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네시아 중산층 감소 현황과 대응 방안

인도네시아 Asep Suryahadi The SMERU Research Institute Senior Research Fellow 2025/02/14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AIF 아세안 ”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도네시아, 중산층 70%로 확대 목표
일반적으로 중산층은 빈곤층과 상류층 사이에 위치한 인구 집단을 의미한다. 학계에서는 중산층의 정의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소득, 소비, 자산, 교육 수준, 직업 등 다양한 기준이 적용될 수 있어 중산층을 구분 짓는 명확한 기준은 아직까지 확립되지 않은 상태이다.1) 중산층은 한 국가의 경제·정치·사회 전반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계층이다. 중산층의 역량이 강화될수록 개인의 권리가 신장되고 국가의 책임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2) 또한 중산층은 사회 변화를 이끄는 비판적 사고의 주체이기도 하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중산층을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없는 경제적 안정성을 누리는 계층'으로 정의했는데,3) 빈곤선(PL: Poverty Line)을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사회경제적 계층은 △빈곤층(PL 미만) △빈곤 취약층(1-1.5배) △예비 중산층(1.5-3.5배) △중산층(3.5-17배) △상류층(17배 초과) 등 5개 계층으로 분류된다.

2024년 기준 인도네시아 중산층은 1인당 월 가계지출이 200만 루피아(133 달러, 약 19만 4,366원)에서 1,000만 루피아(667달러, 약 97만 4,750원) 수준인 집단으로, 총 4,785만 명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전체 인구의 17.13%를 차지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독립 100주년이 되는 2045년까지 중산층 비중을 7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산층의 최근 동향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중산층은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이들은 높은 구매력을 바탕으로 내수 소비를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다. 중산층은 일반적으로  소득의 상당 부분을 비식품 소비에 할애하는데, 의료, 교육 서비스는 물론 호텔, 레스토랑, 놀이공원, 교통 서비스의 주요 소비자이다. 또한 자동차, 오토바이, 냉장고, 에어컨 같은 내구재 시장의 주축을 이룬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전체 가계 소비의 약 절반이 중산층에 의해 이루어진다.4) 인도네시아 중산층의 상당부분은 경제활동인구로 구성되어 국가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 중산층 가구는 대부분 도시 지역에 거주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과 자본을 보유하고 있고 의료비 지출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5) 특히 교육 수준은 인도네시아에서 중산층 진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참조).

<그림 1> 인도네시아 중산층의 교육 수준별 분포, 2024년


자료: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Kumpulan Data Seputar Kelas Menengah di Indonesia hingga 2024”


인도네시아 중산층의 성장과 도전
중산층의 확대는 인도네시아의 높은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왔다. 중산층은 부유층보다 높은 한계소비성향을, 빈곤층보다 많은 소득을 가지고 있어 중산층의 성장은 내수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 정부 세입 부문에서도 중산층은 전체 세수의 약 절반을 기여하며 국가 재정 확보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중산층은 창업과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기도 하다. 더불어 사회 통합을 강화하고 정치적 안정성을 높임으로써 경제 성장을 뒷받침한다. 중산층의 성장 과정은 인적자본 투자를 촉진하고 빈곤 감소를 가속화하는 데에도 기여한다.

인도네시아가 2045년까지 고소득국가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공공투자 증대가 필수적이다. 중산층 확대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선제 조건인데, 인도네시아의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보건, 교육, 인프라, 생산성 투자 예산 확보에 중산층의 세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이러한 인적·물적자본에 대한 투자는 중산층 확대의 선순환으로 연결되는 주요 전략이기도 하다.6) 인도네시아의 중산층 비중은 2003년 약 5%에서 2018년 23%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세대 간 이동성 상승 추세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7) 하지만 이후 추세가 역전되어 2018년 이후 중산층의 규모와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2024년 기준 중산층 비중은 17.13%까지 하락한 상태이다(<그림 2> 참조).

<그림 2> 인도네시아 중산층 규모(2023~2024년)


자료: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Kumpulan Data Seputar Kelas Menengah di Indonesia hingga 2024”


최근 5년간 인도네시아의 중산층은 약 950만 명 감소해 전체 인구 대비 비중이 2018년에 비해 6%p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예비 중산층은 870만 명 증가했다. 이는 상당수 중산층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었으며, 장기간 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경제적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였음을 의미한다.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중산층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91년부터 2014년까지 아시아 중산층 가구 수는 연평균 6%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이후 10년간은 2%로 크게 둔화됐다.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중국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도 중산층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8)

인도네시아 중산층 감소의 원인
인도네시아 중산층의 감소는 경제, 사회, 정책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경제적 요인 중에서는 조기 탈산업화가 중산층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데,9) 이는 외국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감소, 수출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10) 투자와 수출 감소는 제조업의 쇠퇴를 야기했고, 이는 대규모 인력 감축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구조조정의 결과로 전체 노동력 중 비공식 부문 종사자의 비중이 2019년 38.29%에서 2024년 40.64%로 증가했다. 비공식 부문 종사자들은 공식 부문 종사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고, 노동 보호가 미약하거나 전무해 경제적 충격에 더 취약하다. 2020년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은 중산층 감소를 가속화했고, 그 여파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부가가치세율 인상과 각종 부담금 확대 등 정부 정책은 중산층을 더욱 압박하였다. 식품 가격 상승도 중산층을 타격한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외부 요인들 외에 내부적으로도 많은 중산층이 과도한 부채 부담에 직면해 있다. 중산층은 주택, 차량, 교육, 기타 소비를 위해 신용과 대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 상황이 악화되거나 금리가 상승하고 소득이 감소할 때 높은 가계 부채는 큰 재정적 압박이 된다. 여기에 더해 인도네시아의 중산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은 상당히 미흡한 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복지 순위 하위 40%에 해당하는 빈곤층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사회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발생 당시 정부는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은 중산층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사회적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했다.11)

중산층 감소의 영향과 회복을 위한 정책 방안
중산층의 감소는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은행의 예금액 잔고가 감소하였으며, 경제적 압박과 구매력 감소로 중산층이 지출에 더욱 신중해지면서 서비스와 내구재에 대한 소비가 줄어들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는 2024년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연속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다. 더불어 세수도 감소해 이미 낮은 수준인 GDP 대비 조세수입 비율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결국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져 국민 복지와 빈곤 감소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중산층이 직면한 어려운 상황은 인도네시아 경제의 불안정한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각적인 대응이 없다면 2045년까지 고소득국가 진입, 중산층 70% 달성, 빈곤 제로화라는 정부 목표 달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우선 부가가치세 인상과 각종 부담금 같이 중산층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정책들을 재검토해야 한다. 중산층을 위한 사회안전망과 공공서비스를 강화하고, 부담 경감을 위해 저렴한 의료보험과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빈곤층과 취약계층뿐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예비 중산층과 중산층까지 포함하는 강력한 사회안전망을 확립하여 모든 국민이 경제적 불확실성과 기타 위험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나아가 인도네시아는 광업과 농장 같은 특정 부문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경제 다각화와 혁신을 도입해야 한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지속가능한 농업, 창조산업, 정보기술, 관광 등 중산층 노동력을 흡수할 잠재력이 큰 새로운 부문의 발전을 장려해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MSME)의 역할도 강화해야 한다. 자금 조달, 교육,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해 중산층의 상당수가 생계를 의존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12)

맺음말
인도네시아는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20년 동안 중산층의 급속한 확대를 경험했다. 경제 구조가 전환되고 1인당 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고, 이를 통해 많은 저소득층이 빈곤에서 벗어나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이러한 추세가 역전되었고,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산층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반면 중산층을 위한 사회적 보호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는 인도네시아 중산층의 추가적인 감소를 막기 위해 중산층에 대한 사회보호 강화가 중요한 과제임을 시사한다. 

장기적으로는 중산층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교육과 기술 훈련의 접근성과 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는 중산층 노동력을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부문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는 중산층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
* 각주
1) Dartanto et al., 2020
2) The Economist, 2024
3) World Bank, 2019
4) World Bank, 2019
5) Dartanto et al., 2020
6) Ibid.
7) Dartanto et al.(2020)
8) The Economist, 2024
9) Anggina, 2024
10) The Economist, 2024
11) Suryahadi et al, 2021
12) World Bank, 2019

The English version of the original article can be downloaded below.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AIF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