2,000~4,000위안의 양로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 조사 결과에 의하면 노년층의 지출은 식품과 의료보험의 비중이 가장 높고(10~20%), 가사서비스, 주택비용, 전기수도 및 교통, 통신 지출은 각각 5~1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노년기에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며, 특히 의료비 지출 증가에 따라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후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위한 준비 및 정책적 지원은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먼저, 중국의 양로보험제도는 전통적인 ‘단위보장제’ 형태에서 ‘사회보장제’로 전환되는 과정이며, 국가-단위-개인 간 책임을 공동으로 분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도시에서는 기업 직원 기본양로보험제도, 국가기관 및 사업단위 양로보험제도, 도시 주민 양로보험제도가 실시되고 있고, 농촌에서는 신형 농촌양로보험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보험료 및 보험급여 수급은 가입한 보험제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며, 전반적으로 도시의 양로보험 급여수준이 농촌에 비해 높다는 특징이 나타난다. 한편, 현재 중국인들의 연금가입률은 높지 않은 편으로, 2008년 기준 도시근로자의 실질 연금가입률은 기초양로보험 28%, 농촌양로보험 7%, 공무원연금 5% 등 모두 합쳐 4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Impavido et al. 2009; 재인용: 원석조 2012, p. 119). 또한 사회보험에 납부하는 금액이 전체 소득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중국의 노인세대는 자신과 가족의 지원으로 대부분의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으며, 공적연금제도 등의 수혜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적인 가치관에 의해 노후에 자녀로부터 돌봄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한 노인세대의 경우, 특별히 자신의 노후생활을 위해 저축 등을 통해 준비하기 보다는 자녀교육 등에 투자한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한 자녀정책 시행 이후 부모가 자녀양육에 투입하는 자원 및 책임이 확대되는 ‘경로중유(輕老重幼)’ 현상이 나타나면서 실질적으로 자녀세대가 노부모를 부양할 경제적 자원이 부족해짐에 따라 중국 노인의 노후 경제적 상황이 악화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비 노인세대의 경우, 사회보장제도의 변화에 따라 공적 연금체계에 가입하는 중국인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변화하는 사회‧제도적 환경, 가치관 등에 따라 노후준비를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어떻게, 얼마만큼 노후준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중국 연구는 아직 활발히 진행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일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퇴직금 계좌 및 기업 연금에 불입하는 비중이 평균적으로 전체 자산 대비 각각 3.1%, 0.56%로 나타나 현재로서는 경제적으로 노후준비를 적극적으로 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2010 中国消费金融调硏报告󰡕2012, p. 9). 또한, 부모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함과 동시에 자녀양육으로 상당수준의 소비를 하는 중장년층의 중국인들은 자원의 부족으로 사실상 노후준비를 충실히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한국과 유사한 특성이다.


     


    한편, 노후 경제상황은 지역(도농)과 계층 간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농촌의 경우 도시에 비해 사회보장제도가 덜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의 노인들은 여전히 가족에게 의존하는 비율이 높고, 이에 농촌에 부모가 있는 자녀들의 경우 수입 중 일부를 부모에 대한 경제적 지원으로 지출하고 있다. 그러나 높아지는 가구재생산비용, 주택비용, 자녀교육비의 상승 등으로 부모부양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계층이 출현하고 있으며, 농촌 역시 더 나은 수입원을 찾아 도시로 이동하는 청장년 세대의 증가로 인해 농촌에 잔류하는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있어 노인 부양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계층 간 차이의 경우,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기본 양로보험 가입률이 높고 수급액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6. 정책적 시사점 및 한국에의 함의


    중국의 경제성장은 중국인 가구의 소득수준과 소비지출 수준을 동시에 높여주었으며, 자산의 규모도 증가하였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가구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서 가족의 경제생활 규모가 커지고, 소비지출의 규모와 내용이 다양화되고 있다.


     


    다른 한편 개혁개방이후 중국의 경제성장은 사회주의의 기본계급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지역 및 계층간 격차의 심화와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 가능성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중간층 역시 다양한 직업군의 성장과 더불어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새로운 사회계층으로 중산층, 중간계층의 형성과 구성, 그 성장추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현재 중국 내수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만큼 이들 계층의 소비 생활은 일종의 생활양식으로서 구분되는 특징 또한 부분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계층구조의 변화와 함께 구매력을 구비한 사회계층의 성장과 더불어 주택시장의 자유화에 따라 주택이 투자재로서 기능하게 되면서 자산투자가 일어나면서 부정적인 결과로 주택구매로 인한 부채도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소비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는데, 소비활성화가 일어나지 않는 배경에는 주택구매를 위한 저축, 소비억제 등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또, 개혁개방기 이후 중국의 가족은 소자녀화와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가족의 소비 이슈가 바로 한자녀(독생자녀)에 집중된 교육투자와 노후대비 소비이다. 소황제라 불리우는 한자녀(독생자녀)의 교육문제는 중국 부모들이 모든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이며 이로 인하여 사교육을 포함한 교육소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 노후대비 또한 사회보장제도의 미흡함에 대한 우려도 이슈로 등장하는 문제이다. 이에 개혁개방 이후 고도성장으로 인한 중국가족소비의 특징적 변화가 갖는 함의와 정책적 시사점에 대하여 소비생활의 계층분화, 주택문제, 자녀교육문제, 노후보장문제로 각기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가.중국 중산층 가족 소비 수요에 대한 적극적 대응기제로서 수출전략 기획


    중국 중간층 형성의 역사는 대단히 짧지만, 그 성장세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간층만의 고유한 생활양식이나 취향이 다음 세대로 전승될 만큼 확고하게 형성되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적어도 농촌이나 대도시 중하류층과는 다른 소비스타일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계층은 비교적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일정한 소비가 가능한 소득구조를 향유하고 있는 만큼 경제성장이 현 수준으로 지속될 경우 이들의 소비여력은 향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관련 연구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기존의 가격경쟁력이나 내구력을 우선시 하던 단일한 소비패턴이 점차 분화하고 있다. 특히 도시의 중간층의 경우 세련된 디자인이나 우아한 도시생활에 적합한 것들을 쾌적한 공간에서 소비하고자 하는 성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건강한 생활이나 다양한 여가활동에 대한 욕구 또한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다. 더욱이 이들이 소비한 가정소비내구재 품목 역시 다양화되고 점차 고급화되고 있는데, 이는 가족생활에서 적극적인 소비와 여가활동이 기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환은 80년대 이후 핵가족 이미지의 부상과 함께 소비의 단위로서 가족이 강조되어온 우리사회의 변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우리사회가 경험해온 다양한 소비욕구의 변화를 세계화된 상품수요와 결합하여 중국시장에 선보일 필요가 있다. 더욱이 중국 역시 한자녀 정책으로 자녀에 대한 투자와 소비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유아 및 아동의 발달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교구로부터 안전하고 위생적인 먹거리는 물론 부모와 자녀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여가문화 콘텐츠의 생산 및 수출로 우리의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나.주택가격 급증으로 인한 소비위축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 구비 필요


    중국의 주택시장의 자유화로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팡누’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즉 중국의 주택구매관련 대출시장이 활발하지 못한 상황에서 거의 대부분 대출을 받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그들의 총대출 규모는 28.39만 위안으로 가구 총부채의 47%나 된다. 이는 일반 도시가구의 경우는 주택 구입 및 보유가 곤란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가의 주택을 구입하려면 장기간 상환해야하는 은행담보대출이 필요하며 이는 가계의 부채를 늘린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중국 도시가구의 소비성향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높은 주택가격 및 주거비 때문이라는 논의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중국 가구의 소비성향 위축은 앞서 살펴본 중산층의 새로운 소비욕구 성장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띠라서 중국의 내수 소비시장에 대한 전망에서 이러한 소비성장 위축의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다. 교육소비 지출 확대와 교육 기업 투자 진출 가능성 검토


    한자녀(독생자녀)에 대한 중국 가구의 소비지출 확대는 한국과 유사하게 사교육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현재 교육열은 한국이 경제성장기 교육열풍과 유사하다. 이에 한국의 다양한 사교육시장의 경험이 중국에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한 중국에서 온라인시스템을 활용한 사교육 진출 등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업투자 기획시 중국에서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에 대하여 사회적 문제로 적절한 정책적 대응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현실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라. 노후 소득보장 및 돌봄문제 대응에 관한 노하우 공유 및 전승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가족은 소자녀화와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가족의 소비 이슈가 바로 한자녀(독생자녀)에 집중된 교육투자와 노후대비를 위한 소비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급속한 고령화 및 사회보장체계의 변화로 인해 노인문제가 주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으며, 전통적 가정양로 형식 및 노인 부양관이 변화함에 따라 중국에서도 노인돌봄이 주요한 가족 및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향후 중국에서도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와 더불어 장기요양서비스, 노후설계 서비스 등의 욕구 또한 커질 것으로 판단되므로, 우리나라에서 시행중인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및 기타 노후설계 서비스가 중국에 중요한 함의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구사회학적 변화 및 가족가치관의 변화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중국에서도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고 싶어도 부양할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므로 지역사회 중심의 장기요양서비스 체계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노후준비는 경제적 준비 외에도 다양한 영역(예: 신체적, 사회적, 심리‧정서적 영역 등)에서 이루어져야 하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활용되고 있는 노후준비지표 등을 중국의 상황과 맥락에 맞게 수정하여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의 중산계층은 다른 계층에 비해 소비수준이 크게 높을 뿐 아니라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의복, 통신, 교통, 가전제품/가구, 문화/여행/오락 등 관련 지출이 두드러지며, 교육소비나 노후대비소비에 대한 욕구 또한 다른 계층에 비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중간계층의 확대는 안정적인 소비욕구와 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활문화양식을 선도하고 중국시장의 구매력을 추동하는 중심 집단의 등장을 의미하며, 이들의 분화와 소비양태를 다각적으로 분석한 본 연구의 결과는 향후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상당한 함의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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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사회변동과 가족(Ⅰ) -도시이주 농민공 가족을 중심으로

    1. 중국 농민공 가족문제 연구의 필요성70년대 중반부터 추진된 중국의 산업화 결과, 중국의 도시 농촌 사회의 가족구조와 가족, 혼인제도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중국사회 변동과정에서 가족의 변화 양상과 정책적 대응 등의 주제는 최근 중..

    김영란 외 발간일 2012.12.31

    경쟁정책, 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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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요약  


    제1장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가. 연구의 배경 
    나. 연구 목적 
    2. 연구내용 및 방법 
    가. 연구내용 
    나. 연구방법 
    3. 연구의 제한점 및 의의 


    제2장  중국의 산업화와 농민공 가족의 등장 
    1. 중국의 산업화와 농민공 
    가. 농민공 개념 
    나. 농민공 출현 배경: 산업화와 잉여노동력 
    다. 중국 도시화의 특징: 도시화 없는 산업화와 호구제도 
    라. 최근 농민공 현황 
    마. 유동인구의 유입지: 동남연해 도시벨트 
    2. 산업화 과정과 호구제도의 변화 
    가. 산업화와 직업이동 
    나. 산업화 과정과 호적제도 개혁 
    다. 호적제도 개혁의 문제점 
    3. 농민공 가족의 등장 
    가. 농민공 및 자녀 일반 현황 
    나. 농민공의 일자리 및 사회보장문제 
    다. 농민공 가족과 자녀교육문제 


    제3장  구술생애사로 본 농민공  가족: 분거와 동거의 반복 
    1. 농민공 가족관련 선행연구 검토 
    2. 농민공 가족의 현실 
    가. 농민공 가족의 현실 - 1세대 농민공 
    나. 농민공 가족의 현실 - 2세대 농민공 
    3. 요약 및 소결 


    제4장  농민공의 가족문제와 대응 
    1. 농민공의 가족문제 
    가. 가족의 의미와 형태 변화 및 가족관계 
    나. 양로문제 
    2. 대응방안 모색 
    가. 중국 정부의 농민공 문제 대응 방안 
    나. 농민공 가족생활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 모색 필요 


    부록 


    참고문헌 

    닫기
    국문요약

    1. 중국 농민공 가족문제 연구의 필요성
    70년대 중반부터 추진된 중국의 산업화 결과, 중국의 도시 농촌 사회의 가족구조와 가족, 혼인제도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중국사회 변동과정에서 가족의 변화 양상과 정책적 대응 등의 주제는 최근 중국에 대한 연구에서 주요한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 김영란외(2011)는 “중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국의 가족생활의 변화내용을 가족의 소규모화와 가족 형태의 다양화, 혼인 개념 및 혼인제도의 중요성 약화, 경로중유(노인경시, 아동중시)의 부모자녀관계와 가정양로 약화, 도시와 농촌가정생활의 차이 심화 등”으로 요약정리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중국 가족변화에서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집단이 바로 농민공이다. 유동인구는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에 의한 중요한 산물 중의 하나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 중국에서 농촌지역에서 도시로의 인구이동은 ‘호구’제도의 실시와 더불어 엄격히 제한되었다. 1958년 법제화된 호구제도에 의해 모든 중국인은 출생지의 호구에 따라 농민과 비농민으로 분류되었다. 농업호구 소유자는 인민공사 및 생산대를 통해, 비농업호구 소유자는 단위를 통해 국가의 통제를 받았다. 국가가 지원하고 관리하는 교육, 의료, 주택, 직장 등 각종사회복지혜택은 호구에 의거하여 분배되었다. 그러나 덩샤오핑에 의해 추진된 일련의 경제 개혁정책은 농촌에서 도시로의 인구 이동을 가능하게 하였고, 농촌 유휴노동력의 도시유입을 촉진시켰다. 그 결과, 2011년 중국의 총인구는 1,347백만 명이며, 유동인구는 271백만에 이른다고 한다. 또 전국농민공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2011년 중국 전국에서 농민공은 총 25,278만 명이며, 이는 2010년에 비해 4.4%(1,055만 명) 증가한 규모이다.
    농촌 인구의 도시이주는 산업화를 경험한 모든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도시화 과정에서 가족단위의 이동과 더불어 가족원 일부의 도시이동과 가족재결합은 한국사회도 경험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가족분거, 지리적 광대함으로 인한 별거부모와 자녀간 물리적 접촉의 제한 등 중국 농민공 가족에게 나타나는 현상들은 이들의 가족생활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즉 동거동재로서의 가족기능 상실, 경제적인 목적에서의 이주와 장기간의 독거, 별거 등에 따른 가족관계 등은 가족의 경제적 기반을 확보함으로서 얻은 가족 안정성과 별개로 또 다른 가족위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현재 농민공 가족의 자녀교육 및 노인부양은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고 있으며 관련정책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는데, 호구제도, 의무교육제도 및 사회보장제도 등이 그것이다. 이외에도 농민공 집단내부에서 1세대 유동집단과 신생대 집단으로 세대분화도 발생하고 있다. 또 향후 농민공 가족도 경제적 이득 추구와 더불어 삶의 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도시 이주 농민공 가족의 구술생애사를 통해 농민공가족의 현실에 대해 살펴보았다.
    2. 중국 도시 이주 농민공 가족 문제 발생의 배경
    중국농민공은 중국의 독특한 호구제도에 의해 생겨난 개념이다. 중국의 국민은 도시호적과 농촌호적으로 구분되어, 취업, 의료, 교육 등 다양한 측면에서 도시호적을 지닌 도시주민은 농촌호적을 지닌 사람보다 우대되고 있다. 농촌호적 보유자가 도시로 이주하여 제조업, 서비스업 등 비농업부문에 고용되어도 농촌호적에서 도시호적으로 전환이 매우 곤란하다. 중국에서는 농촌호적을 보유한 도시의 비농업노동자를 ‘농민공’이라 한다. 그들은 도시의 工人(노동자) 즉 공장노동자로 일하지만, 사회적 존재로서의 신분은 여전히 ‘농민’ 즉 농업노동자에 가깝다. 전통적 의미의 도시주민과 농민에 비하면 그 중간에 있는 농민공의 생존상태는 매우 독특하다. 고향 즉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비농업 취업을 하게 되어도 도시주민이 되지 못한 채 농민공으로 분류되는 수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사회주의 시기 중국의 산업화는 중공업을 우선으로 하여 도시부문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희소한 토지자원을 지닌 중국농촌의 막대한 과잉인구는 농촌의 비농업화, 산업화에 이용될 수 있는 잉여노동력을 배출한다. 잉여노동력은 농촌에서 비농업화, 산업화, 도시화를 추동하는 요인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잉여노동력의 자유로운 도시이주가 호구제도를 통해 엄격히 제한되어 왔다. 개혁개방 이후 1984년부터 임시이주가 허용되어 농촌에서 도시로 취업하는 임시취업자(농민공)이 양산되기 시작하는데 그 원천은 잉여노동력이다. 개혁⋅개방시기에 들어 과거 중공업 우선발전 전략을 수정하였다. 하지만 도시와 농촌간에 분할된 요소시장은 현재에도 완전히 통일되지 못하고 있다. 인구이동을 예로 들면, 농촌주민이 도시에서 직업을 갖는 것을 더 이상 제한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 유지되고 있는 호구제(戶口制)하에서는 도시호적과 농촌호적으로 구분된다. 대도시에서는 정식 도시호적을 지니지 못하고 잠주증(暂住证⋅임시거주증)을 갖고 있는 ‘외지인’을 차별화한다. 도시에 거주하는 농민공(农民工, 도시에서 일하는 농촌호적의 근로자)은 도시주민이 누리는 공공서비스(특히 자녀 교육과 의료)를 누릴 권리가 없다. 유동인구인 농민공이 도시에 장기간 거주하기도 곤란하다. 인구가 도시화하는 것을 장애하는 요인이다. 도시에 따라 다르지만, 농촌인구가 도시호적을 취득하려면 일정기간(3~5년) 이상의 취업, 주택의 구입 또는 납세(창업하여 최근 3년간 10만위안 이상 혹은 최근 1년 5만 위안이상) 조건 등을 충족해야 한다. 호구제도의 단점은 분명하지만 개혁은 쉽지 않다. 최대의 곤란은 공공서비스의 제공이다. 사회적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농민공이 낮은 직업을 갖게 되는 이유는 호적차별과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호적제도는 농민공의 취업문제를 연구하는데 있어 특수한 요인이다. 만약 호적제도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농민공이라는 신분 때문에 도시에서 낮은 직업만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호적제도로 인해 도시부문의 복지는 주로 도시주민에게 제공된다. 또 농민공들의 개인능력이 부족하여 농민공은 도시 공유부문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또 현행 호적제도 아래에서, 농민공은 농촌과 도시에서 관리 받지 못하는 비농비공(非农非工)의 상태에 놓여 있는데, 이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농민공의 사회적인 지위가 낮기 때문에 범도농의 이원구조로 인해 외래농민공 및 그 가족은 도시호적을 지닌 사람들과 동등하게 취업, 치료, 취학, 주택, 사회보장 등의 권리와 대우를 받을 수 없게 되었고, 자녀교육문제도 심각하다. 농민공의 학력수준은 비교적 낮으며 대부분이 중학교학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학력수준은 남성보다 훨씬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자녀들에게도 낮은 학력이 대물림되고 있다. 중국의 의무교육은 기본적으로 9년이지만 농민공 자녀는 일부만이 진학한다. 낮은 학력과 직업의 불안정으로 생활방식 및 소비행위가 도시화하기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또, 농민공 자녀의 취학난, 높은 학비로 인한 미취학자의 증가로 부모와 떨어져 농촌에서 지내는 자녀들의 교육 및 심리상의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2. 농민공 및 자녀 현황
    1) 농민공
    2011년 중국 전국에서 농민공은 총 25,278만 명이다. 이 중에 외출 농민공은 62.8%이며, 원고장 출신 농민공은 37.2%이다. 외출 농민공 중 단신 외출 농민공(농민공 혼자 외출하는 경우)은 79.3%, 가족동반 외출 농민공은 20.7%이다. 이는 2010년에 비해 각각 3.4%, 6.8% 증가한 것으로, 최근으로 올수록 가족과 함께 이주하는 농민공이 증가하고 있다.
    성별로는 남성 농민공이 65.9%, 여성 농민공이 34.1%로 남성 농민공이 2배 가량 많다. 연령별로는 16-20세 6.3%, 21-30세 32.7%, 31-40세 22.7%, 41-50세 24.0%, 50대 이상이 14.3%로, 청장년비율이 높다. 그러나 40대 이상 농민공 비율이 2008년 30.0%에서 2011년 38.3%로 늘어나는 등 상대적으로 장년층 농민공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농민공 평균 연령도 2008년 34세에서 2011년 36세로 증가하였다. 농민공의 혼인지위를 살펴보면, 기혼자 비율이 전체의 73.4%로, 원고장 농민공의 경우, 90.2%가 기혼자였던 반면 외출 농민공 기혼자 비율은 58.2%로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이는 원고장 농민공의 평균 연령이 외출 농민공보다 12세 더 많기 때문인데, 원고장 출신 농민공 중에 40대 이상인 경우는 60.4%인데 반해, 외출 농민공 중 40대 이상은 18.2%에 불과하다.
    농민공의 교육수준은 중학교 졸업 정도가 61.1%로 가장 많고, 초등학교 졸업자(14.4%), 고등학교 졸업자(13.2%) 등의 순으로 나타나 대체적으로 낮은 교육수준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30세 이하 젊은 농민공의 경우, 중등전문학교 이상의 학력을 지닌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최근으로 올수록 농민공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농민공은 주로 제조업, 건축업,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제조업 종사자 비율이 36.0%로 가장 높고, 다음이 건축업(17.7%), 서비스업(12.2%)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건축업 종사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2008년 건축업 종사 농민공은 13.8%에 불과하였으나, 2011년에는 17.7%로 증가하고 있다.
    농민공의 종사상 지위는 대부분 임금근로자(피고용인)로, 자영업자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외출 농민공의 경우, 피고용인 종사 비율과 자영업자 비율은 각각 94.8%, 5.2%로 피고용인 신분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원고장 출신 농민공의 경우, 자영업자의 비율이 28.1%로 상대적으로 높으나, 피고용자 신분이 대체로 많다. 자영업자 농민공들은 주로 도소매업(39.2%)이나 교통운수․저장 및 우정업(17.8%)에 종사하고 있으나, 최근 농민공 중 자영사자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낸다. 실제로 2011년 원고장 출신 및 외출 농민공 고용인 비율은 2010년에 비해 각각 9.4%와 4.4% 증가한 반면, 자영업자 비율은 각각 2.1%와 11.8% 감소하였다.
    외출 농민공의 동일 직업 평균 근무기간은 2.7년으로, 1년 미만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비율은 22.7%, 1-2년 43.1%, 3-5년 20.9%, 5년 이상은 13.3%이다. 이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16-20세 농민공의 경우 동일직업에 5년 이상 종사하는 비율이 1.3%에 불과하여 이직율이 매우 높다. 21-30세 7.6%, 31-40세 22.3%, 41-50세 24.5%, 50세 이상은 21.9%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동일 직업 종사 비율이 높아서 연령이 높을수록 이직률이 낮음을 알수 있다. 직종별로는 기업관리자, 개인경영자 및 전문기술자가 동일한 직업에 5년 이상 일하는 비율이 서비스업, 생산이나 운수설비 조작 종사자에 비해 높다.
    2) 농민공 자녀
    농민공의 자녀 수는 주로 거시적인 추산과 미시적인 조사에 근거하여 산출되어 왔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농민공의 자녀는 농촌에 남아있는 유수아동과 부모와 함께 유동하는 자녀로 구분된다. 기존 관련 통계들을 통해 대략적인 농민공 자녀의 수와 규모를 파악해 보면 농촌의 유수아동은 2000년에 2,443만 명, 2005년에는 5,861만 명이었으며, 의무교육단계의 유수아동은 2011년 현재 2200.32만 명(초등학교 1436.81만 명, 중학생 763.51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유동아동의 규모는 2003년 11월, 국무원 여성아동사업위원회와 전국부녀자연합이 2000년도의 제5차 전국인구통계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유동인구 규모는 1억명을 초과하였으며, 그 가운데 18세 이하의 유동아동은 1,982만 명으로 유동인구의 19.82%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들 중 호적이 농업형인 청소년은 74%로, 이는 곧 부모를 따라 도시에 들어온 유동인구의 자녀가 1,500만명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이들의 43.8%가 의무교육단계의 아동(6-14세)이었으며, 만 15-18세가 28.8%를 차지해 의무교육단계에 있는 유동아동이 868.12만 명이 넘으며, 의무교육연령대에 도시에 들어간 농민공의 자녀들은 643.4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또 2005년의 1% 인구샘플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 가운데 유동인구는 1.4735만 명에 달하는데, 이를 제5차 전국 인구통계의 인구구성(총인구 중 14세 이하 아동 비율 25.52%, 6세-14세 아동 비율 18.04%)에 따라 계산하면, 유동인구의 자녀수는 약 3760만 명이고, 6-14세의 학령기 아동은 약 2658만 명으로 추산된다.
    유수아동의 교육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주목해야 할 사항은 바로 낮은 의무교육 이수율로, 초등학교를 제외한 모든 학년급에서 매우 낮은 취학률을 보이고 있다. 유수아동들이 9년 의무교육 전 과정을 이수하는 비율이 낮은 이유는 유수아동들의 보육실태와 밀접하게 관련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외지에서 취직하는 농민들은 그들의 자녀를 노인이나 친지, 친구에게 부탁하게 되는데, 이들 대리 돌봄자들의 대부분은 유수아동에게 충분한 돌봄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며, 특히 조부모가 돌보는 경우, 대부분 유수아동의 학업을 지도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또 유동아동의 경우 호구의 문제로 교육기회의 불리함이 있었다. 이에 중국정부는 농민공 자녀의 의무교육 문제와 관련하여 2006년부터 농민공 자녀들이 도시의 어린이들과 동등하게 의무교육의 혜택을 받도록 지원하는 제도적 노력이 이루어져왔으나, 국가지침과 실행의 불일치 및 지역차이 의무교육제도의 한정성(미취학아동의 보육과 고등학교 대학 등 진학의 세부적 문제) 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문제로 남아 있다.
    4. 구술생애사를 통해본 중국 도시이주 농민공의 가족생활
    1) 구술생애사 조사
    중국의 농민공은 이주를 통한 가족형성, 해체경험 등을 공유하면서도, 이주지역 및 종사 직종에 따라 집단 내의 상이성 또한 크게 나타난다. 이는 양적 조사 방법으로는 중국의 농민공의 다양한 가족생활 특징 및 문제를 파악하는데 제약이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구술생애사 방법을 활용, 제한된 시간 동안 최대한 다양한 사례에 접근을 통해 중국 도시이주 농민공 가족생활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인터뷰이 발굴과정을 보면 농민공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농민공은 주로 일용직으로 건설현장에서 일하거나, 식당 등 서비스업, 가사도우미 등을 하고 있다. 또 사전에 인터뷰 섭외를 하고 약속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집단이다. 이에 식당 등 서비스업종 종사자나, 가사도우미 등의 경우 베이징(北京) 현지통역자의 인맥을 동원하여 섭외하였다. 또 연구진과 통역자가 베이징(北京) 지역의 건설 현장을 방문하여 즉석에서 인터뷰를 요청하여 허락을 받고 진행하기도 하였다. 또 인터뷰에 응한 농민공에게 부탁하여 소개를 받아서 인터뷰를 하기도 하였다. 톈진(天津)의 농민공은 연구진과 인맥이 있는 기업체에서 농민공을 주로 고용하고 있어 소개를 받아서 진행하였다.
    총 14명을 인터뷰하였으며, 인터뷰 당시 베이징(北京) 거주자 10명, 톈진(天津) 거주자 4명이었다. 연령과 성별로 보면 40대 남성이 4명, 40대 여성이 1명, 30대 남성이 1명, 30대 여성이 4명, 20대 남성이 3명, 20대 여성이 1명이다. 혼인상태로 보면 기혼자가 11명이며, 이혼한 남성이 1명 있고, 미혼인 남성과 여성이 각각 1명씩 있다. 이들의 출가 당시 상황을 보면 미혼으로 단신 이주한 남성이 3명, 미혼으로 단신 이주한 여성이 1명이다. 나머지 10명은 결혼 후 부부동반 이주, 또는 결혼 후 남편 단신 이주 등의 방식으로 이주한 사례이다. 또 사례자 중 아들과 아버지를 인터뷰한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아들이 먼저 베이징(北京)으로 이주하였고, 부모가 인터뷰 1년 전에 베이징(北京)으로 와서 일하고 있는데 베이징(北京)에서도 분거하고 있다.
    2) 도시이주 농민공 가족생활 : 분거와 동거의 반복, 멀어지는 가족들
    중국 농민공 가정 관계에 대해 단신출가형, 형제자매출가형, 부부별거형, 부부자녀별거형, 전가족출가형 등 5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李强, 2012:145-156). 이러한 유형 구분은 농민공의 가족 구성원 중 누가 먼저 출가하는가, 가족 구성원 중 떠난 자와 남은 자가 어떻게 구성되는가에 따른 구분이라 하겠다.
    이러한 5개 가정 유형은 상호 연결되어 있다. 즉 인터뷰한 농민공들의 사례를 보면 농민공 혼자 외지에 취업하고 일을 잡은 후에 부인을 불러낸다. 그러면 부부와 자녀가 별거하는 유형이 되는 것이다. 또 자녀가 어릴 때 일부 농민공 가족은 자녀가 함께 도시에서 살다가 중고등학교 입학시기에 자녀를 호구지로 돌려보낸다. 부부가 자녀를 농촌에 두고 도시로 와서, 각자 일터에서 제공하는 숙소에서 생활하며, 주말부부로 살아가는 사례도 있다. 미혼의 아들이 도시로 이주하여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서 자녀는 농촌의 부모님에게 보내고 부부가 도시에서 일한다. 또 미혼의 아들이 단신 이주하여 생활하다가 형제를 불러내고, 부모님도 불러낸다. 가족은 처음에는 분리되어 살아간다. 또 다시 합쳐서 살다가, 분리되고, 같은 도시에 거주하여도 분리되어 살아가는 상황이 지속 반복된다. 그리고 간혹 어떤 농민공들은 노력 끝에 도시에서 안정한 생활을 시작하고 전 가족을 도시에 모으게 된다. 그러나 가족 모두가 도시로 이주할 수 있는 농민공은 너무 적다.
    이러한 가정유형 구분이외에 세대에 따라 1세대(第一代)와 2세대로 구분하기도 한다. 1세대 농민공은 농촌에서 농사를 지은 경험이 있다가 돈을 벌기 위하여 도시로 일하러 온 경우로, 대체로 40대 이상이고, 농촌에 토지를 가지고 있는 세대를 의미한다. 1세대 농민공 가운데는 고향으로 회귀한 경우도 있으며, 이들 세대가 도시에서 낳아서 성장한 자녀세대가 2세대 농민공중 일부를 이룬다. 2세대 농민공은 신생대(新生代)라고도 불리며, 1세대 농민공의 자녀세대와 농촌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농사경험없이 바로 도시로 이주한 세대를 포괄한다. 최근 농민공 집단의 세대 분화가 일어남에 따라 1세대와 다른 신생대 농민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011년 중국국가통계국 조사결과에 의하면, 중국의 신생대 농민공은 총 8487만 명에 달하며, 외출농민공 총수의 58.4%로 외출농민공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또 1세대 농민공과 비교하면, 신생대 농민공의 교육 수준은 더 높고, 농업에 벗어난 순수한 2차, 3차 산업에 종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생대 농민공들은 취업과 일자리 문제, 낮은 임금수준, 도시에서의 주택문제 등 1세대 농민공과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다(国家统计局住户调查办公室,2011,新生代农民工的数量,结构和特点). 또 최근 중국 내 이주가 개인 이주에서 가정화 이주로 바뀌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이런 변화에 따라 이민요구의 질과 양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하는 연구결과도 있다. 즉 가정화 이민에 따라 생활 근거지의 전환, 이에 따른 전출지 가족의 위기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陆文荣, 2011, 家庭化移民:挑战与应对)
    중국의 인구 이동에 따른 농민공 문제는 가족구성원 간의 분거와 동거의 연속적 변화, 세대간 분화 발생, 개인이주에서 가정단위의 이주 요구 증가 등 가족생활의 현실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이는 농민공 문제를 노동력 문제의 관점에서 더 나아가 산업화라는 사회변동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족변화 문제로 넓게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해준다.
    본 연구에서 실시한 도시이주 농민공 14명의 사례를 분석하여 이들의 가족생활을 살펴보면 위의 가정유형 구분이나 세대에 따른 차이등을 발견할 수 있다. 1세대 농민공은 9명, 2세대 농민공은 5명이며 모두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거나 장기간 떨어져 살았던 경험이 있다. 1세대의 후란란은 부모자녀 분거가 장기화 되면서 아이들이 부모를 낯설어하고, 쉬펑은 자녀와 함께 도시로 이주하였으나 교육비 등의 문제로 다시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이다. 남성 가장은 단신으로 먼저 이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양위샤의 가족은 남편이 먼저 도시로 이주하고, 양위샤가 아이들을 두고 도시로 나오고, 다음 고등학교를 졸업한 딸이 도시로 나오는 순차적인 이주 경로를 보이고 있다. 쉬에준은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에서 국영기업에 다녔으나 기업의 도산으로 고향을 떠난 사례이다. 쉬에준의 부인은 고향의 다른 도시에서 일하고, 아이는 고향에서 부모님과 살고 있는 한가족 3곳 살림을 하는 사례였다. 아들이 쉬에준이 있는 도시의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어 같은 도시에 있지만 아버지 쉬에준과 떨어져 산다. 쉬에준이 직면한 현실은 부부 중 1인이 직장을 퇴직해야만 가족이 모두 모여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문제로 퇴직을 하지 않고 모두 헤어져 살고 있는 가족이다. 신혼기에 이주한 천바이리는 다른 도시이주 농민공과 달리 자녀를 직접 양육하면서 데리고 살았다. 아이들의 정서적 문제를 걱정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고향에서 아이를 돌봐줄 부모라는 사회적 자원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천바이리와 동일하게 우베이는 신혼기에 자녀를 데리고 온가족이 도시로 이주하였으나 자녀 교육비 부담 등으로 인해 다시 고향에 보냈고 방학에만 아이들이 베이징으로 와서 만나고 있다. 우베이는 의무교육제도의 개혁 등으로 도시호구가 없더라도 초등학교에 입학은 할 수 있어서 베이징에 데리고 있었으나, 상급학교 진학시 교육비 부담 등으로 인해 다시 고향으로 돌려보내게 된 경우이다. 다음 40대중반에 고향의 경제여건 악화로 어쩔수 없이 베이징으로 이주한 왕신원은 늦은 이주를 후회하면서도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왕신원에게 도시 이주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게 해준 일이지만 도시생활은 낯설기만 하고 고향을 늘 그리워한다. 그리고 자녀와 동거와 분거를 반복하는 가족이 있다. 리밍밍은 2명의 자녀중 1명만 데리고 이주했고, 다시 나머지를 베이징으로 데리고 나왔으나, 다시 아이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낸 사례이다. 또 란쯔셩은 아이들을 두고 나왔다가 다시 동거했으나 상급학교 진학 문제로 다시 고향으로 보내고 지금은 방학에만 만나고 있다. 이처럼 도시로 이주한 농민공은 국가의 정책에 따라 가족 생활을 조정하면서 살아나가고 있고 분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가족이 먹고 사는 경제적 형편이 나아졌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2세대 농민공 사례를 보면 대부분 10대에 도시로 이주하여 생계를 위한 노동을 시작하고 있다. 단 20대 미혼여성 1명만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부담없이 일해서 번 돈을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면서 도시생활을 즐기고 있다. 10대에 생계를 위해 도시로 이주한 우홍추안은 도시에서 소개받은 여성과 결혼했으나 장기간의 별거로 인해 결국 이혼하고 또다시 홀로 지낸다. 10대부터 계속 노동을 해온 로우쯔는 늘 가족과 떨어져 지냈으며, 베이징에서 만난 부인과 아이를 고향에 보내고 결혼 후에도 홀로 살고 있다. 10대부터 노동을 해온 장후이는 그나마 결혼이후 부인과 함께 베이징에서 살고 있으며, 자녀만 고향에 떨어져 살고 있다. 왕신원의 아들인 왕요우후이는 목축을 하는 부모로 인해 초등학생 때부터 외가에서 살았다. 왕요우후이의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살았던 시간은 거의 3년이 되지 않아 언제나 떨어져 사는 가족이다.
    5. 농민공의 가족의미와 형태 변화 및 가족문제
    1) 가족의 형태 변화와 가족관계
    가족의 분거만으로 가족 모두가 해체나 병리적 상황에 직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농민공들의 유동적인 분거상황은 일상적으로 부부간의 친밀성을 유지하고, 자녀출산과 양육과정에서 부부의 협력적 역할을 원만히 수행할 수 없는 가족구조와 형태를 일시적이나마 유지하는 조건을 제공하게 됨은 자명하다. 가구경제력 확보라는 공통의 목적을 공유한다고 할지라도 이들 가족의 분거가 장기간 동안 지속된다면 가족기능의 변형이나 왜곡 등을 통해 가족관계는 충분히 약화될 수 있다. 더욱이 농촌의 경우에는 가족유대에 기반한 노부모 부양이 상당한 효과를 거두어 온 상황에서 보다 좋은 일자리를 찾아 청, 장년세대가 도시로 떠나는 현실은 곧 전통적인 부모자녀관계의 유대나 노부모 돌봄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사회는 유동인구의 급격한 도시 유입을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호구정책이 유지됨에 따라 가족차원의 이주보다는 단신 혹은 부부나 가족단위의 일시적 이주만이 허용되면서, 원거리 부부 및 부모자녀관계라고 하는 독특한 가족관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유동하는 가족의 삶은 기본적으로 불안정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물질적, 정서적 불안정성은 결과적으로 농촌에 잔류한 가족으로부터 제공 가능한 저렴한 생활의 토대를 필요로 하고, 농촌은 도시로부터 유입되는 화폐소득에 대한 기대감으로 분거이나 여전히 상호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음으로써 상호 밀접한 교류관계가 유지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도시유입만으로 안정적인 도시생활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도시로 이주한 농민공 부부관계의 근본적인 역전현상은 기대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는 현재 중국농촌이 보여주는 공동체성과 전통적인 성역할 규범이 농촌 출신의 농민공 부부들에게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되고 있을 뿐만 급속한 사회변동과정에서 가족안위에 대한 염려와 불안감으로 가족의 무게 중심이 여전히 개인보다는 가족전체로 이동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도시생활이 지속되고, 일정기간 이상 가족의 분거가 지속될 경우 가족공동의 이해와 목표는 충분히 변형되거나 위축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들 가족이 느끼는 박탈감은 또 다른 가족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가족전체의 안녕이라는 장기적이고 추상적인 목표를 위해 부모의 따듯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거나 부모로부터 위임 받은 양육자가 어린 자녀들을 방임, 학대함으로써 발생 가능한 자녀사회화 과정의 왜곡은 향후 물질적 풍요로움으로도 절대 보상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이들 가족의 중요한 위기의 근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장기간의 부부별거를 낳는 분거생활은 자녀양육을 위시하여 크고 작은 문제에 대해 부부간의 내밀한 관계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음으로써 부부관계의 친밀성이 상실되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부부관계의 해체로도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더욱이 노부모들이 농촌에 남아서 손자녀 양육을 부담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노인들의 경우에는 해마다 노화로 인한 신체적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년간에 걸친 손자녀 돌봄은 자칫 노부모의 신체적, 정서적 건강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노부모들에게 양육자로서의 역할교육이나 새로운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한 적극적인 양육자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심지어는 성장과정에 나타나는 발달장애나 청소년기에 봉착하는 일탈행동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 역시 유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농민공 가족이 내포한 위험은 중국의 일반가족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심층인터뷰 대상자 대부분은 대체로 현재 가족생활이 더 나아졌음을 강조하면서, 그들의 일상적인 가족생활 부재에서 오는 상실감을 현재의 소득이나 미래 귀향의 꿈으로 대치하여 위안을 찾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는 과거의 경제난을 벗어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자녀와 떨어져 생활하는 것이 힘들고, 자녀들이 엄마를 찾는다는 사실이 고통스럽지만, 아직은 아이가 어리고 일정한 자금 마련 후에는 함께 살수 있다는 미래의 희망으로 지금의 생활을 만족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이 시장화를 모색하면서, 가족의 삶 또한 물질적인 안녕이나 소비수준에 좌우하게 됨에 따라 농민공 역시 불안정한 이주를 통해서나마 자신과 가족의 생활기회를 확장시키기 위한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다양한 직업생활을 전전하는 고단한 도시의 삶일지라도, 이러한 선택은 곧 자신들이 과거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경제적 기반 마련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수용하고 있음은 심층인터뷰의 곳곳에서 확인 가능하다. 하지만, 농민공들이 체감하는 가족생활의 변화는 결코 작지 않으며, 그러한 가족변동은 다른 한편 가족을 둘러싼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과거보다 하나라도 유리해지거나 나은 상황을 경험하면서 현재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족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 자녀에 대한 그리움이나 교육에 대한 걱정이 끊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남편이 먼저 단신 이주하여 고향에서 홀로 살던 시기와 비교하면서, 비록 현재 아이들은 떨어져 있지만 남편과 함께 하는 지금이, 그리고 과거보다 경제적으로 가족상황이 나아졌다는 사실을 주요한 준거로 하여 지금의 삶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재생활에 대한 높은 만족감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인터뷰 중간 중간에 자녀에 대한 거리감을 분명히 느끼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었다. 자녀를 위해 돈을 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하고는 있으나, 이러한 문제가 결단코 가볍지만은 않다는 점에서 일부의 농민공들은 편법이나 비용에 대한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일부 중간에 아이를 데리고 나오거나, 방학 등에는 반드시 도시에서 함께 데리고 생활하는 등 나름의 방안을 개인이나 개별 가족차원에서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심층인터뷰 사례에서 나타난 농민공 가족의 부부관계는 명확하지 않지만, 그들의 부부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심층인터뷰 대상 남녀 모두 현재 동거여부와 상관없이 과거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다투고 소원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의 생활이 더 나은 것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러한 태도는 농민공 1세대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자신의 가구경제를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보다는 과거 자신들의 수준과 현재를 비교함으로써 만족도가 2세대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결혼 및 가족생활에 있어 부부관계를 최우선적인 것으로 인식하지 않는 가부장적 태도가 반영된 결과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반복적인 도시로의 유입경험과 수년의 도시생활을 통해 부부간의 동거와 분거를 다양하게 경험해 왔으며, 현재 심층인터뷰에 응한 30-40대 남녀의 상당수는 여전히 가족전체와 함께 생활하고 있지는 않으나 자녀들이 성장하여 독립하였거나 이미 의무교육을 마친 자녀를 둠으로써 부부가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다수로 나타났다.
    외지농민공의 약 4/5에 해당하는 12,584만명이 단신 외출 농민공임에 비해 현지조사과정에서 연구진과 접촉한 농민공들은 가족동반비율이 이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외국인으로서 조사 접촉과정이 갖는 한계와 연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상대적으로 직업의 안정성이나 베이징 주변에 거주하고 있을 만큼 형편이 나은 농민공들이라는 그들의 조건이 심층인터뷰에 응할 수 있게 만들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주거지는 다를지라도 부부가 함께 베이징시내에 거주하거나 혹은 동일한 주거지에서 함께 생활하는 농민공들이 다수라는 점에서 별거로 인한 부부간 갈등이나 긴장의 사례를 충분히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비교적 젊은 세대에 속하는 남성의 경우에는 결혼 초부터 배우자와 떨어져 생활하게 되면서 상호간의 필요나 정서적 유대가 약화되었음을 진술하면서 이혼하게 된 주요 사유로서 ‘부부간 별거생활의 지속’을 지목하고 있다.
    2) 양로문제
    중국의 경우 가족양로 방식으로 노인부양이 이루어져왔기 때문에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젊은이 수가 증가함에 따라 농민공 가족의 노부모돌봄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2000년 중국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성인자녀 약 1억4천만 명이 부모가 살고 있는 자신의 원거주지(original household registration area)에서 영구히 떨어져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자녀의 이주는 가족규모를 축소시키고, 젊은 세대가 부모를 지원하는 능력 및 의향을 모두 약화시켰다(Sun, 2010). 이에 성인이 된 자녀가 외지에서 취업을 하였지만 자신은 농촌에 남아 농촌을 지키는 노인(孙鹃娟, 2006) 또는 자녀들이 장기간 호적지를 떠나 도시로 나가 일(사업 혹은 기타 생산경영 활동 포함)을 하여 농촌지역에 남아 있는 60세 이상의 노인(李振堂, 2012)을 중국학계에서는 “유수노인(留守老人)”으로 지칭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에서는 이들의 취약성을 다룬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심층면접에 참여한 대상자들에게서 성별, 연령대별 특성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확인된 것은 노부모 부양에 대한 의지 및 책임감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었다. 심층면접에 참여한 대상자들의 연령 특성상 농촌에 계신 그들의 부모님은 대부분 현재 건강하신 편으로 부양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었다. 그러나, 부모님이 부양을 필요로 하게 된다면 ‘반드시’ 돌아가 돌보겠다는 의견부터 부모님을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모셔와 돌보겠다는 의견까지 대체로 부양이 필요한 부모님을 꼭 돌보겠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한편, 고향에 있는 부모에 대한 돌봄 현황을 살펴보면 경제적 지원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농민공들은 대체로 정기적으로 농촌에 남겨진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모님이 일을 하고 계시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특별히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한편, 경제적 지원은 온전히 부모님을 위한 지원인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자녀양육에 소요되는 비용 및 생활비에 대한 보전인 경우가 많았다.
    많은 경우 고향에 있는 부모님은 도시로 이주한 농민공에게 그들의 자녀를 양육해주는 큰 자원(resource)이 되고 있었다. 호구 때문에 이주한 도시에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농민공의 자녀들은 대개 고향에 남아 조부모에게 양육되는 경우가 많았다.
    심층면접 결과와 선행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농민공 가족의 양로문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농민공가족의 전통적 가족돌봄 양식에 대한 가치관은 어느 정도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자녀인 농민공들은 노부모가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돌봄을 필요로 하게 되면 고향에 돌아가 노부모를 돌보거나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로 부모님을 모시고 와 돌보겠다고 진술한다. 둘째, 노부모 돌봄의 현황을 살펴보면, 경제적 부양은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방식, 비정기적이지만 농촌에 남겨진 부모님이 생활하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농민공가족의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예컨대 도시에서 자녀와 함께 거주하며 양육하는 등, 유수노인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민공의 유수노인에 대한 신체적⋅도구적 부양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심리⋅정서적 부양도 매우 낮은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유수노인은 농민공가족에게 ‘손자녀 돌봄’이라는 역할을 통해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생업과 손자녀돌봄을 함께 맡게 되는 경우 노인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처럼 가정부양기능이 약화된 상황에서 유수노인은 다양한 어려움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중국에서는 농촌 사회보장시스템이 완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며, 사회적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도 충분히 조성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추후 중국정부와 지역사회는 농촌의 유수노인을 위해 필요한 경제보장과 사회복리를 제공하고 생활이 어려운 노인에게 일정한 도움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존엄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상에서 농민공의 가족의미와 형태 변화 및 가족문제를 살펴보았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농민공 문제에 대해서 호적제도와 의무교육제도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개혁방안을 모색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적인 개혁이 농민공의 가족생활의 문제에 대하여 어느 정도 심각성을 완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와 자녀의 장기간 분거로 인한 가족관계 문제는 지속적으로 추이를 지켜보아야 할 문제이다. 또 동거하지 않는 가족의 경우 일상생활을 공유하지 못하고, 정서적 지지자로서 가족의 기능이 약화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한 가족의 불안정성 증가는 향후 중국 내 사회문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가족의 불안정성 증대는 안정적인 자녀양육과 노부모 부양의 기반에 위협이 됨으로써 미래세대 양육 문제, 노부모 돌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사회적 비용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에서 농민공 문제에 대한 가족정책적 접근이 모색되어야 할 필요성이 여기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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